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병원의 사람들 - 정형외과 수술방 남자 간호사


‘남자 간호사’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간호사는 여성만의 영역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선정하는 나이팅게일상을 올해 2015년 남성이 받을 정도로 남자간호사의 영역은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2013년에 방영된 드라마 ‘굿닥터’에서도 잠시지만 재치 있는 역할의 남자간호사가 출연해 일반인들에게 남자간호사는 더욱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남자간호사에 대한 조사를 하면 할수록 남자 간호사분과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었다. 부푼 마음으로 병원을 방문하니 ㅇㅇㅇ병원의 정형외과 간호사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수술실 앞 복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바쁜 모습이셨지만 수술 현장에서의 열기가 채 식히지 않은 상태에서 활발한 분위기로 인터뷰는 진행되었다.


Q. ‘남자간호사’는 아직도 많은 분들에게는 조금 생소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자 간호사와는 하는 일이 많이 다르나요? 주로 병원에서 어떤 일을 주로 하시고 계신가요?


A. 여자 간호사와 많이 다르진 않아요. 하지만 남자간호사는 병원에 입사 하게 되면 주로 ICU, ER, 수술실 등 특수파트로 배치가 되지만 간간히 일반병동으로 배치되기도 해요. 그래서 일반인들이 더욱 남자간호사를 생소하게 생각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수술실 간호사로 간단히 말씀드리면 수술에 필요한 기구를 준비하고 수술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간호활동을 하고 있어요.


Q. 간호사 직업정보에 대해서 조사하던 중 남자간호사의 비율이 전체의 3%정도로 적은 수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대학을 다니거나 병원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점과 불편한 점이 있나요?


A. 학교 다닐 때는 남녀 비율이 1:10정도로 전체 간호사 비율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였어요. 보통 한 학년에 100명이면 10명 정도가 남자에요. 소수여서 그런지 더욱 뭉치게 되고 학교 다니면서도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어요. 10년이 다 되어가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지금도 자주 뭉치고자 노력해요. 불편한 점이라면 학교 다닐 때 실습을 병원으로 나가게 되었어요. 큰 대학병원들은 남자를 위한 탈의실이나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보통은 화장실이나 린넨실에서 옷을 갈아입었어요. 더군다나 소지품을 둘 사물함도 없었어요.


Q. 어떻게 간호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셨나요?


A.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이 좀 많았어요. 취업 걱정도 있고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때에 TV에서 남자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어요. 첫 남자 수간호사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그 후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간호사인 고모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약간 부끄러웠어요. 그땐 남자간호사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순풍산부인과였으니까요. (웃음) 하지만 지금은 TV에서도 많이 노출되어 주변 시선들도 부담스럽지 않고 내가 하는 일에도 부끄럽지 않아요.

Q. ‘남자 간호사’여서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저는 남고를 다녔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매일 남자들 틈에서 지내왔어요. 그런데 간호대학에 입학하고, 병원에 취직하면서 갑자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여자들을 상대하게 되니 정신이 없었어요.(웃음) 병원 실습을 나가게 되면 병동 내에 힘을 써야하는 일이나 중환자실의 back care 등을 할 때에는 남자간호사인 저를 엄청 반겨하셨어요. 이렇게 남자간호사라서 인터뷰를 하는 것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Q. 남자 간호사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아무래도 수술실에서 일하다보니 환자들의 반응을 보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가끔 남자 환자들이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일들을 부탁하시면서 엄청 고마워하실 때가 있어요.


Q. 남자 간호사와 의사와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A. 남자간호사라 뭐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고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이 가는 사람과 일을 하게 되면 더욱 정이 가듯이 힘든 수술을 마치고 같이 퇴근하면서 밥도 같이 먹으러 가고 친하게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Q. 남자 간호사로서 어떤 의사와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A. 수술실은 특성상 흐름이 빠르고 긴 수술시간을 요구해요. 그렇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 다들 날카로워 지기 쉬워요.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이해해주시는 의사와 함께 일하고 싶어요.


임채린 수습기자/가천

<cl_maker@naver.com>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105호/의료사회 2015. 6. 18. 17:49 Posted by mednews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로봇기술으로 본 원격진료의 현황


우리나라에서 얼굴을 마주보면서 했던 원격진료의 시작은 언제일까? 원격화상진료의 개념으로 처음 시작된 원격진료는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9월 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요양원과 서울대병원간 원격화상 치매진료 시범사업을 최초로 시작하였다. 이 후 2007년, 2009년 유비쿼터스와 스마트 시대에 각각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을 거치면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현재까지 약 70여개의 시범사업이 수행 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현재 원격진료 기술이 ICT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여러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 대면진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그 중 가장 근접한 원격진료 기술은 로봇이며 2000년도에 들어와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에 로봇을 이용한 원격진료 기술의 국내외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 RP-6™                         ▲ RP-VITA™  



원내와 원외 로봇 원격진료


세계 최초의 로봇 원격진료 서비스는 2005년 9월 미국 국방부와 UCLA 대학병원의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 시범사업에서 사용된 로봇(RP-6™)은 진공청소기를 만들던 회사에서 개발하였는데, 조이스틱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간단한 대화와 화면 확대 등을 할 수 있었다. 참가자의 80% 이상이 만족하였고, 신경외과 중환자 인력 보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후 2013년 5월 미국의 Mecry병원은 업데이트 된 로봇(RP-VITA™)을 이용하여 원격진료를 도입하였다. 이전 모델과 달리 네비게이션화 되어 장애물을 피해서 자동으로 중환자실 병동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당직이거나 병원 외부인 경우 의료진이 아이패드의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서 뇌졸중 등 빠른 판단이 필요할 때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국내에서도 2014년 11월 서울삼성병원과 서울시 강남구 치매지원센터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개발한 치매 환자를 위한 로봇(실벗과 메로)으로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수행하였으며, 올해 안으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를 수행할 예정이다.

 


▲ 심해 원격 로봇 수술(Dr. Anvari, 캐나다)


원격지 로봇 수술과 인공지능


세계 최초의 원격 수술은 2001년 미국 제크 마레스코(Jacques Marecausx)의 담낭절제술이다. 이 수술은 미국의 원격지 의사와 프랑스의 현지 환자의 수술이었고, 부작용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이후 미국 NASA는 2007년 우주에 있는 우주비행사에게 실제적인 원격지 수술이 가능하도록 휴대용 원격수술 로봇을 개발하였다. 한국로봇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03년 10월 한양대학교 병원과 일본의 담낭절제술로 원격 수술이 시작되었다. 이후 평면이 아닌 입체 영상이며, 수술 도구가 손목처럼 구부러지는 로봇인 다빈치(da Vinci)가 개발되었다. 다빈치 수술은 주로 수술자의 위치(consol)와 수술대가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좁은 의미의 원격 수술이다. 다빈치 수술은 국내에서 2005년 7월 신촌 세브란스에 처음 도입되었고, 이후 2012년까지 누적된 로봇수술의 시행 건수는 총 24,207건에 이르며, 심해나 우주 등 넓은 의미의 원격지 수술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4년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병원 연구진은 초보 외과 전공의가 숙련된 외과 의사가 될 때까지의 수술 중 손 동작을 학습하는 패턴을 알고리즘화 시키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로봇에 기계 학습을 시켜서 로봇이 봉합 등 단순한 술기는 스스로 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로봇을 이용한 원격 진료의 해외 의료기술 평가와 전망


2012년 11월 원내 원격진료 로봇(RP-VITA™)은 원격 진료 로봇으로는 미국 최초로 FDA의 의료기기 안전 기준을 통과하였다. 또한 유럽의 신의료기술에 대한 탐색과 평가를 수행하는 유로스캔(EuroScan)은 2014년 원내 원격진료 로봇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의료진이 부족한 분야의 대체로 사용될 경우 부가적인 효과는 있다고 판단하였지만 통화 중심 의사소통체계와 모니터의 시각적 한계를 지적하였다. 경제성 평가에 대한 결론은 아직 없으나 일부 근거를 보면 원격 중환자실 관리의 경우 연간 약 11억원 이상의 절약이 예상되며 원격 수술의 경우 평균재원일수가 1.3~2.3일로 줄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약 2억 4천 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내 원격진료 로봇에 대한 평가가 대체적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판단되고 있는 반면, 침습적인 원격 수술에 대한 안전성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15년 5월 원격 수술의 안전성을 평가했는데, 대다수 수술은 정상적으로 끝났으나 영상의 지연이 있어도 큰 무리가 없는 200ms의 지연보다 높은 300ms에서 500ms의 지연이 나타났다고 보고 했다. 또한 로봇 작동기기의 라우터의 경우 해킹에 취약하며 로봇을 외부에서 조정 가능하였고, 수술 영상의 외부 노출도 가능했으므로 차후 통신 보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선재 기자/중앙

<mgstoner@naver.com>

중년여성들 울린 백수오, 어디까지 진짜나



2015년 5월 11일 윤명희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10인,

"의료인이 임산부를 진료할 때 환자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 중 10%만이 진짜"


지난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이하소비자원)의 발표로 불거진 백수오 파문이 식약청의 발표에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과 국내 최대 백수오 추출물 생산기업인 내츄럴엔도텍 사이에서 오갔던 가짜 백수오에 대한 진실공방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 혼입 확인을 발표되면서일단락 되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로 사용된 이엽우피소의 인체유해성 여부에 대해 소비자원과식약청의 입장이 갈리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었고, 식약청이 실시한 백수오 관련 제품의 전수조사에서는이엽우피소 혼입 여부 확인이 불가능한 제품이 전체 제품가운데 76%나 돼 가짜 백수오를 복용한 소비자들의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


소비자원 “이엽우피소는 독성작물” vs 식약청 “섭취에 문제 없다.”....소비자들은 혼란만 가중


소비자원은 가짜 백수오로 사용된 이엽우피소는 국내에서 식용으로 사용이 금지되어있고, 대한민국약전외생약규격집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아 약재로도 쓸 수 없기 때문에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실험 쥐에게 이엽우피소를 먹인 결과 혈소판 감소, 간기능 저하 및 사망까지 유발된다는 사실을 밝힌 1998년 중국난징철도의학원 논문을 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원 발표 8일뒤 식약처의 발표에서는 ‘이엽우피소는 안전성의 문제가 아니라 식경험의 부재 및 사용실태에 대한 자료가없어 식품 원료로 허용하지 않았으며 중국과 대만정부에서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승인한 사례를 통해 이엽우피소 섭취로 인한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판단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이 이엽우피소의 위해하다는근거로 제시한 논문에 대해 해당 논문의 실험이 국제독성 시험 가이드라인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성이 낮다는 한국독성학회의 자문결과를 덧붙였다. 그러나 식약처의 식품원재료 데이터베이스에서 이엽우피소는 식용불가 식물로 분류되어 있고, 이엽우피소에 대한 두 정부기관의 의견이 상반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확인검사불가제품 전체 76%... 속타는 백수오 소비자들


백수오 파문 이후 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식약처는 전체 207개 제품가운데 10개 제품만이 백수오를 쓴 제품이고 40개 제품에서는 이엽우피소 성분이 확인되었다고 5월 28일 발표하였다. 하지만 확인된50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157개 제품에 대해서는 제조 과정에서 가열 등의 이유로 DNA가 파괴되어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40개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조치가 내려졌지만, 확인이 안된 제품에대해서는 영업자 자율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이로 인해 이엽우피소에 대한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대부분 제품이 식약청의 전수조사결과로도 이엽우피소 혼입여부확인이 불가능해지게 되자 제조업체에 구상권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 유통업체들은전액환불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식약청의 발표로 전액환불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 소비자들은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 이번 백수오 파문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엽우피소는 우리나라 재래종인 백수오와 달리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으로서, 상품으로이용되는 뿌리만 봤을 때는 백수오와 형태가 비슷하여 육안으로 구분이 불가능하다. 백수오는 갱년기장애개선, 면역력 강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이엽우피소는 안전성이 입증이 안되어 약용, 식용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재배기간 및 경제성 면에서는 백수오재배가 3년이 걸리고 생산성이 낮아 재배량이 많지 않은 반면, 이엽우피소는성장속도가 빨라 재배기간이 1년이고 수확량이 더 많기 때문에 백수오에 비해 경제성이 높아 이엽우피소재배에 대한 경제적 유인이 크다. 중국의 중약대사전에서는 이엽우피소를 백수오에 포함시키고 있어 중국명칭과동일한 백수오를 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민 수습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



“대한민국에서 의사하기 너무 힘들다” … 이제는 중동으로 가는 선배들


‘의료계 어렵다’는 말, 참 많이 듣는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아예 해외로 눈을 돌린 선배들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해외진출’이라고 하면 그동안은 주로 미국·일본 의사면허를 준비하는 선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그 세태가 조금 다르다.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가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중동국가들이 직접 헤드헌터를 구해 한국의사들을 스카웃해가는 형식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가속도를 붙였다. 의사로서 해외로 진출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며 어느 정도 대우를 받는 걸까? 


쿠웨이트, 연봉 2억, 자녀 학비 지원


쿠웨이트는 지난 달 8개 국립병원에서 근무할 한국 의료진을 뽑는 모집 공고를 냈다. 쿠웨이트 석유공사(KOC) 직영병원인 알마디(Ahmadi)병원은 한국 산부인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전문의 10여명을 모집한다. 지원 자격은 영어가 능통해야 하고, 진료 경력이 8년 이상이어야 한다. 병원에서 제시한 단기 계약직 연봉 조건은 약 2억5000만원~3억 원 수준이다. 국내 병원에서 12년 이상 근무한 전문의의 경우 연봉은 2억1000만원, 8년 이상은 1억7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연봉과 별도로 인센티브 및 성과 보너스, 퇴직금이 지급되고 기혼자의 경우 4~19세 자녀 학비의 90%를 지원받을 수 있다. 1년에 42~45일 간 유급 휴가도 제공된다. 쿠웨이트는 의대가 한 곳밖에 없고 의사가 모자라 외국의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다. 쿠웨이트 의료기관이 국내에 의사 모집공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월 급여 1050만원부터, 주택 임대료 지원


지난 3월에는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아랍에미리트 왕립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이 현지에서 근무할 신규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연봉은 한국에서 받는 것의 1.5~2배 수준이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 받던 연봉이 1억 원이었다면 아랍에미리트에선 1억 5000만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물론 더불어 제공되는 자녀 학비 연 2000만원과 주택 임대료 2000만원 등 추가지원 포함 여부에 따라 실제 연봉에 조금씩 차이는 있다. 서울대병원은 올해 안으로 500여 명의 의료진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유급휴가 60일, 한국 왕복 항공권 제공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Riyadh)에 위치한 킹 압둘라지즈 메디컬시티(King Abdulaziz Medical City)에서도 지난해 4월 국내 에이전시를 통해 한국 의사를 모집했다. 1.5~3배 높은 월급에 유급휴가 60일, 재계약 시 한 달분 보너스, 연간 2회 한국 왕복 항공권 지원, 저금리 대출 및 사택 제공 등의 파격적인 근무혜택이 제시됐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금이 소득의 3% 밖에 안 돼 실 수령액은 국내 대비 3배 정도 된다. 


출신대학? 영어 실력 등 고 스펙 요구, 상호 면허인정 안 돼 단기계약직이 대부분


이처럼 중동국가들이 파격적인 조건들을 내걸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한국인 의사 채용이 아직까지 쉽지만은 않다. 중동은 한 여름에도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술을 갖고 있다가 걸리기만 해도 그대로 추방되는 등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또 중동지역 국가들이 원하는 우리나라 의사의 조건도 매우 까다롭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회화실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며 서울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등 명문의대 출신을 선호한다. 한국 의사면허는 타국과 상호 면허인정이 안 돼, 취업이 됐다고 하더라도 면허인정을 위한 인터뷰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행정절차를 밟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도 큰 걸림돌이다. 채용조건이 대부분 2년 단위 계약직이다 보니 한국에 돌아온 다음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할 위험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의사들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 이상 국내에서는 의사들이 버털 수 없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대변하는 현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담배값 인상, 반년과 그 이후 짚어보기


지난 2014년 9월 1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담뱃값을 현행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다는 인상안을 발표했다. 국민들은 흡연자가 50%에 육박하는 이 나라에서 정말로 담뱃값을 올릴 수 없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인상은 단행되었다. 2015년 1월 1일부로 담뱃값은 1.8배 인상되었고, 그사이 소매점과 국민들의 사재기 논란, 47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던 양담배들의 4500원 가격인하 등 여러 가지 해프닝들이 있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담배연기에 휩싸인 국민건강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짚어본다.


흡연율 감소, 이루어지고 있나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단행한 ‘핑계’는 45%로 OECD 1위인 흡연율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국민 보건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흡연과 관련된 법안의 이름도 ‘국민건강증진법’이다. 담배는 폐암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인자이며,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사람의 여명에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호흡기질환의 유발인자이기도 하다. 

‘이렇게나 해로운 담배를 국민들에게서 멀어지게 하겠다’는 명목으로 담뱃값을 인상했으면 정말로 그 성과가 보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음지에서 욕을 다 먹으며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다크 나이트인가’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인 우스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간 몇 개월간은 사재기나 흡연자의 일시변심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서 정말로 목적을 이루었는지 평가가 곤란했다. 아직 1년은 지나지 않았지만, 반 년이 지나며 통계가 쌓였다. 담배와 관련한 천태만상을 살펴보자.


월별 판매량 감소율 점점 낮아져 작년대비 10%낮은 수준


국민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담배 지표는 ‘흡연율’일 것이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3%를 기록한 이래 점점 낮아져 2013년 42.1%까지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흡연율은 설문조사에 의지한다는 것, 청소년과 여성 등의 경우 사회적 시선 때문에 답변의 진실성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고 그 통계도 2년 뒤에야 나오게 된다. 그러니 지금 시점에서 흡연율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다.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지표로 담배 판매량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담배를 얼마나 많이 구입할까? 1년간 팔리는 담배는 46억 갑이다. 환산하면 920억 개피이며 국민 모두에게 1년에 92갑씩 나눠줄 수 있는 양이다. 이 담배 판매량을 보면 흡연율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각 월별 판매량 감소율은 (2014년 2015년 비교) ▲1월에 -33%, ▲ 2월 -22.4%, ▲ 3월 -14.9%, ▲ 4월 -10.7%정도로 나타났다. 1월의 통계만 보면 이는 일견 흡연율이 1/3이나 감소한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법안 도입 전 3개월간의 사재기에 의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매달 10%p씩 판매량 감소가 회복되어 5월, 6월 현재도 동월대비 10% 감소 정도다. 실제로 1인당 하루 흡연량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그보다 적은 효과라 보는 것이 맞다.

또 다른 재미있는 통계로 일회용 라이터 판매량이 있다. 인상 당시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버린 것이 라이터다. 500원짜리 일회용 라이터의 판매량은 ▲1월에 -5.2%로 감소했지만 ▲2월부터는 +2.7%, ▲3월에는 +0.2%, ▲4월에는 1.9% 증가했다. 이는 금연을 선언했던 사람들이 흡연을 다시 시작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 판매량은 점점 더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1.8배, 2배 가까운 인상률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45%정도의 성인남성 흡연율이 41%정도로 고착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1.8배 증가했는데, 판매량은 10%만 줄어든 것이다.


담뱃값 인상은 ‘마중물’ 불과, 혐오그림 등 추가정책 부족


실제로 WHO등에서 담뱃값 인상을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으로 본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효과가 크고, 몇 개월 뒤에는 원래 수치와 비슷한 정도로 돌아오게 된다. 담뱃값 인상은 일종의 첫 불씨 역할을 하는, 마중물과 비슷한 역할로 보는 것이 옳다. 이왕 2배에 가까운 가격을 인상할 것이었다면 그와 동시에 추가적인 정책이 함께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혐오그림 삽입이다. 담배갑에 혐오그림을 삽입하는 나라는 전국 77개국에 이른다. 77개국 혐오그림의 평균 면적은 48%이고, 가장 넓은 면적을 할애하는 나라는 85%의 태국이다. 가장 성공적인 금연효과를 이끌어낸 나라는 브라질로, 2004년 혐오그림 도입 후 35.4%였던 흡연율이 2010년 21.6%로 13.8%p나 감소했다. 혐오그림은 특히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데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어 그 의의가 크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혐오그림 삽입 입법 시도가 있었으나 11번이나 실패했다. 올해 5월 1일 50% 이상의 경고메시지, 30%이상의 경고그림으로 담배곽 전후면을 채워야 한다는 개정법률안이 법안심사 2소위를 통과해 11번의 실패 이래 첫 도입을 앞두고 있으나, 담배값 인상시기와 함께 통과했다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KT&G 추가 연이익 1조원 예상, 의심에 당당한 정책 따라야 


담배값이 2,000원 인상된다고 하지만 그 2,000원이 온전히 세금인 것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 생긴 항목인 ‘개별소비세’ 594원을 포함해 한 갑의 세금은 1550원에서 3318원으로 올랐다. 인상분은 1768원으로 한 갑당 234원은 KT&G의 품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KT&G의 담배 점유율은 60%를 가뿐히 넘고 2/3정도를 차지한다.  

담배 한 갑당 이익은 1192/950= 1.25, 즉 25% 상승하므로 담배소비량이 현재의 80%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KT&G의 수익은 증가한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6개월간의 통계를 보았을 때 담배 판매량은 작년대비 10%저하로 예상된다. 따라서 KT&G의 수익 증가는 자명하고, 실제로 1분기 영업이익이 64.7% 증가하고 연 1조원 정도의 추가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의 담배로 인한 세수는 2014년 6조 7000억원에서 1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즉 정부는 3조 4천억원의 추가기금을 얻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기금의 사용처 또한 모호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가금연서비스사업, 건강보험재정지원에 대부분의 추가수익을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상분의 4%정도만 금연치료사업에 반영하기로 했고, 이미 한국은행 예치금 2000억 포함 흡연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사업에만 5천억원 이상이 사용됐다. 

현재 담뱃값 인상이 간접증세 꼼수라는 비판과 KT&G의 지원사업이라는 비난을 함께 받고 있는 상황에 더해 실제로 담배 소비지출액 감소한 계층은 소득 하위 20%뿐이라는 보도가 더해져 정말 흡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심한 상황이다. 현재의 담배 가격도 유럽 평균 1만원, 미국 평균 6500원보다 낮다고 물가연동 등 추가인상의 뉘앙스를 풍기는 상황에서, 흡연율 감소를 위한 진실된 노력의 부족이 아쉽다.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gmail.com>

결혼하셨습니까? 임산부 진료시 혼인여부 질문 금지 법안 논란


2015년 5월 11일 윤명희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10인은 의료인이 임산부를 진료할 때 환자의 혼인 여부를 문진하거나 진료기록부 등에 기록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료법 제22조 4항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였다. 법안 발의 취지로는 미혼인 임산부가 혼인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때 심리적인 부담과 수치심을 느끼게 될 우려가 있음을 내세웠으며, 일부 시민단체 또한 보도 자료를 내고 법안의 취지에 공감하고 옹호한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언론사와 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이러한 조치는 의학적, 법적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라는 이유로 법안 개정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법안을 법안이 발의된 배경과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하여 양측의 근거를 살펴보았다.  


미혼모들의 현실


미혼모는 사회적 편견과 경력단절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동시에 겪고 있다. 2012년도 통계청에서 현재 배우자가 없는 부모(이하 한 부모) 2,5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한 부모의 비율은 4명 중에 1명에 이르며, 전체 617명 중 절반 정도가 우울함 해소방식으로 혼자서 참는 방법을 택했다. 또한 의료기관을 찾아가려 했으나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한 사람도 5명 중 1명이었으며 절반 이상이 경제적인 이유라고 응답하였다. 통계청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조사가구 총 1880가구 중 1696가구가 월 200만원 이하의 가구수입을 벌고 있어 실제로도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혼모는 경제적 문제뿐만이 아니라 산부인과에 방문했을 때 결혼유무를 물어보는 문진에도 심리적 상처를 받고 있다. 한 미혼모는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할 때에는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라고 응답하였다. 이렇게 미혼모는 아직까지도 떳떳하게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이고 이 점을 고려하면 결혼유무를 물어보지 않도록 강제하는 법은 미혼모들이 부담감을 이길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미국도 혼인 여부 등의 정보에 

대한 문진을 금지하지 않음


국내의 진료기록부에는 의료법 제22조와 시행규칙 제14조에 의해 환자의 기본적 인적사항인 주소, 성명, 연락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게 되어있고,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기타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기록하게 되어있으며 대학병원의 전자의무기록에도 혼인상태를 기록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처음으로 혼인 여부를 묻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이야기는 다르다.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서 제시하는 2013년 개정된 산전진찰 의무기록표에는 혼인상태(marital status)에 대한 항목이 있고 미혼(single), 기혼(married), 사별(widowed), 이혼(divorce), 별거(separated)으로 세분화 되어있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증진원(ICSI)의 2012년 산전진찰 가이드라인에도 산모의 결혼 여부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고 미국의사시험(USMLE)의 수험서에도 기본 사회력 질문에 결혼 여부가 포함되어 있으며, 세부항목에는 파트너와 피임 여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되어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오진과 

방어 진료가 늘어날 것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결혼 유무를 통해 피할 수 있었던 오진, 합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벌칙조항으로 인하여 병원이 미혼 임신부들을 오히려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진료기록부는 이미 의료법 제21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 이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혼유무 작성은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임산부 혼인여부 기록 금지법 보다 미혼모가 홀로 양육하기 어려운 현재의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 지적하였다. 실제로도 여성가족부에서 발간한 「미혼모의 양육 및 자립기반 실태조사」에서도 의료지원서비스(15.4%)보다 돌보미서비스/보육서비스(56.6%)가 미혼모에게 더 필요한 서비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선재 기자/중앙<mgstoner@naver.com>

양은건 수습기자/가천<dmsrjs7835@naver.com>

의대를 또 만든다고?

105호/의료사회 2015. 6. 18. 17:11 Posted by mednews

의대를 또 만든다고?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국립의대설치법’ 논란 


지난 달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여당 국회의원 48인의 동의를 얻어 정식 발의됐다. 해당 법안은 시행 시기를 2020년 1월 1일로 규정하고 있어, 최초 신입생은 2020년부터 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시도별로 의료 취약지 규모와 공공의사 인력 등을 고려해 적정 인원을 선발한 뒤 학비를 무상 지원해 주는 대신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 동안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복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두고 있다. 최근 몸살을 앓고 있는 서남대, 관동대에 이어 제2, 제 3의 부실의대를 양성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반대 측 의견과 공공의료인력 확충과 지역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묘안이 될 것이라는 찬성 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양측의 주요 주장을 정리했다.



● 찬성 


최근 의사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의과대학의 여학생 비율이 늘어나면서 공공보건의료 인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단기 복무 군의관, 공중보건의로만 해결하려는 현행 공공보건 의료체계는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인력은 약 1,100∼2,200명에 이르고 이를 충원하려면 연간 120∼150명의 공공의료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사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돼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는 의사 인력난이 매우 심각하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없는 기초자치단체는 각각 57곳과 55곳에 이른다. 농어촌 시·군·구에는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거나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쳐도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는 곳이 허다하다.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이 설립되면 의료 취약계층의 의료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다. 


농어촌과 낙도 등 의료 취약지나 공공의료기관은 민간의료기관 중심 의료체계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공의료 분야에서 장기간 근무할 인력을 양성해 공공 의료서비스의 전문성 향상과 서비스 질을 제고해야 한다. 


군 의료분야에서도 단기 복무 군의관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질에 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군 의료 분야에서 중장기 군의관 비중은 4.7%에 불과하다. 군 의료 분야에서도 장기간 근무할 보건의료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반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지난해 7월 전남 순천·곡성 재보궐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건 ‘순천대 의과대학 유치 공약’ 실현을 위한 실적 쌓기용 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순천대 의대 유치가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이 국립보건의료대학과 병원 설립을 입법화해 관련 기관을 순천에 유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현재 분위기는 의과대학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1990년대와 매우 흡사하다. 이 의원 뿐 아니라, 박지원 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목포대에, 경상북도 지자체는 안동대에 의과대학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과대학 신설은 재정난 해소에 목마른 지방대학·지자체의 대중영합주의,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에 대한 그릇된 정책 판단의 결과일 뿐이며, ‘국민의 건강’은 어디에도 고려되지 않았다. 


의료취약지 접근성 문제는 다른 근본적인 대책으로 풀어야지, 의대 신설로 해결하려는 접근방식은 의사인력 수급과 보건의료체계 혼란만 가중시킬게 뻔하다.


국민 세금으로 설립·운영되는 국립의대들과 국립대학병원들이 이미 여럿 있다. ‘국립대학병원설치법’과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잘 활용하면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은 지금도 가능하다. 


의사들이 의료취약지의 의료기관 근무를 기피하는 원인을 해소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열악한 진료 여건, 자기 개발 기회의 상실, 열악한 주거·정착 여건 등이 주 이유인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별도의 의사인력을 양성해서 의무복무 방식으로 의료취약지에 근무토록 하는 것은 의료취약지의 의료서비스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해당 법안 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추계가한 결과, 설립 및 운영, 학비 지원에만 총 3278억이나 든다. 제대로 효과를 보지도 못하고 예산만 낭비할 게 불 보듯 뻔하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우리 삶의 희망을 지킵니다”

메디키퍼 서상훈 대표를 만나다



▲ 메디키퍼 행복팀의 모습

행복팀은 내가 먼저 행복해야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메디키퍼”. 대한민국 의대생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본 익숙한 단체이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는, 심지어는 메디키퍼에 직접 속해 있는 경우에도 메디키퍼가 어떤 단체인지,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메디키퍼 3기 서상훈 대표(한양대학교 의학과 본과 3학년)를 인터뷰하며 메디키퍼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서상훈 대표는 약학과를 전공하고 약사로 활동하던 중 환자들에게 직접 다가가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지난 2012년에 한양대학교 의학과에 입학한 학생이다. 다소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뜻을 밝혀 의대에 진학한 만큼 메디키퍼 대표로서 인터뷰하는 그의 모습에는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Q. 메디키퍼는 어떤 단체이며,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메디키퍼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에서 자살예방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조직한 NGO단체입니다. 또한 메디키퍼는 의대생들이 모여 만든 자살예방 단체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즐거운 고민을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살이라는 사회문제에 대응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메디키퍼라는 이름은(Medikeeper) 메디컬Medical과 게이트키퍼Gatekeeper(자살 위험 대상자를 조기에 발견해 전문기관의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 및 지원하는 사람)의 합성어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의대생을 지칭합니다.


Q. 메디키퍼는 누가 만드셨고, 어떠한 의도로 생기게 되었나요?

A. 메디키퍼는 2012년 11월,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최대규 님이 만드셨으며 대한민국의 자살 문제에 대응하고자 창립한 단체입니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1차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채고 해결해준다면 자살하는 사람의 수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이 향후 의사가 되었을 때 자살 예방에 더욱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학생 때부터 노력하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메디키퍼의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메디키퍼는 여러 팀과 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간략하게 팀과 그 팀의 활동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교육팀은 대개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하여 게이트키퍼 교육을 하고요, 스마일 캠페인 팀은 웃음으로써 우울증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며 우울증 검진 및 위험 대상자 선별 등을 합니다. 또 행복팀은 내가 먼저 행복해야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는데요, 학업 경쟁이 심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의대생들도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먼저 메디키퍼 회원들끼리 고민 상담을 하고, 각자에게 도움 되는 학습법과 그 외의 스트레스 해소법 등을 공유합니다. SENIOR국은 우리 사회의 주 자살계층인 노인들 중 독거노인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노인들을 위한 말벗 봉사와 의료 봉사 등을 하며 미디어국은 메디키퍼 홍보 영상과 게이트키퍼교육 자료 영상을 제작합니다. 국제국은 말 그대로 세계 의대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살 문제를 알리고 이에 대해 활동하는 메디키퍼를 알림과 동시에 해외에 메디키퍼를 설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요. SNS국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메디키퍼 활동 홍보하고 행복 관련 글. 이미지 . 또는 동영상 업로드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스터디를 통해 삶. 죽음. 자살. 행복 관련 책을 읽고 느낀 점 공유하고 메디키퍼 활동에 적용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Q. 메디키퍼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요즈음 자살이 정말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과연 자살예방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또 의대 진학 전에도 일반 대학 졸업생으로 게이트키퍼 활동을 했었고, 의대에 입학한 후 더 다양한 활동을 해 보고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메디키퍼들의 경우에는 자살을 예방하고 싶거나, 자신 주변에 자살로 돌아가신 분이 있거나, 자신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어서 동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 메디키퍼 스마일 캠페인 팀

스마일 캠페인 팀의 목표는 웃음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하자는 것이다.

Q. 메디키퍼의 장을 맡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계기 등이 있었나요?

A : 메디키퍼 2기 활동 때, 서울지부장(2015년 가톨릭대 의과대학 졸업. 김종태 님)의 추천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자살예방이 정말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활동을 1년간 하고서 끝내기에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지속하기로 결심했습니다.


Q. 이번 기수가 메디키퍼 3기라고 들었습니다. 3기가 다른 기수와의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일단 1기와 2기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하자면, 1기는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자살률의 실태를 고발하고 자살이 예방 가능한 것을 알리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2기의 경우 단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내실을 다지는 단계였습니다. 이번 3기는 ‘10대, 20대와 노인층의 자살 예방’ 이라는 비전과 더불어 자살이 삶의 의미나 희망이 감소하는 데서 시작되는 거라 판단하고 삶의 희망을 고취할 수 있는 활동을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메디키퍼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거나 기억에 남았던 때는 언제인가요?

A. 2014년 하계 방학 때 모대학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학생실습을 나갔습니다. 당시 우울증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준 경험을 통해 환자와의 대화가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울증 환자가 눈물을 흘리며 제게 의사 선생님이나 교수님께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그 후에 마음에 있던 응어리가 내려갔다고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주변에 들어줄 사람도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사실 마음을 털어놓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우울증이 치료된다고 합니다. 의사가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환자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싶습니다.


Q. 메디키퍼로 일하면서 느꼈던 고충은 무엇인가요?

A. 전국 9개 지역(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성남, 원주, 전북, 천안)의 총 270여 명의 회원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직접 만나서 의사소통 하기 어렵고 학교마다 시험 기간이 달라 모임을 갖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온라인 회의를 장려하고 주말 활동을 권하고 있습니다.



▲ 메디키퍼 교육팀


Q. 올해 메디키퍼를 이끌면서 이루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자살예방’을 위해 힘쓰는 의대생 단체가 있다는 것, 또 ‘자살예방’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자살’ 의 원인은 참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 원인들을 잘 알아야 예방이 가능합니다. 가령 본인이 불행하다고 생각해서 자살을 결심하기도 하는데, 우리가 이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선 불행한 이유를 알아내어 다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이런 노력을 끊임없이 쏟아 부어 대한민국의 자살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단체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Q. 메디키퍼에 관심이 있는 의대생 혹은 막 메디키퍼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메디키퍼의 설립 자체가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반영해 줍니다. 자살 고위험군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흔하게 보여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살 위험자들의 징후를 파악하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전해주면 우리 사회의 누구나 게이트키퍼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구나 자살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그 상황에서 밝은 미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줄어들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조금만 더 마음의 평정을 찾고 다른 누군가와 함께 긍정적인 방법을 모색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함지현 수습기자/순천향

<hamji224@naver.com>

메르스에 대처하는 의과대학 천태만상


일부 대학 실습 취소... 대부분 대학은 일정 그대로 진행


5월 20일, 중동 호흡기 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이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첫 한국인 환자가 나타난 이후로 한국 전역은 ‘메르스 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메르스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전국 각 의과대학에서도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의과대학에서는 메르스의 주요 감염 경로가 ‘병원 내 감염’인 만큼 병원 내 실습생들의 실습 일정을 조정하거나 메르스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서울 A 대학병원

메르스 환자가 경유했다고 알려진 서울 시내 A대학병원은 계획되었던 학생들의 실습을 전면 중단하고 남은 시간을 수업으로 대체하였다. 직접 병실 근처에 가지 않게 함으로써 학생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고 메르스 전파를 최대한 막겠다는 조치이다. 


▲ 서울 B 대학병원

A 대학병원과 달리 환자가 경유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실습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대신 학교에서는 실습 전 학생들에게 병원 내에서 마스크를 꼭 착용하라는 방침을 비롯하여 메르스 의심 증상 발생 시 병원에 꼭 알리라는 주의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C 대학병원

메르스 의심 환자가 발생하여 일시적으로 응급실을 폐쇄했지만 환자가 메르스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실습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밝혔다. 


▲ 강원도 A 대학병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실습을 중단한 채 다른 교육 프로그램만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실습 종료 후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모든 실습이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었다.


▲ 대전 A 대학병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대전 A 대학병원에서는 실습 일정이 전면 중단되었다. 해당 병원의 병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해당 병원에서 이루어지던 학생들의 실습은 모두 중단되었으며 실습을 대신할 수업 등의 다른 대체 수단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스로 몇몇 학교의 실습 일정이 변경되었지만 이와 관련이 없는 대학병원이 대부분인 만큼, 대다수의 병원에서는 실습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메르스 청정지역’에 있거나 메르스 발생 지역이더라도 병원 내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곳에서는 계속해서 실습이 진행되고 있다.


非 실습생에게도 메르스 관련 

예방 교육 실시


직접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메르스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의과대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대생인 만큼 해당 질병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원도의 한 대학에서는 실습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메르스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인지 등에 대한 간단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또한 참고자료를 나눠주며 메르스 의심 시 대처 방안도 상세하게 전달했다. 같은 지역 내 다른 대학에서는 건물 내 각 층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메르스 예방법에 관한 인쇄물을 교내 곳곳에 부착하였으며,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주말 동안 집에 다녀오는 일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 외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은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의 대다수의 대학에서는 메르스와 관련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서울의 대학병원들은 예과생을 제외한 본과생에게만 관련 교육을 실시하였다.


윤명기 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