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하는 의사들]
- 의학전문기자 김두환
임상 외에 다양한 진로에 관심 있는 의대생이라면 김두환 기자의 “딴짓하는 의사들”을 접해본 적이 한 번쯤은 있을 것이다. 필자 또한 평소에 애독자이기에 다음 편에는 어떤 특이한 분야에 계시는 의사 선배님이 소개될지 기대하는 편이다. 그러던 중 메디게이트 뉴스에 계신 김두환 기자님을 “딴짓하는 의사들” 형식으로 인터뷰해보면 어떨까 싶었다. 인터뷰 제안에 흔쾌히 받아들여 비슷한 형식으로 진행하게 되었다.
안녕하세요. 의대생신문입니다. 시간 내주셔서 감사합니다.
Q. 요즘 기자님의 “딴짓하는 의사들”이라는 기사가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유명한데요. 저도 조사하기 전까지는 기자님이 가정의학과 전문의이신 줄은 몰랐습니다. 그렇다면 지금 임상과 기자를 동시에 하고 계신건가요?
전공의를 마치고 공중보건의 할 때가 임상을 마지막으로 했던 때 인거 같아요. (공보의가) 끝나고 비임상을 준비하면서 생계를 위해서 중간 중간에 파트타임 잡을 했던 적은 있지만, 임상은 지금 떠난 상태에요. 다시 돌아갈 생각도 없습니다. 전 이제 이쪽에서만 근무를 하고 싶어요.
Q. 특별히 비임상 분야에 진출하신 이유가 있으신가요? 전문의까지 마치셨는데 진료를 포기하기 쉽진 않은 결정이었을 것 같습니다.
처음에 비임상을 결정했던 이유는 제가 일단 의대생 때 공부를 썩 잘하지 못했고 원하는 과를 선택할 점수가 안 되었다는 걸 알아서 그랬어요. 임상을 하면서 단순히 생계를 위해 보통 의사가 되는 것보다 비임상에 진출을 하면 흔한 의사가 아닌 다른 의사가 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그리고 저는 임상이라는 일 자체보다는 밖에서 할 수 있는 일을 더 재밌게 할 수 있을 것 같아 선택했어요. 그래서 저는 좀 일찍 학생 때부터 (비임상을) 결정했어요.
Q. 언제부터 기사를 쓰시기 시작하신건가요? 본인이 원래부터 글재주가 있다고 생각하셨나요?
저는 제가 글을 많이 안 써봤기 때문에 글을 잘 쓰는 사람인지 못 쓰는 사람인지 그동안 사실 몰랐었어요. 제가 메디게이트라는 회사에서 근무를 하고 싶어서 일을 시켜달라고 요구를 했었는데, 메디게이트가 마침 그 때 뉴스를 만들고 싶어 했어요. 그래서 저를 고용하면서 기자로서 글을 쓰는 일을 하고, 메디게이트 일도 같이 해줬으면 좋겠다고 해서 제가 글을 쓰게 됐어요. 제가 글을 처음에 몇 달을 써본 결과 저는 글재주가 굉장히 없는 사람이라는 걸 스스로 깨달았어요. 하지만 제가 해야 되는 일이기 때문에 내가 여기서 어떤 경쟁력이 있을까 생각을 해봤더니, 저희 같은 의료전문지는 주로 의료인이 많이 보기 때문에 제가 그들이 관심 가질만한 주제나 기사를 쓰더라도 그 사람들이 공감할 만한 걸 캐치해서 쓸 수 있을 것 같더라고요. 그것은 제가 능력이 좋아서 그런 게 아니라 그런 일을 했었기 때문에, 그래서 그런 장점을 살려서 제가 글을 쓰고 있고요. 글 솜씨는 제 주위 평가도 그렇고 스스로의 평가도 그렇고 잘 쓰는 건 아닌 것 같습니다.
Q. 기자님의 대략적인 일과 좀 알려주세요.
저는 일단 집이 회사랑 굉장히 멀어요. 보통 6시 반에 일어나서 집에서 7시 반에 나오고, 회사에 9시까지 도착해요. 보통 제가 일주일에 기사를 항상 쓰는 건 아니고 반절 정도 쓰거든요. 한 3일 정도 게재를 해요. 그리고 요즘 기사들은 독자들이 스스로 (사이트에) 오는 것보다는 퍼진 글을 읽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sns를 통해서 제 기사뿐만 아니라 다른 기사까지 퍼 나릅니다. 이메일 체크를 아침에 좀 하고요, 저희 회사 규모가 작다보니 뭔가 한 가지 일만 하는 게 아니라 여러 가지 일을 하는데, 메디게이트 뉴스와 관련된 취재거리가 있으면 그 날 어떤 장소에 취재하러 갔다가 기사를 쓰고요. 그렇지 않은 날은 의사들이 좋아할 메디게이트와 관련된 컨텐츠를 만들거나 저희 client(고객)인 제약사를 만나서 메디게이트라는 사이트를 소개를 해주거나, 어떤 방법으로 그런 회사들이 우리 의사들에게 마케팅할 수 있는지 회의를 좀 하고 있습니다.
Q. 메디게이트뉴스에서 굳이 전문의까지 딴 의사를 기자로 쓰는 데에는 어떤 이유가 있을까요?
가장 큰 이유는 제가 많은 월급을 받지 않기 때문에. 서로 조건이 잘 맞았던 것 같아요. 메디게이트는 vertical 포털이라고 불리는 사이트거든요. 보통 네이버나 다음이 포털사이트라 불리는데, 그런 다양한 컨텐츠를 제공하는 포탈 중에서 카테고리를 하나로 줄이고, 전문성을 높인 사이트를 vertical 포털사이트라고 해요. 메디게이트는 의사들을 상대로 하는 vertical 포털사이트이고요. 그래서 당연히 의사들의 favor(관심사)를 알고 싶었기에 의사를 채용하고 싶었지만, 다양한 여러 조건 때문에 그 동안 채용이 잘 안됐어요. 마침 제가 취직을 준비하다가 잘 안돼서 우연히 메디게이트에 있는 초빙 구직 사이트라는 게 있는데, 거기에서 검색을 하다가 과연 이 메디게이트라는 사이트는 뭘까 호기심이 생겨서 제가 메디게이트에 먼저 연락을 했고, 어떤 포지션 타이틀이나 페이에 구애받지 않고 일을 할 테니 채용해보지 않겠냐 이런 제안을 했어요. 그때 마침 메디게이트에서는 의사를 채용하고 싶은 욕구도 있었지만, 뉴스를 또 창간하고 싶은 생각이 있었기에 서로 조건이 맞아서 제가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Q. 여기에 기자님 말고도 전문의까지 따신 분들이나, 의대 졸업하신 분들이 더 있나요?
저희 메디게이트와 메디게이트 뉴스는 생긴 이래로 단 한 번도 의사를 채용해본 적이 없었어요. 제가 최초의 의사에요. 저 말고 간호사는 한 분 계세요. 전에 약사 출신은 몇 번 계셨던 것 같아요. 현재로서도 그렇고 제가 최초의 의사입니다.
Q. 메디게이트 뉴스에 대해서 자세히 설명해주실 수 있으시나요?
원래 메디게이트라는 포털 사이트가 있었는데, 포털 안에서 뉴스 컨텐츠를 의사들한테 보여주긴 했어요. 그런데 그런 뉴스가 저희가 자체적으로 생산하는 뉴스가 아니었고, 다른 전문지로부터 서비스를 받아서 제공을 해줬어요. 몇 년 전에 한 매체에서는 저희 메디게이트라는 사이트가 의사들한테는 워낙 유명하니 이름을 빌려다가 (뉴스를) 창간했던 적이 한 번 있었습니다. 그 때 메디게이트 뉴스가 사실 있었어요. 저희 회사 소유가 아니었고, 다른 회사 소유였죠. 하지만 그 계약기간이 끝나고 나서 저희 회사에서 다시 이름을 회수했고, 메디게이트 뉴스라는 회사는 이름을 저희가 회수했기 때문에 이름을 메디컬 타임즈로 바꿨습니다.
회사 내부적으로 메디게이트 뉴스를 창간하고 싶었어요. 우리가 의사들한테 더 맞는 뉴스 컨텐츠를 제공하는 게 낫지 않겠나 이런 생각들이 좀 있었거든요. 기존에는 의사들이 조금 컴플레인 같은 게 있었어요. 왜 이런 의사들을 욕하는 기사를 쓰고, 의사들의 입장을 반영하지 않는 아니면 의료의 현황을 잘 모르는 기사를 이렇게 기재를 하느냐 컴플레인이 있었던 것 같아요. 그래서 (메디게이트가) 자체적으로 창간을 결정하게 됐고, 그때 제가 조인을 해서 작년 10월부터 근무를 했어요. 작년 10월부터 4개월간 뉴스 홈페이지를 제작을 하고 올해 2월에 오픈을 했던거죠.
Q. 올해부터 “딴짓하는 의사들”을 연재하기 시작하셨는데요. 비임상을 희망하는 의대생들 사이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을 정도로 많이 알려져 있더라고요. 예과 1학년인 저도 알 정도니까요. 혹시 “딴짓하는 의사들”을 쓰게 되신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저 역시 비임상을 준비를 했었어요. 보통 제약의사를 준비하는 의사들은 일찍부터 준비하는 경우는 없어요. 대게 전문의를 따고 나서 진료를 하다가, 그거(진료)에 대한 차선책으로 고려를 하던가 호기심에 단기간에 알아보고 하는 경우가 굉장히 많은데. 저는 일찍부터 하고 싶었음에 불구하고 직업에 대해 준비할 수 있는 자료가 많이 없었어요. 비임상에 종사하는 의사들도 많이 없었고, 인터넷 검색을 해도 자료가 많이 없었어요. 저 스스로가 비임상을 준비를 했었고, 그에 대한 자료가 부족하다고 생각을 했기 때문에, 저 같은 의사들이 좀 있지 않을까? 진로를 고려하지만, 자료에 대한 욕구불만이 있는 의사들이 있지 않을까? 최근에 임상이 조금 안 좋아지다 보니 비임상을 고려하는 의사들이 많은 것 같아서 제 경험도 살려보고, 현재에 비임상 의사도 많고, 그런 환경에서 제가 기획을 하게 됐어요.
Q. 지금은 번외편까지 총 6명의 인터뷰를 진행하셨는데요. 혹시 앞으로 몇 명이나 더 하실 계획이신건가요?
앞으로 특별한 계획은 없어요. 횟수에 제한을 해놓고 하지는 않았어요. 일단은 그 때 그 때 사람이 출현을 할 때마다 하게 될 것 같고요. 저희 대표님은 농담 식으로 이게 양이 꽤 되면 나중에 책으로도 내보자고 하시는데. 아직까지 의사가 비임상 분야에서 하는 진로과정이 한정되어있지만, 또 갑자기 의외의 영역에서 의사들이 그 영역을 개척을 한다면 그 분야가 인터뷰 주제가 될 수 있기 때문에. 아직까지 특별한 제한을 걸어두고 있지는 않습니다.
Q. 변호사 이동필씨나 제약의사 노정임씨 등 비임상 부분 중에서도 흔하지 않은 분야에 진출하신 분들을 딱 집어서 인터뷰하시더라고요. 이 분들을 알게 된 경로가 궁금합니다.
여러 가지의 경우가 있는데요. 제약회사나 의료기기 같은 경우에는 메디게이트 사이트와 비즈니스를 하는 경우가 많아서 정보를 그렇게 얻게 되는 경우가 있어요. 어떤 회사에 어떤 의사들이 있다더라라는 정보를 얻게 돼서, 제가 홍보팀이나 그 분 이름을 페이스북 검색을 통해서 직접 메시지를 통해서 요구를 하는 경우가 있고요. 어떤 경우에는 학회 같은 데를 가서 어떤 세션을 보고 저 분 인터뷰를 해도 되겠다 싶으면 제가 명함을 드려서 인터뷰 기획 의도 같은걸 설명드리고 진행하는 경우가 있어요. 또 다른 경우에는 주변 분 의사한테 도움을 청했을 때 그 분들이 직접 구해주셔서 연결을 해주시는 경우가 있어요.
Q. 저희 의대생신문이 의대생을 대상으로 쓰는 신문인만큼 기자님의 의대 생활에 대해서도 궁금한데요. 혹시 의대 다니실 때 어떤 학생이셨나요?
저는 일단은, 많은 사람들하고 어울려 다니지는 않았어요. 저는 삼수해서 들어왔거든요. 대게 의대에 들어가 보면 삼수들은 좀 삼수들끼리 어울리는 경향이 있는데요. 저도 그렇게 많이 어울렸고요. 학교 수업은 거의 잘 안 들었어요. 본과 때도. 제가 본과 1학년 때 내신 7등급이었던 것 같아요. 그런데 학년이 올라갈수록 한 등급이 계속 떨어지더라고요.
본과 3학년 되니 다행스럽게 유급을 당한 적은 없는데, 아 내가 좋은 임상의사가 되기는 글러먹었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나마 제가 관심 있던 과가 성형외과였는데, 그 과를 하기는 힘들겠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그러면 나는 다른걸 해보자.
그런데 저도 그렇고 의대생들도 그렇고 처음 의대를 들어오면 한 번 좌절을 하는 경우가 있어요. 자기가 항상 치열한 경쟁사회에서 상위권에 있다가, 의대에 들어오면 그 중에 반은 평균 이하의 삶을 살아야 하는 거잖아요. 저도 그런 좌절들을 조금 겪었던 것 같아요. 하지만 나는 좀 중간의 사람으로 살고 싶지는 않다라는 생각이 들었고, 그러려면 내가 의사들의 영역에서 중간 이상 살기는 힘들겠고. 그러면 의사가 덜 있지만 의사가 필요 하는 영역에 진출을 하면 그 중에서는 빛이 날 수는 있지 않을까 그렇게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래서 저는 좀 일찍 학생 때 비임상을 결정을 했고, 학창시절에 저는 공부 외 다른 걸 많이 했던 것 같아요. 호기심이 많아서 공부 빼놓고는 많은 걸 했었어요. 특히 그 때는 제가 학생으로 처음 들어올 때부터 인터넷이 엄청나게 대중화되던 시절이었는데, 피씨방도 많이 생기고, 외부에서 정보를 찾는 걸 좋아했어요. 예전에는 어떤 정보를 찾으려면 책값이 비싸지는 않지만, 돈이 조금 있어야 정보를 취할 수가 있었는데. 인터넷이 생기면서 학생처럼 돈이 없는 사람한테도 자기 의지만 있으면 다양한 정보를 취할 수 있게 해주잖아요. 그 때 저는 이런 저런 사이트들을 많이 돌아다니면서 깊이는 없지만 좀 넓게 정보를 취득했던 것 같아요. 사실 저의 20대 초중반 의대시절을 보면 의대 안에서의 생활보다는 그런 의대 밖에서 다양한 경험들을 할 수 있었던 것 같아요.
Q. 삼수를 하셨구나. 삼수까지 하시면서 의대에 진학하신 이유가 있으셨나요?
허무한 대답일 수가 있는데, 저는 의대에 가보려고 생각해본 적이 없고요. 재수 때까지는 제가 미술을 하고 싶었는데, 공부를 잘해서 좋은 대학에 좋은 과에 가야된다고 생각했던 것 같아요. 그런 막연한 생각을 하고 있었고. 제가 좋아하는 것은 딴 곳에 있는데, 내가 지금 이렇게까지 해야 되나 강박관념이 있었어요.
삼수까지 해보니, 2년이나 늦게 대학교를 들어가서 일반과를 들어가면 군대에 2년 갔다 와야 되고, 내 인생에 있어서 20대 초반이라는 삶이 없어지겠구나 생각을 했어요. 그래서 (의대에 간) 이유는 딱 하나였어요. 의대를 가면 군대를 늦게 갈 수 있구나. 일단 의대에 들어가서 일단 딴 거를 해볼까?
Q. 이렇게 들으니 기자님의 대학생 모습이 조금은 상상이 갈 것 같네요. 그렇다면 전문의로 가정의학을 전공하신 이유가 따로 있으셨나요?
제가 비임상을 하려고 생각을 해보니 제약의사라는 영역이 가장 흔하고 많은 것 같아서 제약의사라는 직업을 타겟팅해서 거기에 맞춰서 준비를 했어요. 제가 조금 알아보니 그 쪽에 진출하더라도 전문의 자격증이 필요하고, 그 중에서 가장 선호하는 과가 가정의학과라는 얘기를 들어서, 더구나 가정의학과는 다른 과보다 수련기간도 조금 짧아요. 1년 정도 짧거든요. 가정의학과는 특별히 과 자체가 얇고 넓게 본다는 특성도 마음에 들었지만, 임상 자체를 하려고 보다는 제약의사를 준비하려고 전문의를 했습니다.
많은 학생들이 기자님이 쓰신 기사를 읽으면서 기자님에 대해서 많이 궁금해 하더라고요. 제 주변에도 기자님 인터뷰 간다니까 부러워하는 몇 분 있던데.. 포털에 검색을 해도 정보가 잘 안 나오는 만큼 신비주의셨는데, 이번 기회를 통해서 많은 이야기를 듣고 갈 수 있었습니다. 의대생 후배들을 위해서 인터뷰까지 허락해주시고 정말 감사합니다!
정서윤 기자/순천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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