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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82호(2011.09.05)/오피니언 2011. 9. 13. 11:55 Posted by mednews

교육적 견지의 무상급식을 이념화 하지말라

무상급식에 관한 서울시의 주민투표가 유효 득표율 33.3%에 미치지 못해 투표함도 열지 못하고 끝났다. 이번 주민투표는 ‘복지 포퓰리즘’을 앞세운 여당에 대한 반발과 함께 정당성이 결여된 투표에 대한 서울 시민들의 싸늘한 시선의 결과였다.
무상급식에 관한 주민투표는 첫 단추부터 잘못 끼워졌다. 애당초 무상급식의 주무처는 서울시 교육청이다. 서울시의 역할은 예산 지원일 뿐, 시장의 거취를 걸면서까지 사활을 걸 사안이 아니었다. 게다가 오세훈 시장은 이미 서울시 의회의 무상급식 조례가 무효라고 대법원에 소송을 걸어놓았다. 판결이 나오기도 전에 주민투표를 추진하는 건 주민투표법에도 위반되는 사안이다. 주민투표의 실효성도 의문이다. 설령 ‘소득 하위 50% 무상 급식안’이 지지를 많이 받더라도 교육청이 독자적 예산에 따라 무상 급식안을 추진한다면 서울시가 이를 저지할 방법이 없기 때문이다.
무상급식은 애초에 교육적 견지에서 추진된 사업이다. 현재 초등학교와 중학교는 의무교육으로 헌법 31조 3항에 따라 ‘무상’으로 시행된다. 서울시 교육청은 2014년까지 의무교육이 시행되는 초등학교와 중학교에 단계적으로 무상급식을 추진하고자 했다. 무상급식은 의무교육의 연장선상인 ‘의무급식’인 셈이다. 또한 곽노현 교육감은 무상급식과 관련해서 “집에서는 부와 가난에 대한 이데올로기를 학습 받을 지라도 적어도 학교에서만은 그렇지 않아야 한다.”는 철학을 밝혔다.
주민투표의 유효성을 차치하더라도 무상 급식안에 찬성해아 하는 이유는 다음과 같다. 첫째, 어린이들이 받을 상처와 낙인보다 경제적 정치적 논리가 결코 앞설 수 없다. 둘째, 부모의 소득에 따라 아이들을 구별 짓는 것은 계급의 대물림을 인정하지 않는 민주주의 원칙에 위배된다. 셋째, 집권 여당이 '무상급식'을 반대하는 이유는 그들을 지지하는 부자들의 세금이 늘어날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보수층을 대변하는 언론은 복지병이 선진국으로 가는 길을 막는다고 외치지만, 우리나라의 GDP 대비 복지 재정이 OECD 국가 중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우리사회가 아이들 급식을 두고 아전투구를 벌이는 동안 프랑스 부자들은 세금을 더 내겠다고 밝혔다. 로레알의 최대주주를 비롯한 프랑스의 부호 16명은 “부자들이 세금을 더 낼 수 있도록 특별 기부를 신설해달라”는 내용의 기고를 주간지를 통해 발표했다. 프랑스와 유럽의 시스템에 혜택을 많이 받은 자신들이 사회가 어려울 때 마땅히 참여해야 한다는 것이다. 국제정세는 이런데 한국은 영 다른 곳으로 가고 있다. 내년의 소득세, 법인세 등을 인하하지 않으면 추가로 4조원의 세금이 확보 됨에도, 집권여당은 재정악화의 책임을 복지 지출로 떠넘기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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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82호(2011.09.05)/오피니언 2011. 9. 13. 11:54 Posted by mednews

기원

몇 주 전 일이다. 초등학교 때부터 친하게 지내오던 친구의 어머님이 내가 공부하고 있는 병원에 입원하셨다. 어떤 병이 의심되어 몇 가지 검사를 받기 위해서였다. 친구가 병원을 방문하기로 한 저녁 무렵, 일과를 마친 채 기숙사에서 편한 차림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던 나는 친구를 마중하러 근처 지하철역으로 나갔고, 그를 만나서는 옷을 갈아입을 사이 없이 곧장 병동으로 올라갔다.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안, 그 층수에 맞춰 혼란이 한걸음씩 다가온다.

당장 두 시간 전, 정장에 가운을 입고 ‘각 잡힌’ 자세로 돌아다니던 공간. 따지자면 보호자 내지는 내원객에 해당하는 신분으로서 편한 차림으로 병동을 다니는 것에 대해 누가 뭐라 할 것이랴. 하지만 대조되는 두 옷차림으로 한 공간을 누비는 나는, 몸뚱이는 변하지 않았으되 같은 사람은 아니었음을 인정할 수밖에 없다. 평소에는 어리바리 청년이다가 위기의 순간만 되면 거미줄 옷을 입고 몸을 던지는 ‘스파이더맨’의 심정에는 나와 비슷한 구석이 있었을 터이다. 이제 묻지 않을 수 없었다. 나는 학교와 병원에 대해 실습학생, 친구에 대해 친구, 친구의 어머니에 대해 아들의 친구, 어머니에 대해 아들, 그리고 또 무엇에 대해 무엇, 각각의 순간마다 흐트러진 직소퍼즐의 한 조각처럼 존재할 수밖에 없는지.

비행기가 착륙할 때 조종사들이 주목하는 것은 비행기의 동체 자체가 아니라 활주로의 지평선과 날개의 관계이다. 지금은 그 열기가 다소 식어들었지만, 인간을 이해하는 방식에 한 획을 그은 정신과 의사 프로이트와 그를 계승발전한 것으로 평가받는 라캉은 각각 어린아이가 어머니로부터 ‘분리’되는 과정, 거울 속에서 자기의 ‘대응물’을 확인하는 과정 속에서 자아가 형성된다고 설명했다. 융은 가면을 뜻하는 ‘페르소나’를 통해 개인의 교유한 심리구조와 사회적 요구 간의 타협점에 이를 수 있다고 믿었다. 그들의 주장을 설득력 있는 것으로 받아들인다면, 분열은 통합된 자아를 구축하기 위한 필요악과도 같은 것이리라. 분열이 제공하는 통합이란 늘 결핍에서 충만으로 수렴해가는 상태에 머무를 수밖에 없음을 인정하더라도 말이다.

여러 사람들, 여러 환경들과 맺는 관계가 아니고서는 정체성을 정의할 수 없는 존재. 비슷한 상황에 처한 다른 이들을 보며 불의의 사고로부터 받은 상처를 털어낼 용기를 얻은 소녀의 이야기는 우리에게 주어진 숙명이 향하는 결말을 암시한다. 황금 같은 주말 집에서 낮잠 한숨 푹 자는 것을 구태여 포기하고 길거리에 나와 소통을 노래하는 이들, 살아서나 죽어서 자신의 피와 살마저도 나누어주기를 기꺼이 약속하는 이들의 ‘어리석은 행각’도 인간의 이런 존재조건 속에서 의미를 찾는다. 역사에 남은 천재 레오나르도 다 빈치도 그를 있게 한 사회문화적 배경이 있었기에 탄생할 수 있었고, 인간정신의 승리로 평가받는 귀머거리 베토벤의 합창교향곡도 그의 유년기 시절 성장과정과 당시의 음악사적인 흐름 속에 잉태되어 있었다. ‘마이너리티’가 소외되지 않도록 돌아보아야 하는 이유 역시 여기에 있다.

좁고 어둡고 딱딱한 공간 속, 1500그램 가량의 물렁물렁한 회백색 살덩어리. 인간을 가장 인간답게 만드는 기관에 대한 물리적 설명이다. 신경세포는 시냅스를 형성함으로써만 생존할 수 있고 기능할 수 있다. 어느 하나 역할이 주어지지 않은 세포가 없으며, 특정 부분이 기능을 잃으면 다른 부분들이 그 공백을 대신하며 자활을 시도한다.

우리는 관계 속에서 정의가능하고 소통을 통해서 치유가능하며 관계 안에서만 스스로 용서 가능하다. 친구의 어머님이 쾌차하시기를 바란다. 약간의 오지랖을 발휘해, 세상의 모든 어머니, 세상의 모든 아들이 아픔을 이겨내기를 희망한다.

편집장 최성욱
<editor@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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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목소리

82호(2011.09.05)/오피니언 2011. 9. 13. 11:53 Posted by mednews

독자의 목소리

이상하게도 바쁜 본과생이 되더니 의대생 신문에 눈길이 가기 시작했어요. 원래 바쁠 때 하고 싶은 일이 더 많아지고, 그래서 평소에 읽고 싶었던 신문을 종종 펼쳐보게 되었는데, 그 중 하나가 ‘의대생 신문’이네요.
특히 저는 의대생들이 이렇게 글을 잘 쓰는지 몰랐어요. 깔끔하고 술술 읽혀지는 문체, 이해하기 쉽게 써내려나간 글. 이만하면 당연히 8쪽의 신문 읽는 건 한순간이겠죠? 이번 81호도 벌써 다 읽었나 깜짝 놀랄 정도로 다 읽었네요. 저는 ‘대구가톨릭의대 예과2학년들의 병원실습’을 특히 재밌게 봤어요. 우리 학교에도 예과1학년들이 명지병원에 가서 비슷한 활동을 하더라고요. 저희 때(09학번)는 없었고, 10학번부터 생긴 제도에요. 거기서 후배들은 4박 5일 동안 병원을 견학하고, 환자 체험도 하고, 병원장과의 대화도 나눈답니다. 갓 입학하고 서로 서먹할 때, 명지병원 견학 한 번 다녀오면 끝장나게 친해지더군요!
이렇게 다른 의대와 우리 의대를 비교할 수 있는 계기도 한번 가져보았네요. 앞으로도 알차고 좋은 정보로 가득한 의대생 신문 기대할게요.
-  김하연 / 관동


신문 읽고 푸는 퀴즈!

1. IFMSA는 각 나라의 다양한 의료환경을 국제적 시야에서 비교해 보고 프로젝트를 통해 더 나은 대안을 모색하는 국제 의대생 회의이다. 올해 IFMSA는 어느 나라에서 개최되었을까?

2. 우리나라에서는 질병을 A에서 G까지 1만 2000여개의 코드로 분류한다. 138종의 희귀 난취성질환도 이 코드를 통해 분류되는데, 일부 극희귀질환은 빠져 있어 문제가 되고 있다. 이 분류의 이름은 무엇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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