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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4년이 된지도 두 달이 지난 3월, 첫 신문으로 인사드립니다.


저는 올해로 본과 3학년이 됩니다.
제게 2014년 3월은 새해 시작의 열기도 식었고, 본과를 시작할 때의 포부와 의욕도 잃어버린 때인 것 같습니다. 새학기, 새로운 시작을 하는 설렘과 흥분 속에 신문을 집어든 분도 계시겠지만 대개는 저와 같은 상태인 분들이 많지 않을까 조심스럽게 생각해 봅니다.
시간이 흐를수록 만사에 시들해지는 저와 주변 친구들의 모습을 보며 이 모든 것이 ‘적응’의 결과라고 생각했습니다. 이제 해볼만큼 해보고 알 만큼 아니까, 익숙해져서 그런 것이라구요. 제 친구들 중에서는 심한 신체적, 정신적 스트레스를 받지 않게 된 것에 대해 긍정적으로 생각하는 경우도 많았죠.
며칠 전 읽었던 <질병의 탄생>이라는 책의 구절을 소개합니다.
‘실제로 수렵채집인이 농경 생활자보다 더 건강했다는 증거들이 많이 있다. … 농경 생활 이후에 주된 영양 섭취원인 곡물은 칼로리는 제공해 주지만 다양한 식단을 세공해 주지는 못했기 때문에 필수 영양소를 모두 포함하고 있지는 못했다. 따라서 농경 생활자들은 구루병이나 각기병, 혹은 펠라그라나 괴혈병 등 비타민 결핍으로 생기는 병들을 앓곤 했는데 이러한 병은 수렵채집인에게는 발견되지 않았다. …  영양실조에 의한 치아 에나멜 결손이나 철결핍성빈혈 그리고 감염성 뼈질환이 몇 배 더 많았고 수명 또한 짧았던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집단으로 한곳에 정착해서 생활하는 방식 때문에 나병, 결핵, 말라리아 같은 전염성질환에 걸리기도 쉬웠다.’
수렵채집인이 농경생활을 시작하는 것은 역사의 ‘발전’이라고 불리는 과정입니다. 사람들의 상상 속 수렵채집인의 모습은 흔히 말하는 ‘야만인’의 모습이 아닐까 싶습니다. 사냥을 실패한 날에는 끼니를 굶을 수 밖에 없는 불안정한 생활을 하는 궁핍한 모습이 그려집니다. 동물을 사냥하면서 부상을 당하거나 죽는 경우도 많았겠지요. 그렇지만 뚜껑을 열어보니 그들이 더 균형잡힌 식사를 하고 있었고 건강한 삶을 영위하고 있었던 것입니다. 인류가 농경생활을 선택한 가장 큰 이유는 ’안정’일 것입니다. 그렇지만 동시에 영양 불균형, 전염병에 대한 노출, 노동력 확보를 위해 더 많은 아이를 낳고 길러야 하는 등의 어려움도 동시에 찾아왔습니다. 우리가 ‘발전’이라고 바라보고 있는 현상이 늘 좋은 결과만을 불러오는 것은 아니었던 거죠.
지금 저의 상황도 이와 마찬가지인 것 같습니다. 2년간의 본과생활 끝에 찾아온 적응, 또는 순응. 조금 근사하게 포장해보자면 성숙. 스스로의 안정을 위해 이루어진 그 과정이  저의 상상력을 아주 좁은 감옥에 몰아넣은 것은 아닐까요? 모든 자극에 무뎌지게 만들어 새로운 자극마저 받아들이지 못하게 사고를 마비시킨 것은 아닐까요? 대학생활을 시작하던  서투른 천둥벌거숭이이던 저는 새로운 영감으로 매일을 이어나갔고, 본과에 진입한 직후 혼란과 스트레스에 시달리던 저는 다양하고 건강한 미래를 꿈꾸었습니다. 지금 돌아보면 코웃음치게 되는 그 때의 열정과 다짐들이 자신을 앞으로 나아가게 하던 원동력이  아니었나 생각이 듭니다.
개강하고 나니 일상이 잿빛으로 변해버린 것 같은 분들은 대학 새내기이던 자신을 돌아보시면 어떨까요? 손발이 오그라드는 것은 너무 두려워 마시구요.
그 때의 서투름을 너무 꾸짖지만 말고, 당시의 열정과 즐거움을 한 번 더 느껴볼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문지현 편집장
<editor@e-mednews.com>

'97호 > 오피니언' 카테고리의 다른 글

<사설> 연세의대의 교육개혁이 혁신이 되려면  (0) 2015.05.15

연세의대의 교육개혁이 혁신이 되려면

 

연세의대가 수십 년간 이어오던 상대평가제도를 폐지하고 새로운 교육 평가 방식을 도입한다. 개혁안의 골자는 모든 과목 성적에서 학점제를 폐지하고 ‘Pass or Non-pass’로 평가하자는 것이다. 임상실습교육도 강화하여 의학과 1학년부터 모형 환자를 활용한 교육을 실시한다. 학생의 연구활동에도 지원을 대폭 늘리며, 학생들은 이 모든 교육과정을 수료하면서 포트폴리오에 스스로의 학습에 관한 보고서를 남겨야 한다.  높은 성취도를 유도하기 위해 특정 과목에서 상위 25% 성적을 받은 학생에게 해당 과목에 ‘Honor’ 등급을 부여한다. 학생들의 가장 큰 우려인 대량 유급 사태의 발생을 막기 위한 제도도 마련했다. 2개 이하의 과목에서 ‘Non-pass’ 등급을 받은 학생은 재교육을 통해 다시 ‘Pass’ 등급을 받을 수 있다. 일종의 계절학기와 유사한 구제(救濟)제도인 것이다. 또 이미 유급한 학생의 경우에는 ‘Non-pass’ 등급을 받은 과목만 재수강하고, 남는 시간에는 상위 학년의 과목을 미리 이수할 수 있는 선이수제도(Advanced Placement)를 통해 학습 적응력을 높일 수 있다. 이처럼 예상되는 어려운 점들을 해결하기 위한 장치를 마련한 점이 인상깊다. 이러한 제도는 연세의대의 교육과정개발사업단이 3년의 연구 끝에 만들었다. 사업단의 연구진만 60여명에 달한다고 하니, 과연 연세의대의 교육에 대한 열정을 엿볼 수 있다.

전국에서 최초로 시행하는 교육제도인 만큼 여전히 걱정의 목소리는 많다. 첫 번째로 대부분의 학생들은 ‘Pass’하는 것에 안주해버릴 것이라는 예상이다. 또 현재 대부분의 의과대학에서 실시하는 선택실습제도도 많은 학생들이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과연 연구 활동 확대와 포트폴리오 작성 등이 제대로 자리를 잡겠냐는 회의적인 시각도 있다. 예상되는 문제점들에 대한 걱정 때문인지 의학교육을 주도하는 현직 의대 교수들부터 의대 학생들 중 일부까지 보수적인 의대 교육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경우가 꽤 많다.

미국 상위 25개 중 대다수의 의과대학과 일본의 도쿄의대, 오사카의대, 교토의대에서는 이미 절대평가제도를 시행하고 있다. 실제 연세의대도 이러한 학교들을 직접 찾아가 보고 벤치마킹했다고 한다. 연세의대의 교육 제도가 국내 최초라고는 해도 전 세계에서 유래를 찾아보기 힘든 유별난 제도는 아니란 것이다. 다만 국내에 41개 의과대학이 거의 흡사한 교육제도를 시행하고 있는 상황에서 연세의대의 행보는 돋보일 수밖에 없다. 의료계 전반에 걸친 보수적 분위기를 고려하면 이러한 제도 개혁은 이미 준비과정에서부터 혁신(革新)이라고 볼 수 있다.

‘패러다임의 전환(Paradigm Shift)’을 불러일으킬만한 혁신을 위해서는 시행착오를 겪는 것은 불가피한 일이다. 많은 우려에도 불구하고 절대평가제도라는 혁신의 깃발을 들고 나선 연세의대에 박수를 보내는 이유이다. 연세의대가 논란을 불식시키고 수십 년째 답보 상태인 의학교육에 교육 제도 발전의 필요성을 역설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두뇌가 말랑말랑, 책 한 권 어때요?

 

늑대를 읽어보셨어요? 혹시 철학책은 키워보셨나요?

 

철학자와 늑대
마크 롤랜즈 저/강수희 역, 추수밭

 

이 질문만큼이나 늑대와 철학은 우리에게 어색하다. 미디어라는 체로 거른 후의 정제된 모습이 아닌 실제 모습은 더 그러하다. 때로는 낯설고, 심지어 겁을 주기도 한다. 그럼에도 이 책의 저자는 두 이질적인 대상을 따뜻하게 바라보고 있으며, 그 시선을 따라가보면 독자들도 어느새 철학과 늑대에 친숙해지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철학교수인 저자 마크 롤랜즈는 어느 날 구멍이 난 삶의 부분을 채우기 위해 개로 둔갑한 늑대를 입양한다. 그의 늑대 브레닌은 목줄 없이도 나란히 걸을 만큼 인간과 가까워졌고, 작가의 삶을 가득 채우게 되었다. 그리고 늑대는 개의 가면을 쓰고 인간 세계에 어울려 살면서 거꾸로 우리가 인정하기 싫은 인간의 본질에 대해 성찰하게 한다.
‘우리는 동료 영장류를 바라보지 않는다. 예의주시한다. 계략을 짜고, 음모를 꾸미고, 확률을 따진다. 그러면서 상대를 이용할 기회를 호시탐탐 노린다. 우리 삶의 가장 중요한 관계가 이해득실에 따라 측정되는 것이다. 반면 늑대는 행복이 결코 계산으로 이루어질 수 없음을 알고 있다.’
글쓴이에 따르면, 대표적인 인간의 가면은 ‘행복 추구’였다. 지금까지 행복의 비결을 알려 주는 책들이 무수히 만들어졌는데도 우리는 왜 행복하지 않을까? 저자는 감각에 의존하여 만족스런 감정 상태를 행복하다고 착각하는 게 인간이라는 데 착안하여, 인류를 ‘행복중독자’라 칭한다.
‘늑대에게 중요한 것은 소유의 사실이나 소유의 정도가 아니다. 중요한 것은 어떤 종류의 늑대가 되느냐는 것이다.’
반면 다른 동물들, 말하자면 늑대는 감정이 아닌 실체, ‘토끼’를 쫓는다. 마크는 브레닌이 먹이를 잡건, 못 잡건, 사냥시간이 끝나면 눈을 반짝이며 환희에 젖는 걸 발견했고, 그로부터 즐거움과 불편함이 하나 될 때 비로소 행복이 완성된다고 주장한다.

 


방에 갇힌 여행자들에게

 

빌 브라이슨 발칙한 유럽 산책
빌 브라이슨 저/권상미 역, 21세기북스

 

책은 서론 없이 한 장의 차례를 지나 곧바로 시작되고, 별다른 결론 없이 끝난다. 보다 못한 역자가 후기를 끝에 남겨놓은 것으로 책이 마무리된다. 무슨 책인지 알기위해 차례를 훑어봐도, 이내 당황하게 된다. 각 챕터의 제목은 여행도시의 이름 하나뿐이다. 여행 가이드식 맛집 소개도 없고, 철학적 사유도 없으며 내용은 ‘발칙한 유럽 산책’이라는 제목에 충실하게, 저자가 유럽 각지를 여행하며 느낀 감상일 뿐이다.
‘스페인 어는 매우 섬세하고 낭만적으로 들리는 반면, 같은 말이라도 독일어로 읽으면 포로수용소의 기상 점호처럼 들린다.‘
‘리히텐슈타인은 모든 게 우스꽝스러운데 그 중 하나가 소시지 껍질과 틀니의 세계 최대 생산국이라는 점이다.’
‘거의 모든 것의 역사’로 유명한 저자 빌 브라이슨은 각각의 도시에서 며칠씩 머무르며 느낀 자신의 감상을 서술하고 있다. 파리, 벨기에, 로마, 스위스 등 친숙한 도시부터 예테보리, 함메르페스트, 소피아 같은 생소한 지역까지 다양하다. 비록 그의 눈으로 본 유럽의 모습은 이제까지 우리가 알고 있는 아름답고 낭만적인 모습은 아니지만, 직설적인 유머로 묘사된 가장 인간적인 유럽의 모습일 것이다. 책은 묘한 여운을 남기며 끝이 난다.
‘어쨌든 상관없다. 여행이란 어차피 집으로 향하는 길이니까.’
「더 타임스」에서 일할 때 네덜란드 출신의 동료가 있었는데, 하루는 그에게 반 고흐를 ‘반 고’로 발음하는지, ‘반 고흐’로 발음하는지 물었다. 그러자 그는 다소 단호하게 말했다. “아니, 아니, 빈센트 반….”까지 발음하더니 갑자기 나방이라도 목에 걸린 듯이 가래 뱉어내는 소리를 낸다.

 


세상만사는 다 그 자체일 뿐이고, 앞으로 무슨 일이 일어나든 그 자체일 뿐이다

 

창문 넘어 도망친 100세 노인

요나스 요나손 저/임호경 역, 열린책들

 

소설의 주인공 알란 칼손은 낙천주의자에 두려움이 없는 100세 노인이다. 세계를 헤집고 다니며 심지어 자신을 잡으러 온 형사가 들이 닥쳐도 커피한잔 줄 수 있는 여유가 있다.  세상을 살아가는데 있어서 두려움을 느끼는 이유는 스스로 그것을 감당하기 어렵다고 여기기 때문이고, 학습에 의해 두려움은 극복 할 수 있다는 것이 그의 신조다. 젊은 시절부터 범상치 않았던 알란은 24세의 나이에 스웨덴에서 폭탄제조로 자신의 집을 폭파시키며 긴 여정을 시작한다. 그 후 정신병원에 수감되고 물리적 거세를 당하며 내전, 스파이, 원자탄 개발 등 세계를 들쑤시고 다니게 된다.
그런 알란이 100세 생일을 맞아 새로운 인생을 찾아 떠나면서 이야기가 시작되는데, 해프닝과 백 년의 세계사가 교차하는 이야기를 보다 보면 코믹 로드 무비와 세계사 다이제스트를 동시에 보는듯한 기분이 든다. 엄청난 사건과 고난이 끝없이 이어지는 와중에도 낙천적이고 여유로운 태도를 유지하는 알란의 모습은 무엇이 진정한 행복인지, 그리고 행복한 삶을 살고자 하는 자유의지를 과연 그 무엇이 억누를 수 있는지 생각하게 한다.
정말이지 무엇이 정답인지 알 수 없었다. 뭐, 인생이 연장전으로 접어들었을 때는 이따금 변덕을 부릴 수도 있는 일이지……. 그가 좌석에 편안히 자리 잡으며 내린 결론이었다.

 

전영준 기자/중앙
<yjipnida@e-mednews.com>

솔깃해서 위태로운 소문의 심리학

 

자판기 효과라는 것이 있다. 2명 이상의 사람이 자판기 앞에 모여 비공식적인 대화를 나눔으로써 생기는 소문에 관한 이론이다. 자판기 주변뿐 아니라. 식당, 휴게실, 인터넷 블로그, 담배를 피우는 뒷길과 같이 사람들이 사는 곳, 일하는 곳 혹은 놀며 쉬는 곳이라면 어디든 소문은 만들어진다.
우리는 스스로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도 매일같이 크고 작은 소문을 듣고 말하며 퍼뜨린다.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루머 전문가이자, “루머사회”의 저자 니콜라스 디폰조 박사는 인간으로 태어난 이상 누구도 소문에서 절대 자유로울 수 없다고 말한다. 이 근본적인 상호작용이 흥미로우면서도 무서운 이유는 소문만큼 누군가를, 혹은 무엇인가를 쉽게 변화시킬 수 있는 것도 없기 때문이다. 사람들 간의 평판이 중요하게 작용하는 소규모 집단 내에서는 특히 더 그렇다. 한 취업 포털에서 직장인 1000여명을 상대로 실시한 설문조사에 의하면, 회사에서 소문에 시달려 피해를 본 경험이 있는 사람은 전체 응답자 중 47.9%. 이 중, 소문 때문에 직장을 그만둔 적이 있는 사람은 26.9%에 달했다.
이처럼 소문은 도처에 존재할 뿐 아니라 파고들어 사람들의 실질적인 삶까지도 쥐고 흔드는 힘이 있다. 누구나 쉽게 다룰 수 있기에 또 누구든 쉽게 찔려 상처를 입을 수도 있는 칼, 소문. 그 힘에 대해 심리학적 시선으로 바라보고자 한다.

 

소문은 어떻게 보편적인 인간의 특성이 된 것일까?

 

이는 인간의 핵심적인 본성 두 가지를 통해 해석이 가능하다. 심리학자인 수잔 피스케에 따르면 인간은 본질적으로 사회적 존재이다. 인간은 타인과 함께 살아가고 일한다는 점에서 동물과 쉽게 구별된다. 또한 인간에게는 세상을 이해하고자 하는 욕구가 있다. 우리는 어떤 상황에 직면했을 때 맥락을 찾고 의미를 부여하려는 특성이 있다. 주어진 상황을 헤치고 목표에 도달하기 위한 본능인 것이다. 소문은 이 두 가지 본성의 만든 산물이라 할 수 있다.

 

왜 사람들은 소문을 믿을까?

 

사람들은 그들이 이미 가지고 있던 선입견이나 경험과 소문이 일치할 때 그것에 보다 더 확신을 가지는 경향이 있다. 소문을 받아들일 심리적 공간이 있어야 소문은 설득력을 가지고 마음을 울릴 수 있는 것이다. 소문은 애매하거나 위협적인 상황에서 탄생하는 경우가 많은데, 그 내용이 상황에 대한 두려움과 염려에 부합할 경우에 사람들은 더 쉽게 그것을 진실로 받아들이게 된다.
한편 우리는 매일 듣는 모든 소문을 확인하는데 시간과 노력을 투자할 수 없다. 나와 직접적으로 관련되지 않은 소문에 대해서는 진실 여부를 확인할 필요성을 느끼지 않으므로, 소문의 진위성에 대해서는 판단을 유보하는 것이다.

 

소문은 어떻게 다뤄야 할까?

 

우리는 소문의 사실여부를 분명히 알 수 없는 상태에서 행동을 취해야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이럴 때는 소문을 들었을 때 그것이 사실로 판명될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를 따져보도록 하자. 사건이 사실일 상대적 빈도가 높을 경우에만 그 소문에 따라 행동하는 것이 좋다.
더불어 주변의 소문들에 대한 다른 방면으로 생각해보는 것도 필요하다. 왜 이런 소문이 나돌고 있는 지, 소문에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거나 악의가 있지는 않은지, 그리고 내가 그 소문의 주인공이라면 나는 과연 어떤 생각과 기분이 들지를 한번씩만 생각해 본다면 떠도는 소문에 대해 어떤 태도를 취해야 하는지 어렵지 않게 결정할 수 있을 것이다.

앞서 살펴보았듯이 소문은 인류의 사회적 특성, 궁극적 이해에 대한 특성을 반영한다. 따라서 소문을 이해한다는 행위는 곧 소통이다. 소문의 행간에서 사람들의 근심과 신념, 그리고 두려움을 읽어 내는 것이다. 소문을 제대로 이해함으로서 스스로를 바라보고 나아가 세상과 인간의 본질을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주현진 기자/중앙
<0355660@e-mednews.com>

사주로 건강을 점친다?

97호/문화생활 2015. 5. 15. 15:44 Posted by mednews

사주로 건강을 점친다?

 

유전공학과 의학의 발달로 건강과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미 예로부터 간단한 정보를 가지고도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해 왔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사주명리학’이 바로 그것이다. 혹자는 그게 무슨 얼토당토 않는 소리냐 반문 할 것이다. 그러나 당나라 말부터 발전해 온 사주명리학이 1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50세에 위궤양에 걸릴 수 있으니 조심해라.” 시기와 질병까지 자세하게 예측하는 사주에서의 진단. 과연 어떤 과정과 근거로 진단까지 도출해 내는 것일까?


사주명리학이란 무엇인가

 

사주명리학은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로 나타내고, 이것의 음양오행 배합과 상호관계로 그 사람의 운명을 판단하는 동양철학의 한 분야이다. 하늘과 기둥을 뜻하는 천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의 10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12자로 표현된다. 즉, 개인이 태어나는 그 시점에 우주(하늘과 땅)이 갖는 기운, 오행이 개인의 기질로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사주(四柱)란 천간과 지지가 결합해 만들어진 육십갑자가 생년월일시 순서로 세로쓰기하여 적어 놓으면 4개의 기둥이 서 있는 형상과 같다 해서 붙여졌으며, 4개의 기둥에 각각 두 자씩 적혀 있다 하여 팔자(八字)라고 한다. 
이렇게 사주팔자는 생년월일시인 천간과 지지. 그리고 각각의 천간과 지지에 해당하는 오행(五行)을 바탕으로 해석된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로 만물을 생성하고 변화시키는 요소로 각 성분에 따라 관장하는 인체의 부위도 다 다르다. 오행은 생극제화(生剋制化)의 원리에 따라 상호작용을 하는데, 생(生)은 성질을 돕는 것을 말하며, 극(剋)은 해당 성질을 자극하고 억누른다는 의미다. 제(制)는 극과 비슷하지만 적절하게 극이 되어 통제하는 것이고 화(化)는 성질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호 작용에 가지고 있던 오행이 합쳐지거나 충돌하기도 하며 오행의 성질이 변화하고 이는 사주 해석의 바탕이 된다.


오행의 과다와 고립이 질병을 만든다

 

특히 사주명리학에서 질병은 오행 중 특정한 성분이 고립되거나 과다할 경우 해당 오행이 관장하는 인체 부위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오행의 고립과 과다 또한 오행의 생극제화를 기본으로 각각의 성질 변화를 해석된 후 분석한다. 오행의 ‘고립’이란 사주 원국에서 어떤 오행이 다른 오행들에 둘러 싸여 있을 때를 말한다. 예를 들어 ‘火’가 3개의 ‘水’에 둘러 싸여 있으면 서로 상극인 물에 의하여 불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 ‘火’에 해당하는 소장, 심장 쪽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오행이 ‘과다’할 때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오행의 과다는 특정 성분이 4개 이상, 점수로 50점 이상일 때를 말한다. 같은 오행이라도 연령대에 따라서 개수에 대한 해석이 다르며 이는 연령에 높아질수록 신체 기능이 저하됨이 반영된 것이다.
오행의 점수는 ‘오행점수론’을 통해 자연의 성질과 내부의 상호 작용을 반영하여 매겨진다. 점수는 천간과 지지가 각기 다르게 매겨지는데, 천간은 지지와 달리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연간 10점, 월간 10점, 일간 10점, 시간 10점으로 모두 동일하게 점수가 배분된다. 반면 지지는 계절에 따라 다르고, 하루 동안에도 시간에 따라 태양과 달의 기운이 달라지기 때문에 점수 배분이 복잡하다. 변화가 가장 적은 연지는 10점, 사주팔자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차지하는 일지는 15점, 하루 동안 기온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시지는 15점을 할당한다. 사주에서는 계절 변화에 따른 오행의 변화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계절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월지에는 30점으로 가장 큰 점수가 배분된다.
월지의 점수 책정은 훨씬 더 복잡하다. 월지의 종류에 따라, 해당 월지의 날씨 변화에 따라서도 점수는 달라지는데, 일례로 월지가 신금(申金)이고 8월인 경우를 보자. 8월의 날씨는 중순까지는 덥고, 8월 하순에 들어서면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이 시작된다. 따라서 월지가 신(申)인 경우 해당하는 오양의 성분은 금(金)이나 8월 15일까지는 화(火) 30점으로 계산을 하고, 8월 25일까지는 화(火) 15점, 금(金) 15점, 26일 이후 부터는 금(金) 30점으로 계산한다. 이처럼 사주에서는 시기 별 오행의 흐름과 오행의 상호작용까지를 고려해 건강 문제를 점친다.

 

질병은 언제 발생하는가

 

질병의 발병 시기는 오행 자체의 갖는 기질적인 특성 뿐 아니라 여기에 ‘대운’과 같은 전체적인 운세의 흐름도 더해져 언제쯤 특정 성분이 더욱 고립되거나 과다하게 되는가로 파악 하게 된다. 그 밖에도 사주 원국에 전혀 없거나 아주 약한 오행 혹은 지장간(地藏干, 땅과 하늘에 간직되어 있는 기)에 숨어 있는 오행이 대운에 들어오면서 사주 원국의 다른 오행들에게 극을 당하거나 공격을 받을 때에도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대운이란 인생에서 장기간 큰 영향을 미치는 운으로 10년을 주기로 변화하는 운의 흐름이다. 쉽게 말해 앞서 본 사주가 자동차라면 대운은 그 자동차가 주행하는 도로라고 할 수 있다. 즉 사주가 좋아도 대운이 나쁘면 어려움과 막힘이 있고 사주가 나빠도 대운이 좋으면 영향이 미미하게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고유라 기자/서남
<youzr-_-a@e-mednews.com>

존엄하지만, ‘덜’ 존엄한 생명들

 

 

 

▲ 이탈리아 동물 보호 단체 ENPA의 동물실험 반대 광고

 

생명은 존엄하다, 혹은 그렇다고들 한다. 자본주의 사회에 이르기까지 인간이 개발한 무수한 화폐 단위 중 그 어느 것도 생명의 가치를 매기지 못했고, 눈앞의 생명을 해치는 것은 내일 해가 서쪽에서 뜨더라도 여전히 비윤리적인 일이 될 것이다. 난자와 같이 심지어 생명이 될 가능성만 있더라도 생명에 걸맞은 대접을 받을 수 있다는  것이 요즘의 분위기이다. 그 정도로 생명은 무겁다.
물론 지금까지 말한 ‘생명’은 인간의 생명만을 말한다. 동물은 그렇지 않다. 실험용 생쥐를 마음껏 조작하고 죽여도 되는 가격은 만원이며, 복제 양 ‘돌리’가 이 세상을 다녀간 지도 10년이 넘어 간다. 생명은 존엄하지만, 동물 생명은‘덜’존엄하다. 도대체 어디서부터 이러한 관념이 시작된 것일까?

 

벗어나기 힘든 갈레노스의 그림자

 

생체 실험 및 해부의 시초라면 갈레노스를 꼽을 수 있을 것이다.갈레노스는 동물로부터 얻은 자료를 바탕으로 광범위한 생리학적 학설을 수립하고 인간에 대한 관찰로 연결시키는 데에까지 나아갔다.
그는 인간을 이용하여 연구를 해보고 싶었지만, 그 당시에도 죽은 인간의 해부는 로마 주교에 의해 금지되어 있었다. 이에 갈레노스는 염소, 돼지, 원숭이 등에 칼을 대기 시작하는데, 이는 인간에 대한 연구를 동물에서 먼저 하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윤리적으로도 당연하다는 관념을 낳게 된다.
오늘날까지도 동물 실험 찬성론자들은 그가 동물을 이용해 의학의 발전에 기여했다는 점에 큰 의미를 부여한다. 물론 갈레노스가 그 동물 연구들을 바탕으로 주장한 4 체액설과 그 체액의 순환에 대한 학설 등은 대부분 틀렸으며, 이후 르네상스가 오기 전까지인 약 1,500년간 의학의 발전을 가로막는 역할을 했다는 점은 자주 간과된다.
베살리우스와 하비가 인체에 대해 올바른 설명을 제시하며, 드디어 의학이 갈레노스의 그림자를 벗어나 빠르게 성장하기 시작한다.
불행하게도 그러한 발전은 오래가지 못했다. 근대 실험의학의 시조로 불리는 베르나르는 어떤 병이 동물에게서 재현될 수 없다면 그 병은 존재하는 것으로 볼 수 없다는 명제를 동료 과학자들에게 성공적으로 설득시켰다. 그때까지 축적된 임상 자료만으로도 그것이 말도 안 되는 것임을 충분히 알 수 있었을 텐데도 그는 “의사는 병원을 떠나 실험실로 가야 한다, 그것이 진정한 의학이다”는 주장을 폈다.
갑작스럽게 동물 실험이 크게 유행하기 시작했고, 산업혁명이 진행되는 동안에도 의학 연구에 대한 투자금은 동물 연구비로 들어갔다. 에디슨은 결핵균에 의해 부신에 이상이 생긴 환자들을 관찰하고 오늘날의 에디슨병(Addison`s Disease)에 대해 기술하였지만, 연구자들이 동물의 부신을 아무리 떼어도 같은 증상을 찾아내지 못했기에 이 병은 30년간 존재하지 않는 것으로 취급 받았다. 그렇게 동물 실험은 늘 의학의 퇴보와 함께 해 왔다.

 

동물의 권리를 낮게 본 서양 철학

 

아리스토텔레스는 모든 사물의 존재를 네 가지로 설명하였다. 형상인, 질료인, 목적인, 동력인 등이 그것이었는데, 여기서 목적인은 어떤 사물이 생성되는 궁극적인 목적을 뜻한다. 그리고 그는 식물이 동물을 위해 존재하며, 동물은 인간을 위해 존재한다고 보았다. 동물이 음식, 가죽, 뿔 등으로 사용되던 당시로써는 그렇게 생각할 수 있었는지 몰라도, 그 이후의 서양 철학사 전반에서도 동물의 권리는 낮게 평가된다.
프랑스 합리론의 대표 주자였던 데카르트는 절대적으로 확실한 것을 찾기 위해 모든 존재를 철저히 회의하고 의심했고, “생각한다, 고로 나는 존재한다.”는 문장과 함께 근대 철학을 열었다. 그런 그가 동물을 정신이나 영혼이 없는 존재로 보았다는 것은 크게 놀랍지 않은 일이었다. 그는 동물의 고통이나 비명 등은 진정한 것이라고 생각하지도 않았고, 마취 없이 동물 실험을 행하면서도 아무런 양심의 가책을 느끼지 않았다.
데카르트의 뒤를 이어 독일 관념론을 시작한 칸트 역시, 이성을 가지는 인간의 이익은 그렇지 않은 동물의 이익보다 우선적으로 고려되어야 한다는 주장을 옹호했다. 다행히 그는 동물을 잔혹하게 대하는 것은 반대했는데, 사실 이는 동물을 위해서가 아니라 인간의 품위를 걱정했기 때문이었다.

 

뒤늦게야 제기된 윤리 문제

 

그렇듯 서양 철학은 동물 실험에 대한 윤리적 문제를 제기하는 대신 동물들의 생명을 희생해도 되는 정당한 근거로 더 크게 작용하는 가운데, 뒤늦게야 동물 실험을 반대하는 움직임이 시작되었다. 다윈은 진화론을 통해 동물은 인간의 불완전한 초안이 아님을 분명히 했다. 잔인한 동물 실험이 정당화되는 것은 아니라고 생각한 것이다. 그의 주도 하에, 1876년 동물 실험을 규제하는 동물 학대법이 최초로 제정되었다.
공교롭게도, 최초로 동물 생체 해부 반대 협회를 설립한 것은 베르나르의 아내와 딸이었다 (1883년). 베르나르의 끔찍한 동물 실험에 치를 떤 이들은 길거리를 헤매며 길 잃은 개를 찾아 다녔는데, 혹여 베르나르의 손에 들어가 실험을 당하는 것을 막기 위해서였다.
한편 영국에서는 1903년부터 1910년까지 ‘갈색 개 사건 (Brown Dog Affair)’을 통해 생체 해부에 대한 논란이 전국적으로 지속되었다. 의과대학 학생이 개를 해부하는 과정에서, 충분한 마취 없이 잔인하게 진행되었다는 주장이 제기된 것이다. 동물 실험 반대론자들은 갈색 개의 동상을 세우고 기념물로 제정하였지만 의대생들은 반복적으로 이 기념물들을 파괴하곤 했다. 이 논란은 전국으로 퍼져 국론 분열을 야기하였으며, 동물 실험 반대론자들이 갈색 개 인형을 들고 행진을 하기도 했다 (갈색 개 폭동).

 

 

윤리적 문제이든, 실용적 문제이든

쿤데라는 그의 저서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에서 “인간의 참된 선의는 아무런 힘도 지니지 않은 사람들에 대해서만 순수하고 자유롭게 베풀어질 수 있다.”고 썼다. 인간이 정말 선한지 확인하려면, 아무런 대가가 없을 때 인간이 어떻게 행동하는지 봐야 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인류의 진정한 도덕적 실험, 가장 근본적 실험, 그것은 우리에게 운명을 통째로 내맡긴 대상과의 관계에 있다. 동물들이다. 바로 이 부분에서 인간의 근본적 실패가 발생하며, 이 실패는 너무도 근본적이라 다른 모든 실패도 이로부터 비롯된다.”고 썼다. 그렇듯 우리가 인간의 건강을 위해 동물의 생명을 마구잡이로 희생하는 것은 인간의 추한 단면을 단적으로 드러내는 단상일 수도 있다.
윤리적인 고민을 떠나 현재 동물 실험이 과연 실용적으로 의미가 있는가 하는 주장도 제기된다. 일부 과학자들은 동물 실험은 비참하리만큼 엄청난 대가를 지불하고서도 실패하였으며, 인간에게 실제로 해롭기까지 하다는 주장을 펼친다. 동물 실험 결과를 바탕으로, 인체 실험결과를 예측하는 것은 여전히 매우 어려운 일이며, 이는 동물과 인간이 전혀 다른 생명체이기 때문에 당연한 일이라 주장하는 것이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여전히 많은 동물이 신약 개발에 사용 되고 있지만 과거에 비해서는 엄격한 윤리적 기준이 적용되고 있다. 또한 세계적으로 많은 국가가 단계적으로 화장품 등에 대한 동물 실험을 단계적으로 축소하거나 폐지해 나가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정세용 기자/연세
<2bleDOWN@gmail.com>

내 몸부터 체크하세요!

97호/문화생활 2015. 5. 15. 15:42 Posted by mednews

내 몸부터 체크하세요!

- 속옷 바르게 입기

 

여성들이 사춘기를 지나면서 몸에 여러 가지 변화가 생김과 동시에 새롭게 경험하는 것은 바로 속옷 착용이다. 사춘기 이후에는 거의 평생 착용하게 되는 것이 바로 브래지어다. 몸과 가장 밀착되어 있으면서 일상생활의 많은 시간을 입고 지내기 때문에 ‘올바르게, 잘’ 입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 하지만 생각보다많은 여성들이 자신의 몸의 대해서 잘 모르고 이 때문에 잘못된 브래지어 선택으로 신체적 고통을 호소하기도 한다. 나이가 들면서 브래지어가 주는 고통은 호흡곤란에서부터 요통에 이르기까지 다양하다. 팬티는 어릴 때부터 입어서 익숙하겠지만 최근들어 팬티의 디자인이 다양해지고 있으며 생식기와 바로 닿는 것을 고려하여 건강한 속옷을 고르는 것이 중요하다. 지금 당장 거울 앞에 서서 자신의 몸을 다시 한 번 사랑스럽게 관찰해보고 가지고 있는 속옷들이 나의 몸을 위한 속옷인지 확인해 보길 바란다. 남성들도 이번 기회에 여성들의 몸에 대해서 이해해보고 여자 형제나 여자 친구를 진정으로 위한 좋은 속옷을 하나 선물해 보는 것은 어떨까.

 

1. 엉덩이와 가슴, 다시보기

 

브래지어 선택의 가장 첫 번째 단계는 바로 정확한 사이즈 측정이다. 국내에서 나오는 브래지어는 ‘75A’와 같이 숫자와 영어 문자가 같이 표기되어 있다. 이 때 숫자는 밑가슴 둘레, 알파벳은 컵의 크기, 소위 우리가 가슴의 사이즈를 얘기할 때 크다 작다고 하는 기준에 해당한다. 컵의 크기는 밑가슴 둘레와 윗가슴 둘레의 차이에 따라 결정된다. 일단 밑가슴 둘레는 봉곳하게 솟은 가슴의 바로 아래를 측정한다.이 때 정확히 수평이 되어야 하므로 사실상 혼자서 측정하는 것보다는 주위의 도움을 받아 측정하는 것이 정확하다. 국내에서의 브래지어 사이즈에서 밑가슴 둘레는 5cm 단위로 늘어나는 데 1-2cm 내외에 자신의 사이즈가 있는 것을 고르는 것이 좋다. 윗가슴 둘레는 쉽게 말해 가슴의 가장 큰 둘레는 재는 것이다. 턱의 중앙에서 자신의 머리크기만큼 아래의 위치에 유두가 위치하도록 가슴을 올리고 측정한다. 이렇게 해서 측정된 윗가슴 둘레에서 밑가슴 둘레를 빼면 자신의 컵 사이즈가 된다.
엉덩이의 경우 가장 큰 둘레를 재면 된다. 국내에 시판되는 팬티 사이즈의 경우 85cm 에서부터 5cm 단위로 커지게 되는데 이 때 자신의 사이즈가 1-2cm 내외에 해당하는 것으로 고르는 것이 좋다.

 


2. 브래지어 첫걸음

 

<컵사이즈 표>

 

브래지어를 제대로 골랐다면 착용하는 것은 다음으로 중요한 단계이다. 제대로 착용해야 가슴의 모양도 예쁘게 유지될 수 있고 몸도 훨씬 편안하다. 일단 브래지어의 어깨끈을 넉넉하기 늘인 후 어깨에 걸친다. 45도 인사하듯이 가슴을 살짝 숙인 상태에서 가슴을 컵속에 모은 후 뒤에 후크를 채운다. 후크를 채울 때 거울을 보고 수평이 되는지 확인하자. 후크를 채운상태에서 컵 속에 가슴을 올바르게 위치시킨다. 이 때 밑가슴으로 빠져나오거나 겨드랑이로 빠져나온 가슴이 없도록 쓸어모아 컵속으로 넣도록 한다. 마지막으로 어깨끈의 길이를 조정한다. 너무 꽉 조이면 활동 시 브래지어가 올라가게 되며 어깨 결림이 생길 수 있으므로 자국이 남지 않을 정도로 단단히 조이면 된다. 참고로 불편함을 감소시키기 위해 수평이었던 브래지어를 뒤에서 살짝 아래로 잡아당기면 훨씬 몸이 가볍다.
밖에서 돌아와 집에서 쉴 때는 되도록 브래지어를 벗어두는 것이 좋은데 가슴 주변에 림프절이 많아 순환을 돕기 위함이다. 혹자는 브래지어를 하고 있지 않으면 가슴의 모양이 흐트러질 것을 우려하는 데 이는 아직 정확한 근거가 없는 이야기라고 한다.

팬티의 기본적인 목적은 생식기를 외부 노출에서 보호하기 위함이므로 엉덩이를 충분히 감싸고 생식기와 닿는 부분이 부드럽고 적당히 넓은 것이 좋다. 여성들이 바지를 입을 때 힙 라인이 겉으로 드러나는 것을 피하고자 Thong을 입는 경우가 있는데 가끔은 괜찮지만 잦은 착용은 생식기에 무리를 주어 염증반응을 일으킬 수 있으니 주의하도록 한다. 힙 라인이 신경쓰인다면 심리스 라인을 입어보자. 엉덩이는 감싸주어 라인을 살리면서도 겉으로는 드러나지 않아 편하면서도 아름답다.

 

3. 보정속옷

 

요즘에는 자신만의 속옷을 주문하여 제작하는 보정 속옷이 떠오르고 있다. 신체의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여 결점은 보완하고 장점은 부각시켜 전신 성형을 한 것 같은 효과를 주기도 하고 가슴의 사이즈도 변화된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보정속옷의 기능성이 특화되면서 자세를 고려한 보정 속옷도 판매되고 있다.

 

♣  확인해 보세요.

 

·컵이 가슴을 중간을 파고들어요 ⇒ 컵 사이즈를 늘려보세요
·서 있을 때 컵의 위쪽이 떠 있어요 ⇒ 작은 사이즈를 착용하세요.
·브래지어 옆 겨드랑이 쪽으로 살이 삐져나와요 ⇒ 조금 삐져나온 것은 괜찮아요. 활동하다보면 살이 움직여 없어진답니다. 하지만 너무 많이 삐져나온다면 사이즈 측정을 다시하세요.
·브래지어가 자꾸 올라가요 ⇒ 어깨끈이 너무 짧게 조여져 있거나 밑가슴 크기가 실제보다 크게 측정되었을 수 있습니다.

 

조을아 기자/을지
<lovelyeac@e-mednews.org>

 

솔직히, 만화 좋아하시잖아요

97호/문화생활 2015. 5. 15. 15:39 Posted by mednews

솔직히, 만화 좋아하시잖아요

- 현실에 찌든 의대생의 가슴에 불을 지필 만화 3선

 

 

 

 

각종 영상매체에 의학 열풍이 불고 있다. 분기별로 하나씩은 꼭 나오는 의학 드라마는 시청률의 보증수표 역할을 톡톡히 해 주고 있다. 비교적 최근에 방영된 굿닥터, 골든타임, 닥터 진 등등에 빠져들어 시청한 의대생들도 적지 않을 것이며, 그 이전에 방영되었던 외과의사 봉달희, 뉴하트, 브레인, 하얀 거탑 등 모두가 이름을 기억하는 명작 드라마들도 있다.
의학을 소재로 한 매체가 인기를 구사한다는 것은, 대중들이 의사에 대한 환상과 미화된 이미지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하기도 한다. 처음엔 서투르지만 여러 가슴 절절한 사건들을 겪으며 결국 인성과 실력을 겸비해 많은 사람들의 목숨을 구해나가는 훈남 의사라니, 사람들의 마음에 불을 지필만 하지 않은가?
그러나 상대적으로 의료계의 현실에 가까이 서 있는 의대생들은 사실 드라마의 전개에 코웃음을 치게 되는 경우가 많다. 현실은 드라마가 아니기 때문이다. 우리의 미래에는 환자의 진심어린 감사보다는 욕설과 모욕이 가득할 것이고, 병원 안에서 미남미녀와의 풋풋한 로망스 그런 게 있을 수가 없으며, 앞으로 다가올 현실의 중압감은 가깝고 더욱 무겁다.
하지만 현실이 어떻건 우리에게도 취해 있을 마약이 필요하다. 의사가 되겠다고 다짐했던 그때 그 계기, 그리고 의대/의전원에 처음 발을 들일 때의 그 소중했던 인의와 패기를 잊어서야 이 힘든 생활을 성공적으로 지속할 수 없다. 그래서 여러분의 가슴에 다시 한 번 불을 지펴줄 의학만화들을 이 자리에서 몇 편 소개하려고 한다.

 

최초의 의학 만화, 데즈카 오사무의 ‘블랙잭’

현실성★ 감동★★ 작품성★★★★

 

‘철완 아톰’ ‘불새’ 등의 작가로서 일본 만화의 아버지인 데즈카 오사무의 작품이다. 데즈카 오사무는 오사카 제국대학 의학전문부를 졸업 후 의사 면허를 취득한 실제 의사였고, 당시의 경험이 ‘블랙잭’이라는 희대의 명작을 탄생시켰다. 다른 만화들에 비해 현실성이 많이 약하지만, 허구에서 어떤 교훈을 이끌어낸다는 점에서 가장 만화답기도 한, 만화의 아버지다운 작품이라고 할 수 있다.
의학을 소재로 삼았다는 점 보다는 의학 덕분에 탄생한, 온몸에 흉터가 가득한 무면허 의사 블랙?잭의 입체성이 감상 포인트가 될 수 있겠다. 외계인이 등장하는 등 허무맹랑하다고 여겨질 수 있는 에피소드가 많지만, 시대를 생각하면 의학적 고증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검은 망토를 두른 흉터투성이의 천재 외과의’ 캐릭터의 원조를 찾아보고자 하는 이에게, 혹은 만화의 아버지의 족적을 좇고자 하는 이에게 추천하는 만화. 1973년작, 전 10권 완결.

 

수염난 거구의 마초 의사, ‘Dr. 쿠마히게’

현실성★★★★ 감동★★★ 작품성★★★

 

대학병원 조교수 자리를 차버리고 신주쿠 뒷골목에서 없는 사람들의 희망이 되어주고 있는 마초의사 쿠마히게의 이야기. 블랙잭의 경우 어떤 사람이라도 무조건 살려낼 수 있는 신의의 기술을 가지고 있었지만, 쿠마히게는 실력은 뛰어나지만 어쩔 수 없는 하나의 인간이며, 그를 둘러싼 사람들의 죽음과 삶에 관한 인간적인 이야기를 다루고 있는 것이 특징이다. 시대적 배경 상 지금이라면 성차별이라고 난리가 날 대사와 행동이 가득하지만, 의사의 ‘휴머니즘’을 다룬 의학 만화의 원조라고 할 수 있는 만화이니 한 번 들여다볼 가치는 충분하다. 1986년작, 전 6권 완결.

 

Dr. 코토 진료소

현실성★★★ 감동★★★★ 작품성★★★

 

억울한 누명을 쓰고 섬으로 온 천재 외과의사 Dr. 고토의 이야기. 한국으로 비유하자면 도서 지역에서 근무하는 공보의와 비슷한 생활을 하고 있다고 상상하면 되겠다. 실제 이름은 고토지만 섬의 아이들이 Dr. 코토 진료소라고 간판을 만들어준 뒤 그냥 Dr. 코토로 불린다. 명예와 부 모두를 포기하고 한적한 섬에서 인술을 펼치는 Dr. 코토의 이야기가 절로 감동을 지어내는 수작이지만, 의사 하나와 간호사 하나로 운영되는 열악한 섬의 진료소라기에 증례는 어지간한 대학병원에서도 어려운 수준이라 헛웃음이 나올 때도 있다. 그러나 고증은 충실하다. 일본에서 드라마로도 만들어진 수작. 2000년 연재 시작. 현재 25권 미완.

모두 일본 만화라 안타까움을 자아내지만 의술에는 국적이 없는 법이다. 굳이 한국에서 의사, 의료를 소재로 한 만화를 보고 싶다면 현재 네이버 웹툰에 연재중인 고리타 작가의 <아프니까 병원이다> 그리고 2011년부터 2012년까지 같은 장소에 연재된 유성연 작가의 <나란의사 그런의사>를 추천한다.
의룡, Dr. 노구찌, 갓핸드 테루 등 여러 다른 테마의 의학 만화가 있지만 지면 관계상 소개하지 못하는 것을 아쉽게 생각한다. 솔직히 여러분 모두 만화 좋아하시지 않는가. 매너리즘에 빠진 사람이 있다면, 술 한 번 참아, 담배 끊어 아낀 돈으로 학업에 방해되지 않는 선에서 책장을 넘기며 마음을 다잡아 보는 것은 어떨까?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gmail.com>

‘Triple V ’로 보는 빅데이터

97호/의료사회 2015. 5. 15. 15:37 Posted by mednews

 

‘Triple V ’로 보는 빅데이터

- 거대함, 다양함, 빠른속도(Volume, Variety, Velocity)

 

 

위의 자료는 다음(Daum)사에서 제공하는 SNS 빅데이터 사이트인 ‘소셜 매트릭스’에서 ‘의대’라는 키워드로 검색한 결과이다. 검색결과는 한 달간 트위터와 블로그에서 작성된 ‘의대’라는 키워드에 대한 심리적 연관어의 순위를 매겨 그래프와 도표로 나타내었다. 연관 검색어를 자세히 보면 불합격(325건)>합격(215건)>빨갱이(138건)>끝내주다(136건)>충실하다(136건)등으로 나타났다. 또한 하루 단위로 보았을 때 사용 빈도나‘의대생’에 대한 생각이 긍정적인지 부정적인지 알 수 있었다.  
이렇듯 최근 빅데이터(big-data)라는 용어가 경제, 경영분야를 중심으로 다양한 분야에서 사용 되고 있다. 빅데이터라는 말이 유행하기 전에 이미 고객 데이터 추적과 수집 등 고객관리 일환으로 발생한 문자 그대로의 큰(big) 정보(data)를 지칭하는 일반 명사적 의미로 ‘big data(큰 정보)’를 사용하였다. 하지만 2011년도 세계적인 컨설팅업체 맥킨지(Mckinsey)보고서에서 저장만 하고 방치된 정보데이터나 그 기록들중 미래의 활용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정의한 후 고유명사 격으로 자리 잡고 큰 유행이 되었다. IT기기의 발전과 함께 무한정 생산되는 데이터를 적극 분석하기 위해 정의의 범위가 확장 된 것이다. 이러한 빅데이터를 흔히 거대한 크기(Volume), 다양한 형태(Variety), 빠른 이용 속도(Velocity)의 3가지 요소를 들어가며 설명한다. 이 3가지 요소를 각각 소개하고 이를 바탕으로 빅데이터의 응용 사례를 소개한다.

 

Volume(거대함) : 사소한 데이터도 저장, 표본 분석을 넘어서 전수데이터 분석이 가능
 
한국전자통신연구원(KETRI) 자료에 의하면 최근 컴퓨터, 인터넷, 스마트폰과 SNS의 발달로 데이터 생산을 가속하여 전 세계에서 2011년 한해에만 미국 의회도서관 저장 정보량의 400만배에 해당하는 1조8GB(기가바이트)를 생산하는 등 데이터가 폭증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규모 뿐 아니라 이를 뒷받침하는 데이터 입출력 기법의 발달과 데이터 저장 가격의 하락도 대형화에 영향을 주고 있다. 삼성경제연구소(SERI)에서 2010년 추산한 단위 저장량 당 하드디스크의 가격은 2000년의 1/80의 수준으로 떨어진 것을 알 수 있다. 따라서 그동안 저장 가치가 없어서 버렸던 매우 많은 양의 데이터가 본격적으로 축적되기 시작하였다. 그리고 저장 장치 규모의 증가로 인해 통계가 표본추출의 개념에서 전수분석이 가능하게 돼서 정보의 왜곡도 적어지는 효과도 나타났다. 이로 인해 최근 빅데이터에서 전수분석을 할 수 있는 새로운 데이터 분석 기법이 활발하게 개발되고 있다.

 

Variety(다양함) : SNS, 댓글, 사진, 전화통화 그리고 동영상까지도 분석 대상

 

시장 조사 업체인 IDC(Internati-onal Data Corporation)조사에 따르면 각 데이터가 크기와 형태가 다르기 때문에 기존의 방식으로 처리하기 어려운 경우가 90%이상인 것으로 나타났다. 즉, 설문조사, 각종 회계자료와 매출정보는 지금까지 많이 사용된 데이터의 종류지만 SNS 글과 댓글, 사진, 전화통화량, 전화 시간 데이터 그리고 동영상 등은 정의되거나 해석을 위해 축적된 데이터는 아니다. 따라서 이러한 형식의 데이터들은 전통적인 프로그래밍 방식으로 이해되기 어려워서 지금까지 축적하지 않거나 분석을 하지 않았다. 일례로 미국의 한 통신사는 매일 170억건의 휴대전화 통화 및 송수신 내역을 담은 데이터의 시간의 속성을 이용해 정보를 가공 한 후 교통 정책 분야에 적용시켰다. 서울시 교통정책과는 2013년 KT의 통화량 데이터와 서울시의 교통 데이터를 이용해 심야버스노선을 개선했다. 특히 통화량 데이터로 홍대, 동대문, 신림, 강남, 종로 순으로 유동인구가 많다는 것을 파악하고, 교통데이터로 심야택시 승하차 데이터를 분석해 유동인구를 위치 정보로 시각화하여 심야버스 노선을 만들어 운행하고 있다. 다른 예로 모바일 앱인 ‘텍스트앳’은 예전에는 특별한 데이터로 생각하지 않았던 10만명, 5억 개 이상의 카카오톡의 실제 내용을 바탕으로 자주 쓰는 말투나 단어를 바탕으로 메신저 상의 상대의 감정을 분석해 준다. 또한 상대방의 현재 감정 상태와 일별, 월별에 따른 감정 추이도 함께 보여준다.

 

Velocity(빠른속도) : 정보의 빠른 확산, 전파 속도 분석 그리고 정보의 생중계가 가능 

 

미국의 대표적인 블로그 뉴스인 허핑턴 포스트(The Huffington Post)에서 각 표준시간대별 2013년 새해 시작 직후 1초 당 트윗이 가장 많이 나온 나라로 1초당 트윗이 33,388개였던 대한민국과 일본을 꼽았다. 이렇듯 데이터 처리 속도가 분, 초 단위 이하로 단축되어서 특정 사건 발생과 SNS의 글 발생 속도를 연관시켜 분석해보면 사건이 얼마나 빠르게 확산되는지도 알 수 있다. 또한 데이터 입력, 처리속도가 실시간으로 가능해 지면서 데이터의 생중계(nowcasting)가 가능하게 되었다. 
 

이러한 빅데이터가 의학 분야에는 어떻게 적용 될 수 있을까? 예전에는 질병의 역학적 연구에서는 정부에서 제공하는 질병의 통계로 해당 질병의 전파 등을 예측해 왔다. 하지만 최근 이 틀을 깨고 구글(Google)의 독감 트렌드는 구글에서 매 주 단위로 독감과 관련된 검색어 수를 익명으로 수집하여 전 세계 국가 및 지역에서 독감이 얼마나 유행하는지를 알 수 있고 더 나아가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구글 독감 트렌드에서 예상 수치와 기존의 독감 유행 수준 지표는 유사함이 입증되어 2009년도 네이쳐(Nature)지에 실리기도 하였다. 이를 바탕으로 다른 질병에 대한 역학적 트렌드를 제시하는 노력이 시도되고 있다.

 

문선재 기자/중앙
<mgston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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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T 환자 방사선 피폭량

97호/의료사회 2015. 5. 15. 15:36 Posted by mednews

CT 환자 방사선 피폭량

 

기록·관리 사업 전국규모 시행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지난달부터 전국 의료기관을 대상으로 'CT(컴퓨터 단층촬영) 환자의 방사선 피폭량 기록·관리사업'을 실시 중이다. 이에 따라 환자는 CT 촬영을 할 때마다 인터넷에서 실시간으로 자신의 피폭량을 확인할 수 있게 됐다. 이 새로운 시스템은 국내 환자의 방사선검사 건수와 피폭량이 급증하면서, 정부가 방사선 노출에 대한 국민의 불안감을 해소하고 환자의 방사선 피폭을 합리적으로 최소화하는 등의 체계적인 관리 시스템을 만들기 위한 방편이다. 이번 시행 사업을 계기로 의료영역 내 방사선 피폭문제가 수면 위로 떠올랐다.

 

진단용 방사선 피폭량 51% 증가, 1인당 연간 피폭량은 CT가 56% 차지

 

식약처가 제공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 국민의 일인당 연간 방사선검사 건수는 2007년 1억 6천만 건에서 2011년 2억2천만 건으로 5년간 약 35% 증가했고, 진단용 방사선 피폭량 역시 2007년 0.93mSv에서 2011년 1.4mSv로 5년간 약 51% 증가했다. 특히 주목할 부분은 CT 촬영으로 인한 방사선 노출이었다. 전체 방사선 검사 건수 가운데 CT 촬영이 차지하는 비중은 2.8%에 불과했지만, 1인당 연간 피폭량을 보면 CT 촬영으로 인한 방사선 피폭이 절반 이상을 차지했다.
이런 증가 추세는 사람들의 건강에 대한 관심 증가와 노화에 따른 기대수명 증가, 과학적인 진단방법이 보편화되는 최근 의료경향이 모두 반영됐기 때문으로 분석된다.
하지만 피폭량 증가가 의료기관의 남용 때문이라는 지적도 만만치 않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이 지난달 식약처 자료를 입수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07년~2009년 전국 125개 병원을 대상으로 촬영부위별 환자의 방사선 피폭량을 조사한 결과, 한 번 CT를 찍은 부위를 한 달 안에 다시 촬영하는 환자가 한해 9만 명에 이렀고, 똑같은 흉부 CT를 찍었더라도 의료기관별로 방사선흡수량이 0.05~1.6밀리그레이(mGy)로 최대치와 최소치 간에 32배 차이가 났다.

 

민주당 이상민 의원 피폭량 기록·알림 의무화 하는 ‘의료법 개정안’ 발의

 

이러한 최근의 흐름에 급물살을 타, 1월 28일 민주당 이상민 의원은 “일선 의료기관이 수입을 늘리기 위해 보험 적용이 안 되는 고가의 검사를 부추기는 경우도 상당하다”며 ‘의료법 일부 개정법률안’을 발의했다. 개정안에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에 대한 촬영부위별 환자의 피폭관리기준 마련 △환자피폭관리기준을 넘을 경우 환자에게 고지 의무화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에 따른 피폭량, 검사기간 및 검사횟수 등 진료기록부 보존 의무화 등의 내용이 담겨있다.
이에 의료계는 ‘피폭량에 대해 환자에게도 어느 정도 정보를 줘야한다는 당위성에는 동의하지만 이를 법적으로 의무화할 경우 부작용이 더 크다’는 입장이다. 대한의사협회는 지난달 12일 “환자에게 진단용 방사선 발생장치 피폭량을 사전에 고지하면 환자들이 필요한 검사를 회피하는 부작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피폭량 고지를 권고사항으로 고려할 수는 있으나 법적 의무화에는 반대한다”는 내용의 의견서를 국회에 제출했다.
노 회장은 특히 방사선 피폭량을 환자에게 의무적으로 고지토록 규정한 것은 오히려 환자의 진료권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지적하면서 “수술을 하지 않고 환자의 몸 내부를 볼 수 있는 방법은 ‘영상진단’ 밖에 없기 때문에 방사선 촬영은 질병의 조기진단과 치유를 위해 반드시 필요한 의료행위인데, 단지 피폭량 관리에만 중점을 둔 규제조항이 신설된다면 오히려 환자의 방사능에 대한 공포심만을 조장해 환자가 꼭 필요한 방사선 검사와 진료를 받지 못하도록 하는 상황이 발생할 것”이라고 밝혔다. 방사선 피폭량 사전고지 의무화는 신속한 검사 진행을 방해할 수 있다는 점도 언급했다.

 

진단용 방사선검사 시 노출량은 복부 CT가 가슴 X레이의 100배

 

세계보건기구 WHO는 방사선 피폭을 1급 발암물질로 규정하고 있으며, 100mSV에 노출될 경우 1000명당 5명은 암으로 사망할 수도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그렇다면 실제 진단을 목적으로 촬영을 할 때 노출되는 방사선량은 어느 정도일까? 장비별로 차이가 있기는 하지만, 일반적으로 가슴 X레이가 0.1~0.3mSv로 가장 적고, 복부 CT가 10mSv 정도로 가장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신 암 검사로 알려져 있는 PET-CT를 한 번 찍으면 20mSv나 노출돼, 가슴 X레이 한 장을 찍을 때 피폭량인 0.2mSv의 200배가량 된다. CT 방사선 관리의 시급성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인체는 1000mSV이상 대량의 방사선에 노출되면 ‘급성 방사선 조사 증후군’이 나타날 수 있다. 이 경우는 전구증상기(식욕감퇴, 구역, 피로 등의 증상)를 거치고 1주일 정도의 잠복기를 지나서 주증상기를 겪게 되는데 방사선 노출량에 따라서 중추신경계 장애, 소화관 출혈, 조혈기관 기능저하, 암 발생 등을 보일 수 있다.
하지만 최근 의료장비 기술의 발달로 방사선 피폭량이 크게 줄고 있기 때문에 의료기기에 의해 대량의 방사선에 노출되기는 쉽지 않다는 것이 의료계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또한 병원에서 방사선검사를 시행할 경우에는 방사선 노출로 인한 피해보다 당장 치료가 우선인 경우가 대부분이고, 환자 개개별로 의학적인 상황과 감수성이 다르므로 일률적인 기준을 제시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실제 의학적 목적으로 방사선을 사용하는 경우에는 선량한도를 설정할 수 없다는 점도 간과할 수 없는 사안이다.

 

내 CT피폭량 어떻게 확인할 수 있나?

 

식약처는 우선 피폭량이 가장 많은 CT에 국한시켜 전국 1500여개의 병원에 환자 방사선 피폭량(환자선량)을 기록·관리하는 시스템을 구축한다. 이후 2015년부터는 일반 X-ray 촬영, 치과 X-ray 촬영 등으로 방사선 안전관리를 확대할 계획이다. 현재 시범사업 중인 병원에서 국가 환자방사선량 기록관리 체계는 아래와 같은 순서로 이뤄지고 있다.


① 환자가 의료기관을 방문한다.
② 의사가 누적된 환자선량을 ‘국가 환자 방사선량 DB(NPDD; National Patient Dose Database)’ 서버로부터 조회하고 방사선검사 여부를 결정한다.
③ 일반촬영, CT 등 진단용 방사선검사 전, 환자가 피폭 받을 방사선량에 대한 충분한 설명을 하고 동의를 구한다.
④ 식약처에서 배포한 환자선량 프로그램을 통해 검사에 따라 발생한 환자의 피폭선량을 산출한 후, 환자선량 정보를 NPDD 서버로 전송 및 환자에게 알린다.
⑤ 환자 개개인이 인터넷상에서 본인 인증절차를 거친 후, 자신의 선량 정보를 실시간으로 열람할 수 있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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