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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큐멘터리 사진의 살아있는 전설, 세바스티앙 살가도

▲ 코렘 캠프의 난민들(Ethiopia, 1984)

 세바스티앙 살가도 (Sebastiao Salgado)를 아는가? 브라질 출신으로 경제학을 전공하고, 73년 사진가로 입문한 이후 빈곤, 기아, 노동, 전쟁들을 테마로 주로 제3세계를 중심으로 활동하며 20세기 최고의 포토 저널리스트로 추앙받아온 살가도. 그의 최신작품을 총망라한 기획전 ‘AFRICA’가 지난 2월 한국에서 열린 것을 계기로, 그의 삶과 작품세계를 조명해보았다.

 
 카메라를 만나기 전까지 학자였던 그는 세계은행에서 일하기 시작하면서 아프리카를 자주 드나들게 되었다. 사진의 즐거움은 그를 프로 사진가의 길로 이끌었다. 1979년 ‘매그넘’ 가입 후 지금까지 대형 규모의 프로젝트 위주로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대표적인 프로젝트로는 1986년부터 1992년까지 23개국을 다니면서 대규모 수공업 노동자들의 현장을 기록한 사진집 <노동자들>과, 1993년부터 43여 개국을 다니면서 도시화로 인해 자신들이 살던 시골을 버려야 했던 사람들을 기록한 <이주민>이 있다.
 그는 언제나 사진으로서의 작품 활동 너머의 ‘실천으로서의 작업’을 중시하며, 자신의 사진을 보는 사람들에게 ‘동정심’이 아닌 ‘동료의식’으로서의 감동을 기대해 왔다. 1984년의 국경없는 의사회 후원 프로젝트나 유니세프 소아마비 박멸 운동 참여 등 여러 이력은 사회참여로서의 사진 작업에 대한 그의 애착을 보여준다.
 작가 자신의 예술적 작업 이외에 생계를 위한 상업촬영도 할 수밖에 없는 것은 여러 사진가들의 공통적인 고민이다. 살가도는 2007년 커피 브랜드 일리(illy)의 후원 아래 커피농장의 취재를 맡은 바 있다. 이 작업은 이전의 그의 프로젝트와는 조금 성격이 달라 보일 수 있을 것이다. 그는 사회적 사진가로 불리기를 거부하지만, 커피농장에서 보낸 그의 유년시절과 고향에서의 커피, 사탕수수 재배 관련 생태학 프로젝트를 본다면 일리에서의 사진 작업은 단순히 상업적인 목적만은 아닌 듯해 보인다. 살가도는 부인과 함께 고국 브라질의 환경을 되살리기 위한 재단 ‘Instituto Terra’ 를 운영하고 있다.
 2012년 우리는 그의 새로운 프로젝트 ‘제네시스’를 만나볼 수 있을 것이다. 현대 문명이 환경에 끼친 영향에 관한 작업으로서 인간이 휘두른 문명의 야만성에도 불구하고 살아남은 자연을 기록한다. 땅과 물의 풍경, 동물과 원주민들과 같은 태초의 자연이 지니고 있는 맑고 순수함을 그리는 지구의 생태학적 대사시인 셈이다.
 
 수잔 손택은 살가도의 사진 자체에서, 의지할 데 없는 사람들을 바라보는 사람들의 초점, 모든 것을 그의 무능함으로 환원하는 그 초점의 문제가 있는 것이라고 보았다. 사진에서의 완벽하게 짜여진 아름다운 구성도 종종 ‘영화적’ 이라는 비판을 받는다.
 많은 비판에도 불구하고 피사체에 대한 무한한 애정과, 작품과 삶을 일치시키는 모습은 그의 사진에 대한 진정성을 보여준다. ‘나의 사진은 예술도 아니며 단지 인간 비극을 기록하는 것도 아니다. 내 사진에서 나는 심지어 가장 최악의 조건 속에서도 살기 위해 끊임없이 투쟁 하는 인간 존재의 존엄성을 표현하고 싶었다.’

구현담 수습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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