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편적 의료보장(UHC), 지속적인 인류 건강의 질 향상을 이룰 수 있는가
1월 14일부터 15일까지 ‘보편적 건강보장을 위한 국제회의’가 서울 JW메리어트 호텔에서 열렸다. 이 회의에서 WHO, World Bank, OECD 등 국제기구와 세계 20여국 보건 전문가들이 모여 보편적 건강보장(Universal Health Coverage, UHC)를 실현하기 위한 방안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다. 그렇다면 UHC란 무엇이고 국제사회에서는 왜 보편적 건강보장을 현실화 시키기 위해 국제적으로 노력하는 것일까.
유엔과 국제보건기구는 2016년부터 2030년까지 추진할 차세대 새천년개발목표(Post-2015)를 확정했다. ‘모든 형태의 빈곤종식’, ‘기후변화와 대응’ 등 17가지 차세대 새천년개발목표들 가운데 ‘건강한 삶의 보장과 모든 세대에 복지 증진’이 포함되어 있으며 이를 이루기 위한 세부과제로 ‘보편적 건강보장(UHC)’을 제시하였다. UN총회에서도 보편적 의료보장은 건강향상과 사회적 화합, 경제발전의 지속성을 위한 중요요소이며, 건강은 지속가능한 성장을 위한 전제조건이자 주요지표임을 밝히고 있다.
보장이 되는 사람, 의료 서비스의 범위, 재정적 보호 범위라는 세가지 측면 고려 필요
국제보건기구 WHO에서는 UHC를'모든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큰 재정적 부담없이 이용할 수 있도록 보장하는 것'으로 정의하였다. 즉 모든 사람이 의료비 부담으로 인하여 필수의료서비스 제공을 제한받지 않아야 한다는 말하고 있다. 보편적 의료보장은 보장이 되는 사람, 보장이 되는 의료서비스의 범위, 그리고 재정적 보호 범위라는 세가지 측면에서 접근이 필요하다. 보장이 되는 사람은 일부 계층에서 전국민으로 보장범위가 확대되어야 하며, 의료서비스가 보장되는 범위는 넓어짐과 동시에 의료서비스의 양과 질의 개선이 필요하다. 또한 재정적 보호는 본인 부담금 감소, 보조금 확대 등 진료비 보장 범위를 의미하는데 보편적 보장을 통해 의료서비스 이용자의 비용부담 감소방안 마련이 요구 된다.
보편적 의료보장은 평균수명의 증가, 아동사망율 감소, 빈곤율 감소 등의 성과를 가져왔으며, 서비스 전달과 의료시스템에 있어 성과 향상의 기회를 제공하였다. 한국의 경우에는 1977년에 건강보험제도가 도입되고 1989년에 전 국민으로 확대되어 누구나 쉽게 병원에 갈 수 있는 보편적 의료보장을 실현하게 되었다. 그 결과 1990년 71.3세이었던 평균 수명은 2012년 81.3세로 20년 사이 10세 가량 증가하였으며 영아 사망률은 1993년 인구 천명당 9.9명에서 2012년 2.9명으로 크게 감소하는 결과를 가져왔다. 한국 뿐만 아니라 보편적 의료보장을 실시 혹은 확대하고 있는 브라질, 나이지리아와 같은 중, 저소득국가들은 건강수준의 향상 외에 의료서비스의 접근성 향상과 빈곤율감소, 보건의료재정 및 보건의료인력 확보 등에 있어 성과가 있음이 보고되고 있다.
보편적 의료보장의 문제, 저개발국가 뿐만 아니라 선진국도 예외 아냐
보편적 의료보장을 시행 및 유지하기 위해서는 우선 강하고 효율적이며, 잘 운영되는 의료시스템과 재정이 건전한 의료시스템, 필수적 의약품 및 기술에 대한 접근, 동기부여가 잘 된 보건의료 인력이 필요하다. 하지만 아프리카를 중심으로한 저개발국가들은 보편적 의료보장의 필요성 및 효과가 큼에도 불구하고 이를 시행할만한 여건이 마련되지 못해 도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또한 선진국의 경우에는 노인인구 및 만성질환의 증가로 인한 의료비 증가와 자원배분의 비효율성 등으로 지속적인 보편적 의료보장 실현의 장애요인이 되고있다. 이러한 배경 하에 보편적 건강보장을 이루지 못한 저개발국가와 이미 잘 시행중인 선진국 모두가 앞으로 모든 사람들에게 필요한 양질의 의료서비스를 받을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 보편적 의료보장에 관심을 가지고 국제적으로 협력하고 있다.
이번 UHC 국제회의에서는 보편적 의료보장 달성을 위한 재정 조달 방안, 효율적인 지출, 의료의 질 확보 등을 주제로 네덜란드, 일본, 에디오피아 등 회의에 참여한 국가들의 사례 및 노하우를 공유하고 조언이 이루어졌으며, 국가를 초월하여 누구나 적절한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 국제협력이 강화되어야 한다는 공감대를 형성하였다. 이번 UHC 국제회의의 좌장을 맡은 런던데 정치경제학과 Elia Mossialos교수는 ‘이번 회의를 계기로 앞으로 유럽에서 3~5회 열릴 예정이며 UHC에 대한 논의와 함께 로드맵을 만들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김민 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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