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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게, 아세요?

101호/문화생활 2015. 5. 2. 11:03 Posted by mednews

그 가게, 아세요?
- 먹고 마시며 돕기

사람들과의 만남은 두 가지 행위로 요약된다.
먹고, 마시고.
누구를 만날 약속이 잡히면 가장 먼저 새롭고 독특한 음식점/카페를 찾는다. 하지만 갈 만한 곳이 어디 한둘인가. 맛집에 대한 넘쳐나는 정보 속에서 헤매다, '늘 가던 거기'에 가게 되기가 다반사.
이 이야기에 공감하고 있을 당신에게 권한다. 당신이 먹고 마시는 것이 지갑 무게 감소, 지방 무게 증가 이상의 특별한 의미를 지닐 수 있는 곳이다.

[사직동, 그 가게]

가게 문으로 들어서는 순간 티베트에 와 있는 듯 한 착각을 일으키는 이곳은 록빠(Rogpa)의 2호점 가게이다. [사직동, 그 가게]에서는 인도식 밀크티 짜이, 인도 커리 등을 맛볼 수 있는 것은 물론이고, 공정무역으로 들여온 티베트 여성들이 만든 수공예 작품들을 살 수도 있다. 즐겁게 먹고 마시고, 수공예 인형을 사며 지불한 돈은 티베트 어린이들의 문화공간으로, 티베트 여성의 월급으로 재탄생된다. 티베트인들의 평화운동을 알리고 수익금으로 그들을 돕는 것, 그것이 록빠(Rogpa)가 이 가게를 만든 이유이기 때문이다.
록빠(Rogpa)는 인도 다람살라를 거점으로, 티베트 여성들이 자립할 수 있도록 돕는 티베트 비영리 난민 지원 단체이다. 이 단체는 가난한 티베트 난민 부모들이 마음 놓고 일할 수 있도록 아이를 돌봐주는 무료 탁아소와 어린이 도서관, 그리고 여성 수공예 작업장을 운영하고 있다. 이 여성 수공예 작업장 제품들을 팔기 위해 마련한 인도 다람살라의 록빠 1호점에 이어 [사직동, 그 가게]가 2010년 5월 15일 오픈하였다.
현지의 맛을 그대로 구현한 인도식 밀크티 짜이, 인도식 요구르트 라씨는 인도 여행을 갔다 온 사람들의 향수를 자극하는 이 가게의 대표 메뉴이다. 차 종류 뿐 아니라 가정식 인도 커리 등도 파므로 든든하게 끼니를 해결할 수 있다. 차와 음식, 인형을 팔아 낸 [사직동, 그 가게]의 수익 중 가게 운영비를 제외한 수익금 전액은 탁아소와 도서관 운영비, 그리고 티베트 난민 자립 지원 비용으로 사용된다.
주말에는 록빠를 지원하기 위한 티베트 인형 만들기 모임, 가정식 인도요리 만들기, 천연 세제 만들기 등 다양한 일일 체험형태의 워크샵이 열리기도 한다. 한 달에 한번씩 '멜로디 잔치'가 열려 인디 뮤지션의 재능기부 공연도 볼 수 있으므로 참고하자.
록빠(Rogpa)는 '도움을 주는 이, 친구'라는 뜻의 티베트 단어라 한다. 먹고 마시며 티베트인들의 자립을 돕는 '록빠'가 되어주는 것은 어떨까.

[빅 핸즈]
노란색 큰 손이 날개를 연상시키기도 하는 [빅 핸즈]는 에이즈에 대한 인식개선과 에이즈 감염인의 자활을 모토로 2013년에 문을 열었다. 이 카페는 감염인과 비감염인이 함께 일하며 소통하고 교류할 수 있도록 하는 사회적 협동조합의 형태로 운영되고 있다. 한국에서 에이즈 감염인의 자활을 위해 마련된 곳으로는 여기 [빅 핸즈]가 최초이다. 앞서 만들어진 미국 뉴욕의 에이즈 감염인과 노숙인을 위한 사회적 기업인 'Housing Works Bookstore & Cafe'를 벤치마킹하였다.
거부감이 들지 않게 에이즈에 대한 인식을 확산시키는 것이 [빅 핸즈]의 목표이다. 이를 위해 카페로 시작하는 소통의 창구를 차차 넓혀, 문화행사나 공연, 에이즈 관련 특강도 제공할 예정이다. 이 카페에서 낸 수익금 전액은 에이즈 예방과 에이즈 감염인의 인권 향상을 위해 사용된다.

[커피동물원]
언뜻 보면 가톨릭 대학교 교정 안에 있는 많은 카페 중 하나이다. 하지만 알고 보면 [커피동물원]도 이 기사에 소개될 만큼 특별한 공간이다. 주문을 받고, 커피를 만들고, 웃음과 함께 커피를 건네주는 이 카페의 직원 모두가 10대 여성청소년들이고, 이곳은 그들을 위한 공간이기 때문이다.
[커피동물원]은 성심디지털청소년 쉼터의 자립훈련매장으로 2009년 9월에 문을 열었다. 그 후 가출 및 위기 청소년들이 카페 일을 배우고, 스스로 돈을 벌어가며 책임감을 기르는 삶의 현장으로서의 역할을 해왔다. 희망을 잃어가던 청소년들의 첫 정규 직장임과 동시에, 커피를 마시러 오는 대학생들을 보며 꿈을 키우게 하는 학교 이상의 배움터이기도 하다. 초창기 카페 창립 맴버로 창업 계획서를 냈던 소녀가 현재는 검정고시를 1등급으로 합격해, 전에는 상상도 못하던 대학에 장학금을 받으며 다닌다는 것에서 알 수 있듯이 말이다.
카페의 취지만 착한 것이 아니라 커피와 카페 운영까지 착하다. 커피는 공정무역을 통해 들여욘 동티모르산 커피를 사용한다. 개인텀블러나 머그컵을 가져올 경우 할인을 해주고, 재활용품을 이용해 알림판을 손수 마련하는 등 친환경적 카페 운영에도 신경을 쓰고 있다.

윤주영 기자/울산 <cec1203@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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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랜 연애를 위하여 Four Never! For forever love  (0) 2015.05.02

오랜 연애를 위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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Four Never! For forever love

그 동안, 의대생 신문에서는 소개팅 혹은 미팅, 그리고 캠퍼스 커플에 관한 팁과 노하우를 지속적으로 다루었다. 이러한 노하우에 힘입어 연애를 시작한 당신, 이제는 그 연애를 어떻게 오래 이어갈 수 있을지 궁금할 터. 이에 연애의 지속을 위해 하지 말아야 할 것 네 가지를 소개하겠으니, 이른바 '영원한 사랑(Forever love)를 위해 하지 말아야 할 네가지(Four never)이다'

1. 믿음을 잃는 것
연애의 기본 바탕은 상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과 내가 상대를 사랑하고 있다는 믿음으로부터 나온다. 상대가 나를 사랑하는지 아닌지는 상대를 제외하고는 아무도 알 수 없다. 우리는 그저 상대가 나를 사랑하고 있을 것이라 믿는 것이다. 그래서 오랜 연애를 위해서는 믿음을 유지해나가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그렇다면, 이 믿음을 어떻게 유지해나갈 수 있을까. 여기서 생각해 보아야 할 중요한 점은, 믿음은 점점 쌓여가는 가치라는 것이다. 평소에 내가 상대에게 믿음을 줄 수 있는 말과 행동을 하고, 또 상대가 사랑 받고 있다는 것을 느낄 수 있게 꾸준히 표현을 하는 것. 이러한 것들이 점점 쌓여 깨뜨릴 수 없는 믿음의 벽을 쌓는다.
헤어짐의 시작과 믿음의 깨짐은 동의어이다. 믿음이 깨지는 것만큼 상대의 마음을 아프게 찌르는 것이 없다. Trust의 상실이 곧 Thrust인 것이다. 명심하라. 믿음을 잃지 말 것.

2. 상대를 변화시키려 하는 것
흔히들 사랑은 반과 반이 만나 하나가 되는 것이라고들 한다. 허나, 안타깝게도 그러한 사랑은 불안정하다. 반과 반이 만나서 하나가 되어 아무리 단단히 붙어있더라고 해도, 그 사이엔 경계가 있기 마련이고, 그 경계는 언젠가 문제를 일으켜 떨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법륜스님의 말에 따르자면, 사랑은 온전한 나와 온전한 네가 만나 관계를 맺는 것이라 한다. 내가 온전하고 상대도 온전한 상태여야, 서로를 이해하고 있는 그대로 받아주는 사랑이 된다.
누군가를 사랑하는 데 있어 중요한 가치 중 하나는, 그 사람 자체를 있는 그대로 사랑하는 것이다. 나에게 상대를 맞추려고 하는 것은 그 사람을 사랑하는 것이 아니라 내 이상 속에 있는 사랑의 이미지를 사랑하는 것이다.
반과 반인 상태로 만나 나의 경계에 상대를 맞추려 하지 말 것. 온전한 나를 찾고 온전한 상대의 모습을 찾아 서로를 인정하고 관계를 맺는 것이 사랑이다.

3. 진심을 보이지 않는 것
돈, 물질, 외모의 유통기한은 짧다. 특히나 사랑에 있어서는 그 유통기한이 거의 반으로 줄어든다고 보아도 과언이 아니다. 중요한 것은 진심이다. 언제나 진심이 통한다.
놀라운 사실 중 하나는, 다른 모든 관계와는 다르게 연인 사이에서는 연기가 잘 통하지 않는다. 상대가 나에게 거짓을 말하고 있거나 거짓 행동을 보이고 있으면, 아무리 뛰어난 연기자라도 연인 관계에선 바로 알아챌 수 있다. 언제나 상대를 진심으로 대하라. 순간을 모면하려는 거짓은 후에 상처로 돌아오게 될 것이다. 다시 한 번 말하지만, 언제나 진심이 통한다.

4. 무엇보다도, 해를 입히지 말아라 (First, do no harm)
의대생답게 사랑에 접근해보자. 히포크라테스는 말했다. "First, do no harm!"
오랜 연애도 중요하지만 그보다 더 중요한 것은 상대에게 좋은 추억, 좋은 사랑을 남겨주는 것이다. 항상 이를 최선의 가치로 두고 사랑을 하면 절대 실패할 일은 없을 것이다.
상대에게 해를 입히지 않기 위해선, 믿음을 주어야 하고, 상대를 있는 그대로 인정하여야 하며 상대에게 진심을 보여야 한다. 이 뿐 아니라 그 외에 필요한 모든 가치들도 이러한 마음으로부터 시작되는 것이라고 볼 수도 있다. 의대생답게 사랑하자. 환자에게뿐만 아니라 나의 연인에게도, 무엇보다도 해를 입히지 말아라.

연애를 이제 막 시작하였거나, 시작하고 오랜 기간이 흐르지 않은 당신. 대부분의 연애가 시작이 창대하고 끝이 미약하게 흐른다는 사실을 마음 속에 새겨두길. 많은 연애가 다음과 같이 흘러간다. 연애 초, 불타오르던 사랑의 감정과 설렘이 시간이 갈수록 점차 식어가고, 권태가 그 자리를 대신하여 다툼이 반복되게 된다. 같은 이유로 끝없는 다툼을 반복하던 연인은 결국 서로에게 지쳐 악감정만 남은 채 이별을 맞이하게 된다.
하지만, 모두가 시작과 끝이 한결 같은 그러한 사랑을 원할 터. 오늘 이 기사를 읽은 당신, '영원한 사랑(Forever love)를 위해 하지 말아야 할 네가지(Four never)'를 명심하여, 모두가 바라는 아름다운 사랑을 이어가기를 바란다.

조성윤 기자/울산 <chosy08@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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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 가게, 아세요?  (0) 2015.05.02

의대생도 창업할 수 있다,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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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연히 있다!

여기 평범한 의대생이라면 깜짝 놀랄 사업가가 있다. 의대생인데 사업가라니? 만성질환자 헬스 케어 모바일 어플리케이션을 만들고 있는 회사의 COO(Chief operating officer) 박기범(연세대학교 본과 4학년)씨를 만나보았다.

Q. 만성질환자를 위한 어플을 만든 첫 계기는?
A. 병원 실습을 하면서 만성 질환자들이 대학병원에 몇 달에 한번 씩 오면서도 진료시간은 턱없이 부족하고 평소에도 혈당이나 혈압 관리나 약물 복용 순응도를 스스로 체크하기가 쉽지 않다는 것을 깨달았어요. 거기에서 처음으로 문제 제기를 한거죠.

Q. 그런 문제제기를 했다고 해서 의대생의 신분으로 실제로 실행에 옮겨지기가 쉽지만은 않을텐데.
A. 네 사실 2012년 연세대 특성화 사업에 저와 제 친구 두 명이 그 문제에 대해서 머리를 맞대고 생각해 낸 결과물을 제출했어요. 만성질환자 관리를 위한 모바일 앱을 주제로요. 그리고 저희의 그 창업 아이디어로 2013년 초 중소기업진흥공단 청년창업사관학교 3기에 뽑혀 사업비 1억1천1백만 원을 따내게 되었죠. 그렇게 사업비를 따내고 나니 이왕 이렇게 된 거 제대로 해보자는 마음에 학교도 1년간 휴학을 하고 '힐링페이퍼'라는 회사를 설립하여 본격적으로 만성질환자 케어 어플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작년 말에는 이스라엘의 스타트업 큐어닷엠디와 MOU를 체결하여 글로벌 시장을 무대로 당뇨환자들을 위한 모바일 헬스 케어 어플 출시를 함께 준비하고 있습니다.

Q. '힐링페이퍼'라는 회사 이름은 어떤 의미가 있나요??
A. '페이퍼'는 '기록'의 의미를 담고 있어요. 의료기록의 연장을 의미합니다. '힐링'은 만성질환자 대상 앱을 만드는 만큼, '치료', 'cure'와 같은 단어보다는 '힐링'이 어울린다는 생각에 붙이게 되었네요.

Q. 구체적으로 어떤 앱들이 만들어졌는지.
A. 여러 가지를 도전해봤는데요. 우선 유방암환자, 갑상선 질환자, 공황장애 환자들을 위한 앱들을 출시했었고 지금은 당뇨환자들을 위한 앱을 만들고 있어요. 앱의 기능들로는 약물 복용 시간 알람, 혈당과 혈압수치 기록지, GPS track과 연동하여 정확한 운동량 기록, 약물의 대표적 부작용을 선별하여 아이콘을 만든 후 그 부작용 중 하나가 나타났을 시 선택하는 기능, 그리고 환자들의 커뮤니티 공간, 이러한 기능들이 있어요. 포털사이트의 환우회 까페에 들어가 보면 그날 먹은 식단이나 그날 한 운동의 운동량, 운동 거리 같은 것을 올려서 공유하는 환자분들이 많아요. 그래서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기능을 모바일 환경에서 사용하기 편리하도록 압축시켜 놓은 것과 같다고 보시면 되요.

Q. 사업 시작 후에 어려운 점은 없는지.
A. 사실 방금 말씀드린 유방암, 갑상선 질환, 공황장애 환자들을 위한 앱들이 아직 모바일 헬스 케어 앱을 사용하는 환자들의 풀이 적어서인지 반응이 크게 와 닿진 않았어요. 그렇게 되다 보니 수익창출에 있어서 애로사항이 생기게 되고 창업 아이템들을 구상할 때는 생각하지 못했던 난관에 부딪히게 됐죠.

Q. 난관을 극복하는 방안은?
A. 초기 창업 기업이 연구개발(R&D)에 성공한 후에도 자금 부족 등으로 인해 사업화에 실패하는 기간을 데스 밸리(death valley)라고 하는데요. 그 데스밸리를 극복하기 위해서는 캐시 카우(cash cow)가 필요해요. 즉 확실히 돈벌이가 되는 상품이나 사업이 없어서는 안 될 존재죠. 그래서 저희도 회사를 유지하고 저희의 궁극적인 목표를 이루기 위해서 그러한 목적의 캐시 카우 출시를 또 따로 앞두고 있어요.

Q. 의대생의 신분으로 CEO를 하는 것의 가장 큰 장점은?
A. 앱을 개발하기 위해서 환자분들 이야기도 많이 듣고 교수님들도 많이 만났어요. 제가 의대생이기 때문에 가능했던 부분이 여기라고 생각합니다. 양쪽 모두에서 굉장히 협조적인 태도를 보여주셨어요. 교수님들로부터는 의학적인 내용, 예를 들자면 약물의 부작용 중에서 어떤 것들을 선정해서 기록할 수 있게 할 것인지, 에 대한 자문을 받았고 환자분들을 만나서는 그분들의 니즈를 자세히 파악할 수 있었습니다.

Q. 회사의 궁극적인 목표란?
A. 이것 또한 가장 먼저 문제 제기를 하면서 생각했던 궁극적인 목표인데 저희가 만든 앱으로 매일 건강관리를 하고 이러한 PHR(Personal Health Care), 즉 개인건강기록을 병원 EMR과 연동하는 것이죠. 그러면 전국 어느 병원을 가도 무의미한 시간 낭비를 하는 수고를 덜 수 있고 환자 파악을 정확하고 빠르게 할 수 있게 되죠. 그렇게 되기까지는 넘어야 할 여러 산들이 있지만 문제를 제기하고 풀어나가는 것을 반복하다 보면 가능해질 날이 오지 않을까요.

Q. 마지막으로 의대생들에게 한마디.
A. 저는 지금 국가고시 시험을 앞두고 있는데 시험을 치고 나서도 전문의 과정을 밟는 것보다는 지금 하고 있는 사업들을 계속해서 하고 싶습니다. 여러분들도 창의력을 가지고 문제 해결을 위해 논의를 하고 실행력을 가지고 몸으로 뛴다면 모두가 실현 가능한 일들입니다.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글로벌 시대의 의대생, 제2외국어에 도전해보자!
- 숨은 고수들이 말해 주는 입문자 가이드


의대생에게 영어는 더 이상 외국어라 할 수 없다. 혹자가 의대 수업은 토씨만 빼고 다 영어로 한다고 평했을 정도로 의학 공부에서 영어의 비중은 더 논할 필요가 없다. 물론 외국인과 대화하는 것은 언제나 고역이지만, 최소한 의대생이라면 영어로 된 페이퍼 정도는 읽는 시늉이라도 할 수 있을 것이다. 남들과 하나라도 달라야 살아남는 글로벌 시대에 새로운 '외국어'에 도전해 보는 것은 신의 한 수일지도 모르겠다. 여기서는 사람들이 많이 도전하는 일본어, 중국어, 프랑스어, 스페인어를 중심으로 정리해 보았다.

일본어 : 자막 없이 일본 애니메이션에 도전
일본 문화나 애니메이션에 관심이 많다면 일본어에 도전해보자. 한국어 사용자에게 일본어는 익히기 가장 쉬운 언어 중 하나이다. 조사를 사용하고 주어-목적어-동사 순서로 문장을 구성하는 등 우리말과 뼈대가 비슷하기 때문이다. 그렇기 때문에 문장의 기본 구조를 익히고 나면 일본 드라마나 영화, 애니메이션 등 자막이 깔린 동영상을 보면서 용법과 어휘력을 무제한으로 불릴 수 있다. 일본어는 교재도 다양하게 출판되어 있고 학원 강의도 많기 때문에 진입 장벽도 낮은 편이다. 한 도전자에 의하면 다락원에서 나온 책이 좋다고 한다.
일본어는 히라가나와 가타가나를 외우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70%이고, 그 중 동사변형을 외우다가 포기하는 사람이 70%라는 말이 있다. 우리에게는 낯선 문자 체계를 사용하므로 일본어를 처음 시작할 때는 지겹더라도 진득하게 가나를 공부할 각오를 다지는 게 좋겠다. a,b,c 도 모르면서 영어를 공부하겠다고 덤비는게 어불성설인것을 생각해보면 금방 이해할 것이다.
그렇게 기본을 익혔으면 JLPT 대비용 문제집을 사서 공부의 깊이를 늘려가 보자. JLPT는 생활 일본어에 초점이 맞춰져 있고 JPT는 신문 사설이나 뉴스 등 한자어가 많고 딱딱한 내용을 많이 다룬다. 대부분의 의대생이라면 JLPT가 도전해보기에 여러 모로 유리할 것이다. JLPT는 N1급부터 N5급(N1이 제일 고등급)까지 있고 N1이나 N2급 정도에 도전하는 게 좋다고 한다. 시험은 연 2회 치러지며 응시료는 N1~N3 4만 5000원이다.

중국어 : 날로 커 가는 중국 시장을 바라보며
세계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이 날로 증가하고 있어서 중국어의 필요성을 더 강조할 필요는 없겠다. 중국어는 일본어에 이어 교재가 다양하고 학원도 많아 역시 접근성이 높은 제2외국어이다. 다만 중국어는 성조가 있어 발음이 까다롭기 때문에 처음 시작할 때 제대로 된 발음을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글로만 공부하지 말고 유튜브 등에서 원어민 방송을 자주 들으며 따라해 보자. 4개의 성조를 구별하여 발음하는것이 처음에는 힘들겠지만, 한바탕 중국어 연습을 하고 나면 노래를 부르거나 친구들과 오랜시간 폭풍수다를 떨었을 때 느껴지는 후련함(?)이 느껴질 수 있다고 한다.
또 엄격한 문법에 얽매일 필요가 없는 것이 중국어의 특징이다. 중국어를 배우다보면 중국인들은 '자기가 하고 싶은대로' 말한다는 인상을 받게 된다. 그것이 중국어와 잘 맞는 사람에게는 쉽게 문장을 만들어 말을 할 수 있는 장점으로, 그렇지 않은 사람에게는 뭐라고 문장을 만들어야 하는 건지 헷갈리게 하는 단점으로 다가올 것이다. 중국어와 잘 맞아서 감을 금방 잡는 사람이라면 독학으로도 잘 배울 수 있는 언어라고 생각한다.
조금 더 확실히 중국어를 공부하고 싶다면 HSK 시험을 준비해보자. HSK는 한어수평고시로 중국에서 유일하게 공식적으로 인정하고 있는 어학시험이다. HSK시험은 1급부터 6급까지 있으며, 6급이 가장 높은 등급이다. 처음 도전하는 의대생이라면 4급 정도부터 시작하는 것이 좋겠다. 시험은 매달 있으며 응시료는 4급은 5만원, 5급은 7만 5000원, 6급은 8만 5천원이다.

프랑스어 : 우리 시대의 낭만주의자가 되고 싶다면
낭만주의가 유일한 이유는 아니다. 프랑스어는 유럽 연합에서 영어 다음으로 사용 빈도가 높고, 유엔 공용어 중 하나이기도 하다. 유럽 외에도 캐나다, 모로코, 알제리, 튀니지, 세네갈, 토고, 카메룬 등 여러 국가에서도 공용어로 사용되고 있기 때문에 야심찬 낭만주의자에게는 적격인 언어이다. 국경 없는 의사회처럼 국제 활동을 생각하고 있다면 영어만큼이나 중요한 언어가 될지도 모른다.
그러나 낭만주의자들이 배고픈 만큼이나 공부 여건은 좋지 못하다. 일본어나 중국어와 다르게 프랑스어 교재와 학원은 매우 열악하다. 한 도전자는 독학할 만한 좋은 교재가 없다며 프랑스어 공부의 어려움을 호소하였다.
그렇다면 프랑스어는 이대로 멀어지는 것일까? 답이 없지는 않다. 모국에 대한 자부심이 가득한 프랑스인들이 세계 곳곳에 세운 '알리앙스 프랑세즈'(프랑스 문화원)이 괜찮은 대안이 될 수 있다. 알리앙스 프랑세즈는 서울에는 강남, 회현 2곳이 있고, 인천, 대전, 전주, 광주, 대구, 부산에 각 1곳씩 있다. 여기서 진행되는 프랑스어 강좌에서 생각보다 훨씬 저렴한 가격에 원어민 선생님들과 만나볼 수 있다. 프랑스어 a,b,c,d 부터 시작하는 정도의 초급반이 아니라면 수업시간에는 프랑스어만 쓰는 것이 원칙이라 처음에는 힘들 수 있으나 그만큼 큰 실력향상을 이룰 수 있기도 하다. 프랑스어는 유려한 발음이 큰 매력인 언어이므로 되도록 원어민 선생님을 만나 배우는 것이 중요하다. 프랑스어 문법도 복잡하기로 유명하므로 혼자서 낑낑대기보다는 훌륭한 선생님을 만나는 것이 중요하겠다.
한 걸음 더 나아가 프랑스어 자격증을 따고 싶다면 DELF에 도전해보자. DELF는 알리앙스 프랑세즈에서 주최하는 시험으로 A1, A2, B1, B2, C1, C2의 6가지 급수가 있으며 A2부터 도전하는 게 적절하겠다. 연 1회 치러지고 응시료는 A1 10만원, A2 12만원, B1 15만원, B2 18만원, C1 25만원, C2 26.5만원으로 저렴하지는 않으니 주의하자.

스페인어 : 타코 소스에 중남미가 끌리기 시작했다면
스페인어는 발음이 비교적 쉬운 언어다. 초반부터 단어를 충실히 소리 내 발음하며 외운다면, 처음 보는 단어라도 자신 있게 발음해낼 수 있다. 물론 발음이 쉽다고 자주 소리 내어 읽지 않으면 억양을 놓치기 쉬우므로 주의. 간단한 문장을 익힐 때부터 영어의 문법과 비교하며 공부해보자. 영어와 여러 모로 유사한 점이 많아 금방 문법을 익힐 수 있다. 다만 어려운 점이라면 스페인어에는 동사 변화가 많다는 점이다. 규칙은 없는 것은 아니지만 불규칙한 동사변화는 자주 쓰면서 익히는 수밖에 없다.
영국식 영어와 미국식 영어가 다르듯, 발음이나 어휘는 크게 중남미와 스페인이 다르고, 그 안에서도 지역마다 다른 점이 있다. 쉽게 구할 수 있는 교재에서 다루는 스페인어는 보통 스페인 본토의 스페인어지만, 본토의 스페인어를 배웠다고 해서 중남미 스페인어를 전혀 알아들을 수 없는 것은 아니므로, 걱정말고 공부를 시작해도 되겠다.
스페인어는 비교적 시중의 교재만으로도 배우기 용이한 편이지만, 스페인어만 알면 허전할 수 있기 때문에 스페인 문화를 같이 접하고 싶은 사람은 대구나 용인에 있는 문화원을 통하는 것도 좋다. 조금 더 깊이 공부하려면 스페인문화원에서 주관하는 DELE 자격증 시험에 응시하는 것도 좋다. DELE는 연 5회 치러지며, 급수는 프랑스어처럼 6급수가 있고 응시료는 A1 15만, A2 19.5만, B1 22.5만, B2 25만, C1 27만, C2 29만(환율에 따라 변동)원이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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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하자, 정보 검색!

101호/의대의대생 2015. 5. 2. 10:48 Posted by mednews

알고 하자, 정보 검색!

Step 1. 올바른 번지수 찾기

의학에 입문한지 얼마 안 되어 과제수행시 해리슨을 뒤적이느라 팔이 아픈 학우들을 위해, 혹은 검색이 서툴러 되는대로 구글에 단어부터 치는 초짜를 위해 신뢰할 수 있는 의학 사이트를 소개하고자 한다.

 

의학 검색 101 - 의학용어 검색부터

가장 기초가 되는 의학용어를 찾기 위한 사이트로 KMLE가 있다(kmle.co.kr). 의학공부를 시작한 사람들이라면 모두들 들어봤음직한 이 사이트는 의대생 신문에서 개발자와의 인터뷰도 진행하여 소개한 바 있다. 최근 모바일 사이트가 개설되어 편리성이 배가되었다. 대한의학회에서도 의학용어에 대한 검색을 제공하는데, 의학용어집, 필수의학용어집, 표준 등을 모두 표기하고 있으므로 올바른 단어를 찾는데 더욱 편리하다(kams.or.kr).

 

있어 보이는 reference를 위해 - 논문과 진료지침 검색

연구논문 및 저널을 찾기 위해서 가장 쉽게 접할 수 있는 사이트로는 pubmed가 있다. 미국의 NCBI에서 개발한 데이터베이스로 2천 4백만개 이상의 서지정보를 지니며 1천 4백만개 이상의 원문 제공을 하고 있다. 만약 세계적인 의학저널지를 통해서만 검색하고 싶다면 impact factor가 높은 LANCET이나 NEJM(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과 같은 저널의 사이트를 직접 이용해도 좋다. 우리나라의 국가과학기술전자도서관(NDSL)에서도 우리나라 저널 뿐 아니라 해외학술저널까지 폭넓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scholar.nsdl.kr). 웹상에서 볼 수 있는 초록과 원문은 pubmed보다 적다고 느껴질지 몰라도 원문복사신청 서비스가 있어 따로 저널에 가입하거나 논문을 구매하지 않아도 원문을 볼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실무를 접하는 의학우들에게는 임상진료지침의 활용이 큰 힘이 될 수 있다. 우선 미국에서 제공하는 National Guideline Clearinghouse (NGC)의 경우 미국의사협회와 AHRQ가 근거에 기초한 임상진료지침과 관련 문헌의 포괄적인 데이터베이스를 제공한다(guideline.gov). 아쉽게도 AHRQ가 NIH와 연계하여 문헌고찰을 통해 도출된 합의안을 제안하였던 Consensus Developmental Program은 작년으로 종료되어 과거의 합의안만 온라인 아카이브를 통해 제공하고 있다(consensus.nih.gov/ previous.htm). 이제 그 업무는 분산되었으므로, U.S preventive services Task Force나 Instituete of Medicine 등을 통해 검색하는 편이 좋겠다.

 

교과서에서 한 걸음 더

의료기술평가기구로서는 대표적으로 INAHTA(International Network of Agencies for Health Technology Assessment)가 있다(inahta.org). 29개국 53개 기구로 구성되어 있는데 의료기기를 사용할 때의 방법, 효용성, 안전성 등을 평가하여 합의안을 제시하고 있다. Publications란에 의료기술평가에 관한 데이터베이스가 구축되어 있으며, Members list란은 각국의 의료기술평가기구가 링크되어 있으니 특정 나라의 사이트가 필요하다면 그것도 참고할 만하다.

약제관련 사이트로는 미국의 FDA (Food and Drug Administration), 영국의 BNF(British National Formul-ation), 뉴질랜드의 PHARMAC (Pharmaceutical Management Agency), 호주의 NPS(National Prescribint Service Limited)의 기관들을 참고하면 된다. 우리나라의 경우 식약처에서 분야별정보의 의약품란으로 접속하면 의약품 정보 및 안전성 정보 등을 제공받을 수 있다.

그 외 보건의료단체 및 기구의 사이트에서 유용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 WHO는 세계적으로 보건에 위협이 되는 모든 주제를 다루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사이트에 실린 정보의 양도 방대하다. 통계 데이터, 문제에 대한 합의, 지침이 되는 보고서, 개선을 위한 캠페인 등등 다양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who.int).

 

우리말 자료에 목말랐던 학생들에게

미국의 cdc와 같은 역할을 수행하는 곳으로 질병관리본부가 있는데, 예방접종, 감염병, 결핵관리 및 희귀 난치성질환관리, 장기기증 및 이식관리 등 우리나라에서 중점이 되는 보건사업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cdc.go.kr). 보건복지부는 WHO의 한국 버젼 정도라고 보면 되는데(health.mw.go.kr), 건강/질병, 증상/증후, 약품/식품, 장애/재활 등 범주가 환자 중심적으로 분류되는 장점이 있다. 환자 중심의 건강정보를 제공하는 곳이 또 있으니, 모두들 한번쯤 접해보았을 네이버이다. 네이버에서 질병을 검색하면 서울대병원과 연계하여 제공하는 의학정보가 가장 상단에 뜨곤 한다. 건강부분 서비스에서 약품의 효능 및 주의사항 등 일반 정보는 물론 약의 외형만으로 검색할 수 있다.

이 모든 사이트를 모두 머릿속에 넣고 다닐 수 없다면 우리나라의 건강보험심사평가원 사이트를 기억하자(hira.or.kr). 정보> 건강·의학정보> 의학정보사이트란에 신뢰할 만한 의학사이트가 총망라 되어있다. 전문분과별 사이트도 제공하고 있으니, 초보 실무자에게는 반가운 가이드와 같은 페이지일 것이다. 단 사이트의 성격을 잘 몰라 어떤 정보를 어느 사이트에서 찾겠다는 구체적인 전략이 없으면 다소 어려울 수 있다.

 

Step 2. 검색어를 고급스럽게

사구체 질병에 관한 과제를 하기 위해 본과 1학년생인 박검색 군은 네이버에 '사구체 질병'이라는 검색어를 입력했다. 결과는 건강 블로그, 미필자들의 카페에 올라온 단백뇨 상담글, 몇 줄 되지도 않는 지식백과, 건강 뉴스, 지식iN 질문글... 공부에 필요한 자세하고 전문적인 지식은 찾기 어려웠다.

정보 검색이라면 구글을 최고로 치는 김구글 군의 여정도 순탄하지는 않았다. 자료가 너무 많은 것도 문제여서 넘쳐나는 자료들 속에서 과제에 정말 필요한 내용을 찾느라 시간을 낭비하고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큰따옴표와 띄어쓰기를 아는가

검색을 했는데 내가 원했던 결과가 나오지 않아서 답답한 경우가 있었을 것이다. 이럴 경우 검색엔진이 조금 더 똑똑하길 바라는 것보다 큰따옴표를 넣은 검색을 해보는 것이 좋다. 검색어에 큰따옴표를 넣으면 해당 검색어를 '그대로' 포함하는 검색 결과를 보여주기 때문에 자기가 넣은 검색어가 무시되는 경우를 피할 수 있다. 또한 검색어의 구분은 띄어쓰기를 통해 하기 때문에 "사구체신염" "review"라고 입력할 경우 사구체신염과 review라는 단어가 모두 들어있는 페이지만을 보여준다.

 

나에게 필요한 파일의 확장자

대체로 대학생 수준에서 필요한 학술 자료는 pdf나 ppt의 확장자 파일인 경우로 검색되는 경우가 많다. 검색어를 'central dogma'로 했을 경우보다 'central dogma pdf'라고 검색했을 때, 보다 정리되고 압축된 내용을 검색할 수 있다.

 

사이트 내 검색

특정 사이트 내에 많은 정보가 있는 것은 알고 있으나 사람의 힘으로 그걸 다 열람하기엔 어려울 때 site라는 명령어를 이용할 수 있다. 예시는 다음과 같다.

"mebranous glomerulonephritis" site:www.mayoclinic.org 이와 같이 검색어를 넣으면 mayoclinic 사이트 내에서만 검색 결과를 보여주게 된다.

 

구글 이미지 검색 : 도표

기나긴 줄글보다 때로는 도표나 flow chart가 더 이해가 쉬울 수가 있다. 이런 자료는 통합검색보다는 이미지 검색을 통하면 쉽게 찾을 수 있다. 주요 논문이나 교재, 학술자료 등에 첨부된 이미지들을 한 번에 모아볼 수 있기 때문에 빠르게 자신이 원하는 자료를 구할 수 있다.

 

유료 논문을 무료로!

검색을 하다보면 논문이나 유료결제가 필요한 학술자료의 열람이 필요한 경우가 있다. 학교도서관의 '교외접속' 서비스를 이용하면 대부분의 자료를 열람, 다운로드할 수 있다. 대학에서 이미 대부분의 학술 데이터베이스를 열람할 수 있게 협약을 맺어놓았기 때문이다. 이용방법은 자신의 학교도서관 홈페이지에서 로그인 한 후 '교외접속'을 찾으면 된다. 보이지 않을 경우 보통 화면 우측 상단에 있는 'site map'을 눌러보면 쉽게 찾을 수 있다.

 

 

김현준 기자/중앙 <ctp@e-mednews.com>

박한울 기자/중앙 <hanulpark@e-mednews.com>

내 판례를 넘어서 가라 - 보라매병원 사건 f/u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점심메뉴를 정하는 것처럼 실패하더라도 다음 기회에 만회할 수 있는 선택이 있는가 하면, 아무리 애를 써도 쉽게 돌이킬 수 없는 선택도 있다. 의학의 길에 접어든 학생들은 지금은 지나간 언젠가에 그런 비가역적인 선택을 했던 이들이다. 그 때의 고통을 다시 받느니 차라리 남이 골라줬으면 하는 마음이 생기기도 하지만, 안타깝게도 우리는 앞으로도 수많은 선택의 갈래에 서게 된다.

지구 위에 나쁜 의사는 있어도, 나쁘려고 노력한 의사는 없다. 치명적인 실수를 하거나, 혹은 의도된 악행을 행한 의사라도 처음부터 그러려고 했던 사람은 없을 것이다. 적어도 의사라는 일의 숭고함을 새겨듣고 의대의 문을 두들기던 그 순간에는 말이다. 그러나 예후나 QOL이라는 말을 환자의 미래보다 스스로의 미래에 더 이입해서 사용하게 되는 상황으로 내몰리는 의사, 예비 의사들에게 그 때의 순수함을 지키기란 쉽지 않은 일이다.

껍데기는 가라던 시를 읽어 내리던 시절이 무색하도록 바이탈보다는 안구껍데기, 얼굴껍데기에 더 깊은 관심이 가는 스스로를 발견할 때면 의식적으로 바보의사 장기려를 생각해본다. 이젠 의료계에 영웅의 시대는 지나갔고, 아무리 애를 써도 속물에서 벗어날 수 없는 나는 그런 성인聖人이 될 수는 없을 것이라는 것을 잘 알지만 치료비가 없는 환자에게 뒷문으로 도망치라 귀띔했다던 그의 모습을 상상해 본다.

1997년 12월 4일, 2주 전 보도된 IMF 외환위기로 인해 조바심과 알 수 없는 불안감이 가득한 가운데 서울특별시 동작구 신대방동 425번지 보라매병원 응급실에 머리를 다친 한 환갑의 남성이 밀려왔다. 신경외과 전문의는 수술을 집도했고, 환자는 회복기에 접어들었으나 보호자는 돈이 없다는 이유로 퇴원을 요구했다. 그 의사는 정 그렇다면 1주일 정도만 더 치료를 받은 뒤 몰래 도망치라고 말했다. 장기려가 죽은 지 2년이 지났지만, 장기려는 그 의사의 의술에 남아 있었다.

그러나 보호자는 지속적으로 퇴원을 요구했고, 결국 의사는 각서를 받고 퇴원을 승인한다. 인턴은 앰뷸런스로 환자를 자택에 데려가 산소호흡기를 제거했다. 인턴이 자리를 뜬 후 환자는 곧 사망했다. 보호자와 의사는 살인죄로 기소되었고, 지난했던 7년간의 재판 끝에 대법원은 의사와 보호자에게 살인방조죄와 집행유예 2년을 선고했다. 의사들에게 IMF보다 더 큰 공포를 안겨줬던 보라매 병원 사건의 전말이다.

당시 수술을 집도했던 의사는 아직 같은 병원에서 교수로 재직하고 있다. 그는 최근 죽음과 관련한 특집을 준비한 C모 일간지의 인터뷰 요청을 거절했다. 호흡기를 제거했던 인턴은 서울 원자력병원 흉부외과 과장으로 재직 중이다. 유일하게 무죄를 선고받았던 그는 그 사건이 당사자들에게 많은 상처가 되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당시 1심에서 유죄판결을 선고했던 서울지법 남부지원장은 변호사로 일하고 있다. 그는 자신의 어머니의 연명치료를 포기했다. 그는 '퇴원방조의 관행이 그대로 가서는 안 된다'는 생각에 유죄를 선고했다고 말했다.

그의 판결은 의사는 의술에 대해 더 깊은 성찰을 하라는 경종이었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동시에 바이탈을 잡고 수술을 하는 의사들을 방어적으로 만들었고, 분과를 선택할 의대생들의 행보에 깊은 영향을 주었다. 당시 의대생들의 선택이 지금의 분과별 전문의 비율을 만들었다. 사건과는 직접적인 관련이 없는 존엄사에 관한 논의도 얼어붙었다. 의사들, 의대생들 각자의 마음속에 꿈틀거리던 수많은 장기려가 그 판결을 기점으로 사라졌다.

인생은 선택의 연속이다. 순수함을 지키고자 했던 의대생들도 처음과는 다른 선택을 하게 되고, 얼마든지 그럴 수 있다. 스스로의 예후와 삶의 질을 따지고 가족과의 생활을 추구하는 것 또한 스스로의 숭고한 선택이다. 그러나 그 선택은 오롯이 의대생 각자의 판단이어야 한다. 보라매병원 사건은 우리의 머릿속에 자리 잡아 우리의 선택을 좌지우지하려 은근하게 뇌까리는 종양과도 같은 존재가 되었다. 17년이 지난 지금, 이 사건은 의대생들에게 이렇게 말하는 것 같다. '내 판례를 넘어서 가라'고.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e-mednews.com>

▲ 보건복지부, 만화로 보는 정책

 

보건복지부, 원격진료 임상시험 10월 중 시행
- 복지부는 몽상 중, 의사회는 분열 중 

2월 보건복지부(이하 보복부)와 산업통상자원부(이하 산자부)는 SK텔레콤과 LG전자의 원격모니터링(의사-환자 간 관찰+상담) 임상시험의 최종 결과를 발표 했다. 임상시험은 서울아산병원과 서울성모병원 등 대형병원 중심이었고, 탈락자가 많아 6개월 만에 조기 종료되었다. 9월 복지부는 원격모니터링에 대한 두 번째 대규모 임상시험을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참여 없이 시행한다고 밝혔다. 시행을 앞두고 있는 임상시험의 문제점에 대해 살펴보았다. 

  검증대상인 의원이 아닌 보건소 참여가 반 이상
 복지부는 이번 임상시험은 6개 의원과 서울(송파), 강원, 충남, 경북, 전남 지역의 보건소를 참여시켜 총 1,200명의 환자를 대상으로 한다고 밝혔다. 이전에 시행한 임상시험에서 1972명의 환자 중 의원 5군데에서 모집한 환자가 215명임을 생각해 볼 때 1,200명 중 의원급 의료기관의 환자가 절반을 넘기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기본적으로 보건소와 의원은 설립 목적, 환자군과 진료절차가 다를 수밖에 없다. 원격진료가 본격적으로 시행될 경우 의원에서 환자를 대하는 경우가 대부분일 것을 고려해 볼 때 검증결과를 신뢰할 수 있을지 의심이 가는 대목이다. 복지부는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와 보도자료 등에서 서울성모병원과 서울아산병원 등 서울의 대형병원에서 시행한 임상시험 결과가 의원급 의료기관에서도 동일할 것이라고 여러 차례 밝힌 바 있다. 이번에도 보건소 중심으로 임상시험이 진행되지만 환자와 진료절차가 유사성을 들어 보건소를 대상으로 한 임상시험이 의원에서도 의미가 있을 것으로 발표했다. 

  진단과 처방 없는 '모니터링'으로 진료의 안정성 평가
 진단과 처방을 포함하는 원격 진료 행위는 현행 의료법과 국민건강증진법에 위배되기 때문에 의료법 개정 없이 임상시험에서 원격진료 행위는 하지 못한다. 결국 진단과 처방 없이 관찰과 상담만 시행하는 '원격 모니터링'으로 시험을 진행하게 되었다. 하지만 복지부는 원격모니터링의 '재이용률'이나 '악화 여부'로 원격진료의 안정성을 평가하겠다는 입장이다. 여기서 '재이용률'과 '악화 여부'라는 단어의 의미가 분명하지 않을 뿐더러 모니터링에서 얻은 결과를 진료행위에 그대로 적용할 수 있을지 의문이 남는다. 게다가 임상시험의 결과의 평가 위원회를 임상시험 참가를 신청한 지역 의사회에서 추천한 임상전문가나 방법론 전문가로 구성할 예정임을 밝혔다. 이는 결과의 공정한 해석에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요소이다. 

  수가 산정 문제 놓고 의료계 갈등
 복지부 보험급여과에서 8월 원격 모니터링 수가 산정을 위해 '의료인 간 원격의료 수가개발 자문단'을 만들었다. 의협은 수가 산정에 반발하면서 여기에서 제외되었고 의료계의 대표로 병원협회, 한국보건사회연구원, 건강보험심사평가원, 복지부 등 정부기관 관계자 6명, 학계 관계자 3명으로 구성하였다. 9월 달 수가산정 논의 결과 현행 영상저장 및 전송시스템 운영(Full PACS)수가와 재진 기본 진찰료 수준으로 정해졌고, 응급원격모니터링의 경우 50%를 가산한다고 밝혔다. 이 후 수가 개발 자문단에 응급의학회가 참여한다는 입장을 밝혔으며, 이를 두고 의협은 응급의학회의 입장 철회를 요청하는 등 의사 사회 내부에서 갈등이 고조되고 있다. 

 문선재 기자/중앙 <mgstoner@naver.com>

에볼라 확산과 대응, 어떻게 이루어지고 있을까 에볼라 바이러스에 의한 질병은 에볼라 출혈열(Ebola hemorrhagic fever)로 라사, 마버그 등 다른 출혈열 바이러스와 함께 생물안전도(Biosafety level*) 4에 해당하는 치명적인 바이러스이다. 말 그대로 출혈과 열을 동반하는 이 질병은 치사율이 60%를 넘어서는 중증 감염병으로 지금 전 세계가 에볼라 바이러스의 확산에 촉각을 곤두세우며 두려움에 떨고 있다. 에볼라의 일반적 특성과 함께 어떤 경로로 유행 하게 되었는지, 현 상태는 어떠한지, 우리나라의 대책은 무엇인지 살펴보고자 한다. 

  에볼라
 에볼라는 1976년 자이르에서 사망한 벨기에 수녀의 샘플에서 Peter Piot 박사가 발견한 RNA 바이러스로, 자이르에 흐르는 에볼라 강 이름을 따서 붙인 Zaire ebolavirus에 의해 발생한다. 감염경로는 아직 밝혀지지 않았는데 아프리카의 야생동물을 먹는 식습관이 원인으로 추측될 뿐이며, 자연보유숙주는 유바 바이러스 연구에 근거하여 과일박쥐(fruit bat)가 가장 유력한 병원소로 지목되고 있다. 사람과 사람 사이에서는 체액이나 혈액을 통해 전염되므로 주사기를 공유하거나 밀접한 접촉으로 감염이 되며, 공기로는 전염되지 않는다. 잠복기는 2~21일로, 평균적으로는 8~10일이며, 증상 발현 이전인 잠복기 동안에는 전염력이 없다. 감염 후 수일 이내 38.6℃ 이상의 고열과 피로감, 식욕저하, 구토, 위통, 두통, 근육통, 인후통이 시작되며, 구토, 비출혈성 설사, 발진, 출혈이 발생한다. 점상출혈(petechiae)부터 자반성 출혈까지 다양한 양상으로 나타나며, 신장이나 간 기능 장애, 백혈구 수와 혈소판 수 감소, 다발성 장기부전 및 패혈성 쇼크 등의 합병증으로 6~16일 내에 사망한다. 현재 승인된 백신이나 치료약은 존재하지 않는다. 존스홉킨스 대학에서 개발한 3가지의 단일클론 항체로 만들어진 지맵(ZMAPP)이 에볼라 바이러스에 감염된 원숭이를 대상으로 한 실험에서 생존률을 43% 증가시켰다. 그러나 아직 사람에서 안정성과 효능이 입증되지 않았으며, 더 많은 연구가 필요하다. 

  발생현황
 1976년 발견 이후 수차례 중부 및 서부 아프리카인 수단, 콩고, 가봉, 우간다에서 유행이 발생하였으나 2014년의 유행은 한 번도 발발했던 적 없는 기니에서 시작하였다. 에볼라 출혈열에 대한 사전 지식이 없었기 때문에 최초 발생자를 식별하지 못했고, 유행으로 확인되기까지는 14주가 지연되었다. 2014년 3월 말 에볼라 유행이 발표되었을 때는 이미 걷잡을 수 없이 확산되는 중이었으며, 인구 200만의 기니 수도인 코나크리를 중심으로 주변국 및 지역으로 빠르게 확산되어갔다. 그러던 중 6월, 라이베리아 관료인 패트릭 소여는 창궐지역인 몬로비아로부터 출발하여 비행 중 증상을 나타내어 나이지리아의 라고스에 도착하여 쓰러져 5일 후에 사망하였다. 이는 비행을 통해 전염병이 확산될 수 있음을 알려주었던 사건으로서 나이지리아 전염확산의 시초가 되었다. 10월 8일을 기준으로 WHO에서 시행한 집계에서 사망자는 4032명으로 그 동안 발발하였던 에볼라 유행의 사망자를 모두 합친 1700여명을 훨씬 넘어서는 기록으로 현 사태의 심각성을 알려준다. 아프리카 지역 외에도 유럽과 아프리카의 활발한 교류, 확산 방지를 위해 투입된 인원과 의료진들로 인해 감염의 확산이 우려되고 있다. 실제로 7월 서아프리카에서 의료봉사를 하던 미국 의사 켄트 브랜틀리와 간호사 낸시 라이트볼은 에볼라에 감염되었으나, 다른 환자의 혈청 수혈 및 zmapp 치료 등으로 완치되었다. 그러나 10월 8일 토마스 던컨이 확진 후 9일 만에 사망하여 미국 내 첫 에볼라로 인한 사망이 발생하였다. 또한 10월 6일 스페인에서 유럽 첫 에볼라 감염환자가 발생하였고, 11일 브라질에서도 에볼라 의심환자가 발생되어 전 세계적으로 확산 조짐이 보여 경계 태세를 더욱 강화해야 하는 실정이다. 

  각국의 대응
 대부분의 아프리카에서는 감염 유행인 주 3국(기니, 시에라리온, 라이베리아)에 대해 비자 발급을 중단하거나 입국 금지 및 주요 공항 및 국경 폐쇄를 함으로써 전염경로를 차단하고 있다. 유럽의 경우 확산 방지를 위한 지원금 기부 및 보건 전문가 파견을 통해 인도적 지원 또한 놓치지 않고 있으나 영국항공에서 에볼라 발발지역으로 향하는 모든 항공편을 중단시키는 등 대응은 단호히 하고 있다. 미국의 경우 비슷한 지원 및 대응을 하고 있으나, 최근 에볼라 환자의 초기 검진이 잘못된 사례 등 초기대응이 늦다는 비판이 일어 좀 더 공격적인 대응책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에볼라는 환자의 혈액이나 체액을 통해 전파되므로 직접적인 접촉이 없는 한 감염될 우려는 적다. 아프리카에서는 장례식 때 시체를 씻는 의식이나, 열악한 공중보건 환경으로 손 씻을 물도 여의치 않은 상황 등이 유행을 초래한 원인이 되었으므로 다른 나라에서는 이처럼 감염자가 크게 증가하기는 어려워 보인다. 하지만 아직 백신과 치료제가 모두 없는 상황이며 치사율이 높기 때문에 전파를 차단하는 것이 가장 중요한 대응책이다. 

  우리나라의 대응
 우리나라의 경우 8월 1일 대한민국 외교부에서 라이베리아, 시에라리온, 기니에 대해 특별여행경보를 발령하였으며, 법무부와 협조하여 입국대상자를 사전에 파악해 검역에서 면밀히 확인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8월, 부산으로 입국했던 라이베리아인 출신 남성이 체류 기간 중 체온 점검을 받지 않고 잠적하여 떠들썩했던 사건이 있었다.
 게다가 나중에 알고 보니 잠적한 라이베리아 출신 남성이 2명이었다는 뉴스가 보도되어 검역과정에 심각한 불신을 안겨주었다. 게다가 우리나라에 아직 BSL 4의 실험실이 없는 상황이나, 질병관리본부에서는 환자 발생시 검체 시험을 질병관리본부의 신경바이러스과에서 행하겠다고 명시하고 있다. 이는 BSL level 3에 해당하는데, BSL 4에서는 완전히 밀폐된 실험복을 착용하며 별도의 산소공급을 위한 공기튜브가 있는 반면, level 3에서는 그런 복장은 하지 않는다. 또한 질병관리본부에서 제공하는 에볼라 발생 대처 가이드라인 중 대부분이 미국의 CDC 가이드라인 번역본이므로 실제로 사건이 발생했을 때 우리나라의 의료기관과 항공사 등의 기관에서 그에 맞는 대처를 할 수 있는 실정인지 의문이 간다.
 부산에서는 20일부터 국제전기통신연합(ITU) 전권회의가 열릴 예정이다. 여기에는 에볼라가 발병한 서아프리카 지역에서 대표단이 방문할 예정으로 에볼라 의심 환자가 발생했을 때를 대비하여 대응 훈련을 실시하였다. 대비는 외국인들이 한국 공항에 발을 딛는 순간부터 시작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에볼라 관련 관리대상 국가로 지정한 기니·라이베리아·시에라리온·나이지리아(라고스 지역) 등 4개국 출신에 대해서는 입국 시 체온을 측정한다. 체온이 38도 미만이면 '무증상자'로 분류해 체류지 보건소에 명단을 통보한다. 보건소는 잠복기(출국일 이후 21일) 동안 매일 전화로 추적 관찰한다. 입국 시 체온이 38도 이상이면 역학조사관이 다른 증상도 있는지 확인하고, 에볼라 환자 접촉 여부 등 위험요인을 조사한다. 의심환자로 분류되면 국가지정 입원치료 병원으로 이송해 격리치료한다. 에볼라 '발병 4개국'을 제외한 나머지 국가 입국자들은 발열감지기를 통한 고온 여부 확인, 스스로 작성한 건강상태 질문서를 수거하는 방식으로만 조사한다. 4개국 이외 국가에서 온 사람들은 입국 당시 고열 등 증상이 없으면 추적 관찰을 받지 않게 된다.
 만약 회의가 열리고 있는 벡스코 회장에서 발열 증상을 보이는 사람이 있으면 어떻게 될까? 그렇다면 보건소 요원이 참가자에게 다가가 국적을 물은 뒤 신속히 비닐장갑과 바이러스 차단용 N95 마스크를 착용하고 체온을 확인한다. 발열이 확인되었다면 요원은 즉각 부산시 에볼라 핫라인 등으로 발열 참가자 발생보고를 하고 119 소방본부에 발열환자를 병원으로 이송할 구급차를 요청했다. 통역관도 불렀다. 요원은 통역관과 함께 발열환자에게 에볼라 대응지침에 따라 병원진료를 받아야 하는 상황을 설명하고 바이러스를 차단할 보호복 등 개인보호장비를 착용하게 했다. 이어 발열 참가자의 이전 동선과 발열시점 등을 체크한 뒤 구급차에 태워 병원으로 이송하고 그러고 나서 발열 참가자가 다녔던 행사장, 화장실 등을 소독액으로 방역하고 착용했던 마스크와 보호장구를 벗어 폐기물 상자에 담는다. 여기까지가 환자 발생시의 대응 가이드라인이고 16일 부산 벡스코에서 실제상황을 가정하여 훈련하였다.
 훈련은 마쳤지만 에볼라 지정병원인 부산대병원에는 격리병상이 제대로 갖추어져 있지 않고, 부산 내 다른 병원에도 중환자실에서 치료가 이루어지는게 고작인 수준이라는 지적이 이어지고 있다. 

 박한울 기자/중앙 <hanulpark11@gmail.com> 

 * Biosafety level이란
Level 1 : 건강한 성인에게는 질병을 일으키지 않는 것으로 알려진 생물체 (예 : 비병원성 대장균)
Level 2 : 사람에게 감염되었을 경우 증세가 심각하지 않고 예방 또는 치료가 비교적 용이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생물체 (예 : 비브리오, 홍역)
Level 3 : 사람에게 감염되었을 경우 증세가 심각하거나 치명적일 수도 있으나 예방 또는 치료가 가능한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생물체 (예 : 탄저균, SARS 바이러스)
Level 4 : 사람에게 감염되었을 경우 증세가 매우 심각하거나 치명적이며 예방 또는 치료가 어려운 질병을 일으킬 수 있는 생물체 (천연두, 에볼라

▲ 에볼라 감염시 나타나는 증상들

  

 


전자담배는 대안이 될 수 있나 "경고: 흡연은 폐암 등 각종 질병의 원인! 그래도 피우시겠습니까? 담배연기에는 발암성 물질인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크롤라이드, 비소, 카드뮴이 들어있습니다." 담뱃갑에 쓰여 있는 흡연 경고 문구다. 지난 9월 1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담뱃값을 현행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다는 인상안을 발표했다. 담뱃값 인상은 매년 나오던 이야기이지만, 성인 남성 흡연율이 50%에 육박하는 나라에서 담뱃값을 인상한 정부나 정당이 다음 선거 때 좋은 결과를 얻으리라 기대하기는 어렵다. 그렇기에 담뱃값 인상안은 소위 말하는 전형적인 고양이 목에 방울달기 문제라 대부분의 흡연자들은 이번 발표 또한 정부의 '겁주기'로 여겼다.

 2,500 -> 4,500 1.8배 인상, 단군 이래 유래 없는 최대폭 

 그러나 정부는 마치 인지부조화를 일으키고 있는 흡연자들을 비웃기라도 하듯 1주일이 지난 9월 18일, 관련 법안을 국무회의에 통과시켰다. 인상 시기는 2015년 1월 1일이 될 예정이다. 이번 인상이 시행되면 2004년의 500원 인상 후 10년만의 인상이 된다. 이에 따라 많은 흡연자들이 벌써부터 인상분만큼의 정신적 니코틴 금단증상에 시달리고 있다. 조금이나마 돈을 아끼자고 담배를 보루째 사재기하는 흡연자들도 나타났고, 차익을 노리는 비흡연자까지 끼어들고 있는 상황이다. 대형마트는 1인당 하루 2보루 이하만 구매할 수 있도록 제한조치를 시행했다. 정부는 1,000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4,500원으로 인상시 32.3%가 담배를 끊겠다고 응답한 것을 근거로 삼고 있다. 정부의 의도대로 전국의 흡연자들이 담뱃값 인상을 계기로 금연을 하게 된다면 이상적일 것이다. 그러나 금연이 그렇게 마음먹은대로 된다면 애초에 큰 사회문제로 부각되었을 리가 없다. 도저히 금연 엄두를 내지 못하고 있는 흡연자들에게 전자담배가 하나의 대안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2배 가까이 인상될 연초의 가격을 고려해보면, 반대급부로 전자담배의 경쟁력이 높아지기 때문이다. 요즘 이슈를 넘어 대세가 되고 있는 해외직구의 인기와 같은 원리다.

세계보건기구, 조심스럽지만 담배보다는 덜 해롭다는 결론 

그렇다면 전자담배는 흡연의 대안이 될 수 있을까? 중요한 논점은 두 가지다. (1)전자담배는 담배보다 덜 해로운가? (2)전자담배는 (인상된) 담배에 비해 가격경쟁력이 있는가? 이를 논하려면 전자담배가 어떤 물건인지에 대한 이해가 필요하다. 전자담배의 최초 개발 근원지는 중국의 루옌(RUYAN)이라는 회사다. 카트리지에 담긴 액상을 열이나 초음파로 기화시켜 사용자가 흡입할 수 있게 하는 것이다. 이 액상은 기성제품을 사용할 수도 있고, 사용자가 자기 나름의 레시피를 가지고 조합할 수도 있다. 액상에는 일반적으로 니코틴, 연기를 만드는 무화제, 사용자의 취향에 맞는 착향료, 이 모든 것을 녹이기 위한 유기용매 등이 들어간다. 반대로 말하면 글의 도입부에 언급한 나프틸아민, 니켈, 벤젠, 비닐클로라이드, 비소, 카드뮴과 타르 등은 들어가지 않는다는 말이다. 니코틴은 중독을 야기하지만, 그 자체로 발암을 유발하지 않는다. 구성성분들을 녹이기 위한 유기용매로는 프로필렌글리콜(이하 PG)이 사용되는데, 독성이 거의 없어 보습제, 화장품 등에 널리 사용되고 있다. 흡연감을 살리기 위해 연기를 만드는 무화제로는 식물성 글리세린(VG)이 사용된다. 글리세린은 우리가 아는 지방의 그 글리세롤이다. 식품 첨가제, 보습제 등으로 다양하게 활용되고 있다. 그렇다면 이 성분들은 믿고 사용해도 될 만큼 안전할까? American Association of Public Health Physicians(AAPHP), WHO, FDA등 여러 보건 단체에서는 '전자담배로 인해 주변 사람들의 간접흡연 피해를 막을 수 있고, 담배로 인한 대부분의 해악을 피할 수 있다'라고 언급하고 있으나, 동시에 아직 안정성이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권장할 수는 없다고 말하고 있다. 무화제와 용매로 사용하는 VG와 PG는 식용으로도 사용되는 등 소화기 안전성은 검증되었지만, 호흡기로의 '흡입'의 결과가 아직 연구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거리를 두는 것이다. 전자담배는 아직 역사가 5년 정도밖에 되지 않았고, 무엇보다 원천기술이 중국에 있다. 종합적으로 평가하자면 전자담배도 니코틴 중독의 위험은 여전히 존재하고, 흡입안정성이 검증되지 않았지만, 확실히 몸에 나쁘다고 알려진 연초의 다른 대부분의 위험물질을 회피할 수는 있다. 또한, 역겨운 냄새가 없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액상 선택에 따라 가격은 천차만별. 인상된 담배 가격보다 저렴한 방법 다수 

성분의 차이를 알아봤으니 가격 경쟁력을 살펴보자. 인터넷 쇼핑몰에 방문하면, 전자담배의 액상 카트리지와 무화기 역할을 동시에 하는 '카토마이저'와 배터리를 4만원 선에서 손쉽게 구매할 수 있다. 여기에 첨가하는 액상은 20mL의 가격이 1~2만원 정도에 형성되어 있다. 이 정도 양이면 일반적으로 2주일 정도를 사용할 수 있으니 기존 담배보다 저렴하게 사용할 수 있는 셈이다. 그러나 인터넷으로 구매할 수 있는 액상에는 법적으로 니코틴을 첨가할 수 없어 진짜 담배와 같은 만족감을 얻으려면 오프라인 매장에서 니코틴이 첨가된 액상을 구매해야 한다는 맹점이 있다. 이 니코틴 첨가 액상은 가격이 5만원 주변에서 형성되기 때문에 기존 담배보다 가격이 비싸다. 액상 가격이 부담된다면 앞서 소개한 프로필렌글리콜(PG), 식물성 글리세린(VG), 퓨어니코틴과 향료를 구입해 직접 액상을 만들어 사용할 수 있다. 원료들이 별로 비싸지 않기 때문에 이 경우 부담금액이 1/10 수준으로 내려간다. 미국에서는 니코틴 12,000mg/100mL 용액을 만 원도 안 되는 가격에 구매할 수 있으나, 해외직구를 이용하면 세금과 관세가 붙어 5만원 가까이 필요하다는 것을 참고하자. 초기 비용과 진입 장벽을 통과하면 담배보다 저렴한 가격으로 사용할 수 있다. 도전정신을 바탕으로 소싯적 실험실 경력을 유감없이 발휘해보자.

  금연구역에서 사용시 위법. 전자담배에 적용되는 담배세도 인상 예정 

그러나 성분이 다르다는 필연적 이유 때문에, 결국 전자담배는 담배가 주는 모든 것을 대체할 수는 없다는 것을 숙지해야 한다. 하지만 흡연의 만족감은 그 성분 외에, 연기가 뿜어져 나오는 것을 보는 시각적인 효과도 큰 비중을 차지하기 때문에 무니코틴 액상을 사용한다 해도 어느 정도는 위안이 된다. 또 담배사업법 제2조 1항에 '담배란 연초(煙草)의 잎을 원료의 전부 또는 일부로 하여 피우거나, 빨거나, 증기로 흡입하거나, 씹거나, 냄새 맡기에 적합한 상태로 제조한 것을 말한다.' 라는 언급이 있기 때문에, 전자담배 또한 금연구역에서 피면 처벌의 대상이 된다는 사실에 주의해야 한다. 전자담배의 또 다른 문제점은 국가에서 담뱃값뿐만 아니라 전자담배의 니코틴 액상에 붙는 담배소비세 또한 124% 인상키로 결정했다는 것이다. 그렇다고 해도 2배에 가까운 가격인상률을 고려하면, 전자담배는 여전히 가격 경쟁력을 가지고 있다. 또한 담뱃갑에도 고지된 위험물질들을 대부분 회피할 수 있다는 것, 냄새가 나지 않는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그러나 검증되지 않은 재료로 액상을 조합해서 사용할 경우 안전성의 위험이 존재하고, PG와 VG의 장기흡입시 효과가 완전히 검증되지 않았다는 단점이 존재한다. 시대의 흐름에 몸을 맡길 것인지, 거스르며 도전할 것인지는 흡연자들의 선택에 달려 있다.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e-mednews.com>


 

의사 시험 보는 데만 90만원, 정부는 1년 10개월째 묵묵부답

- 의대생, 국회의원실의 입법 시도에도 1년 넘게 가시적 성과 없어… 실기시험 시행 5년째 같은 문제 되풀이

 

지난달 15일부터 11월 28일까지 진행되는 제 79회 의사 실기시험이 요즘 한창이다. 올해 의사면허 필기시험 응시료는 30만 2000원으로, 실기시험 60만 4000원까지 합하면 의사자격증을 따는 데 순수하게 드는 비용만 정확히 90만 6000원이다. 이에 의대생들이 1년 넘게 문제제기 중이지만, 안타깝게도 아무런 성과가 없다.

 

국시원 운영 국고 지원률 6%뿐, 타 전문직 시험에 비해 30배 비싸

 

법무부가 주관하고 법무부장관이 관장·실시하는 사법시험 응시수수료는 5만원 밖에 안 된다. 다른 전문직 시험인 변리사·세무사·감정평가사 등의 응시수수료도 평균 3~4만 원대. 의사 국가시험 응시료가 이들 응시료에 비해 30배 이상 터무니없게 비싼 이유는 보건복지부로부터 의사 국가시험을 위탁받아 시행·관리하는 기관인 재단법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이 타 국가시험 운영기관과 달리 국가지원을 거의 받지 못하는 민간재단법인이기 때문이다. 국시원은 명확한 근거 법령 없이 민간재단법인 상태로 방치돼 있어, 현재 구조로는 국가시험 응시 수수료만으로 재단을 운영할 수밖에 없다. 실제 국시원의 총 수입예산 약 155억 원 가운데 145억 원(93.5%)이 시험 응시수수료 수입이고, 국고보조금은 9억6천만 원(6.2%)에 불과하다.

 

특수법인화 발의·국회 청원서 제출 했지만 1년 넘게 깜깜 무소식

 

‘국시원법’으로 통용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법안’은 2013년 1월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의 대표 발의한 법안으로, ‘재단법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을 ‘복지부 산하 특수법인’으로 전환하자는 내용을 골자로 한다. 국시원이 다른 복지부 산하 공공기관과 마찬가지로 특수법인으로 인정받게 되면, 정부 출연금으로 국가시험을 운영하므로 학생들이 부담해야 하는 국시 응시료가 낮아지고 실기센터 건립 등도 추진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기대를 모았다. 같은 현안에 대해 최근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도 나섰는데, 지난 5월 30일 전국 의대생 7000여 명의 동의를 받은 청원서를 국회에 제출한 것. 하지만 안타깝게도 별 실효를 얻지는 못하고 있다. 문 의원의 법안은 발의 이후 세월호법 등에 밀려 별다른 진척 없이 1년 넘게 국회 소위원회에서 계류 중이고, 의대협에서 제출한 청원서 역시 국회로부터 약속된 기한(제정청원 처리기한, 청원 접수일로부터 90일)이 지난 지 2달이 다 되도록 청원 처리 여부에 대해 아무런 통보를 받지 못하고 있다. 법안 발의 당시 비서실 소속으로 문 의원과 함께했던 한중원(울산의대 본3)씨는 “처음 법안 을 발의했을 때 보건복지부 장관이나 입법부 공무원 모두 긍정적인 의견을 보여 가시적인 성과가 있을 것이라 기대했는데, 세월호 사건·국정활동 중단 등이 맞물리면서 시기를 제대로 못 탄 것 같다. 법안이 통과되려면 관련단체들의 의견 개진이 매우 중요한데, 의대생 외 대한의사협회나 타 보건의료직종 관계자들은 이 법안에 큰 관심이 없어 법안이 여론의 힘을 크게 못 받고 있다.”고 말했다. 의대협 부회장 김명식(순천향의대 본2)씨는 “지난달 28일 국회에 청원 처리지연 사유 등에 대한 진정서를 넣었다. 진정서 처리기한(1주일 이내)내에도 아무런 답변이 없을 경우 행정심판까지 고려중이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의대협은 국시원과의 정기회동, 대한전공의협의회와의 긴밀한 협조, 주요 언론사 독자투고, 보건복지부 정부입법 등 해결책을 찾기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 중이다.

 

60만원 넘는 실기 응시료, 해결 위해 실기센터 건립 대안 내놨지만 매년 무산

 

지난 2009년부터 국시원은 의사 국가시험 항목에 아시아 최초로 실기시험을 추가했다. 하지만 시험 운영에 대한 정부지원은 전혀 없어, 60만원에 달하는 고가의 응시료는 또 다시 학생들에게 고스란히 전가됐다. 국내 실기시험은 1000달러가 넘는 미국과 캐나다의 실기시험을 벤치마킹했기 때문에 의과대학 교수들의 시험감독료, 시험에 사용되는 기자재 구입비용 등을 국가에서 지원해 주지 않는 한 응시 수수료는 낮아지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또한 현 운영자금만으로는 3000명이 넘는 응시자들이 한 번에 시험을 치룰 만한 충분한 시험장소 확보도 어려워 2달이라는 전례 없는 긴 기간 동안 시험이 진행될 수밖에 없고, 이 때문에 응시 순서에 따른 형평성·문제 유출 등의 문제가 매해 끊이지 않고 제기되고 있다. 이에 대한 해결책으로 보건복지부는 지난 2011년부터 복지부 빈 청사를 활용해 실기센터를 건립하고 국시원 사업 예산도 기존 9억6천만 원에서 87억4천만 원으로 10배 가까이 증액하겠다고 발표했지만, 공공기관에 줄 예산도 모자란데 관련법령도 없는 민간단체에 예산을 마음대로 퍼줄 수는 없다는 이유로 기획재정부 예산편성 대상에서 매년 밀리고 있다. 지난 9월 25일 실기시험을 치른 김정화(한림대 본4)씨는 “국시원 사무실을 개조한 허름한 건물에서 시험을 본다. 국가에서 주관하는 시험장치고는 매우 협소하고 어수선했다. 시험 전 서약서를 쓰긴 하지만 시험일자가 다른데 문제유출을 완벽히 차단하기란 현실적으로 불가능 하다고 본다. 수험생들 사이에서도 누가 먼저 시험을 볼지를 두고 혼란이 많다. 하루빨리 대안이 나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