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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이 가져다 준 편안함과 깨달음

어둠속의 대화 체험기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80%는 시각 정보이다. 나머지 20%의 감각을 일깨우는 곳이 바로 ‘어둠속의 대화’체험전시장이다. 전시에는 8명이 한 조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다. 지난달 23일 본지 기자 5명이 함께 본 전시를 체험하였다.

‘진정한 어둠’을 경험하다

 전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면 그 안은 정말 깜깜하다. 그 순간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 본 어둠은 진정한 어둠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을 경험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90분간 ‘로드 마스터’라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으면서 전시를 체험하게 된다.

무뎌졌던 감각기관으로 느낀 낯선 일상

 눈을 감는 것과 뜨는 것에 차이가 없는 전시장 내부. 무언가 보려고  애쓸수록 눈은 더 피곤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눈을 감게 되어 시각 이외의 감각을 사용하여 체험을 진행하게 된다. 로드마스터의 말소리를 들으며, 벽을 짚거나 지팡이를 이용하여 자신이 나아가야 할 곳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떤 방향에서 말소리가 들려오고 있는지 분명해진다. 무뎌졌던 감각기관들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늘 밟던 흙, 보고 지나쳤던 벽지의 느낌이 이런 것이었다고 알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것이 시각에 가려져 느껴지지 않았는지 온 몸으로 깨닫게 된다. 눈 이외의 감각기관으로 느끼는 일상적 공간과 사물은 낯설다. 원뿔을 옆에서만 봐서 삼각형으로 알고 있다가 위에서 원을 봤을 때, 낯설고 충격적이지만 이내 같은 도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생각지 못했던 편안함  

 어둠 속에서 걷기 시작하면 긴장되고 몸이 잔뜩 움츠러든다. 누구나 갖고 있는 어둠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다. 어디에 부딪히면 어쩌지 하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수한 시각 정보로부터의 해방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길을 헤매면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고 앞서 가면서 어떤 길인지 알려주는 사람도 있다. 가다가 부딪혀도 화내는 사람은 없다. 보이지 않지만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 나는 어디 있고 그들은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마음이 놓인다. 타인이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하고 의지하는 대상이 되었을 때 이렇게 편안해질 수 있는 것이었다.

내려놓아야겠다는 깨달음

 우리는 잘생겼거나 예쁜 사람에게 열광한다. 명품 로고와 화려한 포장을 열망한다.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의 핸드폰, 시계, 옷을 찾아 헤맨다. 어둠속에 서 있을 때 이런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눈을 감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위해 애쓰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수백 번은 더 들었을, 진부하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외면을 화려하게 가꾸는 것보다는 내면을 진실하게 가꿔야겠다고. 체험을 마치고 나니 시각만이 아닌, 오감으로 행복과 미래를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어둠속의 대화’ 체험전시는 신촌 버티고에서 오픈런으로 진행되고 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www.dialogueinthedark.co.kr

문지현 기자/중앙
<jeehyunm@e-mednews.com>

 <시> -영화를 통해 바라본 진정한 아름다움 찾기

 영화 <시>는 비가 내리는 오전의 습한 공기와 닮았다. 그만큼 조용하지만 무언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잔잔한 음악이 느껴지고, 그럼으로써 인간을 침묵케 하는 기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등으로 이미 전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는 이창동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 <시>는 한 편의 시처럼 여백이 만들어내는 깊은 울림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빚어진 영화이다.
 경기도 외곽의 작은 마을, 작고 오래된 아파트에는 ‘미자’라는 이름의 소녀같이 맑고 순수한 할머니가 외손자 ‘종욱’과 단둘이 살고 있다. 약간의 정부보조금과 거동이 불편한 치매 노인을 돌보며 받는 수당으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나가는 처지이지만 그녀는 늘 주위에서 멋쟁이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화사하다. 감수성 또한 풍부한 그녀는 마음속에 시 창작에 대한 열정을 가득 품고 있다. 마을 문화회관에서 주최하는 시 강좌를 들으며 언젠가는 꼭 시 한 편을 완성하겠노라, 그녀의 두 눈은 맑은 의지로 빛난다.
 강사인 시인은 말했다.
 “시를 쓰는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행위입니다. 사물을 관찰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끄집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물을 관찰하며 시상을 찾던 어느 날, 그녀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며칠 전 동네의 한 여중생이 자살을 한 이유가 자신의 외손자와 그 친구들 때문이라는 기가 막히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그 때부터 그녀의 일상에는 수면에 떠오르지 않는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지 묘연해진 ‘시’의 행방

“시? 시조 창 배우신다는 말씀이세요?”
“아니요, 시요 시.”
“아~ 근데 시는 왜 쓰세요?”
 소녀를 범한 무리의 보호자들이 합의금 문제로 모이기로 한 날, 약속장소로 가는 차안에서 한 아버지가 미자에게 의아하다는 듯 묻는다. 남자는 빠르고 복잡하고 또 때때로 추악한 현실에서 일인 다역의 책임을 다하느라 ‘시’를 한 번에 알아듣지도 못하게 된 걸까. 3000만원의 합의금을 다 모았을 때 사건이 일단락 됐다며 시원하게 웃는 남자에게 ‘시’란 무엇일까. 바쁜 일상의 하루하루를 좇기도 힘든 마당에 그들에게 시는 사치일 수도 있고 낭비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쓸 데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선생님. 시는 어떻게 쓸 수 있나요? 너무 어려워요. 도무지 시상이 떠오르지가 않아요.”
 미자는 여전히 소녀 같은 얼굴로 미간을 찌푸린 채 똑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시를 쓰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은 너무 힘들지 않느냐고. 아무리 둘러봐도 꽃과 나무는 아름답고 햇빛은 반짝일 뿐 그녀의 인생에 빛이 되어주진 않는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해서 시를 써나간다.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소식을 들었을 지라도,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버려야 할 때 일지라도, 누군가가 시를 음담패설과 함께 모독한다 할지라도 시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식지 않는다.

용서를 구하는 법

 미자는 손자의 잘못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것은 엄마와 아들간의 애증 관계 속에서 피어난 것과는 성질이 달라 그녀의 감정은 더 깊고 애잔하다. 그녀는 분노하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서 손자를 바라본다. 둘 사이의 여백은 허전해 보이지만 실은 꽉 채워져 있다. 소년이 비록 사할 수 없는 죄를 졌음에도 그가 순수해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미자의 끊임없는 내리사랑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마저 지난 노년에게는 그 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 있다. 미자는 손자 못지않게 죽은 소녀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죽음이 머나먼 일이 아니게 되어 실은 무섭기만 한 인생의 끝 무렵에서 그녀에게는 이르게 져버린 생명이 그 누구보다 아깝고 안타까울 것이다. 그래서 미자는 철없고 속을 알 수 없는 손자를 대신해서 소녀에게 용서를 구하려 한다.
 그녀는 이제야 한 편의 시를 완성한다.
 이 행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시를 쓰는 것이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그녀가 마치 아기가 첫 걸음마를 떼듯 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인가에 대해 눈을 뜬 것이다. 그것은 쉬이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과 나비이기 보다는 어둡고 추악한 현실 속에서 더욱 밝게 그 가치를 빛내는 어떤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보통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것으로 다가오기가 힘들고 때로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미자의 시에서 그것은 소녀의 죽음이다. 소녀의 죽음으로 미자는 순수하지만은 않은 세상을 느꼈고 그런 현실 속에서 느끼는 죄의식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시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소녀의 빈자리를 조용히 한 뜸 한 뜸 메운다. 그것은 합의금 같은 물질로는 다 치유될 수 없는 상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이제는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땀방울이 스민 진정성이다.
 시상은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소녀에 대한 죄의식에서 우러나왔지만 종국에는 소녀를 미자 자신과 일치시킴으로써 시가 완성된다. 자신도 이제 곧 부재하는 존재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미자는 소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녀가 생전에 못 다한 말을 대신하고자 한다.
 ‘세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으며, 남은 이들이 아프지 않기를.. 나는 당신을 축복하고 우리의 다음 생 또한 따뜻하기를...’

내가 당신의 아픔을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그것은 내 것일지도 모릅니다

 감독은 말했다.
 “나와 큰 상관이 없게 여겨지는 일들이 사실은 어떠한 관계가 지어져 있다. 내 발 밑의 물이 연결되어 있듯이 따지고 보면 그게 팔레스타인까지도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미자가 병원 로비에 우두커니 앉아 tv를 본다. tv화면 속에는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자기 아들이 죽었다며 울부짖고 있다. 그것은 퍽 안쓰럽지만 먼 나라에 살고 있는 남의 일일뿐, 미자는 곧 잊을 수밖에 없다. 병원을 나오는 길에 그녀는 또 한 명의 자식을 잃고 실성한 채 바닥에 주저앉는 여인을 본다. 직접 느끼는 슬픔의 파장은 tv에서 본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고 그 일은 그녀의 가슴 한 켠에 묵직하게 자리 잡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식을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내몬 당사자가 자신의 손자임을 알게 된다.
 슬픔과 고통은 ‘나’라고 해서 빗겨가지 않는다. 그것들이 나에게로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것이 그렇게 큰 파도와 같은 위력을 지닌 줄 모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낭떠러지 끝으로 몰고 간다. 하지만 영화 ‘시’는 낭떠러지 끝에서도 침착하고 담담하게 대처하는 한 작은 노년을 보여줌으로써 그 숨은 힘을 드러낸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될 줄은 모르고 있었지만 이제 그 아픔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사라져가는 ‘시’의 숨결을 세상 속으로 불어넣어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우린 문화로 인권 운동한다

인권운동단체 ‘맥놀이’를 찾다

 맥놀이가 무슨 뜻인지 아는가? 맥놀이는 원래 진동수가 조금 다른 두 소리가 겹쳐졌을 때, 두 소리가 서로 간섭하여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뜻하는 단어이다. 또한, 경계와 타자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려는, 앞으로 소개할 단체인 ‘맥놀이’의 꿈과 의지를 담고 있는 단어이다. ‘맥놀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맥놀이’의 김영욱 씨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맥놀이’는 어떤 단체입니까?

 맥놀이는 문화를 통해서 인권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저희는 딱딱한 구호나 틀에 박힌 운동보다는 누구나 쉽게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라는 도구를 활용해 시민의식이 담긴 인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즉, 운동(Movement)의 선전(Propaganda)보다는 문화 예술의 대중친화력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중 속에 자연스럽게 인권의식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맥놀이는 문학 창작, 공연, 연구, 인권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맥놀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6년 가을부터, 중남미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 3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스터디 모임을 했습니다. 그러다 제3세계를 둘러싼 문제의 본질이 인권의 부재에 있다는 점과,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적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거리로 나가 세상과 소통하는 인권운동을 펼치기로 결심했고, 2007년부터 ‘맥놀이’라는 이름을 정하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맥놀이의 단체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맥놀이 사무실은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총 회원은 20명 남짓인데 후원회원을 제외한 10명 정도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상근활동가가 1명 있습니다. 회원의 구성은 대학원생, 공연인, 대학강사, 학원강사, 회사원 등 다양합니다. 맥놀이는 현재 10여개 단체와 연계하여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맥놀이의 하고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희 맥놀이는 매년 정기적으로 인권을 소재로 한 희곡을 쓰고 배우들을 단련시켜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권 현안이 있을 때마다 현장에 직접 나가 ‘찾아가는 연극-맥드라마’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합니다.
 연극 외 활동으로는 인권 및 인문학을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며 글을 쓰는 활동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내 동성애자의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기독교 단체와 연대하여 연구 활동과 문화 활동을 통해 차별과 편견을 제거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를 통한 인권운동을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맥놀이 단독으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각종 시민단체와 토론 및 연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맥놀이의 가장 두드러진 활동인 성소수자 문제 관련활동은 우리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인권의식의 근본적인 모순과 성소수자 문제의 밀접한 관계에 주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저희의 활동은 성소수자 인권을 대변한다거나 권리를 주장하는 것으로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맥놀이는 좀 더 포괄적인 문제의식으로 인권에 접근하고 있으며, 소외받는 계층의 당사자성을 함부로 대변하려고 하기 보다는 비당사자와 당사자의 평화로운 공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문제의식과 콘텐츠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활동 중 몇 가지 꼽을만한 활동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저희가 2008년에 <게이 문화에 나타난 권리 제한 연구>를 공동 집필, 발표했습니다. 성소수자의 비인권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성소수자 안에서 나타나는 억압을 직접 체험하고 자료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인권을 소재로 한 연극 <Modern Effect>(2009년 3월), <Human Dream>(2010년 4월) 등을 기획, 창작하여 대학로에서 공연하였습니다. 각 5일, 10일간 공연하여 800여명의 관객과 소통하였습니다.
 그리고 2009년 7월 31부터 8월 3일까지 소수자 당사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권캠프를 열어 적극적인 소통과 교류를 시도하였습니다.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고 강연을 들으며 짧은 연극을 직접 만들고 연습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교육 역량을 높이고 소수자의 삶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5.18기념재단의 지원을 받아 6월 27일부터 <2010 맥놀이 연극캠프>를 진행합니다. 연극과 인권에 관심 있는 20대 청년이면 누구나 참여해서 연극 속 주인공이나 희곡의 작가, 무대의 스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8월 말에는 독립예술축제인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마포에 위치한 성미산소극장에서 맥놀이가 창작한 연극을 공연합니다. 이외에도 연극 및 인권 연구와 배우훈련, 각 단체와의 연대 활동은 틈틈이 계속해나갈 예정입니다. 홈페이지 cafe.naver.com/maknoli 에 오시면 활동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주력하고 있는 <2010 맥놀이 연극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장진기 수습기자/울산
<showbu@e-mednews.com>

※ 맥놀이 사무실 :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403-5 지하 1층. 080-854-8424


 

한여름밤의 공포 공포영화의 고전

 6월, 어느새 꽃들이 만발하던 봄이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돌아왔다. 바야흐로 여름은 공포영화의 계절,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무더위를 날려줄 오싹한 공포영화 한 편이 제격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공포영화 중의 공포영화로 손꼽히는 명작 공포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개봉이후 오랜 세월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공포영화의 고전들과 함께 더위를 날려보면 어떨까?

엑소시스트(The Exorcist)


1973, 미국, 15세 관람가
 어느날, 미국의 인기 여배우인 크리스 멕넬의 딸인 레건에게 악령이 깃든다. 이 때문에 레건은 흉측한 악령의 모습으로 변하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등 여러 가지 기이한 증세를 보인다. 크리스는 딸 레건을 치료하기 위해 젊은 신부 카라스를 찾아가 악마를 내쫓는 엑소시즘 의식을 부탁한다. 이에 카라스는 엑소시즘의 경험이 있는 노신부 메린에게 도움을 청하고, 메린과 악령은 처절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엑소시스트’는 그의 연출력이 특히 빛을 발해 관객들이 영화 내내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게끔 한다. 1973년 개봉 당시 충격적 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혼절, 실신하는 등 큰 소란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크게 흥행했으며 지금까지도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타임(TIME)이 뽑은 최고의 공포영화에서 12위, 영국 영화잡지인 엠파이어, 토탈 필름이 선정한 사상 최고의 공포영화 50선에서 각각 2위, 13위에 선정되고 미 박스 오피스 선정 최고의 공포영화 10위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공포영화로서의 명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명한 스파이더 워크 장면은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

샤이닝(The Shining)


1980, 미국, 청소년 관람불가
 전직 교사인 잭은 겨울 동안 문을 닫는 오버룩 호텔의 관리인으로 취직한다. 때문에 잭은 한겨울 내내 아내 웬디, 아들 대니와 함께 고립된 호텔에서 지내게 된다. 그런데 잭은 1970년 당시 잭과 같은 일을 맡았던 관리인이 두 딸과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했다는 호텔의 비극적인 과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잭은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해가고, 아들 대니는 호텔 엘리베이터에 피가 가득한 무서운 환상을 보게 되는데...
 영화 ‘샤이닝’은 내용보다도 다양한 연출 기법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즉, 극적인 색의 조합과 카메라 기법, 음산한 사운드, 그리고 마치 연극의 ‘장’처럼 부제목을 달아 관객을 조여오는 구성 등으로 큰 공포감을 주고 있다.

오멘(The Omen)


1977, 미국, 청소년 관람불가
 6월 6일 새벽 6시 로마. 갓 태어난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쏜 대사는 같은 시각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데미안을 데려와 친자식처럼 키운다. 그런데 5년 뒤 유모가 데미안을 부르며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브레넌 신부라는 사람이 쏜 대사를 찾아와 데미안이 인류의 파멸을 위해 보내진 악마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신부는 데미안을 죽이지 않으면 데미안은 쏜 대사의 직위와 재산을 발판으로 전세계를 악마의 손아귀에 넣으려 할 것이고, 이것이 요한 계시록에 예언되어 있다고 하는데...
 ‘오멘’은 ‘엑소시스트’의 성공에 영향을 받은 악마주의 계열의 영화로서 ‘엑소시스트’, ‘악마의 씨’와 함께 오컬트 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요한 계시록에 근거한 적 그리스도의 출현을 모티브로 삼고 있으며, 공포스러운 장면의 대부분을 음향과 빛의 강약만으로 조절하여 처리할 정도로 감독의 연출력이 뛰어난 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의 배경음악은 영화 음악계에서 공포영화음악 10선 중 하나로 뽑고 있으며 1977년도 아카데미 최우수 작곡상과 음악상을 수상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오컬트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꼭 봐야할 명작 고전영화.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


1981, 미국, 15세 관람가
 1958년, 크리스탈 호수 야영장은 제이슨이란 어린 소년이 익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교사가 살해되며 폐쇄되었다. 이곳에 제이슨의 저주가 내렸다고 믿는 마을 사람들의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크리스티는 야영장을 다시 개장하기로 한다. 때는 마침 익사한 제이슨의 생일인 13일의 금요일이고, 갑자기 야영장의 사람들이 하나 둘 살해되기 시작한다.
 ‘13일의 금요일’은 고작 50만불의 저예산 공포영화였음에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거의 1,2년에 한편씩 속편이 제작되는 등 공포영화의 대표적 시리즈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살인마가 사람들을 이유없이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영화인 슬래셔 무비의 대표격인 영화로서 이후 이 장르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 ‘제이슨’을 만들어낸 불후의 명작 영화이다. 공포영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슬래셔 무비의 아버지격인 영화이므로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조영탁 수습기자/울산
<pokytjo@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