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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꾸는 그대로, 사세요."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20년 전, 그 본과 시절에 알았더라면'의 주인공,

연세의대 의학교육학과, 정신과 전우택 교수를 만나다.

의대생들이 많이 드나드는 까페나 클럽, 또 의대생 블로그에서 심심치 않게 보이는 글이 있다.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20년 전, 그 본과 시절에 알았더라면'이라는 제목의 시이다. 류시화 시인의 '지금 알고 있는 걸 그때도 알았더라면'이라는 시를 패러디한 형식으로 가볍지만, 진부하지 않고 따뜻하고 섬세한 배려와 충고로 가득하다. 그 시의 주인공을 만났다. 연세의대 교육학과 교수이자, 통일 문제라는 에 대해 17년째 연구중인, 정신과 교수 전우택 선생님이다.

국제화, 핵심화, 전문화: 의학교육의 세계적인 트렌드

교육학과도 아닌 의대에 의학교육학과라. 왜, 의학교육학인 걸까. 이에 처음엔 자신도 이렇게 많은 시간을 할애하게 될 줄 몰랐다며 말문을 열었다. " 저는 정신과학으로 연구를 해왔지 의학교육에 대한 학위는 없는 사람이지만, 그저 학생들이 보다 좋은 교육, 더 체계적이고 효율적인 수업을 받으면 좋겠다 하는 막연한 바람이 있었어요. 그렇게 시작했는데 하다보니 교육전반에 관여를 하게 되었고 관심을 갖게 되었고, 지금은 의학교육학과이면서 정신과학 겸무교수가 되어버렸죠." 이어, 세계적인 의학교육의 트렌드로 세가지 흐름, 즉 국제화와 핵심화, 전문화를 들었다. "지금의 의대생들은 점차 한국에서든 외국에서는 외국환자를 보게 될 일이 많아지겠죠. 의료인력이 국경을 넘어서서 활동하게 될 거고, 그에 따른 준비가 필요할 겁니다. 또 점차 공부해야할 양은 폭발적으로 늘어났지만, 교육에 허용된 시간은 그대로이기 때문에 꼭 알아야 할 것들을 교육해야 합니다. 그리고 예전엔 의대교수라면 누구든 강의할 권리가 있었지만, 이제 교육할만한 훈련이 되고, 잘 교육된, 교육을 전문으로 하는 교수를 요구하게 되었죠."

불분명한 학습목표, 진로에 대한 준비가 전혀 안 된 학생들, 그리고 잘 가르치지 못하는 교수들.

그럼 지금의 문제는 무엇일까. " 첫째는 의과교육의 학습목표가 불분명하다는 겁니다. 1학년엔 뭘배우고, 2학년엔 뭘배우고 3학년 실습중엔 뭘 익히면 되는지, 또 전공의들은 무엇을 배워야 하는지에 대한 내용이 아직도 명확하게 정리되지 않아서, 학생들에게 지워지는 학습량이 불필요하게 과중하다는 것이죠." 전 교수는 이 문제가 교수입장에서 자기가 평생 공부해온 내용을 학생들이 다 알아야 한다고 생각하기 때문이고, 이는 유감스럽지만 굉장히 잘못된 생각이라고 지적한다. " 두 번째는 이 연장선상에 있다고 볼 수도 있는데, 학생들이 너무 과중한 학습량에 떠밀려서 자기가 앞으로 나아가야할 진로에 대해 준비하거나 성취해 나가는게 너무 없다는 것이죠." 실제로 외국의 학생들은 관심분야를 정해서 일찌감치 관련학회에 참석도 하고, 논문을 쓰는 체험을 하는데, 우리나라 학생들은 수련의 과정을 마치고 나서야 어떤 영역에서 활동할지를 고민하기 때문에 이미 출발선 자체가 다르다는 것이다. "셋째는 가르치는 교수들이 전문화 되어있지 않다는 점인데, 어떻게 도와줘야 학생들이 발전하는지에 대해 자기 경험 이상의 노하우도 지식도 없다는게 문제예요." 다시말해, 교수들이 잘 가르치지 못한다는 것. 그는 의대에 들어온 학생들이 강의 잘하는 분의 강의를 듣는 일이 드물다는 게 불행하고 안타깝다고 했다.

해결방안을 묻자, "잘 가르치는 재능을 갖고 있는 분들을 교육에 활동할 수 있게 훈련시켜 놓아야 한다."며, 학생들도 "학교 등수에 너무 매달리지 말고 세상을 넓게 보고 구체적인 계획을 세우는 게 중요하다."고 했다. 하지만, 현재의 우리나라 의과대학이 그걸 도와줄 수 있는 여건이 되는 학교가 거의 없고, 있어도 부분적이기 때문에 학생입장에선 자신의 진로에 대해 훨씬 적극적이고 구체적인 계획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의대생, 그대로라는게 문제.

과거의 의대생들과 현재의 의대생들은 어떤 차이가 있냐는 말에 바로, "어떤 차이도 없다는게 문제"라며, 더 나아졌어야 하는데, 대부분의 학생들은 7,80년대의 의식수준을 벗어나지 못하고 있고, 의대입학으로 모든 미래가 성취되었다고 착각하고 있다는 것이다. 그런 면에선 의예과보다 의전원출신이 자기 진로에 대해 더 진지한 것 같기도 하다고 했다.

" 힘든 의대생들, 절대 혼자 고민하지 마라."

인터뷰 내내 학생들을 정말 잘 알고 있고, 관심을 많이 가지고 있다는 느낌이 들던중, 정신과학을 하는 입장에서 최근 심심치 않게 보도되고 있는 의대생 자살문제를 어떻게 보는지 궁금해졌다. " 심리적으로 많이 힘들고 죽고 싶은 생각이 들 수도 있어요. 정신과 선생님들이 가까이 있으니 반드시 힘들 땐 만나서 상의하라" 고 조언했다. 혼자 고민하고 혼자 해결하면 본인이든, 가족에게, 학교에 씻을수 없는 상처가 된다고 했다. " 우울증이라면 치료만 받으면 금방 좋아지기 때문에 전혀 걱정할 것이 없다"며, 약멱는 것에 대해 두려워하고 회피하지 말 것을 강조했다. 학생들이 자신들이 전공의 지원을 하는데에 나쁜기록으로 남을까봐 자기가 다니는 병원에서 약 타는것을 두려워한다는 것도 언급하며, 정신과 선생님과 상의하면 개업한 선생님들에게 처방받고 치료할 수 있다고도 했다. 덧붙여, " 대부분 주변과 연대가 약하거나 한번이상 유급하거나 극도로 내성적인 학생들이 문제를 안고 있는 경우가 많기때문에 어울리지 못하는 학생들에게 관심을 같고 배려하는 문화를 만들어야 한다."고 힘주어 말했다.

30년 전, 다른 일에 너무 바빴던, 한 의대생.

내가 지금 알고 있는 것들을 20년 전에 알았더라면 하고 후회하는 그는 30년 전-그는 시를 쓴지 7년이 지났다며, 곧 '...30년 전에 알았더라면" 이라는 새 버전을 만들어야 할 것 같다며 웃었다.- 과연 어떤 학생이었을까. "공부보단 할 일이 너무 많았던, 다른 일에 너무 바쁜 학생이었죠." CMF 기독교의 1기 회원이기도 한 그는 CMF 간사와 같은 6년을 보냈다고 했다. 매해 여름과 겨울마다 학생시절부터 전문의가 될 때까지 단한번도 거르지 않고, 진료봉사를 조직해서 떠났다며, 그런 훈련이 지금의 자신을 만들었다고 회상한다. " 그 때 만났던 사람들이 지금도 가장 소중하고 친한 사람들이기도 하지만, 서로 용서받기도하고 용서하기도 하고, 계획을 하고 공동으로 성취하고 함께 좌절하기도 하는 공동체라는 것을, 내가 할수 있는 이상의 것을 해 낼수 있다는 진리를 그 때 배웠다."는 것이다.

"꿈꾸는 그대로 살겠다는 용기를 가져라."

의사가 되고 나서, 의대생 때 상상했던 것과 다른 점은 무엇이냐는 말에, " 지금 바로 말한 그것"이라며, 차이가 있을거라고 생각하는 게 가장 큰 오해라고 한다. "내가 꿈꾸는 그대로 살겠다고 마음먹으면 그렇게 할 수 있지만 꿈과 현실이 다르다고 인식하는 순간 꿈은 멀어집니다. 슈바이처같이 살고싶다 생각했다면 정말 그렇게 살면 됩니다. 생각하면 생각한 그것대로 살수 있어요. 사실 별것 아닌데, 그런 용기를 감히 갖지 못해 그렇게 살지 못하는 것이죠. 이렇게 사나 저렇게 사나 의사는 절대 굶어 죽지 않는다는 게 의사가 갖는 가장 큰 장점인데, 돈에 대해 너무 두려워하고, 자기 인생에 대해 행복하게 사는 선택을 잘 못하는게 우리가 갖는 치명적인 문제에요. 의대에 입학하면서 소시민적으로 생각하기 시작하고, 점점 더 소시민이하로 생각하고 행동함으로써 누구도 인정하지 않고, 존경하지 않고, 심지어 자기자신조차도 부끄럽게 여기는 작은 의사가 되는 거죠."

꿈을 묻자, 단기적으로는 의학교육학과를 맡게 되고 학생부학장을 하면서 연대의대의 교육이 조금 더 나아지고 그 변화가 다른 학교에도 파급되어 우리나라 의학교육이 한 단계 나아지는 좋겠지만, 장기적으로는 북한에 대한 학자로 기억되고 싶다며, 북한에 대한 연구를 하고 생각해왔던 것이 정리되고 실질적으로 통일과 우리민족에게 도움이 될 만한 연구와 책을 남길수 있었으면 한다며 웃었다.

마지막으로 "모든 의대생들이 꿈을 가진 그대로 행동하길 바란다"고 했다. 우린 모두 평생 같이 일해야 할 사람들이라며, " 진짜 꿈이 있다면, 진로문제를 가지고 의미있는 고민을 하고있다면, (연대학생이 아니더라도)누구든 이메일로 연락을 해도 환영한다"며, 기사에 꼭 이메일 주소를 첨부해 달라며 웃는 얼굴에서, 백석의 시'고향'에 나오는, 따스하고 부드러운 손길로 말없이 팔을 잡아 맥을 보던, 바로 그 의원을 만난 기분이 들었다.

안지윤기자/관동

ajy1588@dreamwiz.com

“대학생활의 꽃” 자취방 구하기

좋은 자취방의 조건과 계약 시 유의사항

 전국에 퍼져 있는 의과대학과 의전원. 집에서 가까운 의대에 입학하였다면 행운이지만 그렇지 못했다면 집에서 독립을 해야만 한다. 그리고 그 중심에 자취방이 있다. 자취방은 대학생활과 20대의 인생에서 중요한 자리를 차지한다. 전광식의 <배움과 믿음으로 도전하는 삶>에는 ‘2학년의 학업 성적은 너무 저조하여 1회 학사 경고를 받았다. 그리고 신림동에서 방 한 칸을 임대하여 친구와 더불어 자취 생활을 하였는데, 그 곳은 친구들과 모여 밤을 새우며 시국을 이야기하고 토론하며 술을 마시는 아지트가 되었다.’ 라는 내용이 있다. 하루의 회포를 풀고 때로는 학업에 대해서 이야기하고, 우정을 쌓고, 나만의 시간을 통해 고뇌하는 자취방. 자취방을 선택할 때 꼭 고려해야 할 것은 어떤 것이 있을까.
 물론 가장 중요한 것은 위치와 가격이다. 주로 학교와 가까울수록 비싸지는 경향이 있는데, 처음에는 좀 멀다 싶어도 금세 적응되는 경우가 많으니 적당한 거리에 적당한 가격의 방을 구하는 것이 좋다. 또 지은 지 너무 오래된 건물이나 그 해에 지은 새 건물은 피하는 것이 좋다. 벌레와 곰팡이와 새집증후군을 피하고 싶다면 말이다.
 자취 좀 해봤다 하는 사람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 중 하나는 온수와 인터넷이다. 온수가 제대로 나오지 않는 집을 구하면 사는 내내 스트레스에 시달리니 꼭 확인하자. 인터넷은 비용이 관리비에 포함되는지 별도인지, 광랜이 지원되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1년에 30만원 이상 비용을 지불하면서 느린 인터넷을 써야한다면 슬픈 일이 아닐 수 없다. 하루 종일 학교에 있어야하는 슬픈 의대생의 특성 상 택배를 받아주는 곳이 있는지 확인하는 것도 중요.
 가구와 전자제품도 확인하자. 책상과 침대, 옷장 등이 중요한데 자신의 것이 있다면 빈방이 좋고, 그렇지 않다면 잘 구비되어 있는 곳을 택해야 한다. 부엌에서 확인할 것은 가스렌지. 전기조리기는 성능이 안 좋은 경우가 많다. 세탁기도 없으면 불편하니 공용이라도 사용할 수 있는 곳을 구하자.
 맘에 드는 자취방을 구하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계약을 할 때의 유의사항들이다. 사기를 당하는 일은 흔하지는 않지만, 소소한 분쟁은 언제든 생길 수 있다. 보증금을 잘 돌려받는 것도 중요하다. 그러기 위해서 주택 계약에 대한 일련의 절차를 알아야 할 필요성이 있다.
 크게 4가지를 주의해서 생각해 보아야 하는데 우선 ▲ 등기부 등본을 확인해야 한다. 계약하려는 자취방의 등기부 등본을 대법원 홈페이지 (http://www.iros.go.kr)에 가서 확인해야 한다. 확인해야 할 사항은 두 가지 인데 ‘갑’란 과 ‘을’란 이다. ‘갑‘란은 소유권 관련해서 쓰여진 란이다. 등기부 상의 소유자와 현재 계약을 하고 있는 사람이 동일인물인지 확인한다. ’을‘란은 계약하고 있는 건물에 저당이 잡혀있는지를 확인하는 근저당 관련 내용이다. 만약 저당이 있다면 보증금을 받기가 힘들어진다. (큰돈을 사기 당해서 보증금을 모두 잃어버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하자.) 저당이 있을 경우에는 (보증금+융자금) 이 집 값의 70%가 넘지 않는지를 확인해야 한다.
 다음으로, ▲ 계약서 작성에 관한 내용이다. 등기부 확인에 문제가 없을 경우 집 주인을 직접 만나거나 부동산 중개업자를 통해서 계약을 한다. 계약서에는 관리비와 월세, 어느 정도의 기간을 머물 것인지를 기재한다. 계약서를 통해 머무는 기간은 일반적으로 2년이지만 상호 합의 하에 정할 수 있다. (주택임대차보호법에 따르면, 기간을 정하지 않거나 2년 미만으로 정한 계약은 그 기간을 2년까지 보장한다. 다만, 세입자는 2년 미만으로 정한 기간이 유효함을 주장할 수 있다. 계약금은 일반적으로 10%정도로 한다.)
 세 번째로 ▲ 입주 및 잔금 지불관련 내용이다. 크게 주의해야 할 사항은 아니지만 자취방 계약 순서상 3번째에 속하는 내용이다. 간단히 말해서 들어가기로 한 날짜에 입주하면서 보증금에서 계약금을 뺀 나머지 금액을 지불하면 되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 전입신고를 해야 한다. 전입신고가 필요하다면 입주 후 동사무소로 전입신고와 함께 계약서에 확정일자를 꼭 받아야 한다. 구두 약속은 법으로 잘 보호받지 못하고 종이로 서술된 계약서가 법적 효력을 발휘하기 때문에 계약서는 필히 보관해 두자.

김태윤 기자/고신
<brokethedevil@e-mednews.com>

의학서의 저자들 : 제1회 - 닥터 아더 가이톤

 해리슨, 로빈스, 가이톤, 그리고 홍창의...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봐야 하는 교과서들의 제목을 장식한 이 분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의대생신문에서는 올해 6회에 걸쳐 의학교과서의 저자들의 생애와 업적을 파헤칩니다. 그 첫 번째 순서로 본과 진입과 함께 맞게 되는 생리학 교과서의 저자, 가이톤을 만나 봅니다.

우리는 자랑스러운 가이토니안

 황금 같은 예과 2년이 지나가고 이제 곧 진입하는 예비 본과생들의 앞날은 순탄치만은 않다. 개강 전부터 시간표와 과비에 놀라고 책값에는 경악을 한다. 그 중 절대 강자는 단연  가이톤의 의학생리학 교과서(Textbook of Medical Physiology)가 아닐까 한다. 10만원에 육박하는 고가이지만 의대생이라면 한권씩은 소장하고 있을 정도로 인지도 있는 책이다.
 보통의 다른 교과서적들은 저자 여러 명이 공동으로 제작하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하지만 가이톤의 의학생리학의 경우에는 근 8판까지는 모두 (9판부터는 홀과 함께 자필하였다) 가이톤 혼자서 집필하였다는 것이 매우 특징적이다.
 1956년에 초판이 발행된 이후로 최신 11판까지 거의 내용이 바뀌지 않고 조금씩 덧대어 졌다는 점도 이 책의 정교함과 우수성을 입증해 준다. 현재는 15개국 언어로 번역되어 전 세계적으로 대다수의 의대생들이 참고하는 필수 지침서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이렇게 자연스레 가이톤의 의학생리학 교과서를 접하지만 막상 가이톤에 대해 자세히 아는 사람은 드물다. 닥터 아더 가이톤의 인생을 간단하게나마 훑어 보았다.

 닥터 아더 가이톤은 1919년 9월 8일 옥스퍼드, 미시시피에서 태어났다. 이비인후과 의사이자 2년제 미시시피 대학 총장 아버지와 수학 및 물리 선생님 어머니를 두었다.
 어릴 때부터 명석하여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하였고, 1936년에 화학과 전공으로 입학한 미시시피 대학에서도 최우수 성적으로 졸업을 하였다. 그 후 하버드 의학 전문대학원에 입학, 그 곳에서 인생의 반려자 루쓰 위글을 만났다. 위글과는 1943년 결혼하여 열 명의 자녀들을 두었는데, 열 명 모두 안과, 흉부외과, 류마티즘학과, 마취과 등 각종 의료 분야에서 유명한 의사가 되었다.

 외과에 흥미를 느껴 인턴과 레지던트 외과 과정을 매사추세츠 종합병원에서 받았다. 그러던 중, 1947년 세계2차 대전 발발로 2년간 메릴랜드 국립 해군병원에서 군복무를 치렀다. 여기서 그는 인생의 전환점과 마주하게 된다. 소아바미에 걸리게 된 것이다. 이 때문에 그는 평생을 오른쪽 다리와 어깨에 장애를 안고 살게 된다.
 하지만 이런 불행에도 굴하지 않고 9개월 동안의 재활을 견디어 냈다. 후에도 집을 직접 짓거나 갖가지 가구들을 스스로 고쳤을 뿐 아니라 회의에 참석하러 갈 때에도 그 넓은 공항을 휠체어 없이 꿋꿋이 걸어가는 것을 고집할 정도로 신체적 제약을 극복하려 노력했다. 이러한 노력의 과정에서 보조기, 전동 휠체어와 장애인을 위한 엘리베이터 등을 발명하기도 했다.

 소아마비로 인해 가이톤은 더 이상 외과 과정을 계속할 수 없었고 불행인지 행운인지 덕분에 인류는 역사에 남을 생리학자를 얻게 되었다.
 그의 셀 수없이 많은 업적 중에서도 심박출량에 관한 실험이 가장 유명하다. 이 실험으로 심장이 심박출량을 결정한다는 통념을 깨고 몸의 조직이 얼마나 산소를 필요로 하느냐가 더 결정적인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것을 밝혀냈다. 또 순환계를 컴퓨터 모델로 재현하여 신장이 장기적으로 혈압을 조절하는데 큰 역할을 한다는 것을 보였다. 이 외에도 고혈압, 심부전, 부종 등에 관련하여 600개가 넘는 논문으로 심장생리학의 발전에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하지만 닥터 가이톤은 이런 굵직굵직한 학문적 업적보다도 ‘가족’을 더 중요시하였다. 여기서 ‘가족’은 사랑하는 부인과 의사가 된 열 명의 아이들은 물론 자신의 제자들까지도 모두 포함한다. 그는 모든 제자들에게 단순한 생리학 교수를 넘어선 인생의 멘토가 되어주었다. 가이토니안(Guytonian, 가이톤의 연구철학 아래 훈련받은 학생들을 흔히 일컫는 말)이라는 것을 자랑스러워한다는 그들은 각종 의학 분야에서 저명한 학자가 대부분이다.
 제자들과 제자들의 제자뿐 아니라 동료 과학자들과 의학자들에게도 가이톤의 철학은 지대한 영향을 미쳤다. 학생에게 가르칠 때와 동료 학자에게 도움을 줄 때 방식을 달리하여 상대방이 최대한 쉽고 빠르게 이해할 수 있도록 도와주는 타고난 교육자이기도 했다.
 이렇게 닥터 가이톤의 가르침은 교과서를 통해, 그의 ‘가족’을 통해, ‘가족’의 제자들을 통해 계속되어왔고 또 앞으로도 계속 될 것이다.

‘생리학보다 더 많은 것을 배웠어요. 인생을 배웠거든요.’
- 존 홀(미시시피 대학 가이톤 후임자)
‘가이톤 선생님은 언제나 우리의 의학 아버지이자, 우상이자, 빼어난 인격체로 기억될 것입니다’
‘가이토니안이라는 것을 항상 자랑스러워할 것입니다’
- 조이 그레인저 (미시시피 대학 교수이자 가이톤의 제자)

 보통 가이톤과 같은 학문적 위치에 군림하는 사람들은 그 직위적인 위엄 때문에 쉽게 다가가기 힘들다. 하지만 닥터 가이톤은 달랐다. 그는 이야기를 나누는 상대를 편안하게 해주는 능력이 있었으며 사람들을 놀리고 장난치는 것을 즐겼다.
한번은 닥터 가이톤이 학회에서 강의를 마친 후 한 학자가 질문을 했다. 강의를 아주 조금이라도 이해했다면 물어볼 필요가 없는 간단한 문제였다. 하지만 가이톤은 강의가 끝난 후 상당한 시간을 투자하여 그 학자가 끝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해 주었다.

 하루는 생리학 부서에서 일하던 직장 동료가 행정부서로 옮겼을 때, 복도에서 큰 소리로 ‘적 편으로 넘어간 내 제자 얘기를 한 적이 있던가?’하며 장난을 친 적도 있었다.
 
 언제는 이런 적도 있었다. 텍사스 의과 대학교 생리학 교수 닥터 그레인저와 혈류의 자가조절기능에 대한 토론을 벌이고 있었다. 닥터 가이톤이 자신의 의견을 피력하는데 자신의 교과서에 있는 내용을 참고문헌으로 제시하자 닥터 그레인저는 객관적이지 못한 출처라며 화를 냈다. 순간 닥터 가이톤은 눈을 최대한 찌푸렸다 동시에 그 특유의 미소를 지어 보였다. 자칫하면 동료 간의 감정이 상할 수도 있는 상황을 재치로 웃어넘길 수 있는 여유 또한 닥터 가이톤의 매력이었던 것이다.

 가이톤의 의학생리학 교과서로 공부하는 우리는 어찌보면 가이톤의 가르침을 받는 가이토니안 인 셈이다. 각 분야의 최고가 되어 가이톤의 이름을 빛내는 전 세계 가이토니안 중 한 명으로 가이토니안의 긍지를 실천할 수 있다. 이렇게 닥터 가이톤의 철학은 앞으로도 전 세계 가이토니안들로 인해 계속 될 것이다.

문정민 기자/중앙
<jmmoon@e-mednews.com>

조선대, 서남대를 꺾고 제9회 전국의사의대생 검도대회 우승

 지난 1월 31일 성동고등학교 체육관에서 제 9회 전국 의사의대생 검도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대한 의사 검도회와 고려대학교 의과대학 검도부 호의검의 주최로 개최되었으며 남녀 개인전과 남녀 단체전의 순으로 진행되었다. 이번 대회에는 지난해 남자부 단체전 우승팀인 고려대를 포함하여 가톨릭대, 건국대, 경북대, 고신대, 관동대, 단국대, 서남대, 연세원주의대, 영남대, 원광대, 을지대, 이화의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조선대, 차 의과대학, 충남대, 한림대 총 20개 의과대학이 참가했다.
 남자부 단체전 준결승은 조선대가 전남대를 2대1로 꺾고, 서남대가 고려대를 2대1로 꺾어 결승전에는 조선대와 서남대가 맞붙게 되었다. 마지막 결승전에서 조선대와 서남대가 1대 1로 비기다가 마지막에 조선대팀의 주장 박진오군이 머리치기로 1점을 획득함에 따라 단체전 우승을 차지하게 되었다. 이로써 작년에 3위를 차지했던 조선대 의검회는 올해 전국 의과대학 최고의 검도부로 자리매김하게 되었다.
 남자부 개인전 우승은 지난해 2위를 차지했던 차의과대학에 장준영군이 차지했으며, 2위는 조선대 권기범, 3위는 고려대 윤용상, 김현서에게 돌아갔다. 여자부 단체전도 조선대가 우승을 차지했으며, 준우승은 서남대가 차지했다. 여자부 개인전은 전남대 박인영양이 1위를, 2위는 조선대 김정하, 3위는 전북대 김현주, 황운선이 차지하였다. 자세한 경기 내용과 대회사진은 싸이월드 의대 검도모임 클럽(http://club.cyworld.com/medikendo)에서 확인할 수 있다.

한혜영 기자/이화
<anonymouslife@naver.com>

의대생, 펜을 들다

73호(2010.03.02.)/의대의대생 2010. 5. 5. 12:25 Posted by mednews

수(秀)상한 의대생 1회

 시간이 흐를수록 homogeneous(균질, 동일)해져 가는 우리들. 하지만 남다른 생각으로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치는 heterogeneous한 의대생들도 강의실에 존재합니다. 2010년, 의대생 신문이 6회에 걸쳐 빼어난(秀) 재능과 남다른 생각을 가진 그들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이름하여 수(秀)상한 의대생! 그들의 생각의 좌표를 함께 따라가 봅시다.

의대생, 펜을 들다

서정문학 등단 시인, 의대생 홍정표씨와의 만남



 작가 안톤 체호프, A.J 크로닌, 서머싯 몸. 이들의 공통점은?
 해답은 세 작가의 프로필 속에 있다. 이들 세 작가는 모두 대학시절 의학을 전공한 ‘의학도’였다. 의학교를 졸업하고 면허를 얻지만 작가수업을 위해 의업을 포기한 서머싯 몸. 학부 졸업 후 군의관을 거쳐 개업의로 활동한 ‘크로닌’. 이들이 의사로 활동한 경력은 제각기 다르지만 의학을 전공한 후 작가활동을 했다는 점은 모두 동일하다.  
 21세기 한국으로 시간을 옮겨와 보자. 한국의 의학도 중에도 특별히 문학에 조예가 깊은 이들이 존재한다. 제4회 의대생 문예대회에서 시 부문 최우수상을 수상하고 문예지 『서정문학』에 등단한 서울대 의예과 2학년 홍정표씨도 그중의 한 명이다.

20살, 대학 초년생

 입춘이 지났는데도 추위는 여전했던 2월의 어느 날, 홍정표 학생을 만났다. 학교 밴드에서 베이스를, 오케스트라에서 트럼본을 하고 있다는 그는 공연 준비로 바쁜 방학을 보냈다고 했다. “중학교 즈음부터 의대에 가고 싶었어요. 정신과 쪽에 관심이 많아 한때는 심리학과에 갈까 고민하다가 정신의학을 배워보고 싶어 의대에 가는 길을 선택했어요.” 중학교 때부터 문예대회에 참여할 정도로 문과적 재능이 있었지만 ‘수학을 잘 하는 죄’로 고등학교 때 이과를 선택했고 의대에 진학했다. 작년에 들었던 수업 중 공연 관람 티켓을 보여주면 출석을 인정해주는 ‘국악수업’이 가장 인상 깊었다며 웃는 그는 여느 대학 초년생과 다를 바 없었다.

또 다른 축, 시인 



 그는 보통 대학생과는 조금 다른 특이한 이력을 가지고 있다. 바로 '시인'으로 등단한 것. 문예창작과 학생들에게도 등단은 쉽지 않다. 그러기에 정통 작가수업을 받지 않은 19살의 의대생이 문예지에 시인으로 등단한 것은 신선한 충격이었다.

- 글을 잘 쓰는 걸 보니 어렸을 때부터 책을 많이 읽었나 봐요. 언제부터 글을 썼나요?
 시나 단편소설을 주로 읽어요. 장편 소설 같은 긴 호흡의 글은 잘 따라가지 못하는 편이에요. 글쓰기는 중학교 때부터 관심을 가졌어요. 중·고등학교 때 문과 지망생들을 위한 문예대회에 참가하면서 시를 쓰기 시작했고 본격적으로 쓰기 시작한 것은 작년 2학기부터 입니다.

- 문예지에 등단했다고 들었습니다. 등단과정과 등단한 이유를 설명해주세요. 
 작년 2학기 중에 문예지 ‘서정문학’에서 공모전이 있어 참가했습니다. 11월 말 당선을 확인했고 올해부터 2달에 3편 작품씩 내야 해요. 며칠 전에 서정문학 1, 2월호에 실릴 작품을 제출했구요, 책은 대형서점에 가면 찾아볼 수 있어요,
 어렸을 때부터 시인이 되고 싶었지만 시인을 전업으로 삼겠다고 생각하진 않았어요. 다른 생활이 있어야 더 풍부한 시를 쓸 수 있다고 생각해서 의대에 진학했어요. 그리고 학생 신분으로 꾸준히 글을 쓰기 위해 문예지에 등단했구요.

- 본인에게 ‘시를 쓴다’는 것의 본질적인 의미는 무엇인가요?
 음. 주된 동기는 ‘감정의 우회적 표출욕구’ 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시가 내면의 에너지를 폭력적이거나 회의적이지 않게 흘려내고 기억하는 훌륭한 수단이라고 생각해서요.

 그는 시를 쓰기 위한 영감이나 소재는 집에서 학교를 오고가는 시간에 주로 떠올린다. 떠오르는 아이디어가 있으면 꼼꼼히 메모해 두고 밤 시간을 이용해 시를 쓴다고. “마음속에 삭힌 이야기들을 우회적으로 시에 풀어내는 경우가 많아요. 소재를 제 외부에서 찾더라도 제 생각과 관점이 들어가야 시가 써져요.” 학업과 작품 활동을 병행하기 어렵지 않겠냐는 질문에 ‘시를 쓰며 공부 스트레스를 풀어내는 것 같다’고 웃으며 ‘시 쓰기는 재밌어서 하는 것’이라는 말을 덧붙였다. 기자가 자기만의 시 쓰기 비법이 있냐는 우문을 던지자 현답이 돌아왔다. “당장은 외면 받더라도 실험적인 작품을 쓰려고 해요. 그리고 항상 제가 쓴 시들에 부끄러운 마음을 가지려고 합니다.”

의사와 시인, 두 가지 미래      

 
 요즘에는 학문 간 통섭이 대세라고는 하지만 의사와 시인이라는 다른 영역에 속한 두 직업 세계를 어떻게 조화시켜 나갈지 궁금해졌다. “제 정체성은 의학도에 가까워요. 의사가 밥이면 시인은 양념같은 거라고 생각합니다. 의사가 되어 진료를 하면서 생기는 애환들을 시에 담으려구요.” 그는 선행을 베푸는 의사가 되고 싶다고, 그리고 그 때까지 시 쓰기를 계속 할 거라 답했다.  
 홍정표 학생은 의사와 시인이 아닌 제 3의 미래도 준비하고 있다. 책을 보며 시나리오 작법을 독학한다는 그는 아직 완성된 작품은 없지만 몇 개 아이디어를 구상 중이라고 했다. 등단을 준비하는 다른 의대생들에게 조언도 아끼지 않았다. “공모전에서 신인에게 기대하는 것은 실험적인 작품 혹은 고전적이지만 문학적 완성도가 높은 작품이라고 해요. 둘 중 하나를 택해 파고들어 보세요. 서점에 가면 ‘2010 신춘문예 당선집’이 있어요. 이런 책을 읽으며 최신 경향을 익혀야 함을 물론이구요.”

 의사로 사회화 되면서 의대생들은 자기 본래의 관심사와 흥밋거리를 조금씩 잃어가곤 한다. 하얀 가운이 의사의 상징이라지만 가운을 입은 의사의 정서까지 하얗게 메말라 있다면 타인의 아픔에 공감하기 힘들 것이다. ‘재밌기 때문에’ 글을 쓰고 자신의 재능을 자유자재로 활용 할 줄 아는 의대생 홍정표씨, 그의 비상(飛上)을 빈다.

이예나 기자/순천향 
<lyna@e-mednews.com>


 

샤프와 아카데미아가 만나다

새로 출시된 의학전자사전 EM-30 리뷰

 새 학기다. 새 학기가 되면 항상 준비할 것이 많다. 새로 시작될 과목들의 교과서는 물론이고, 일주일만 지나도 잘 쓰지 않을 것은 알지만 노트도 새로 장만한다. 지난 학기에 쓰던 것이 아직 많이 남았지만 왠지 필기구도 새로 구입하고 싶다. 임상강의에 진입했다면 적절한 참고서도 필수이다. 여기까지는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준비해야할 필수품들이다.
 하지만 의학사전에 이르면 호불호가 조금씩 갈린다. 인터넷 검색으로도 충분하다는 ‘무용파’가 있다면, 항상 가지고 다니지만 정작 사용은 하지 않는 ‘장식품파’도 있고, 또 어떤 참고서 보다 더 유용하게 사용하는 ‘실속파’도 있다. 지금까지 의학전자사전 시장은 두 회사의 제품이 양분하고 있었었지만, 2010년 2월 드디어 새로운 제품이 출시되었다. 게다가 기존 제품들의 아쉬웠던 점을 거의 대부분 보충한 모습으로 말이다. 지금까지 의학전자사전이 불편하고 필요 없다고 생각했더라도, 이 제품은 충분히 주목할 만한 가치가 있다

깔끔함이 돋보이는 디자인

 아카데미아 의학전자사전(RD-EM30M DMB, 이하 EM30)을 처음 접했을 때 가장 눈에 띄는 것은 바로 제품 가운데의 샤프전자 로고이다. 그렇다. 이 제품은 샤프전자의 ‘리얼딕’이다. 그 동안 왜 의학전자사전은 샤프나 카시오, 아이리버 등 대기업의 믿을만한 제품이 없을까 하고 아쉬워하는 의대생들이 많았는데 드디어 아카데미아가 샤프전자의 제품으로 출시 한 것이다. 작은 로고이지만 거기에 담긴 의미는 크다. 십년이 넘게 전자사전 시장에서 수위기업의 자리를 지켜오면서 쌓인 노하우, 전국적으로 퍼져있어 쉽게 접근 가능한 A/S 망, 중국제가 아닌 ‘Made in korea’의 믿을만한 하드웨어. 굳이 꼼꼼히 살펴보지 않아도 될 만큼 ‘리얼딕’ 세 글자는 믿음직스럽다.
 EM30은 크리미화이트 한 가지 색상으로 출시되었다. 은은한 광택이 돋보이는 상판은 샤프와 아카데미아 로고 외에는 아무것도 없어 깔끔함이 돋보인다. 무광택 재질로 이루어진 하판에는 좌우에 DMB안테나, 터치펜, 이어폰단자, 충전단자 등이 어느 것 하나 돌출되지 않고 자리잡고 있다. 컴퓨터 키보드와 똑같은 ‘펜타그래프’방식 키보드를 채택하여 부드러운 키감을 제공한다.
 제품의 크기는 140(W) x 80(D) x 21.5(H)mm로 주머니에 넣기엔 무리가 있지만 한 손에 쥐기에 무리가 없고, 가방 속에 수납하기에는 적당한 일반적인 전자사전의 크기이다. 무게도 257g으로 무겁지도 가볍지도 않는 적당한 무게감을 가지고 있다.

지제근 의학사전을 비롯한 믿을 수 있는 사전부

 전자사전을 선택할 때 여러 가지의 기준이 있겠지만, 가장 중요한 것은 아무래도 사전 컨텐츠일 것이다. 이 점에서도 EM-30은 합격점을 줄 수 있는데, 바로 ‘지제근 의학사전’을 담고 있기 때문이다. ‘지제근 의학사전’은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용어를 쉬운 우리말로 알기 쉽게 풀이했다. 또 구용어와 신용어가 모두 표시되어 학생들이 쉽게 공부할 수 있어 종이사전으로도 많은 의대생들이 구입하는 사전이다.
 이 외에도 대한의사협회의 의학용어집, 대한해부학회의 해부학용어집 등 의학계열의 학생들에게 필요한 9가지의 사전이 수록되어있다. 수록 된 모든 사전은 학회에서 검증한 믿을 수 있는 사전들로 아카데미아에서 출판하는 사전들이다. 또 새 판이 자주 나오는 의학사전의 특성을 감안 해 새 판이 나올 때 마다 펌웨어 업그레이드로 컨텐츠를 업그레이드 할 수 있다.

총 124 종의 탄탄한 일반 사전부

 일반사전부도 탄탄하다. 기존 샤프‘리얼딕’ 전자사전의 모든 콘텐츠를 담고있다. 민중 엣센스 국어사전, 민중 엣센스 한영/영한 사전과 Collins 영영사전을 비롯한 10권의 영어사전부, 6권의 일어사전부와 10권의 중어사전부, 14권의 회화사전부 등 총 124권으로 이루어진 사전부는 의학공부 이외에 어학용으로도 손색이 없다.

다양하고 유용한 부가기능들

 십수년간 전자사전 시장에서 잔뼈가 굵은 샤프전자의 제품답게 유용한 부가기능도 많이 탑재되어 있다. 가장 눈에 띄는 점은 DMB. 수도권에서는 안테나를 꺼내지 않아도 될 정도로 수신감도도 좋고, 4.3인치의 넓은 화면은 TV를 감상하기에 부족함이 없다. 최근 전자사전이라면 모두 탑재하고 있는 MP3와 동영상재생 기능도 물론 탑재되어 있다. 특히 동영상 플레이어는 여러 가지 코덱을 지원하고 자막파일까지 재생이 가능해 따로 인코딩이 필요 없다. 8Gb의 내장메모리와 MicroSD 외장메모리를 지원해 저장 공간도 넉넉하다.
 녹음기능과 멀티태스킹 기능을 활용하면 수업내용을 녹음해 들으면서 모르는 용어를 바로바로 찾아볼 수도 있다. 그 외에도 eBook, FM라디오, 플래너, WinCE 등 다양한 기능을 제공한다. 특히 WinCE를 제대로 활용하면 게임 등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설치 할 수 있기 때문에 확장성이 크게 늘어난다. 휴대폰과 같은 표준24핀 충전단자를 지원해 어디서든 충전도 간편하다.

 어떤 제품이든 구입을 결정할 때는 나름대로의 기준이 있기 마련이다. 전자사전 같은 경우는 ‘어떤 사전이 수록되어 있는지’와 ‘전자제품으로서의 완성도’가 그것일 것이다. 이런 점에서 아카데미아와 샤프전자가 만난 EM-30은 까다로운 의대생들의 기준을 만족시킬 수 있는 사전으로 보인다.
 새 학기, 아카데미아의 의학전자사전을 준비 리스트에 올려보는 것은 어떨까.

의대생신문
<editor@e-mednews.com>

“잠을 푹 잔 것이 비결이었죠”

제74회 의사국가시험 수석 김태형씨 인터뷰

 제 74회 의사 국가고시에서는 건양의대 김태형(27세, 사진)씨가 490점 만점에 460점(93.9점/100점 환산 기준)을 획득, 수석의 영광을 안았다. 아산병원 인턴시험을 며칠 남겨두고 서울에 머무르고 있는 그를 만났다. 이번 인터뷰에서는 올 해 처음 시행된 OSCE와 CPX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을 포함한 국가고시 대비 공부 방법을 중점적으로 다루었다.

- 먼저 축하한다. 국시수석, 예상은 했는지?

 전혀 못했다. 얼떨떨하고, 아직도 나에게 맞지 않는 옷을 입고 있는 것 같다.

- 국가고시 준비는 어떻게 했나? 컨디션 관리와 공부 방법을 알려 달라.

 국시 준비는 6학년 2학기 때부터 독학을 중심으로 하였고 교재는 KMLE 문제집과 그 해설집을 위주로 보았다. 문제집만 다 외워도 1등 할 수 있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그 말이 정말 맞는 것 같다. 찾아가면서 공부하는 스타일이라 총 몇 번 정도 봤는지 정확하지는 않지만 정독으로 두 번 정도는 본 것 같다. 잠은 충분히 자고, 보통 2시부터 12시까지 10시간 정도 공부했다. 책상에 한번 앉으면 잘 일어나지 않는 것이 비법인 듯하다.

- OSCE, CPX 시행 첫 해였는데?

 시험을 10월 30일에 쳤는데, 시험 족보(야마)가 바뀌지 않아서 앞에 시험 친 친구들이 만들어 놓은 족보 위주로 보았다. 공부를 할수록 나중에 의사로서 환자를 볼 때 실질적으로 도움이 되겠다고 느껴져 열심히 하게 되더라. 나는 시기상으로 중간쯤에 친 편이지만, 빨리 치는 편이 좋을 것 같다. 물론 부담도 있겠지만 실기시험을 빨리 끝내놓고 국시에 올인하는 것이 공부 흐름에 있어서 도움이 될 것 같다는 생각이다.
 지금은 실기시험을 서울의 국시원에서 보는데, 그러다보니 지방출신이 아침 일찍 시험을 치는 경우 힘들어 하는 것 같다. 지역별로 보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도 했다.

- 구체적으로 언제부터, 어디에서 어떤 방법으로 준비했는지가 궁금하다.

 (10월 30일 시험에) 10월 6일부터 본격적으로 준비했다. 그 전에는 학교에서 학생들을 위해 출제하는 OSCE/CPX 시험이 있는데 그것을 정기적으로 봤다. 학교에서 조원들과 도움을 주고받으면서 준비했다. 따로 학원을 다니지는 않았다.

- 블록과 실습은 국시와 어느 정도 연결되는 것 같나?

 사실 모든 것을 새롭게 공부하는 느낌이었다. 블록을 하면서 막연히 이름 위주로 보고 넘어갔던 것들을 국시준비를 하면서 새롭게 개념정립을 한 것 같다.
 실습을 열심히 돌았던 것은 굉장히 도움이 많이 되었다. 예를 들어 폐렴환자를 볼 때 히스토리나 영상학적인 사진 등이 국시케이스에 그대로 나오는 것이니 실습에 신경을 쓰면 좋을 것이다.
 가장 중요한 것은, 실습 때 아무리 몸이 힘들더라도 공부를 게을리 하면 안 된다는 것이다. 지식과 병행하여 실습을 돌아야 기억에 오래 남는다. 

- 가장 어려웠던 과목과, 그 과목은 어떤 방법으로 공부했는지 알려 달라.

 예방의학과 정신과가 가장 힘들었다. 역시 KMLE 문제집 위주로 봤다.

- 국시에 있어서 총론과 각론 중 어느 것에 더욱 중점을 두어야 할까?

 시험성적을 가르는 것은 총론이다. 각론은 많은 학생들이 어느 정도 보기 때문에 큰 차이가 없지만 총론은 워낙 범위가 방대하고 내용이 많기 때문에 총론 위주로 공부하는 것이 고득점에 도움이 된다.

- 자신만의 암기비법은 어떤 것이 있나.

 특별한 것은 없다. 다만 공부를 하면서 예전에 봤던 내용과 연계하며 외우려고 노력했다.

- 내과를 선택한다고 하였는데, 구체적인 목표는 무엇인가? 또, 어떤 의사가 되고 싶은가.

 최종적 목표는 스텝이 되는 것이다. 지방의대 출신으로 현실적으로 어려운 면이 없지 않지만, 일단은 끝까지 부딪쳐 보려고 한다.
 지금까지 내가 받았던 도움을 다른 사람에게 나누어 주고 싶다. 그렇게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실력이 있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인성과 실력 두 가지 모두를 바탕으로 훌륭한 의사가 되는 것이 나의 목표이다.

- 전국의 의대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후회하지 않도록 학교생활을 열심히 하는 것이 중요한 것 같다. 국시성적도 중요하지만 학교생활도 그만큼의 가치는 있으니 공부도 열심히 하면서 학교활동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다.

구현담 수습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표준화 환자 자격 문제 있다

의사국시 실기시험 불합격자, 복지부 상대 소송

 지난 18일, 의사국가시험에서 불합격한 의대, 의전원 졸업예정자 및 졸업생 66명이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을 상대로 불합격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하였다. 이들은 소장에서 “의학지식이 없는 일반인이 수차례 간단한 교육만 받은 뒤 모의환자 역할을 하며 실기시험을 채점했다”며, “합격선 결정도 시험이 모두 실시된 후에 진행돼 수험생들이 합격점수를 전혀 예상하지 못했다”고 주장했다.
 소송제기의 핵심이 된 ‘표준화환자’는 이번에 처음 시행된 실기시험 중 진료수행시험(CPX, clinical performance examination)에서 필요한 모의 환자이다. 표준화환자는 수험생으로부터 모의진료를 받은 후, 채점기준표에 따라 채점표를 작성하게 되므로 실질적인 평가자로도 역할을 하게 된다. 시험을 주관하는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서 20~50세의 일반인 중에서 연간 12~24시간의 교육과정을 거쳐 표준화환자를 선발하였다. 소송당사자들은 이 표준화환자에 의한 평가에 대해 “전문지식을 갖추지 않은 시험위원이 채점한 것은 위법하다”고 문제를 제기하였다.
 하지만 국시원은 실기시험 과정에 아무런 문제가 없으므로 원칙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이어서 재판과정에서 많은 진통이 예상된다. 한편 이경권 변호사는 한 일간지에서, 소장을 분석한 결과 원고 측 주장에서 타당하지 못한 부분을 발견해 각하 가능성을 지적했다. 우선, 피고적격의 문제에 있어서 애초에 보건복지가족부 장관이 아닌 국시원을 피고로 소송을 제기했어야 한다고 말했다. 행정소송법상 처분을 내린 행정청은 국시원이므로 소송 대상이 잘못 되었다는 것이다.
 ‘전국적 규모의 의무적인 예비시험 기회가 없었다’는 주장에 대해서도 이 변호사는 “국시원이 시행한 모의시험은 응시생들을 위한 것이 아니라 새로 개발된 실기시험 문제를 테스트하기 위해 10% 정도의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시험한 것이므로 이를 문제삼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다.

이충만 기자/순천향
<chmane@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