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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문학이 돌아왔다

94호(2013.09.05)/문화생활 2013. 9. 7. 14:41 Posted by mednews

인문학이 돌아왔다

<정의는 무엇인가> 와 스티브 잡스로 대표되는 인문학의 귀환,
그 방향성에 대해 생각해본다

 

 

인문학, ‘학문의 전당’에서 떠나

 

지난 학기, 기말고사는 마무리되고 도서관에 학생들의 발길이 뚝 끊겼던 때, 중앙대 총장실 앞은 학생들로 북적였다. 비교민속학과, 아동복지학과, 가족복지학과, 청소년학과 4개 과의 폐지를 이사회에서 일방적으로 의결했기 때문이다. 인문계열 학과들은 전국적으로 줄줄이 문을 닫고 있다.  한남대는 철학과와 독문학과를, 목원대는 독일언어문화학과, 프랑스문화학과를 포함한 5개 학과를 폐지키로 결정했다. 배재대의 독문과와 불문과도 같은 운명에 처했고, 국문과는 외국인이 한국어를 익히는 한국어과와 ‘한국어문학과’로 통폐합하기로 했다. 경남대는 철학과를 없앤다고 한다. 계속되는 불경기에 취업률은 낮아지고, 사립대학들이 취업률과 같은 성과위주의 대학교육을 경쟁력이라 내세우면서 인문학이 수난을 겪고 있다.

 

떠나간 인문학, 서점에서 재회

 

하지만 서점이나 기업의 분위기는 사뭇 달라 보인다. 대한출판문화협회의 통계를 살펴보면 2010년, 전년에 비해 철학분야는 33.1%, 어학분야는 20.8% 의 도서발행부수 증가를 보였다. 2011년 들어서는 어학이나 역사 분야의 발행부수는 감소했으나 철학 분야는 여전히 9% 가까이 증가했다. 2013년 상반기까지 철학분야의 신간 발행종수나 발행부수는 상승세를 유지하고 있다. 2010년 <정의란 무엇인가>를 시작으로 <철학이 필요한 시간>, <책은 도끼다>, <죽음이란 무엇인가> 등 인문분야의 도서들이 선전했다. <논어>같은 고전도 판매고가 늘어나고 있다. 1981년 교보문고 개점 이래로 인문분야 도서가 종합판매순위 1위를 차지한 것은 <정의란 무엇인가> 가 처음이라고 한다. <마시멜로 이야기>, <시크릿>, <이기는 법> 등 2006년부터 2008년까지 자기계발서가 서점가를 휩쓸었던 것과는 퍽 대조적이다.

기업들도 인문학적 소양을 갖춘 직원의 선발과 육성에 열을 올리는 분위기다. CJ E&M,  포스코, 롯데백화점 등의 다양한 기업에서 사내 인문학 강의를 강화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삼성에서는 ‘삼성 컨버전스 소프트웨어 아카데미’라는 이름으로 인문학 전공자를 채용하고 소프트웨어에 대한 교육을 시켜 ‘통합형 인재’를 키우는 전형을 도입했다. 또 국민은행의 2013년 상반기 채용 심층면접은 28권의 인문학 도서를 읽고 토론하는 파격적 형식으로 이루어졌다.

이렇게 인문학이 열풍을 일으키는 분위기가 형성되면서 대중들을 대상으로 하는 인문학 강의도 많은 인기를 끌고 있다. 유명 저자를 초빙한 강연은 물론 인터넷이나 팟캐스트를 통해 들을 수 있는 강의도 많다. 앞서 말한 것과 같이 인문학이 취업의 열쇠를 쥐는 것 같이 되어 취업 준비생들을 위한 인문학 강의와 스터디 모임도 생기는 추세라고 한다. 그리고 이제 한물 간 자기계발서의 대신 <논어>나 <손자병법> 등 동양 고전에서 처세술과 삶의 지혜를 구하는 사람도 많아지고 있다. ‘라디오 시사고전’의 진행자로 유명한 박재희 민족문화컨텐츠연구원 원장은 국내 웬만한 CEO들의 ‘스승’이라 불리울 정도로 많은 강연을 하는 것으로 유명하다.

 

반쪽 짜리 인문학

 

인문학이 유행하게 된 데는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아이폰의 등장일 것으로 보인다. ‘기술에 인문학의 감성을 더했다’ 내세우는 애플과 스티브 잡스가 전세계를 휩쓰는 성공을 거두면서 인문학에 대한 재조명이 이루어진 것이다. 잡스 등장 이전까지는 고리타분하고, 돈 안 되는 학문이라며 악담을 퍼붓던 사람들이, 잡스의 프레젠테이션 이후에는 영감을 불어넣어 성공을 약속하는 학문으로 떠받들고 있다. 가만히 살펴보면 취업, 승진, 돈벌이, 힐링 같은 것들이 인문학의 탈을 쓰고 나타나고 있다. 동시에 인간과 사회에 대한 성찰을 하며 진리를 마주하고자 하는 사람들은 대학에서 정리되고 있다. 머지않아 통찰과 반성의 힘을 완전히 잃어버린 현실을 마주하게 될 지도 모르겠다.

 

문지현 기자/중앙
<jeehyunm@e-mednews.com>

“리얼하고 쿨하게. 잘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숨은 보물 찾기 - 무라카미 하루키 에세이

 

 

단골 식당에서 늘 먹던 메뉴가 아니라, 처음 주문해 본 음식에서 기막힌 맛을 찾아내는 것은 일상에서 소소하게 맛볼 수 있는 즐거움이다. 하루키의 에세이는 독자에게 그런 신선한 기쁨을 준다. ‘상실의 시대’ 등의 소설로 더 잘 알려진 작가 하루키. 그러나 그는 세간의 반응이 어떻든 소설뿐 아니라 에세이도 여러 권 선보이고 있다. 그의 에세이는 이채로운 매력을 갖고 있다. 그 중 ‘이게 하루키가 쓴 글이야?’라며 자문하게 되는, 가장 의외의 면모를 지닌 책 3권을 추천한다.

 

1. 하루키식 병맛열전
- “쿨하고 와일드한 백일몽”

“내가 이 글을 쓰는 이유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상황을 다소나마 정확하게 문장화해보려 함이다. 리얼하고 쿨하게. 잘 될지는 나도 잘 모르겠지만.”

앞으로 소개할 세 책 중 가장 웃기다. 하루키 특유의 어처구니없는 유머를 만끽할 수 있다. 삽화들도 담백하면서 똑같이 어처구니없지만, 위트 있어 참신하다. 제목처럼 내용은 시시껄렁한 얘기들이다. 이게 하루키 에세이의 매력. ‘이런 시시한 얘기 따위 나도 쓰겠네’ 라고 무심하게 시작했다가 끝까지 읽게 된다. 그리고는 읽을수록 일상에서 쉽사리 지나치는 일들에 대한 하루키의 특이한 통찰력에 놀라게 된다. 또한, 자기 취향의 사물을 묘사할 땐 혀를 내두를 정도로 매력 있게 꾸며낸다. 특히 음식에 관한 부분을 읽고 있자면 별로 좋아하지 않는 음식이라도 먹고 싶게 만들 정도로 탁월하다. 무신경한 느낌의 글들이라, 복잡한 일로 머리 아플 때 일단 현실도피를 위해 찾게 되는 묘미가 있다.

 

2. 그리스, 터키 기행문
- “우천염천(雨天炎天)”

‘소련’, ‘서울 올림픽’ 같은 구시대의 단어들이 난무하다. 언제 써진 책인지 확인하지 않고 무심코 읽다가 낯선 단어들과 조우하게 된다. 이 책은 1988년에 그리스와 터키를 여행하고 나서 쓴 기행문이다. 그리스에선 그리스정교의 성지인 ‘아토스 반도’를 , 터키에선 3주간 4륜구동차를 타고 외곽을 따라 여행한다. ‘성지’, ‘4륜구동’이라는 말에서도 알 수 있듯 절대 편한 행로는 아니다. 따라서 안내서 목적으로 쓴 글이라고 할 수 없다. 아토스 반도는 세속의 규칙이 아닌, 종교적 원칙의 지배를 받는 땅이다. 자급자족의 세계이며 교통기관은 없다. 관광업자들의 손이 전혀 닿지 않은 채 보존된 맨땅. 그런 점에 이끌려 아토스로 간 하루키는 그곳의 변덕스러운 날씨와 험한 지형, 그리고 수도원에서 제공받는 맛없는 식사 얘기를 줄줄이 늘어놓는다. 읽고 있자면 이거야 말로 진정한 의미의 ‘맨땅에 헤딩하기’로구나 라는 생각이 절로 든다. 도대체 이런 뻘 짓을 왜 글로 썼을까 싶다가 하루키의 악전고투에 동화되어 다음 여정에서 벌어지는 삽질과 난관이 무엇일지 궁금해진다. 이렇게 독특한 기행담에 가랑비에 옷 젖듯 심취해갈 때 등장하는 결정타. “모든 일이 제대로 풀리지 않는 것이 바로 여행이다. 제대로 풀리지 않기 때문에 우리는 여러 가지 재미있는 것, 이상한 것, 기막힌 것들을 만날 수 있다.” 이쯤 되면 불과 몇 분 전, 고생하며 여행하는 하루키를 비웃었던 일은 머릿속에서 지워지고 아토스 반도와 터키의 지도를 살피며 홀연히 떠나고 싶어진다.

 

3. 마라토너 하루키
- “달리기를 말 할 때
 내가 하고 싶은 이야기”
책의 표지엔 한 남자의 뒷모습이 있다. 웃통을 벗은 채 러닝슈즈를 신고 달리고 있는 뒷모습. 전신이 구릿빛이고 근육이 붙은 매끈한 몸매다. 책을 읽다보면 이 구릿빛 남자는 다름 아닌 하루키라는 사실을 알게 된다. 그가 마라토너라고는 하지만 ‘노르웨이의 숲’을 쓴 작가라고 상상할 수 있을만한 등짝이 아닌 것이다. 고독한 주인공이 주로 등장하는 하루키 소설을 기억하는 독자들은 그가 소설을 쓰면서 착실하게 마라톤을 즐기고 풀코스를 25회나 완주했다는 사실에 다소 충격을 받을 수도 있다. 하루키의 화려한 경력은 여기서 멈추지 않는다. 그는 심지어 트라이애슬론 완주 경력도 여러 번 가지고 있다. 밤새 맥주를 마신 뒤 숙취를 이기며 소설을 쓸 것만 같았던 그는 알고 보니 매끈한 등짝을 가진 철인이었던 것이다. 책은 기본적으로 달리기에 관한 이야기이기 때문에 몸을 움직이는 것에 대한 성찰이 많은 비중을 차지한다. 그래서 당장이라도 뛰쳐나가 격렬한 운동을 하고 싶은 충동에 사로잡히게 되는 구절도 많다. 그러나 가볍게 읽히는 다른 에세이들과는 달리 조금 무게감이 있다. 이 책이 30년간 마라토너이자 소설가로 살아온 삶을 돌아보고자 하는 회고록인 관계로 꽤나 진지한 내용도 포함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랫동안 무언가를 업(業)으로 삼고 있는 한 인간의 끈기를 느낄 수 있다. 자신의 업을 꾸준히 일궈온 ‘인간’ 하루키와의 대면이다.

 

최혜란 기자/조선
<hr0616@e-mednew.com>

석기시대 다이어트. 인류는 무엇을 먹었었나?

 

 

인간생활의 세 가지 기본 요소 의.식.주, 그 중 식(食)은 건강과 밀접하게 맞물려 있다는 점에서 예나 지금이나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최근 인류학과 고고학의 발전으로 석기시대의 식생활에 대해 많은 사실들이 밝혀지면서, 인공 합성물이 대부분을 차지하는 현대의 식생활에서 벗어나 과거로 돌아가자는 움직임이 일고 있다.

 

인류는 탄생 이래 크게 세 번의 섭식의 변화를 겪게 된다. 첫 번째가 불을 이용한 화식의 발견으로, 이전보다 훨씬 더 다양한 식자원을 활용 할 수 있게 되었다. 두 번째는 농경의 발전으로 수렵 채집에 의존했던 단백질 위주의 영양이 탄수화물 위주의 식생활로 바뀌는 계기가 되었고, 세 번째가 바로 약 50년 전부터 시작된 농축 탄소화물 및 인공화합물로의 변화이다. 화식의 발견으로 인한 첫 번째 변화가 약 100만 년 전, 농경사회의 시작으로 인한 두 번째 변화가 1만 년 전이었다는 점과 비교해 볼 때 최근의 식생활은 너무나도 급격히 변화했기에 인간의 신체가 이를 따라가지 못했고, 이로 인해 과거에 드물었던 다양한 만성 질환이 범람하고 있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런 주장에 근거해 최근, 인류가 가장 오랜 기간에 걸쳐 적응한 석기시대의 식생활이 인체의 건강유지에 유리할 것이라는 주장에서 나온 것이 바로 석기시대 다이어트이다.

 

석기시대 다이어트 방법에 따르면 고탄수화물로 이루어진 현대의 식단을 버리고 견과류와 육류 위주의 식생활로 돌아가야 하며 삼시 세끼를 먹는 것은 농경시대 이후에 생긴 습관이므로 자연스러운 배고픔이 느껴질 때만 음식을 먹어야 한다고 한다. 더 극단적인 추종자들은 굶기와 폭식을 반복하는 간헐적 단식이 더 건강에 좋을 것이라 주장한다.
또, 석기시대 식생활을 주장하는 학자들은 삼대 영양소에 대해 각각 다음과 같이 주장한다.

 

 

1) 단백질

석기 시대 인류는 수렵을 통해, 지방이 적은 야생 동물을 먹었을 것이다. 그러므로 현대의 육류는 살코기를 위주로, 기름기가 많은 부위는 피하고 햄이나 소세지 같은 가공육은 피해야한다.


2) 탄수화물

원시시대는 채집을 통해 얻은 가공되지 않은 통곡류와 야채, 과일 위주였으므로, 밀, 쌀, 보리등 농경시대 이후 만들어진 음식은 줄이는 것이 좋다. 그러나 탄수화물은 주 에너지원으로 꼭 필요하므로 ‘야채와 과일’을 통해 섭취하도록 한다. 야채와 과일은 미네랄, 비타민, 각종 항산화 물질이 들어 있어 더욱 좋다.

 

3) 지방

원시시대에는 견과류와 육류, 어류를 통해 지방을 얻었으나 현재는 가공된 기름에 의한 트랜스 지방 섭취가 늘어났다. 따라서 트랜스 지방이 많은 튀긴 음식, 곡물로 키운 육류를 피하고, 등푸른 생선과 견과류를 통한 지방을 섭취하는 것이 좋다.

 

삼대영양소 외에 과거에는 존재하지 않았던 정제법으로 얻은 소금, 목축업을 통한 우유의 섭취는 권하지 않으나, 원시시대에 얻을 수 있었던 꿀이나 각종 알류의 식단은 추천한다.
그러나 과연 농경시대 이후의 식사에 인류가 적응하지 못하고 있는가라는 점이나, 농경시대가 건강한 식습관인지 아니면 환경에 의한 어쩔 수 없는 선택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전문가들 사이에서도 의견이 분분하다. 따라서 이것이 한순간의 유행이 될지 혹은 사람들의 호기심을 충족시키는 가십에 불과할지, 혹은 인류학 고고학 생물학등의 발전에 발맞춘 새로운 섭식 형태가 될지는 좀 더 지켜봐야 할 것이다.

 

이건 기자/중앙
<silvercookie@e-mednews.com>

아는 것 같지만 잘 모르는 저작권, 사례로 알아본다

 

최근 인터넷 매체가 활성화됨에 따라 저작권법과 관련한 문제가 불거지고 있다. 이번 기사에서는 한국저작권위원회에서 발간한 <<2012 개정 저작권법에 따른 저작권 상담사례 100>>에 실린 내용을 바탕으로 우리들이 놓치기 쉬운 저작권에 대해서 다루고자 한다.

 

Case 1. 평소 UCC 제작을 취미로 하고 있는 의대생 A씨는 자신의 일상을 담은 UCC를 제작하였다. A씨는 동영상의 분위기와 어울리는 대중가요를 동영상의 서두 부분에 15초간 배경음악으로 사용하였다.

 

인터넷에서 UCC를 보고 즐기는 것은 이미 보편화된 일이다. 그러나 많은 UCC들이 저작권 침해의 소지가 있기 때문에 주의해야 한다. 저작권법에 따르면 통상적으로 음원에는 저작권자인 작사/작곡가, 저작인접권자로 실연자(연주자와 가수)와 음반제작자의 세 권리주체가 존재하므로, 인터넷에서 음원을 이용하고자 한다면 세 권리주체의 허락을 각각 받아야 한다.
인터넷에는 “30초 이내는 허용된다”, “10초 이내는 저작권 침해에 해당되지 않는다” 등의 말들이 떠돌아다니는데, 이런 주장은 근거가 없다. 뿐만 아니라 자신이 직접 노래를 부르거나 연주하여 업로드하는 경우 역시 곡과 가사가 이용되고 있으므로 작사/작곡자로부터 이용허락을 받아야 한다.
다만 일일이 이용허락을 구하는 것은 쉽지 않으므로 한국음악저작권협회, 한국음악실연자연합회, 한국음원제작자협회 등에서 각각 작사/작곡, 실연, 음반에 대한 쉽게 이용허락을 얻을 수 있다고 한다.

 

Case 2. 의대생 B씨는 최근 블록강의 수업을 녹음하여 수업이 끝나고 복습하는 데 활용하고 있다. 워낙 강의 시간이 길고 체력적으로 힘들다 보니 놓치는 부분이 있어 강의를 MP3로 녹음해 놓았다가 나중에 복습하는 것이다. 최근에는 동기들과 역할을 분담하여 각각 다른 강의를 녹음하고 MP3 파일을 공유하였다.

 

저작권법 제 4조에 따르면 수업시간의 강의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 저작물에 해당한다. 따라서 강연자는 저작자로서, 저작재산권으로서의 복제권이 인정된다. 따라서 강연자의 허락 없이 MP3를 이용해 강의내용을 녹음하는 행위는 저작물의 복제행위로서 저작권자의 복제권을 침해하는 경우가 된다.
다만 저작권법 제 30조에 따르면 공표된 저작물을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아니하고 개인적으로 이용하는 범위 내에서는 복제가 가능하다. 따라서 Case 2의 초반부 사례처럼 개인적으로 소장하여 복습하는 정도에서는 저작권 침해 문제가 발생하지 않는다. 그러나 후반부 사례처럼 파일로 만들어 공유하는 경우에는 강연자에 대한 저작권 침해가 발생할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한다.

 

Case 3. 학번 내에서 학습부장을 맡고 있는 의대생 C씨는 ‘족보’ 혹은 ‘야마’라 불리는 시험 기출문제를 복원해서 정리하는 역할을 맡고 있다. C씨는 동기들이 복원한 기출문제를 정리하고 학번비로 기출문제를 인쇄를 맡겨 배포하였다.

창작성 있는 기출문제는 저작권법의 보호를 받는다. 따라서 저작권자의 이용허락이나 동의를 받지 않고 기출문제를 이용하는 경우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


1997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시험문제는 ‘정신적인 노력과 고심 끝에 남의 것을 베끼지 아니하고 문제를 출제하였고, 그 출제한 문제의 질문의 표현이나 제시된 여러 개의 답안의 표현에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인정된다면, 이를 저작권법에 의해 보호되는 저작물로 보는데 아무런 지장이 없다’고 한다. 따라서 기출문제를 이용하기 위해서는 저작자에게 저작물 이용에 관한 허락을 받을 필요가 있다.
다만 저작권법 제25조에 따르면 의과대학과 같이 「고등교육법」에 따른 학교에서는 교육기관의 수업을 지원하기 위하여 수업에 필요한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의 일부분을 복제·배포할 수 있고, 이에 해당하는 교육기관에서 교육을 받는 자는 수업목적상 필요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공표된 저작물을 복제하거나 전송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공개된 기출문제에 대해서는 영리를 목적으로 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학습의 목적으로는 복제 및 배포가 가능할 것으로 생각된다. 물론 이는 학교마다 저작권자의 입장이 다를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실제로 의사 국가고시 기출문제가 공개되기 이전인 2011년에 의사 국가고시 문제의 저작권자인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의 동의를 받지 않고 기출문제집을 발간하여 저작권 문제가 발생한 사례가 있었다. 서울동부지방법원은 “질문의 표현이나 제시된 답안의 표현에 최소한도의 창작성이 있음이 인정되므로, 저작권법에 의하여 보호되는 저작물에 해당하고, 이와 같은 저작물을 직접 보고 베낀 것은 아니고 수험생들의 기억력을 되살리거나 인터넷 사이트를 참고하여 이를 복원하여 게재한 경우에도 저작물의 복제에 해당한다”라고 판결하였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com>

내 교실 속 정원

94호(2013.09.05)/문화생활 2013. 9. 7. 14:37 Posted by mednews

내 교실 속 정원

 

 

빡빡한 본과 생활에 마음의 여유가 사라질 때, 나무나 숲을 바라보다보면 언제 그랬냐는 듯  마음이 편안해진다. 여유가 사라질 때 항상 짙푸른 산과 나무를 바라볼 수는 없겠지만, 내 곁에 조그마한 푸름만 있어도 일상이 훨씬 활력 있고 희망찰 것 같은 기분이 든다. 키우기 쉬우면서 기쁨은 두 배로 주는 식물을, 키우는 목적에 따라 소개해보려 한다. 

 

1. 깨끗한 공기가 필요해!

 

식물 모두 실내 공기를 맑게 하는 정화 기능이 있지만, 다른 식물보다 정화작용이 더 뛰어나며 실내에서 키우기 쉬운 식물들이 있다.

① 산세베리아
공기 정화 능력이 가장 뛰어나다. 게다가 그늘에 두거나 물을 자주 주지 않아도 되서, 키우기 정말 편한 식물이다.

② 에피프렘넘
줄기가 길게 뻗어나가고 비슷한 잎 모양새 때문에 담쟁이를 연상시킨다. 그늘에 두고 키워도 진한 초록빛을 띄며 잘 자란다. 화분을 벽에 매달아 줄기를 늘어뜨리도록 기르면 인테리어 효과도 좋아 일석이조!!

 

2. 애완용(?) 식물 - 다육이

 

식물의 기능이 목적이 아니라 애완동물을 키우듯 애정을 쏟을 식물을 기르고 싶은 사람이 있다면, 요즘 화분 키우기의 대세인 다육이는 최고의 선택이다.

① 게발선인장
게발선인장은 가정에서도 많이 키우는, 우리에게 잘 알려진 선인장이다. 게발선인장의 매력은 눈 덮인 겨울철에 진한 분홍색의 화려한 꽃을 피운다는 점이다. 지인이 게발선인장을 키운다면 줄기 조금을 떼어와 화분에 꽂으면 금방 뿌리를 내려 잘 자랄 것이다.

② 알로에
알로에 수딩 젤로 많이 쓰이고 피부, 면역력에 좋다고 알려진 알로에도 키우기 쉬운 다육이! 따뜻한 햇볕 아래에서 물을 아주 가끔씩만 주면 된다. 갈아먹고 피부에 바르면 몸에도 좋고 거기다 포름알데히드, 벤젠 등 해로운 물질도 흡수한다니 짱짱풀이라 할 만하다. 다만 원액은 피부에 강한 자극을 줄 수 있으므로 알레르기 반응 여부를 시험해보고 물에 희석해서 쓰는 것이 좋다.


3. 코가 상쾌한 식물 - 허브

 

후각을 자극하는 식물을 생각하면 허브가 제일 먼저 떠오른다. 허브에서 나는 향은 두뇌를 자극시키고 몸을 안정시키는 효과가 있다. 공부하다가 집중이 흐트러질 때 맡는 허브 향은 머리를 상쾌하게 해 줄 것이다. 또 허브는 물도 자주 줄 필요가 없다. 

① 로즈마리
소나무 같은 시원한 향에 약간의 레몬향이 섞여 있는 듯한 로즈마리는 아로마 테라피에도 많이 쓰인다. 깨끗이 씻은 잎 몇 개를 물에 우려내 차로도 마시면 두통을 완화한다고 알려져 있다.
② 페퍼민트
향이 좋은 페퍼민트는 키우기 쉬운 허브로 유명하다. 약간 그늘이 져도 잘 자라고, 물도 흙이 마를 때마다 주면 된다. 차로도 많이 만들어 마시는데 소화가 안될 때, 감기가 걸려 목이 아프고 기침이 날 때 효과가 있다. 조금만 신경 써서 길러도 금방 무성해진다고 하니 보람도 느낄 수 있다.

 

4. 내 공간을 예쁘게!

 

아름다운 꽃과 풀은 보는 것만으로도 기분을 화사하게 만들어준다. 딱딱한 교실과 책상을 꽃과 식물로 화사하게 꾸미고 싶어도, 화분의 흙과 모래는 책상을 더럽힐수도 있어 망설이게 되는데, 이 문제를 해결하며 시각적 효과는 100점 만점인 방법이 있다.

① 꽃과 물병
소박하지만 눈이 즐겁고, 꽃향기도 맡으며 공부 할 수 있는 방법이다. 물은 오래 두면 냄새가 나기 때문에 매일 한 번씩 갈아주는 것이 좋다. 꽃은 사도 되지만 길에 핀 냉이 코스모스 장미 등을 가져다 놓아도 좋다.

② 아트소일
(=컬러소일, 하이드로컬쳐소일)
물고기 알처럼 생긴 아트소일은 흙을 대체해서 수분과 영양분을 함유한다. 개미가 생길 염려도 없고 흙을 갈아 줄 필요도 없이, 가끔 물기가 마를 때마다 물을 뿌려주면 된다. 색깔이 다양하고 예뻐 아트소일 자체로도 인테리어 효과가 뛰어나다. 아트소일에서 식물을 키울 때 개운죽, 행운목, 테이블야자를 추천한다.

 

이유정 기자/영남
<lyjeong81@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