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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메르스(MERS) 쫓는 탐정입니다.

- 역학조사관의 조사 기록 

 

 

 

이달 말 예정이었던 메르스 종식선언을 앞두고 마지막 메르스 환자가 양성반응을 보여 지난 12일 재격리 치료에 들어갔다. 이후, 완료된 것으로 잠정 판단되었던 메르스는 실시간 검색어에 오르는 등 대한민국을 공포로 밀어 넣었다. 지난 8월, 전체 확진자가 186명, 이 중 사망자가 36명이라는 점에서 이번 한국의 메르스 사태는 사우디아라비아 다음으로 가장 많은 환자가 발생한 사례로 기록되었었다. Coronaviriadae에 속한 MERS-CoV는 RNA 바이러스로서 40%에 달하는 높은 치명률을 보임에도 불구하고 효과가 검증된 백신이 없는 그야말로 ‘잘 알려지지 않은’ 바이러스였다. 발병의 특징은 발원국인 사우디아라비아와 한국이 동일했다.


그러나 한국에서 확산된 유행의 특징은 ‘병원에서 병원으로 이동한 감염 전파’ 라는 데에서 그 형태가 달라졌다. 1개의 병원에서 17개의 병원으로 퍼졌으며, 186명의 확진자 중 대다수(98.38%)인 183명이 병원관련 감염으로 추정되었기 때문이다. 바이러스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던 것도 원인이었지만, 대한민국의 의료시스템과 문화적 특성을 제대로 파악하지 못했기 때문에 전문가들조차 의견이 엇갈렸고, 이로 인해 중증 환자와 사망자가 추가로 속출하였다는 데에 각종 학계와 언론에서는 비난의 목소리를 높였다. 그와 동시에 뒤늦게라도 메르스 사태를 종식시키는 데에 고된 발품을 팔았던 일등 공신 ‘역학조사관’에 대한 찬사와 격려가 쏟아졌다. 더불어 조사관의 인력확충 및 양성소 관리의 절실함에 대한 논의가 새롭게 대두되었다.

 


역학조사관이란, 각종 감염병이 발생할 경우 질병 전염의 원인을 수사하듯 찾아야 하기 때문에 ‘질병 수사관’이라고도 불린다. 환자와의 면담을 통해 역학적 특징을 조사하고, 기록한 역학 조사서를 토대로 질병의 특성을 분석하는 것이 그들의 주된 업무이다. 동시에 환자의 접촉력과 질병 확산을 추적하기 위해 확진자의 병원 방문기록, CCTV 자료를 확보하며 기저질환의 조사를 수행한다. 평택성모병원에서 36명(전체 확진자의 19.4%)을 감염시킨 1번 환자는 기저질환이 없었으며 평소 꾸준한 운동을 통해 건강한 신체조건을 유지했던 평범한 사업가였다. 중동 바이어와의 컨택을 위해 5월 4일부터 11일까지 아랍에미리트를 방문하였으나 현지 바이어 중 메르스 관련 증상이 있었던 사람은 없었다고 증언했다. 이후 11일부터 발열과 기침 증상이 나타나 12일과 14일, 15일에 아산 서울병원에 방문하였지만 별다른 진척이 없어 곧바로 퇴원하게 되었다. 그러나 환자 스스로 지속적인 관리가 필요한 것으로 판단, 15일부터 17일까지 평택성모병원에 입원한 후 17일 서울의 한 개인 병원에서 추가 진료를 받았다. 이후에도 증상이 점점 심해지자 삼성 서울병원으로 이동하였으나, 입원실이 없어 다음 날인 18일에 재방문하여 입원 수속을 밟을 수 있었다. 발병 이후 긴 시간동안 곳곳의 병원을 전전하였으나 메르스 확진을 받은 것은 20일이었으며 이후 국립 중앙으료원으로 전원 되어 본격적으로 격리 치료를 받을 수 있었다.


병원에서 병원으로 전전했던 기록은 환자의 구두 면담과 입원 신청서를 통해 확인할 수 있으므로 간단한 자료조사로 해결된다. 그러나 1번 환자가 최종 확진을 받기 전까지 이동하며 발생시킨 수많은 전염 가능성을 찾아내는 것은 결코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격리 대상자를 색출해내기 위해서는 반드시 알아내야하는 정보인 것은 자명하다. 바로 이 시점에서 ‘질병 수사관’이 투입된다.


메르스 창궐 당시, 발단환자(index case)였던 1번 환자와 2차 감염의 주축을 이룬 14번 환자의 동선을 확보하기 위해 역학조사관들이 이 잡듯이 뒤졌던 것은 CCTV 자료화면이었다. 조사관들은 병원 곳곳에 설치되어 있던 24시간 녹화 카메라의 파일을 전문 분석업체에 의뢰, 협력하여 케이스 넘버링 한 환자들의 이동을 분석하였다. 1번 환자에 의해 감염된 14번 환자는 2차 감염으로 전체 메르스 확진자의 48.9%에 달하는 유행을 만들어 내었으므로 해당 환자의 동선을 확보하는 것이 격리 대상 확인을 위한 긴급 업무였다. 우선 14번 환자의 접촉력과 인적사항을 확인한다. 그는 오후 12시에 부인의 진료와 친인척의 수술을 위해 삼성서울병원을 내원했으며, 지하 1층 대기실에서 수술이 끝나기를 기다렸다고 진술했다. 이동 경로의 확인을 위해 녹화화면을 보던 중, 오후 1시 10분경에 14번 환자가 부인과 함께 산부인과 외래 진료실에 머물렀던 것이 확인되었다. 이어서 한 시간 정도 뒤인 오후 2시 13분, 14번 환자가 머물렀던 동일한 자리에 142번 환자가 앉는 것을 포착하였다. CCTV 상 14번 환자는 동일한 장소에서 마스크 없이 연신 기침을 하고 있었고 응급실 환경 검체상 오염된 환경이었다. 142번 환자는 오염된 시트의 의자에 앉아 30분 동안 머물렀다가 진료실을 나갔고 이후 메르스의 초기 증상이 나타나 확진 판정을 받았다.


모든 케이스의 환자를 넘버링하여 감염 루트를 분석하는 것은 분명히 고단한 수작업이며 그 과정에서 수많은 가설 설정과 폐기, 끊임없는 근거 요구 작업이 이루어진다. 작업 도중 부딪히는 현실적인 장애물들도 간과할 수 없다. 메르스의 최초 발원지였던 평택 성모 병원은 설립된 지 오래 되지 않은 신식 병원이었다. 설치된 CCTV의 기능이 우수한 덕에 수사에 원활한 도움이 되었다며 역학조사관들은 입을 모았다. 그러나 이들을 곤경에 빠뜨렸던 것은 확진자가 병원 밖으로 나갔을 경우의 행방이었다. 논의 끝에 서울시와 경기도 공무원들의 협조를 받아 특별 수사권을 요청, 환자들의 신용카드사용 내역을 조회한 결과 병원 외부 이동 경로를 확보할 수 있었다. 분 단위의 사용 내역을 토대로 확진자가 병원에서 인근 편의점으로, 이후 카페로 이동한 것을 확인해 지도로 동선을 그리는 데 성공했다.

마지막 확진자의 격리 치료가 이루어지고 있지만 메르스 사태가 어느 정도 가라앉은 시점에서 역학 조사관들의 인력 확충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실제로 감염 곡선이 최고 수치를 기록했던 시점의 한 달 전, 1천250여만 명이 거주하는 경기지역에 소속된 조사관의 수는 단 3명에 불과했던 것이다. 이마저도 정부 측에서 감원시킨 탓에 6~7월경 평택지역을 휩쓸었던 메르스 대란에 신속히 대처하지 못한 것으로 지난 13일 확인됐다.

 

신윤경 기자/조선
<psyche2302@gmail.com>

의학의 투시경으로 바라본 그림

 

 

1. 미켈란젤로와 해부학

 

 

 

 - <아담의 탄생>, 미켈란젤로

이 그림은 인간의 창조를 보여준다. 아담이 신으로부터 무엇인가를 부여받는 장면을 담고 있다. 신은 그를 향해 팔을 내밀어 무엇을 주려고 하는 것일까. 이 그림의 해부학 구조는 그 답이 ‘지성’이라고 말하고 있다.

 

 

1990년 11월, 미국의학협회지에 실린 프랭크 린 메시버거Frank Lynn Meshberger의 논문 ‘An Interpretation Of Michelangelo’s Creation Of Adam Based On Neuroanatomy’은 학계의 반향을 불러일으켰다. 그는 <아담의 탄생>과 뇌의 해부학 구조 사이의 유사성을 밝혀냈다.

신과 천사들을 전체적으로 감싸고 있는 붉은 천은 세 겹의 층으로 이루어진 두개골의 형상이다. 중앙에 위치한 신의 하체는 뇌량의 단면과 뇌궁, 시상 등을 나타낸다.
뇌의 두정엽과 측두엽을 나누는 띠고랑singulate sulcus(a)은 신의 왼손에서부터 시작하여 어깨를 가로지르며 오른팔 아래로 내려가서 가장 왼쪽 천사의 엉덩이를 따라 연장된다. 아래쪽의 초록색 스카프는 척추동맥(b)을 형상화한 것이다. 또 스카프 왼쪽에 아래로 뻗어있는, 발가락이 두 개뿐인 발은 뇌하수체(c)를, 다른 쪽 넓적다리는 시신경(e)을 형상화한다. 신의 바로 아래쪽에 펼쳐져 있는 천사의 등은 교뇌(d)를, 엉덩이와 다리는 척수를 나타낸다.

 

 

 

- <피에타>, 미켈란젤로
<피에타>에는 도금이나 채색이 전혀 사용되지 않았다. 미켈란젤로는 대리석으로 살아있는 인체의 온기와 죽어가는 육체의 차가움을 동시에 나타낼 수 있다고 생각했다. 이 조각상에는 그의 해부학적인 지식과 공간에 대한 비범한 관념이 발휘되었다.
성모 마리아의 오른팔은 예수의 몸을 강하게 부여잡고 있고, 왼팔은 그 슬픔의 감정을 함께 나누도록 관람객을 인도하는 것처럼 뻗어있다. 마리아의 오른쪽 다섯 손가락은 퍼져 있어 예수의 갈비뼈를 짚고 있다. 피에타 상을 오른쪽으로 90도 돌려보면 오른쪽 폐의 단면과 상당히 유사함을 알 수 있다. 예수의 오른쪽 팔꿈치를 시작으로 바닥에까지 펼쳐져있는 마리아의 옷자락은 절개된 늑골을 감싸고 있는 흉곽을, 예수의 오른쪽 종아리는 횡격막을, 그리고 예수의 엉덩이 부분은 심장의 오른쪽 가장자리를 나타낸다. 예수의 오른발 아래쪽에 있는 튜브 형태의 옷 주름은 두 개로 갈라진 늑골을 형상화하였다.

<아담의 탄생> 속의 뇌, <피에타> 속의 폐처럼 미켈란젤로의 작품들에서는 인체의 다양한 구조들이 발견된다. 인체의 소중한 부분들이 나타나있어 작품의 의미가 더 부각되기도 하고 작품을 감상하는 재미도 크다. 예술과 해부학을 결합한 미켈란젤로의 독특한 철학과 전문성, 작은 곳에서도 섬세함을 놓치지 않은 투철함이 그를 지금까지 기억되게 하는 것 아닐까.

 

 

 

 

2. 모네와 백내장


시각, 청각, 후각, 촉각, 미각 오감 중 중요하지 않은 감각이 없지만 시각에 대한 사람의 의존성이 크다는 것은 부정할 수 없는 사실이다. 세잔은 “모네는 눈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얼마나 대단한 눈인가.”라는 말로 빛의 효과를 탁월하게 잡아내는 모네에 대한 찬사를 대신했다.
여든여섯이 될 때까지 장수한 모네는 나이가 들면서 백내장으로 고생했다. 1907년 예순일곱 살 때부터 시력이 저하되면서 사물이 뿌옇게 보이고 야외의 빛을 보기가 고통스러워졌지만 10여 년간 의사의 수술 권유를 뿌리치고 있다가 결국 수술을 받고 겨우 회복했다. 눈으로 들어온 빛은 수정체를 통과하면서 굴절되어 망막에 상을 맺는데, 백내장은 이러한 수정체가 혼탁해져 빛을 제대로 통과시키지 못하는 현상이다. 혼탁해진 수정체로 인해 시야가 흐려지고 시력이 감퇴하며, 빛이 산란되면서 빛이 퍼져 보이거나 눈이 부시고, 사물의 색깔이 붉거나 노랗게 왜곡되어 보인다.
백내장이 생기기 전후로 같은 대상을 그린 모네의 그림을 비교하면 백내장 환자에게 사물이 어떻게 보이는지 확인할 수 있다. 왼쪽은 1899년에 그려진 <수련 연못>이라는 작품이고, 오른쪽은 20여년 후 같은 장소의 다리를 그린 <일본식 다리>라는 1922년 작품이다. 왼쪽은 백내장이 발병하기 직전에 그려졌고, 오른쪽은 그가 백내장에 걸려 실명하기 직전에 그려졌다. 왼쪽 그림은 평화롭고 아름다운 연못의 모습을 나타내고 있지만 오른쪽 그림은 대상의 윤곽이 불분명하고 붉은색 계통의 강렬한 색들이 주를 이루어서 그림 설명을 듣지 않으면 무엇을 그린 것인지 알기가 어려울 정도이다.
화가들은 시대사조나 개인적인 이유에 의해 자신의 화풍을 바꾼다. 전 생애에 걸쳐서 한 스타일의 그림만을 남긴 화가는 드물다. 그런데 모네 그림의 변화는 그러한 화풍의 변화라고 말할 수 없다. 그는 백내장이 걸린 이후에도 자신의 눈과 빛이 만들어내는 모습을 있는 그대로 표현하려고 했던 것이다.

 

 

3. 비너스의 비밀
보티첼리의 <비너스의 탄생>을 이야기할 때 그림 속 여인의 아름다움을 빼놓을 수 없다. 하얗고 가녀린 몸매, 그리고 흩날리는 머릿결과 양쪽의 신들이 신비감을 조성하기 때문일 것이다. 피렌체 최고의 미인으로 20대 초반에 결핵으로 요절한 시모네타 베스푸치가 이러한 비너스의 모델로 유력하다.
그림을 잘 살펴보면, 비너스의 왼쪽 어깨가 부자연스럽게 처져있다. 그녀가 고개를 돌린 방향과 시선, 자세가 부조화를 이룬다. 왼쪽 폐가 심한 결핵으로 망가지면 그쪽 가슴이 오그라들고 어깨가 처진다.
보티첼리는 시모네타를 짝사랑했고 그녀를 아름다움의 표상으로 여겨, 그녀가 폐결핵으로 죽은 이후에도 평생 그의 그림 모델로 그녀를 살려냈다. 창백한 얼굴과 뺨의 홍조, 가늘고 긴 체형으로 아름답게만 보였던 여인이 결핵 환자였다는 사실이 놀랍다. 앞으로 그림을 감상할 때 X선 찍듯 관찰하는 것이 어떨까.

 

서예진 기자/성균관
<jasminalex@naver.com>

턱이 아픈가요? 장애일 수 있습니다

 

대학생 K씨(19)는 지난 6개월간 아침에 일어나며 턱의 근육 통증을 느끼며, 음식을 먹을 때마다 턱에 뻐근함을 느꼈다. 턱의 근육이 뭉쳤다고 생각한 이 모 양은 생각날 때마다 턱 근육을 문지르며 입을 크게 벌리는 등 자신만의 턱 스트레칭을 했다고 한다. 그런데 통증을 느낀 지 6개월쯤 지난 후 이전과는 다르게 아예 턱을 벌릴 수 없었고 결국 치과에 방문해 턱관절염이라는 판단을 받게 되었다.

 

그렇다면 K씨는 왜 입을 벌릴 수 없을 지경이 되도록 턱을 방치해둔 것일까? 현대인의 40%는 턱관절 장애를 가지고 있다고 한다. 주변 사람에게서 쉽게 발견할 수 있는 현상이기에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고 이는 턱관절 및 턱근육을 심각한 지경에 이르게 하고 있는 것이다.

턱관절 장애는 턱관절과 주변 근육에 장애가 생긴 것을 말한다. 턱관절 장애의 초기 증상은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또는 좌우로 턱을 움직일 때 귀 앞에서 뚝뚝 소리가 나는 것이다. 이 증상을 현대인의 40%가 갖고 있는 것이다. 이 상태에서 턱의 긴장을 지속하고 잘못된 습관을 계속해서 지속하면 턱관절 장애가 더 심각한 단계로 진행된다. 입을 벌릴 때 관절이 잘 벌어지지 않아 입을 옆으로 틀어 벌리게 되고, 심각한 경우 숟가락도 들어갈 수 없을 정도로 턱이 벌어지지 않게 된다.

 

턱관절 장애의 원인은 무엇일까? 대표적으로 턱의 충격, 잘못된 저작습관, 스트레스, 치아의 부정교합, 턱 괴기 등이 있다. 턱에 충격을 가하면 턱관절에 무리가 가기 때문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또한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는 습관은 많이 사용한 쪽의 턱관절이 좁아져 양쪽 턱관절의 균형이 깨져 턱관절 장애를 유발한다. 스트레스는 뒷목의 근육을 경직시키고 이갈이 등의 원인이 되므로 턱관절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친다. 이러한 습관을 오래 지속하면 머리뼈와 턱뼈 사이에 있어야 할 디스크가 빠져 나오게 하며 물리치료로는 치료할 수 없는 턱관절 디스크까지 이르게 된다. 허리에 디스크가 생기듯이 턱에도 디스크가 생기는 것이다. 또한 이를 갈거나 악무는 습관이 있다면 지나친 근육의 긴장을 유발하여 주변근육까지 뭉쳐 복합적인 통증을 유발하는 것이다.

 

턱관절 장애를 치료하려면 좋은 방법은 무엇일까? 우선, 올바른 습관을 가져야 한다. 양쪽 턱을 균형지게 사용하며, 턱을 괴거나 이를 악무는 습관은 자제하는 것이 좋다. 또한 턱 근육이 아프다고 턱을 주무르고 손으로 문지르는 행위는 좋지 않다. 이는 턱의 근육을 오히려 더 뭉치게 하여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턱을 스트레칭한다고 입을 크게 벌리는 행위도 좋지 않다. 턱이 아플 때에 가장 좋은 방법은 턱을 쉬게 하는 것이다. 윗니와 아랫니 사이를 2~3mm정도 떨어뜨린 상태가 턱근육이 쉬는 상태이다. 그리고 턱근육 스트레칭은 윗니와 아랫니 사이를 2~3mm상태에서 혀를 윗니에 대고 살짝 밀어올려 6초를 지속한 후 다시 이완하는 운동을 반복하여 하면 턱근육을 스트레칭 할 수 있다.

턱관절 장애가 턱을 벌릴 수 없을 정도로 심해져 병원을 방문하게 되면 물리치료와 약물치료를 하게 된다. 통증을 완화하는 진통제와 근이완제를 사용해 근육이완제를 사용해 근육긴장을 해소하고, 물리치료로는 냉온요법을 사용해 혈액순환을 촉진하고 근육을 이완시킨다. 또한 액체파스를 바르고 초음파치료를 하는 등의 물리치료를 진행한다. 1주일 간 이 물리치료와 약물복용을 하고 턱을 최대한 쉬게 해주는 좋은 습관을 유지하면 천천히 정상적인 턱상태로 돌아갈 수 있다. 그러나 심한 경우는 이정도의 치료로는 치료가 어렵고 턱관절 교정장치를 사용한다. 이 교정장치로도 효과가 없을 정도로 디스크가 많이 진행된 상태이면 수술을 진행한다. 전체 턱관절 장애 환자의 5%정도가 수술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턱관절 장애를 완치할 수는 없고 평생 안고 살며 관리를 해야 하는 병이다. 그러나 좋은 습관을 유지하며 살아간다면 아무 문제 없이 지낼 수 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올바른 습관을 지속적으로 유지하는 것이다.

 

※ 턱관절 장애 여부를 알아보는 자가진단

 

1. 입을 최대한으로 벌렸을 때, 윗니와 아랫니 사이가 4cm 미만이다.
2. 입을 벌리거나 다물 때 ‘딱’ 소리가 나고, 턱이 한쪽으로 쏠린다.
3. 음식을 씹거나 윗니, 아랫니를 맞댔을 때 양쪽이 조화롭게 닿지 않는다.
4. 치과 치료 후 턱관절 통증이 심하고 얼굴, 뺨, 턱, 목구멍에 통증이 있다.
5. 아침에 일어났을 때 턱이 불편하거나 두통이 있다.
6. 항상 한쪽으로만 음식을 씹는다.
* 위 질문 중 한 가지라도 해당된다면 턱관절 장애를 의심해야 한다.

 

윤효은 기자/한림
<redcat621@naver.com>

 

 

배가 아픈데 여긴 우주네

107호/의료사회 2015. 11. 4. 15:00 Posted by mednews

배가 아픈데 여긴 우주네

- 우주에서는 수술을 어떻게 할까?

 

 

마전 화성에서의 생존을 다룬 영화 ‘마션’이 개봉했다. 주인공 마크 와트니는 폭풍속에서 날라다니는 파편에 맞아 홀로 화성에 남겨지게 된다. 깨어난 후 그는 화성기지에서 배에 박힌 파편을 적출한 뒤 상처부위를 의료용 스테이플러로 봉합한다. 그런데 만약 사고가 중력이 없는 우주공간에서 일어났다면 어떻게 됐을까? 아마 이리 간단하지는 않았을 것이다. 중력이 없기에 장기들이 고정되지 않고 떠다니게 된다. 더 큰 문제는 피다. 우주 영화에 단골로 나오는 장면이 물이 방울모양으로 떠다니는 장면이다. 그런데 만약 출혈로 피방울들이 우주선 내로 방출된다면 생각만 해도 끔찍하다. 우주영역에서의 활동이 많아질 미래를 대비하려면 꼭 해결해야할 문제이다. 과학자들이 가만히 있을리가 없다.


올해 6월 26일, Andrew Kirkpatrick이 이끄는 캐나다,미국 과학자들은 한 실험을 행하였다. 제트기가 포물선 모양으로 비행할 때 정점 부분에서 약 30초간 무중력 상태가 되는데 이 때 수술을 하는 실험이다. 캐나다 국립연구 위원회가 주관한 이 실험은 팔콘20 제트기에서 행해졌다. 환자는 진짜 사람이 아닌 cut suit를 사용하였다. Cut suit란 현장실습에서 자주 사용되는 실험기구로 인간의 복부를 플라스틱으로 재현한 슈트다. 평소에는 연기자가 이 슈트를 입고 진짜 환자처럼 소리지르거나 투덜거리는 연기를 하는데 이 실험에선 컴퓨터와 중력 감지 센서로 이를 대체하였다. 센서들은 비행정보,피의 손실, 외과의들의 생리학적 수치들을 기록하였고 카메라로 이 모든 과정을 녹화하여 후에 분석할 수 있게 하였다. 가정된 상황은 흉부 압박상으로 인한 내부출혈으로 배를 열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 실험에서 무중력 상황에서의 출혈을 팽창형 지혈 폼을 이용해 성공적으로 처리했다고 한다. 무중력 시간이 짧다는 문제는 중력이 돌아올 때 모든 과정을 멈추고 다음 무중력 상태가 돌아올 때까지 기다리는 방식으로 해결했다고 한다. 이 실험으로 두 나라의 과학자들은 우주에서의 수술의 한 가능성을 보여주었다.


우주 분야 연구를 이끄는 대표적인 기관 NASA 또한 이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Human Research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외과수술 지원 로봇을 개발하였다. 이 로봇은 네브라스카에 기반을 둔 Virtual Incision이라는 기업과 NASA의 협력으로 개발되었는데 무게가 400g 밖에 되지 않는다. 이 로봇은 배꼽 부분을 살짝 절개해 체내로 삽입되어 맹장이나 감염된 기관을 절제하는데 사용된다. 삽입 시 로봇의 일부는 바깥에 남아 밀봉을 유지하고 특별한 접속구로 가스의 방출 또한 방지하기에 우려되던 피 유출 사고를 방지한다. 로봇은 몸통(torso)와 두 독립된 팔로 구성되는데 두 팔은 어깨 관절과 팔꿈치 관절을 가지고 있다. 각 관절은 직류 전동기로 작동하며 외과의는 리눅스로 구성된 유저 인터페이스를 이용해 명령을 내리게 된다. 외과의는 Phantom omni haptic 장치로 로봇을 조종하게 되는데 이 장치는 모니터와 발로 밟는 페달로 구성되어 있다. 모니터는 로봇이 전달하는 복부 내부의 영상들을 보여주며, 발 페달을 밟음으로서 로봇의 팔을 조종해 움켜쥐거나 멈출 수 있게 한다. 또한 이산화탄소 방출 또한 조절 할 수 있어 배에 이산화탄소를 채움으로써 더 잘 볼 수 있게 되고 움직일 공간 또한 마련해준다.


이 로봇의 프로토타입은 돼지로 실험되었는데 최소 칩입으로 맹장 수술,쓸개 제거, 내부출혈과 위궤양 방지 등 다양한 실험에 성공했다고 한다. 개발자들은 “이러한 질병들의 발생 확률은 낮아도 북극탐사나 해저탐사에서 종종 발생하기 때문에 대비해야한다.”라고 말했고 또 “아직 개발 초기이기는 하나 적은 침입으로 복부 질병들을 해결할 수 있기에 우주에서 충분히 사용 가능하다.”라고 전망했다. NASA는 Human Research 프로그램에서 2차 연구로 염분이 많은 환경에서 개복수술을 하는 Aqueous Immersion surgical system을 또한 개발 중이며 워싱턴 대학에서는 초음파를 이용해 배에 상처 없이 치료하는 연구를 하는 등 다양한 시도들이 행해지고 있다.


하지만 해결해야 할 문제점은 아직도 존재한다. 우선 수술 방법이 있더라도 수술을 할 주체가 필요하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의사를 우주비행사로 훈련시켜 우주선에 탑승시키는 방법이다. 그러나 두 전문과정을 수료한 사람의 숫자가 적거니와 매 탐사에 그 인력을 투입시키는 것은 비효율적이다. 그래서 과학자들이 집중하고 있는 방법은 원격조종을 통한 로봇수술이다. 이 방법은 지구에서 여러 비행선을 통제할 수 있기에 채택되었다. 그런데 지구 근거리에서만 유인탐사가 일어나는 현재와 달리 탐사의 범위가 넓어질 미래에는 시간차라는 문제가 발생한다. 만약 화성 근처의 비행선에 절개한다는 명령을 지구에서 보내고 그 명령이 로봇에 의해 실행된 결과를 지구에서 보려면 약 20초가 걸리게 되는데 이는 긴급한 수술에선 엄청난 문제다. NASA에선 동행한 우주비행사들을 보조하게 하거나 로봇에 수술절차를 입력해 스스로 실행하게 하는 등 해결점들을 찾고 있다.

 

안제성 기자/한양
<greatjason@naver.com>

 

강정호 부상으로 데뷔 시즌 조기 마감

- 부상과 치료, 내년 시즌 복귀까지

 

 

지난 9월 18일 국내에 있는 메이저리그(MLB) 팬들에게 안 좋은 소식이 들려왔다. 바로 강정호의 부상소식이었다. 강정호는 한국 프로야구의 소속팀 넥센에서 주축 선수로 활약하다가 올해 메이저 리그 피츠버그 파이어리츠(Pittsburgh Pirates)로 진출하였다. 초반 부진한 모습을 보이기도 했지만 7월 한 달간 25경기에서 타율 0.379 출루율 0.443 장타율 0.621의 대단한 성적을 뽑아내며 ‘메이저리그 이달의 신인상’을 수상했다. 이렇게 국내, 외 메이저 리그 팬들에게 자신의 존재감을 확실히 각인시키며 활약하던 중에 들려온 비보라 더욱 안타까웠다.


이날 강정호는 미국 펜실베이니아 주 피츠버그의 PNC 파크에서 열린 시카고 컵스(Chicago Cubs)와의 홈 경기에 4번 타자 유격수로 선발 출장했다. 1회 초 무사 만루에서 상황에서 2루 땅볼을 병살타로 처리하기 위해 2루에 들어가 송구를 받던 중 선행 주자 크리스 코글란(Chris Coghlan)의 공격적인 슬라이딩에 왼쪽 무릎을 맞고 그라운드에 그대로 쓰러졌다. 왼쪽 무릎의 외측 반월판(Lateral meniscus)이 손상되었고 정강뼈(tibial plateau)가 부러지면서 강정호의 화려한 데뷔 시즌이 끝나는 순간이었다. 현재 약 6~8개월의 회복기간이 필요하다고 알려졌으며, 이에 따른 예상 복귀 시점은 내년 3월 중순에서 5월 중순이다.

 

정강뼈(Tibial plateau)는 우리 몸에서 무게를 지탱하는 가장 중요한 부분으로, 이 부위가 골절될 경우 knee alignment, 안정성 그리고 움직임에 큰 영향을 준다. 조기에 진단하고 적절한 치료를 하는 것이 널리 알려진 합병증 특히 외상 후 관절염의 위험도를 줄이는 데 중요하다.


경골 고평부 골절(Tibial plateau fracture)은 측방 부하(Axial loading)를 동반한 외번력(Valgus force; 다리를 바깥쪽으로 휘어지게 하는 힘)을 받을 때 가장 많이 발생한다. 이 골절의 가장 큰 원인은 교통사고(80%)이며, 나머지는 대부분 운동과 관련된 손상이다.


치료는 크게 비수술적 방법과 수술적인 방법이 있다. 수술하는 경우는 손상범위와 관절의 침범정도에 따라 결정되며, 일반적으로는 개방 정복술과 내부 고정술(ORIF; Open reduction & Internal fixation)을 하게 된다. 수술 후 보통 12주간은 하중 부하를 최소화하여야 한다.


무릎에는 경골(Tibia)과 대퇴골(Femur)사이의 빈 공간을 채우는 초승달 모양의 반월판 두 개가 있다. 외측 반월판(Lateral meniscus)는 무릎은 바깥쪽에 있는 것으로 충격을 흡수하는 기능을 한다. 반월판 파열은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하나는 급성 손상에 해당하고 나머지 하나는 퇴행성 손상이다.


외측 반월판의 파열은 몸이 비틀리는 동작이나 무릎 관절에 직접적인 충격을 가해졌을 때 발생한다. 손상이 의심될 때는 ‘McMurrays、 test’를 해볼 수 있으며 X-ray, MRI와 같은 영상검사를 통해 대증적인 치료를 할 것인지, 아니면 수술을 시행할 지 결정하게 된다. 손상의 정도가 심하지 않을 때는 바로 수술을 하지 않고 대증적인 치료를 하게 된다. 손상 부위가 부어올랐을 때는 RICE원칙(rest; 휴식, ice;냉찜질, compression; 압박, elevation; 거상)에 따라 부종을 가라앉히도록 한다. 증상을 악화시키지 않을 정도의 가벼운 운동을 통해 대퇴근을 유지해줄 수도 있다.


수술은 입원일수를 최소화하면서 빠른 회복의 장점을 갖고 있는 관절경 수술이 현재 일반적인 수술법으로 알려져 있다. 반월판을 살릴 수 있는 상태라면 재건 수술(meniscus repair)을 하는 것이 최선의 방법이지만 보통은 손상된 조직의 일부를 제거하는 수술(partial meniscectomy)을 하게 된다.


강정호는 부상 당일 날 밤에 수술을 받은 상태로 현재 회복 중에 있다. 그래도 다행인 것은 전방 십자인대(Anterior cruciate ligament)의 파열은 피했고, 처음에 알려졌던 것과는 달리 내측 측부 인대의 손상(Medial collateral ligament)도 없었다는 점이다. 또한 강정호가 무릎에 반복적인 부상을 받은 것이 아닌 첫 수술이었다는 것도 그의 복귀에 희망적인 요소이다. 강정호의 화려했던 첫 시즌은 불운하게 막을 내렸지만, 내년 시즌 더욱 깔끔한 수비와 시원한 홈런포를 가지고 돌아오기를 기대해본다.

 

이윤민 기자/건국
<tigerenergy@naver.com>

 

팀 닥터는 무엇을 하나요?

107호/의료사회 2015. 10. 30. 14:57 Posted by mednews

팀 닥터는 무엇을 하나요?

 

 

지난 2015년 8월 9일 잉글리시 프리미어리그(EPL) 1라운드 첼시 vs 스완지 경기에서 첼시의 팀 닥터였던 ‘에바 카네이로’와 첼시의 ‘무리뉴’감독 사이에 일어났던 다툼으로 영국 현지는 물론 한국의 여러 축구팬들까지 그 사건으로 들썩였다. 에바 카네이로는 2009년부터 첼시의 팀 닥터였는데 이미 축구팬들 사이에서 미녀 팀 닥터로 유명세를 날리고 있었고 전세계에 많은 팬을 보유하고 있는 유명인사였다. 이전에는 단지 외모로 유명했다면 이 사건 이후로는 팀 닥터의 역할과 팀 닥터 그 자체에 대해 많은 관심이 생겨났고 그만큼 한국에서도 팀 닥터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기 때문에 팀 닥터가 정확이 무슨 일을 하는지, 어떤 과정을 거치면 될 수 있는지 살펴보자.


우리나라에도 팀 닥터는 다양한 종목의 각 프로팀에서 근무하고 있다. 다양한 곳에서 팀 닥터는 근무하고 있지만, 팀 닥터가 어떤 일을 하는지 알아보기 위해 의무체계가 가장 체계가 잘 잡혀있는 태릉선수촌의 팀 닥터의 역할에 대해 알아보자. 태릉선수촌은 국가의 관리아래에 전담 팀 닥터가 있는데 태릉선수촌 의무실에는 의사 2명 (재활의학과 전문의, 가정의학과 전문의)을 비롯하여 물리치료사 등 각 분야의 의료 인력이 근무하고 있다. 의무팀을 총괄하는 팀 닥터는 그 중에서도 다양한 업무를 하는데 태릉선수촌의 팀 닥터는 크게 평상시의 진료업무, 국제 스포츠 대회의 의료지원 업무, 도핑관련 업무 등을 한다. 진료업무로는 다양한 종목의 선수들이 각 종목에서 다치기 쉬운 부위의 부상을 예방하는 작업을 하면서 훈련 중 다친 선수들을 치료하고, 부상을 당한 선수들이 경기력을 유지하며 재활을 하기 위한 프로그램을 짜기도 한다. 또한 선수촌에 들어오지 못하는 선수들도 관리하면서 국가대표 선수들의 전 영역에 걸쳐 관리를 한다.


의료지원 업무는 소규모 대회에 지원을 나가는 것부터 시작하여 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 선수 관리의 전반을 담당하기 까지 다양한 역할을 한다. 올림픽 등 큰 대회에서는 각 나라마다 의무실이 따로 준비되어있어서 대규모 의료 인력을 이끌고 현장의 의무실에서 선수들을 관리하며 부상관리와 컨디션 관리에 많은 역할을 한다. 또한 요즘 중요해진 도핑관리도 직접 하면서 선수들이 신경을 덜 쓰고 최선의 경기력을 이끌어 낼 수 있도록 노력한다.


팀 닥터 이외에도 의료팀에는 팀 트레이너 등 다양한 인력이 있다. 팀 트레이너는 의사자격증은 없지만 관련 교육을 받아 전문 지식이 있는 사람들이며 팀 닥터와 마찬가지로 의무 분야 전반에 걸쳐 많은 일들을 한다. 그리고 그들을 관리하며 심화된 의무 분야의 일을 하는 사람이 의사인 팀 닥터이다. (미국에서는 팀 닥터를 Team Physician 이라고도 부른다.) 예전에는 스포츠에 관심이 있으면 전공에 구애받지 않고 팀 닥터가 될 수 있었지만, 요즘은 팀 닥터에 대한 규정이 엄격해져서 자격도 엄격해졌고 또한, 대한 스포츠 의학회에서 연수를 거쳐 시험을 통과한 의사만이 정식 팀 닥터로 인정받을 수 있다.

 

양은건 기자/가천
<dmsrjs7835@naver.com>

 

미래를 위한 기념일, 챙기자 건강 기념일

 

 

역사적인 기념일, 종교와 관련된 기념일, 연인들 사이의 기념일, 우리의 생일까지. 사람들은 의미 있는 일들을 흘러 보내지 않기 위해, 날짜에 의미 부여를 하여 기념일을 만든다. 앞에서 말한 기념일들은 과거의 어떤 사건으로부터 만들어진 경우가 대다수이다. 그렇다면 더 나은 미래를 위해서 만든 기념일이 있다면 어떨까. 많은 사람들이 앓고 있는 질병을 특정한 날짜에 지정하여, 질병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질병에 대한 사람들의 의식을 향상시켜 질병을 예방할 수 있는, 미래를 위한 기념일이 바로 ‘건강과 관련된 기념일’이다. 우리나라에서 실시되고 있는 건강 관련 기념일에 대해 몇 가지 소개하고자 한다.   

 

 

유방암 핑크 리본 캠페인(Pink Ribbon Campaign)

 

핑크 리본 캠페인은 건강이나 질환과 관련된 ‘리본 캠페인’의 시초가 된다. 1991년에 미국 뉴욕에서 유방함 생존 환자들을 위한 달리기를 개최하며 주최 측이 참가자에게 핑크 리본을 나누어 준 것을 시작으로 핑크 리본이 유방암의 상징이 되었다. 한국유방암학회는 급증하는 유방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기 검진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매년 10월을 ‘유방암 예방의 달’로 정하고, 이 기간동안에 핑크 리본 캠페인을 펼친다. 10월 한 달 동안 전국 60여개의 병원에서 대국민 유방암 건강강좌 개최를 비롯하여 핑크 리본 합창제, 핑크 리본 일루미네이션(점등식), 한국여자프로골프협회(KLPGA) 소속 선수들의 핑크 리본 부착 등의 활동을 진행한다.

 

 

 

대장앎 골드 리본 캠페인(Gold Ribbon Campaign)

 

대한대장항문학회는 2007년부터 대한암협회와 공동으로 9월 전체를 ‘대장앎의 달’로 정하고 있다. ‘대장앎’이란 대장암 예방과 치료를 위해서는 대장암에 대하여 정확히 알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뜻에서 ‘대장암’과 ‘어떤 사실에 대해 알고 있다’는 뜻의 ‘앎’을 합성한 것이다. 골드 리본은 대장의 모양을 형상화한 것으로, 대장암 환자와 가족에게는 대장암 극복의 의지를, 일반인에게는 대장을 건강하게 지켜나가겠다는 마음을, 의료진에게는 국민들의 대장 건강을 위해 연구와 치료에 최선을 다하겠다는 의지를 되새기기 위해 만들어졌다. 올해 2015년은 8회째 캠페인을 진행했는데, 특히 이번 연도의 주제는 ‘한국인의 화장실’로 국민들의 배변 횟수, 시간, 배변 시 휴대폰 사용 등에 대한 조사를 실시하고 이에 대한 통계를 공개하였다. 또한, 전국 60개 병원에서 무료로 건강강좌를 준비하고, 일부 무료 대장 내시경 검진권을 선물하였다.
 

 


자궁 경부암 퍼플 리본 캠페인(Purple Ribbon Campaign)

 

핑크 리본이 유방암을 상징했다면, 퍼플 리본은 자궁 경부암을 상징한다. 고귀함을 상징하는 퍼플과 여성의 자궁을 형상화한 리본의 결합으로 적극적으로 자궁경부암 예방 노력에 동참하자는 의미를 가지고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자궁경부암에 대한 올바른 이해와 정기검진 및 백신 접종을 통한 예방의 중요성을 알리기 위해 2010년부터 매년 5월 셋째 주를 ‘자궁경부암 예방주간’으로 지정하고 캠페인을 펼치고 있다. 올해 2015년 제 6회 퍼플 리본 캠페인은 ‘닥터카페 시즌6’이라는 행사를 개최하여 ‘10대부터 챙겨야 할 자궁건강이야기’ 클래스 및 전문의 1:1상담 등의 프로그램을 진행했다. 닥터 카페 상담은 산부인과 방문을 꺼려하는 젊은 여성들의 많은 관심과 참여가 있었다.

 

 

 

결핵 예방의 날

 

세계 결핵의 날로부터 비롯된 것으로 실제 결핵예방법에 의거하여 3월 24일을 ‘결핵 예방의 날’로 제정해 공식 행사를 하고 있다. 3월 24일은 독일의 의사이자 세균학자인 로베르트 코흐에 의해 ‘결핵균’이라는 미생물이 결핵의 원인이라는 것을 밝힌 날짜로서 IUATLD가 세계 결핵의 날로 제정하고 WHO가 공동으로 주관하고 있다. 올해에는 “철저한 발견, 치료, 관리로 결핵 없는 사회”라는 슬로건으로 2주 이상 기침을 하면 결핵검사를 받자라는 홍보를 이어나갔다.

 

세계 당뇨병의 날(World diabetes day)

 

세계 당뇨병의 날은 WHO와 세계당뇨병연앵이 곧동으로 전세계적으로 늘어나는 당뇨병에 대한 경각심을 불러일으키고자 매년 11월 14일로 제정되었다. 11월 14일은 인슐린을 개발하여 인류의 당뇨병 치료에 큰 도움을 준 프레드릭 밴팅 교수의 생일이다. 세계 당뇨병의 날의 하이라이트는 ‘푸른빛 점등식’이다. 전세계 160개국 이상에서 각국을 대표하는 유명한 건물이나 유적에 동시에 푸른색의 빛을 밝힌다. 당뇨병 예방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고 당뇨병 환자에게 극복 의지와 희망을 전달한다. 우리나라에서도 대한당뇨병학회가 주최하여 2007년부터 남산타워, 광안대교, 청계천, 국회의사당, 보신각 등에 푸른빛 점등식을 진행한다.

 

 

임채린 기자/가천
<cl_maker@naver.com>

 

외과 부문에 부는 여풍 Women in Surgery Symposium

- 가톨릭의대 외과학교실 여의사회 발족 기념 심포지엄 개최

 

 

가톨릭대학교 의과대학 외과학교실에서 9월 24일 19시 가톨릭대학교 성의회관에서 ‘Women in Surgery Symposium(외과 여의사 심포지엄)’을 개최했다.


TV에 인기 남성 셰프들이 등장하는 등 남녀의 역할 구분이 모호해지는 동시에 교육수준이 높아진 여성들의 사회참여 비율도 증가하고 있다. 이는 법조계, 경찰, 의사 등 전문 직종에 관해서도 마찬가지이다. 이에 따라 과거 남성의 전유물이라고 여겨졌던 외과 부문에서도 여성 의사 비율이 늘어나고 있다.


상대적으로 많은 체력을 요구하는 등 남성주의 문화가 강한 외과 분야에서도, 로봇 수술이나 복강경 수술 등 흉터를 최소화하는 방식의 외과수술이 늘어남에 따라 여의사의 섬세함과 꼼꼼함은 점점 빛을 발하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여의사들의 모성애를 바탕으로 한 진료, 환자들, 간호사들과의 소통능력들은 수술 수행도를 높이는 데에도 큰 장점으로 작용하고 있다.


이에 가톨릭대학교 외과학교실은 총 51명의 여의사를 배출 하는 등, 국내 외과 여의사 중 10% 이상의 비중을 차지하면 외과 발전에 힘쓰고 있다. 또한 외과 여의사의 발전과 후배양성에 힘쓰고자 ‘가톨릭대학교 외과학교실 여의사회’를 구성하였다. 이번 심포지엄은 이를 기념하기 위해 마련된 것이다.


이 심포지엄에서는 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이경상 신부의 초청강연 ‘여의사와 외과’를 시작으로, ‘외과 여의사의 비전’을 주제로 충남의대 외과 설지영 교수가 좌장을 맡아 △여의도성모병원 정재희 교수의 ‘외과 여의사의 일과 삶’, △성바오로병원 최승혜 교수의 ‘외과 여의사의 역할과 장점의 활성화’, △주함외과 허윤정 교수의 ‘외과 개원의의 전망과 조언’에 대해 살펴보았다.


이경상 신부는 초기에는 무시를 당했지만 전쟁, 혈액연구, 마취영역의 진보 등을 바탕으로 급성장한 외과의 역사부터 짚어보며, 우리나라에서는 외과는 남성의 전유물로 여겨지지만 외국에서는 이미 외과에서의 여성의 역할을 주목한 점 등을 여러 기사를 통해 소개했다. 또한 가톨릭 병원 내에서도 ‘전공을 다시 선택시 외과를 선택하겠다’ 라는 질문에 여의사들은 83.5% 남의사들은 61.3%가 긍정적으로 응답한 자료나, 최근 외과 관련 의료소송 32건 중 여의사건의 한 건도 없는 점을 들어가며 외과에서의 여의사들의 중요성을 피력했다.


여의도 성모병원 정재희 교수는 외과여의사들을 인터뷰하고 설문한 내용을 바탕으로 한 영상을 보여주었다. 영상에서, 외과 여의사들은 생활리듬이 깨지기 쉽다는 점, 병이 호전되지 않을 때 자신의 능력 부족으로 느껴지는 점, 가족과의 약속을 잘 지키지 못한 점 등을 외과의 힘든 점으로 꼽았지만 환자가 수술을 잘 끝내고 퇴원할 때 보람을 느낀다는 점이나 다시 과를 선택하더라도 외과를 선택하겠다는 말을 언급하며 외과에 대한 자부심을 드러냈다. 외과를 고민하는 여후배들에게 인생에 한 번 뛰어들어 열정을 불태워볼 만한 직업이라며 격려도 잊지 않았다.


성바오로 병원 최승혜 교수는 앞서 짚어보았던 외과의 역사와 앞으로의 발전 가능성, 섬세하고 치밀함, 또 환자와 주변 동료와의 소통능력 등을 장점으로 들어가며 외과여의사의 장점을 말하였으며, 여성외과의사의 발전 장애요소로 성차별주의, 멘토의 부족 등을 말하며 외과학교실 여의사회 발족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주함외과 허윤정 교수는 외과 개원의에 관한 주제로 대장항문외과나 유방, 갑상선에 관한 분야는 여의사를 선호하는 분야이고 외과 여의사로서 희소성을 가지고 있다는 장점을 말했다. 또 현재 개원의의 증가로 인해 5년 평균 폐업률이 81.6%에 달하는 등과 같은 개원 현실을 보여주었지만, 동시에 진료 영역에 대한 전문성을 확보하는 것은 물론, 재방문 할 수 있는 내시경, 검진과 같은 분야의 환자군을 확보해야 하며, 비교적 경기의 영향을 받지 않는 보험관련질환에 관심을 갖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조현 가톨릭대 외과학교실 주임교수는 이에 “여성만의 장점으로 외과의사로서의 역할과 활동 영역을 넓혀 외과 발전에도 힘을 더해 달라”고 당부했으며 손희송 주교(학교법인 가톨릭학원 상임이사)는 “여성 외과의사들의 발전은 물론 외과학교실의 발전에도 응원과 지원을 아까지 않겠다”고 말했다.


한편, 학교법인 가톨릭학원은 지난 1월 ‘생명존중의 영성실천을 위한 외과학교실 비전선포식’에 이어 최근 발전지원 후속조치를 확정, 외과학교실 발전 지원에 힘쓰고 있다.

 

함지현 기자/순천향
<hamji224@naver.com>

 

한국 의료 발전의 숨은 역사, ‘미네소타 프로젝트’

 

 

 

1954년 9월, 6·25전쟁의 충격이 채 가시기 전인 그 때, 훗날 한국을 의료 선진국으로 발돋움할 수 있게 한 하나의 프로젝트가 한국과 미국 양국 간의 협의 하에 진행되고 있었다. 바로 ‘미네소타 프로젝트’이다.


휴전을 선언한 후, 약 60년의 세월이 흐르는 동안 대한민국은 사회, 경제적으로 그 당시에는 상상할 수 없는 발전을 이룩해냈다. 더불어 의료 분야에 있어서도 눈부신 성장을 이루어냈다. 사실 필자는 이러한 발전의 원동력은 한국인 특유의 근성과 집념일 것이라는 막연한 믿음을 갖고 있었는데, 이와 더불어서 미국의 적극적인 도움이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고, 이를 간략하게나마 소개해볼까 한다.

 

전쟁 속 폐허가 된 서울대학교 병원
미네소타 대학과 협력하여 재건에 착수

 

19세기 말, 조선시대 고종 22년(1885년) 왕립병원이 세워지면서 서양의 의학이 처음으로 도입되었는데 일제 강점기와 한국전쟁을 겪으면서 우리나라에서 서양 의학이 제대로 뿌리내리기에는 무리가 있었다. 한국전쟁으로 인해 사회적, 경제적으로 모두 밑바닥에 있었던 시기에 미국의 국제 협동조합 연맹(ICA; International Cooperation Administration)의 주도로 공학, 의학, 농학에 관련된 지식과 선진기술을 한국에 전달할 것을 약속한 협약이 이루어졌다. 이 협약을 바탕으로 미국의 미네소타 대학(University of Minnesota)과 서울대학교의 적극적인 교류가 시작되었다.
의료적인 측면으로 국한해서 본다면 미네소타 프로젝트의 궁극적인 목표는 한국의 의학 교육과 연구 환경을 개선하는 것이었으며, 총 세 개의 세부 목표(교육, 서적을 비롯한 각종 물품과 장비의 구비, 서울대학교 시설의 전반적인 재건)를 세워서 예산을 책정하였다.
미네소타 프로젝트 중 가장 시급하게 해결해야 했던 점은 전란 속에 파괴된 기본적인 시설을 복구하는 일이었다. 겨울에는 난방으로 이용할 연료조차 구할 수 없었기 때문에 일부 병동은 문을 닫아야 했고 교육과 연구에도 차질이 있을 정도였다고 하니 의료시설에 투자할만한 자본은 턱없이 부족한 상황이었다. 69만 달러가 의과대학 재건에 사용되었으며, 이 예산으로 난방 시설, 급, 배수 시설, 수술실 그리고 강당 등이 만들어졌다.

교육에 있어서 가장 중요시 되었던 것은 미국 의학의 근간이라고 할 수 있는 “과학적인 접근(scientific method)”을 일깨우는 것이었다. 여러 실험과 병실 실습을 바탕으로 학생과 교수진 모두에게 그 당시 새롭게 알려진 의학(medical science)의 원칙을 배울 수 있도록 하였으며, 독립적이고 창의적인 생각을 하는 습관을 키우도록 독려했다. 이와 더불어 세미나, 컨퍼런스 등 새로운 교육 방식을 통해 학생들과 젊은 의사들이 더욱 적극적으로 학업에 임할 수 있도록 했다. 지금의 임상 실습, 인턴, 레지던트 교육의 토대가 마련된 것도 이 때부터였다.
총 73명의 스태프들이 미네소타 대학에서 교육을 받고 돌아왔으며 의료 교육의 성과는 단 몇 개월 만에 나타났다고 한다. 새로운 지식과 기술을 전수받고 돌아온 스태프의 공헌으로 한국의료는 기존의 일본식에서 미국식으로 전환점을 맞게 되었다
당시 미국 의료의 기술과 지식은 최고의 자리에 있었고 이것이 한국 의료가 도약하는데 큰 도움이 된 것은 부인할 수 없다. 하지만 미네소타 프로젝트가 한국 의료에 있어 모두 긍정적으로만 작용했다고 보기는 힘들다. 1980년대 들어서 일부 사람들은 미네소타 프로젝트에 대해 다른 시각을 갖기 시작했다. 프로젝트에 참여한 한 교수는 그 당시 한국의 젊은 의료진들이 의료 지식을 습득하고 현실에 적용함에 있어서 더욱 비판적인 시선이 필요했다고 말했다. 한국과 미국에서 각 질병의 유병률과 환자군은 다르기 때문에 미국에서 배운 지식을 깊게 공부하고 전달하는 것이 현실과는 동떨어진 일이었다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이 의료 선진국
몽골,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 의료기술 전수

 

현재 한국은 의료분야에 있어서 다른 국가에 의료기술을 전달하는 의료선진국으로 도약했다. 지난해 의료기술을 배우기 위해 한국을 찾은 외국인 의사는 1000여명 정도로 집계되었다. 도움을 받던 나라에서 이제 도움을 줄 수 있는 위치에 서게 된 것이다. 더욱 놀라운 것은 위암, 간이식 분야에서는 선진국 의료진도 기술을 배우기 위해 방문한다는 점이다. 또한 몽골, 라오스, 캄보디아 등에 의료기술을 전수하는 사업도 하고 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에 참여했던 갈트 박사(Dr. Gault, Jr)는 이 프로젝트가 그의 경력과 삶에도 분명 좋은 영향을 주었다고 말했다.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마치고 본국으로 돌아간 그는 다른 의료진 그리고 학생들과 자신의 관계가 긍정적으로 변화한 것을 느낄 수 있었다. 이는 문화적 차이를 이해하고 수용하면서 하나의 목표를 가지고 일했던 한국에서의 경험이 중요하게 작용했다고 한다. 또한 미네소타 프로젝트의 경험을 토대로 그는 일본과 대만 등 다른 아시아 국가의 의학 교육 자문위원으로도 활동할 수 있었다. 우리도 여러 의료 기술 지원 사업을 진행하면서 일방적으로 주는 것이 아닌 우리 자신을 성장시키는 기회로 삼는다면 더욱 뜻 깊은 시간이 될 것이다.

 

이윤민 기자/건국
<tigerenergy@naver.com>

 

군사의학(Military medicine)의 세계

107호/의료사회 2015. 10. 23. 15:07 Posted by mednews

군사의학(Military medicine)의 세계

 

 

 

지난 8월 4일, 경기 파주시 인근 비무장지대(DMZ)에서 북한이 심어놓은 목함지뢰에 우리 군 부사관 2명이 발목을 절단되는 등 크게 다친 사건이 있었다. 당시 이는 대북 확성기 방송 재개 등의 문제 등으로 비화되는 등 정치적으로 큰 이슈가 되었다.


그리고 다른 한편으로는 나라를 지키다 부상당한 장병들에 대한 보상이 어떻게 이루어지는지에 대한 것이 이슈가 되었고, 또 어떤 이들은 부상 장병들이 어떤 치료를 받게 되는지, 최선의 치료를 받게 되는지에 대한 의문을 표하기도 했다. 우리 군에서는 그들에게 의학적으로 어떤 도움을 줄 수 있었을까?


군대는 근본적으로 부상에 대한 위협을 내재하고 있는 집단이다. 총탄과 포탄이 오고가는 전쟁터에서 외상이 발생할 수도 있을 것이고, 부대 내에서의 생활은 진지 작업 등의 업무, 행군 등의 훈련, 축구 등의 취미생활까지 모든 면에서 다양한 안전사고의 위험을 수반하고 있다. 나아가 많은 인원이 높은 밀도로 집단생활을 하는 만큼, 전염병에 대한 위험도 또한 높은 편이다. 심지어 장병들은 부조리한 폭력에 의한 외상 위협에도 노출되어 있다.


이처럼 군대는 여러모로 의학적으로 주의 깊게 다뤄야 할 특수한 집단이며, 나라를 위해 봉사하는 군인들에게 국가는 마땅히 그들에게 맞는 맞춤형의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필요가 있다. 이처럼 보건위생부터 외상까지 군대 안에서 벌어질 수 있는 여러 가지 의학적 상황에 대한 학문이 바로 군사의학(Military medicine)이다.

 

 

의학 발전의 역사, 군사의학

 

지금 이 순간에도 지구 어느 편에서는 항상 전쟁이 벌어지고 있다고 하지만 실질적으로는 전쟁이 생소한 우리 세대들에게 군사의학이라는 개념은 다소 낯설게 여겨진다. 그러나 근대화와 군대, 그리고 의학의 발전은 사실 떼놓고 생각하기 어려울 만큼 복잡하게 얽혀 있다.


대표적인 예가 열병에 대한 진단과 치료의 발전이다. 군사력을 앞세운 식민지 건설이 횡행하던 근대화 제국주의 시대, 압도적인 열강의 침략을 가로막았던 것들 중 하나가 현지의 풍토병이다. 반대로 군인들이 가져온 전염병이 원주민들을 전멸시키는 일도 있었지만, 원인 모를 병으로 쓰러지던 병사들의 상황은 열강들에게 가장 큰 골칫거리였다. 19세기 후반, 세균학의 정립과 군사적 욕망의 결합은 전염병에 대한 인류의 이해도를 급속히 증가시켰다.


또한 제1차, 2차 세계대전 당시 수없이 쏟아지던 외상 부상병들에 대한 처치는 외과학을 급속히 발전시켰다. 현재 상식적으로 받아들여지는 외상에 대한 응급의학적 처치법, 정형외과 수술 술기, 수혈 기법은 그 당시에 급속도로 발전하여 현재와 큰 틀에서는 차이가 없다고 할 수 있을 정도이다. 그 뿐만 아니라 지금은 미용이 차지하는 부분이 커진 성형외과학, 그리고 노인의 치료가 주가 된 재활의학의 발전 또한 전쟁이 없었다면 적어도 수십 년은 더 늦었을 것이라 예측할 정도이다.

 

 

북한 의대 본과 4학년은 통째로 군사의학 과정

 

군의관 수요의 대부분을 민간에서 수련받은 전문의의 의무복무로 채워내는 우리나라에서 군사의학은 다소 생소한 개념인 것이 사실이다. 그러나 2,500만의 인구에 적어도 100만, 여러 기관의 추정치로는 120만 명이 군인이며 복무 기간이 10년에 달하는 북한이라면 어떨까? 군사의학은 북한뿐만 아니라 베트남 등 군사력으로 국가를 통제하는 공산주의 국가에서는 가장 중요한 의학의 갈래다.


북한의 의대 교육과정은 국가적으로 교육과정을 강력히 통제하는 우리나라와 달리 다소 중구난방이다. 예과가 1년 반인 학교도, 2년인 학교도 있으며, 총 교육기간이 5년 6개월인 학교가 있는 반면 7년인 학교도 있다. 이처럼 다양하게 운영되는 북한의 11개 의과대학 교육과정에서 하나의 공통점을 찾는다면, 어느 학교라도 졸업 전 마지막 1년은 군사의학 교육과정이라는 점이다.


북한 군사의학의 자세한 교육과정에 대해서 알려진 바는 없다. 그러나 '사회주의 의학은 예방의학이다'라는 훈시와 군인들의 매우 불량한 영양상태, 콜레라와 결핵, 말라리아 등이 횡행하는 북한 군 부대의 실태를 생각해볼 때 부대 내의 보건위생과 질병 통제와 관련된 내용들이 주를 이룰 것이라 추측된다.

 

 

세계 7위 군사력에도 군사의학은 미흡한 수준

 

우리나라의 군사의학 수준은 어떠할까? 앞서 언급한 것처럼 우리나라의 경우 의무복무를 통해 군 내에 충분한 다양한 분과 전문의를 수급하고 있어 전체적인 수준에 있어서는 세계적으로도 높은 수준이라 볼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정작 비상상황에서 빛을 발해야 할 외상 치료에 대해서는 심각한 맹점들이 눈에 띈다.


과거 아덴만 여명 작전에서 총상을 입은 석해균 선장이 오만에서 긴급이송될 당시, 군에는 총상 치료를 할 수 있는 의사가 없다는 기사가 대서특필된 적이 있다. 결국 석 선장은 이국종 교수의 수술을 받아 의식을 회복하긴 했다. 의사의 잘못도 아니다. 그들은 총기 소유가 금지된 나라에서 종양이나 외상 환자를 맡아 몇 년이나 고생해 수련을 쌓은 뒤 나라의 부름을 받아 군대에 있었을 뿐이다.


그러나 그렇게나 떠들썩하고 넘어간 뒤 4년이나 지나 이번 목함지뢰 사건이 터졌을 때까지도 마땅한 대책이 없었다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 중앙일보의 9월 17일 보도에 따르면 발목 부상을 입은 하재헌 하사가 성남 국군수도병원으로 이송되었을 당시 특수외상 수술을 할 수 있는 전문의는 1명 뿐이었고, 폭발로 입은 상처에 신속히 재건성형술을 수행할 수 있는 의사는 아무도 없었다고 한다. 결국 국군수도병원은 환자를 분당 서울대병원으로 이송했다.


의무복무 국가에서 전문의를 차출해 군의관으로 활용하는 것은 괜찮다. 그러나 그 휴전중인 의무복무 국가에서 장병들에게 제대로 된 치료 하나 제공할 수 없는 것은 아쉬운 일이다. 의무라는 미명하에 차출된 군의관들에게 모든 것을 떠넘기려 하지 말고, 국방비를 제대로 활용해 이런 일이 있을 때 적절한 대처를 해낼 수 있는 전문의를 수급할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는 요구의 목소리가 높아지는 상황이다.


이준형 기자/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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