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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들에게 추천한다

87호(2012.06.07)/문화생활 2012. 6. 11. 18:56 Posted by mednews

그대들에게 추천한다

의대생 책을 읽고 영화를 보라

 

매주 반복되는 시험, 세미나, 보고서로 점철된 학기도 이제 막바지!! 기다리던 방학이 다가온다. 못 만나던 친구도 만나고, 가고, 휴식도 취하고 방학계획으로 가득 찼겠지만, 그 사이에 책 한 권, 영화 한편 끼워 넣어보면 어떨까? 시험과 전공 책들로 둘러싸여 몸도 정신도 피폐해지고 사색할 시간도 의욕도 점점 사라지는 의대생들에게 각 학교 각 과의 의대 교수님들이 권한다.

 

조지 오웰(George Orwell)의 동물농장과 1984

추천자 : 을지의과대학 신경해부 백태경 교수님

 

 

지식인의 사회 읽기와 책무성에 관하여

조지 조웰의 동물농장(1945)1984(1949)”는 나처럼 탈법적 군산복합체 독재정권이 자신들의 권력을 유지하기 위한 도구로 사용한 반공이란 도그마로 국민들을 호도하던 시절에 초·중등 교육을 받아온 이들에게는 스탈린 치하의 소련의 비참한 폭정을 비판한 책이란 이유로 퀴즈 프로그램 등에 단골로 등장하던 메뉴였다. 그런 탓인지 반항적 기질로 충만했던 사춘기이자 탐식성·잡식성 인문학 습득시기인 나의 중·고교시절에 오웰의 작품은 나의 관심 목록에서 늘 하위에 위치하고 있었고 작가를 소위 기득권 계급(“보수와는 다릅니다!)의 대변자로 오인하고 있었다.

낙방을 거듭하다 어렵사리 의대에 진학한 이후, 예과시절에는 당시 내가 속한 우리나라의 사회적 병리상태를 핑계로 오히려 의대 공부보다는 철학과 사회학 공부에 더 많은 시간을 보내면서 당시의 유행에 따라 자연히 사회주의적 철학에 경도된 평범한 대학생활을 보내고 있었다. 이 시기에도 지식에 대한 식탐은 여전하여 관심분야인 사회주의 계통의 서적뿐만 아니라 손자지피지기의 교훈에 따라 대각에 위치하는 사상의 서적들도 탐독하던 도중 오웰을 새롭게 만나게 되었고 그에 대한 오해를 풀 수 있게 되었다.

특히 오웰은 두뇌가 비상하여 이튼을 졸업하였다는 학벌 외에는 일생 동안 민주주의와 사회주주의 가치와 이상을 한시도 포기한 적이 없는 골수까지 철저한 사회주의자요 공화주의자라는 것을 알게 된 것은 신선한 자극이었다. 행동하는 지식인으로서의 소명을 다하기 위하여 스페인 내전에 참가하여 생명을 위협하는 부상을 당하기도 하였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민주적, 사회주의적 공화국의 가치를 수호하기 위한 항쟁을 옹호한 카탈로니아를 위한 찬가(1938)”를 발표하기도 했던 그가 당시 많은 지식인들에게 이상적 사회주의의 국가로 오인되어 추앙되던 스탈린 치하의 소련에 대한 비판을 담은 동물종장의 집필은 많은 동지와 친구들을 상실하게 되는 계기가 되었지만 그에게는 용기 있는 지식인이라면 당연히 감내해야 할 의무였다.

앞에 언급한 바와 같이 오웰은 전 생을 통하여 공산주의를 포함한 사회주의적 가치를 포기한 적이 었다. 그가 비판한 것은 수탈적 자본주의뿐만 아니라 사회주의의 탈로 위장한 전체 주의에 의한 인간성과 인간 자유의 말살이었다. 인간의 자유의지, 창의성과 개성의 존중에 기반한 노력의 존중을 기반으로 하여 발전한 자본주의가 금권력을 독점한 기득세력의 착취와 수탈이라는 내재적 위험성을 내포한 것처럼, 평등에 기반한 인간성의 회복을 가치로 하는 사회주의가 사상적 권력을 독점한 세력에 의한 전체주의에 빠질 수 있는 위험성을 경고하고 비판한 것이다. 그런 의미에서 오웬은 사회주의의 올바른 가치인 인본주의적 가치를 사랑한 진정한 사회주의자였다.

이와 같은 오웬의 자성적 비판에 대한 인식은 당시 우리 사회에서 벌어지는 현상에 대한 나의 시각이 보다 넓어지는 계기가 되었고 나 역시 과거의 동료들로부터 수정주의적 회색주의자라는 비판을 받는 근거가 되기도 하였다. 하지만 작금에 우리나라에서 양 세력을 대표하는 정치잡배들 사이에서 일어나고 있는 여러 정황들은 현세적 목적을 달성함에만 혈안이 되어 이상적 근본가치를 망각한 채 이전투구를 벌이고 있는, 도그마의 함정에 빠진 군상들의 출현에 대한 오웬의 선지자적 직관을 증명하는 듯하여 씁쓸함을 금할 길 없다. 그러므로 오웬이 비판하고 우려하였던 이데올로기라는 사탕발린 탈로 위장한 권력에의 의지는 우리가 극복해야 할 현재 진행형의 화두이다.

자본주의의 탈을 쓰고 있던, 사회주의의 이름을 빌리고 있건 간에 오웬이 비판한 인간성 말상을 꾀하는 전체주의는 아직도 다양한 형태로 세계 각 처에서 횡행하고 있음을 볼 때 선지자의 직관은 시간을 초월하여 우리에게 강한 메시지를 전달한다. 지식인의 주된 책무 중 하나는 자신이 속한 사회의 발전에 기여함이다. 비록 과거에 비하여 그 의미가 많이 퇴색되었다고는 하나, 고등교육을 받은 의과대학생과 의사는 대표적 지식인 그룹임을 자각하여 사회를 보는 건전하고 다양한 시각을 가져야 한다. 이러한 폭넓은 식견은 끊임없는 훈련과 노력으로 얻어질 수 있다. 현재의 자각에서 비롯된 미래 개선의 의지가 우리 후손들에게는 보다 나은 세상을 물려줄 수 있음은 역사가 보여주고 있지 않은가.

선생의 길을 가는 자로서 누리는 가장 큰 축복은 후학들이 훌륭하고 올바른 사람으로 성장함을 지켜 보면서 늙어가는 것이다. 나의 제자들이 오웬의 비판과 우려를 극복하고 발전된 사회를 건설함에 도움이 되는 인재로 자라나길 기대하면서 이 책들에서 많은 것을 얻을 수 있게 되어, 건전한 시각과 다양한 가치를 존중할 수 있는 사람으로 성장하기를 바라는 희망으로 오웬의 고전들을 추천한다.

 

 

100세 현역 의사의 스트레스 내려놓기 연습/ 히노하라 시게야키

새로움의 충격(Shock of the New) / 로버트 휴즈

추천자 :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조직한 교실 김호덕 교수님

 

100세 현역 의사의 스트레스 내려놓기 연습

저자 히노하라 시게야키 선생은 1911년 생이니까 올해 만 100세의 현역의사이다. 웬만한 젊은이보다 더 부지런하고 열정적인 하루일과를 보내는 그는 지금까지 300권에 가까운 에세이 집을 펴내기도 했다. 100년을 살아오며 터득한 스트레스에 무릎 꿇지 않고 일상을 행복하게 보낼 수 있는 방법에 대해 이야기 하며, 어떤 스트레스건 우리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줄수 있다고 강조한다. 스트레스는 받아들이는 사람이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느냐에 따라 독이 될 수도 있고 약이 될 수도 있는 것으로 중요한 것은 마음가짐으로 스트레스도 우리에게 소중한 가르침을 줄 수 있다고 강조한다.

히노하라 선생은 100여년을 살아오며 터득한 행복론도 펼친다. ‘행복의 문턱을 낮추라는 것이 핵심이다. 행복이란 각자가 느끼는 주관적 감각이므로 스스로 행복을 쉬이 느낄 수 있도록 문턱을 낮추면 소소한 일상 속에서도 얼마든지 행복으로 가득함을 느끼며 살아갈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소신이다. 이 책에서는 10개의 장에 걸쳐 스트레스를 관리하고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 위한 비결을 자신의 인생경험과 의사로서 만난 환자들을 바탕으로 잔잔하게 풀어간다. 이야기들은 100여년이라는 오랜 세월 동안의 세상살이에서 경험했던 진솔한 삶의 조각조각들이 진하게 우러나 있어 어려운 환경 속에서 분투하며 현재를 사는 우리에게 무엇보다 큰 감동을 준다.

새로움의 충격

영국방송협회(BBC)TV 기횔물로 방영되었던 방송 원고를 보완하며 펴낸것이다. 소위 모더니즘 미술의 총체적 이해를 위해 이와 관련된 주제를 여덟가지로 나누어 각각에 대해 포괄적이고 입체적이면서도 구체적인 시각을 독자에게 제시하고 있다 저자인 휴즈는 미술 분야 뿐만 아니라 문학, 영화, 연극 등 다양한 장르에 관한 해박한 지식을 바탕으로 미술을 문화사적 지평에서 해부하고 있다. 가장 뛰어난 예술이란 시대가 안고 있는 수천가지 문제들을 다루어 내는 의식있는 예술이며, 바로 지난주에 있었던 폭발로 찢겨진 예술이며 어제 있었던 충돌 사고로 잘려나간 사지를 다시 끌어 모으는 예술이어야 함을 그는 강조한다.

 

수술, 마지막 선택 / 강구정

의사가 사라진다/ 앤디 케슬러

추천자 :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생화학 교실 예병일 교수님

 

수술, 마지막 선택-공존에 대하여

계명대학교 동산병원 외과 교수인 저자가 각종 수술과 관련된 질병을 소개하신 책이다. 일반인들을 위해 수술에 대한 정확한 지식을 전달하고자 함과 동시에 수술에 얽힌 의사와 환자의 관계를 비롯한 의료상황을 잘 그려 놓았으므로 앞으로 사람을 대하는 일을 직업으로 삼아야 할 의학도들에게 공감능력과 지식을 동시에 키워 주는 책이다.

 

의사가 사라진다 프로네시스를 위하여

미래에는 의사가 사라진다가 아니라 미래에는 의사의 역할이 축소될 것이다를 주장하는 책이다. 저자는 영상술이나 진단분야에서 획기적으로 발전하고 있는 기술은 의사라는 사람의 역할을 축소시키고, 의사가 기계와 기술에 의존하게 될 것임을 주장한다. 이 주장이 실제가 될 지는 알 수 없지만 미래 의료계의 한 단면을 엿볼 수 있다는 점에서 읽어볼 만하다.

 

 

Dangerous method / 감독 : 데이빗 크로넨버그

추천자 : 중앙대병원 정신과 나철 교수님

“Dangerous method” 는 정신 분석학의 창시자인 지그문트 프로이트와 분석심리학의 대가 칼 구스타프 융의 전기 영화로 두 대가의 존경과 질투, 그리고 그들 사이에서 숨겨진 실존인물 사비나 슈필라인의 비밀스러운 관계를 조명한 작품이다.

존 커의 원작소설 가장 위험한 방법(A Most Dangerous Method)’을 각색한 크리스토퍼 햄튼의 희곡 토킹 큐어(Talking cure대화치료)’를 영화화한 것으로 정신과 레지던트들에게도 추천하시는 영화이다.

 

박상아 기자/ 을지

<ann1208@e-mednews.org>

 

이어폰, 알고 쓰셨나요?

 

‘우리 S사의 이어폰은 BA드라이버를 사용하여 음의 품질이 좋으며...’
위의 구절은 이어폰을 선전하는 어떤 기업의 선전문구이다. 이어폰을 사려 사전조사를 하다보면, Type, Driver 등의 여러 생소한 단어가 많이 나오는데, 모르고 구매할 수는 없는 노릇이다. 이어폰 스펙 읽는 방법을 배워보자.

종류(Type) : Open type(오픈형), In-ear type(커널형) 으로 나뉜다. 커널형은 귀를 막기 때문에 차음이 되지만 공간감은 생기지 않는다.  오픈형은 그 반대이다.

드라이버(Driver) : 드라이버는 소리를 내는 부분을 의미한다. 우선 드라이버의 지름을 쓰고, 드라이버의 종류를 쓰게 된다. 드라이버의 지름이 클수록 음이 명료해진다.
이어폰에는 보통 다이나믹 드라이버(Dynamic Driver)나 밸런스드 아머쳐 드라이버(Balanced Armature Driver)가 쓰인다. 다이나믹 드라이버는 스피커에 쓰이는 유닛과 구조와 원리가 비슷한 드라이버로, 자석에 코일을 감아서 진동판을 움직여 소리를 낸다. 밸런스드 아머쳐 드라이버는 진동자의 코일에 전기를 가해 진동을 하고 그 진동을 통해서 금속 진동판을 울려 소리를 재생하는 방식이다.

주파수 대역(Frequency range) : 이어폰이 낼 수 있는 소리의 대역폭. 주파수 대역이 클수록 본래의 소리를 잘 낸다고 할 수 있다.

임피던스(Impedance) : 이어폰의 저항값. 저항이 크다는 것은 볼륨을 높일 때 소리가 커지는 정도가 작다는 것을 의미한다. 

음압감도(Sensitivity) : 일정 전류를 이어폰에 가했을 때 어느 정도의 음량으로 들리는지 나타낸다. 예를 들어 98dB/mW는 1mW의 전류로 98dB의 음량을 얻을 수 있다는 의미이다. 보통 밖에서 쓰기 때문에 소리가 크게 나오는 것을 선호한다.

예를 들어 UBQ-ES703의 스펙을 분석해 보겠다. 오픈형이라 차음보다 공간감이 좋고 1mW당 105dB의 소리를 낸다. 주파수 대역은 15~35kHz이다. 최대로 100mW의 입력이 가능하다. 보통 이어폰의 임피던스가 16~32이므로 보통 음량에 보통의 음 크기를 낸다고 볼 수 있다.

김진희 기자/연세원주 <overken@e-mednews.org>

 

 

‘의학적이지 않은’ 음악‘치료’ 이야기

황준성 씨와 채 민 부부를 통해 듣는 그들이 아이들의 마음을 치료하는 방법

 

나는 계명대 의대 합창단원이다. 합창을 하면서 마음의 안정을 찾았던 경험으로부터 영감을 얻어, 음악치료가 의학적인 관점에서 중요한 치료법의 하나가 될 수 있지 않을까 생각하게 됐다. 대구광역시 달서구에 위치한 한국재활음악치료학회(예술치료센터). 그 자그마한 공간으로 들어서는 골목은 좁았고, 2층으로 오르는 계단은 낡았다. 아직 피아노 학원이었던 예전 간판 그대로인 건물로 들어서자 창문 틈으로 느껴지는 따뜻한 바람, 그 바람결에 실려오는 노랫소리.

“꽃은 참 예쁘다. 풀꽃도 예쁘다. 이꽃 저꽃 저꽃 이꽃 예쁘지 않은 꽃은 없다.” 몇 번이고 테이프를 돌려 들으며 경호는 인터뷰 내내 어눌한 발음으로 노래를 불러주었다. 그리고 그 옆에는 ‘절대음감 피아니스트 발달장애 소녀’로 SBS 스타킹에 출연해 이루마와의 협연으로 큰 감동을 주었던 채란이가 낯선 손님은 아는 체도 않고 뭔가 열심히 쓰고 있다.

그 곳에서 한국재활음악치료학회장 황준성씨와 예술치료센터 원장 채 민 부부의 음악과 치료에 대한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Q.  일단 음악‘치료’가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치료’라면 의료행위인가요?
한 마디로 음악이라는 수단을 통한 궁극적인 ‘심리’치료라고 할 수 있습니다. 크게 수동적(듣기), 능동적(음악활동) 치료가 있는데요. 음악을 듣기만 해도 도움이 된다는 것은 음악의 수동적 치료효과에 해당하는데 멜로디나 화음이라는 요소가 우리 신체에 안정감을 주거나 특정 부분을 자극하는 것이고, 노래를 부르는 것은 능동적 치료라 할 수 있는데 특히 가사는 자기 심리를 표현하는 언어적 도구나 회상의 도구로 이용되는 것이죠. 음악치료는 이렇게 음악의 요소가 신체나 정신발달에 영향을 주는 것이 전체적으로 치료효과를 나타내는 것입니다.
그리고 음악치료를 포함한 모든 예술치료는 의료행위 자체가 아니기 때문에 올해부터 의사협회에서 ‘치료, 치료사’라는 단어를 쓸 수 없다고 결정했고 대신 음악 상담사, 음악 전문가로 불러야 합니다. 의학적으로 병명을 진단하는 것은 불가하지만, 공식적인 척도로 IQ테스트를 비롯한 사회 심리적인 임상적 진단을 하는 것은 가능합니다. 음악발달, 음악심리, 관계형성, 음악활동 등의 척도를 통해 이 아이가 지금은 어느 정도이고 어느 정도까지 회복할 수 있는지 판단할 수 있는 것이죠.
그런데 특수 아동들은 완전한 치료에는 한계가 있어요. 호전되면 다행이지만 보통은 퇴행되지 않게 유지하는 정도에요. 단지 사회생활과 관계유지를 위한 의사표현 등에 필수적인 요소들을 훈련하는 과정이죠. 그러니 약물치료를 당연히 병행해야 합니다.
그리고 인지적인 한계가 있는 발달 장애 아동들이 대상이기 때문에 치료상황을 판단하기 애매한 경우가 많아요. 그래서 사회성을 평가할 수 있는 기준을 이용하는데 자기주장, 자기억제, 협력 등의 카테고리를 통해 어느 정도 알 수 있죠.

 

Q.  그럼 재활음악치료라는 것은요?
음악치료에는 신체적, 정신적, 사회적인 세 영역이 있는데, 재활치료는 거기다 경제적, 직업적 부분까지 포함한 것입니다. 채란이의 경우를 예로 들면, 발달지연 장애를 앓고 있던 채란이는 절대음감을 가진 최 교수를 만나고 음악적 능력을 발견해서 피아노를 치게 됐고, 그 과정에서 사회지능은 지금 거의 정상수준에 도달했거든요. 그런데 재활치료에서는 이것이 끝이 아니라 채란이가 피아니스트라는 직업을 갖게 하는 것이 목표인 것이죠. 혼자 독립할 수 있도록.
이렇게 사회에 나가서 스스로 일어설 수 있는 능력을 갖추도록 도와주는 것이 ‘재활’ 음악치료의 목적입니다.

 

Q.  기관 소개도 부탁드려요. 그리고 이런 기관은 많이 있나요?
20명 정도의 아동, 학생들과 함께 하고 있고, 주 1회 성인합창단도 채 민 선생님이 지휘를 맡고 있습니다. 주로 발달 장애나 학교 생활하는 특수 장애 아동 등을 대상으로 합니다. 저희 기관이 우리 아이들 덕분에 TV출연을 몇 번 해서 부모님들의 연락이 많이 오긴 하지만, 언어치료, 미술치료, 음악치료 등 다른 시설도 많이 있는 걸로 알고 있어요.

 

Q.  현재 정신과에 연계가 안 되어 있는 걸로 아는데... 상황이 어떤가요?
정신과는 일반상담 및 진단, 처방을 하는 의사, 적절한 주사 및 처치를 하는 간호사와 사회보건(복지)팀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사회복지팀은 입원 병동 안에서 집단 활동을 통한 사회 예행 연습하는 부분을 담당하는데, 현재 음악치료사들은 여기에 자원봉사 정도로 참여하고 있어요. 환자들을 지속적으로 관리하는 프로그램은 엄두도 못내고 있고, 40분간 잠깐의 무료함을 달래는 레크리에이션 강사라고 보시면 돼요.
제가 실제로 실습을 나갔을 때도 병원 측이나 의사 선생님들은 예술(치료)에 대한 필요성을 인식하지 못하는 것 같다는 느낌을 받았어요. 물론 자격증을 갖지 못한 사람들이 너도나도 치료하겠다고 나서는 것을 경계해야 하지만, 심리 치료가 중요한 요즘 이 분야를 진단적, 과학적으로 증명해 더 발전시켜야 하지만 시스템이 전혀 갖춰져 있지 않은 현실입니다.
참고로 미국에서는 therapist가 진단까지 가능하고 음악치료를 정식치료의 한 부분으로 인정해 줍니다. 우리나라도 기관 수도 늘고 학회도 많이 생겼을 뿐 아니라 정부 지원 자체도 늘어나는 추세에 있어요. 지원이 발달장애에 국한되어 있었는데 학습장애, 노인들에게도 이제 바우처 사업이 확대되고 있습니다. 하지만 단지 기관에 바우처를 주는 것에 그치고 병원과의 연계가 부족한 것이 문제죠. 그러니까 병원에서 직원을 뽑고 요청을 하지 않으면 도입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는 것입니다. 그리고 음악치료사 보건복지부 바우처 자격증은 전문대졸 이상이면 교육 후 임상실습, 시험 통과를 거쳐 주어지는데, 이외의 민간 자격증이 많아 확실한 하나의 시스템 하에 있지 않고 중구난방 식인 것도 문제입니다.
시스템적인 문제 외에도 치료사들 내에서도 서로를 오픈하지 않고 배타적으로 ‘자신의 학회가 최고’라고 치켜세우는 태도나 분위기도 개선해 나가야할 점인 것 같구요.

 

Q.  (도중에 재혁이 등장) 아, 그럼 여기 있는 아이들 소개 좀 부탁드려요.
아까부터 계속 얘기했던 아이 이름이 박채란(10)이구요. 2009년부터 저희 기관에 오기 시작해서 벌써 4년째입니다. 악보도 볼 줄 모르는 아이가 쇼팽을 한 번 듣고 외워 칠만큼 천부적 재능을 갖고 있어요. 그리고 발달장애 2급인 조재혁(17)이란 친구는 일반고에 진학해서 학교를 다니고 있는데 뛰어난 재능을 갖고 있지는 않지만 악보를 보고 연습을 많이 해요. 그 때만큼은 집중력도 높아지고요. 또 아까부터 마이크를 들고 있는 아이는 김경호(10)인데요. 지적 3급 판정을 받았습니다. 처음에는 10m도 안 되는 문에서부터 피아노까지 가는 데에 40분이 걸렸는데, 4년의 시간동안 노력한 결과 얼마 전 작은 무대에서 ‘뻐꾹뻐꾹 뻐꾹새’ 노래를 부르는데 와, 그 때 기분은 이루 말할 수가 없습니다.
아, 에피소드를 하나 소개하자면 재혁이는 스타킹에 나온 채란이의 모습을 보고 동기부여가 되어 이 기관에 와서 더 열심히 연습하게 되었다고 하고, 도경이라는 아이는 재혁 학생을 보고 감동받아 피아노를 시작했답니다. 이 일을 하면서 많은 것을 몸으로 직접 느끼게 되는데 그 중에 하나가 이렇게 사랑은 퍼져나간다는 것이죠.

 

Q.  채란이 같은 음악적 재능이 없더라도 큰 변화를 일으킬 수 있는지?
치료 첫 단계에서 바로 효과가 나타나긴 힘든 게 사실입니다. 치료자와 대상자 간의 라뽀가 형성되고 피아노, 바이올린, 난타, 드럼 등을 다양하게 시도하면서 개개인의 상황과 증상에 맞는 음악 및 악기 찾는 데 시간이 소요되는 것이죠.

그리고, 가장 명심해야 될 것이 어떤 거창한 결과물을 내는 것이 아니라 목표에 도달하는 과정이 중요한 것이라는 겁니다. 모든 아이들이 채란이처럼 쇼팽을 치게 하는 것이 목적이 아니라는 것이죠. 자꾸 채란이를 예로 들게 되는데(웃음) 채란이의 경우도 쇼팽을 치게 된 것이 놀라운 것이 아니라 연습과정에서 선생님과의 약속을 통해 의사소통을 배우고 처음에는 하지 못했던 자기표현 등을 하게 된 것이 중요한 변화입니다.
경호도 무대 위에서 ‘뻐꾸기’ 노래 한 곡 부르는데 4년이 걸렸는데, 결과로만 보면 최고로 못하지만 그 과정에서 경호의 변화는 어떻게 보면 채란이보다 더 컸다고 할 수 있는 거죠. 사랑은 기다림인 거 같아요.

황준성, 채 민 부부는 사비를 들여서 1년에 한두 번 비정기적으로 ‘천사들의 합창’이라는 공연을 기획하고 있다. 처음에는 기관에 있는 아이들의 발표회 형식으로 시작했다가 7회째를 맞은 지난 공연에서는 일반인 공연도 함께 해 아이들의 교육효과도 높이고 장애인과 비장애인의 소통공간을 마련하고 있다. 공연을 매 회 할 때마다 아이들에게서 더 큰 감동을 얻고 있는 터라 돈이 많이 들어도 그만둘 수가 없단다.
‘꽃은 예쁘다’고 노래를 부르던, 꽃보다 더 예쁜 경호의 손을 잡고 배웅까지 나온 부부는 “의사가 될 우리 학생들은 음악치료를 비롯한 예술치료의 필요성을 인지해서 제 2의 채란이가 많아졌으면 좋겠다”며, ‘수평’의 관계로 응해주셔서 감사드린다는 말을 거듭 반복했다.


하진경 기자/계명
<jinkyeong@e-mednews.com>

 

 

루브르 박물관이 한국에 다시 찾아온다

 

지난 2006년 한불 수교 120주년 기념사업의 일환으로 서울에서 열렸던 첫 번째 「루브르 박물관전」은 단독 도시 전시 사상 60만 명이라는 이례적인  관람객수를 기록했다. 그리고 전시 종료와 동시에 곧바로 두 번째 전시회가 준비되기 시작했는데, 그 두 번째 전시회가 이번에 열리는 「2012 루브르박물관전 ― 신화와 전설」이다.

예술의전당 한가람 미술관에서 5일 개막한 「루브르박물관전―신화와 전설」 개막식에 참석하기 위해 방한한 앙리 루아레트(Loyrette·60) 프랑스 루브르 박물관장은 직접 찾아가는 것이 ‘루브르의 사명’이라고 표현했다. 루아레트 관장은 루브르 박물관 관람객의 70%는 외국인이며, 루브르 박물관은 ‘세계 보편의 박물관’을 지향하고 있다고 말했다. 관장은 루브르를 “어마어마하게 큰 책”에 비유하며 “우리는 그 안에서 세상을 읽고 배울 수 있다”고 루브르의 가치를 평가했다.

전시회는 다섯 가지 테마로 구성되어 있다. 첫 번째 테마 <혼돈의 시대와 올림포스의 탄생>에서는 제우스가 태어나기 전의 <카오스>라 불리는 혼돈의 상태와 그것을 평정한 제우스에 의해 열림 올림포스 시대를 주제로 한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이어서, 두 번째 테마 <올림포스의 신들>에서는 제우스의 부인 헤라, 바다의 신 포세이돈, 지하 세계 하데스 등을 비롯한 올림포스의 신들을 모티프로 한 작품들을 다루고 있다. 세 번째 테마인 <변신과 납치>에서는 신들의 치명적이고 비극적인 사랑을 소재로 한 작품들이 다뤄진다. 네 번째 테마에서는 신에서 인간으로 초점이 바뀐다. 네 번째 테마 <고대 신화 속의 영웅들 ― 트로이 전쟁의 일화>에서는 트로이 전쟁에서 활약한 영웅들의 활약상을 다룬다. 마지막으로 <지속되는 고대 신화의 테마 ― 신화의 테마>에서 시대에 따라 변용되는 고대 신화의 모티프를 다룬다.

세계적으로 유명한 루브르 박물관의 전시회니만큼 기업의 관심도 뜨겁다. 기아차는 추첨을 통해 1600커플을 선정해 ‘루브르 박물관전’ 초대권을 제공하였다. 서스데이 아일랜드(Thursday Island)는 6월 5일부터 예술의 전당에서 전시되는 `2012 루브르 박물관전`과 함께 아트 협업(콜라보레이션)을 진행하기로 하였다. GS칼텍스도 전시회의 메인 스폰서로 참여하여 다양한 이벤트를 통해 고객들에게 관람의 기회와 경품을 제공하기로 하였다.

이번 전시회에서 특히 주목할 작품은 신고전주의의 대표적 화가 프랑수아 제라르의 ‘다프니스와 클로에’(사진)로, 이 작품은 프랑스의 국왕이었던 샤를 10세가 첫눈에 반해 즉시 구입했던 작품이기도 하다. 「2012 루브르박물관전-신화와 전설」은 6월 5일부터 9월 30일까지 예술의전당 한가람미술관에서 열리고, 고대 그리스와 17~19세기 프랑스 이탈리아 미술의 걸작 108점을 다룬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

 

 

저의 진료실은 필드입니다

중앙대학교병원 재활의학과, 대한골프의학회장 서경묵교수님 인터뷰

 

Q. 우선 스포츠의학이 무엇인지 궁금합니다.
 
“스포츠에 관련된 부상을 의학적으로 치료해주는 것이 스포츠의학이라고 할 수 있죠. 우리나라는 국민소득이 높아지면서, 사람들이 레저나 스포츠에 관심을 가지게 되고, 이로 인해 부상을 겪으면 병원에서 치료를 받게 되었죠. 이런 흐름에 따라 운동선수뿐만 아니라 레저스포츠를 하는 사람들까지 스포츠의학을 필요로 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죠. 아직 스포츠의학분야는 국가에서 인정하는 전문의는 없지만 대한스포츠의학회에서 관리하는 인증제가 있어요.”

Q. 스포츠의학, 어떤 사람이 하면 좋을까요?
 
“운동을 좋아하고, 운동과 관련된 의학적 문제를 연구하고 싶다면 만족도가 높겠죠. 스포츠의학에 관련된 분들을 보면 스포츠활동을 좋아하고, 운동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분들이 많아요. 나만 해도 지금 몸은 이렇게 통통하지만(웃음), 학교 다닐 때는 축구나 테니스, 농구도 열심히 했고, 전문의 밟고 나서는 골프를 시작했고, 지금은 산악자전거나 윈드서핑을 즐기고 있어요. 골프에 대해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대한골프의학회도 만들었고요.”
Q. 스포츠의학은 재활의학과를 전공해야 유리한가요?
 
“꼭 그런건 아니에요. 스포츠의학은 선수를 통합적으로 관리하는 분야에요. 대한스포츠의학회에도 내과, 신경외과, 정신과, 재활의학과, 정형외과 선생님들이 계시고요. 스포츠에도 여러 가지가 있잖아요? 스포츠마다 특성이 있어요.
예를 들어 직접적으로 선수들끼리 신체적 접촉이 있는 격투기는 골절이 흔하고, 그에 비해 접촉이 없는 테니스나 골프는 같은 동작을 반복해서 과사용증후군이 흔하죠. 결국 스포츠의 성격에 따라서 수술 쪽이냐 보존적 치료를 할 것이냐 다른 접근 방향을 갖게 되죠. 정신과적으로는 야구의 예를 들자면, 4번타자가 되면서 기존에 보여주던 기량을 전혀 보여주지 못하는 선수에게 정신적 부담감이나 압박감을 덜어주기 위해 상담을 해줄 수도 있고요.”
 
Q.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 팀닥터로 다녀오셨는데, 팀닥터의 역할은 무엇인가요?
 
“선수의 건강을 책임지는 셈이죠. 경기 전이나 경기 후의 건강관리뿐만 아니라, 경기 도중에도 선수의 부상이 심각할 경우 경기를 중단시킬 수 있고요. 약물사용에도 중요한 역할을 합니다. 선수들에게 약물사용의 부작용과 금지약물을 이용할 때의 위험성을 가르치고, 선수의 건강을 위해 약물을 처방하기도 하죠. 약물을 처방할 때, 금지된 약물이라도 의사가 판단하여 선수가 앓고 있는 질병에 필요한 처방이라면 사용할 수 있습니다. 의사의 권한이 꽤나 큰 셈이죠.
팀닥터로서 일화를 소개하자면, 광저우 아시안게임 때 유도장에 있는데 북한 측 여의사가 접근했어요. ‘우리 선수 좀 봐주시라요.’ 하는 거에요. 해서 보니까 갈비뼈가 나간거에요. 문제는 부상 시점이 그 선수가 나갈 경기 바로 전날이었던 거죠. 그래서 시합시간 30분 전에 락커에서 마취제와 진통제를 들고 북한 유도 선수를 만났죠. 신경을 차단하니 좀 괜찮다는 거에요. 결국 그 선수는 경기에 나가서 이겼고, 메달을 땄죠. ‘선생님 정말 고맙습네다.’ 하는 선수의 말에 울컥하더라고요. 짠한 마음에 가지고 있던 현금이라도 의약품을 사라고 주려고 하니 그 선수는 한사코 마다했는데, 다음날 대신 의약품을 달라는 말에 가지고 있던 그 선수가 필요할 만한 의약품을 잔뜩 주었죠. 저녁에 회식 때, 이 이야기를 들은 사람들이 ‘선생님이 국위선양하셨어’ 하는 말에 어깨를 으쓱했죠.”
 
Q. 예비의료인인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으시다면요?
 
“의과대학을 나오면 꼭 환자를 봐야 한다고 생각하지는 않아요. 법조계나 보건복지부, 국과수, WHO등의 기관에서 일할 수도 있고, 이외에도 다양한 분야에서 일할 수 있죠. 그 일례로 다트머스대학 총장을 하시다 이번에 세계은행 총재로 지명된 김용씨도 의사출신이고요. 시야를 넓히면 똑똑한 머리로 얼마든지 다른 세계에 들어갈 수 있다고 봐요.”

김준혁 기자/중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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