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Search

'87호(2012.06.07)/커버스토리'에 해당되는 글 1건

  1. 2012.06.11 의대생 우리 결혼했어요~♥ 3

   

의대생 우리 결혼했어요~♥

의대생 결혼 순도 100% 생생 스토리


의대생·외부인 부부
OO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2학년 A(30) 씨

 

“ 9시 이후엔 책을 펴본 적이
단 한 번도 없어도, 유급하지 않아요. ”

 

1. 특징_ 의대생에겐 초저녁이라고 할 수 있는 9시, A 씨는 내일 50T짜리 초대박 시험이 걸려도 8시 55분에 킹야마가 떠도 언제나 이 시각에 도서관을 나선다. 물론, 밤을 샌 적은 단 한 번도 없다. 동아리 행사 때문도 술자리 때문도 아니다. 아내 B(30)씨와 첫째 딸(생후 30개월)과 약속한 시간 때문이다. 9시 이후부터는 눈에 넣어도 안 아플 딸과 인형놀이를 해 주고 하루 종일 두 아이와 씨름했을 아내의 말벗이 돼 준다.

 

2. 장·단점_ A 씨는 장점으로 ‘유급은 절대 안 된다는 절박함’을 꼽았다. 부양가족이 있는 만큼, 다른 동기들보다 생활비가 2~3배 더 드는 만큼, 유급에 대한 부담감이 커 상대적으로 공부시간은 적어도 강도 높게 공부할 수 있다. 은행이자를 생각하면 졸던 눈도 번쩍 뜨인다고 한다. 단점은 동기들과의 보이지 않는 거리감. 동기모임이나 동아리행사에 거의 참여할 수 없기 때문에 어울릴 수 있는 시간이 적고, 공감되는 대화를 끌어내기 어렵다. 특히 여자 동기들의 연애상대에 열외가 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 아쉽다고 한다.

 

3. 경제적인 면_ B 씨의 직업은 보건교사로, 지금은 둘째(생후 6개월) 때문에 육아휴직 중이다. 교사는 최대 6년까지 육아휴직을 쓸 수 있기 때문에 A 씨가 졸업할 때까지 전주에 함께 있을 수 있다. 학비는 A 씨 부모님이 부담하고, 첫 1년 동안은 본봉의 50%인 아내의 육아휴직 지원금을 생활비로 사용하고, 나머지는 은행대출을 받는다.

 

4. 만남에서 결혼까지_ 학부 때 소개팅으로 만났다. 7년 연애 끝에 2007년 결혼에 골인했고, A 씨가 벤처회사를 그만두고 의학전문대학원 입학을 결정할 때에도 B 씨가 적극 응원, 지원해줘 다른 수험자들보다 안정적으로 공부할 수 있었다.

 

5. 추천여부_ 아무래도 경제적 부담이 크기 때문에 가능하면 졸업 후 결혼하는 것을 추천한다. 학생신분으로 꼭 결혼하고 싶다면 상대로 교사를 찾을 것을 강력히 권한다. 24시간 공부해야 하는 의대생에 비해 오후시간 활용이 자유롭고 육아휴직 사용이 용이한데다, 지원금까지 나와 경제적 부담도 덜 수 있다.

 

 의대생·의대생 부부 0
@@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4학년 C(30), D(26) 씨

 

“ 내 짝이라는 생각이 들면 학생 때 결혼하라. ”

 

1. 특징_ 의사도 언젠가는 결혼을 하게 되는데, 학생 때가 적기(適期)라고 생각한다. 다들 알다시피 인턴·레지던트 때에는 반(半) 수면상태의 생활을 하게 되는데 학생 때는 자기가 조절만 잘하면 마음껏 시간을 쓸 수 있다. 함께 할 수 있는 시간이 많은 만큼, 결혼생활도 튼튼하고 달콤해질 수 있다. 또 일반적으로 힘든 수련과정을 거치고 나면 보상심리 때문에 조건만보고 배우자를 찾거나, 부모님 손에 이끌려 벼락치기처럼 결혼을 하는 경우가 많은데 학생 때는 순수한 마음으로 짝을 찾고 사랑하고 결혼할 수 있다.

 

2. 장·단점_ 동기가 배우자가 되면 하루 24시간 신혼생활을 즐길 수 있다는 것이 큰 장점이다. 또 같은 일을 하는 사람과 같이 살을 부비고 살면 매우 사소한 것까지 공유할 수 있어 이해의 폭이 넓어진다. 한쪽이 교수님과 관계를 맺으면 부부라는 이유만으로도 다른 쪽은 저절로 친분을 쌓을 수 있고, 기혼자라고 술자리에서 빼주는 경우도 종종 있다는 것은 덤으로 오는 혜택이다. 동기 중에 기혼자가 아무도 없다보니 뭘 해도 이목이 집중된다는 점과 둘 다 학생신분이라 신혼살림이 굉장히 빠듯하다는 점은 단점이다.

 

3. 경제적인 면_ 결혼자금은 부모님이 마련해주셨다. 현실적으로 결혼을 생각해본 사람이라면 누구나 공감할 텐데, 인턴·레지던트 때 수입이 생겨도 결혼은 절대 혼자 힘으로는 할 수 없다. 어차피 도움을 받아야하는 거라면 시기가 당겨진다고 해서 크게 문제될 것은 없다고 본다. 생활비도 졸업할 때까지만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받기로 했다.

4. 만남에서 결혼까지_ 본과 1학년 때 과대 활동으로 학업에 대한 부담이 컸던 C 씨를 D 씨가 도와주면서 사랑이 싹텄다. C 씨는 연애 시작 전부터 “결혼할 사람을 찾았다.”고 동기들에게 공표(公表)했을 만큼 결혼에 대한 생각이 구체적이었기 때문에 D 씨를 끈질기게 설득해 결국 지난 2월 결혼에 골인했다.

 

5. 추천여부_ 나보다 우리를 생각하는 마음가짐과 서로를 위해 희생할 수 있는 각오가 되어있다면 추천한다. 연애의 최종 목적이 결혼인데, 마음이 맞는 사람을 만났다면 학생이든 직장인이든 그런 건 크게 중요하지 않다고 생각한다.

 
의대생·의사 부부
ㅁㅁ대학교 예과 2학년 E(25) 씨

 

“ 생화학? 병리학? 선택실습?
무엇이든 저한테 물어보세요. ”

 

1. 특징_ 의사를 남편으로 둔 을아 씨는 모르는 용어가 있거나 난해한 과제가 생겼을 때 전화 한통이면 단박에 해결할 수 있다. 비교적 어린 나이에 유부녀가 된 덕분에 다른 동기들에 비해 깊이 있는 연애경험이 있고 이를 바탕으로 연애상담을 마음껏 해 줄 수 있다.

 

2. 장·단점_ 학교가 지방에 있다 보니 향수병을 느끼거나 서울에 두고 온 애인 때문에 마음을 졸이는 동기들이 많은데, 결혼으로 또 하나의 가족이 생겼으니 그런 걱정은 없다. 이미 남편 F(25) 씨가 밟은 과정을 E 씨가 똑같이 뒤따라가는 것이라 가족행사에 불참해야 하는 등 결혼생활의 애로사항을 시댁에서 잘 이해해준다. 하지만 의대 특성상 단체 활동을 해야 하는 경우가 많은데 결혼 생활과 병행하다보면 교수님이나 동기들에게 양해를 구해야 하는 때가 있고, 싱글일 때처럼 내키는 대로 밤새 유흥을 즐기거나 훌쩍 여행을 떠날 수 없다.

 

3. 경제적인 면_ 결혼자금은 양가 부모님께 도움을 받았고, 생활비는 공중보건의를 하고 있는 F 씨의 월급을 기반으로 한다.

 

4. 만남에서 결혼까지_ E 씨는 학부를 마친 뒤 다시 공부해서 지금의 대학에 입학했는데, 전적대학에서 F 씨를 만났다. F 씨가 예과생이었을 때 심리학과이던 E 씨와 같은 교양과목을 들었는데, 이때 조모임을 하면서 서로의 마음을 확인하고 연애를 시작했다. E 씨가 졸업 후 의대로 진학을 결정하는 과정에서 F 씨의 영향이 컸다.

 

5. 추천여부_ 결혼 자체는 매우 추천하고 싶지만 시기에 대해서는 두 사람간의 충분한 합의와 양가 부모님의 도움이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org>
문정민 기자/중앙 <jmmoon@e-mednews.com>
을아 기자/을지 <lovelyeac@e-mednews.org>


※ 철저하게 인터뷰한 세 커플의 의견을 토대로 작성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