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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4. 2011.10.18 단신
  5. 2011.10.18 문화산책
  6. 2011.10.18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

내 이름은 마익흘

83호(2011.10.10)/문화생활 2011. 10. 18. 19:50 Posted by mednews

내 이름은 마익흘

세계적인 동영상 사이트 Youtube에 서울 지하철을 검색하면 가장 먼저 뜨는 동영상이 있다. 서울에 살아봐야 알 수 있는 역마다의 특징과 서울 지하철의 우수성을 노래하는 그는    순수한 미국 국적을 가진 외국인 ‘마익흘’(본명 Michael Aronson, 29세)이다. 얼마 전 KBS 9시 뉴스에 소개되면서 그의 인기는 치솟기 시작했다. 누구나 그의 뮤직비디오들을 한 번 보게 되면 의아해한다. 도대체 왜, 무엇 때문에 한국에 와서 한국 예찬론을 펼치며 창작열을 불태우는지. 그가 한국에서 가장 좋아하는 공간이라는 강남역 카페거리에서 그를 만났다.

“그건 사고였어요.”
왜 한국에 오게 되었냐는 기자의 질문에 그는 매우 심각한 얼굴로 답했다. 그리고 이어서 그는 “비행기가 추락하면서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되었죠” 라며 기자의 표정을 살폈다. 잠시 후 어린아이처럼 손뼉을 치고 좋아하면서 당연히 농담이었다고 웃었다. 첫 만남임에도 불구하고 전혀 어색해 하지 않는 모습이 천성 미국인이었다. 그런 그가 한국에 대해서 어떻게 알게 되었고 또 이곳에서 터를 잡기 시작했을까. “대학교 1학년 때 온라인상에서 한 친구를 알게 되었는데 그 친구가 자기는 ‘한국인’이라고 하는 데 솔직히 그 때는 ‘한국인’이라는 단어를 처음 들었고 뭔지도 몰랐어요. 궁금해서 찾아보았는데 동아시아에 한국이라는 나라가 있더라고요. 그 때부터 한국 문화에 대해서 알아보고 노래를 들어보았는데 미국에선 접할 수 없는 음악에 푹 빠지게 되더라고요. 결국 뉴욕대학교(NYU) 재학 중 교환학생으로 연세대학교에 오게 되었고, 그 때의 기억이 정말 강렬하고 오래 남아서 오히려 뉴욕에 마음을 못 붙였어요. 그리고 다시 한국행 티켓을 끊었죠.”

한국의 20대 청년들에게 오히려 뉴욕은 동경의 도시이고 한 번쯤 뉴요커로서의 삶을 살아보고 싶다는 꿈을 꾸게 하는 곳이다. 마익흘은 되려 그 반대였다. 서울 같은 도시가 어디있겠냐면서 뉴욕의 집이 그립지 않을 정도란다. “제게 느껴지는 가장 큰 매력은 믿을 수 없을 만큼 편리한 대중교통체계입니다. 뉴욕도 지하철과 버스가 많지만 너무 복잡하고 정신없고, 시설도 쾌적하지 않아 최악이예요, 서울의 버스는 2~3분이면 한 대 씩 오고 도시 구석구석에 모두 닿기 때문에 굳이 차를 몰고 다니지 않아도 전혀 불편하지 않아요. 가격도 정말 저렴해서 학생들도 얼마든지 자유롭게 타고 다닐 수 있잖아요. 다른 도시를 가도 마찬가지 인 것 같아요. 또 하나의 매력은 독특하고 다채로운 ‘길’문화가 있다는 거예요. 다 비슷한 길인 것 같아 보여도 거리를 지나다보면 새로운 거리 디자인을 배경으로 로드샵들이 즐비하고 있어요. 혼자 길을 거닐어도 전혀 지루하지 않게 시간을 보낼 수 있다는 것, 정말 한국만이 가질 수 있는 강점이라고 생각되요.”

이미 그는 서울 시민보다도 더 서울을 구석구석 알고 있었다. 심지어 부산, 인천, 춘천, 수원에 이르기까지 전국곳곳을 돌아다녀보기도 하였다. 평생을 대한민국에서 보낸 기자에게 수원 화성 주변의 맛집을 말하며 가 본적이 있냐고 꼭 가서 먹어보라는 말도 덧붙여주었다. 자신이 보고 듣고 느낀 한국의 문화를 오롯이 혼자만의 것으로 만족하지 않는다는 점에서 마익흘은 다른 외국인보다 특별하다. “사실 뮤직비디오를 만든다고 금전적으로 도움이 되거나 하는 것은 없어요. 오히려 제가 시간과 돈을 투자를 해야되는 게 더 많죠. 하지만 보통 한 달 정도가 걸리는 제작 기간동안 도시 곳곳을 돌아다니고 한국 친구들을 만나며 사전 조사를 하는 과정에서 즐거움이 있어요. 그리고 이전에 없었던 것을 새로 창작해낸다는 즐거움은 해 보지 않고는 모르실거예요. 한국은 패션이든 음악이든 모든 면에서 변화가 빠르기 때문에 저도 다음 작품을 구상하려면 그 속도를 항상 따라가려고 노력해야해요. UCC 하나를 제작하기 위해서 아이디어를 짜고, 노래 가사를 작성하고, 노래를 녹음하고, 촬영하고, 편집하는 모든 과정 하나하나가 재미있고 흥미롭기 때문에 계속 작품을 만들어내는 거죠. 아마 그렇지 않고 다른 이유가 있었다면 솔직히 저도 왜 하는 지 이유를 찾지 못했을 거예요.”

마익흘의 뮤직비디오는 단순한 촬영과 편집을 넘어서서 특별한 그 만의 영상미가 있다. 도저히 방안에서 일반 캠코더와 컴퓨터를 가지고 아무 기술도 없는 일반인이 했다고 믿기 어려운 수준이다. 수 십편의 UCC를 제작하는 동안 그를 도와준 이들은 없었을까. “밴드 음악을 할 때 기타를 쳐 준 친구, 카메라를 들어준 친구들 같은 사람들이 있어요. 또 저를 옆에서 정신적으로 지지해주는 친구도 있고요. 하지만 직접적인 도움을 준 친구들보다도 늘 제게 아이디어를 주는 수 많은 한국인 친구들이 있어요. (핸드폰 주소록을 뒤적이면서) 제 친구들의 80~90%는 다 한국인이네요. 제가 아직 한국어가 짧기 때문에 영어로 소통하지만 친구들이 제가 이해하지 못하는 한국의 정치, 문화 같은 것을 대화 속에서 설명해주기 때문에 저는 그걸 듣고 다음 작품을 구상합니다. 제겐 소중한 한국인 친구들이 없었다면 이만큼의 인기도 얻기 힘들지 않았을까요.”

강남에 있는 어학원에서 연구개발팀에서 일하면서 한국생활을 해 온지 어언 5년째이다. 아무리 한국을 사랑한다고 해도 외국인의 시선으로 이해되지 않는 한국의 모습들이 있을 것이다. 우리에게 던져줄 메시지는 무언인지 물어보았다. “제가 보기엔 과도하게 쓰이는 영어들이 있어요. 굳이 영어로 쓰지 않아도 한국말로 쓸 수 있을 것 같은데 영어로 다 쓰더라고요. 대학교에서 ‘MT간다’고 하잖아요. 그런 말 영어에서 쓰지도 않지만 굳이 그걸 꼭 MT라는 영어로 써야하는 지 이해가 안 되요. 물론 서양 문화권에서 온 제도나 물건에 대해서는 어쩔 수 없이 영어를 써야겠죠. 하지만 때론 너무하다 싶을 때가 있거든요. 저는 한국인이 아니지만 점점 한국어가 없어지는 게 슬퍼요. 영어가 과도하게 쓰이는 건 슬프지만 또 한쪽으로는 전세계 어디를 가도 전 국민이 이렇게 영어를 잘하는 나라가 없다는 점에서 저는 또 편하다는 생각도 드네요. 심지어 한국에서는 슈퍼마켓에 가도 아주머니가 영어를 하시더라고요.”

가족을 떠나 홀로 생활하는 것은 끝없는 외로움과의 싸움일 것이리라. 하지만 마익흘에게서는 찾아볼 수 없다. 한국에서 생활하는 것에서 어려움이 없을뿐더러 오히려 집에 있을 때 보다 편해서 요즘에는 미국도 1년에 한 번 ‘겨우’ 간다고 한다. 한국말을 유창하게 하지 못하고 알아듣지 못하는 것에서 어려움은 없을까. “제가 한국말을 더 잘하면 조금 더 편하기는 하겠죠. 하지만 알아듣지 못하는 것은 오히려 더 잘된 일이라고 생각해요. 세상에는 저를 좋지 않게 생각하는 사람도 있고, 제게 듣기 싫은 소리를 하는 사람도 있잖아요. 만약 모두 알아듣게 되면 그런 걸 듣고 상처를 받을 수 있고 기분이 나쁠 수도 있는 데 저는 알아듣지 못하니 혹여 제 뒷담화를 한다고 해도 모르는 거잖아요. 그런 것에서 오는 자유로움이 얼마나 좋은지 몰라요. 그래서 저는 앞으로도 그렇게 한국어 실력을 확 늘리고 싶지는 않아요.”
인터뷰 내내 참 독특한 외국인이라는 생각과 함께 미국 국적의 백인에 대한 편견도 눈 녹듯 사라지기 시작했다. 마익흘같은 국민이 있기 때문에 미국의 불꽃이 쉽게 사그러들지 않는 것 같다는 생각을 하고 있을 때, 마익흘이 먼저 한국의 20대에게 해 주고 싶은 말이 있다며 말을 꺼냈다. 공부와 진로 문제에 치여 답답한 가슴에 그의 말이 향기로운 박하사탕 같은 역할을 해 주길 바란다. “인생의 큰 목표를 하나를 세우면 그 이후에 소소한 계획들에 너무 얽매이지 마세요. 모든 것이 내 뜻대로 되는 건 아니잖아요. 또 하나 20대가 젊음의 끝이라고 생각하지 마세요. 60대, 80대 할아버지가 되더라도 스스로가 젊다고 생각하면 젊은 거예요. 하지만 비록 20대라도 스스로가 너무 늦어버렸다고 생각하면 이미 그 사람은 80대를 걷고 있는 거나 다름없답니다. 그래서 저는 제가 아직도 20살 인 것 같아요.”

★ 마익흘의 UCC를 감상하고 싶다면 www.youtube.com/p00lman을 방문하면 된다.

조을아 기자/을지
<lovelyeac@e-med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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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계와 챔피언이 된다’

지난 9월 15일 이승복 박사 전남의대 강연 스케치

사지마비 척수장애를 가지고 있는 이승복 박사는 현재 존스홉킨스병원 재활의학과 의사로 재직하고 있다. ‘기적은 당신 안에 있습니다.’라는 제목의 자서전을 냈으며, 여러 강연를 통해 많은 이들에게 용기와 희망을 전하고 있다. 지금부터 ‘한계와 챔피언이 된다’라는 주제로 펼쳐진 다사다난 했던 그의 인생이야기를 들어보자.

1부 한계

그에게는 두 개의 꿈이 있었다. 올림픽 금메달을 따는 것과 의사가 되는 것이었다.

첫번째 꿈 :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1978년, 8살이었던 이승복 박사는 미국으로 이민을 가게 된다. 약사이셨던 아버지께서는 청소일을 하게 되셨고 어머니는 봉제공장에서 일하게 되셨다. 기회의 땅의 표상이었던 미국은 그가 보기에 빈껍질에 불과했다. 한국에서 화목했던 가정이 그리웠다.
게다가 어린 나이에 접한 이질문화는 정신적 충격으로 다가왔다. 자신의 도시락을 보며 냄새 나는 중국요리라고 기겁하는 미국인들. 그들에게 김치는 붉은색 샐러드, 멸치는 눈알 박힌 물고기로 비춰졌다. 영어가 능숙하지 않던 그가 우리말을 하면 돌아오는 것은 무시뿐이었다. 그래서 이승복 박사는 빵과 우유를 먹으면 미국인들처럼 될 것 같아 먹기를 꺼려했다.
미국생활에서 소외감, 외로움을 느끼던 중, 한인교회는 소속감과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만끽하게 해주었다. 그러나 이것으로도 마음의 공허함은 채워지지 않았다.

‘무엇으로 공허함을 채울 수 있을까?’

어느 날, YMCA에 숨어들어가 보게 된 체조경기가 공허함의 답이었다. 그의 표현을 빌리면 기절할 정도로 황홀한 순간이었다고 한다. 더하여, 루마니아의 나니아 코마네치 선수가 체조경기에서 10점 만점을 받으며 그녀의 조국을 빛내는 영웅이 된 장면은 그를 더욱 불태웠다. 사랑하는 조국에 금메달을 선사하면 모든 한국인의 자랑이 될 수 있을 거라는 생각에 사로잡혔다. 그래서 집을 떠나 체조선수가 되기 위한 긴 여정에 발을 내디뎠다. 부모님의 반대가 있었지만 잃는 것 뒤에 얻는 것이 분명히 있을 거라는 확신에 훈련에 매진하였다.
마루운동을 하던 어느 날, 그의 인생을 바꾸는 사건이 발생한다. 평소처럼 도움닫기를 했고 공중동작을 마쳤고 마무리동작만 하면 되는 찰나, 발대신 얼굴로 착지해 버리고 만다. 몇 초간 정신을 잃고 깨어났다. 다시 일어나 연습을 하려는데 일어날 수 없었고 눈 앞에는 인생의 하이라이트가 지나갔다. 한국에서의 추억, 미국 생활, 웃는 친구들 모습, 한인 교회의 추억, 올림픽 꿈을 좇기 위해 집을 나선 순간…
어머니는 눈물을 감추지 못하셨고 아버지는 ‘부모님 말을 거역해서 그렇게 된거다’라며 질책하셨다. 부모님, 가족을 위해 택한 꿈이었는데, 아버지께 이런 말을 들으니 자신의 인생이 실패작이 된 느낌이었다. 다신 세상 밖으로 나오고 싶지 않았고 쓰레기가 된 느낌이었다. 올림픽 금메달의 꿈은 사라졌다. 다시 걸을 수 없다는 의사의 말에 공허함은 커져갔고 희망과 의지는 사라져갔다. 휠체어에 살아야 한다는 것이 끔찍한 악몽이길 바랐다. 회복하여 다시 올림픽 꿈에 매진할 생각뿐이었는데 사지마비를 통보 받은 것은 그를 견딜 수 없게 하였다. 꿈을 이룰 수 없다는 사실이 그는 가장 힘들었다. 그래도 ‘나는 할 수 있다. 마음만 먹으면 무엇이든지 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옷입기, 물마시기, 숟가락질 연습 등 재활치료를 열심히 하였다.

두번째 꿈 : 환자의 마음을 이해하는 의사가 되리라.

-‘Even my parents, “this is impossible to you, go to the medical school”’

SAT를 준비하여 뉴욕대학교에 입학하고, 남들보다 2~3배의 시간을 들여 의욕적으로 공부에 매진하였다. 체조에서 공부위주로 삶을 재편성한 것이다. 하지만 의사를 꿈꾸는 그에게 ‘가능하다’라고 말해 준 사람은 없었다. 오히려 그건 힘들 것 같다라는 반응이 대다수였다. 그래도 그는 꿋꿋이 공부하여, 컬럼비아대학교 공중보건학 대학원에 진학하였고 UN에서 경력도 쌓았다. 그 결과 졸업 때 학교장 추천으로 다트머스 의과대학에 진학하게 되고, 최우수 졸업생이 된다. 그리고 하버드 인턴프로그램을 통해 트레이닝을 받게 된다.
하버드대학병원에서는 환자와 그 가족들의 눈물 속에서 24~36시간이상 자신과의 싸움을 견뎌내야 했다. 밤에 잠을 못 자도 계속 전진해 나가야 하는 생활은 제 2의 올림픽 레이스와도 같았다. 치열한 전쟁터 속에서도 그는 교수, 동료들의 추천을 받아 올해의 인턴으로 뽑히게 된다. 레지던트와 펠로우 과정도 무사히 마쳐 결국, 미국 최고 병원인 존스홉킨스병원에서 재활의학과 의사로 일하게 된다.
이승복 박사는 사지마비 장애를 가졌음에도 불구하고 모두가 불가능하다고 생각한 꿈을 이뤄냈다. 같은 처지의 환자들에게 좌절은 없다는 것을 몸소 보여준 것이다. 그는 환자와 의사관계보다 인간 대 인간으로서 먼저 그들에게 다가갈 수 있다는 것을 이점으로 꼽았으며, 이는 자신의 한계와의 싸움으로 얻어낸, 심장 내 태극마크나 다름없다고 말했다. 새로 시작한 제2의 올림픽에서 그는 한국인으로서 태극마크를 달고 경기를 펼치고 있는 것이다. 
‘자신의 한계는 자신이 만듭니다. 자신의 한계에 대한 답은 본인이 이미 알고 있습니다. 저는 그 한계를 한계로 받아들이지 않고 뛰어 넘어 왔습니다.’

2부 챔피언이 된다.
- ‘All of you, future of KOREA’

챔피언이라는 것은 무엇일까? 자신의 한계와 불가능을 이겨내어 자신의 성취를 이루고 사회에 긍정적인 영향력을 미치는 자이다. 이것이 바로 이승복 박사의 챔피언에 대한 정의이다. 이 주제에 대한 이야기를 꺼낸 이유는 바로 우리 모두가 한국의 미래이기 때문이다. 그는 우리가 그를 통해 좌절이 결코 절망이 아니라는 것, 항상 긍정적인 생각을 하고 열정과 꿈이 있다면 어떤 것이든 이룰 수 있다는 것을 알아 주길 바란다. 덧붙여, 뼈를 깎는 노력도 함께 해야 한다고 말했다.


‘ 30년 전에는 미국생활이 하기 싫었으나, 이제는 저에게 많은 경험을 하게 해준 미국생활에 감사합니다. 그리고 한국인으로서 대한민국을, 의사로서 환자들을, 자식으로서 부모님을 사랑합니다. 여러분도 주변인들을 사랑하세요. 그리고 우리의 사랑을 받을 대한민국을 위해서 열정이 넘치는 목표가 희미해지기 전에 그 꿈을 다잡고 이룰 수 있도록 해요. 진정한 챔피언을 위해…’

마지막으로 이승복 박사는 질의응답을 통해 다음을 전하였다. 그는 가르치는 것을 좋아하기 때문에 언젠가 한국에 와서 의료계 리더를 가르치는 것이 또 다른 목표라 한다. 더불어 장애인으로서 모든 분야가 도전이었던 그는 한국인들이 장애인들을 바라보는 관점을 바꾸고 그들을 정상인으로 대하면 좋겠다고 하였다. 또한, 의사를 향한 꿈에 유혹의 손길이 있다면 왜 의사가 되려 하는지 매일 자문해 보라고 조언했다. 그러면 더욱 꿈은 강해질 것이기 때문에...

강수진 기자/전남
<pi1125@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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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인에게도 필요한 예방접종

피가 되고 살이 되는 의학 상식

의대생이라고 하면 ‘내가 요즘 어디가 좀 아픈 것 같은데~’하시며 진료를 받으시려는 분들이 있다. 적어도 한번쯤은 난감한 건강 관련 질문으로 당황한 경험이 있을 것이다. 게다가 요즘 같은 웰빙시대에는 워낙 다들 건강에 관심이 많다보니 고혈압기준이나 당뇨병의 갖가지 종류 등을 꿰차고 계신 할머니 할아버지도 적지 않다. 언제까지 ‘저는 아직 학생이라서요 잘 모르겠습니다’로 일관할 것인가. 아는 척은 못해도 쪽팔리진 말자. 피가되고 살이되는 의대생 기본상식으로 성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을 정리해보았다.
특히 대한감염학회에서는 의료인에게 필요한 예방접종을 따로 구분하고 있는데, B형간염, 수두, MMR 등이 속한다. 실제로 울산대학교, 성균관대학교 및 몇몇 의과대학에서는 의대생들에게 병원 실습 전에 B형간염 항체여부를 검사하기를 추천하고 있다. 간혹 매우 신중한 학생들 중에는 A형간염 백신을 챙겨 맞는 경우도 있다. 하지만 A형간염은 진료비를 제외한 백신 값만 한번에 8만원이기 때문에 실습 전에 필수적으로 챙겨야할 백신인지는 의견이 분분하다.
여학생들 사이에서 유행하는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의 경우에는 더욱 논란이 많다. 암중에 유일하게 예방이 가능한 백신이고 국내 암사망원인 4등을 차지하는 자궁경부암을 예방한다하여 최근 크게 유명세를 타고 있다. HPV-16, 18이 자궁경부 발생원인의 70%를 차지한다는 점에 착안하여 백신을 고안해 낸 것인데, 가다실(HPV-6, 11, 16,18)과 서바릭스(HPV-16,18) 두 종류가 있다. 가다실은 자궁경부암 뿐 아니라 자궁 내 사마귀나 질암 등에도 효과가 있는 반면 서바릭스는 자궁경부암에 집중한 대신 높은 안정성으로 승부하고 있다. 최근에는 남성에서도 HPV 백신이 구인두암 예방 효과가 있다는 연구결과도 나와 주목받고 있다. 하지만 아무리 이리저리 발품을 팔아 제일 싼 가격을 알아봐도 최소 12만원(총 3번 접종하므로 결국 36만원의 거금이 든다)이라는 고가의 백신 가격 때문에, 또 자궁경부암의 발생을 100% 예방하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유명세에 비해 널리 접종되고 있지는 않다. 대한감염학회에서도 서양보다는 비용대비 효과가 낮을 것으로 생각되어 낮은 권장정도로 분류되어 있다.

※ 나이나 거주지 등의 위험인자에 따라 권장되는 예방접종 종류는 다를 수 있으므로 대한감염학회홈페이지<http://www.ksid.or.kr/>를 참고 바랍니다.

문정민 기자/중앙
<jmmoon@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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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7개 저축은행 영업정지 조치
지난 9월 18일 제일, 토마토, 프라임 등 7개 저축은행이 영업정지됐다. 국제결제은행(BIS)기준 자기자본비율이 1%미만이거나 부채가 자산보다 많은 저축은행이 퇴출되었는데, 저축은행 업계 2위의 토마토 저축은행이 퇴출대상에 포함되어 파장이 컸다.

▶ 10.26 서울시장 보궐선거 후보 압축
지난 3일 열린 서울시장 야권 단일후보 선출 국민참여경선에서 박원순 변호사가 민주당 박영선 후보를 누르고 야권 단일후보로 확정됐다. 이로써 선거는 한나라당 나경원 후보와 박원순 야권 단일후보의 대결로 압축됐다.

▶ IT 업계의 신화 스티브 잡스 사망
스티브 잡스가 2004년 얻은 췌장암과의 투병 끝에 지난 10월 6일 사망했다. 1976년 애플을 공동창업하여 개인용 컴퓨터 시대를 연 잡스는 아이팟, 아이폰, 아이패드 등 혁신적인 제품으로 IT 업계에 바람을 남기고 56세의 나이로 생을 마감했다.

▶ 곽노현 교육감 구속기소... 서울시교육감 직무 정지
검찰이 서울시교육감 선거 당시 후보단일화의 대가로 박명기 서울교대 교수에게 금품을 건넨 혐의로 곽노현 교육감을 구속기소했다. 구속 기소와 함께 곽 교육감의 직무집행이 정지돼 서울시교육청은 부교육감 권한대행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 전국서 사상초유 정전사태
9월 15일 전국에 대규모 정전사태가 일어났다. 늦더위에 따른 전력 수요 급등으로 발생한 이번 사태로 전국 곳곳에서 정전사태가 속출했다. 정전사태로 인해 많은 피해가 속출했으며 최중경 지식경제부 장관이 정전사태에 책임을 지고 사의를 표명했다.

▶ 영화 ‘도가니’ 충격실화... 인화학교 논란
공지영 작가의 동명 베스트셀러를 영화화한 ‘도가니’가 흥행에 성공한 가운데 실제 영화와 소설의 배경이 된 광주 인화학교가 논란의 중심이 되고 있다. 당시 사건의 가해자들에 대한 처벌 수위가 논란이 되고 있으며 인화학교의 폐교 여부를 두고도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를 계기로 대법원은 양형기준도 재검토할 방침이다.


조영탁 기자/울산
pokytjo@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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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산책

83호(2011.10.10)/문화생활 2011. 10. 18. 19:45 Posted by mednews

책/영화
책 ‘행복의 정복’, 마음을 적시는 시원한 물 한잔

아주 드문 경우를 제외하고는, 행복은 마치 무르익은 과실처럼 운 좋게 저절로 입안으로 굴러들어오는 것이 아니다. 그래서 나는 이 책에 행복의 정복이라는 제목을 붙였다. - 16장 노력과 체념 사이 中

서점에 나와 있는 행복을 위한 처세술을 보면 두가지 부류로 나뉜다. 목표달성을 위한 경쟁을 부추기거나, 아니면 모든 것을 내려놓고 자족하는 법을 배우라는 것. 첫 번째 책은 대개 한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이 쓴 책이다. ‘성공하려면 나처럼 해보세요.’ 그들이 이룬 업적은 존경할만하나 그들이 간 길을 그대로 따라가기엔 나와 맞지 않은 부분이 많고 왠지 모르게 피곤해진다. 두 번째 책은 나 자신을 억눌러야 할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경쟁의식, 질투, 이기심... 모두 제거할 수는 없는 인간의 본성이기 때문이다.
하지만 ‘행복의 정복’은 위의 처세술 공식을 모두 벗어난 책이다. 경쟁을 부추기거나 포기하게끔 하는 것이 아니라 피할 수 없는 경쟁 속에서 스스로를 보호하기 위한 방법을 제시한다. 앞의 처세술이 달콤해도 마실수록 갈증이 나는 탄산음료라면, ‘행복의 정복’은 우리에게  필요한 신선한 물이다.
19세기 말 영국에서 태어난 버트란드 러셀은, 실은 아주 유명한 철학자이다. 19세기 말부터 영국에서 유력한 학설이었던 관념론에 대한 실재론을 주장했었다. 지적인 탁월함으로 분석철학에서 큰 활약을 했지만, 사실 그의 활동력의 원천은 ‘현실사회와 인간에 대한 진솔한 관심’에 있었다. 그는 철학자임에도 사회와 인간에서 벗어난 학문을 달가워하지 않았다.
“....앞에서 소개한 철학들은 모두 고독의 철학이다. / 내가 보기에 이러한 철학들은 모두 그릇된 것이다 ... 인간은 협력하지 않으면 살 수 없다..” (2장 이유없이 불안한 당신 中)
학자였던 그는 인간의 본성을 객관적으로 관조할 줄 알았다. “다른 사람에 대한 지나친 걱정은 자기 자신에 대한 지나친 걱정에 비해 크게 나을 것이 없다. 게다가 그것은 소유욕의 위장된 형태인 경우가 많다.” (12장 사랑의 기쁨 中)
그리고 행복하게 살 수 있는 팁을 제시한다.“훌륭한 책들은 모두 지루한 부분이 있고, 위대한 삶에도 재미없는 시기가 있다.”
“지나치게 많은 자극은 건강을 해칠 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즐거움에 대한 감각을 무디게 만들고, 근본적인 만족감을 표면적인 쾌감으로, 지혜를 얄팍한 재치로, 아름다움을 생경한 놀라움으로 바꾸어 버린다...어느 정도 권태를 견딜 수 있는 힘은 행복한 삶에 있어서 필수적인 것이다.”
“행복의 필수조건은 우연히 이웃이 되거나 알고 지내게 된 사람들이 지닌 비본질적 취미나 욕망에 견주어 자신의 생활방식을 확립하는 것이 아니라, 자신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난 충동으로부터 비롯한 생활방식을 확립하는 것에 있다.

이 책은 인생을 비추는 거울과도 같아서 누가 어떤 상황에서 읽느냐에 따라서 인상적인 부분이 많이 달라질 것이다. 본인이 직접 인상 깊은 부분을 줄 그어가며 읽어보기를 바란다. 과장되거나 왜곡된 관점 없이 따뜻한 시선으로 인간과 사회를 관조하는 작가의 통찰력에 놀라게 될 것이다.


공연/전시
가을바람에 어울리는 음악 페스티벌!

시월에 눈 내리는 마을
관객과 함께 만드는 공연을 지향하는 시월에의 열 한번 째 공연. 홈페이지 투표를 통해 아티스트가 부를 곡을 결정할 수 있고, 관객들의 사연을 바탕으로 연출이 구상된다. 매년 4~5명의 뮤지션이 4시간 동안의 무대를 채우는데 올해는 이소라, 김연우, JK 김동욱 굵직한 가수 3명이 초대되었다. 무대 중간에 시월에 홈페이지에 올려진 관객들의 사연이 소개되기도 하고, 앞에 앉은 관객 중 한명을 불러내어 가수가 그 사람을 위해 노래를 부르기도 한다. 마치 하나의 마을이 조성된 듯한 은은한 조명과 피날레에 뿌려지는 하얀 눈가루는 시월에의 보너스! 하지만 연인들을 위한 공연을 표방하는 만큼 연인들이 관객의 80%를 차지하고 공연막바지에 키스타임이 있으므로 솔로분들은 마음을 단단히 먹고 오셔야할 듯하다. 마지막으로 슈퍼스타K 팬들을 위한 정보하나! 시월에가 Mnet에서 주최하는 공연이라 작년엔 슈퍼스타K2 Top 4 사인방이 출연했었다고 하니 올해도 잘하면 슈퍼스타K3 Top4가 공연장을 찾아올지도...?

그랜드 민트 페스티벌 (GMF)
올해로 5주년을 맞이한 GMF! 수많은 페스티벌의 생성과 소멸 속에서도 굳건히 자리를 지킨 국내 페스티벌의 명실상부한 자존심. 올해는 페스티벌 레이디 장윤주씨를 필두로 국내 최고의 뮤지션들이 의기투합했다.
GMF는 가을에 열리는 공연에 걸맞게 차분하면서 여유로운 분위기를 자랑한다. 조금 더 가까이서 가수를 보기위해 사람들 사이를 비집고 들어가도 기꺼이 자리를 내어주고, 아예 공연장 주위에 여유롭게 앉아서 음악을 즐기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이 방방 뛰어다니는 여름의 락페스티벌을 생각한다면 오산! 공원에서 즐기는 가을소풍을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인기있는 가수의 공연엔 사람들이 몰리므로 운동화 끈을 단단히 묵어서 가는게 좋을 듯 하다.
GMF를 즐기기 위한 팁을 제시하자면 첫째, 표는 예매하고, 절대 현장수령은 하지 말라는 것. 오랫동안 줄을 서야하기 때문이다. 둘째, 인스턴트 음식은 반입금지이므로 도시락을 싸가는 것이 좋다. 안에서 음식을 팔기도 하지만 이것도 역시 1시간 이상 줄을 서야한다. 셋째는, 타임 테이블을 확인하고 보고 싶은 공연을 계획해서 보라. 공연장사이의 거리가 꽤 있으므로 이것도 계산에 넣어야 한다.

에버그린 뮤직 페스티벌 (EMF)
“음악과 가족이 함께 하는 세상에서 가장 반짝이는 이틀” 모처럼 부모님과 시간을 내고 싶다면 선선한 바람이 부는 난지 한강공원 EMF를 추천한다. 봄여름가을겨울, 세시봉, 부활, 이승환, 스키조, 정성하 등 젊은층과 중장년층의 취향이 골고루 반영된 출연진이 눈길을 끈다. 금년에는 한국싱어송라이터협회 소속 회원들을 중심으로 다양한 장르에서 활동해 온 대한민국 대표 싱어송라이터들이 한자리에 모여, 음악을 매개로 선후배 음악인이 하나가 되는, 다양한 무대를 선보일 계획이다.

박민정 기자/성균관
<cindy@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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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

2011 광주디자인비엔날레

지금 광주 시내를 거닐다 보면 이상한 기호가 써 있는 표지판을 만나게된다. ‘d = D ≠ d’ 라는 의문의 공식. 얼핏 보면 이치에 맞지 않는 수학식에 고개를 갸우뚱하게 되지만 그것이 바로 광주비엔날레로 향하는 첫 걸음이다.
매 2년마다 열리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흔히 알려진 광주비엔날레와는 전시 성격이 다르다. 광주비엔날레는 국제현대미술을 통틀어 전시하는 데 목적이 있는 반면,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예술창작부문 중에서 디자인에 초점을 맞추어 국내 디자인 산업을 발전시키기 위한 목적으로 전시를 개최한다. 올해 4회를 맞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는 비엔날레관과 광주 일원에서 9월 2일부터 10월 23일까지 휴관일 없이 오전 10시부터 오후 7시까지 운영된다.
올해는 ‘도가도비상도(圖可圖非常圖)’를 주제로 6개의 소주제를 중심으로 전시가 구성되었다. 노자 도덕경의 문구인 ‘도가도비상도 명가명비상명’에서 모티브를 삼아 디자인이 단순히 감상하고 미적인 요소에만 치중하면 참된 디자인이 아니며 삶의 터전을 중심으로 사람과 장소의 관계를 대상으로 디자인이 만들어질 때 디자인이라고 할 수 있다는 주제를 다양한 예술 양식을 차용하여 관객에게 보여준다.
이전의 디자인비엔날레와는 다르게 올해 전시는 관람객들에게 한번쯤은 생각해보아야 할 사회적인 메시지를 전달하는 작품들이 많다. 소재는 금융, 환경, 빈부격차, 전쟁 등과 같은 무거운 주제들이지만 인간 사회에서 빈번하게 접하는 것들 속에 디자인이 어떻게 녹아들어 있으며 앞으로 이러한 소재와 디자인을 어떻게 융합하여 새로운 관계, 새로운 문화를 조성해나가야 할지에 대한 의문을 제시한다. 그 중 한 작품은 자본주의 사회에서 돈의 손아귀에서 인간이 어떻게 놀아나고 파멸하게 되는지를 짧게 체험해 볼 수 있는 영상을 보여주는 데 영상 속의 남자는 관객들을 최면 상태로 유도하여 흥망기와 쇠퇴기를 경험할 수 있도록 몰입시킨다. 관객들은 4단계로 이루어진 가상의 인물의 일상을 듣고 느끼며 최악의 상황에 다다랐을 때 조명이 켜지며 극도의 안도감과 함께 강한 여운을 가지게 된다. 이와 같이 전시장 곳곳에는 관객들이 참여해서 뼛속까지 느낌을 전달받을 수 있는 작품들이 많다. 손이나 발을 잘라낸 환자의 뇌가 환부에서 저릿저릿함을 느끼는 환상지 환자들을 치료하기 위해 만든 ‘치료 거울상자’ 작품은 많은 관객들이 실제로 자신의 손을 넣어보며 몸으로 느껴볼 수 있는 흥미로운 전시이다.
이 외에도 실제로 구현해 볼 만한 아이디어 디자인 작품들도 다수 전시되어 있다. 가장 많이 보도되었던 ‘바이크행어’는 도시의 자전거 주차문제를 해결하면서 인력으로 움직일 수 있어 환경을 생각하는 디자인임과 동시에 미적인 요소도 고려하여 무미건조한 도시에 생기를 불어넣어 줄 수 있는 미술품으로서의 역할도 할 수 있는 작품이다. ‘가나 관 워크숍’ 전시는 유명한 관 디자이너인 에릭 아드제테이 아낭이 전시와 퍼포먼스를 결합한 것으로 한국인의 정서를 고려하여 만든 소주 모양의 관을 보는 재미가 있다.
디자인이 의학도들에게 직접적인 실용성은 크지 않을 수 있으나 기발한 아이디어와 식상한 주제의 재발견을 보고 느껴보는 것은 학문을 연구하는 데 잠재적인 도움이 될 것이다. 이번 주말, 예술에 문외한인 관객도 소통하고 즐길 수 있는 광주디자인비엔날레에 들러 영감도 얻고 삭막한 마음에 아름다운 꽃을 한 송이 피워보는 것은 어떨까.
조을아 기자/을지 <lovelyeac@e-med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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