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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소식

73호(2010.03.02.)/문화생활 2010. 5. 5. 12:36 Posted by mednews


가톨릭의대

■ 2월 11일 오후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의학과 4학년과 간호학과 4학년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선배님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 2월 19일에서 21일까지 가평에서 2010학년도 신입생 재학생 새로배움터가 있었습니다.
■ 지난 24일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의전원 신입생들의 입학미사와 함께 White coat ceremony가 열렸습니다. 예과생 여러분들의 무사진입과 10학번 의전원 신입생들의 입학을 축하합니다. 본과 때도 잘 살아보아요.
■ 3월 4일에서 6일까지 성의회관 1층 로비에서 서울시내 8개 의대 연합 사진전이 열립니다. 한 번쯤 들리셔서 사진 구경하고 가세요. 동균이랑 준성이는 반드시 제 사진에 비싼 과자를 붙입니다.

권의종 기자/가톨릭
<isnell@cyworld.com>

계명의대

■ 지난 2월 5일 의과대학 준공식이 신축건물 대강당에서 열렸습니다. 학생들은 엄청난 스케일의 의학도서관을 보고 깜짝 놀랐다는 후문이네요.
■ 커리큘럼 변경으로 본과 3학년 선배님들의 1학기 수업이 2월 1일 시작되었습니다.
■ 본과 1학년들은 진입생의 필수관문, 진입오티를 2박 3일 일정으로 다녀왔습니다. 작년까지 유지되던 쿼터제가 폐지되고, 올해부터는 해부와 생리/생화학이 한 학기동안 같이 진행된다고 하네요. 개강 첫날부터 생화학 시험 스케줄이군요, ㅠㅠ

구현담 수습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고신의대

■ 2월 16일부터 본2, 본3, 본4 선배님들께서 개강하셨습니다. 예1부터 본1은 3월 2일에 개강을 하게 되었습니다. 2010년의 첫 학기는 모두모두 열공해서 진급하였으면 하는 바램입니당~
■ 병원 내부 리모델링이 계속 진행중인데 잠깐 가보니 정말 예쁘게 잘해 놓았던데 완성되어 더 멋있어질 우리 병원의 모습을 기대해 봅니다.
■ 2월 22일부터 2월 24일까지는 신입생 오리엔테이션 즉, 새터가 있었습니다. 우리 후배님들 완전 환영하구요 학교에서 함께 좋은 선후배관계 서로 만들기를 원합니다. 정말 잘생기고 이쁜 후배들이 많이 들어왔더군요 ~!
■ 2010년 우리모두 화이팅!!

김태윤 기자/고신 
<brokethedevil@e-mednews.com>

관동의대

■ 4학년 학생들이 화정에서, 임상수업을 시작했습니다. 모두 웰컴~!
■ 6학년들은 강릉에서 예방의학, 지역사회의학을 한달동안 마치고 다시 마이너 실습을 시작합니다.
■ 명지병원 이곳저곳에서 공사를 시작했습니다. 임상수업이 진행되는 강의실은 신관 7층으로 옮겨지면서 더 쾌적하고 넓어졌다는 군요. 이거 이거 더 열심히 공부해야겠죠~~~?>_<
■ 새로운 임상교수님들이 많이 오셨습니다. 모두 환영합니다. 열심히 배울게요^ㅁ^

안지윤 기자/관동
<ajy1588@e-mednews.com>

성균관의대

■ 방학기간 동안 해부학 오티가 진행되었습니다. 일주일 동안 진행되었는데 본과 진입하는 본1 학생들과 의전원 학생분들이 모두 잘 치뤄주셨습니다. ^^
■ 본과 2학년 이상 학생분들은 2월 15일 개학을 하였습니다. 올해도 모두 학생의 본분에 최선을 다해요 ^^.
■ 선배님들의 졸업식이 열리게 되었습니다. 선배님들 모두 축하드립니다. 모두 훌륭한 의사선생님 되세요. ^^

남승완 기자/성균관
<wanmin2000@e-mednews.com>

순천향의대

■ 1.30 신촌 롤링스톤즈에서 흑인음악동아리 mns공연이 있었습니다. 
■ 2.25~2.27 전국에서 모인 훈남 훈녀들로 도고가 떠들썩했다는 소문이 있었는데요. 순천향 의대 10학번 신입생 오티가 있었습니다. 환영해요~
■ 2.8 신라호텔에서 본과4학년 사은회가, 2.18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재학생 올 국시 합격 및 졸업 축하드려요! 그리고 새학기 모두들 화이팅^^

조원경 기자/순천향
<loveee@e-mednews.com>

영남의대

■ 2월 26일 원내 이산대강당에서 오전 10시에는 의예과 입학식이 오후 1시에에는 의학과 진입식 및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예과생이 된 분들에게는 축복을 본과생이 된 분들에게는... 그저 웃지요.
■ 봄바람을 타고 솔솔 풍겨 올라오는 캠퍼스커플의 흥겨운 소식들에... 그저 웃지요.
■ 제가 과대가 되었습니다... 그저 웃지요.

안지훈 기자/영남
<anzi@e-mednews.com>

울산의대

■ 2월 7일에는 밴드동아리 Extima, 2월 9일에는 오케스트라동아리 Some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 2월 18일부터 2월 20일까지 신입생 및 본과진입생 OT가 있었습니다. 모 신입생은 정말 무박3일을 보냈다는 후문이...
■ 22일에는 제 17회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선배님들 축하드립니다~
■ 올해 신입생부터는 예과 1학년 여름방학에 8주간 UC Berkeley에서 공부를 하고 오게 되었습니다. 예과 2년동안 버클리, 하버드 물 좀 먹겠네요.

고정호 수습기자/울산
<2jk7@e-mednews.com>

이화의대

■ 2월 22일 의과대학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선배님들 멋진 의사가 되신 것 정말 축하드려요!
■ 2월 26일 이대 목동 병원 김옥길홀에서 의전원 1학년 신입생들의 입학식이 있었습니다. 입학하신 신입생 여러분 모두 축하드립니다.
■ 2월 22일 4학년들의 선택실습이 시작되었습니다. 각자 실습 나간 곳에서 많이 보고 배우고 이화의 좋은 인상을 남겼으면 좋겠네요.
■ 3월 2일부터 3학년들의 첫 임상실습 시작됩니다. 아직 가운이 어색하지만 학생의사라는 자부심을 가지고 주눅들지 마세요~!!!
■ 이화 메디컬 장터가 싸이월드에 개설되었습니다. 필요하신 책이나 물품, 방을 알아보시려면 이화 메디컬 장터를 검색해보세요~

한혜영 기자/이화
<hang2v01@e-mednews.com>

중앙의대

■ 개강했습니다. 본과 1학년과 의전원 1학년은 3월 개강이라고 하네요. 부럽습니다.
■ 2월 19일부터 1박2일 동안 의학부 10학번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이 있었습니다. 누가 기획했는지 몰라도 참 재밌었던 오티였습니다. 그리고 신입생 여러분들 모두 환영합니다. 그리고 재밌게 신입생들과 놀아주었던 08, 09학번 모두 수고 많았습니다.
■ 각 동아리별로 골학이 진행되었습니다. 본과 1학년 해부학기 화이팅~입니다!!!
■ 공연 시즌입니다. 오케스트라, 연극반, 합창반 모두 공연을 한다고 합니다. 궁금하시면 주변 친구분들께 물어보세요. 아, 그리고 이번 서울 의과대학 합창 연합제 주최가 중앙대라고 합니다. 또한 오케스트라는 본과2학년 김동규군과 협연을 한다고 합니다.
■ 과대가 선출되었습니다. 고창석 선배(본4), 구강모 선배(본3), 김현지(본2), 석준(의전2), 황현찬(본1), 오상호(의전1), 박규태(예2), 임현지(예1) 모두모두 화이팅입니다.
■ 본과 1학년 곽현욱형과 임세호군이 <1대 100>에 출연했다고 합니다. 현욱이형은 우승해서 상금을 무려 800만원이나 받았다고 합니다. 하지만 상금보다 소녀시대 윤아와 같이 찍은 사진이 탐나는 군요.
■ 학교에서 병원을 1000병상 규모로 인천 검단에 짓는다고 합니다. 이번에는 꼭 지어주길 바랍니다.
■ 모든 중앙의대 여러분 늦었지만 새해복많이받으세요.

정환보 기자/중앙
<chungwhp@e-mednews.com>

충남의대

■ 병원이 변했습니다. 1층엔 베이커리, 죽집, 편의점, 카페가, 지하엔 한식당, 중식당, 일식당이 새로 생겼습니다. 아침을 거르는 학생들과 도서관서 밤샘하는 학생들에게 이미 뜨거운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 간호대학에 엘리베이터 설치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덕분에 오스키센터 강의실을 못쓰게 된 3학년의 불만이 대단하다고...
■ 학교 운동장에 300병상 규모의 재활병원이 들어설 예정입니다.

최연주 기자/충남
<gooddaytowin@e-mednews.com>

한림의대

■ 지난 19일 본과 4학년 분들의 졸업식이 있었습니다. 언니오빠들의 졸업을 진심으로 축하드려요~ 그런데 동문회에서 더이상 재경언니를 뵐 수 없는 게 슬픕니다. 며칠전 병원 들어가시는 길에 잠깐 뵈었는데 우울했습니다. 언니~화이팅입니다.
■ 신입생 오리엔테이션을 19일부터 21일까지 강원도 금강산 콘도에서 했습니다. 올해부터 바뀐 주도가 신기했습니다. 2박 3일간 고생하신 선배님들과 신입생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김정화 기자/한림
<eudaimonia89@e-mednews.com>

독자 참여 마당

73호(2010.03.02.)/문화생활 2010. 5. 5. 12:35 Posted by mednews


 

독자 참여 마당

 이번 호부터 의대생신문에서 독자 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듣는 공간을 마련했습니다. ‘신문 읽고 푸는 퀴즈’의 정답과 함께 신문에 대한 독자의견, 소개하고 싶은 사연, 독자 투고 등을 3월 30일까지 보내주세요. 채택 되신 분께는 ‘영화예매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신문 읽고 푸는 퀴즈!

 1. 의료분쟁에 있어서, 환자가 의료과실을 입증하던 것을 의사가  본인의 무과실을 입증하도록 하는 것을 OOOOOO 이라고 한다.

 2. 홀로 거주하는 사람이 지병에 의해 사망한지 24시간 후에 발견되는 것을 OOO라고 한다.

■ 보내실 곳 : editor@e-mednews.com

편집자가 독자에게

73호(2010.03.02.)/오피니언 2010. 5. 5. 12:34 Posted by mednews

시…작…

 새 학기의 첫 날입니다. 다들 오늘 하루, 어떻게 보내고 계신가요?
 그 이름도 어색한 일공학번들에겐 대학생활의 첫 날, 혹은 의학도로서의 첫 걸음을 뗀 날일 테고, 새내기들을 보며 흐뭇한 웃음을 짓는 선배들에게는 새 학년의 첫 시작인 날이며, 의대 특유의 독특한 학제 덕분에 이도 저도 아닌 저 같은 분(저는 심지어 시험기간의 한 가운데에 있습니다)에게도 오늘은 봄의 시작, 한 주의 시작인 날입니다. 여러 가지 의미로 첫 시작인 오늘, 기분 좋게 잘 보내시길 바랄게요. 뭐든지 시작이 반이니까요.

 2010년의 첫 날도 저에겐 특별한 날이었습니다. 쑥스럽게도 기사까지 나갔지만 저는 올 해의 시작을 용산참사가 일어났던 남일당 건물 앞에서 맞았습니다. 영하 14도의 추운 날씨, 불과 30분 서있었을 뿐이지만, 제 속에서는 많은 일들이 일어났습니다.
 저는 사실 ‘용산’과 참 가까이에 있었습니다. 학교에서 20분 거리, 한 학기 동안 수도 없이 용산역을 들락날락 거렸죠. 그 뿐이겠습니까. 제가 수업을 듣는 이 강의동 바로 옆 건물이 유가족들이 근 1년을 보낸 장례식장 건물입니다. 어느 날 장례식장에 숨어계시던 수배자 분들이 명동성당으로 피신했을 때, 제가 느낀 감정이라고는 고작 병원을 둘러싸고 있던 경찰버스들이 사라져서 후련하다는 것뿐이었습니다.
 1년 만에 찾은 현장에서, 변함없이 자리를 지키고 계신 분들을 보니 그 분들이 그 곳에서 보냈을 추운 겨울과 무더운 여름, 쏟아냈을 울분과 한을 느끼지 않을 수 없었습니다. 그리고 부끄러웠습니다. 저는 그렇게 부끄러움을 안고 올 한해를 시작했습니다.

 예민하신 분들은 벌써 눈치 채셨겠지만, 우리 신문도 새로운 시도를 많이 시작하였습니다. 일단 1면부터 바뀌었습니다. 제호의 위치를 올리고 지면안내의 위치를 바꾸었습니다. 신문 글씨 크기도 조금 키우고, 기존에 6단으로 편집하던 것을 7단으로 바꾸었습니다. 모두 독자여러분들이 좀 더 쉽고 편안하게 신문을 읽으시기를 바라는 노력입니다.
 내용 면에서도 사설을 새로이 도입하고, 여러 가지 새 연재와 코너들도 마련했습니다. 특히 독자여러분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는 공간도 처음으로 시도 해 보았습니다. 앞으로의 신문에서도 더 알찬 신문을 만들기 위한 새로운 시도들을 과감히 해 볼 예정입니다.
 오늘이 저에게 무엇보다도 중요한 것은, 편집장으로서 독자여러분들을 만나는 첫 날이기 때문입니다. 지면으로나마 전국의 모든 의대생들을 만나게 되었다고 생각하니 설레고 한편으로 책임감이 무겁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새해 첫 날 느꼈던 부끄러움을 씻기 위한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필력이 특출나지도 않은 제가 이 자리를 택한 것은 세상을 더 넓게 더 많이 보고 느끼기 위한 것이었으니까요. 그 노력들을 여러분과 함께 느꼈으면 좋겠습니다.

편집장 김민재
<editor@e-mednews.com>

'73호(2010.03.02.) >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0) 2010.05.05

사설

73호(2010.03.02.)/오피니언 2010. 5. 5. 12:33 Posted by mednews


 

인사 잘하는 의대생 왜 인사 안하나

 새 학기를 맞아 전국의 의대와 의전원에서는 새내기 맞이가 한창이다. 새내기들의 학교 적응에서 강조되는 것 중 하나가 ‘인사하기’ 이다. 선·후배의 관계를 중시하는 의대에서는 선배와 후배가 교내에서 마주쳤을 때 인사를 주고받는 것이 관례화 되어있다. 갓 입학한 신입생들은 ‘인사문화’에 적응하는 바쁜 3월을 보내게 된다.
 이렇듯 인사문화에 익숙한 의대생이지만 다른 형태의 인사에는 인색하다. 대부분의 의대생들은 선배나 임상교수님께는 인사하지만, 병원이나 학교에서 가운을 입지 않은 분들을 뵈면  인사를 하지 않는다. 학교와 병원에서 우리는 많은 분들과 마주친다. 그 중에는 강의동의 미화를 담당하시는 청소부 아주머니, 학과 사무실 선생님, 경비원 아저씨, 기숙사의 사감선생님, 의학 도서관의 사서 선생님들도 계시다. 이 분들은 우리가 학교생활을 편리하게 영위하도록 도와주시는 분들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의대생들은 이분들의 고마움을 간과하며 인사에 인색한 경우가 많다. 한두 살 차이의 학교 선배에게는 깍듯이 인사하면서 연배가 훨씬 높으신 청소 아주머니는 모른 척 지나가는 모습이 과연 올바른 행동일지 의문이다. 
 의대의 인사문화는 ‘강요’로 심어진 문화이다. 입학과 동시에 시작되는 선배들의 반복 교육에 의한 습관의 성격이 짙다. 물론 인사를 주고받으면서 모르는 선·후배 간에 안면을 익히고 친분을 쌓는 긍정적 기능이 있다. 하지만 강요와 더불어 자리 잡은 문화이므로 인사를 강요하지 않은 상대에게는 굳이 인사의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된다. 선배나 임상 교수님들은 ‘나의 미래와 연결된 사람’이라는 무의식도 인사에 영향을 미친다. 여기에 병원 내 다른 직업군을 경시하는 오만까지 더해진다면 이해관계가 없는 청소부 아주머니나 경비 아저씨께는 인사를 드리지 않게 된다.
 마주치는 모든 사람에게 인사를 할 순 없다. 하지만 우리가 버린 쓰레기를 치우느라 고생하시는 청소부 아주머니, 이른 새벽에도 안전을 위해 강의실을 순찰하시는 경비아저씨께는 수고하신다는 감사의 인사를 전할 수 있다. 의대 내 고학년들도 마찬가지다. ‘선배’에게만 인사를 강조할 것이 아니라, 고마우신 여러 분들께 인사를 하게끔 권하는 문화를 만들자. 더불어 우리가 그토록 강조했던 인사의 본질이 무엇이었는지 한번 쯤 생각해볼 일이다. 


 

신종플루가 우리에게 남긴 것

 지난 2월 말 세계보건기구(WHO)는 신종플루의 대유행 종료를 결정하기 위한 회의에 돌입했다. 범지구적으로 화두가 되었던 전염병이 소강하고 있다는 것은 환영할 만한 일이다. 그러나 신종플루가 힘을 잃고 있다고 해서 지난 수개월 간 신종전염병의 출현과 함께 속살을 드러낸 우리 사회의 병리를 간과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작년 5월 정부는 각 부처로 발송한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대비 업무지속계획 수립 매뉴얼>을 통해 ‘신종인플루엔자 대유행 시 1만~5만 명의 사망자가 발생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주장했다. 예방책이라는 명목으로 정부가 실현되지 않은 최악의 상황을 유포하여 대중의 공포를 유발한 셈이다
 이와 같은 공포의 의제설정력을 간파한 언론의 거들기는 점입가경이었다. 사람이 거의 없는 버스 종점에서 사진을 찍은 후 <텅텅 빈 2층 관광버스(연합 09.5.9.)>라는 표제와 함께 타임스퀘어에서 찍었다는 그릇된 캡션을 달거나, <신종플루 경보 盧정부 때 묵살(조선 09.10.16.)>이라는 자극적인 표제를 동원해 질병을 정치공세에 이용하는 행태를 보이기도 했다.
 우리나라와 같은 수준의 통제는 다른 나라에서 찾아보기 힘들었다. 통제 시도가 있었다고 해도 한국사회처럼 정부의 통제와 언론의 프레임 하에서 일사분란하게 움직이며 병영체계로 빠르게 이행한 곳은 찾아볼 수가 없었다. 이는 우리사회가 일본제국주의 시대 이후부터 수십 년간 병영국가 체계에서 국민들 스스로 자신의 몸을 통제하도록 요구받은 결과라고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는 여전히 체제를 내화하여 복종하는 것이 어색하지 않은 것이다.
 대중의 의식이 병영체계를 무리 없이 받아들이는 ‘우리 사회의 상태’는 ‘민주주의의 퇴보’를 반영하는 것인지도 모른다. 우리 안의 파시즘이 건재한 상황에서 신종플루 정국을 거치던 지난 한 해 동안 기무사 민간사찰, 용산참사, 미디어법 강행, 합법시위 탄압 등 시계를 거꾸로 돌린 듯한 사건들이 연이어 터진 것은 우연이 아니다. 각계각층은 시국선언을 하며 이런 사태를 낳은 현정권을 비난하는데 집중했다. 그러나 신종플루가 우리 사회에 남긴 것은 우리들의 내심이 바뀌지 않는 한 민주주의는 언제라도 퇴보할 수 있다는 사실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73호(2010.03.02.) >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편집자가 독자에게  (0) 2010.05.05

아이돌에 관한 짧은 이야기

A anti(안티팬)
 특정 아이돌을 싫어하는 사람들을 지칭하는 말이다. 거의 모든 아이돌이 안티를 보유하고 있다. 주로 안티는 라이벌 구도를 형성하는 다른 아이돌의 팬인 경우가 많다. HOT와 젝스키스의 라이벌 구도는 새로운 안티 문화를 잉태했다. 지금은 하나의 문화로 자리 잡았다.

C company(연예 기획사)
 우리나라의 연예계 시스템은 대부분이 대형 기획사를 통해 데뷔한다. 3대 기획사 JYP, YG, SM로 대표되는 연예 기획사는 물량공세와 노하우를 바탕으로 신인 아이돌을 단시간 내에 스타에 반열에 오르게 한다. 이런 연예계 시스템은 대형 기획사의 독점으로 이어져 다양한 대중 문화가 없어지는 요인으로 지적 받고 있다.
 
D dream(장래희망)
 ‘아이돌 고시’라고 불릴 만큼 아이돌을 장래 희망으로 원하는 청소년들이 늘어났다. 오랜 연습기간을 거쳐 일부 청소년이 데뷔를 하지만, 스타로 성공하는 경우는 매우 드물다. 심지어는 사법 고시 합격하는 것보다 어렵다는 말이 나올 정도다. 그렇지만 오늘도 많은 어린 학생들이 아이돌이 되기 위해 기획사에 문을 두드리고 있다.
 
E entertainer(만능 엔터테이너)
 드라마, 예능프로그램, 가수로 종횡무진 활약하는 아이돌을 일컫는 말이다. 2000년 대에 들어서면서 가수로 성공한 아이돌이 대거 드라마로 진출했다. 그렇지만 검증되지 않았던 연기력 탓에 팬들의 비난과 악플을 감수해야 했다. 하지만 신화 에릭, 베이비복스 윤은혜가 탤런트로 성공하면서 아이돌의 영역은 무궁무진하게 넓어졌다. 현재는 드라마뿐만 아니라 시트콤, 뮤지컬, 버라이어티 쇼 등 수많은 분야에서 가수와 함께 투잡(two jobs)으로 활동하는 것이 기본이 되었다. 또한 씨엔블루의 정용화처럼 드라마나 예능 프로그램의 성공을 발판으로 가수로 데뷔하는 경우도 적지 않다.


 
F fandom(팬덤)
 팬덤은 특정한 인물이나 분야를 열성적으로 좋아하는 사람들 또는 그러한 문화현상이다. 가수 조용필의 ‘오빠부대’를 팬덤 문화의 효시로 본다. 팬덤은 아이돌 가수의 팬클럽 문화가 발전하면서 하나의 문화로 자리를 잡았다. 이런 팬덤문화에서 팬들의 등급이 있는데, 크게는 주로 TV나 인터넷을 통해 응원하는 ‘안방순이’, 공개방송과 콘서트를 찾아다니는 ‘공방순이’, 스타의 일거수 일투족을 쫓는 ‘사생’ 3가지로 나뉜다. 하지만 타 팬클럽에 대한 배타적인 성격을 띠면서 팬덤 문화는 사이버 테러, 스토킹의 문제점을 낳았다. 이런 문제점 때문에 많은 아이돌이 팬클럽에 대해 자제를 당부하지만, 여전히 인터넷 상에서 아이돌 편가르기가 진행되고 있다.

G girl(소녀들)
 소녀시대, 원더걸스, 카라, 2NE1, 티아라 등 셀 수도 없이 많은 여성 아이돌이 쏟아졌다. 모든 그룹이 90년 이후에 출생한 어린 소녀들을 포함하고 있다. 중, 고등학생인 소녀들은 깜찍함과 아름다움을 바탕으로 오빠팬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광고업자들은 소녀들의 인기를 바탕으로 CF에 진출하였다. 그녀들이 출연한 치킨, 음료수, 라면 광고는 엄청난 매출을 올리며 소녀들의 인기를 반영하고 있다. 


 
N nick name(별명)
 버라이어티 쇼에 출연하는 아이돌은 저마다의 캐릭터를 가지고 있다. 팬들은 그런 아이돌에게 별명을 붙여주는데, 이런 별명이 아이돌의 인기의 척도가 되고 있다. <청춘불패>에 출연하는 현아는 매일 징징댄다고 하여서 ‘징징현아’, 써니는 예명과 비교되게 촌스러운 본명인 ‘순규’가 별명이 되었다. 특히 조권은 쇼프로그램에서 생긴 활발한 이미지 덕분에 ‘깝친다’라는 뜻의 ‘깝권’이란 별명이 생겼다. 그 외에도 ‘옥대리(옥택연)’, ‘찬성반대(황찬성)’, ‘사슴윤아(윤아)’, ‘까만콩(유리)’, ‘구사인볼트(구하라)’ 등 많은 별명을 팬들이 스타들에게 붙여 주었다.

O otaku(오타쿠)
 아이돌에게 매우 심취한 사람을 일컫는 말이다. 주로 남성팬 중에서 이런 사람들이 많다. 그들은 매일 자신의 미니홈피에 특정 연예인의 사진을 수집하거나, 그들의 음악을 수시로 듣는다. 이런 오타쿠들은 열성팬들과 유사한 행태를 보인다. 하지만 열성팬들과 다르게 타인과 교류하지 않고 자신과 스타의 둘만의 커뮤니케이션을 즐긴다.

P plastic surgery(성형수술)
 수많은 스타들이 조각 같은 외모를 가지고 있다. 하지만 그들이 모두 선천적으로 예쁜 외모를 갖진 않았다. 연예 기획사에 들어간 후, 트레이닝이 끝나고 데뷔 전에 얼굴을 손본다. 그들의 외모가 일반인 보다는 예쁘지만, 텔레비전에 나오는 외모에 맞춰 성형수술을 한다. 그런 경우, 몇몇 연예인들은 자신의 과거 사진을 공개하는 것을 꺼린다. 과거와 많이 다른 경우는 심지어 모든 사진을 없애버리거나, 조작해서 새로 사진을 찍는 경우도 있었다.

Z zealous(열광)
 수많은 사람들이 아이돌에 열광을 한다. 아이돌은 우리 생활 속 수많은 대화에서도 큰 비중을 차지한다. 오빠부대, 누나팬 등 스타들은 다양한 신드롬을 낳고, 또 새롭게 변하고 있다. 빅뱅이 광고하는 맥주와 소녀시대의 치킨을 먹으며, 2pm이 먹는 초콜릿으로 입가심을 한다. 바야흐로 아이돌의 시대이다. 이런 문화 소비 행태에서 우리의 문화는 다양성을 잃고 한쪽으로만 편향될 수 있다. 하지만 아직은 아이돌이 현재의 대중문화의 중심인 것은 분명하다.

정환보 기자/중앙
<chungwhp@e-mednews.com>

다큐멘터리 사진의 살아있는 전설, 세바스티앙 살가도

▲ 코렘 캠프의 난민들(Ethiopia, 1984)

 세바스티앙 살가도 (Sebastiao Salgado)를 아는가? 브라질 출신으로 경제학을 전공하고, 73년 사진가로 입문한 이후 빈곤, 기아, 노동, 전쟁들을 테마로 주로 제3세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20세기 최고의 포토 저널리스트로 추앙받아온 살가도. 그의 최신작품을 총망라한 기획전 ‘AFRICA’가 지난 2월 한국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해보았다.

 
 카메라를 만나기 전까지 학자였던 그는 세계은행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아프리카를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사진의 즐거움은 그를 프로 사진가의 길로 이끌었다. 1979년 ‘매그넘’ 가입 후 지금까지 대형 규모의 프로젝트 위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1986년부터 1992년까지 23개국을 다니면서 대규모 수공업 노동자들의 현장을 기록한 사진집 <노동자들>과, 1993년부터 43여 개국을 다니면서 도시화로 인해 자신들이 살던 시골을 버려야 했던 사람들을 기록한 <이주민>이 있다.
 그는 언제나 사진으로서의 작품 활동 너머의 ‘실천으로서의 작업’을 중시하며, 자신의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이 아닌 ‘동료의식’으로서의 감동을 기대해 왔다. 1984년의 국경없는 의사회 후원 프로젝트나 유니세프 소아마비 박멸 운동 참여 등 여러 이력은 사회참여로서의 사진 작업에 대한 그의 애착을 보여준다.
 작가 자신의 예술적 작업 이외에 생계를 위한 상업촬영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여러 사진가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살가도는 2007년 커피 브랜드 일리(illy)의 후원 아래 커피농장의 취재를 맡은 바 있다. 이 작업은 이전의 그의 프로젝트와는 조금 성격이 달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사회적 사진가로 불리기를 거부하지만, 커피농장에서 보낸 그의 유년시절과 고향에서의 커피, 사탕수수 재배 관련 생태학 프로젝트를 본다면 일리에서의 사진 작업은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만은 아닌 듯해 보인다. 살가도는 부인과 함께 고국 브라질의 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재단 ‘Instituto Terra’ 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우리는 그의 새로운 프로젝트 ‘제네시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 문명이 환경에 끼친 영향에 관한 작업으로서 인간이 휘두른 문명의 야만성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자연을 기록한다. 땅과 물의 풍경, 동물과 원주민들과 같은 태초의 자연이 지니고 있는 맑고 순수함을 그리는 지구의 생태학적 대사시인 셈이다.
 
 수잔 손택은 살가도의 사진 자체에서,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초점, 모든 것을 그의 무능함으로 환원하는 그 초점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사진에서의 완벽하게 짜여진 아름다운 구성도 종종 ‘영화적’ 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피사체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작품과 삶을 일치시키는 모습은 그의 사진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준다. ‘나의 사진은 예술도 아니며 단지 인간 비극을 기록하는 것도 아니다. 내 사진에서 나는 심지어 가장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 하는 인간 존재의 존엄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구현담 수습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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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생활의 꽃” 자취방 구하기

좋은 자취방의 조건과 계약 시 유의사항

 전국에 퍼져 있는 의과대학과 의전원. 집에서 가까운 의대에 입학하였다면 행운이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집에서 독립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자취방이 있다. 자취방은 대학생활과 20대의 인생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전광식의 <배움과 믿음으로 도전하는 삶>에는 ‘2학년의 학업 성적은 너무 저조하여 1회 학사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신림동에서 방 한 칸을 임대하여 친구와 더불어 자취 생활을 하였는데, 그 곳은 친구들과 모여 밤을 새우며 시국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술을 마시는 아지트가 되었다.’ 라는 내용이 있다. 하루의 회포를 풀고 때로는 학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우정을 쌓고, 나만의 시간을 통해 고뇌하는 자취방. 자취방을 선택할 때 꼭 고려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와 가격이다. 주로 학교와 가까울수록 비싸지는 경향이 있는데, 처음에는 좀 멀다 싶어도 금세 적응되는 경우가 많으니 적당한 거리에 적당한 가격의 방을 구하는 것이 좋다. 또 지은 지 너무 오래된 건물이나 그 해에 지은 새 건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벌레와 곰팡이와 새집증후군을 피하고 싶다면 말이다.
 자취 좀 해봤다 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온수와 인터넷이다.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집을 구하면 사는 내내 스트레스에 시달리니 꼭 확인하자. 인터넷은 비용이 관리비에 포함되는지 별도인지, 광랜이 지원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1년에 30만원 이상 비용을 지불하면서 느린 인터넷을 써야한다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 종일 학교에 있어야하는 슬픈 의대생의 특성 상 택배를 받아주는 곳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
 가구와 전자제품도 확인하자. 책상과 침대, 옷장 등이 중요한데 자신의 것이 있다면 빈방이 좋고, 그렇지 않다면 잘 구비되어 있는 곳을 택해야 한다. 부엌에서 확인할 것은 가스렌지. 전기조리기는 성능이 안 좋은 경우가 많다. 세탁기도 없으면 불편하니 공용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을 구하자.
 맘에 드는 자취방을 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계약을 할 때의 유의사항들이다. 사기를 당하는 일은 흔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분쟁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보증금을 잘 돌려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주택 계약에 대한 일련의 절차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크게 4가지를 주의해서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우선 ▲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야 한다. 계약하려는 자취방의 등기부 등본을 대법원 홈페이지 (http://www.iros.go.kr)에 가서 확인해야 한다. 확인해야 할 사항은 두 가지 인데 ‘갑’란 과 ‘을’란 이다. ‘갑‘란은 소유권 관련해서 쓰여진 란이다. 등기부 상의 소유자와 현재 계약을 하고 있는 사람이 동일인물인지 확인한다. ’을‘란은 계약하고 있는 건물에 저당이 잡혀있는지를 확인하는 근저당 관련 내용이다. 만약 저당이 있다면 보증금을 받기가 힘들어진다. (큰돈을 사기 당해서 보증금을 모두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저당이 있을 경우에는 (보증금+융자금) 이 집 값의 70%가 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 계약서 작성에 관한 내용이다. 등기부 확인에 문제가 없을 경우 집 주인을 직접 만나거나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서 계약을 한다. 계약서에는 관리비와 월세, 어느 정도의 기간을 머물 것인지를 기재한다. 계약서를 통해 머무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2년이지만 상호 합의 하에 정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2년 미만으로 정한 계약은 그 기간을 2년까지 보장한다. 다만, 세입자는 2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 계약금은 일반적으로 10%정도로 한다.)
 세 번째로 ▲ 입주 및 잔금 지불관련 내용이다. 크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아니지만 자취방 계약 순서상 3번째에 속하는 내용이다. 간단히 말해서 들어가기로 한 날짜에 입주하면서 보증금에서 계약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전입신고가 필요하다면 입주 후 동사무소로 전입신고와 함께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꼭 받아야 한다. 구두 약속은 법으로 잘 보호받지 못하고 종이로 서술된 계약서가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계약서는 필히 보관해 두자.

김태윤 기자/고신
<brokethedevil@e-mednews.com>

의학서의 저자들 : 제1회 - 닥터 아더 가이톤

 해리슨, 로빈스, 가이톤, 그리고 홍창의...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봐야 하는 교과서들의 제목을 장식한 이 분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의대생신문에서는 올해 6회에 걸쳐 의학교과서의 저자들의 생애와 업적을 파헤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본과 진입과 함께 맞게 되는 생리학 교과서의 저자, 가이톤을 만나 봅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가이토니안

 황금 같은 예과 2년이 지나가고 이제 곧 진입하는 예비 본과생들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다. 개강 전부터 시간표와 과비에 놀라고 책값에는 경악을 한다. 그 중 절대 강자는 단연  가이톤의 의학생리학 교과서(Textbook of Medical Physiology)가 아닐까 한다. 1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이지만 의대생이라면 한권씩은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 있는 책이다.
 보통의 다른 교과서적들은 저자 여러 명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이톤의 의학생리학의 경우에는 근 8판까지는 모두 (9판부터는 홀과 함께 자필하였다) 가이톤 혼자서 집필하였다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
 1956년에 초판이 발행된 이후로 최신 11판까지 거의 내용이 바뀌지 않고 조금씩 덧대어 졌다는 점도 이 책의 정교함과 우수성을 입증해 준다. 현재는 15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대다수의 의대생들이 참고하는 필수 지침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렇게 자연스레 가이톤의 의학생리학 교과서를 접하지만 막상 가이톤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닥터 아더 가이톤의 인생을 간단하게나마 훑어 보았다.

 닥터 아더 가이톤은 1919년 9월 8일 옥스퍼드, 미시시피에서 태어났다.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2년제 미시시피 대학 총장 아버지와 수학 및 물리 선생님 어머니를 두었다.
 어릴 때부터 명석하여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였고, 1936년에 화학과 전공으로 입학한 미시시피 대학에서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을 하였다. 그 후 하버드 의학 전문대학원에 입학, 그 곳에서 인생의 반려자 루쓰 위글을 만났다. 위글과는 1943년 결혼하여 열 명의 자녀들을 두었는데, 열 명 모두 안과, 흉부외과, 류마티즘학과, 마취과 등 각종 의료 분야에서 유명한 의사가 되었다.

 외과에 흥미를 느껴 인턴과 레지던트 외과 과정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받았다. 그러던 중, 1947년 세계2차 대전 발발로 2년간 메릴랜드 국립 해군병원에서 군복무를 치렀다. 여기서 그는 인생의 전환점과 마주하게 된다. 소아바미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평생을 오른쪽 다리와 어깨에 장애를 안고 살게 된다.
 하지만 이런 불행에도 굴하지 않고 9개월 동안의 재활을 견디어 냈다. 후에도 집을 직접 짓거나 갖가지 가구들을 스스로 고쳤을 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러 갈 때에도 그 넓은 공항을 휠체어 없이 꿋꿋이 걸어가는 것을 고집할 정도로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보조기, 전동 휠체어와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등을 발명하기도 했다.

 소아마비로 인해 가이톤은 더 이상 외과 과정을 계속할 수 없었고 불행인지 행운인지 덕분에 인류는 역사에 남을 생리학자를 얻게 되었다.
 그의 셀 수없이 많은 업적 중에서도 심박출량에 관한 실험이 가장 유명하다. 이 실험으로 심장이 심박출량을 결정한다는 통념을 깨고 몸의 조직이 얼마나 산소를 필요로 하느냐가 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순환계를 컴퓨터 모델로 재현하여 신장이 장기적으로 혈압을 조절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였다. 이 외에도 고혈압, 심부전, 부종 등에 관련하여 600개가 넘는 논문으로 심장생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닥터 가이톤은 이런 굵직굵직한 학문적 업적보다도 ‘가족’을 더 중요시하였다. 여기서 ‘가족’은 사랑하는 부인과 의사가 된 열 명의 아이들은 물론 자신의 제자들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그는 모든 제자들에게 단순한 생리학 교수를 넘어선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었다. 가이토니안(Guytonian, 가이톤의 연구철학 아래 훈련받은 학생들을 흔히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는 그들은 각종 의학 분야에서 저명한 학자가 대부분이다.
 제자들과 제자들의 제자뿐 아니라 동료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에게도 가이톤의 철학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학생에게 가르칠 때와 동료 학자에게 도움을 줄 때 방식을 달리하여 상대방이 최대한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타고난 교육자이기도 했다.
 이렇게 닥터 가이톤의 가르침은 교과서를 통해, 그의 ‘가족’을 통해, ‘가족’의 제자들을 통해 계속되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생리학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인생을 배웠거든요.’
- 존 홀(미시시피 대학 가이톤 후임자)
‘가이톤 선생님은 언제나 우리의 의학 아버지이자, 우상이자, 빼어난 인격체로 기억될 것입니다’
‘가이토니안이라는 것을 항상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
- 조이 그레인저 (미시시피 대학 교수이자 가이톤의 제자)

 보통 가이톤과 같은 학문적 위치에 군림하는 사람들은 그 직위적인 위엄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하지만 닥터 가이톤은 달랐다. 그는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었으며 사람들을 놀리고 장난치는 것을 즐겼다.
한번은 닥터 가이톤이 학회에서 강의를 마친 후 한 학자가 질문을 했다. 강의를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물어볼 필요가 없는 간단한 문제였다. 하지만 가이톤은 강의가 끝난 후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여 그 학자가 끝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다.

 하루는 생리학 부서에서 일하던 직장 동료가 행정부서로 옮겼을 때, 복도에서 큰 소리로 ‘적 편으로 넘어간 내 제자 얘기를 한 적이 있던가?’하며 장난을 친 적도 있었다.
 
 언제는 이런 적도 있었다. 텍사스 의과 대학교 생리학 교수 닥터 그레인저와 혈류의 자가조절기능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닥터 가이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자신의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참고문헌으로 제시하자 닥터 그레인저는 객관적이지 못한 출처라며 화를 냈다. 순간 닥터 가이톤은 눈을 최대한 찌푸렸다 동시에 그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칫하면 동료 간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을 재치로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 또한 닥터 가이톤의 매력이었던 것이다.

 가이톤의 의학생리학 교과서로 공부하는 우리는 어찌보면 가이톤의 가르침을 받는 가이토니안 인 셈이다. 각 분야의 최고가 되어 가이톤의 이름을 빛내는 전 세계 가이토니안 중 한 명으로 가이토니안의 긍지를 실천할 수 있다. 이렇게 닥터 가이톤의 철학은 앞으로도 전 세계 가이토니안들로 인해 계속 될 것이다.

문정민 기자/중앙
<jmmoon@e-mednews.com>

조선대, 서남대를 꺾고 제9회 전국의사의대생 검도대회 우승

 지난 1월 31일 성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제 9회 전국 의사의대생 검도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대한 의사 검도회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검도부 호의검의 주최로 개최되었으며 남녀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남자부 단체전 우승팀인 고려대를 포함하여 가톨릭대, 건국대, 경북대, 고신대, 관동대, 단국대, 서남대, 연세원주의대, 영남대, 원광대, 을지대, 이화의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조선대, 차 의과대학, 충남대, 한림대 총 20개 의과대학이 참가했다.
 남자부 단체전 준결승은 조선대가 전남대를 2대1로 꺾고, 서남대가 고려대를 2대1로 꺾어 결승전에는 조선대와 서남대가 맞붙게 되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조선대와 서남대가 1대 1로 비기다가 마지막에 조선대팀의 주장 박진오군이 머리치기로 1점을 획득함에 따라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써 작년에 3위를 차지했던 조선대 의검회는 올해 전국 의과대학 최고의 검도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남자부 개인전 우승은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차의과대학에 장준영군이 차지했으며, 2위는 조선대 권기범, 3위는 고려대 윤용상, 김현서에게 돌아갔다. 여자부 단체전도 조선대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준우승은 서남대가 차지했다. 여자부 개인전은 전남대 박인영양이 1위를, 2위는 조선대 김정하, 3위는 전북대 김현주, 황운선이 차지하였다. 자세한 경기 내용과 대회사진은 싸이월드 의대 검도모임 클럽(http://club.cyworld.com/mediken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혜영 기자/이화
<anonymouslife@naver.com>

의대생, 펜을 들다

73호(2010.03.02.)/의대의대생 2010. 5. 5. 12:25 Posted by mednews

수(秀)상한 의대생 1회

 시간이 흐를수록 homogeneous(균질, 동일)해져 가는 우리들. 하지만 남다른 생각으로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치는 heterogeneous한 의대생들도 강의실에 존재합니다. 2010년, 의대생 신문이 6회에 걸쳐 빼어난(秀) 재능과 남다른 생각을 가진 그들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이름하여 수(秀)상한 의대생! 그들의 생각의 좌표를 함께 따라가 봅시다.

의대생, 펜을 들다

서정문학 등단 시인, 의대생 홍정표씨와의 만남



 작가 안톤 체호프, A.J 크로닌, 서머싯 몸. 이들의 공통점은?
 해답은 세 작가의 프로필 속에 있다. 이들 세 작가는 모두 대학시절 의학을 전공한 ‘의학도’였다. 의학교를 졸업하고 면허를 얻지만 작가수업을 위해 의업을 포기한 서머싯 몸. 학부 졸업 후 군의관을 거쳐 개업의로 활동한 ‘크로닌’. 이들이 의사로 활동한 경력은 제각기 다르지만 의학을 전공한 후 작가활동을 했다는 점은 모두 동일하다.  
 21세기 한국으로 시간을 옮겨와 보자. 한국의 의학도 중에도 특별히 문학에 조예가 깊은 이들이 존재한다. 제4회 의대생 문예대회에서 시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문예지 『서정문학』에 등단한 서울대 의예과 2학년 홍정표씨도 그중의 한 명이다.

20살, 대학 초년생

 입춘이 지났는데도 추위는 여전했던 2월의 어느 날, 홍정표 학생을 만났다. 학교 밴드에서 베이스를, 오케스트라에서 트럼본을 하고 있다는 그는 공연 준비로 바쁜 방학을 보냈다고 했다. “중학교 즈음부터 의대에 가고 싶었어요. 정신과 쪽에 관심이 많아 한때는 심리학과에 갈까 고민하다가 정신의학을 배워보고 싶어 의대에 가는 길을 선택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문예대회에 참여할 정도로 문과적 재능이 있었지만 ‘수학을 잘 하는 죄’로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고 의대에 진학했다. 작년에 들었던 수업 중 공연 관람 티켓을 보여주면 출석을 인정해주는 ‘국악수업’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웃는 그는 여느 대학 초년생과 다를 바 없었다.

또 다른 축, 시인 



 그는 보통 대학생과는 조금 다른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시인'으로 등단한 것. 문예창작과 학생들에게도 등단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정통 작가수업을 받지 않은 19살의 의대생이 문예지에 시인으로 등단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 글을 잘 쓰는 걸 보니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나 봐요. 언제부터 글을 썼나요?
 시나 단편소설을 주로 읽어요. 장편 소설 같은 긴 호흡의 글은 잘 따라가지 못하는 편이에요. 글쓰기는 중학교 때부터 관심을 가졌어요. 중·고등학교 때 문과 지망생들을 위한 문예대회에 참가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작년 2학기부터 입니다.

- 문예지에 등단했다고 들었습니다. 등단과정과 등단한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작년 2학기 중에 문예지 ‘서정문학’에서 공모전이 있어 참가했습니다. 11월 말 당선을 확인했고 올해부터 2달에 3편 작품씩 내야 해요. 며칠 전에 서정문학 1, 2월호에 실릴 작품을 제출했구요, 책은 대형서점에 가면 찾아볼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시인을 전업으로 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다른 생활이 있어야 더 풍부한 시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의대에 진학했어요. 그리고 학생 신분으로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 문예지에 등단했구요.

- 본인에게 ‘시를 쓴다’는 것의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인가요?
 음. 주된 동기는 ‘감정의 우회적 표출욕구’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가 내면의 에너지를 폭력적이거나 회의적이지 않게 흘려내고 기억하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는 시를 쓰기 위한 영감이나 소재는 집에서 학교를 오고가는 시간에 주로 떠올린다.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꼼꼼히 메모해 두고 밤 시간을 이용해 시를 쓴다고. “마음속에 삭힌 이야기들을 우회적으로 시에 풀어내는 경우가 많아요. 소재를 제 외부에서 찾더라도 제 생각과 관점이 들어가야 시가 써져요.” 학업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시를 쓰며 공부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것 같다’고 웃으며 ‘시 쓰기는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기자가 자기만의 시 쓰기 비법이 있냐는 우문을 던지자 현답이 돌아왔다. “당장은 외면 받더라도 실험적인 작품을 쓰려고 해요. 그리고 항상 제가 쓴 시들에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의사와 시인, 두 가지 미래      

 
 요즘에는 학문 간 통섭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의사와 시인이라는 다른 영역에 속한 두 직업 세계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궁금해졌다. “제 정체성은 의학도에 가까워요. 의사가 밥이면 시인은 양념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되어 진료를 하면서 생기는 애환들을 시에 담으려구요.” 그는 선행을 베푸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그리고 그 때까지 시 쓰기를 계속 할 거라 답했다.  
 홍정표 학생은 의사와 시인이 아닌 제 3의 미래도 준비하고 있다. 책을 보며 시나리오 작법을 독학한다는 그는 아직 완성된 작품은 없지만 몇 개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등단을 준비하는 다른 의대생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공모전에서 신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실험적인 작품 혹은 고전적이지만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해요. 둘 중 하나를 택해 파고들어 보세요. 서점에 가면 ‘2010 신춘문예 당선집’이 있어요. 이런 책을 읽으며 최신 경향을 익혀야 함을 물론이구요.”

 의사로 사회화 되면서 의대생들은 자기 본래의 관심사와 흥밋거리를 조금씩 잃어가곤 한다. 하얀 가운이 의사의 상징이라지만 가운을 입은 의사의 정서까지 하얗게 메말라 있다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기 힘들 것이다. ‘재밌기 때문에’ 글을 쓰고 자신의 재능을 자유자재로 활용 할 줄 아는 의대생 홍정표씨, 그의 비상(飛上)을 빈다.

이예나 기자/순천향 
<lyna@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