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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로운 배낭여행자들을 위한 은밀한 가이드

세계 클럽 탐방기


홀로 배낭 하나 짊어지고 목적지도, 일정도 없이 떠나는 여행. 고독한 사색가인연, 청춘을 태우는 음유시인인연 온갖 fecal 폼을 다 잡지만 달포만 넘어가면 대부분 절박한 외로움에 치를 떨기 마련이다. 이제 어떻게 할 것인가? 생판 처음 간 곳. ‘세계를 헤맨다’나 ‘배낭여행 백배 틀리기’ 같은 시정잡서에서 추천하는 곳이라고는 거지생활을 하는 당신들을 위해 찾아 놓은 저렴한 음식점 밖에 없고, 그나마 그곳을 찾아가면 이미 외국인들에게는 따블을 요구하기 일쑤다. 절망한 당신은 대관령 양떼처럼 밀려오는 외로움의 쓰나미를 느끼게 되고, 이에 더욱더 임 만나 뽕따고 싶다는 생각만 간절해질 것이다. 미친 듯이 올라간 환율에도 비행기를 타고 물 건너갔다면 최소한 본전은 뽑아야할 것 아닌가? 이런 백성들을 어엿비 여긴 당 기자 온 몸으로 삽질한 경험에서 우러나오는 은밀한 가이드북을 편찬하여 여기 내놓는다.


[캄보디아, 프놈펜]


어디에 있나? 

벙깍호수 주변의 무허가 게스트하우스 밀집지대 


무엇이 있나? 

호수 주변의 수상가옥을 개조한 게스트하우스 중 유명한 곳들은 물 위에 둥둥 떠 있는 나름의 디스코텍을 갖추고 있다. 하지만 자세히 보면 다 나무판자로 지은 것이라서 36년간 햄버거만 먹고 살아온 것만 같은 달인이 클럽으로 들어오는 순간 목숨의 위험을 느낄 수 있다. 또한 춤을 추다보면 나무판자 사이로 물이 스며들어오는 것을 볼 수 있으며, 조금 더 있으면 발목에 물이 차오른다. 물론 살짝 흥분한 상태에서 몸을 흔들다보면 호수에 빠질 수도 있다.


그런데 왜 이곳인가? 

드넓은 호수 뒤로 펼쳐지는 노을을 보면서 춤을 추다가 만취한 상태로 호수에 뛰어들 수 있는 클럽은 전 세계에서 이곳 밖에 없다. (물론 이 동네 호수는 맨 정신으로는 도저히 다이빙 할 수 없는 덩물이다.)


작업은 어떻게? 

서양인이 많기 때문에 선택폭이 넓지 않다. 당신이 다니엘 헤니가 아니라면 조신하게 동양인을 노리자.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어디에 있나? 

중앙광장과 광장 서쪽 편에 클럽 밀집지대가 있다.


무엇이 있나? 

특별하게 다른 점은 없다. 클럽마다 스트리퍼가 있는 것이 특징이라면 특징이고, 생각보다 보안검색도 까다로워 클럽 안에서 여러모로 행동의 제약이 많다.


그럼에도 왜 이곳인가? 

그렇다. 이곳은 그 유명한, 김태희가 밭을 갈고 전지현이 김을 매는 곳. 단 1그램의 과장도 덧붙이지 않고 스테이지에 올라간 지 10분 안에 당신 주변에서 알짱대는 김태희를 만날 수 있다. 자밀라나 구잘이 예쁘다는 것이 얼마나 어이없는 허상이었는 지 깨닫게 되는데 오랜 시간이 필요하지 않을 것이며, 이와 동시에 삶이란 얼마나 아름다운가, 그리고 세상이 왜 아직 살만한 것인가에 대해 진지하게 성찰하는 계기를 맞이하게 될 것이다.


작업은 어떻게? 

이병헌과 이영애에게 감사하라. ‘올인’과 ‘대장금’ 덕분에 대체로 한국인이라고 하면 호감을 표시한다. 안타깝게도 영어가 거의 통하지 않는 동네다. 하지만 우리와 같은 우랄알타이계 어족이기 때문에 전투용 우즈벡 단어만 알면 대화를 하는 건 크게 어렵지 않다. 다른 건 몰라도 ‘치로일리’라는 말은 알아두면 유용하다. ‘너 예뻐’란 뜻.


[스페인, 바르셀로나]


어디에 있나? 

바르셀로나의 대표적인 해변인 바르셀로네타


무엇이 있나? 

해변을 따라 수많은 클럽과 테마 바가 늘어서 있다. 한 번에 1000명까지 수용 가능한 초대형 클럽들이 많고, 고맙게도 입장료를 받지 않는다. 하지만 디자인의 도시라는 이름이 아깝지 않은 세련된 인테리어를 자랑하며, 세계정상급의 DJ들이 펼치는 디제잉 역시 동이 틀 때까지 계속된다. 그러니깐, 여기까지는 강남의 클럽들과 별반 다를 바 없다. 


그런데 왜 이곳인가? 

바르셀로나, 그 중에서도 바르셀로네타가 아니면 볼 수 없는 광경이 있다. 여자A와 브뷔브뷔 중이던 남자A가 갑자기 옆의 남자B에게 붙어 브뷔브뷔를 열정적으로 이어나가는 모습에 살짝 충격 받고 있다가 다시 여자A를 보면 여자B와 키스를 하고 있는 광경 말이다. 동성애자, 이성애자, 양성애자가 혼재되어 거리낌 없이 자유를 누리는 클럽문화는 다른 유럽 국가나 미국, 호주에서도 찾아보기 힘들다.


작업은 어떻게? 

당신이 이성애자라면 성정체성을 바꾸는 편이 작업에 도움이 될 것이나, 그것이 여의치 않다면 게스트하우스에서 오픈 마인드를 지닌 호주인이나 동유럽인들을 상대로 선작업 후클럽하는 편이 좋다. 바르셀로나 클럽 안에서 표준적인 동양인은 병원 안의 예과생보다 하찮은 존재이기 때문이다.


[캄보디아, 씨엠립]


어디에 있나? 

앙코르 왓의 도시로 알려져 있지만 막상 시가지는 좁다. 오토바이택시인 뚝뚝을 타고 ‘댄스댄스’라고 하면 알아서 데려간다. 적정가격은 1달러.


무엇이 있나? 

입구 양사이드로 퇴폐마사지 업소들이 즐비할 것이다. 이때 당신을 사로잡는 강렬한 유혹을 이겨내야만 한다. 지면 고국에 HIV와 함께 돌아갈 확률이 높다. 클럽 안으로 들어간다면 일단 이곳들을 추천한 당 기자의 목을 치고 싶을 만큼 허술한 시설들이 보일 것이다. 천정 장식들은 크리스마스트리 장식을 뜯어다가 재활용한 것들 같아 보이고, 조명은 노래방 사이키 몇 개가 뱅글뱅글 돌아가는 수준이다. 


그런데 왜 이곳인가?

바로 느닷없이 시작되는 전통춤 타임 때문이다. 압살라 댄스는 힌두경전을 춤으로 표현한 것인데 이 춤이 디스코 음악이 정신없이 나오던 클럽에서 딩기리둥땅딱거리면서 흘러나온다. 전문댄서들이 스테이지로 나와 공연을 할 것이라고 예상하기 쉬우나, 구석에서 껌 씹던 언니들을 포함해 클럽 안의 모든 현지 젊은이 나와 둥글게 모여 몸을 배배 꼰다. 캄보디아 중에서도 씨엠립에서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다.


작업은 어떻게? 

그닥 클럽에서 작업하고 싶은 생각은 들지 않을 것이다. 대신 씨엠립은 아직까지는 일본인 여행자가 많이 찾는 곳 중 하나다. 일본 게스트하우스로 가서 선작업 후클럽하는 것은 씨엠립을 찾는 한국열혈남아의 바이블이자 불문율이다.


[모로코, 셰프샤우엔]


어디에 있나? 

버스로 산을 올라가는 시간만 약 5시간인 리프벨리의 중심부


무엇이 있나? 

없다. 셰프샤우엔은 아프리카의 산토리니라고 불리는 작고 아름답기만 한 전형적인 이슬람 국가의 시골마을이다. 클럽은커녕 바도 없다.  


그런데 왜 이곳인가? 

이곳에서 유럽인들이 소비하는 마리화나 중 80%가 생산된다. 따라서 싼 값에 대마를 하기 위해 전 유럽의 히피들이 이곳으로 모인다. 당 기자처럼 거지같은 생활을 하는 배낭여행자들의 경우 숙소 옥상에 자릿세만 내고 침낭으로 버티는데 셰프샤우엔에서는 이것이 흔한 풍경이다. 고로 게스트하우스의 옥상은 밤만 되면 자연스럽게 해롱해롱한 이들이 넘실대는 클럽으로 변한다. (물론 여행자의 성향에 따라 아주 가끔씩, 철학 살롱이 될 때도 있다.) 단, 현지에서 술을 살 수 없기 때문에, 취하고 싶어 마리화나 피우고 한국 들어와 추가로 법무부 인증 장기휴가를 떠날 생각이 아니라면 인근의 큰 도시에서 위스키를 두 병 정도는 사오는 것을 추천한다.


작업은 어떻게? 

밤이 되면 백 명이면 백 명 다 정신줄을 놓는다. 들이대면 열에 아홉은 성공한다. 만취의 법칙.


[중국, 쿤밍]


어디에 있나? 

쿤밍의 중앙상가거리 초입에 있는 쿤루에 10여개의 클럽이 밀집해있다. 


무엇이 있나? 

클럽이지만 나이트클럽처럼 생겼다. 내부 인테리어가 그렇고, 웨이터도 있다. 하지만 부킹은 스스로 해야 한다. 테이블의 형태 역시 한국의 나이트클럽과 비슷해 건물 내부 가장자리 쪽의 원형 소파와 테이블에는 동네에서 칼부림 좀 한다하는 형님들이 앉아 계신다. 그래서 꼬붕들이 웃도리를 벗고 열심히 춤을 추는 광경은 매우 흔하다. 군바리들이 군복 입고 작업 거는 모습에서 이곳만의 구수함을 느낄 수 있다.   


그런데 왜 이곳인가? 

아직까지 혐한류의 영향이 미치지 않은 지역이다. 즉, 아직까지는 ‘워쓸한궈런(나 한국인이야)’이 작업의 보증수표가 되는 곳이다. 우리 모두 매너있는 작업으로 한국인의 이미지를 쇄신해보자.


작업은 어떻게? 

중국에서는 어딜 가든 가오가 중요하다. 한국에서 M2나 MASS 같은 클럽을 갈 때 입는 정도의 복장으로 들어가면, 들어가는 순간 영웅등극. 여기에 더해서 고급담배인 ‘쭝화中華’를 입에 문다면 당신은 그 날 밤 쿤밍 클럽계의 마오쩌둥이 될 것이다. 물론 촌동네인 만큼 영어가 통하지 않기 때문에 전투 중국어는 기본적으로 알고 있어야 한다. 주의할 점은 지나치게 있는 척 하다가 인 비보 상태로 장기적출되는 경우가 종종 발생한다는 점이다.


[태국, 방콕]


어디에 있나? 

방콕물 좀 먹어본 사람들은 RCA, 나나, 빳뽕 등 유명한 클럽 밀집지대들을 이야기할 것이다. 하지만 선수들은 안다. 지금 방콕의 밤을 뜨겁게 달구는 곳은 에까마이 와 통로 지구에 있는 고급 클럽들이라는 것을. 


무엇이 있나? 

초보자들에게 유명한 빳뽕은 러이브쇼와 레이디보이라고 불리는 트랜스젠더들이 많기로 유명하다. 그래서 관광지의 성향이 짙다. 방콕에서 본격적으로 클럽을 가보고자 하는 사람들은 RCA의 루트66처럼 유서 깊고 수질이 어느 정도 검증된 곳으로 몰린다. 하지만 생각보다 정화조가 작동하지 않는 까닭에 여자인 척하는 트랜스젠더들에게 낚여 식겁을 하고 나면 이제 나나 지구의 베드서퍼클럽 같은 고급 클럽을 배회하거나 그냥 현지인에 대한 작업은 접고 카오산로드로 돌아와 외국인 관광객들이 몰리는 클럽으로 간다. 


그런데 왜 이곳인가?

RCA나 나나도 훌륭한 클럽이지만 수질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는 것처럼 보이는 것은 다른 곳에 초정리 광천수 솟아오르는 수맥이 뚫린 까닭이다. 지금까지 열거한 곳들은 워낙 외국인들에게 유명한 탓에 까올리(한국인)를 비롯한 외국인들만 많고 A급 현지인들은 모두 다른 곳으로 자리를 옮겼다. 그곳이 바로 에까마이와 통로의 고급클럽들이다. 요즘 최고의 주가를 올리고 있는 클럽은 '제트'로 태국 연예인들을 구경하는 것은 물론 태국 상류사회의 젊은이들이 살아가는 방식을 엿볼 수 있다. 이 클럽에 오는 태국인들은 대체로 영어구사가 능통하기 때문에 의사소통에도 문제가 없다. 


작업은 어떻게? 

까올리에 대한 인식은 대체로 좋다. 문제는 상류층이 많이 모이는 클럽이기 때문에 까올리라는 사실만으로는 별다른 메리트가 없다는 것이다. 즉, 한국에서 이빨 까던 만큼의 노력이 필요하다. 물론, 힘들지만 고생 끝에 낙이 있다고 하지 않았나? 에비앙급 수맥인 만큼 뭄바이 연쇄폭탄 테러를 걱정할 필요는 전혀 없다는 점만으로도 갈만한 가치는 충분하다.


이현석 기자

2010 KMLE 실기시험 전격 도입

100호 특집 링크 2014. 8. 28. 22:54 Posted by mednews

2010 KMLE 실기시험 전격 도입


새로운 의사면허시험제도 취지와 도입배경 

보건복지가족부는 지난 2006년 6월 “1950년대이래 실시하여온 필기시험 위주(지식측정)의 의사면허시험제도를 개선하여 환자에 대한 진료기술, 환자를 대하는 태도 등을 측정하는 실기시험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실기시험은 2010년에 처음으로 실시되며 현재 의대와 의전원 본과 4학년이 처음으로 보게된다. 

 정부는 이와 같은 새로운 의사 면허시험제도는 미국, 독일 등 선진국에서 이미 적용되고 있으며 가까운 일본에서도 2005년부터 실시되고 있다면서 시험제도 개선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그 이후 정부는 의과대학 및 의전원, 국시원에 이르기까지 활발한 의견수렴을 해왔고, 그 과정에서 당초 계획했던 전국 25개 실시시험센터를 마련하여 4일에 걸친 실기시험방식에서 몇 가지 수정을 거치며 새로운 의사면허시험의 초석을 마련하였다. 


 기존 KMLE와 새로운 KMLE시험

2010년 제74회 의사면허시험(이하 KMLE)부터 실시된 새로운 의사면허시험은 기존에 2일간에 걸쳐 실시된 필기시험(550문제, 538점)은 동일하게 실시되고, 여기에 실기시험인 CPX와 OSCE가 추가로 실시된다. 실기시험의 실시로 인하여 1월 초에 치러지던 KMLE가 9월 말로 당겨진다. 남아있는 시험일자가 줄어들어 상대적으로 수험생들이 겪게 되는 심적 부담감은 커졌다.

 실기 시험은 9월 하순부터 12월까지 56일동안에 실시되며, 이듬해 1월 초순 경 2일에 걸친 필기시험이 실시된다. 실기시험은 필기시험과 달리 점수가 매겨지지 않고, 합격과 불합격으로만 나누어 평가한다. 당해 필기시험을 합격하고 실기시험에 불합격할 경우 다음 해 필기시험을 면제를 하고 실기시험을 한 번 더 보는 방식을 취한다. 

 실습시험, CPX와 OSCE

 CPX(clinical practice examination)는 한국 보건의료인 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에서 준비한 표준화 환자(standardized patient, 이하 SP)를 대상으로 일차진료를 수행하여 평가한다. SP는 국시원에서 공개모집하여 일정기간 교육을 통하여 훈련된 후에 시험장에 배치된다. 시험은 국시원 홈페이지에 공고된 56가지 항목 중에 무작위로 선정된 6가지 case를 실시한다. 

 수험자는 국시원에 마련된 CPX room의 문 앞에서 대기하다가 시험 시간이 시작됨과 동시에 환자의 주 호소 증상과 생체 징후 등의 간략한 정보를 읽고 입실한다. 문을 열고 들어가는 순간부터 수험자의 평가는 시작된다. 주어진 10분 이내에 SP에 대해 history taking, physical examination, impression, plan을 완수해야함은 물론 환자에게 충분한 설명과 교육까지 마쳐야 한다. 시험 종료가 알려지면 문 밖으로 나가 미리 마련된 사이시험을 치르는데 이 때는 바로 좀 전에 자신이 실시했던 CPX에 관한 내용을 간략히 평가하게 된다. 

 OSCE(objective structured clinical examination)눈 SP와 달리 모의환자인 마네킹을 대상으로 시행된다. 이와 관련된 평가항목도 국시원 홈페이지를 통해 공고된 40가지 항목 중 6개의 술기가 무작위로 선정된다. 

 총 시험시간은 2시간 30분정도가 소요되는데 CPX 1문제당 10분, OSCE 1문제당 5분으로 배정됐으며 CPX시험이 끝나고 OSCE 시험장으로 향하는 5분간 사이시험을 1문제 풀어야 한다. 

 국시원은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 3cycles(오전 1cycle, 오후 2cycles)을 운영하여 각 cycle당 24명씩 총 72명을 매일 평가할 방침이다. 


이진영 기자/전북

<hanljig@hanmail.net>

의대냐 의전원이냐 

갈림길에 선 의학교육체제


이병두 인제의대 학장 

“학제 선택은 대학의 자율권”


*의전원 도입 당시 의료계의 반대가 매우 심했던 이유는 무엇인가?

 -정부가 의전원 제도를 도입하겠다는 이유로는 여러 가지가 있었으나 진짜 취지는 고교 입시 과열 완화 때문이었다. 그러나 의대나 의전원 모두 기본의학교육과정(Basic Medical Education,  BME)을 가르치는 곳으로서 이것은 어떤 체제를 유지하든 본질적으로 같다. 의대교육에 문제가 있어 바꾸는 것이 아니라 고교입시 과열 완화라는 이유 하나로 의대 체제를 바꾸려고 하는 것은 논리가 불충분하다. 그래서 정부가 의전원을 도입하려고 했을 때 41개 의과대학 학장이 모두 반대한 것이다. 그래서 정부가 교육지책으로 내건 것이 “BK21 지원금”과 정책적 지원이었고 이에 몇몇 대학들이 의전원으로 전환한 것이다. 


*현재 의학교육의 많은 문제점들이 있는데 이를 해결하기 위한 방법으로 의전원을 도입한 것은 아닌가?

-한국 의학교육의 문제점은 90년대 후반부터 꾸준히 제기되어왔던 것들이다. 방만한 예과교육제도, 각 학교가 마음대로 운영하고 있는 커리큘럼, 의과대학을 졸업했음에도 불구하고 부족한 진료능력, 부실한 의과대학원교육과 같은 많은 고쳐야 될 문제점들이 있다. 그러나 이런 것들은 의전원을 도입한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정말 의학교육과정을 개편하려면 의대 졸업 후 수련받는 인턴, 레지던트 교육과정과 남자의 경우 군의관제도가 같이 바뀌어야 해결될 수 있다. 이런 과정을 모두 개편하려면 교과부, 복지부, 국방부가 같이 논의해서 해결해야 할 문제지 교과부가 단독적으로 의전원만 바꾼다고 해서 해결될 수 없다. 


*의전원으로 바뀌면서 국가의 지원금이나 등록금이 늘어나 더 좋은 교육환경과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있지 않은가? 기존의, ‘2+4 제도’로도 충분히 좋은 교육환경과 커리큘럼을 제공할 수 있다. 지금 원래의 의과대학에서 했었어야 할 교육을 의전원으로 바뀌면서 돈이 늘어나 더 쉽게 할 수 있는 것뿐이다. 커리큘럼을 개편하고 OSCE나 PCPX를 시행하는 것 모두 의과대학에서도 시행할 수 있다. 만약 의대교육과정에 문제가 있다면 그것은 그 학교가 제대로 운영을 하지 않아서 생긴 문제지 의전원으로 바꾼다고 해결될 문제가 아니다. 또 의전원에서 실제로 더 좋은 교육환경을 제공하고 있는지도 의문이다. 특히 의대와 의전원을 50대 50으로 운영하는 대학은 교육 원가는 같으면서 두 배의 등록금을 받고 있다.


*의전원이 의대에 비해 가지는 장점이나 긍정적인 면은 전혀 없는가?

의대생에 비해 의전원생은 들어올 때부터 목적의식이 뚜렷해 공부를 열심히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공부를 열심히 해서 의학적 지식이 많은 것은 표면역량에 불과하다. 좋은 의사란 의학적 지식이나 스킬이 뛰어난 의사가 아니라 기본적 인성을 갖추고 실력이 있어야 좋은 의사다. 고등학교만 마치고 온 학생과 대학을 마치고 온 사람에게 의료윤리를 가르치면 양쪽 다 윤리적 지식은 습득할 수 있으나 윤리적 감수성(sensitivity)은 고등학교만 마치고 온 학생이 더 뛰어나다. 의전원은 이미 다른 데서 인성교육이 된 학생만을 받아서 지식과 술기만을 가르치겠다는 뜻이다. 의학전교육과정(Premedical education,PME)에서 좋은 의사가 되는데 피룡한 자질과 역량을 교정할 수 없는 것이다. 


*그렇다면 의전원의 가장 큰 문제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가? 

정부가 고교 교육을 정상화하고 입시 과열을 막는다는 취지로 의전원을 도입했을지 몰라도 내가 보기엔 고요 입시에 4년이 추가되는 것 뿐이다. 사교육비만 늘어났고 이공계는 더 황폐화되었다. 의전원 입학생의 평균 GPA 점수가 3.95라는 통계가 있고 의전원생의 과반수가 소위 마라는 SKY대학 출신이다. 좋은 대학의 우수한 학생들이 모두 의전원으로 몰리고 있는 것이다. 이는 국가 전체적으로 생각해 봤을 때 엄청난 마이너스다. 또 지방의전원에는 그 지방출신 학생들이 들어가는 것이 아니라 대부분 수도권 학생들이 들어간다. 

지금 부산의전원의 90%정도가 수도권 출신이다. 그들이 나중에 졸업하면 그 병원 인턴, 레지던트에 나지 않고 다시 수도권으로 돌아올 것이다. 의료 인력 수급이 전체적으로 불균형 해질 것이다. 


*교과부는 의전원을 도입하면서 2010년 재평가하여 의대 또는 의전원으로 의대교육 시스템을 단일 학제로 확정짓는 것을 공시한 바 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전 세계적으로 의학교육을 단일학제로 운영하는 곳은 프랑스와 독일 밖에 없다. 이런 나라의 경우 의사가 되는데 드는 비용을 대부분 정부에서 제공하고 있다. 그 외 나라들은 의사 양성학제가 매우 다양하다. 미국의 경우 고교 졸업자든지 석박사든지 모두 의대에 입학할 수 있는 자격이 있다. 다양한 입학 자격을 주는 것이 대부분의 나라에서 운영하고 있는 방식이다. 

 또 지금 ‘2+4제도’와 ‘4+4제도’를 각각 비교하여 어느 학제로 갈지 결정한다고 하는데 이는 말이 되지 않는다. 제대로 된 학제 평가를 하려면 의전원을 졸업한 학생들이 사회에 나가 임상의로 활동하는 시기, 적어도 앞으로 15년은 있어야 한다. 현재는 그 시기도 맞지 않고 평가항목들도 부적절하다. 


*의전원 입시를 준비하는 학생이 1만 명이 넘고 15개의 학교가 완전히 의전원으로 자리잡은 상황에서 다시 의대로 돌아가는 것은 어렵지 않겠는가?

 만일 의전원에서 의대로 다시 돌아가겠다고 결정을 한다면  발표 후 5년쯤 뒤에 다시 돌아가면 된다. 그리고 편입 비중을 지금보다 확대시키는 방안이 있다. 실제로 서울대는 원래 의대 정원의 30%를 편입으로 선발해왔다. ‘2+4제도’로 운영하면서 일반편입, 학사편입 비중을 확대하면 의전원을 하지 않고도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을 선발할 수 있다. 


*의학교육이 어떤 방향으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생각하는가? 

 영국처럼 ‘2+5제도’로 가는 것이 바람직하다고 본다. 본과 4학년을 마치고 예비면허를 주고 본과 5학년 때 제대로 된 실습을 하는 것이다. 지금처럼 말도 안 되는 인턴 과정은 없애고 졸업 후 바로 레지던트 과정으로 들어가야 한다. 또 지금보다 일반편입을 늘려 다양한 학생들이 의대에 들어올 수 있도록 해야 하고 군의관 복무연한은 27개월로 줄여야 한다. 그리고 인턴 선발시에 변별력 없는 의사국가고시 점수를 반영하는 것이 아니라 내신이나 PBL, CPX 성적을 더 반영해야 한다. 지금의 의사국가고시는 임상수행능력을 평가하기에 적절치 않다. 따라서 학제는 대학에 맡기고 정부는 입학정책과 수련과정을 개선하는데 적절한 지원을 하는 것이 옳다. 


정성광 경북대 의전원장 


*의전원에 대해 많은 의대학장들이 직/간접적으로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다. 그 이유는 무엇인가? 

 처음부터 의료계의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은 채 제도가 도입됐기 때문이다. 현재 정부가 의사,약사,법률가와 같은 고급인력을 학사가 아닌 석사로 교육하도록 전반적인 교육체계를 바꾸어가는 중이다. 로스쿨 같은 경우에는 모든 법과대학의 학장들과 교수들의 동의와 적극적인 움직임이 있었지만 의전원은 그렇지 못했다. 이는 의대 교수들이 현재의 의대교육 체계만으로도 충분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국민의 다양한 기대에 부응하고 신뢰를 얻는 의사를 양성하기 위해서는 의학교육의 질을 높이고 앞으로 발전해나가야 한다. 따라서 해방 이후 50년 동안 똑같이 지속되어 온 의학교육체계를 변화시키려는 시도를 하는 것이다. 


*정부가 의전원 제도를 추진한 목적은 기초연구능력을 갖춘 의사와 다양한 배경을 가진 의사를 양성하기 위함이었다. 그러나 이에 대한 회의적인 시선이 많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가? 

 의전원생의 70%가 생물학 전공 출신이라는 것을 나도 안다. 이것은 아무래도 의전원 입시제도 자체가 생물학과와 같은 자연계 전공 자에게 유리하기 때문이라고 생각한다. 따라서 의전원생을 뽑을 때 100% MEET나 GPA 점수 등으로 학생을 선발하지 않고 다양한 전형을 통해 일부는 특기나 봉사, 그 학생이 가지고 있는 잠재력 등을 보고 선발해야 한다. 우리학교의 경우 정원의 약 10%가 문과나 다른 전공 출신이다. 또 기초 연구를 하려고 하는 학생들이 없다고들 하는데 내가 보기엔 그렇지 않다. 올해 우리 학교 학생 중에도 2명이나 기초를 하겠다고 나섰다. 과거에 비하면 큰 차이다. 


*의전원 제도의 가장 큰 문제점으로 많은 사람들이 2배로 비싼 등록금에 대해 지적하고 있다.

 그것은 과거와 같은 교육을 제공하면서 더 많은 등록금을 받는 일부 대학의 문제이다. 우리학교의 경우 의전원으로 전환하면서 많은 커리큘럼과 학생편의시설을 바꾸었다. 심지어 임상실습에 필요한 도구, 가운이나 라이트, 펜, 해머까지도 제공해준다. 의학교육에는 분명 돈이 많이 들어간다. 효율적인 면으로 따지자면 이전의 싼 등록금으로 딱 필요한 만큼의 교육만 제공하는 것이 더 나을지도 모른다. 그러나 국제적 수준, 미국과 같은 의학교육을 제공하려면 돈이 많이 들어간다. 우리 같은 국립대의 경우 정부의 지원을 받아서 의과대학을 운영하기 때문에 과거와 같은 시스템으로는 좋은 의학교육을 학생들에게 제공하기에 한계가 있었다. 그러나 의전원으로 바뀌면서 학생들에게 돌아가는 혜택이 크게 확대되었다. 


*의전원으로 전환되면서 군의관 부족이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이에 대한 대안이나 해결책은 없는지?

 이것은 의전원 전환 계획 당시부터 예측됐던 문제로 그 당시 국방부와 교과부가 입대 가능 연령을 높이고 복무기간을 단축하며 의전원생에게 군장학금을 주고 장학금을 받은 만큼 군대에 가서 군의관으로 복무하는 대안들이 논의됐었다. 그러나 현재 국방부가 미리 계획된 계획으로 가지 않고 새로 국방의전원을 세우는 방향으로 가고 있다. 이것은 바람직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또 국방부가 너무 안일하게 군대의 의료를 갓 졸업한 의대생들로 해결하려고만 한다. 군대의 의료도 질이 높아져야 한다. 미국 같은 경우 현장에서는 위생병이 간단한 처치만 하고 치료는 민간 의사들이 고용된 좋은 국군 병원으로 이송해서 한다. 


*현재 많은 의과대학장들이 의학교육제도를 대학 자율에 맡겨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대학 자율에 맡기는 것에 대해서 어떻게 생각하는가?

 교육이라는 것은 국가백년대계로 정부가 정책적으로 결정해야 할 사항이라고 생각한다. 교육제도를 각 대학에 일임하여 자유롭게 선택하는 것은 시장경쟁논리를 교육부문에 적용하는 것으로 매우 부적절하다. 특히 우리나라와 같은 인구가 밀집되어 있고 교육열이 높은 나라에서 지금처럼 복잡하게 의전원, 의대, 50대 50의 3가지 체제가 지속될 경우 다양한 입시제도에 따른 국가적 낭비와 의료계의 갈등만 초래할 가능성이 높다. 또 의학교육제도를 대학 자율에 맡겨 만약 예전처럼 의대로 돌아가겠다고 하면 학교 입장에서는 쉬울지 몰라도 의전원 입시를 준비하고 있는 1만여 명의 학생들, 입시 관계자들, 학부모들을 모두 설득 할 수 있겠나 만일 예전처럼 엄청난 혼란과 저항에 부딪히게 될 것이다. 


한혜영 기자/이화

<hanf2v01@hanmail.net>

2008학년도 의/치의학 입문시험현장 스케치 


제4회 MEET/DEET 수험분석

-모집대학 11곳 경쟁률 4.7:1


‘의치의학교육 입문 검사협의회(이하 의교협’)‘에서 집계된 자료에 따르면 지난 8/26(일)에 치러진 제 4회 MEET/DEET 시험은 총 3,947명이 지원해 지난해 수험생 2,440명보다 1,507명 정도가 더 늘어난 것으로 집계되었다. 전국 5개 지구에서 실시된 시험은 서울(건국대), 전주(전북대), 청주(충북대), 부산(부산대), 대구(경북대)에서 있었다. 지원현황을 살펴보면 남녀 비율은 3:4 정도로 여자수험생의 비율이 꾸준히 우위를 차지하고 있고, 연령층에서는 25-29세가 전체 지원자의 50%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지역별로는 서울이 76%, 부산 10%, 대구 7%, 전주 5%, 청주 2%의 수치를 나타내었다. 전공별로는 생물학 관련 36% 그 뒤를 이어 공대 및 자연대 28%가 높은 비율을 차지하였다. 이상 수험생 분석결과는 지난해와 비교하여 크게 다르지 ㅇ낳았다. 이번 2008학년도 입시에는 강원대, 제주대가 추가되고 경희대가 병행체제에서 의전원으로 완전전환하여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이로써 현재 12개 의전원 실시 대학 중 충북대만 제외하고 모두 의전원 체제로 전환하게 되었다. 금년 신입생을 모집하는 의전원으로는 경북대, 부산대, 전북대, 경희대, 가천의대, 포천중문, 건국대, 충북대, 경상대, 이화여대, 강원대, 제주대로 총840명을 선발하게 된다. 총 경쟁률로는 작년 4.2:1보다 약간 높은 4.7:1로 집계 되었다. 2009학년도에는 연세대와 고려대를 비롯하여 15개 대학이 ㅢ전원 체제로 완전전환하거나 병행하여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이렇게 되면 전국 41개 의대중 27개(66%)에서 1641명을 의전원으로 신입생을 모집하게 된다. 

 또 하나 새로운 것으로 한의학 전문대학원(이하 ‘한의전’)입시시험으로 MEET를 대신 치르게 하였다. 2008학년도 신입생 모집으로 첫 회를 맞이하는 한의전은 부산대에서 특별 28명 일반 32명으로 총 50명을 선발하게 된다. 


의학도로의 길, 첫 관문부터 고행길 

 -높은 체감난이도, 수험관리상의 문제 산적 


 MEET 시험은 언어영역(40문제, 90분), 자연과학추론 1(30문제,80분), 자연과학수론 2(30문제, 90분)로 총 100문제에 260분의 시험 시간이 주어진다. 시험을 마치고 나온 수험생들의 반응에 따르면 이번 시험에서 가장 힘든 과목으로 언어영역을 뽑았다. 또한 시험문제 수준은 기존의 기출문제에 비해 비슷했다는 반응이 주를 이루었다. 입시전문학원(PMS)에서도 이번 시험은 ‘작년과 비슷한 정도의 난이도로 평가’하고 있다. 하지만 이런 상황에도 불구하고 많은 수험생들은 지난 시험보다 체감적으로는 더욱 힘들고 어려운 시험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수험생들의 이와 같은 반응에는 시험문제의 난이도뿐만 아니라 시험출제 당국의 시험관리 소홀과 미흡한 점이 크게 작용한 것으로 드러났다. 


MEET시험은 정부가 ‘의교협’에게 일임하여 대행하고 있다. 이번 시험을 전후로 의교협 홈페이지 (http://www.mdeet.org) ‘질문과 답변’ 란을 보면 지원자의 각종 항의와 질타가 끊이지 않고 있다. 그 내용을 몇 가지로 간추려 보면 다음과 같다. 

 수험표 출력 장애/ 시험지 회수에 대한 협회 발표(시험 한달 전 발표)/ 수험장 환경 낙후/ 감독관의 감독기준 모호성으로 나타났다. 


 의교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수험표 출력을 7/31~8/17 동안 실시하였다. 하지만 잦은 출력장애로 8/10일경 의교협측에서 수험표출력 프로그램 수정을 실시하였다. 이 기간 내에 수험표를 출력하지 못한 사람들은 시험당일 고사장 본부로 가서 출력하라는 공지를 첨부하였다. 이에 수험표를 미출력한 많은 수험자들의 거센 항의로 8/22~23일 양일 간 수험표를 출력할 수 있게 되었으나 수험표 출력을 입시일 2주 전에 폐쇄시킨 의교협의 입장을 도무지 이해하지 못하겠다는 것이 수험자 대부분의 의견이었다. 

 불과 1년 전만 해도 의교협은 홈페이지를 통해 ‘2006.8.1.~8.26사이에 응시자 본인이 직접 의교협 홈페이지(http://www.mdeet.org)에 방문하여 출력하며, 검사 당일 신분증과 함께 여권용 사진이 부착된 수험표를 지참’하라고 하여 수험표 출력기간을 시험 전날까지 간으하도록 배려한 것은 사뭇 대조적인 모습이었다.


 의교협은 그간 시행되지 않았던 시험지 회수라는 카드를 MEET시험 한 달을 남겨두고 갑작스런 공지로 무리를 일으켰다. 

‘OMR 답지 운송 과정 중 화재가 발생해 답안지가 훼손되었다든가, 극심한 폭우가 내려 답안지가 젖어 판독이 불가능하게 되었다든가, 까닭도 모르게 답안지의 일부가 훼손되었다든가, 불가항력적인 일로 답안지를 탈취당했다든가... 다시 산출해 낼 수 있도록 대안을 마련하는 일이 무엇보다 중요합니다’와 같은 다소 납득하기 어려운 이유로 의교협은 답안지 회수가 불가피함을 양해해 달라며를 발표하였다. 하지만 수험생들을 의교협의 이와 같은 일방적이고 준비성없는 공지에 분노했고 납득하기에 턱없이 부족한 내용에 다시 한번 수험스트레스에 시달렸다. 

 A씨는 이러한 의교협의 탁상물림식의 관리를 꼬집어 ‘정작 시험지 회수가 위와 같은 내용으로 인한 궁여지책이라면 의교협은 국가시험을 감당할만한 자질이 스스로 없다고 말하는 것 밖에는 안된다’고 하였다. 


 특정 수험장소에 대한 불만도 만만치 않았다. 이번 시험은 5개 지구의 지정된 대학에서 실시되었는데 서울에서 시험을 치렀던 수험생들의 불만이 의교협 게시판을 통해 쏟아져 나왔다. 당시 서울에서 시험을 치른 B양은 ‘시험 내내 에어컨이 작동되지 않아 마치 찜질방에서 시험을 보는 듯 했다’면서 ‘시험 내내 흘러내리는 땀을 닦느라 시험에 좀처럼 집중하기 힘들었다’고 하였다. 

 시험감독 관리에 대한 지적은 상식이하의 내용이 많았다. 컴퓨터 답안지를 바꾸어 주는 것에 대한 일관화되지 못한 감독관리, 수험장내에 시계도 없이 시험을 치러야 했던 점, 홀짝 문제 배우에 양 옆줄 모두 같은 유형의 시험지를 보았던 점, 수험생 간격이 너무나 비좁아 공정한 시험장의 준비에 대한 부족점 등등 참으로 수준 이하의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이와 같은 시험관리의 미흡으로 인한 비난과 질책을 의교협은 입시당국으로서 모면하기 힘들 것으로 보인다. 


 만원을 주고 치르는 공인영엉시험에도 시험주관 당국이 여러모로 시험의 공정성과 수험환경에 만전을 기하는 모습에 비해 30만원의 비싼 수험비용을 지불하고 치러지는 의전원 입시시험에 관련당국은 좀더 치밀하고 공신력 있는 수험관리 능력을 보여주길 기대하는 것은 결코 수험생들의 무리한 요구가 아니다. 


 MEET 시험결과가 공지되면 10월에 응시원서를 제출하고 12월 1차 합격자에 한하여 면접을 통해 입시가 종료된다. 남은 입시과정에서는 이와 같은 관리 미흡으로 인해 수험생들이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입시관련당국과 관련자들의 좀 더 철저한 준비와 전문적인 수준의 수험관리가 필요한 것이다.  


이진영 기자/전북

<hanlijig@hanmail.net>

의학전문대학원, 예상했던 변화 현실로


요즘 의과대학의 대학원 체제로의 전환이 한창이다. 현 41개 의과대학 중 무려 20여개의 의대가 전문대학원 체제로 전환했거나 전환키로 결정했으며, 이미 2006~2007년도에 신입생을 뽑지 않기로 결정한 학교도 상당한 수이다. 서울대, 한양대 등 현재 교육부와 협의 중인 학교까지 고려한다면 수는 더 늘어난다. 


의학전문대학원(이하 의전대)의 입학 등록금이 고액인 것은 널리 알려져 있다. 2005학년도를 기준으로 의전대 등록금은 건국대가 874만여원, 경희대가 876만여원으로 비교적 900만원선 이상의 액수가 책정되고 있으며 가천의대가 제시한 913만원은 학부/전공을 막론하고 국내 모든 대학의 등록금 중 최고 액수임이 알려진 바 있다. 

 이러한 높은 액수의 등록금은 일반인들에게 널리 알려진 의전대만의 특징이다. 하지만 의전대 고유의 특성이 그저 ‘비싼 수업료’에만 국한되어 있는 것일까. 물론 기존의 의과대학과 비교했을 때 의대생도 알지 못하는 의전대만의 획기적인 ‘무엇’은 없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의대와 의전대는 엄연히 다른 체제이니만큼 둘의 일반적인 차이는 비교적 쉽게 찾아볼 수 있다. 


1.학위의 차이 

의과대학 졸업자는 당연히 학사학위를 받게 된다. 하지만 의전대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의전대로의 입학은 애초부터 타 학부의 학사학위 취득자를 대상으로 하기 때문이다. 의전대 졸업자가 받을 수 있는 학위는 ‘의무석사’이다. 기존의 의대 졸업자가 전공의 과정 중 취득하는 것이 일반적인 석사학위인 것과는 달리 의무석사학위는 의전대 졸업자 모두에게 수여된다는 점에서 보다 일률적이다. 의전대 졸업자는 수여받는 학위자체가 의대 졸업자와는 다르기 때문에 높은 등록금을 부담하는 것이 당연하다는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하지만 “강제로 떠맡겨진 학위수여로 인해 등록금이 상승하는 것은 학생의 동의를 구하지 않은 일”이라며 불만을 표현하는 학생들도 있다. “의사가 되는 것이 목표일 뿐, 굳이 석사학위는 원하지 않는다”는 그들의 주장. 의전대의 높은 등록금은 앞으로도 여러 가지 논란거리를 낳을 것으로 보인다. 


2.군복무 형태의 차이

 기존의 의대 졸업자는 군의관의 형태로 군복무를 하는 것이 일반적이며 때에 따라서는 공중보건의로 근무하기도 한다. 의대생이 학창시절 도중 군대에 가는 것은 웬만해서는 찾아보기 힘든 경위다. 일반 사병보다는 군의관으로서 군에 입대하는 것이 더 대우가 좋고 자신의 전공도 살릴 수 있기 때문이다. 하지만 의전대의 경우는 다르다. 의전대 입학생들은 입학 전에 이미 군복무를 끝마친 경우가 많다. 따라서 의전대 졸업생으로부터 군의관 인력을 끌어내기란 상당히 어려운 일이라고 생각하는 것이 옳다. 실제로 한W의대 관계자는 “전국 의과대학 중 반수 이상이 의전 체제로 전환하였으니 군의관 수도 상당히 줄어들게 될 것”이라 예상하였다. 또한 “정부가 모든 의과대학을 의전 체제로 전환시키고자 한다면 군의관의 적정 수요가 어느 정도인지 가늠하고 그 공급이 부족해지지 않도록 조절하는 과정이 필요할 것”이라 덧붙였다. 


3.선후배 간 서열체제의 누그러짐

 의과대학의 선후배간 서열 문화는 여러 긍정적, 부정적 요소를 낳으며 의대의 대표적인 특징 중 하나로 여겨져 왔다. 하지만 의전대의 경우 이러한 문화가 다소 누그러진 모습이다. 입학생들의 나이가 기존의 학생들보다 많은 경우가 빈번하기 때문이다. 최근에 의전대 신입생을 받은 K대의 한 본과생은 “아무리 자신이 선배라 할지라도 나이가 훨씬 많은 후배들을 함부로 대할 수는 없는 일”이라며 학교 분위기가 다소 유해졌다고 말한다. 

 하지만 또 다른 학생은 “지금은 의대와 의전대 학생이 섞여있지만, 시간이 흘러 의전대 입학자로만 학생이 구성된다면 서열문화는 다시 되살아날 것”이라 주장하기도 했다. 의전대가 미래에 어떠한 모습으로 변해갈지는 알 수 없지만, 기존의 서열문화를 유화시키는데 상당한 영향을 끼쳤음은 폭넓은 학생들의 동의를 얻고 있다. 


4.순수학문과의 연계성

 의전대 입학생들은 대부분 타 학부의 순수학문을 전공한 경험을 가지고 있다. 따라서 의학과 타 순수학문 간의 접목이 증진될 것이란 주장에 힘이 실리고 있다. 한 의대 관계자는 “의전대 도입이 졸업생의 기초의학계로의 진출율을 높이는데 기여할 것”이라 예상하였다. 대부분 임상의사의 길을 선택하는 의대 졸업자와는 달리 의전대 졸업생은 기초의학에 대한 관심이 높을 것이라는 주장이다. 하지만 공대 졸업 후 현재 의전대 입학시험을 준비하고 있는 수험생 김모씨(27)는 “의전대 입학생이 기초의학계로 진출할 것이란 생각은 허황된 것”이라며 “세상 물정에 밝은 의전대 졸업생이 오히려 임상의사의 길을 고집할 가능성이 많다”고 주장하였다. 과연 기초의학계로의 진출율이 높아질 것인지는 현재로서는 알 수 없다. 그러나 다양한 지식기반을 가진 의전대 졸업생이 실제 임상진료에서도 뛰어난 능력을 발휘할 것이란 기대는 높아지고 있는 실정이다. 


 의전대가 단지 고액의 등록금만 착취할 뿐 기존의 의과대학과 다른 점이 없다는 지적이 많다. 하지만 타 학부와의 연계성 증진이 의학계에 긍정적인 요소로 작용할 것이란 주장도 지지를 얻고 있다. 과연 어느 쪽의 의견이 옳은 것일까. 그것을 정확히 예상할 수 있는 사람은 아마 없을 것이다. 그러나 의전대의 발전가능성과 그 미래에 의료계의 관심이 쏠리고 있음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이다. 의대와 의전대 체제가 공존하는 현 의료계의 모습. 한 체제를 향해 일방적인 부정적 인식을 가지기 보다는 서로의 체제가 보다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갈 수 있도록 돕는 자세가 필요할 때이다. 


조정호 / 연세원주03

<zeseft@hanmail.net>

거침없이 PK

100호 특집 링크 2014. 8. 28. 22:45 Posted by mednews

거침없이 PK 


10월의 어느 날 해가 뉘엿해지는 오후 4시, 신촌의 한 찻집에 현재 실습을 돌고 있는 본과 3학년 3명과 본1 1명, 예과 1학년 1명의 기자가 각자 실습생과 본과생, 예과생을 대표하는 막중한 임무를 띠고 하나 둘씩 모이기 시작했다. 반가움에 짧은 인사를 서로 나눈 뒤, 밤 10시까지 이어지는 기나긴 토크의 여정이 시작되었다. 자연스러운 분위기를 최대한 살리고자한 기획의도에 따라 말투와 대화 내용에 거의 손대지 않은 채로 기사화하였음을 알린다. 

각자가 다니고 있는 학교와 병원이 모두 다르고, 실습을 돈 과와 그 과에서의 경험과 느낌 역시 상당한 개인차가 있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하고, 이제 그럼 실습생들의 생생한 현장으로 출발해보자!


영웅본일:PK 생활 힘들다던데 정말 한 번 들어보고 싶네, 얼마나 힘든지..


선생본삼1:내 경우엔 병원에 일찍 가는 게 가장 힘들어. 내과나 외과 같은 경우에는 교수님들이 아침 7시부터 오시니깐. 특히 열정이 많아서 일찍 오시는 교수님들의 경우는 더 힘들지. 적어도 교수님들보다 30분은 일찍 와서 신환 파악도 해야 하니까. 새로운 환자가 어떻게 아프고 어떻게 왔는지 알아야 하거든. 


청춘예일:아 그런 것들을 PK가 하나 봐요?


선생본삼1:물론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하지만 우리도 파악을 해야 하지. 그리고 어정쩡한 우리의 위치도 힘든 것 같아. 어디에 서 있든지 우린 걸리적거리는 존재인거지. ‘선생님 이 차트 꼭 지금 보셔야 되요?’ 이런 말도 숱하게 듣고, 포지셔닝이 참 힘들지. 어디서 있어야 될지, 어떤 자세로 있어야 할지.


선생본삼2:다리를 꼬고 앉는다거나... 


선생본삼1:응응 그런 것들. 별로 안 좋아하시니까


선생본삼2:포지셔닝 얘기가 나왔는데, 대학생이었다가 실습생이 된다는 게, 그 위치 잡는 게 힘든 것 같아. 우리 생각에는 우린 아직 학비를 내면서 다니는 학생으로서ㅡ 떳떳해야 하는데, 막상 병원에 들어가면 그 사회의 서열에 가장 아래에 있다는 느낌을 받으니까. 그게 옳지 않은 걸 알면서도 자연스럽게 그렇게 동화되는 것 같아. 앉을 때도 정자세로 앉아야 하고, 9시 회진이어도 7시 반까지 가서 대기해야 하고, 레지던트 선생님들 회진(Pre-rounding)도 다 봐야하는 과도 있고. 물론 학교에서는 우린 배우는 학생이니깐 하나라도 더 보고 배우라고 할 수도 있겠지만 형식적인 측면도 있어. 학생들이 떳떳하게, 적극적으로 나서는 데에는 한계가 있거든. 교수님 회진에 방해가 되게 질문을 한다든지 하면 눈총을 받는다거나. 문제는 그런 모든 패턴들을 자득해야하는 거지. 적정한 수준이 어떤 것인가, 눈치를 봐야 돼. 병원마다, 과마다,교수님마다 그 패턴이 다 달라. 어떤 교수님은 ‘너희는 왜 이렇게 가만히 있냐, 적극적이지 못 하냐’하시고 또 어떤 교수님은 ‘학생은 나서지 말라’고 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수술실 들어갈 때 교수님과 나란히 손도 씻으면 안 되고. 사실 이런 것들이 학생들이 보고 배우는데 중요한 건 아니잖아. 그런데 너넨 어차피 병원에 들어올 사람들이니까 지금부터 알아서 미리미리 알아둬라 뭐 그런 의미인 것 같아. 


선생본삼1: 슬픈게, 과마다 인계장이 있거든? 그런데 내용의 80%가, ‘이 과에선 어떤 것들을 배웁니다’라기보다는, 이 교수님은 이런 것 싫어하십니다, 이 교수님은 회진 돌 때 앞서 가야 합니다, 뭐 그런 것들이니까. 그런 게 좀 어이없지.


선생본삼3: 또 안좋은 게 , 그렇게 인계를 받는데, 도는 과가 계속 바뀌니까 생활이 안정적이지 않아. 생활이 계속 바뀌잖아. 레지던트 선생님처럼 같은 과에 죽 오래 있으면 어느 정도 적응 할 텐데 실습돌 땐 그 과에 적응 할 만하면 또 다른 곳으로 가야 하니까... 게다가 수업 받을 때는, 몸이 힘들거나 그러면 안가면 되잖아? 하지만 실습은 참 그래. 안가기도 그렇고.


선생본삼2: 과마다 다르긴 하지만 보통 5~6시 되면 일과가 끝나는 게 원칙이라서, 본과 3학년 1학기나 2학기 때 수업 받는 것보다 일정이 더 많다고 볼 수 는 없어. 그런데 또 레지던트 선생님 스케줄이 갑자기 바뀐다거나 돌발상황이 생기면 스케줄이 쭉 밀리기도 하거든. 그런 불안정성 때문에 더 힘든 것 같아. 아침에 일찍 가는 것도 사실 학생이 특별히 할 일은 없고 얼굴을 비추는 것 말고는 의미가 없는데, 또 늦게 오면 찾고 혼내니까. 


선생본삼1:뭐든지 조로 하니까, sub조 짤 때 난리 나잖아. 같이 하기 싫은 애, 하고 싶은 애..


선생본삼2:우린 랜덤으로 조가 짜지는데, 조 짤 때 기도하는 사람들도 꽤 있어. ‘아 얘만은 같은 조가 안 됐으면...’ 


선생본삼3: 우린 이름 순으로 그냥 자르는데.


청춘예일:철저하게 조 별로 채점하나 봐요?


선생본삼2: 물론 실습이 끝나고 시험을 보기는 하지만, 선생님들도 누가 누군지 개인별로 잘 기억을 못하시니까. 그 때 돌았던 어떤 조 이렇게 기억하시거든. 태도점수 같은 경우도 딱히 기준이 있는 것도 아니구. 까칠한 치프 선생님들은 실수 좀 하면 ‘이러면 너네 조는 점수 안 좋게 나간다’  이렇게 말하기도 해.


선생본삼3: 뭔가 커리큘럼이 정형화 되어 있는 게 아니라, 우리가 대하는 선생님들의 성격이 어떠시냐에 따라 확실히 흔들리니까, 짜임새 있어보이진 않아. 


선생본삼2: 실습을 돌면서 책에서 봤던 내용들을 실제로 목격한다는 것도 있지만, 아.. 이런게 병원생활이구나 하고 느끼는 게 더 많은 거 같아. 같은 상황도 사람마다 받아들이는 방식이 딸라. 미리 굽실대지 않으면 안 된다고 생각하는 사람도 있어. 자신을 벌써 그 병원의 일부로 생각해 버리는 거지. 사실 우리는 병원인력이 아니라 교육을 받아야 할 학생인데. 


선생본삼1: 은근히 있는 거 같아. 점수는 레지던트 선생님이 매기는 거니까. 


선생본삼2: 그러니까. 어차피 교수님들은 우릴 기억 못할 거다 이렇게 생각하고. 


영웅본일:PK되면 혼나고 잡일도 많이 시키고 그렇잖아요. 그런데 돈을 내면서 다니잖아요, 적은 돈도 아니고... ‘내가 뭐하는 짓인가..’ 그런 생각도 들 것 같은데 그런 경우가 잦아요?


선생본삼1:요즘 같은 경우에는 논문 시즌이잖아. 레지던트가 전문의 시험 치려면 논문을 몇 편 이상 써야 된다더라구. 그런 자료 정리들, 우리가 다 하고. 교수님들 학회 전에 데이터 정리들.. 


선생본삼2:아.. 우린 그런 것들은 없는데...


선생본삼1: 우린 뒤에서 얘기가 있었어. 과차원에서 얘기해야하는 것 아닌가. PK가 무슨 비서도 아니고. 


<내가 꿈꾸는 레지던트 상은? >

선생본삼1:다들 솔직하게 어떤 스타일이 좋은 거 같아?우릴 그냥 내버려 두고 편하게 해주는 사람이랑, 어떻게는 불러서 가르쳐주고, 모자란 부분은 숙제 내 주는 사람이랑..


선생본삼2:나는.. 놔두는 게 좋은 거 같아.


선생본삼1:놔두면 공부는 해? 


선생본삼2: 놔두면 알아서 


선생본삼1:역시 이런데서 차이가 나. 


선생본삼2:Teaching(실습 중 학생 수업으로 전공의가 지도하는 이론교육시간)을 해주는 게 좋을 때도 있지. 그런데 그건 개인차가 있는 거라서. 나는 공부를 할 때도 그렇고 주어진 것보다는 내가 짜서 하는 걸 좋아하니깐 그런 거지. 또 교육을 의무감보다는 정말 학생을 생각한다는 느낌으로 해주는 경우에는 정말 좋아. 예를 들면 똑같은 질문을 해서 몰랐을 때, ‘이런 것도 몰라? 이건 족보잖아~’ 이런 식으로 한다 던지. 심한 경우엔 인격적으로 모멸감을 주는 사람도 있고, 어떤 이는 ‘아 이건 중요한데, 다음에 물어볼 테니까 꼭 공부해와’ 이렇게 대하는 사람도 있고. 이럴 때 느끼는 교육의 질은 확 다른 거지. 


청춘예일: 그럼 Teaching을 안하고 내버려두는 경우에는 각자 직접 눈으로 보면서 배워야 되는 거예요?


선생본삼2: 그렇지, 근데 Teaching이라는 게 의무적으로 커리큘럼에 포함되어 있어. 어떤 교수님들은 레지던트 선생님월급에 학생들 질문에 대답해주고, Teaching 하는 게 포함되어 있으니가 자유롭게 하라고 말씀해주시기도 해. 그런데 실상은 자유롭지 못한 게 사실이지. 


영웅본일:그럼, 레지던트 선생님한테 질문하는 게 편한 거 같아요, 본과 1,2학년 때 교수님한테 질문하는 게 편한거 같아요?


선생본삼3: 난 실습 돌 때보다는 학교에서 수업 들으면서 교수님께 질문했던 때가 더 편했던 것 같다. 


선생본삼2:훨씬 편했지. 왜냐면 학교에서는 우릴 가르치시는 저 교수님이 병원에서 어떤 권위를 가진 존재인지 전혀 감이 없었으니까. 교수님들도 우릴 시험하려는 의도는 없고 우리가 질문을 하면 기뻐하시고. 그런데 실습 때는 우리가 이미 한 번 배웠다는 게 전제가 되어있으니까. 사실 선생님들은 그 과에 대해서 빠삭하지만, 우린 한번 듣긴 했어도 그 기억이 꺼낼 수 없는 무의식 저 어딘가에 있는 경우가 많잖아. 시험하는 입장에서 물으시니깐 교수님의 질문이 두렵지. 그걸로 평가가 되기도 하고. 또 우리가 잘못하면 우리도 야단을 맞지만 레지던트 선생님들도 깨져.


선생본삼1:PK가 되면서 나와 교수님 사이에 ‘레지던트’라는 새로운 개체가 생긴 거지. 


<불합리한 현실을 고발하다>


청춘예일:그럼 질문 같은 것도 준비를 해 가야 하나요?


선생본삼3:질문을 꼭 해야 좋아하시는 교수님들이 있어. 


선생본삼2:그런 경우는 인계장에 써 있어. 


선생본삼1:골 때리는 경우는, 답을 알고 가야하는 교수님도 있어. 꼭 ‘자넨 어떻게 생각하나?’ 반문하시거든. 또 아는 대로 다 대답하면 아는 걸 왜 질문 하냐고 하시니까 80%정도 아는 척하고 나머지는 잘 모르겠다고 해야하지. 가끔 정말로 궁금한 걸 물었는데 교수님이 모르는 거면 일이 커지지. 


선생본삼2:교과서에 쓰여 있거나 너무 단순한 질문은 하면 안 되고. 


선생본삼1: 외과 돌 때인데.. 나는 내 스케줄이 정해져 있는데, 수술방 인력이 부족하면 언제든지 끌고 가는 거야. 나는 꼭 보고 싶은 특별한 케이스가 있는데, 예를 들면 10번도 넘게 본 맹장이라든지.. 항상 하는 수술에 assistant로 들어가라.. 그럴 때는 말 그대로 Teaching의 개념이 아닌 한낱 수술방 인력으로서 우리를 본다는 거잖아. 참 불합리한 거 같아. 


선생본삼2:그런 경우는 좀 그렇지. 학생들은 보고 싶은 특별한 케이스가 있을 수 있는데. 사실 학생들이 수술실에 들어가는 건 수술과정을 보고 공부를 위해서 들어가는 건데, 학생 손은 제일 하찮은 작업을 하는, 예를 들면 배를 열었을 때 고정(retraction)한다든지, 선생님 꿰맬(suture) 때 실을 자른다(cutting)던지.. 사실 그걸 잘한다고 좋은 의사가 되는 건 아닌데.


청춘예일:선배들 말 들어보면, 병원 내에서도 힘들지만 병원 밖에서 술자리 같은 것도 힘들다고 하시던데, 그런 건 없어요?


선생본삼1: 아, 좋은 지적이다. 


선생본삼3:레지던트 선생님에 따라 이런 경우도 있어. 학생들 조 파티할 때 부르면 좋아하신다고 인계장에 써 있는 선생님이 있거든. 처음에는 몇몇 조가 그랬겠지만 그게 인계되어 내려오면 뒷 조들은 뭔가 강박적으로 조파티를 감행하고, 결국 우리끼리 술 먹을 때도 선생님을 꼭 부르게 되지. 


선생본삼1:회식 같은 거 할 때 여학생들은 교수님 옆에 앉으라고 하는 경우도 있어. 


선생본삼2:우리 학교같은 경우는 특정 과에서 여학생들 데리고 자주 회식하고.. 노래방가서 밤새기도 하고.. 그러니까 강의평가 때 불만이 제기된 거야.. 우린 학생인데.. 그래서 그런지 학생들이랑 같이 회식 가는 건 요즘 좀 자제된 거 같아. 


선생본삼3:반대 경우도 있어. 여자 선생님인데, 인계장에 여학생들이 질문하면 상당히 싫어하시고 샤방하게 생긴 남학생이 앞에 나서서 방긋방긋 웃으면서 말 잘하면 아주 좋아하신다고 적혀있어. 그래서 여자애들로만 된 조는 그 교수님 대하기가 그렇게 힘들대. 


선생본삼2:남자 선생님들 많은 과는 화장도 열심히 해야 되잖아. 


영웅본일:그런데 이런 건 아주 극단적인 경우죠?


선생본삼3:극단적이긴 하지만 초극단은 아니겠지. 


<실습이 좋아, 수업이 좋아?> 


영웅본일: 그럼, 실습을 해보니까 예과생들이나 본과1,2학년 후배들에게 해주고 싶은 얘기 같은 건 없을 까요?


선생본삼1: 솔직한 얘긴데, 예과 때는 본과생들이 멋있어 보이고, 근데 본1 되니깐 바쁘더라구. 그래서 본1때 보니까 본3들 멋있게 양복 입고 다니고 노는 거 같고, 뭐 있는 거 같고, 그런데 막상 되어 보니까 별 거 없어. 지금은 또 의사 되면 뭐 있을 것 같지만 그런 것도 아니고. 지금있는 그 자리에서 최선을 다해서 즐겼으면 좋겠어. 공부든, 운동이든, 연애든. 나중에 뭐 어떻겠지 그건 아닌 거 같아. 


선생본삼2:연차가 늘어날수록 남들이 보기엔 화려하긴 하지. 하지만 당사자의 삶의 질은 그렇지 않은 것 같아. 집에도 잘 못 들어가고 가족이나 친구들도 잘 못 챙기고. 내 생활보다는 환자가 우선시 되니까 밖에서 보는 것처럼 그렇게 멋지지 않다는 걸 금세 알게 돼.


선생본삼3:나는 본과 2학년 때보다 지금이 훨씬 나은 거 같아. 앉아서 수업 듣고 공부하는 것보다, 돌아다니면서 보고 배우는게, 혼나기도 하지만 더 재밌는 것 같아. 솔직히 딱히 하는 일 없이 구경하는 거긴 하지만, 응급의학과 같은 거 돌 땐 되게 재밌었거든. 왠지 밤새는 것도 재밌고. 


선생본삼2:맞어. 왠지 재밌는 과나 시술 같은 게 있잖아. 


선생본삼3:나한테 뭘 시키면 은근히 재밌지. 요도관(Foley catheter) 삽입, 비위관을 통한 위세척(L-tube irrigation) 같은 거. 책으로만 봤지 실제로 해보는 건 처음이잖아. ABGA(Arterial Blood Gas Analysis: 동맥혈채취)한다던가... 그리고 응급실 분위기 같은 것도 되게 재밌었어. 어떨 때는 짜증도 나는데 뒤돌아서 생각해보면 그런 것도 다 경험이더라고.


영웅본일:이론을 적용시키는 재미가 있어요?


선생본삼2:책으로 봤을 때는 실감이 안 나잖아. 시술 과정이라든지 투약이라든지.. 실감이 안 나니깐 무작정 외우던 건데 병원에 가면 실제로 그걸 보니까. 내가 외웠던 약을 실제로 쓰고 있고 그런걸 보면 신기하고, 아 정말 실제로 이렇게 해서 환자가 낫는구나. 이런 느낌도 들고. 환자를 직접 대면하는 것도 신선하고, Physical exam(신체검진)을 했을 때 나오는 반응 같은 걸 봐도 그렇고, 이게 내가 의사라는 직업의 매력이구나. 그런 게 느껴지고.. 

Cutting에 불과하더라도 시술에 참여한다는 게 굉장히 특권이고 멋진 경험이라 느꼈어. 그런데 의사라는 직업의 매력이 있는 것 같아. 


선생본삼1: 교수님들이 좋아하는 질문 중에, ‘책을 보면 이 경우엔 이 약을 맨 먼저 쓰게 되어있는데 왜 안 썼습니까?’ 이런 질문들을 좋아하시는데, 또 설명을 들어보면 책이랑 다 맞거든. 이 환자는 이 약을 쓴 기록이 있는데 잘 안 들었다거나, 약에 내성이 있다거나.. 그런 식으로 배우는 게 참 많이 남는 것 같아. 재미도 있고. 부작용 같은 것도 직접 보고. 


영웅본일:얘기 들어보니까 평일 같은 경우는 시간이 되게 불규칙적인 거 같은데 그럼 주말 같은 경우는 어때요?


선생본삼2: 평일 같은 경우엔 놀면 다음 날 내 몸이 힘드니깐 스케줄을 잡는 게 힘들고..


선생본삼1: 주말엔 아까 말헀 듯이 인계가 있는 주가 아니면 편하지만, 인계가 있는 주는 또 다음날 pre-test도 있고.. 일요일 반나절은 날아가는 거지. 


선생본삼2:학교마다 과마다 다르겠지만 post는 다 있고 pre-test도 있는 경우가 있어. 


<넌 무슨 과를 가고 싶니?>

영웅본일: 자 뭐 이런저런 얘기 다 한 것 같고... 마지막으로 실습을 돌면서 하고 싶었던 과가 생기거나 인식이 바뀌었던 경우가 있는지에 대해서 이야기 해보죠.


선생본삼1:나 같은 경우엔 ‘딱 봐도 넌 surgeon(외과의)이야’라는 말을 많이 들었는데, 돌다 보니까 확실히 외과가 맞는 것 같아. 

내과는 좀 안 맞는 것 같아. 맨날 검사수치에 뭐가 올랐네 떨어졌네 그거 보면서.. 안 맞더라고.(웃음)


선생본삼2:자기가 맞아서 과를 가는 것도 있지만 과 분위기가 사람을 만들어 가는 것도 있는 것 같아. 어떤 병원을 가든 같은 과 선생님들은 비슷비슷하시고..


선생본삼3:나는 사람들이 내과에 가게 생겼다고 자주 그러더라. 나도 처음엔 그렇게 생각했었는데 돌아보니까 은근히 나한테는 외과나 응급의학이 더 재미있더라고. 정형외과 같은 것도 재미있을 거 같아.(영웅본일: 목수 잖아 목수) 그런데 외과 쪽은 내가 능력적으로 잘할 거 같지는 않고 그냥 재미만 있어. 그래도 그냥 재미있는 거 하고 싶긴 한데... 그게 참 고민인거 같아. 자기가 잘할 수 있어 보이는 것과 재미있어 할 것 같은 것 중 어떤 걸 선택해야 하는지. 이걸 하면 더 성공할 것 같은데, 재미있는 건 이거고.


선생본삼2: 그런데 아직은 학생이니까. 처음 접하는 거니까 다 재밌게 느껴지는 거고. 또 내 생각에는 수술이 더 임팩트가 강한 것 같아. 서양의학의 꽃이 수술이라고 하듯이... 수술에 딱 들어갔을 때 그런 흥분이 있어. 급박하게 돌아가는 분위기나 교수님들이 수술하는 것 보면 경이감이 들고... 또 환자가 좋아지는 거 보면서... 그래서 외과 쪽으로 생각하게 되는 것도 있지 않을까? 반면 본인의 삶의 질 (Quality Of Life)을 중요하게 생각해서 마이너를 숭상하는 사람들도 있어. 자기 가치관에 따라 다른거지. 개인적인 삶을 무시할 수는 없으니까. 반대로 힘듦에도 불구하고 이 과가 매력 있다고 하면 또 그 과를 하는 거고. 


선생본삼1: 인턴 마지막 1주일까지도 결정못하는 경우도 있다는데 우리도 역시 앞으로 수십 번 바뀌겠지? 사람 일은 모르는 거니까. 


영웅본일: 이제 우리 이야기도 할 만큼 한 거 같은데 자리 옮겨서 저녁 먹으면서 더 할 이야기 있음 더 나누죠~


기획 : 유재호/성균관

참여 : 이진현/포천중문, 김이연/이화, 조정호/연세원주, 유재호/성균관, 김민재/순천향

정리 : 김민재/순천향, 이진현/포천중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