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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예과 교육 : 예과생 캠퍼스는 어디에?

 

의과대학은 특성상 대학의 종합캠퍼스에서 따로 떨어져 교육병원 주변에 의과대학을 따로 설립하는 경우가 많다. 이로 인해, 각각의 의과대학마다 예과생을 종합대학에서 교육하고 본과부터 의과대학에서 교육하거나 예과생부터 의과대학에서 교육하는 2가지의 형태를 취하고 있다.

종합캠퍼스 53.8%, 의과대학캠퍼스 46.2%
 
전국 41개의 의과대학 중 의학전문대학원으로 완전 전환한 15개 대학을 제외하고 나머지 26개 대학을 조사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예과생을 종합캠퍼스에서 교육하는 대학은 전체 26개 대학 중 14개 대학으로 53.8%, 의과대학캠퍼스에서 교육하는 대학은 전체 26개 대학 중 12개 대학으로 46.2%의 비율을 나타내었다.
종합캠퍼스에서 교육하는 대학은 다양한 형태를 나타내었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성균관대학교 의과대학 등은 예과 2년 전체를 종합캠퍼스로 분리하였다. 반면,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울산대학교 의과대학 등의 학교는 예과 1년 동안을 종합캠퍼스로 분리하고, 그 이후에는 의과대학 캠퍼스에서 교육을 시작하였다. 이외에도 6년을 3+3체제, 1.5+4.5체제, 2+2+2체제로 나누는 대학들이 있었다.

의예과 캠퍼스 : 종합캠퍼스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예과 1학년에 재학 중인 C모 군은 종합캠퍼스에서의 교육에 대하여 다음과 같은 의견을 내놓았다. “종합캠퍼스에 있으면서, 다양한 교양 수업을 들을 수 있고 타과생과의 교류도 많이 할 수 있어서 좋아요” 또한, 울산대학교 의과대학에 재학 중인 예과 2학년 Y양은 “저희 학교는 1년만 종합 캠퍼스에서 있는데, 이 기간은 너무 짧아요. 차라리 예과 2년 동안 종합 캠퍼스에서 교육을 받고 본과부터 전공을 공부 하는게 좋은 것 같아요”라고 말하였다.
하지만 종합 캠퍼스 교육에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연세대학교 의과대학 예과 2학년 K모 군은 종합 캠퍼스에서의 교육에 대해 “의대에서는 동아리 활동이 중요한데, 아무래도 캠퍼스가 분리되어 있기 때문에 동아리 활동할 때 불편한 점이 많아요.” 라는 단점을 지적하였다.

의예과 캠퍼스 : 의과대학캠퍼스

반면 예과와 본과 교육 모두 의과대학 캠퍼스에서만 진행하는 학교에 재학 중인 학생들의 의견은 다음과 같았다. 한양대학교 의과대학의 예과 1학년 K모양은 “단점은 잘 모르겠지만 장점은 많은 것 같아요. 본과선배님들과 미리 친해질 수 있고, 본과 생활이 어떤지 예과 때부터 많이 볼 수 있어요.” 라는 의견이다. 또한, 같은 학교의 본과 1학년 Y모 군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우선 장점은 예과 때부터 의대 교수님들을 미리 많이 뵐 수 있다는 것이에요. 하지만 캠퍼스 생활을 마음껏 누릴 수 없다는 것은 아쉽긴 하죠.”
뿐만 아니라 중앙대학교 의과대학 예과 2학년 K모 군은 의과대학 캠퍼스 교육에 대해 다음과 같은 단점을 강조하였다. “아무래도 선배님들과 같이 학교 생활을 하다 보니 눈치를 봐야하는 것 같아 불편할 때가 있어요. 또한 소문이 학교 전체에 순식간에 퍼지는 것 같아 불편하기도 해요.”

연세대학교 원주의대, 의과대학 캠퍼스에서 종합 캠퍼스로

그렇다면, 의과대학 캠퍼스에서 종합 캠퍼스로 이전 할 계획인 연세대학교 원주의대 학생들의 의견은 어떠할까. 캠퍼스 이전에 대한 연세대 원주의과대학교 예과 학생들의 투표 결과는 다음과 같다.


위에서 알 수 있듯이 반대 의견이 많았으며, 그 자세한 의견은 다음과 같다. “신입생인데, 선배님들과 많이 떨어져 있어서 친해질 기회가 적은 것 같아 아쉬워요. 또 동아리 활동할 때 캠퍼스가 떨어져 있어서 불편한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에요.”, “의과대학은 선후배 관계가 중요한데, 예과 본과 캠퍼스를 분리해 놓으면 교류가 적어지는 것 같아서 안 좋아요.” 이와는 다르게 캠퍼스 이전을 찬성한 학생들은 다음과 같이 말하였다. “신입생인데 의과대학에서 떨어져 종합캠퍼스에 있으면서 캠퍼스 생활을 즐길 수 있을 것 같아서 좋아요.”

예과생 교육, 종합캠퍼스? 의과대학캠퍼스?

위의 의견을 종합해보면, 예과생을 종합캠퍼스에서 교육하는 것과 의과대학 캠퍼스에서 교육하는 것의 장단점은 다음의 표와 같다.
표에서 보여주듯이 각각의 방법이 장단점이 있다. 1학기가 끝난 지금, 자신의 학교 캠퍼스가 어떠한 형태인지 살펴보고, 그 장단점을 파악하여 남은 예과 생활의 방향을 잡아보는 것은 어떨까.

 

조성윤 기자/울산
<chosy08@e-mednews.com>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신설 논란, 그 귀추는?

정부 및 의료계 vs 지방자치단체, 첨예한 대립 중

 

문민정부 시절이었던 1998년에 가천의과대학 설립을 마지막으로 정부는 지난 15년간 새로운 의과대학 설립을 인가하지 않았다. 그 가장 큰 이유 중 하나는 이미 의사 공급이 포화상태에 이르렀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실제로 보건복지부가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면허 의사 수는 2002년 7만 8162명에서 2010년 10만 1371명으로 약 30% 증가했다. 매년 약 3000여명 씩 증가한 셈이다. 반면에 보건복지부가 공개한 다른 자료에 의하면 1일 외래 및 퇴원 환자 수는 2002년 211만 65명에서 2010년 271만 6636명으로 약 28% 증가하는 데 그쳤다. 이미 의사 수의 증가율은 환자 수의 증가율에 비해 높은 수준으로 유지되고 있던 것이다.

하지만 문민정부 이후 많은 지역에서 의과대학을 설립하기 위해 제각기 목소리를 드높였다. 현재 의과대학 설립을 새로이 인가를 받으려고 추진하는 대학은 전남 목포시의 목포대를 비롯하여 전남 순천시의 순천대, 경남 창원시의 창원대, 인천광역시의 인천대, 경기 포천시의 대진대, 경남 진주시의 한국국제대 등이 있다.

이 중 목포대는 ‘전라남도 의과대학 유치 도민 결의대회’와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설립 100만인 서명운동’등 의과대학을 유치하기 위해서 가장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 뿐만 아니라 이번 19대 국회의원 총선거에서 목포시 지역구의 국회의원으로 당선된 박지원 의원의 10대 공약 중 하나도 “목포대학교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신설”이었다. 이런 만큼 도민, 지자체, 국회의원의 삼자 연대 전선이 형성되어 목포대학교의 의과대학 신설 논의는 비교적 탄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정부 당국의 ‘의사 공급 포화’라는 중대한 이유에도 불구하고 목포대에서 최근 20년간 끈질기게 의과대학 신설을 주창하는 이유로는 ▲우리나라 16개 지방자치단체 중 유일하게 전라남도 광역권에 의과대학이 없고(그림자료 참고) ▲전라남도는 우리나라에서 최고령화 지역인데다가 ▲서남권에만 1000여 개의 섬이 흩어져 있다 보니 응급환자 이송도 쉽지 않으며 ▲이에 따라 지역 의료 불균형이 심화되어 이를 개선할 필요가 있다는 점을 들고 있다.

하지만 현재 정부와 다수의 의료계에서 신규 의과대학 설립을 반대하는 근거도 역시 상당하다. 앞서 다루었듯이 ▲이미 의사면허는 포화상태에 이르러 의과대학을 신설할 경우 의사 과잉 공급에 불을 지피는 꼴이 되고 ▲앞으로 10년간 전남지역의 의사 수급에 차질이 없을 것으로 판단되며 ▲인구대비 상급종합병원(3차병원) 수도 전남 지역이 결코 적은 것이 아닐 뿐만 아니라(표 참고) ▲지역의 의료환경 개선과 지역의사 배출을 목적으로 삼고는 있지만 결국 대다수는 다른 지역 학생들이 유입되고 졸업 후에는 대도시로 쏠리는 게 엄연한 현실이라는 점을 들고 있다.

한편 의과대학 신설과 관련하여 다른 의견도 논의되고 있는 실정이다. 부실 의과대학이 다수 존재하는 이상 의과대학을 신규로 설립하는 것보다는 이들을 먼저 국가적 차원에서 관리해야 한다는 의견이 그 예이다. 즉, 한국병원경영연구원이 2010년에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 의료기관 가운데 국공립 의료기관의 비중이 7.3% (병상 수 기준으로는 11.3%)밖에 되지 않는 점을 고려해 보면 일부 문제시 되고 있는 사립 의과대학 및 의료 기관의 통·폐합 과정을 통해 국가에 귀속시켜야 한다는 방안이다.

지난 4월에는 총선이 있었고 다가올 12월에는 대선이 있다. 혹자는 ‘표퓰리즘’으로 의과대학 신설을 공약으로 내건다는 비판을 제기하기도 한다. 하지만 실제로 의과대학을 새로이 만들고자 하는 공약이 난무하고 있는 가운데 앞으로도 당분간 의과대학 신설에 대한 논의는 정부의 신설 가부에 관계없이 뜨거운 감자가 될 전망이다.

 

강상준 기자/서남
<myidealis@e-mednews.org>

평범함을 거부하다

87호(2012.06.07)/의대의대생 2012. 6. 11. 19:18 Posted by mednews

 

평범함을 거부하다

- 한국에서 GP하기

 

우리나라는 유난히도 일반의에 비해 전문의가 많다. 이런 현상은 의대생의 90%이상이 전공의를 지망하는 것을 볼 때 앞으로도 크게 변하지는 않을 것이다. 하지만 남들과는 다른 삶을 모색하기 위해 혹은 20대 청춘의 특별한 무언가를 위해, 수련과정을 잠시 미뤄두고 일반의로 색다른 삶을 추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평범한 의과대학-인턴-레지턴트의 정규과정(?) 외에 의사면허증으로 무얼 할 수 있는지 알아보았다.

일반의로 개원 - 제너럴 닥터

많지는 않지만 일반의로 개원도 당연히 가능하다. 이제는 꽤 널리 알려진 듯한 홍대 ‘제너럴 닥터’를 대표적인 예로 들 수 있겠다. ‘제너럴 닥터’는 ‘어떻게 하면 더 인간적인 진료 경험을 가질 수 있는가’라는 물음에서 시작한다. 일차의료가 빈약한 한국에서 새로운 의료 환경을 디자인하고 있다. ‘제너럴 닥터’ 김승범 대표는 카페와 병원을 접목시키고 병원 환경, 의료 기구 등을 새롭게 고안해내어 인간적인 소통의 공간을 재창출해 냈다. 제너럴 닥터 정의식 선생님은 ‘일차의료에서 illness를 care한다면 다른 단과들은 disease를 cure’하기 때문에 ‘환자를 보는 시각도, 추구하는 목표도, 접근 방법도 다르다’며 ‘의사가 될 사람들로서 일차의료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해줬으면’하는 바람을 내비쳤다.

봉직의(소위 페이닥터) - 검진센터, 피부과, 응급실, 요양병원…

일반의로 검진센터, 피부과, 응급실 등에 고용되어 일 할 수도 있다. 검진센터에서는 건강검진 문진 (과거력, 생활습관 등 질문)이나 자궁경부암검사 등을 하게 되는데 지방에 있는 산업장으로 파견가기도 한다. 검진은 보통 오전에 하기 때문에 새벽같이 출근해야하는 단점이 있지만 대신 오전 진료로 끝나는 경우가 많아 한가한 오후에는 다양한 여가생활을 즐길 수 있다. 피부과에서는 레이저로 제모하는 일을 배우기 때문에 미용의학에 관심이 있는 사람들이 몰리기도 한다. 응급실이나 요양병원에서 당직을 서는 일 같은 경우에는 보통 최소 인턴 경험이상의 경력자를 우대한다. 메디게이트<www.medigate.net>에서 의사면허번호를 등록하고 회원가입을 하면 그 밖의 많은 구인구직 정보를 열람할 수 있다. 생각이 있다면 미리미리 준비해야 수도권지역의 조건 좋은 직장을 구할 수 있다.
‘병원에서 수련받는 상상만 해도 머리가 어질어질한 사람’ 또는 ‘20대 청춘을 이대로 보낼 수는 없다고 생각한다’면 추천한다.

대학원 - 의과학대학원, 보건대학원, 법학전문대학원…

대학원에 가서 새로운 공부를 시작할 수도 있다. 연구 활동에 관심이 많은 경우 의과학대학원으로 보건행정에 관심이 있는 경우 보건대학원으로 가는 등 그 목적과 분야는 다양하다. 이 역시 의사면허증이 있다는 것은 굉장한 도움이 된다. 의사면허증이 여타 생명 관련 학과 학생들과는 비교할 수 없는 인체에 대한 방대한 지식을 가지고 있다는 것을 반증해 준다고나 할까. 전혀 다른 분야지만 법학전문대학원도 마찬가지로 전문자격소지자 전형이나 고시합격자 전형 등의 특별 전형으로 지원 가능하기 때문에 의사면허증이 있는 경우 좀 더 유리하다.
중앙대학교를 졸업 후, 현재 카이스트 의과학대학원에 재학 중인 유정현 씨는 단백질 공학 중에서도 인공항체를 만드는 연구를 하고 있다. 졸업하면 M.D., Ph.D.가 되기 때문에 앞으로 무얼 하든 도움이 될 것이라 생각한다며, 전문연구요원이라는 제도로 박사수료 후 3년 동안 연구를 하면 병역도 해결되고 학위도 받을 수 있다는 사실도 귀띔해 주었다.

국제기구 단기 수련과정 - WHO, 국경없는 의사회…

단기간 동안 국경없는 의사회나 WHO 등의 국제기구에서 활동할 수도 있다. WHO는 무급 인턴이고 국경없는 의사회는 소량의 활동비는 지급된다. 이 둘은 물론이고 다른 대부분의 국제기구들도 언어능력을 기본적으로 요구한다. 또한 국경없는 의사회에서는 일반의라도 2년 이상의 임상경험이 있어야 한다. 그 밖에도 HIV/AIDS, 결핵, 열대의학, 전염병에 대한 수련경험 등 다소 까다로운 자격을 요한다. 국경없는 의사회 홈페이지<www.msf.or.kr>에서 더 자세한 자격요건을 확인 할 수 있다.

또 다른 시험 준비 - USMLE (미국의사 국가고시) 준비

한국은 좁다. 더 넒은 미국으로 가고 싶다는 사람들이 보통 공보의 때 준비한다. 자세한 정보를 원한다면 [85호]에 실린 ‘알고 보면 어렵지 않아요-USMLE 길라잡이’를 참고하기 바란다.

보통 사람과 다른 길을 선택했을 때 보장되지 않는 미래에 대한 두려움이 앞서기 마련이다. 하지만 일반의 유정현 씨는 이렇게 말했다. ‘그 길을 벗어나는 순간, 더 넒은 세상을 보게 될 것’이고 ‘눈앞에 있던 길 말고도 수많은 곧고 아름다운 길이 서로 이어져 있다는 것’을 곧 깨닫게 될 것이라고.

※ 그 밖에도 공무원이나 일반 회사에 취직하는 길도 있지만 석사과정 수료자나 전문의를 선호한다고 하여 제외하였음.

 

문정민 기자/중앙
<jmmoon@e-mednews.com>

그의 속뜻은? 그녀의 속뜻은?

- 해석남녀 언어탐구 <의대생편>

 

블로그에 수두룩한 그런 진부한 일상 속 남녀 언어 탐구 따위를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일상 속 의대 생활에서 뼈저리게 느끼는 남녀 간의 괴리(?)를 정리해 보았다.

 

남녀 사이의 말 뜻풀이만을 주제로 잡았음에도 그 차이를 열거하다가는 8개 지면을 다 써도 부족할 정도다. 이쯤 되니 유명한 책 제목이 떠오른다. ‘화성에서 온 남자 금성에서 온 여자’


문정민 기자/중앙 <jmmoon@e-mednews.com>

 

1938년 vs 2012년 ‘대한민국 의대생으로 살아가기’

일제시대 의대생과 현대 의대생 전격비교

 

1938년 경성
내 이름은 닥터 진. 병원 옥상에서 정체불명의 환자와 마주친 후 타임 슬립 하고 말았어. 여긴 어디지? 관공서엔 욱일승천기가 펄럭이고 길가엔 긴 칼을 옆에 찬 형사들이 삼엄하게 순찰을 돌고 있어. 맙소사 1938년 일제 시대로 온거야! 방금 내 옆을 기다란 검은 망토를 휘두른 젊은 남자가 지나쳤어. 누군지 모르지만 따라가보자. 그가 도착한 곳은 지금은 한림대 치과병원 건물로 쓰이는 경성제대 예과 건물이야. 그는 그 이름도 당당한 경성제대 학생이었던거야. 당시 경성제대는 200명 밖에 인원을 뽑지 않았고 조선인은 50명도 채 되지 않았기 때문에 그들의 검은 망토는 모든 이들의 선망의 대상이었지. 사실 경성제대는 1919년 3·1운동 때 민간주도의 대학을 설립하려는 바람이 불자, 이에 맞서 일제가 ‘근대 문명의 시혜자’의 면모를 과시하고자 부랴부랴 설립한 대학 이었어. 그렇지만 동경 교토에 이어 일제의 여섯 번째 대학이자 일본 밖으로 다지면 첫 번째인 대학이었지. 당시 경성제대는 법문학부, 의학부, 이공학부 3개의 캠퍼스를 거느리고 있었는데, 당시의 의학부는 지금도 서울대 의대 캠퍼스로 이용되고 있어. 오호, 운 좋게도 검은 망토의 남자는 의학부 학생이었어. 그는 내가 현대로 돌아갈 수 있는 열쇠를 가지고 있을지도 몰라. 그럼 이 남자를 따라 의학부 캠퍼스로 이동해볼까?
맙소사, 의대 학생 중 조선인은 열에 세 명 정도야. 조선인들은 이렇듯 입학 시에도 차별을 받았지만 졸업 이후에도 대학병원에 근무하지 못하고 대부분 자의반 타의반 개업을 택하는 불이익을 받아야했지. 하지만 의학부 학생들은 다른 학부에 비해 집안이 여유로운 편이었어. 부형이 공무원인 경우가 법문학부는 열에 셋인데 반해 의학부는 열에 넷이나 되었지. 부형의 직업으로 공무원이 가장 많고 그 다음이 농업, 상업이었어. 농사를 짓는 인구가 전 국민의 대부분을 차지했던 당시의 모습을 보여주는 예라고 할 수 있어. 띠리링~ 종이 울려. 내 배가 꼬르륵 거리는 걸 보니 점심시간인가 봐. 학생들 대부분은 도시락을 꺼내어서 먹고 있어. 구내식당을 이용하는 학생은 다섯에 한명 밖에 안 돼. 점심을 먹고 나니 다들 삼삼 오오 모여서 담배를 피는군. 의과대학 학생이지만 절반은 담배를 피워. 오히려 안 피우는 사람을 찾아보기가 힘들 정도야. 우리 병원 교수님들이 보았으면 혀를 찼을 광경이군. "장차 의사가 될 사람들이 담배를 피다니!"하고 말이야. 수업시간 종이 울리자 학생들은 천천히 교실로 돌아가. 이땐 피피티 같은 건 꿈도 못 꿀 일이지. 그런데 말이야, 원서로 이용하는 책이 너무 얇아. 벽돌 같은 해리슨 원서는 어디로 간 거야? 해리슨 책 두께의 반 만한데다 vol 1,2같은 건 눈을 씻고 찾아봐도 없군. 단권으로 커버 가능 했던거야. 수업이 끝나자 학생들은 대부분 집으로 돌아가. 의대생은 수업이 끝나면 바로 도서관으로 가야하는 것 아닌가? 하지만 이들이 하루에 강의시간 외 공부에 투자하는 시간은 단 3시간이야. 그리고 더 놀라운 건 이들의 평균 수면시간은 7시간 반 정도였다는 거지. 8시간 이상 자는 사람이 대부분이었어. 이때는 컴퓨터나 다른 놀이기구가 없었기 때문에 그들이 강의와 공부이외에 몰두하는 일은 영화관에서 영화를 보거나 친구들과 바둑을 두거나 홀로 독서를 즐기는 일이었어. 
이렇듯 1930년대 의대의 모습은 지금과 사뭇 다르다. 편의상 경성제대 의대생들의 일반적인 모습을 소개했지만 일제시대 공립 의료인 양성기관이 경성의전과 경성제대 의학부밖에 없었으니, 경성제대 의학부가 일제시대 의대의 모습을 대표하기에 무리는 아닐 듯하다. 그렇다면 현대 의대생들의 모습은 어떨까?

 

2012년, 담배의 해로움에 대한 관념은 제대로 잡혀있다

의대생의 흡연율은 90년대 초반까지만 해도 일제 시대와 크게 다르지 않았다. 실제 70-80년대 의사 학회에 참석하면 학회장이 담배연기로 자욱할 정도였다고 하니 의사들 사이에서도 흡연의 유해성에 대한 인식이 바로 잡혀있지 않았음을 알 수 있다. 하지만 공공장소 흡연규제 정책, 흡연 및 간접흡연의 해로움에 대한 지속적인 교육효과로 90년대 후반부터 사회 전체적인 흡연율이 감소하면서 의대생의 흡연율도 급감했다. 의대생의 흡연율이 감소한데에는 여학생 비율 증가도 한 몫을 했다.
2003년 대구시, 경주시, 부산시, 진주시 소재 4개 의과대학생 전체를 대상으로 한 조사에서는 남학생의 흡연율이 920명 중 31.5%, 여학생이 447명 중 2.2%로서 총 21.9%였다. 4년 뒤 2007년 서울대 학생 151명을 조사한 결과에 따르면 흡연학생은 10.7%로 모두 남학생이었다. 의대생들의 흡연율은 일반 성인 흡연율인 45%보다 훨씬 낮은 수치이지만, 미국 의대생의 흡연율인 2.5%에 비해서는 아직도 높은 편이다. 의사가 담배를 피우면 이상하게 여긴다는 외국의 사례와, 의대 내 학년이 올라갈수록 흡연율이 높아진다는 점, 흡연자의 건강행태가 비흡연자보다 좋지 않다는 결과 때문에 최근 들어, 의대 내 금연교육의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다.

 


역시, 졸업은 일찍 해야 된다

의과대학에 오면 흔히 듣게 되는 말이 있다. “졸업은 일찍 해야 한다.” 해마다 늘어만 가는 의학 지식들, 갈수록 까다로워지는 교육과정을 바라보면, 하루라도 일찍 의대에 들어온 것을 기뻐하게 된다.
의대생의 삶이 대부분 다 비슷하다는 사실을 전제로 하면,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학생들의 수면 시간은 ‘문화 충격’으로 다가온다. 1938년에는 8시간 이상 자는 학생들이 무려 72.8%에 달했으며, 평균 수면 시간은 7시간 24분이나 되었다고 한다. 이는 2009년의 통계에서는 5시간 57분, 2012년에는 5시간 23분으로 6시간 이상 자기 힘든 오늘날 의대생의 수면 시간과 거리가 있다.
옛날 의대생의 학습 시간을 보면 괴리감이 더 느껴진다. 1938년 의대생의 공부 시간은 강의 시간을 제외하고 하루 평균 2.95시간이었다고 한다. 오늘날 이 정도로만 공부한다면 유급을 걱정해야 할지도 모른다.  ‘우리 때는 해리슨이 한 권이었다.’는 모 노교수님의 회고를 떠올려 보면, 수면량의 감소와 학습량의 증가는 그다지 이상한 일이 아니다. 언젠가 세 권이 될 해리슨을 생각하면, 암의 특성을 6가지가 아닌 10가지로 외워야 할 후배들을 생각하면 오늘날 우리는 인간다운 생활을 하고 있는 것일지도 모른다.

 

박민정 기자/성균관
<cindy@e-mednews.com>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

 

※ 경성제국대학 의학부, 서울대학교 의학과 학생 대상 표본 추출
※ 1938년 : 『식민권력과 근대지식 : 경성제국대학 연구』 (서울대학교출판문화원),
 2009년 : 서울대병원 수면의학센터 정도언 교수팀 자료,
 2012년 : 직접 조사

 

차가운 의대생, 따뜻하게 살기

중앙대 신경외과 김영백 교수님 인터뷰

 

신경외과. 단어부터 차갑다. 해부학 시간 수많은 신경의 주행경로를 외워봤다면, <브레인>을 시청했다면, 지루하게 이어지는 수술참관을 해봤다면, 신경외과 의사는 항상 신경이 곤두서있고, 찔러도 피 한 방울 안 나오는 사람일 것 같다. 하지만 차가운 금속성의 포셉마저 따뜻하게 보이게 하는 신경외과 교수님도 계시다는 사실. 중앙대학교 신경외과 김영백 교수님을 만나보았다.

복도 끝에 있던 교수님의 방에서는 TED강의가 흘러나오고 있었다. 교수님을 마주한 책상은 차가운 유리가 아닌 부드러운 나무로 된 것이었다.
“아, 이 책상도 제가 만든거에요. 저 컴퓨터책상도, 저 옷걸이도. 저 옷걸이는 향나무를 깎아서 만들었고, 나무가 있으니까 또 달이 필요할 것 같아서 벽에는 달도 그려놨어요.” 게다가 나무로 만든 앙증맞은 의자, 책꽂이에는 다양한 예술에 관련된 책과 수필까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따뜻한 교수실이었다.

 

Q. 교수님의 학생시절은 어땠나요? 그때부터 미술에 관심이 많으셨나요?
“원래부터 미술보다도 음악, 특히 건축에 관심이 있어서 공대를 가려고 했어요. 그런데 아버지께서 원서를 전기는 의대, 후기는 공대를 사오신 거에요. 의대를 떨어지면 공대를 가는 거죠. 그런데 어쩌다보니 의대에 붙어서… 오게 된 거죠.
학생 때도 음악이나 미술이 하고는 싶었죠. 그런데 잘 알다시피 시간이 없으니까. 학생 때도 레지던트 때도 거의 못하고 마음만 갖고 있었죠. 레지던트 마치고 나서야 하고 싶은 걸 했어요. 음악이 하고 싶어서 오보에를 배웠고, 미술 책이나 저널을 읽고 그랬죠.”

 

Q. 목공으로 작품을 만들어 전시회를 하신 적도 있으신 걸로 아는데, 흔히 ‘미술’하면 떠오르는 회화가 아닌 목공을 하시게 된 이유가 있으신가요? 
“왜 나무가 좋았는지를 말하기는 어려워요. 처음부터 나무를 좋아했어. 나무는 같은 부분이 없고 하나하나가 달라서 좋았죠. 내가 신경외과를 하면서 척추를 맡게 되니까 하는 일하고도 비슷한 점이 있는 것 같고. 그래서 자연스럽게 목공을 하게 된 것 같아요.
외과의사는 실수하면 끝이잖아. 그런데 이건 실수를 해도 되요. 그게 사람을 기쁘게 만들어요. 농담 같지만 여기에 진리가 있어. 의사로서 실수를 하지 말아야 한다는 강박관념, 반복되는 일, 이런 것들이 사실은 스트레스가 되거든. 취미활동을 하면서는 그렇지 않다는 것, 그 자체가 스트레스를 풀어줄 수 있죠. 디자인을 미리 그리기보다는 순간적으로 자신의 본능에 따라서 하는 편인데, 그러면 실패하지. 실패하면 어때, 괜찮거든. 다시 또 해보고… 일상에서는 할 수 없는 거니까, 기쁘지.”
 
Q. 미술과 의학, 이들이 만나지 않는 평행선이 아니라는 것은 분명한데요. 둘의 접점은 어디일까요? 
“개인적 관심이 있는 부분이고 기획을 해보고 싶은데 시간이 없어요. 어떤 사물이든지 미술이 될 소지가 있는데 의사들은 자신의 기구를 더 깊이 이해하고 있기 때문에 보다 특별한 것을 하나 더 갖고 있다고 생각해요. 그것을 좀 더 개발하면 좋겠는데 핑계일진 모르겠지만 여유가 아직은 없네요.”

 

Q. 의대생들이 바쁘다고 해도 예술을 꼭 알아야 하는 이유를 말씀해 주세요.
“의사가 다른 직업하고 같다고 할 수는 없어요. 그 이상의 뭔가가 있어야 되죠. 아무리 노력해도 환자의 힘듦 자체를 다 해결해주지 못해요. 그 부분은 의학으로 해결이 안되요. 대부분 의사는 과학을 다룬다고 생각하지만 실은 과학은 30이고 나머지 70은 인문적, 사회적인 면이 차지한다고 생각해요. 환자와 대화를 통해 정서적인 괴로움을 풀어주려면 과학 이상의 뭔가가 필요하다는 거에요. 인문 사회적인 지식을 어느 정도 가지고 있는 게 좋겠죠. 또 의사 자신의 스트레스를 풀 수 있어야 하고. 바쁘다, 바쁘다 하는데 정말 내가 바쁜지 자문을 해 볼 필요가 있지. 물론 교육과정이 빡빡하지만 책을 못 읽을 정도는 아니라고 생각해요.”

 

Q. 마무리하며, 학생들에게 조언 부탁드려요.
“일단 여유를 가지도록 노력하세요. 지나고 보면 어느 순간도 바빠서 아무것도 못하겠다 그런 순간은 없어요. 의사들, 특히 수술하는 사람들은 즐겁고 기쁜 일이 있는데도 ‘너무 좋아할 때가 아니다, 가라앉혀야지.’하고 어려운 일이 있으면 ‘아냐 별로 어려운 일이 아니다.’ 생각하는거야. 감정의 진폭이 없이 항상 제어하는 거지. 좋을 땐 기뻐서 소리도 질러보고 슬픈 땐 울고 감정이 있어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니까 생활이 지루해지는 것 같아요. 풀어지고 싶을 때 풀어지려면 필요한 게 여유에요.
또 정말 중요한 건 학생 때 아무리 바쁘고 힘들어도 자기 것을 찾아야 한다는 거에요. 의대생으로서 뿐만 아니라 앞으로 어떻게 살 것이고 내가 뭘 좋아하는지 정말 고민을 해봐야 해. 난 인턴 때 받은 돈으로 파이오니어 오디오를 사고, 너무 기뻐서 계속 레코드판 사모으고  레지던트때는 더 비싼 오디오를 샀어. 이렇게 살면 인생이 재밌어. ‘달라이 라마’ 읽으면서 행복을 찾지 말고 자기가 좋아하는 것을 찾아서 인생의 재미와 행복을 찾으세요.”

 

문지현 기자/중앙
<jeehyunm@e-mednews.com>

▲ “이건 신경외과에서 쓰는 수술도구인 포셉이에요. 몇 년 전에 교수님이 퇴임하실 때 선물로 드리려고 만든건데. 허리가 구부정한 사람 같은 느낌이죠? 구부정하지만 슬픈 게 아니라 뭔가 당당한 뒷모습이에요. 은퇴하시는 뒷모습을 슬프게 보지 않고 굉장히 희망적이고 다음사람들에게 뭔가를 넘겨주는 느낌으로. 양현모씨가 찍어준 건데, 그분도 굉장히 좋아했어.”

우리학교 MT는 여기로!

- 전국 학교 유명 엠티장소들

 

충청

■ 무주


여름엔 래프팅, 겨울엔 스키. 방학만 되면 사람들을 끌어당긴다. 여름과 겨울 모두를 가져가는 이 마력의 무주는 누구나 한 번쯤은 가보고 싶어하는 최고의 엠티장소

■ 대천해수욕장


남녀가 삼삼오오 모이는 곳으로 더 유명하지만 엠티장소로도 좋다. 주말에 가격이 올라간다는 점은 옥의 티. 하지만 학교사람들과 함께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면 그걸로 충분하다.

 

서울/경기

■ 대성리


수도권 대학생이라면 엠티의 기본장소는 당연히 대성리. 주변에 많은 계곡들도 자리잡고 있고 북한강에서 물놀이도 충분히 즐길 수 있다.

■ 강화도


수도권 내에서 가는 엠티로 양평, 대성리가 질린다? 그럼 강화도를 추천한다. 바닷가라 회도 즐길 수 있고 갯벌도 구경할 수 있다는 것이 특이사항.

 

강원

■ 강촌


강원도 엠티의 진리라고 하기엔 강촌에 질린 사람들에겐 미안하지만 어쩌겠는가. 구곡폭포, 강촌유원지, 많은 물놀이 시설들은 사람들을 유혹하기에 충분하다.

■ 남이섬


강촌 바로 옆에 있는 남이섬은 사시사철 언제든지 가도 좋다. 물론 연인들에게 더 인기가 좋은 곳이지만 엠티 다음날 한바퀴 둘러보는 것도 괜찮은 선택.

 

전라

■ 강천사 계곡


비교적 가까운 거리에 있고 여름의 더위까지 식힐 수 있다면 그곳은 엠티장소로 최적의 장소. 곳곳에 숨어있는 볼거리까지 금상첨화가 아닐까 싶다.

■ 무등산


답답한 도심을 떠나고 싶은가? 그렇다면 당장 무등산으로 떠나라. 건물숲보단 진짜 숲에서 마시는게 더 맛도 좋은 법.

 

제주

■ 김녕해수욕장


코발트 빛의 깨끗한 바다와 질좋은 모래의 김녕해수욕장. 사실 제주도는 어딜 가나 국내 최고의 엠티장소...

 

경상

■ 경주


멀지도 않고 보문단지라는 좋은 숙박장소도 있다. 사실 여름보단 벚꽃피는 봄이 더 좋지만 여름에 물놀이 즐기기에도 안성맞춤.

■ 송정해수욕장


광안리? 해운대? NO! 맨날 가는 곳과는 다른 해수욕장에서 한번 놀아보자. 옆에 있는 용궁사는 플러스 알파.

 

장진기 기자/울산

<showbu@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