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꼭지 둘.  당신이 원하는 무상의료는?

야권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재원 조달 방안이다.

민주당, 증세는 없다

민주당은 집권하면 새로운 세금을 걷거나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무상의료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신 재정개혁과 부자감세 철회 등의 조세개혁, 건강보험료 징수 기준 조정 등의 건보개혁 등을 통해서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을 현 20%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GDP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2009년 7.5%에 불과하여 OECD 평균의 3분의1 수준이며,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하면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정부 재정의 용처를 변경하여 복지에 사용함으로써 무상의료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부유세 도입을 주장해온 정동영 최고위원이나 ‘사회복지세’ 법안을 발의해놓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증세 없이 재원조달을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의 태도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부자들이 더 내야

민주노동당은 직장 가입자 건강보험료를 기업주와 노동자가 각각 50%씩 내는 나라는 거의 우리나라뿐이며 대부분의 나라들에선 기업이 더 부담하거나 정부가 더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따라서 근로자 대 사업주의 부담비율을 4대6으로 조정하고 국가 보조비율을 30%로 늘리자는 주장이다. 이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근로자는 현재 수준의 보험료를 내고 사업주와 국가는 조정된 비율만큼 인상된 보험료를 내게 된다. 또 건강보험료는 현재 체계에선 아무리 소득이 많더라도 월 180만 원선을 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이 상한선을 없애고, 동시에 보험료율도 소득에 비례해서 누진세 체계로 하자고 주장한다. 사실상 ‘부자 증세’를 통해 서민에게 혜택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진보신당, 보편적 증세 필요

진보신당은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의 무상의료안을 뼈대로 하는 건강보험 개혁안을 내놓았다.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보험료를 1만1천원씩만 더 내면 국민으로부터 6조원,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6조원이 확보되어 무상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근로자?사업주?국가가 내는 5대5대2의 비율은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보험료를 선제 인상할 경우 정부와 기업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본다.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 이상이 교수는 우리나라 일반정부 재정 규모가 2010년 GDP의 약 31% 정도로 북유럽 국가 평균 55%, 유럽연합 국가 평균 51%, OECD 국가 평균 45%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하는 보편적 증세를 통해 무상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


 

꼭지 셋. 민영화는 현재 진행 중

여당까지도 ‘선별적 복지’를 주장하며 복지가 수면으로 떠오르고 있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복지보다는 산업의 측면에서 민영화가 신속하게 추진되고 있는 양상이다.

MB, 의료는
산업의 성장 동력

이명박 정부는 집권 초기부터 신성장산업에 대한 투자 유치를 명목으로 민간보험의 활성화 및 영리병원의 허용을 주장했다. 이를 위해 보험업법 개정, 당연지정제 폐지, 의료채권법 상정, 병원경영지원회사(MSO) 도입 등을 추진하였지만 국민의 반발에 부딪쳤다. 그래서 작년부터는 HT(Health Technology)라는 건강관리 서비스를 통해 의료시장을 민영화하기 위하여 건강관리서비스법 제정과 의료법개정을 추진 중이다. HT란 제약 및 의료 기기 분야는 물론, 건강보험체계와 예방, 질병치료, 재활, 건강 상담 등 보건의료 서비스 전체를 의미하는 개념이다. 건강관리서비스법이 통과되면 앞에 열거한 서비스 항목은 국민건강보험에서 제외된다. 그리고 영리기업에서 의료비를 자율적으로 책정하게 된다.
민영화를 추진하는 세력은 의료시장도 다른 경제영역처럼 자본조달이 자유로워져야 효율성과 이익이 극대화되며, 의료 관광에 있어서도 국가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다만 이러한 사업의 성장 동력을 세계최고수준의 국내의료지출 증가에서 찾고 있다. 즉 해결해야 할 중요한 사회적 과제와 국민의 건강권을 이익 추구의 수단으로 활용한다는 비판을 받을 수밖에 없다.
이러한 정책은 오바마 행정부가 개혁하고자 하는 기존 미국 보건의료제도와 본질적으로 유사하다. 미국은 매년 전 세계 의료비의 절반 이상을 쓰며 총 GDP의 14%를 보건의료와 관련한 공적부담으로 지출한다. 그러나 세금을 통한 지원에도 불구하고 개인파산의 절반이 의료비 부담 때문이며 2억 5천만 인구 중 4,700만 명이 아무런 의료보험이 없을 정도로 의료의 불평등이 심각하다. 놀랍게도 세금이든 개인부담이든 많은 돈을 보건의료에 쓰는데도 국민들의 건강 수준은 세계 30위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 엄청난 돈이 민간 보험회사, 제약회사, 영리법인의 차지가 되기 때문이다.

민간의료보험 vs 국민건강보험

우리나라의 경우에도 이미 민간의료보험 시장이 커질대로 커져있다. 최근 진보신당의 발표자료에 의하면 2008년 기준으로 국민이 지출한 민간의료보험료는 무려 20조원을 상회하여, 같은 해 국민이 부담한 건강보험료 총액 15조 5천억원을 상회하고 있다.
하지만 가입자의 입장에서 보면 민간의료보험보다 국민건강보험이 훨씬 유리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국민건강보험은 가입자가 보험료를 납부하면 여기에 사용자 부담금, 정부의 국고지원금 등이 추가되기에 재정규모가 크게 늘어나게 된다. 뿐만 아니라 민간의료보험과 달리 주주이익을 지출할 필요가 없고 관리비도 저렴하기에 운영비용도 대폭 줄어든다. 하지만 민간의료보험에선 보험회사가 이 재원에서 자신의 관리운영비와 수익을 가져가므로, 가입자가 돌려받는 몫은 보험료 총액의 약 60~80% 수준에 불과하다.
또한 민간의료보험 가입률이 저소득층, 노인, 장애인 등 취약계층에 있어서 상대적으로 낮은 수준을 보이고 있는 상황에서, 건강보험과 민간보험을 선택하는 대체형 민간의료보험의 도입은 계층격차를 재생산하게 된다. 칠레의 경우처럼 상위 소득층 12%가 국민건강보험을 이탈하게 되면 공적 건강보험 재정이 절반으로 줄어들어 건강보험의 붕괴를 가져올 수도 있다.

모든 이들의 건강권,
어떻게 지킬 것인가

WHO는 우리 모두에게 건강권이 있다고 선언했다. 이는 어떠한 사람이든 최고의 건강상태를 유지하는데 필요한 의료 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는 권리를 가진다는 뜻이다. 2011년 대한민국 정치권에선 이러한 의료의 공급 주체를 놓고 공방이 한창이다. 향후 대한민국 국민의 보건을 책임질 의대생으로서 국민의 건강권을 지키기 위해 어떤 보건의료체계를 선택해야 할까? 환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더 나은 시스템을 구축하기 위해 고민하는 수준을 넘어, 적극적인 정치참여가 필요한 시점이다.

▲ 국민건강보험과 민간의료보험의 보험료 부담과 급여 혜택

전진한 기자/대구가톨릭 <redpill@e-mednews.com>, 허은실 수습기자/아주 <hershi@e-mednews.com>

수(秀)상한 의대생들 7회

시간이 흐를수록 homogeneous(균질, 동일)해져 가는 우리들. 하지만 남다른 생각으로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치는 heterogeneous한 의대생들도 존재합니다. 2011년, 의대생신문이  남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수(秀)상한 의대생들! 때로는 학교에서 때로는 세상에 펼치는 그들의 수상한 발자취를 따라가 봅니다.

 

‘좋은 의료’를 향한 작은 한 걸음

서울의대 경제경영 동아리, MD Winners의 1박 2일

생각보다 많은 수의 의대생들이 ‘내가 의대외에 다른 전공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가 경제/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배우고 체험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꽉 짜여진 시간표 속에서, 마음대로 원하는 경영관련 수업을 듣고 타과생들과 교류하기는 거의 불가능 하다.
의대생들의 이런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서울의대 MD Winners에서는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일의 병원을 위한 의료 경영 심포지움(HMS)'을 준비했다. HMS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었는데, 첫째로 바쁜 학기중이 아닌 방학중에도 의료경영관련 여러 유명한 연사님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게끔 했다. 또한 경영전반에 두루 쓰이는 의사결정단계, 프리젠테이션 기술, 파워포인트 제작을 직접 팀플레이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다. 각 조의 팀플레이는 함춘강의실 위층에 자리한 MDL실에서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경영대 생을 비롯한 다양한 전공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게 심포지움 지원의 문을 넓혀서 다양한 생각을 교류할 수 있게끔 했다. 생각의 교류뿐만 아니라 ‘와인 스탠딩 파티‘를 통해 직접적으로 친목을 다지는 시간도 있었다.  
이번 심포지움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네 분의 연사분들의 강연은 서울대학교 함춘강의실에서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1월 29일 토요일에는 김진화 현 (주)오르그닷 대표이사님을 초청해 <사회적 기업과 의료, 사회적 기업가 정신, 의료분야의 블렌디드 밸류>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들었고, 이어서 현 가톨릭의대 인문사회의학과 권영대 교수님을 초청해 <의료 전문가를 위한 병원 경영의 원리 - 병원 조직의 특성과 의료 전문가 경영자의 역할을 중심으로>에 관해 심도있는 강연이 진행됐다.
이튿날인 1월 30일에는 현 삼성서울병원 의료관리학과 임상조교수이신 김치원 교수님을 모시고 <전략적 문제해결의 기술>에 관한 강연이 진행되었다. 특히 김치원 교수님께서는 Mckinsey에서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연과 함께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제도 제시해 주셨다. 김치원 교수님의 강연에 이어 현 강원대학교병원 병원장이신 김중곤 교수님을 모시고 강연이 진행되었다. 병원장이란 직책을 맡고 계신분을 평소에 의대생이 뵙기란 쉽지 않은데 이날 강연을 통해 여러 대학에서 온 학생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성공적으로 모든 강의가 끝나고, 이틀동안 진행됐던 팀플레이를 마무리짓는 프리젠테이션이 같은 장소인 함춘 강의실에서 이어졌다. 편성됐던 각 조별로 발표가 진행되었고 김중곤 현 강원대학교병원 병원장님을 포함한 세 분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맡았다. 프리젠테이션 후에는 간단한 심사평이 이어졌고 우수팀 세 팀에게는 상장과 부상이 수여되었다.
프리젠테이션에 이어서 의료경영심포지움에 참여했던 참석자들과 MD Winners의 운영진이 모두 자리를 함께한 와인 스탠딩 파티가 함춘회관 가천홀에서 진행되었다. 이 자리를 통해 여러대학에서 온 의대생을 비롯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친목을 도모할 수 있었다. 또한 성공적인 심포지움 참여를 기념한 수료증도 배부되었다. 와인스탠딩 파티를 끝으로 이틀간의 숨가빴던 HMS 일정도 막을 내렸다.

이번 ‘내일의 병원을 위한 의료 경영 심포지움(HMS)' 행사에 참가하면서 행사를 주최한 서울의대 경제경영동아리 MD Winners의 관계자 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의대 내 동아리로서는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경제경영동아리인 MD Winners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는데,  다음은 관계자 두 분과의 인터뷰 내용.

Q. MD Winners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A. 기본적으로 의대생들을 중심으로 해서 경제, 경영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모임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학문적인 호기심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진로 탐색을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경영 동아리로서는 국내 최초로, 동아리 인원은 약 20명 정도이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의사 뿐 아니라 다양한 진로와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Q. 평소 내부 세미나 등의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하던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A. 원칙적으로 동아리 활동은 경제나 경영학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활동의 주체가 의대생이다 보니 아무래도 의료와 연관된 측면에서 공부하게 된다. 활동의 예로 세미나의 경우 한번에 세 명의 참가자가 준비하는데, 한명은 포괄적인 개념을, 나머지 한명은 조금 더 세부적인 개념을, 마지막 한명은 이러한 개념을 의료에 연관지어 세미나를 준비한다. 또, 동아리 내에 학술부가 따로 있어 동아리원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Q. 의대생과 접목되는 경영의 개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단순히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만이 경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대생들의 경우 아무래도 대학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이나 의사소통을 배우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현장에 나가게 되면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직군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이때 원활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일을 추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사실 이번 HMS 행사의 취지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는데, 예를 들어 행사 참가자의 경우에도 의대생뿐 아니라 다른 전공의 참가자들도 많이 있다. 이런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과 팀플레이 활동 등을 통해 협동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연사 섭외나 강연 주제 선정에 있어서 어떠한 기준이 있었는지?
B. 연사분들을 섭외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강연료였는데, 물론 지금은 후원을 받고 있지만 처음 섭외 당시에는 사정이 좋지 않아 무료로 강의를 진행해 주실 수 있는 연사분을 모셔야 했다. 그렇다 보니 연사분들 대부분이 서울의대 출신 선배님들로 구성되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선배님들 중에서도 이분들을 모시게 된 이유는 단순히 수익창출을 위한 경영보다는 공익적인 측면도 강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강연 주제 역시 ‘좋은 의료’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Q. ‘좋은 의료’가 행사의 큰 주제인 것 같은데, ‘좋은 의료’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현재의 의료는 그 초점이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다. 앞으로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한다. 의료 환경 자체가 개선되어야 궁극적으로 환자들도 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의료계가 보다 합리적이고 탈권위적이며 민주적인 분위기로 변화한다면 더 좋은 의료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B. 사실 좋은 의료를 정의하는 것은 다소 어렵지만,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경영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의료 현장인 병원에는 의사 외에도 간호사나 임상 병리사 등 수많은 직군의 의료 종사자들이 함께 일하게 된다. 의료현장의 리더로써 수많은 직군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다툼을 해소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관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의학과 목적은 같으나 개념과 바탕이 이질적이어서 종종 갈등을 빚곤 하는 한의학과 같은 학문과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도 이러한 관점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꼭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는?
보통 우리같은 사람들을 의대 안에서는 ‘딴 생각하는 사람’이라고들 하는데(웃음), 이런 사람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공감하며,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즐거운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또, 이번 행사의 큰 목표 중 하나가 네트워킹인데, 이번 행사를 참가자들이 앞으로도 서로 교류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임재윤 수습기자/아주
< picaghu@e-mednews.com>
조영탁 기자/울산
<pokytjo@e-mednews.com>

국가시험 문제 복원, 무엇이 문제인가

지난 해 12월 28일,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의사국가시험 필기시험 및 실기시험과 간호사국가시험 출제문제를 복원, 발간한 출판사 3곳과 편저자 8명을 고소했다.
또한 지난 1월 26일에는 SBS ‘뉴스추적’이 ‘국가시험이 샌다’라는 다소 자극적인 제목으로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 복원 사이트에 대해 보도했다. 이 방송은 사실상 의사국가시험보다는 한의사국가시험 과정에서 호텔합숙 및 호텔족보 등을 주로 문제 삼았으면서도 방송의 앞뒤에 ‘의사’를 자주 언급하며 마치 의사국가시험에서 문제가 유출되는 것처럼 보도했다. 또한 실기시험 기출문제 사이트에 대해서도 ‘비밀 홈페이지’라는 용어를 택해 문제를 확대시켰다.
한 달 사이에 의사국가시험의 문제 복원에 대한 문제제기가 두 번이나 나오자 인터넷의 반응도 뜨거웠다. 해당 사건을 다룬 기사들에는 ‘의사 너무 쉽게 되는 것 아니냐’, ‘의사 되기 전부터 부정행위부터 배운다’ 등의 비판적인 의견들과 ‘기출문제를 보지 않는 시험이 어디있느냐’, ‘수학의 정석 보고 수능 보라는 말인가’등 기출문제 복원을 옹호하는 의견이 팽팽하게 맞섰다. 한 네티즌은 기자시험의 기출문제를 올려 기사를 작성한 기자에게 일침을 가하기도 했다.

전사협과 퍼시픽, 그 역사는

SBS ‘뉴스추적’ 방송과 관련 기사에서 자주 눈에 띄는 단체가 전국의학과4학년협의회, 즉 ‘전사협’이다. 의대생들을 대표한다는 단체임에도 본과 4학년이 아니면 이름도 생소한 이 단체의 정체는 무엇일까. 그리고 현재 정착된 ‘전사협 복원 -> 출판사 출판’의 시스템은 어떻게 정착되게 되었을까.
현재의 의사국가시험 출판업계와 전사협의 복원 시스템이 자리 잡게 된 역사는 199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95년에 치러진 제58회 국가시험은 난이도 조절 실패로 64.2%라는 낮은 합격률을 보이게 된다. 이에 따라 사상 처음으로 같은 연도에 추가 시험(제59회 국가시험)을 치르게 된다. 이 ‘추시’를 치르는 과정에서 응시생들에게 문제를 주는 것에서부터 전사협이 유래하였다.
전사협이 만들어진 초기에는 복원한 문제들을 예당 출판사를 통해 전사협의 이름으로 직접 출판하였다. 그 후 고려의학이 자체적으로 문제집을 제작, 출판하기 시작했고 2003년 퍼시픽이 출간됨과 함께 예당도 전사협과 독립하여 문제집을 제작하기 시작한다. 예당출판사가 전사협에서 독립함에 따라 전사협은 문제집을 직접 만드는 단체에서 문제를 복원 한 후 출판사들에 이를 제공하는 단체로 성격이 변했고 그 후 군자출판사도 문제집을 만들기 시작해 지금의 형세가 만들어진 것이다.
전사협, 투명성 재고 노력으로
금전적인 문제 없어

사실 이러한 관행에 문제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과거 전사협이 복원한 문제를 출판사에 넘기는 과정에서 출판사마다 각 500만원씩의 대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이 돈은 전사협의 운영비와 ‘전사협 임원 장학금’ 명목으로 당시 전사협 임원들이 임의로 사용했었다고 한다. 전사협이라는 단체 자체가 매년 회원과 임원이 바뀌다 보니 재정 운영이 불투명할 수밖에 없는 것.
또한 공식적으로 받는 500만원 외에도 전사협 임원들이 출판사로부터 접대를 받았다거나 백지수표를 건네받았다는 등 확인되지 않은 소문들도 많았다. 2005년과 2006년에는 한 출판사와 독점계약서를 작성하고 문제집 한 질당 8000-9000원을 받기도 했다. 이런 문제점들이 2008년 한 일간지를 통해 지적되었고 이에 따라 국시원은 출판사들에 저작권 침해행위를 계속할 경우 형사고발 및 손해배상 청구할 것임을 밝히기도 했다.
이렇게 불투명한 면이 많던 전사협은 2009년과 2010년 투명화를 위해 많은 노력을 하였다. 특히 2010년에는 회비를 본과 4학년 1인당 3000원에서 5000원으로 올리는 대신 출판사로부터 제공받는 복원비를 각 학교에 배분하여 본과 4학년 모두에게 배분할 예정이었다. 취재과정에서 전사협으로부터 제공받은 자료에 따르면 지출내역이 10원단위까지 기록되어 있었고 출판사 등과의 만남에서도 전사협 측에서 모든 비용을 계산하는 등 투명성 재고를 위한 노력을 많이 했음을 볼 수 있었다. 2010년 전사협 16기 회장 강동훈씨는 “이러한 투명성 재고 노력으로 출판사와의 금전적인 문제가 전혀 없다”고 밝혔다.

출판사는 ‘저작권 침해’,
전사협은 ‘업무방해’

현재 국가시험 복원에 관해 문제가 되고 있는 상황은 두 축으로 나눌 수 있다. 하나는 국시원과 출판사의 관계이다. 국시원이 지적재산권을 가지고 있는 국기고시 ‘필기시험’문제를 출판사가 임의로 출판하여 금전적인 이득을 취한 것에 대해 문제를 제기하는 것이다.
다른 하나는 SBS를 통해 보도 된 ‘실기시험’문제 복원에 관한 것이다. 이는 국시원에서 직접 문제제기를 한 것은 아니고 의대생 내부고발자에 의해 업무방해 혐의로 경찰이 수사 중에 있다. 지난 1월 17일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가 전사협의 서버를 압수수색하였고 전사협 회장 및 부회장, 각 학교 대표들이 경찰 조사를 받았다.
국시원 김건상 원장은 1월 27일 기자간담회를 통해 “실기시험은 문제 해결 과정과 스킬을 평가하는 시험으로 시험 문제 복원 자체가 당락에 영향을 주지는 않는다”라고 인정을 하면서도 시험문제 복원이 불법적인 행위이며 수사 결과에 따라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문제 공개만이 유일한 해법

이러한 국시원의 문제 제기는 모두 정당한 것일까. 사실 이 문제의 가장 이상적인 해법은 국시원이 문제를 공개하는 것이다. 국시원이 문제를 공개하면 출판사는 국시원에 정당하게 저작권료를 지불하고 출판을 하면 되고 의대생들도 전사협을 꾸리고 문제 복원을 하는 등의 ‘부정행위’로 비치는 일들을 할 필요가 없는 것이다.
전사협은 2010년 전국 모든 본과 4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의사국가고시 실기시험 및 필기시험의 문제점을 조사하여 국시원에 문제 제기를 하는 한 편 필기시험의 문항에 대해 공개를 요구하였다. 하지만 국시원은 이전의 입장과 같이 문제은행 출제방식이기 때문에 공개할 수 없다는 입장을 고수했다. 매년 문제를 공개하다 보면 결국 문제은행이 바닥날 것이라는 것.
그러나 의사국가시험의 본래 목적을 생각 해 보면 국시원의 이 같은 대답은 설득력이 없다. 의사국가시험은 국시원도 밝히고 있듯이 누군가를 떨어뜨리기 위한 시험이 아닌 개개인이 의사로서의 자격이 있는지 평가하는 시험이기 때문이다. 만일 사전에 국시원의 모든 문제가 공개되어 있다고 하더라도 그 내용을 알고 있다고 판정되는 사람이라면 의사 자격이 주어져야 하는 것이다.
다른 시험들에 비춰보아도 국시원의 입장이 설득력이 없는 것은 마찬가지이다. 의사국가시험에 비해 훨씬 많은 인원이 치르는 운전면허시험의 경우에도 같은 문제은행 방식이지만 기출문제를 출판사에 팔고 있다. 문제은행방식은 아니지만 같은 국가시험인 수학능력시험, 사법고시, 행정고시 등은 시험 직후 바로 문제를 공개하고 있다. CPA, CFA 등의 시험도 마찬가지이다. 일본의 경우에도 우리와 같은 ‘문제은행’식으로 공개를 하지 않다가 2005년부터 공개하고 있다. 문제 공개가 부정사건을 억제하는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
문제 비공개에 따른 다른 문제들도 많다. 문제와 정답을 공개하지 않으니 불합격자도 자신이 어떤 문제를 틀렸는지 알 수 없어 불합격에 수긍하기가 힘들다. 특히 CPX 시험의 경우 예시로 공개된 한 항목 이외에는 채점 기준마저 공개하지 않아 불합격자는 무엇 때문에 불합격을 했는지 알기 힘들고 수험생들도 시험 준비가 힘들다. 합격자의 경우도 틀린 문제에 대한 피드백이 이루어지지 않아 올바른 의료인 양성에 문제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각 출판사, 올해도
기출 문제집 발간할 것

전사협 강동훈 회장은 “2010년 복원한 필기시험 및 실기시험 문제를 모두 폐기” 했다고 밝혔다. 또한 "출판사에도 문제를 넘기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계속 출판사에 문제를 넘기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했다.
지난 해 까지 운영해 오던 실기시험 복원 사이트에 대해서는 “사이트를 만든 배경은 정원이 40명인 학교와 150명인 학교 사이에 정보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하기 위한 것”이라고 밝히면서 “앞으로는 수험생들이 그러한 정보 불균형을 안을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전사협 차원의 문제 복원은 막을 수 있겠지만 각 학교에서 동기들끼리 시험 정보를 공유하는 것 까지 막을 수는 없을 것이기 때문이다. 앞으로의 대안에 대해서는 아직 정해진 것은 없고 17기 전사협에서 논의할 예정이라고 했다.
각 출판사들은 고소가 진행 중인 것과 관계없이 올 해도 기출문제집을 발간할 예정이다. 전사협으로부터 문제를 제공받지는 못했지만 가채점기를 운영하던 한 인터넷 사이트로부터 문제를 입수한 것으로 보인다. 출판사들은 대부분 취재를 거부했으나 한 출판사의 관계자는 “현재 상황이 어떤지 우리도 잘 모른다. 하지만 예년보다 조금 늦게 나오겠지만 문제집이 출판되기는 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김민재 기자/순천향
<slownflow@e-mednews.com>

젊음아, 너의 삶을 들려줘 - 1

묘지명으로 유명한 작가 조지 버나드 쇼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젊음은 젊은이에게 주기에는 너무 아깝다." 라구요. 사람들은 20대를 일컬어 '젊음, 아 아름다운 청춘아!' 라고 찬사를 보냅니다. 하지만 의대라는 공간은 젊음을 질식시키기에 충분하지요. 잠시 고개를 돌려 다른 공간 속 젊음들의 이야기를 들어봅시다. 의대 밖, 다양한 젊음의 발자취를 따라가는 길 속에 청춘이라는 파란 싹이 다시 움트기를 기대하면서요. 

의대생, 한의대생을 만나다

의대생에겐 가깝고도 먼, 한의대생의 삶

‘한의대 선배고, 본4야’ 섭외를 부탁했던 친구에게서 몇 일 째 연락이 없던 차, 안도의 한숨을 내쉬었다. 확정된 인터뷰이는 동국대학교 한의과 대학 본과4학년에 재학 중인 조현석 씨(25). 한의대생이면 왠지 한복이 어울리고 선비처럼 점잖을 거야, 싶었지만 인터뷰 당일 기자가 만난 조현석 씨는 말끔하고 부산한 대학생이었다. 초면의 어색함은 잠시, 커피와 핫초코를 홀짝이며 이내 스스럼없는 ‘썰’이 오고가기 시작했다. 의대생에겐 가깝고도 먼, 한의대생에 대하여.

- 한의대에 오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었나요? 보통 점수가 맞으면 의대를 우선으로 생각하는 경향이 있는 것 같은데
우선 한의학 자체에 대해서 관심이 있었어요. 중학교 때부터 그랬던 것 같아요. 의학은 생물시간에 어느 정도 접할 수 있지만, 한의학은 고등교육과정에서 전혀 접할 수가 없잖아요. 그래서 더 호기심이 생겼습니다. 또 부모님이나 주위 친구들도 한의학이 저와 잘 맞을 것 같다고 긍정적으로 얘기해주셨고. 여튼 입학하게 된 계기는 다양했어요.

- 한의대 교과 과정에 대해 소개해주세요. 예과 때 커리큘럼은 어떻게 되나요?
예1 때는 한의학 개론과 한문을 배우고, 예2 때부터 본초학, 약용식물학, 의학고문(醫學古文)을 배우고, 해부학, 조직학, 발생학, 생화학 같은 기초의학을 함께 배우게 됩니다. 교양은 예1 때만 들을 수 있구요.
- 기초의학을 다 배우는군요. 보통 의대 본과1학년에 속한 과정이랑 비슷하네요. 본과 과목들은 어떤가요.
본1 때는 한방 생리학과 본초학(심화), 황제내경 같은 원전을 배웁니다. 본2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임상과목을 배우기 시작합니다. 침의 원리와 사용법, 한약 처방을 구성하고 응용하는 법, 상한론과 장중경(한의학 교재) 등을 배우고, 본3에서는 내과(간, 신, 비, 폐, 신으로 나눠짐), 소아과, 부인과, 영상의학, 임상병리, 재활의학, 정신과 등 세부 임상과목 강의를 듣습니다. 영상의학은 의대 교수님이 직접 강의하십니다. 재활의학은 운동 손상을 입은 환자뿐만 아니라 뇌졸중 후 후유증을 앓는 환자에 대한 케어나 비만, 통증클리닉 등을 포함하고 있어요. 마지막으로 본4 1학기에는 분당, 일산 동국대 병원에서 실습을 돌고 2학기부터 국시 준비를 하게 됩니다.

- 황제내경 같은 한의학 교과서는 주로 어떻게 구성되나요? 의대 교과서와는 많이 다를 것 같은데 감이 잘 안 잡히네요.
말씀하신 황제내경을 예로 들어볼게요. 황제내경은 지금부터 약 2 천 년 전 진한시대에 만들어졌고, 현존하는 의학문서 중 가장 오래된 중의학 이론저서입니다. 주 내용은 인체의 생리나 병리기전, 진단법 등 이구요. 원전의 본문도 보지만, 본문에 대한 해석이나 주석을 중심으로 배우게 됩니다. 굉장히 오래 전해져 내려온 만큼, 학파마다 해석방식이 다 다릅니다. 그 다양한 해석들의 타당성을 가리고, 이를 바탕으로 본문의 내용을 더 ‘발전’시키고 ‘새롭게 응용’ 할 수 있는 실력을 기르는 것이 한의학 공부의 요점입니다. 원문 자체를 그대로 일대일 대응시키는 것은 아니에요. 이것은 황제내경 뿐 아니라 다른 모든 원전에도 해당됩니다.

- 의대의 공부법과는 많이 다르군요. 수업 시간이나 시험횟수는 어떤가요.
우리학교는 중간, 기말 시험을 봅니다. 과목이 많다보니 시험을 하루에 두 세 개 씩 봐도 전체 시험기간이 일주일이 좀 넘어요. 너무 힘들죠. 또 평소에도 자잘한 퀴즈나 시험을 보니까 학기 중에는 굉장히 바쁩니다. 수업은 아침 9시에 시작해서 보통 6,7시 쯤 끝납니다. 심할 때는 8시에 끝날 때도 있어요. 중간 휴식텀은 점심 먹을 수 있는 한 시간 뿐이고요.

- 보통 학년이 올라갈수록 느슨해지지 않나요
글쎄요. 우리학교는 6년 중에서 예과 2학년과 본과3학년이 가장 힘들다고들 합니다. 예과2학년은 처음으로 기초를 배워서 그렇고, 오히려 본1, 본2는 좀 나은 편이죠. 하지만 본과 3학년은 일단 과목이 너무 많아서 공부하기가 버거워요. 아까 말씀드린 수업시간이 본3 수업시간입니다. 하루 수업량이 엄청나고, 수업이 늦게 끝나면 몸도 피곤하니까 혼자 공부할 시간이 부족하더라고요. 개인적으로 본3과목들을 아래학년으로 내렸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 교과과정이 빡빡한데, 학부 내 동아리나 동문회 같은 활동은 잘 이뤄지고 있나요? 의학계열 학교의 단골문화(?)인 선후배관계에 대해서도 궁금합니다. 
아, 동아리나 동문회, 향우회는 많이 활성화 되어 있어요. 특히 동아리는 모임도 많이 하는 편입니다. 한 학번이 90명 정도 인데, 동아리가 28개 에요. 그래서 다들 기본적으로 2~3개 동아리를 하고 있습니다. 활동은 거의 방학에 몰려 있어서 공부에 크게 영향을 주진 않아요. 봉사, 공연, 운동, 사회문화, 학술 동아리가 있는데, 봉사동아리의 선후배관계가 제일 엄격합니다. 운동 동아리도 엄한 편이고요. 나머지 경우도 그런 관계가 중요시 되지만, 동아리마다 다른 것 같습니다. 저는 공연동아리를 하는데, 웬만큼 친해지면 말 편하게 하기도 하고 짖궂게 장난도 치니까.
- 어쩌면 이제 본4이셔서 그렇게 느끼실지도...(웃음) 그나저나 이제 국시보시겠네요. 한의대의 국시합격률은 어느 정도 인지? 
모두 다 국시를 합격하는 건 아니어서, ‘졸업예정자’ 기준 합격률과 ‘전체응시자’를 기준 합격률이 다른데, 전자 기준으로 최근 3년간은 95% 정도입니다. 한의사고시가 시행된 이래로 합격률이 85%~100% 범위에서 유지되고 있습니다.
- 의사고시랑 비슷한 합격률이네요. 졸업 후 진로에 대해서도 듣고 싶습니다.
크게 병원수련, 개인병원 부원장, 개원의의 세 종류로 나뉩니다. 병원수련은 말 그대로 대학병원에서 수련을 받고 전문의가 되는 과정입니다. 한의대 병원 수가 많지 않아 한의대 졸업생 모두가 하진 않고요, 주로 여자 분들이 많이 선택합니다. 대부분 개인병원의 부원장, 그러니까 페이닥터로 있게 됩니다. 원장 한의사에게서 임상 기술이나 병원 경영, 이외 한의사가 되기 위한 많은 요소들을 배우는데, 이 때 무보수로 ‘수련’을 받으시는 분들이 꽤 된다고 들었어요. 이외에도 바로 개인병원을 차리는 분도 있고요. 이 세 가지 말고도 공보의가 되기도 하고, 제약회사나 아주 다른 업종을 택하시는 분도 간혹 있습니다.

- 보통 기대하는 연봉 수준은 어느 정도 인가요?
어려운 질문이네요. 변수가 굉장히 많아요. 수도권보다는 지방 쪽의 연봉이 더 높고, 개원의들 사이에서도 편차가 크다고 들었습니다. ‘밥은 먹고 살 정도’가 대푯값이라고 보면 되겠습니다.  

- 요즘은 크고 유명한 한의원도 많이 보이던데.
그렇죠. 아마 함소아 한의원이나, 자생 한방병원을 두고 하신 질문 같은데. 이들 병원 특징은 어느 한 분과로 특화되어 있다는 겁니다. 함소아는 소아과, 자생은 재활의학으로 유명하죠. 요즘은 정신과로 특화된 한의원도 많이 나오는 추세입니다. 정신과 상담과 한약 처방, 침구처방 등을 병행하는 치료를 한다고 들었습니다. 하지만 아직까지는 모든 과를 두루 진료하는 일반한의원이 더 많습니다. 특화된 병원은 아무래도 진료대상이 되는 환자 범주가 제한되는 위험요소가 있으니까요.

- 한의대 정규 과목을 모두 배우셨고 앞으로 1년 뒤에는 한의사가 되시는데, 현재 한의학에 대한 생각, 마음가짐은 어떠신지 궁금합니다.
저는 한의학에 자부심을 가지고 있습니다. 5년의 한의대 생활을 통해서 더 확고해진 믿음입니다. 해부나 생리 같은 기초의학과, 기초 한방의학을 함께 배울 때에도 한의학 자체에 대해 회의감을 가져본 적은 없습니다. 한의학은 정말 좋은 학문이고, 평생 해 볼 만 한 가치가 있는 학문입니다. 실제로 한의학적 치료법에 대한 연구결과, 임상결과가 합리적으로 나오고 있습니다. 합리적이라는 말은, 그 치료법이 실제로 효과가 있을 뿐만 아니라 한의학 이론에도 부합한다는 의미입니다.

- 저도 어렸을 적에 한의원의 도움을 꽤 많이 받아서 한의학이 무언가 효능이 있는 의학의 한 분야라고 생각하고 있습니다만, 요즘 들어 한의학 위기설이 대두되고 있습니다. 
한의학이 제대로 인정받기 위해서는 많은 임상결과와 논문이 나오고 데이터베이스화 되어야 합니다. 하지만 한의학적으로 유의미한 환자군 설정은 매우 어렵습니다. 환자 풀이 많을수록 좋지만, 현재 대학병원의 자금력 수준에서는 감당하기 힘든 수준입니다. 정부 지원이 말도 안되게 작아 현실적인 어려움이 많습니다. 현재는 주로 일본(한약)이나 미국, 유럽(침구) 쪽의 자료들을 끌어쓰고 있어요. 한의학에 대해 가장 많이 나오는 말 중에 ‘한약은 효과가 없다, 한약은 미신이다’ 인데, 의료일원화가 되어 있는 일본은 의사의 80%이상이 한약을 쓰고 있습니다. 대표적인 회사로 쯔무라 제약이 있지요. EBM에 기초한 한의학 연구가 활발하게 이뤄진지 5년, 10년 정도밖에 되지 않기 때문에, 제대로 된 결과가 많이 축적되려면 조금 더 시간이 걸립니다. 한의학의 위기에는 의료법, 자본, 연구 인력의 문제 등이 얽혀있습니다. 또 의사들 비판의 영향력도 무시할 수 없다고 봅니다.
- 예를 들어 어떤 비판인가요?
한의학도 보완하고, 수정해야 할 부분이 분명 있지만 근거가 부족한 비판을 하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한약 먹으면 죽는다’, ‘한약은 간독성이 있다’고들 하는데, 이분들이 삼계탕이나 까스활명수를 드시고 그렇게 되셨는지 궁금합니다. 스테로이드 논란도 있지요? 감초 스테로이드는 미네랄 코르티코이드입니다. 흔히 말하는 정도의 ‘독성’은 글루코 코르티코이드가 유발하는 것이지, 미네랄 코르티코이드는 그런 독성을 나타내지 않아요. 십전대보탕도 2년  전쯤에 장기 복용 시 문제가 없다는 논문결과가 나왔고요. 한약제조에는 해로운 약재도 분명 쓰이지만, 그런 약재를 제대로 다루기 위해서 전문가인 한의사가 있는 것입니다.

- 그런 비판에 대해서는 대응해야 하지 않을까요.
한의사는 의사나 약사에 비해 수적으로나 정치적으로나 열악합니다. 대응한다 해도 진흙탕 싸움이 될 가능성이 크고요. 의료의 범위가 겹치다 보니 어쩔 수 없는 것 같습니다. 다만 한의학이 하기 힘든 부분을 의학으로 채우고, 의학이 채워줄 수 없는 부분을 한의학이 대신 하는 협력관계가 구축되어야 합니다. 서로를 존중하고, 이성적인 대화가 이뤄졌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 인터뷰가 두 시간을 넘어가네요.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씀은
한의대생이나 의대생이 안타까운 게, 항상 자기 권역 안에서만 놉니다. 나중에 아파서 오는 환자들은 내 동기가 아니라 주로 타과 사람들이겠죠. 날 필요로 하는 사람은 내 선배 후배 동기가 아니라 그보다 훨씬 다양한 사람입니다. 우리는 자기 전문지식만 알 뿐, 다른 분야의 전문지식이 거의 없습니다. 지금 의과대 재학 중이신 분들에게, 타과와 많이 교류하고 지금이라도 많은 경험과 느낌을 가져보라고 부탁드립니다.     

김정화 기자/한림
<eudaimonia89@e-mednews.com>

‘제정 이래 최초’, 전문의 제도 개선 본격화

보건복지부(이하 : 복지부)가 인턴제 폐지 등 전문의 제도 개선 방안에 대한 본격적인 검토를 시작했다. 복지부는 지난 15일, 2014년 시행을 목표로 올해 의료분야 역점사업으로 전문의 제도 개선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이 개선안은 복지부가 대한의학회에 연구용역을 의뢰한 것으로 작년 말에 처음 언론에 소개되었다. 복지부는 2월 말 중에 대한의사협회, 대한병원협회, 대한의학회, 대한전공의협의회 등과 함께 전문가 협의체를 구성해 최종보고서에 대해 검토하기로 했다.

핵심내용은 어떻게 되나

복지부의 의료자원과 이창준 과장은 연구용역 결과의 핵심이 인턴제 폐지와 진료면허제 도입이라고 말했다. 먼저 인턴제 폐지에 관해서는 인턴 역할의 필요성이 줄어들었고 또 제도 자체는 유지해야 된다는 입장에서 ‘스트레이트 인턴(straight intern, NR1)’ 과정을 거친 뒤 레지던트로 가야 한다는 내용이 주를 이룬다.
진료면허제 도입에 대해서는 현재 인턴제 폐지에 비해 논의가 적게 되고 있는 편이다. 주 내용은 현행과 같이 의대생이 졸업을 하고 국가고시를 합격 하면 의사 면허를 발부받는 것 외에 그 의사 면허로는 지도의(supervisor physician)가 참관해야 의료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는 점에서 차이가 있다. 즉 의사 면허가 있어도 별도의 레지던트 과정 등의 수련 과정을 거친 후에야 ‘진료 면허’를 획득하여 진료의(physician)가 된다는 것이다.

연구 내용에 대한 각계 반응과
문제점은

먼저 대한의학회의 경우 대부분의 의료 단체와 마찬가지로 현재의 인턴 1년-레지던트 4년의 수련과정이 부적절하다는 데 동의하고 있다. 또한 위 단체의 경우 실제 연구를 시행한 단체이니만큼 긍정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다. 예를 들어 인턴제 폐지와 맞물려 학생인턴제도 도입, 선택 실습 확대를 통해 의대생의 임상 실습에도 도움이 되고 또 졸업 직후 전공을 선택해야만 하는 문제점을 미리 여러 과들을 실습해보고 정한다는 데서 해소할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반면 대한전공의협의회는 장기적 관점에서 수련 기간의 단축은 필요하다는 데에 공감하지만 스트레이트 인턴이라는 대안에 대해서는 반대한다는 입장이다. 각 과별로 자율적으로 레지던트 수련 기간을 조정하기로 했지만 결국 실질적으로 인턴이 없어지고 레지던트 과정이 1년 더 길어질 수도 있다는 지적이다. 또 2013년에 인턴 과정에 들어간 사람과 2014년 스트레이트 인턴 과정에 들어간 사람을 비교해 봤을 때 불합리함이 있을 수 있다.
‘전공의 쏠림’ 현상도 고려해볼 필요가 있다.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인턴, 레지던트 쏠림 현상은 지금까지 계속 문제시됐던 부분이다. 대개 소위 빅4로 불리는 대형병원의 레지던트 구성은 원내 인턴 출신이 주를 이루는데 앞으로 인턴제가 폐지되고 레지던트를 바로 선발하는 경우 대형병원으로의 쏠림은 더욱 가속화될 수 있다는 것이다.


 
현재까지의 대안은

복지부에서는 기존 인턴의 역할을 할 인력이 부족하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기존 의대의 교육 과정을 보완해 인턴제를 의대 본과 과정에 반영하는 방법이 있다고 설명했다. 그리고 전국 모든 수련병원에 대해 동시적으로 인턴제 폐지를 적용하는 것이 아니라 수도권의 대형 병원은 스트레이트 인턴 제도를, 중소형 병원은 현행의 인턴 제도를 유지하게끔 하는 부분 폐지안도 주목을 받고 있다.

‘전문의 제도 개선방안 연구’ 최종보고서가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기에 더 많은 내용을 확인할 수는 없으나 현재까지 밝혀진 내용은 모두 뜨거운 감자가 되어 의료기관, 단체를 넘어 학생들에게도 관심의 대상이 되고 있다. 하지만 복지부와 전문가 협의체의 검토 과정이 어떻게 진행될 지는 예상할 수 없다. 또 최종적으로 협의된 내용이 상정된다 해도 그 원문 그대로 입법이 될 지는 미지수이다. 이에 대한 각계각층의 관심이 일개 연구 보고서에 대한 과잉반응이 될지, 아니면 이미 위에서부터 결정된 사항에 대한 부질없는 반응이 될지는 두고 볼 일이다.

한중원 기자/울산
<han@e-mednews.com>

4년 내내 1등만? “사실 2등도 한번 했어요.”

제 75회 의사국가시험 수석 경희의대 오승헌씨 인터뷰

2011년도 의사국가고시 수석은 490점 만점에 444.5점(90.7/100점 환산 기준)을 취득한 경희의대 오승헌 씨(85년생, 사진)가 차지했다. 1월, 영하의 추운 날씨에 강남역 근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서로간의 인사를 마치고 실습시험, 필기시험 그리고 수석 후 일상에까지 그의 야무진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 우선 정말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지난해 보다 시험이 어려워서 걱정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4년 내내 일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수석’ 어느 정도 예상하시지 않으셨나요?
아...... 사실은 4학년 때 이등도 한 번 했어요. 오보예요. (웃음)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수련병원, 희망 전공 과 등은 생각해두셨나요?
경희대 병원(모교 병원)에 남기로 결정했어요.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저는 처음부터 삼성, 아산 같은 대형병원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그리고 경희대 병원도 충분히 훌륭한 병원이라 여겨지구요. 모교이기도 하구요. 전공은 내과 쪽으로 하고 싶어요.

- 본론으로 돌아가서, 국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공부 방법이나 생활패턴을 위주로 말씀해주세요.
4학년 1학기 때 실습을 마치고, 여름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문제집은 퍼시픽 위주로 공부했구요. 저희학교는 한 달에 한 번씩 국시 모의고사를 보는데 그게 많이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하루일과는 너무 빡빡하지 않게 했어요. 아침잠이 매우 많아서, 일찍 일어나서 책상에 앉아봤자 졸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알람 꺼놓고 오후 2-3시까지 푹 자고, 새벽 한시 쯤 공부를 끝내고, 집에 와서 컴퓨터 좀 하다가 잤어요.

- 작년에 수석하신 분은 다른 책은 안보고 퍼시픽만 2번 봤다고 했는데요. 본인은 어떠셨나요?
저도 동의합니다. 퍼시픽이 요약이 되어 있는 문제집이지만 실제로 그 양이 방대합니다. 충분히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어요. 그렇지만 국시에는 퍼시픽에 나오지 않은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들은 2학년에 블록강의할 때 공부했던 자료들로 따로 정리했어요.

-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교과서도 많이 읽었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책은 거의 안 봤어요. 본과 2학년 때 공부했던 피피티나 노트정리를 많이 참고했죠.

- 그럼 국시 당일,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디였나요?
8교시(둘째날, 마지막 시험)가 가장 어려웠어요. 8교시는 소화기, 호흡기, 순환기 등 여러파트가 섞여서 나와요. 실제로 퍼시픽에서 차지하는 분량도 가장 많구요. 게다가 올해 시험에는 사진 30-40개가 연이어 나왔어요. 학생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사진이 나오는 문제가 어려우니까요.

- OSCE와 CPX 같은 실습시험은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제가 실습 시험에 약했어요. 늘 불안하고. 잘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던 거 같아요. 친구와 2인 1조로 조를 짜서 반복해서 연습했어요. 그래도 시험장에 들어가면 떨려서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생각이 잘 안 나더라구요.

- 실습시험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기초적인 말투나 행동부터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를 포함 동기들과 선배님들의 경험을 종합해 볼 때 환자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게 중요한 거 같아요.

- 앞으로 전국 의대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제가 전국 의대생들에게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웃음). 학교 다닐 때 동아리 활동을 안 했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동아리 활동 같은 학교 활동에 더 충실히 임하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는 학교생활이 되길 바랍니다.

김민정 기자/순천향
<sackoy@e-mednews.com>

국가시험 수석들, 어떤 일 하고 있나

1952년 최초의 의사 국가 고시가 시행된 이래로 올해까지 총 74회의 시험이 치러졌다. (95년도 국가시험은 2번 치러졌다.) 매년 1월이 되면 언론을 통해 수석이 발표되고 인터뷰 기사가 보도된다. 수많은 관심과 부러움 속에 졸업을 맞이한 최근 10년간 국시 수석생들의 행보를 알아보았다.
1961년 부터 확인가능한 수석합격자를 출신학교별로 보면 서울의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다음으로 연세의대 9명, 가톨릭의대 3명, 고려의대·경희의대·중앙의대·전남의대·조선의대 등이 각각 2명, 그리고 경북의대·대구가톨릭의대·연세원주의대·부산의대 등이 각각 1명이었다. 근황이 파악된 29명의 수석합격자 가운데 현재 대학병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거나 교수를 역임한 했던 이는 13명에 달한다.

국시가 끝인 줄 알았지?

의대 졸업 후, 끝나지 않는 시험들

시간이 흘러 예과때 그렇게 부러워하고 멋있어보이던 본과 4학년이 되고,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나면 꿈꿔오던 ‘의사’가 된다. 국가에서 주는 의사 면허증을 받고 세상 빛을 본지 30년만에야 직업란에 학생이 아닌 의사라고 적을 수 있게 된다. 나도 이제 직업이 있고, 월급을 받으며 생활한다. 학생이 아니니까 시험에서도 해방된 기분이다. 이제 몸은 힘들겠지만 더 이상 시험과 씨름할 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고개를 드는 순간 당신의 눈 앞에는 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국시가 끝인 줄 알았지?”


의대 6년, 인턴 1년, 전공의 4년. 대부분의 의대생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기간이다. 문제는 이 기간 하나하나를 넘어갈 때 마다 큰 시험을 넘어야 한다는 것. 국가고시가 끝나고 병원에 인턴 지원을 한 경우, 각 병원별로 인턴 지원 시험을 보게 된다. 여기서 잠깐. 대학 성적만 가지고 병원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9년 기준 서울삼성병원 인턴 모집 요강에는 사회봉사와 어학능력에 각 1% 이내의 가산점이 주어졌다. 봉사활동 시간은 24~47시간 이내는 0.5점, 48시간 이상이면 1점을 가산해주며 헌혈도 1회당 4시간의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준다. 어학능력의 경우 TOEIC 800~895, TEPS 689~827, TOEFL (CBT) 240~260점은 0.5점을 가산하며 이 이상의 성적은 1점을 가산해준다. 일반적인 경우 성적표는 2년동안만 공인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병원 인턴 모집의 경우는 다르다. 원서 모집 기간을 기준으로 6년 이내의 성적은 전부 인정된다. 서울아산병원의 인턴 모집 경우 TEPS 대신 USMLE 성적을 반영하며, 자기소개서에 학교 생활과 과외 활동을 요구한다. 이외에 대부분의 다른 대학 병원들도 토익, 토플, USMLE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병원별로 가산점은 비슷하나 요구하는 성적의 범위는 차이가 크다. 이 많은 요구사항들을 충족해서 인턴 생활에 들어온 당신. 그러나 바로 1년 뒤에 인턴기간동안에 배운 것들을 통틀어 인턴 시험을 봐야 한다. 국가시험과 인턴 지원 시험을 본지 1년만에 또 다른 국가시험과 전공의 지원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전공의 선발 과정은 병원에 따라 상이하며 대부분의 병원에서 선지원자나 원내턴 우선 선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가산점이 없었다.
 이제 4년간의 전공의 생활을 무사히 수료하게 되면 해당 수료 과 별로 전문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전문의 시험은 2차례에 걸쳐 치르게 되며 과 별로 다르지만 보통은 2월 초순경에 합격자 발표가 난다. 이제 의대를 졸업한지 5년이 지나 드디어 꿈에 그리던 전문의 직함을 달게 되었다. 여기서 또 잠깐, 만약에 당신이 내과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고 분과 전문의를 희망하게 된다면? 알다시피 내과에는 소화기, 순환기, 내분비, 감염, 신장, 혈액종양, 류마티스 등의 분과 전문의가 존재한다. 이 또한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분과 전문의는 당연히 내과 전문의에 합격해야 하며, 해당 분과에서 1년 이상 임상 강사로 재직한 사람 중 일정 자격(논문, 연구발표 등) 이상인 자에 한하여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원서 교부와 접수 일자는 동일하지만, 해당 분과별로 시험 날짜는 다르다.

이승현 기자/을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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