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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8호(2012.09.10)/커버스토리'에 해당되는 글 2건

  1. 2012.09.10 이번 가을, 우리 학교 축제에 와보실래요?
  2. 2012.09.10 의대축제는 왜 재미없을까

 

 

 

 

야호, 축제 시즌이다. 대부분의 의과대학이 본교 축제를 피해 2학기가 시작되는 9월에 축제를 한다. 하지만 내일 축제가 열려도 다음 주 시험 준비 때문에 마음 편히 놀 수만은 없는 의대생의 서러운 사정 때문에, 타 학교와 교류가 드문 의대의 폐쇄적인 문화 때문에, 타교는 고사하고 우리학교 축제도 어떤 행사가 열리는지 모르는 학생들이 많다. 하지만 마른 땅에 더 예쁜 꽃이 피듯 학생들의 관심이 적을수록 관객들의 눈을 사로잡을 재미있는 행사들이 생겨나고 있는데, 몇 학교의 이색축제들을 소개한다.

 

전북대 ‘고기파티’

 

전북대학교는 축제 본 행사가 있기 전날 ‘전야제’로 야외 고기파티를 한다. 전북대학교의 캠퍼스 넓이는 전국 3위. 넓은 캠퍼스 부지를 이용해 야외에서 전교생, 교수님이 한자리에 모여 단체로 고기를 굽는다. 황량한 캠퍼스 앞 환경 때문에 평소 고기 구경을 하기 쉽지 않은 학생들에게 시가의 20%도 안 되는 가격으로 무한 제공되는 이 행사는 먹는 즐거움과 야외 파티의 설렘을 동시에 느끼게 해준다. 작년에는 학생회에서 대패삼겹살 200근을 구매해 한 근에 천 원씩 판매했다. 전북대학교는 90%의 학생이 하나 이상의 동아리에 가입돼 있을 정도로 학교생활이 동아리 위주로 돌아가기 때문에, 학교 측이 이런 끈끈한 문화를 지원하는 차원에서 행사를 시작했다. 모처럼 야외에서 맛있는 고기를 먹을 수 있을 뿐 아니라, 교수님과 개원의 선배도 부담 없이 만날 수 있는 자리다. 하지만 야외에서 진행되는 행사다보니 행사 뒤처리와 소음문제가 있을 수 있다. 이 문제는 쓰레기차 한 대를 직접 캠퍼스로 들여와 행사가 끝날 때까지 자리를 지키게 하고, 타 단과대에 미리 협조문을 보내는 것으로 해결한다. 올해 전북대 축제 ‘오라, 메디(meD)’는 9월 10~13일이며, 고기파티는 12일 저녁 7시부터 시작한다.

 

이화여대 ‘나눔 바자회’

 

이화여자대학교 축제는 살림살이를 장만할 수 있는 절호의 찬스. 세일 마지막 날 백화점 판매대를 방불케 하는 대대적인 바자회가 열리는데, ‘바자회’라고 해서 폐수거함으로 직행해야 할 것 같은 유행 지난 옷이나 해묵은 탁상용 장식품을 상상한다면 오산이다. 의대생에게 필수품인 독서대와 형광펜 세트에서부터 몇 십 만원을 호가하는 토끼털코트까지 100여점은 족히 넘는 물건들이 쏟아져 나온다. 매해 진행방식이 조금씩 바뀌는데, 지난해에는 ‘경매방식’을 도입했다. 강당에 판매할 물건을 쫙 펼쳐놓고 학생들에게 원하는 물건을 ‘찜’하게 한 뒤 강당 출입문 앞에서 1인당 5장의 종이를 나눠주면서 원하는 구매가격을 비밀리에 적어내게 한다. 공연 등 메인무대가 진행되는 동안 학생회에서 물건별로 최고가를 적어낸 학생을 골라 공연이 끝날 때 쯤 명단을 공개한다. 너무 비쌀 것 같아 ‘에라, 모르겠다.’는 마음으로 헐값을 적어냈는데 아무도 살 엄두를 내지 않아 평소에 갖고 싶었던 물건을 반값도 안 되는 가격에 ‘득템’할 수 있고, 반대로 인기가 좋은 물건은 괜한 경쟁이 붙어 정가보다 비싼 가격에 구매하는 ‘불운’이 따르기도 하는데, 어쨌든 이 바자회는 예비주부인 이대생들에게 살림살이 장만의 기회와 경매의 재미까지 쏠쏠한 축제의 메인행사다. 학생회에서 ‘나눔’을 취지로 창안해 낸 행사로, 수익금은 모(母)병원 사회사업부에서 추천한 환자들에게 기부한다. 눈치싸움에 밀려 아무것도 구매하지 못한 학생들이 생기기도 하는데, 이들을 위해 행사가 끝날 즈음 주인을 찾지 못한 물건들로 ‘떨이’시장이 한 번 더 열린다. 올해 이대 축제 ‘행림제’는 9~10월 경 열릴 예정이며, 바자회는 저녁 6시에 시작한다.

 

전남대 ‘굴비조모임’

 

전남대학교는 이색적으로 지도교수모임을 축제 때 한다. 예과생부터 졸업한 선배들까지 줄줄이 엮는다는 의미에서 ‘굴비’라는 이름이 붙었다. 전남대는 축제 때 출장뷔페와 맥주차를 불러 음식과 술을 무한 제공한다. 인당 2만원 상당의 고급음식은 축제에 격식을 더하며, 버튼만 누르면 쏟아져 나오는 맥주는 분위기를 띄운다. 교수님을 포함해 5~7명 정도로 구성된 한 굴비조가 중앙정원에 마련된 테이블에 모여앉아 저녁식사를 하고 무대공연을 관람한다. 딱딱하고 형식적이기 쉬운 지도교수모임이 축제 때 이뤄지다보니 평소 하기 힘든 얘기를 쉽게 꺼낼 수 있고, 자유로운 분위기에서 교수님, 선배와 가까워질 수 있다. 하지만 흥이 한껏 오른 교수님이 “너도 나가서 노래한 곡 부르고 와라.”고 주문하는 경우가 종종 있어 자의(自意)와 무관하게 무대에 올라야 하는 경우가 생기고, 갓 임용된 교수님들의 굴비조모임은 원로교수님들을 피해 교외에서 이뤄지는 경우가 많아 본의 아니게 공연을 못 볼 수도 있다는 것이 단점이라고 할 수 있다. 올해 전남대 축제 ‘명학제’는 9월 7일이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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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축제는 왜 재미없을까  (0) 2012.09.10

의대축제는 왜 재미없을까

 

“진짜 오늘도 안 나오면 모두 집에 못갑니다.” 축제를 2주 정도 앞둔 어느 날 공지시간, 모 학교 1학년 총대(총학생대표)의 단호한 한마디다.

 

물론 학교마다 사정이 조금씩은 다르겠지만 대부분의 학교가 명색이 축제 간판을 걸려면 공연동아리를 제외하고 자발적인 참가자가 3~4팀 정도는 필요하다. 하지만 매주 시험에 치여 살고 시험 때마다 유급 걱정을 안 할 수 없는 의대생들에게 축제를 위해 개인시간을 할애해 공연연습을 한다는 것은 억만금의 상금을 줘도 쉽지 않은 선택이다. 그래서 많은 학교들이 축제 무대를 지각 등 벌점자에게 페널티의 기회로 쓰고 막내인 1학년에게 어떻게든 무대를 채우도록 시킨다.

 

이런 사정 때문에 가무(歌舞)와는 전혀 무관한 사람들이 모여 오합지졸로 무대를 꾸미는 경우가 많고 타의(他意)로 무대를 서게 되므로 동기부여도 안 돼 공연의 질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이외에도 의대축제는 타 단과대보다 본교의 지원금이 적고 격식을 따지는 의대사회의 고루한 분위기 때문에 연예인 등을 쉽게 부르지 못해 공연무대를 다채롭게 구성하기 어려운 태생적인 문제를 갖고 있다.

 

이는 곧 참여율 저하로 이어지는데, 실제로 학생회나 축제준비위원회 등에 소속된 학생들을 제외하면 대부분의 의대생에게 축제는 ‘학생들의 축제’가 아닌 ‘축제를 위한 축제’로, ‘가고 싶은’ 축제가 아닌 ‘가야 하는’ 축제로 여겨진다. 특히 지방대의 경우는 수업과 시험이 없는 이 기간을 서울에 있는 집에 가는 기회로 이용하는 학생들이 많아 참여율이 더욱 저조하다.

 

이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축제 때 출석을 불러 장학제도에 반영하기도 하고, 장기자랑 상금을 올리며, 컨텐츠를 다양화하는 등 학교마다 나름대로 다양한 자구책을 내고 있다. 일례로 전북대학교는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올해부터 축제일을 주말인 금요일을 피해 목요일로 옮기고, 어떤 프로그램이든 참가만 하면 꼴등을 해도 상품을 받을 수 있게 구성했다. 또 전남대학교는 3~4년 전부터 학생들이 운영하는 장터 대신 고급 출장뷔페를 부르고, 장기자랑 우승 상금을 이례적으로 20만원 전액 현금으로 지급하기로 했다. 전남대 학생회 홍보부장 박정원 씨는 “저희 학생회는 쓰레기 줍기 등 다소 흥미가 떨어지는 프로그램을 학교 측에 불만을 토로할 수 있는 간담회 시간으로 대체하는 등 학생들이 축제를 의미 없는 시간으로 느끼지 않도록 끊임없이 노력하고 있습니다.”고 말했다. 전북대 학생회 사무국장 강규성 씨는 “사실 프로그램도 재밌어야 하지만, 그보다 중요한 것은 참여하는 사람의 마음가짐입니다. 공연이 됐건 체육대회가 됐건 학교행사에 한번이라도 적극적으로 참여해보면 생각보다 재밌기 때문에 다음에는 누가 시키지 않아도 참여합니다. 한번만 열린 마음으로 축제를 즐겨보세요.”라고 말했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