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가 달린다
독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뛰는 독도 레이서
세계를 누비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대학생들이 있다. 독도 라이더, 독도 레이서에 이어 2월 말 또 다시 독도를 알리기 위한 출발을 준비하는 서울대 도전 동아리 G.T(Global Trailblazer)의 회장 최병길(서울대 경제06)씨를 만나 보았다.
Q. ‘독도 레이서’가 무엇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A. 독도 레이서는 세계 일주를 하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프로젝트입니다. 1기는 전원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세계 일주를 했기에 독도 라이더라고 했지만, 2기부터는 모두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고, 가는 곳에서 레이싱 대회를 열거나 마라톤을 참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기에 독도 레이서라고 명명했습니다. 2월 말에 출발하는 이번 팀이 3기입니다.
Q. 지금까지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5명의 조원들이 각각 회계, 언론, 대외연락, 공연, 세미나를 담당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산 기본서, 여행 경로와 프로젝트의 방향 등 여행의 큰 틀은 준비 되었습니다. 지금은 세부적인 내용을 조정하고, 후원사를 구하면서 세미나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또 운전과 일본어를 담당할 팀원을 더 구하고 있고요. 일단 2월말에 출발해서 8월말까지 돌아오는 일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과연 독도레이서가 효과가 있을까요? 돌아다니는 것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가수 김장훈이 했던 독도 광고 같이요.
A. 신문 광고는 기억에 남질 않아요. 우리도 보통 신문 볼 때 광고는 잘 안 보잖아요. 한국의 독도 문제가 해외 유명 언론에 실렸기에, 한국에서는 이슈가 되었고 기억에 남는 거죠. 더군다나 독도 광고는 단발성으로 끝날 수밖에 없어요. 투자 가치가 없으니까 계속된 경제 지원은 어렵거든요.
그것보다는 오히려 이야기를 만들어서 갖다 주는 게 좋아요. 독도를 알리기 위해 세계 여행한다는 것은 이야기가 되고, 그곳에서 하는 마라톤이나 레이싱대회 같은 행사는 그 지역에서도 이슈가 될 수 있거든요. 읽지 않고 지나가는 광고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기삿거리가 더 기억 속에 남겠죠.
그리고 경험을 줄 수 있어요. 적어도 우리가 주최하는 세미나나 공연에 온 사람들은 그 경험을 통해 독도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요. 또 여행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 트위터를 통해 계속해서 네트워크를 구축할 테고, 그러면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친구들도 독도에 대해 알게 되고, 또 그 친구들의 친구들이 알게 되고. 나비효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독도에 대해 알게 되기를, 관심에 갖게 되기를, 어디선가 독도에 대해 듣는다면 ‘한국 땅!’ 이라고 기억할 수 있기를 기대해요.
물론 국제적 동조를 얻은 후 그들의 여론을 얻어 국제적 압박을 가하는 복잡한 과정 없이도 일본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면 잘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일본과의 대화가 더 중요하죠. 그래서 이번 기수 일정엔 일본에서의 스케줄 비중이 커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일본의 선생님들과 대화할 계획이고요. 한국으로 초대도 하고 계속해서 소통의 장을 만들어서 단발적 만남이 아닌 지속적 교류를 통해, 감정이 아닌 진실의 문제로 끌고 가려고 합니다.
Q. 그러면 일본이 지금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A.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에요. 일본이 내세운 근거는 일제 침략기에 있는데, 우리가 주권을 빼앗긴 그 시점, 잠시 독도를 소유하고 있던 시절을 근거로 주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는 독도는 물론이고 한반도 자체가 일본의 영토로 들어가던 시기였고 해방 이후 절차상, 그리고 국제법상으로 모든 반환이 분명히 명확하게 다 이루어졌습니다. 한반도가 현재 우리의 영토이듯이 독도 역시 우리의 영토로 분명하게 반환된 것입니다. 이들의 근거는 그래서 말이 안 되는 것이에요.
하지만 일본이 무서운 것이, 바로 로비를 잘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안일하게 있는 사이 일본은 이미 세계 각지에서 끝없는 로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195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의 초안에서는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것이 명확히 나타나 있으나 5차에서는 일본의 로비로 그 사실이 교묘하게 빠져버리게 됩니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 가면 각종 언어로 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진실이 아니지만 매우 자세하게 써놓아서 이 문제를 모르는 제 3자가 보기에는 매우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우리 정부도 일본을 따라 뒤늦게 홈페이지에 설명을 기재했는데,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해서 두 사이트를 모두 둘러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일본이 옳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Q. ‘독도라이더가 간다.’라는 1기가 펴낸 책을 보면, 독도라이더의 1순위 목적이 의외로 독도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이더군요. 독도라이더가 활동하기 위해 기업으로부터의 후원, 나라로부터의 세금지원을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의 목적이 아닌 국익에 더 초점을 맞췄어야 하지 않나요? 지금 출발하는 3기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1기는 독도를 알리는 목적 외에 개인의 성장이라는 여행에도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한계가 있지만 첫 번째로서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생이 공익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도한 건 처음이었어요. 처음으로 이런 공익 목적으로 대학생이 어떤 프로젝트를 시행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첫 스타트를 끊어주면서 2기, 그리고 3기도 출발할 수 있는 원동력도 제공해 주었구요.
우리 3기는 개인의 성장보다는 독도를 알리는 것에 중점을 주고 있습니다. 앞 기수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3기에서는 그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찾고, 1기와 2기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 나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3기만의 특징이 있나요?
A. 일본과의 교류에 중점을 뒀다는 것을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본 사람들은 독도 문제를 잘 알지 못해요. 다만 독도 문제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문제인거죠. 일본 전체를 못 됐다, 나쁘다고 보는 관점은 양국을 감정싸움으로 치닿게 만들 수 있어요. 그보다는 일본에 독도에 대해 알리고, 양심적 참여를 이끌어 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죠. 독도문제 해결은 양국의 오래된 감정도 해소시키고 더 가까워 질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세미나 컨셉을 바꾸었어요. ‘일본은 나쁘고 한국은 옳다’라는 시각은 1기 독도 라이더에서 끝났죠.
이번에 새롭게 바뀌게 될 일본 교과서를 보면, 모든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교과 지침서에 그 사실을 강조해서 가르치라고 되어있어요. 이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배운 학생들이 사회에 나오게 되면 이 상황은 더 악화될 거예요. 그렇기에 그 전에 일본의 초·중등학교 선생님들을 만나 독도에 대해 알리고, 양심적 참여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 이번 독도 레이서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희는 교과서나 교과부보다도 일선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에 오래 머물면서 세미나와 선생님들과의 만남을 통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오려고 해요. 그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 기수와는 달리 공부도 더 많이 하고 세미나와 상호 토론 준비도 많이 해야 되죠. 일본어에 능통한 조원도 필요하구요. 이상이 3기의 새로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독도 레이서를 하면서 잃는 것과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A. 돈과 시간이 독도레이서에 대한 기회비용이죠. 학교나 사회진출에 있어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이 늦어지게 되니까 걱정되기도 하구요. 하지만 학교선 절대 배울 수 없는 걸 배우고 올 것이라 기대해요. 외국에 나가면 한국 대표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못 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그 압박을 이겨내고 앞으로 닥칠 많은 어려움을 이겨낼 때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사회에서 주는 독점이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서울대학교 학생이에요. 한국사회의 시스템 덕분에 저는 취직을 할 때도, 또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겠죠. 그래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사회에 이득을 주는 일, 그리고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에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제가 잃게 되는 것들을 단순히 손해 본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아요.
Q. 도전이란?
A. 넓게 보면 모든 것이 도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새해에 세우는 계획 하나하나도 일종의 도전이죠. 다만 도전은 자기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할 때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또 남들이 갔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았던, 자기만의 길을 찾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문서영 기자/을지
<celeste@e-mednews.com>
박상아 기자/을지
<sanga1208@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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