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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도가 달린다

78호(2010.12.14)/문화생활 2011. 1. 18. 01:35 Posted by mednews

독도가 달린다

독도를 세계에 알리기 위해 뛰는 독도 레이서

세계를 누비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대학생들이 있다. 독도 라이더, 독도 레이서에 이어 2월 말 또 다시 독도를 알리기 위한 출발을 준비하는 서울대 도전 동아리 G.T(Global Trailblazer)의 회장 최병길(서울대 경제06)씨를 만나 보았다.

Q. ‘독도 레이서’가 무엇인지 간단한 소개 부탁드려요.
A. 독도 레이서는 세계 일주를 하며 독도가 우리 땅임을 알리는 프로젝트입니다. 1기는 전원이 모터사이클을 타고 세계 일주를 했기에 독도 라이더라고 했지만, 2기부터는 모두 모터사이클을 타지 않고, 가는 곳에서 레이싱 대회를 열거나 마라톤을 참가하는 방향으로 바뀌었기에 독도 레이서라고 명명했습니다. 2월 말에 출발하는 이번 팀이 3기입니다.

Q. 지금까지의 진행상황과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되나요?
A. 5명의 조원들이 각각 회계, 언론, 대외연락, 공연, 세미나를 담당해서 준비하고 있습니다. 예산 기본서, 여행 경로와 프로젝트의 방향 등 여행의 큰 틀은 준비 되었습니다. 지금은 세부적인 내용을 조정하고, 후원사를 구하면서 세미나를 준비하는 중입니다. 또 운전과 일본어를 담당할 팀원을 더 구하고 있고요. 일단 2월말에 출발해서 8월말까지 돌아오는 일정으로 프로젝트를 준비하고 있습니다.

Q. 과연 독도레이서가 효과가 있을까요? 돌아다니는 것 외에 더 좋은 방법이 있지 않을까요? 예를 들면 가수 김장훈이 했던 독도 광고 같이요.
A. 신문 광고는 기억에 남질 않아요. 우리도 보통 신문 볼 때 광고는 잘 안 보잖아요. 한국의 독도 문제가 해외 유명 언론에 실렸기에, 한국에서는 이슈가 되었고 기억에 남는 거죠. 더군다나 독도 광고는 단발성으로 끝날 수밖에 없어요. 투자 가치가 없으니까 계속된 경제 지원은 어렵거든요.
그것보다는 오히려 이야기를 만들어서 갖다 주는 게 좋아요. 독도를 알리기 위해 세계 여행한다는 것은 이야기가 되고, 그곳에서 하는 마라톤이나 레이싱대회 같은 행사는 그 지역에서도 이슈가 될 수 있거든요. 읽지 않고 지나가는 광고보다는 이야기가 있는 기삿거리가 더 기억 속에 남겠죠.
그리고 경험을 줄 수 있어요. 적어도 우리가 주최하는 세미나나 공연에 온 사람들은 그 경험을 통해 독도에 대해 알게 될 테니까요. 또 여행을 하며 만난 사람들과 트위터를 통해 계속해서 네트워크를 구축할 테고, 그러면 트위터를 통해 우리가 만난 사람들의 친구들도 독도에 대해 알게 되고, 또 그 친구들의 친구들이 알게 되고. 나비효과로 더 많은 사람들이 제대로 독도에 대해 알게 되기를, 관심에 갖게 되기를, 어디선가 독도에 대해 듣는다면 ‘한국 땅!’ 이라고 기억할 수 있기를 기대해요.
물론 국제적 동조를 얻은 후 그들의 여론을 얻어 국제적 압박을 가하는 복잡한 과정 없이도 일본 사람들의 인식을 바꿀 수 있다면 잘 해결될 문제이기 때문에, 장기적으로는 일본과의 대화가 더 중요하죠. 그래서 이번 기수 일정엔 일본에서의 스케줄 비중이 커요. 앞으로도 지속적으로 일본의 선생님들과 대화할 계획이고요. 한국으로 초대도 하고 계속해서 소통의 장을 만들어서 단발적 만남이 아닌 지속적 교류를 통해, 감정이 아닌 진실의 문제로 끌고 가려고 합니다.

Q. 그러면 일본이 지금 독도가 자신들의 영토라고 주장하는 근거는 무엇일까요?
A. 일본의 주장에 근거가 아예 없는 것은 아니에요. 일본이 내세운 근거는 일제 침략기에 있는데, 우리가 주권을 빼앗긴 그 시점, 잠시 독도를 소유하고 있던 시절을 근거로 주장하는 것입니다. 하지만 그 당시는 독도는 물론이고 한반도 자체가 일본의 영토로 들어가던 시기였고 해방 이후 절차상, 그리고 국제법상으로 모든 반환이 분명히 명확하게 다 이루어졌습니다. 한반도가 현재 우리의 영토이듯이 독도 역시 우리의 영토로 분명하게 반환된 것입니다. 이들의 근거는 그래서 말이 안 되는 것이에요.
하지만 일본이 무서운 것이, 바로 로비를 잘 한다는 겁니다. 우리가 안일하게 있는 사이 일본은 이미 세계 각지에서 끝없는 로비를 하고 있었습니다. 그 단적인 예로 1951년 미국 샌프란시스코강화조약의 초안에서는 독도가 우리 영토라는 것이 명확히 나타나 있으나 5차에서는 일본의 로비로 그 사실이 교묘하게 빠져버리게 됩니다.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 가면 각종 언어로 독도가 자신들의 땅이라고 주장하고 있는 것을 볼 수 있습니다. 물론 진실이 아니지만 매우 자세하게 써놓아서 이 문제를 모르는 제 3자가 보기에는 매우 설득력 있어 보입니다. 우리 정부도 일본을 따라 뒤늦게 홈페이지에 설명을 기재했는데, 상대적으로 매우 빈약해서 두 사이트를 모두 둘러본 사람이라면 당연히 일본이 옳다고 생각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에요.

Q. ‘독도라이더가 간다.’라는 1기가 펴낸 책을 보면, 독도라이더의 1순위 목적이 의외로 독도를 알리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성장‘이더군요. 독도라이더가 활동하기 위해 기업으로부터의 후원, 나라로부터의 세금지원을 받은 걸로 알고 있습니다. 그렇다면 개인의 목적이 아닌 국익에 더 초점을 맞췄어야 하지 않나요? 지금 출발하는 3기의 생각은 어떤지 궁금합니다.
A. 1기는 독도를 알리는 목적 외에 개인의 성장이라는 여행에도 더 큰 비중을 두었다는 한계가 있지만 첫 번째로서의 의미가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우리나라에서 대학생이 공익을 위한 프로젝트를 시도한 건 처음이었어요. 처음으로 이런 공익 목적으로 대학생이 어떤 프로젝트를 시행하였다는데 그 의의가 있습니다. 첫 스타트를 끊어주면서 2기, 그리고 3기도 출발할 수 있는 원동력도 제공해 주었구요.
우리 3기는 개인의 성장보다는 독도를 알리는 것에 중점을 주고 있습니다. 앞 기수의 한계를 알기 때문에 3기에서는 그 한계를 극복할 방안을 찾고, 1기와 2기의 시행착오를 바탕으로 더 나은 활동을 할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합니다.

Q. 그렇다면 3기만의 특징이 있나요?
A. 일본과의 교류에 중점을 뒀다는 것을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일본 사람들은 독도 문제를 잘 알지 못해요. 다만 독도 문제를 이용해 이득을 취하려는 사람들, 정치적으로 이용하려는 사람들이 문제인거죠. 일본 전체를 못 됐다, 나쁘다고 보는 관점은 양국을 감정싸움으로 치닿게 만들 수 있어요. 그보다는 일본에 독도에 대해 알리고, 양심적 참여를 이끌어 내 평화적으로 해결하는 게 맞죠. 독도문제 해결은 양국의 오래된 감정도 해소시키고 더 가까워 질수 있는 중요한 문제라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세미나 컨셉을 바꾸었어요. ‘일본은 나쁘고 한국은 옳다’라는 시각은 1기 독도 라이더에서 끝났죠.
이번에 새롭게 바뀌게 될 일본 교과서를 보면, 모든 교과서에 독도가 일본 땅이라는 것을 명시하고 교과 지침서에 그 사실을 강조해서 가르치라고 되어있어요. 이제 독도는 일본 땅이라고 배운 학생들이 사회에 나오게 되면 이 상황은 더 악화될 거예요. 그렇기에 그 전에 일본의 초·중등학교 선생님들을 만나 독도에 대해 알리고, 양심적 참여를 이끌어 내려는 것이 이번 독도 레이서의 가장 큰 목표입니다. 저희는 교과서나 교과부보다도 일선에서 아이들을 직접 가르치는 선생님들의 의식이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이번에는 일본에 오래 머물면서 세미나와 선생님들과의 만남을 통해 충분한 이야기를 나누고 오려고 해요. 그 때문에 이번에는 지난 기수와는 달리 공부도 더 많이 하고 세미나와 상호 토론 준비도 많이 해야 되죠. 일본어에 능통한 조원도 필요하구요. 이상이 3기의 새로운 특징이라고 할 수 있겠네요.

Q. 독도 레이서를 하면서 잃는 것과 얻는 것은 무엇일까요?
A. 돈과 시간이 독도레이서에 대한 기회비용이죠. 학교나 사회진출에 있어 적게는 6개월 많게는 1년이 늦어지게 되니까 걱정되기도 하구요. 하지만 학교선 절대 배울 수 없는 걸 배우고 올 것이라 기대해요. 외국에 나가면 한국 대표로 나가는 것이기 때문에 절대로 못 하면 안 된다는 압박감이 있어요. 그 압박을 이겨내고 앞으로 닥칠 많은 어려움을 이겨낼 때 성장할 수 있을 거예요.
또 사회에서 주는 독점이득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는 서울대학교 학생이에요. 한국사회의 시스템 덕분에 저는 취직을 할 때도, 또 어떤 일을 하는데 있어서도 유리한 위치에 서게 되겠죠. 그래서 좋은 대학을 나오고 성공할 가능성이 높은 사람들이 사회에 이득을 주는 일, 그리고 희생을 감수해야 하는 일에 더 많은 책임을 지고 참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그렇기에 제가 잃게 되는 것들을 단순히 손해 본다고만 생각하지는 않아요.

Q. 도전이란?
A. 넓게 보면 모든 것이 도전이라고 볼 수 있어요. 새해에 세우는 계획 하나하나도 일종의 도전이죠. 다만 도전은 자기뿐 아니라 다른 사람에게도 유익한 영향을 주는 것을 목표로 할 때 더 의미 있는 것 같아요. 또 남들이 갔던 길을 따라가는 것이 아니라 남들이 가지 않았던, 자기만의 길을 찾는 게 더 의미 있지 않을까요?

문서영 기자/을지
<celeste@e-mednews.com>
박상아 기자/을지
<sanga1208@e-mednews.com>

다른 길을 걷고 있는 친구의 삶 들여다보기

의대생, 공대생을 만나다

구름이 엷게 깔린 토요일 오전, 낙성대역. 찬바람이 매섭게 불던 지난밤과는 달리, 포근하다. 윤 군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이내 근처의 한 까페로 들어가 어물어물 자리를 잡는다. 손님은 많지 않다. 중학교 시절부터 꽤 친하게 지내오던 사이. 하지만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최근까지는 일 년에 얼굴 한 번 보기가 힘들었다.
윤 군은 이듬해 봄부터 시작될 대학원을 준비하며 비교적 여유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던 터였다. 2006년 S대에 입학,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지난 학기를 끝으로 학부를 졸업하고는 대학원 개강까지 몇 달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어느 연구실로 갈지 결정되고 지금은 그저 한가하게 지내고 있어.” 그가 곧 말을 잇는다. “다들 이렇진 않아. 보통은 학부 마치고 바로 다음 학기로 들어가거든.”
- 학부 생활은 할만 했니. 힘들다며.
“3학년이 제일 힘들었어. 전공 4개 정도 듣고 교양 두 개 더해서 18학점. 그러면 일주일에 18시간 수업이지.”

- 수업시수로만 치면 많지 않구나. 비는 시간에는?
“사람마다 달라. 나 같은 경우는 동아리 활동이랑 피아노 같은 취미생활에 집중했던 편이지만, 공부에 파묻혀 지내는 애들도 있고, 정신 못 차린 애들도 있고. 그래도 2학년 때 비해서는 비교적 열심히들 하는 편인 것 같더라. 2학년부터 전공이 시작되긴 하는데, 3학년보단 부담이 좀 덜한 편이라.”

- 말만 들으니까 되게 편했던 거 같다?
“시험기간엔 남는 시간 죄다 끌어서 공부했지. 시험기간 아닌 때는 수업만 잘 듣고 숙제 하는 편이었지만, 다른 애들도 평소에 공부하는 애들만 많지는 않았을 걸. 의대랑은 좀 다른가? 우린 외우는 과목들이 아니라서,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하고 성적의 연관성이 덜하거든. 과목마다 성격의 편차가 크기도 하고.”

- 우린 따로 시험기간이라는 게 없어. 일상이 시험이라. 시험은 한 학기에 보통 얼마나 쳐?
“어떤 과목은 세 번, 어떤 과목은 두 번, 반반 정도 비율로. 그러니까 횟수로 따지면 한 학기에 네 번쯤 시험기간이긴 한데, 분산돼 있으니까 모든 과목의 시험이 몰리는 기말 빼고는 시험기간이라고 막 느껴지는 편은 아니야. 반대로 생각하면 맨날 시험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숙제 좀 몇 번 내고 하다 보면 시험이 있는 거지. 치고 나면 또 다른 과목 숙제 내고, 또 시험 있고. 그러다보면 쭉쭉 기말까지 가는 거지 뭐.”

- 숙제가 많구나?
“시험 이외에는 숙제와 실험이 학교수업에서 받는 로딩의 전부라고 보면 돼. 과목마다 정도가 다르긴 해도 숙제가 안 나오는 과목은 없어. 평균내면 과목당 2주에 하나 정도. 문제 푸는 건데, 숙제 하나당 3~5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아. 실험은 과목당 매주 두 시간씩 들어가 있고 기말 프로젝트를 보통 두세 명이 한 팀이 돼서 하는데,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평소 때 조금씩 해서 1/3 정도 해두고 기말 치고 이틀쯤 밤새면 결과 나오는 정도랄까. 실험은 한 학기에 한두 과목 정도씩 해. 우린 실험이 많으면 힘들어. 시간이 많이 드니까.”

- 의대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내 시간을 갖기가 힘든 편이야. 그러다보면 자기계발 같은 것도 힘들고.
“우리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은데. 관심 있는 연구실에 미리 가거나 그런 건 있어도, 형식적인 스펙쌓기 같은 건 확실히 없고 인턴쉽 같은 것도 별로 안 해. 외부 동아리 활동 같은 걸 적극적으로 하는 애들도 흔치 않고. 다들 자기계발이니 스펙이니 하니까 우리도 막연한 불안감 같은 건 있지. 하지만 뭔가를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그렇게 남는 편은 아냐. 너희는 특히 그렇지만 우리도 어느 정도 학교 공부를 따라간 이후에 자기 길을 찾는 거거든. 문과 쪽 애들은 더러 하고 있더라. 거긴 아무래도 우리보단 스스로 진로를 만들어가는 편이겠지.”

- 우린 과생활이 제법 활발한 편이야.
“그런 건 좀 없어. 필요한 전공수업 다 같이 듣는 거 외에는. 1,2학년 때는 MT도 가고 했는데 3학년쯤부턴 없어. 선후배 간에도 끈끈하거나 끈적하거나 그런 것도 없고. 각자 자기 할 일들 하고 지내는 식이니까. 입학할 땐 220 명 뽑지만 그 안에서 과가 갈라지고 또 반으로 갈라지고. 다른 반이면 MT도 안 가고 그러니까 사실 반애들끼리 밖에 모르는 거야. 수업을 같이 듣다가 알게 되는 수는 있겠지만. 결속력 같은 건 없는 거지.”

-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선배님 후배님 해서는 아닌데, 그런 건 있지,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니까, 묘한 소속감 같은 거. 학교 자체의 특수성도 있다면 있는 거고.”

- 공대생으로 살면서 스트레스나 고민 같은 건?
“나는 스트레스를 좀 안 받는 스타일이니까 내 이야기를 일반화하긴 그런데. 과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게시판에 간혹 공부 때문에 상담글 같은 게 올라오기도 해.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거지. 서로 돕고 지내긴 하지만 성적까지 도와지지는 않으니까. 공부 자체가 안 맞아서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성적과는 무관하게 그냥 공부가 힘들어서 지치는 사람도 있고. 이 부분은 의대나 비슷할 것 같은데?”

- 너희한테는 성적이 어떤 의미야?
“유학 가려면 많이 좋아야 되고. 대학원이나 취업에는 그만큼 많이 좋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지. 3.0 정도가 기준일 것 같은데, 못 넘는다고 취직 못하는 건 아니지만.”

- 앞으로 뭐할지에 대한 고민들도 많이 해?
“많이들 하지. 공부 마치면 당장 뭐할지 정해야 되니까. 대학원은 유예 기간으로 쓰이는 측면도 있어. 선배들은 연구소, 회사, 다른 대학교 교원, 어디어디 많이 흩어져서 가더라. 취업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가령 삼성이나 한전 이런 쪽을 선호하는 것 같고.”
- 보통 기대하는 연봉 수준 같은 건?
“기대한달 것도 없어. 시장원리가 작동하다 보니까 다들 거기서 거기거든. 결국 기대나 선택 이런 개념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거지. 초봉 3000~3500 정도 받는 것 같더라. 4000 넘어가는 경우는 잘 못 봤어. 맞벌이는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이건 우리 과 다른 친구들도 비슷할 것 같은데.”

-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은 다들 자기 선택에 만족하니?
“사람들마다 다른데, 나 같은 경우엔 다행히 이쪽 공부가 잘 맞아. 올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잘 모르고 온 건데, 사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확신이란 걸 갖기는 힘들잖아, 모르는 게 많으니까. 안 맞아하는 친구들도 있단 소리지. 그냥 분위기에 이끌려서 대학원까지 가는 경우도 있고, 다른 데 취업하기도 하고.”

- 학교를 다니는 중에나 졸업하고 나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있겠네?
“있지. 우리학교에서 법대 아닌 대학 중에 사시 합격생이 제일 많은 데가 전기공학이라고들 하더라, 학생 수가 많은 것도 작용했겠지만. 의학전문대학원 간 사람들도 있었고. 학년마다 좀 다른데, 의대 법대가 제일 많아, 안정적인 쪽으로. 요즘은 점점 진로수정보다는 우리 과 대학원을 많이 가는 추세야.”

- 안정을 찾고 있는 거야?
“글쎄. 예나 지금이나 취업 자체를 걱정을 하진 않았어. 그 뒤를 보는 거지, 안정성의 문제. 벌이의 차이도 있을 테고. 대학원을 가는 이유는 다양해. 진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경우도 있고, 아직 결정을 못 내려서 유예기간을 두는 걸 수도 있고. 군대고 직장이고 아직 해결이 안 됐으니까. 석박사 통합과정에 들어가면 병역특례로 군대 문제가 반쯤 해결되거든.”

- 우리끼리니까 편하게 하는 얘기지만, 우린 전공이 서로 바뀔 수도 있었잖아, 선택가능성에 있어서. 다들 의대를 많이 가는 분위기였는데, 꽤 소신이 있었나봐?
“사람마다 달랐을 텐데, 난 일단 의대 체질이 아닐 것 같았어. 공부로 따지면 달달 외우는 것보단 수학이나 물리를 좋아하니까. 닥치면 하긴 했겠지. 의사라는 직업 자체는 매력적인데, 그렇다고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는 거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거나 충분한 고민이 없었던 사람들은 후회를 할 수 있겠지. 의대든 공대든 어느 쪽이든.”

- 다시 선택한대도?
“반반. 이쪽이 나빠서는 아니야. 의사 자체도 매력적인 직업이니까. 그 일 자체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불행하겠지만.”

-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공대를 선택했었잖아?
“옛날엔 비교적 단순하게 공부가 나랑 잘 맞을 지만 생각했었다면, 지금은 다른 것들도 보이게 되니까.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당장의 공부를 떠나서 그 직업을 통해서 내가 이룰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

최성욱 기자/울산
<palpitation@e-mednews.com>

새터민 의사를 아시나요

탈북 의사의 남한에서 의사되기

“저는 새터민 친구가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단번에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2년간 새터민 고등학생에게 개인학습지도를 했었던 필자는 주위사람들에게 새터민 학생을 가르친다는 말을 하면, “새터민이 무엇인가요?”라는 반문을 항상 들어 왔다.
새터민은 ‘새로운 터전에 정착한 주민’이라는 의미로 북한이탈주민을 가르킨다. 법률상 용어로 북한이탈주민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주소ㆍ직계가족ㆍ배우자ㆍ직장 등을 두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벗어난 후 대한민국 이외의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사람을 뜻한다. 이들을 순 우리말로 새터민이라고 부른다. 이번 호에서는 용어만큼 생소했던 존재, 새터민 의료진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새터민도 의사가 될 수 있을까

새터민이 의사가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남한에서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통해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것으로, 서울대학교를 예로 들면 2011학년도 모집요강에 북한이탈주민특별전형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전공별로 별도의 모집인원 없이 입학 후 수학능력 등을 고려하여 선발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몇몇 대학의 경우, 재외국민 전형으로 이들을 선발하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이미 북한에서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의사가 남한에서도 의사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들은 외국 의과대학 출신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의사 예비시험(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시험)을 합격해야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한 후, 의사국가고시를 합격하면 남한에서도 의사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사출신인 남한의사

지금까지 국가고시에서 총 14명의 새터민이 합격을 하여 의사가 되었다. 북한의사출신 새터민은 80명 정도인데 활동하는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제 의사로 활동하는 의사출신 새터민이 적은 이유는 남한정착이 힘든 것뿐만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가 장벽을 더 높게 쌓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의학 용어는 라틴어로, 남한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한국어를 익혀야 합격이 가능한 ‘의사 예비시험’부터 영어를 알아야 수험공부가 가능한 국가고시까지 새터민이 혼자서 준비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들을 응원합니다-서울의료원

남한에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사출신 새터민 중 의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서울 의료원은 2009년부터 ‘서울의료원 새터민 의료진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공부방, 교육자료 제공 및 수련 환경을 마련해 주어 새터민 응시생들이 국가고시 필기와 실기를 무난히 합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로 첫 수혜자인 1기 4명이 지난 국가고시를 합격하였고 현재 2기 5명이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새터민 의료진 양성에 앞장서는 서울의료원(공공의료팀/김희정씨)관계자 인터뷰를 통해서 몇 가지 궁금한 점을 해결해보았다.

Q. 서울의료원에서는 준비생들에게 어떠한 지원을 합니까?
▶ 새터민 의료진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지원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우리 의료원의 경우 교육기관도 아니고 의과대학을 운영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국가고시 지원에 있어서 실제적인 지원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우리병원의 장점인 현장에서 의료시스템을 익히는 것과 함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교육지원협력을 하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의사국가고시 교육, 모의고사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또한, 통일부와의 사업협조를 통해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조금 특별한 지원으로는 개인별 학습능력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인턴들로 구성된 멘토프로그램인 ‘E&T 프로그램<함께 꿈꾸는 세상 Each & Together>’을 통해 개인별 맞춤교육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이는 새터민 선생님들께도 도움이 되겠지만 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에게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나눔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즈(Noblesse Oblige)의 참의미를 통해 자기 자신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호응이 높습니다.

Q. 새터민의 경우 외국 대학을 졸업한 사람으로, 인턴모집뿐만 아니라 국가고시 응시자격에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 면허증사본, 현지 대사관의 공증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의료원에는 새터민 한 분이 인턴으로 일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채용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습니까?
▶ 모든 기관이 그렇듯이 인턴채용에 있어서는 각 기관의 채용기준에 의거하여 모집합니다. 우리의료원이 고민한 부분은 확인 할 수 없는 부분, 특히 의과대학 성적증명서 등에 대한 해석부분이었습니다.
아직 남한에 북한출신 의료진들이 인턴, 레지던트 등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자문을 구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만, 기타 확인 자료는 통일부의 협조를 얻었으며 의과대학 성적의 경우 응시자의 평균 성적을 적용하여 서류를 검토했습니다.
어려운 작업이긴 했으나 다음 번 누군가 인턴으로 응시할 경우에는 올해보다는 조금 더 쉽게 응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동안 많은 새터민 분들을 만나보셨을 텐데요, 80명 정도 되시는 의사출신 새터민들 중에 십여 명 정도만 한국 의사면허를 따려는 것은 주로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80명의 새터민 분들 중 고령인분들의 경우는 남한에서 어려운 의사시험 준비하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십니다. 제가 만나본 분들의 경우는 남한의 의료체계와 북한의 의료체계가 많이 달라(의학용어부터 많은 차이가 있어 영어공부를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함) 남한의 의료체계에 적응하기 어려워 선뜻 의사시험을 준비하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막상 의사시험을 준비하고 싶어도 어디서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이 부분에 대한 정부차원의 교육지원시스템이 없어 개인이 스스로 교육기관을 알아보거나 NGO기관 등을 통해 어렵게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시 되는 부분은 경제적 상황 때문입니다. 의사시험을 한 번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잘 모르는 남한의 의료체계도 익혀야하고 학원에 교재구입, 응시료 등 상당기간 국가고시를 준비할 경우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생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고 의사시험에 매진할 수 없다는 것이 의사시험을 선뜻 준비 못하는 공통된 생각입니다.

Q. 서울의료원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참가하는 방법은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집니까?
▶ 대부분 입소문을 통해 교육 참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많은 이들을 지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관계로, 작년에 불합격한 교육생과 통일부에서 도움을 요청한 이들 중 우리병원에서 교육지원이 가능한 인원 안에서 참여자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늦게 정보를 알고 전화하시는 분께는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통일부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교육생모집 홍보를 하여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모집인원에 정원이 있게 되어 교육에 참여를 못한 사람이 발생되므로 이들을 위한 추가적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새터민 의료진 양성에 있어서 국가 정책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으신지요?
▶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새터민 의료진들이 남한사회에서 다시 의사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남한의 의료현장을 잘 몰라 의사고시 준비에 몇 년씩 시간을 투자해야하고 이로 인해 생계활동을 할 수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새터민들을 위한 정착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전문교육보다는 일반적 직업교육에 국한 되어 있어 의사로 활동하고 싶은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 교육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물론 한해 많은 수의 새터민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부적인 직업교육을 국가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통일준비의 작은 출발점으로써 새터민 의료진을 위한 체계적인 직업교육(의사고시) 시스템이 정책적으로 구축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하여 새터민 의료진은 17,984명(2009년 현재 누적입국인원) 새터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므로 새터민들의 건강관리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Q. 후에 새터민 의사들과 함께 할 의대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우리나라 의료현장에서 함께 일할 의대생들에게 꼭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편견 없이 새터민 의료진들을 대해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새터민 의료진들은 상당기간 북한에서 의사로 활동하셨기 때문에 나이도 많고 의사고시에는 합격하였으나 남한의 의료현장에 적응하는 데는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합니다.
혹 현장에서 인턴 동기로 만나실 경우, 먼저 이 분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 인생의 선배로 이분들 또한 여러분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강수진 기자/전남
<pi1125@e-mednews.com>

후일담

신문사의 일년이 다 지나가고, 매번 무겁기만 했던 다빈치 기사도 끝이 났습니다. 연재를 시작할 때 전년도 후일담 기사를 보면서, 내 자신의 후일담은 언제쯤이려나, 까마득했었는데 이제 벌써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타자를 두드리고 있네요.
작년 8월 즈음 신입기자로 들어왔을 때, 제 눈에 가장 잘 들어온 기사가 다빈치였습니다. 내용은 어려웠지만 스터디 기사만큼은 꼭 챙겨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의학과 인문학이라는 흔치 않은 조합과 그 소재를 맛깔스럽게 풀어내셨던 이현석 기자님의 솜씨에 ‘혹’한 나머지 이 스터디, 꼭 한번 맡아보고 싶다, 마음먹었었는데 2009년 겨울 어느 뒤풀이에서 뜻하지 않게 덜컥 연재를 받아들었고, 그렇게 2010년 다빈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을 주제로, 어떤 방향으로 스터디를 해야 하나’ 였습니다. 저와 스터디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너무 어려워하지 않되, 시시콜콜한 사고의 틀을 넘어서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작년 학교에서 수강했던 의료인문학 강의서 추천받은 책들을 참고한 결과,『의학의 역사』,『어느 의사의 고백』,『페스트』,『한의학 탐사여행』,『통섭』이 선정되었습니다. 첫 번째 스터디에서는 의학의 각 분과별 발전양상을 알고서 현대의학이 절대적인 것이 아닌, 어떤 특정한 경로를 통해 형성된 것임을 알고자 했습니다. 다소 어려웠던 두 번째 스터디는 니체와 레비나스를 바탕으로 의료행위의 철학적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를 살펴봤고요. 세 번째 『페스트』는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스터디였습니다. 페스트라는 작품 안에서 ‘의학’을 어떻게 잡아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었거든요. 전인적인 인간성을 기르는 데 있어 문학의 역할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인데, 굳이 의사에게 강조될 이유, 혹은 그것을 의학적인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쓰나,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못 쓰게 되었지요. 저에겐 의료인문학에 대해 모종의 회의감을 가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또 기자분들이 가장 많이 와주셨었는데 본의 아닌 기사불발로 인해 여러모로 죄송했던 스터디이고요. 네 번째 스터디 주제는 한의학과 의학으로, 의학이 한의학에 요구하는 ‘과학성’의 의미를 재고함으로써 두 의학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의료인문학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 어렵지 않고 여러 사람이 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이기에 기자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했었네요. 마지막 책인 ‘통섭’은 페스트 다음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스터디였습니다. 본래 목적은 의료인문학이 통섭된 학문의 한 갈래로써 의의가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개념에 비추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윌슨이 ‘통섭이 무엇이다’라는 정의나 그 통섭의 방법론을 직접 서술하기보다 주로 예시를 통해 빙 둘러 설명하고 있어 통섭개념이 모호하게 드러나 있었고, 통섭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이 많아 논의의 중심이 통섭개념 자체에 집중되었습니다. 또한 (비록 거칠게 드러나 있긴 하지만) 윌슨의 통섭개념의 성격상, 의료인문학을 직접 연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스터디 기사가 통섭과 그에 대한 윌슨의 시선을 서술하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스터디였는데 무언가 완결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 스스로 섭섭하더군요. 이외에도 여러 기자분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점, 대중성이 부족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글의 일관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생각을 녹여내거나, 적극적인 대외홍보(?)를 하는 재주가 없는 저 자신을 탓해봅니다.
쓰다보니 온통 아쉽다, 아쉽다 뿐이네요. 내심 ‘이걸 해냈다’는 뿌듯함은 가지고 있지만 글로 표현하긴 뭣해서 속으로만 재워두렵니다. 비록 의료인문학이 어떤 학문인지 틀을 잡아내고 싶었던 제 바람이 이뤄지진 못했지만, 그 부분 부분을 곱씹어 스스로 소화해보려고 노력했던 것에 의의를 두려고요. 참여하셨던 모든 기자분들도 조금이나마 얻어간 것, 변화된 것이 있기를 빌어요. 내년에도 스터디가 지속될지는 확신이 서질 않지만 - 후속편 기대해 보렵니다. 우리네 의대생의 삶에 더 가깝고, 팍팍한 생활에 부담없이, 더 많은 기자분들이 참여하는 스터디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혹시나 이 머리 아픈 두 살짜리 기사 세 살배기로 키우고 싶으신 분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밥 여섯 번 사드립니다.

김정화 기자/한림
<eudaimonia89@e-mednews.com>

겨울스포츠의 꽃, 프로농구 200% 즐기기

2010년 10월 15일, 2010-2011시즌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가 개막하였다. 올해는 유난히 프로스포츠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올해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남자 농구는 중국 팀에 밀려 비록 8년만의 금메달에는 실패했지만 은메달을 차지함으로써 아시아 농구의 오래된 강호에 어울리는 명성을 회복했다. 그 영향으로 최근 한국 프로 농구 KBL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겨울스포츠의 꽃, 프로농구를 200%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알면 보인다! 농구 규칙

비단 농구만이 아니라 어떤 스포츠에서든 최소한의 규칙 몇 가지만 익혀도 스포츠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농구경기 관람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중요한 규칙들을 소개한다. (참조: 대한 농구협회 홈페이지 www.koreabasketball.or.kr)

팀 구성 : 각 팀은 KBL에 등록된 국내 선수 13명과 외국 선수(용병) 2명, 총 15명 이내의 선수로 구성된다. 12명 이내의 선수만 출전 선수로 등록 가능하며 외국 선수 2명은 동시 출전이 불가능하다.

경기시간 : 프로농구는 10분씩 4쿼터로 진행된다. 4쿼터가 끝날 때까지 더 많은 득점을 한 팀이 승리하게 된다. 동점으로 끝나는 경우에는 승패가 가려질 때 까지 5분씩의 연장전을 하게 된다. 경기 중간에 감독은 타임아웃 요청이 가능하며 전반전(1,2쿼터)에 2번, 후반전(3,4쿼터)에 3번, 연장전에 각 1번씩 타임아웃이 가능하다.

24초 룰 : 24초 룰이란 모든 공격은 24초의 공격제한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규칙이다. 만일 24초 이내에 선수가 공격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대편에게 공격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시간이 지체된 상황에서는 무리를 해서라도 슛을 하게 되는 것이다. 농구 골대위에 달려있는 작은 계기판이 이 공격제한시간을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

파울 : 한 선수가 상대팀의 선수와 부당한 신체 접촉(잡거나 손으로 쳐서 상대편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하는 등)을 일으키게 되면 파울이 선언된다. 상대 선수고 슛 동작 중에 파울을 범하게 되면 상대 선수는 자유투 2개가 주어지고 슛 동작이 아닌 경우에는 상대 팀이 가장 가까운 코트라인에서 공격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5개의 파울을 범한 선수는 5반칙 퇴장이 되며 해당 경기에 출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한 쿼터에 팀에서 5개 이상의 파울이 범해진 경우, 해당 선수는 슛 동작 유무에 상관없이 바로 자유투 2개가 주어지게 되는데 이를 팀파울 벌칙이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자

어느 한 팀을 정해서 응원하면 스포츠 관람에 더 몰입할 수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있는 팀을 응원하는 것도 좋고,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 팀을 응원하는 것도 좋다.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행위는 영화에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과 같다. 관람객들은 감정이입을 함으로써 응원하는 팀의 승리에 같이 기뻐할 수 있게 되고 팀의 패배에 함께 안타까워 할 수 있게 된다. 프로농구에는 원주 동부 프로미, 울산 현대 모비스 피버스, 서울 삼성 썬더스, 서울 SK 나이츠, 창원 LG 세이커즈, 대구 오리온스, 인천 전자랜드 엘레펀츠, 전주 KCC 이지스, 부산 KT 소닉붐, 안양 한국인삼공사 이렇게 총 10개 팀이 소속되어 있다. 각 팀의 홈페이지나 한국프로농구 KBL 공식 홈페이지(www.kbl.or.kr)를 이용하면 각 팀의 소속 선수들이나 팀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보자

농구 경기는 경기장에 찾아가서 직접 눈으로 보는 편이 훨씬 즐겁다. 농구공이 골대를 가를 때의 시원한 쾌감을 눈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팀의 마스코트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의 열정적인 응원, 여러 가지 경품 이벤트들 또한 농구 경기장의 매력으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농구 경기장에서는 관람객들이 일정 거리에서 직접 슛을 던져 슛을 성공시키면 경품을 얻어가는 등의 직접 참여 가능한 이벤트들이 많이 열린다. 올해 프로농구는 2010년 10월 15일에 개막하여 2011년 3월 20일 폐막한다. 경기는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후 3시 또는 오후 5시에,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오후 7시에 있다. 월요일에는 경기가 없다. 현재, 원주 동부는 원주치악체육관, 울산 모비스는 동천체육관, 서울 삼성은 잠실체육관, 서울 sk는 서울특별시 학생체육관, 창원LG는 창원실내체육관, 대구오리온스는 대구실내체육관, 인천 전자랜드는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전주 KCC는 전주실내체육관, 부산 KT는 부산사직실내체육관, 안양 한국인삼공사는 안양실내체육관을 각 팀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관람석은 체육관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더 비싼 좌석일수록 코트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싼 좌석으로 입석도 있지만 농구 경기의 현장감과 에너지를 느끼려면 코트와 가까운 좌석에 자리 잡는 것이 좋다.

오경택 수습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