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병원의 사람들 - 정형외과 수술방 남자 간호사


‘남자 간호사’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간호사는 여성만의 영역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선정하는 나이팅게일상을 올해 2015년 남성이 받을 정도로 남자간호사의 영역은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2013년에 방영된 드라마 ‘굿닥터’에서도 잠시지만 재치 있는 역할의 남자간호사가 출연해 일반인들에게 남자간호사는 더욱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남자간호사에 대한 조사를 하면 할수록 남자 간호사분과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었다. 부푼 마음으로 병원을 방문하니 ㅇㅇㅇ병원의 정형외과 간호사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수술실 앞 복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바쁜 모습이셨지만 수술 현장에서의 열기가 채 식히지 않은 상태에서 활발한 분위기로 인터뷰는 진행되었다.


Q. ‘남자간호사’는 아직도 많은 분들에게는 조금 생소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자 간호사와는 하는 일이 많이 다르나요? 주로 병원에서 어떤 일을 주로 하시고 계신가요?


A. 여자 간호사와 많이 다르진 않아요. 하지만 남자간호사는 병원에 입사 하게 되면 주로 ICU, ER, 수술실 등 특수파트로 배치가 되지만 간간히 일반병동으로 배치되기도 해요. 그래서 일반인들이 더욱 남자간호사를 생소하게 생각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수술실 간호사로 간단히 말씀드리면 수술에 필요한 기구를 준비하고 수술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간호활동을 하고 있어요.


Q. 간호사 직업정보에 대해서 조사하던 중 남자간호사의 비율이 전체의 3%정도로 적은 수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대학을 다니거나 병원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점과 불편한 점이 있나요?


A. 학교 다닐 때는 남녀 비율이 1:10정도로 전체 간호사 비율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였어요. 보통 한 학년에 100명이면 10명 정도가 남자에요. 소수여서 그런지 더욱 뭉치게 되고 학교 다니면서도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어요. 10년이 다 되어가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지금도 자주 뭉치고자 노력해요. 불편한 점이라면 학교 다닐 때 실습을 병원으로 나가게 되었어요. 큰 대학병원들은 남자를 위한 탈의실이나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보통은 화장실이나 린넨실에서 옷을 갈아입었어요. 더군다나 소지품을 둘 사물함도 없었어요.


Q. 어떻게 간호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셨나요?


A.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이 좀 많았어요. 취업 걱정도 있고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때에 TV에서 남자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어요. 첫 남자 수간호사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그 후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간호사인 고모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약간 부끄러웠어요. 그땐 남자간호사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순풍산부인과였으니까요. (웃음) 하지만 지금은 TV에서도 많이 노출되어 주변 시선들도 부담스럽지 않고 내가 하는 일에도 부끄럽지 않아요.

Q. ‘남자 간호사’여서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저는 남고를 다녔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매일 남자들 틈에서 지내왔어요. 그런데 간호대학에 입학하고, 병원에 취직하면서 갑자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여자들을 상대하게 되니 정신이 없었어요.(웃음) 병원 실습을 나가게 되면 병동 내에 힘을 써야하는 일이나 중환자실의 back care 등을 할 때에는 남자간호사인 저를 엄청 반겨하셨어요. 이렇게 남자간호사라서 인터뷰를 하는 것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Q. 남자 간호사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아무래도 수술실에서 일하다보니 환자들의 반응을 보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가끔 남자 환자들이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일들을 부탁하시면서 엄청 고마워하실 때가 있어요.


Q. 남자 간호사와 의사와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A. 남자간호사라 뭐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고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이 가는 사람과 일을 하게 되면 더욱 정이 가듯이 힘든 수술을 마치고 같이 퇴근하면서 밥도 같이 먹으러 가고 친하게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Q. 남자 간호사로서 어떤 의사와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A. 수술실은 특성상 흐름이 빠르고 긴 수술시간을 요구해요. 그렇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 다들 날카로워 지기 쉬워요.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이해해주시는 의사와 함께 일하고 싶어요.


임채린 수습기자/가천

<cl_maker@naver.com>

행복했습니다


의대생신문의 편집장으로 선출된 것이 어제 일 같습니다. 그저 글을 쓰는게 좋아서, 여러 의대생들과 의견을 나누며 배우고 가는 그 맛에 시작했던 신문사 생활의 끝을 보게 되었습니다. 너무도 크고 대단한 집단의 총 책임을 맡는다는 것이 제 능력에 과분한 일이라 처음엔 잠도 안 오고 밥도 잘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럴 때 마다 여러 기자 분들이 나서서 도와주시고 힘내라고 격려해 주셔서 조금씩 일에 적응하기 시작하였습니다. 때로는 직접 찾아뵙지도 못한 독자분들께서 신문 잘 받아보았다고 먼저 연락을 주시기도 하였습니다. 그럴 때면 힘이 들다가도 정신이 번쩍 들어 더 열심히 해야겠다고 저 자신을 채찍질 하곤 했습니다. 그렇게 시작한 일이 벌써 한 학기가 다 되었습니다. 뭔가 제대로 해 보기도 전에 시간이 흘러간 기분입니다. 

올 상반기는 사회도 어지러웠고, 꼭 그 때문만은 아니겠지만 의대생 신문사에게도 성장통을 겪는 힘든 시간들이었습니다. 위기도 있었지만 그래도 벌써 105호까지 내고 있는 걸 보니 아직은 의대생신문을 사랑하고 아껴주는 많은 분들이 계시다는 것을 알 것만 같습니다. 간만에 사랑받는 느낌을 받았다고나 할까요. 2015년 상반기는 제게는 또 하나의 특별한 시간으로 기억될 것입니다. 개인적인 사정으로 인해 저는 이만 물러납니다. 물적 심적 자원을 아끼지 않고 지원해 주신 여러 선배님들과 기자님들께 진심으로 감사의 인사를 드립니다. 기대에 못 미쳤던 것도 많다는 것 스스로 잘 알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믿고 함께해 주신 전국의 의과대학생 여러분들께도 감사드립니다. 

편집장의 자리에서는 물러나지만 다시 기자로 돌아가 차기 편집장을 열심히 도우며 편집장을 하면서 느꼈던 아쉬움을 느끼지 않도록 더욱 열의있는 모습의 기자로 거듭나겠습니다. 이제는 독자분들께서도 저의 기사를 이 곳이 아닌 다른 면에서 만나보실 수 있겠네요. 저 역시 독자분들의 목소리에 더욱 귀를 기울이며 진정으로 알고자 하는 필요로 하는 기사를 써 나가도록 하겠습니다. 다시 한 번 제게 이런 뜻 깊은 기회를 주셔서 감사합니다. 그리고 정말 가슴이 저리도록 행복했습니다. 


조을아 편집장/을지 

<eulahzuma@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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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설> 불신의 늪에서 피어난 양귀비, 메르스  (0) 2015.06.18

불신의 늪에서 피어난 양귀비, 메르스


메르스로 전국이 뜨겁다. 실제로 메르스 확진을 받은 사람은 100명 남짓이지만, 마치 전 국민이 열병에 빠진 것처럼 느껴진다. 가히 가성  메르스 열병이라 부를 만 하다. 5월 20일 바레인에 다녀온 남성의 첫 발병이 보고된 후 3주의 시간이 지났다. 국민들은 정부와 의사를 불신하고 마스크를 사들였다. 이 와중 확진환자 하나가 중국으로 출국, 중국과 홍콩 방역당국이 접촉인을 격리하는 사태에 반한감정까지 일어나 국제적 문제로까지 발전했다. 3년과도 같은 3주였다. 확진환자와 사망자가 늘어나는 속도보다 사회가 더욱 빠르게 흔들렸다. 

공포는 잘 모르는 것에서 온다. 그것이 공포의 본질이다. 공포는 공포의 대상을 이해함으로써 비로소 해소된다. 노래소리로 배사람을 홀린다는 세이렌의 정체가 암초 위에서 젖을 먹이던 듀공이라는 것이 밝혀진 이후 세이렌은 공포의 대상에서 스타벅스의 로고로, 상업적 도구로 격하됐다. 반대로 이해할 수 없는 것, 죽음 같은 것은 영원히 공포의 대상으로 남는다. 메르스는 공포의 대상이 되기 좋은 질병이다. 한국 사람들에게 익숙지 않은 미지의 땅 중동에서 온 이 사자는 그 자체로 이해하기 힘들 뿐더러 그 결과로 죽음을 불러온다. 마치 요한묵시록의 네 기사들 같다.

전쟁과 기근, 역병과 죽음을 데려온다는 네 기사는 세상에 실존하지 않지만 메르스는 엄연히 실존하는 바이러스이고, 국민들이 궁금해하는만큼이나 많은 정보가 인터넷에 퍼져있다.  RNA 바이러스이기 때문에 변이가 자주 일어난다는 것, SARS와 같은 종류인 코로나 바이러스라는 점, 주로 숙주가 되는 동물과의 접촉으로 전염된다는 점, 증상이 나타나기 전까지는 감염되지 않는다는 점, 치사율이 40%정도로 알려져 있고 병원 감염이 흔하고 지역사회 감염은 흔하게 일어나지 않는다는 점 등이다. 이렇게 많은 지식들이 알려져 있지만, 공포는 줄어들지 않는다. 별로 믿고 싶지 않기 때문이다. 믿지 않은 것은 모르는 것으로 남는다. 공포는 여전히 실재한다. 

누군가 지식을 전해줬을 때 그의 말을 곧이곧대로 믿지 않는 것은 나쁜 태도는 아니다. 특히 과학자나 철학자들에게는 더욱 그렇다. 그들은 오히려 믿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사회적 혼란이 발생하는 상황에서 전문가의 말을 믿지 않는 것은 좋은 결과로 이어지지 않는다. 전문가의 말이 통하지 않는 세상은 ‘난세’가 된다. 근거 없이 자신이 맞다고 주장하는 온갖 간웅들과 시정잡배들이 판친다. 이 와중에 몇몇 정치인들은 시기적절한 달콤한 말로 ‘승점’을 챙겼고, 한의원 3곳은 메르스를 낫게 할 수 있다는 광고를 냈다가 처벌을 당했다. 

국민들이 믿지 못하는 것은 그들이 아집에 찬 무지한 존재이기 때문이 아니다. 그들의 불신의 근본은 누가 전문가인지 알기 어렵다는 것 때문이다. 개업의로서, 혹은 병원의 녹봉을 먹고 사는 의사들은 믿을만한 정보를 정리해 내주기 조심스럽다. 사실, 격무로 인해 그런 글을 정제해 발표할 시간도 없다. ‘긴급상황’이라는 명목 아래 정부의 정책에 차출되어 일하는 의사들은 사실 그 자체로 존경스럽다. 그런 긴급상황이 있기 전부터 이미 한계까지 일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1주일은 168시간이다. 1주일에 60시간을 일하던 사람은 120시간을 일할 수 있지만, 이미 1주일에 120시간을 일하던 사람은 240시간을 일할 수 없다.  이런 사태가 있을 때마다 질병관리본부에 의사가 부족해 대학병원 감염내과 의사가 업무에 차출되는 사실에는 실소가 나온다. 

이런 상황에서 국민들은 정부의 입장 정리와 정책을 믿을 수밖에 없다. 그러나 이미 정부의 초기대응 실패 등 헛점을 목도한 국민들은 정부의 말 또한 믿으려고 하지 않는다. 유능한 나랏님들 모여서 하시는 일에 왜 이렇게 빈틈이 많은가? 관련부처에 의사가 없기 때문이다. 10명 남짓한 관련부처의 의사들은 제 목소리를 내기 어려운 위치에 있는 듯 하다. 전문가의 의견보다는 시스템과 결재 순서가 더 중요한 관료주의 때문이다. 

최근 인터넷에서는 문형표 복지부 장관이 노란 점퍼를 입고 가운데 앉아 두 줄 나란히 앉은 관련부처 직원들과 토론하는 사진이 화제가 되었다. 과거 오사마 빈 라덴 사살작전때  미 국방부 장관과 장성들에게 상석을 내주고 구석의 불편한 의자에 앉아 지켜보던 오바마가 찍힌 사진과 대조되었기 때문이다. 정부 부처는 국민들에게 최선의 성과를 내보이기 위해 존재하지, 자신들의 전시행정을 과시하기 위해 존재하는 것이 아니다. 어려운 문제라면 권위를 내려놓고 전문가에게 전권을 맡길 수 있는 겸허한 태도가 필요하다. 그것이 질병에 따라 대응책이 다르고 초기 대응이 중요한 방역과 관련된 문제라면 더욱 그렇다.

위험을 무릅쓰고 묵묵히 일하는 것은 의사들이다. 의사들은 사실 스포트라이트를 바라지도 않는다. 다만 최소한의 보상과 함께 명예 지킬 수 있기를 바랄 뿐이다. 그런데 정부는 일선에서 일하는 의사들에게 N95마스크 등 방역물품들을 갖추라고 말하면서도 한 푼의 지원도 없고, 메르스 확진환자가 나왔을 때 문을 닫게 되는 병원들에 대한 일말의 보상도 언급하지 않는다. 한술 더 떠 초기 메르스 환자 진단을 요구할 때 메르스가 아니면 해당 병원과 의사가 책임지라는 태도를 보였다. 쓴웃음만 나온다. 보상은 커녕 명예도 위태롭다.

무굴 제국의 황제이자 세계 7대 불가사의 중 하나인 타지마할을 완성한 샤 자한은 타지마할을 완성한 건축가와 인부들을 치하하기는 커녕 그들이 이렇게 아름다운 건축물을 다시는 만들지 못하도록 손을 자르고 눈을 멀게 했다는 전설이 내려온다. 최근에는 모 카페의 회원들이 ‘병원에서 환자와 접촉한 의사의 자식들이 이기적이기 짝이 없게도 감히 자식을 어린이집에 보내려 한다’며 의사의 신상정보와 주거지를 노출해 공분을 사기도 했다. 국민들이 바라보는 메르스는 실재하는 전염병보다는 좀비 영화나 게임을 바라보는 그것과도 같아보인다. 불신이 피워낸 양귀비 메르스는 울분을 쏟아내고 마음껏 폭언을 쏟아내게 하는 마약으로 기능하고 있다. 

의사들이 이제껏 많은 비슷한 일이 있었던 때처럼 노고가 인정받지 못하는 상황에서도 묵묵히 자신의 일을 다하는 ‘다크 나이트’가 되는 것도 좋겠다. 그 또한 인술이다. 그러나 환자의 곁을 지킨다는 자부심은 제 살 까먹기로 전락할 수도 있다. 의사의 권익과 명예를 지키려는 움직임은 국민의 건강과 양립 불가능하다는 전제는 틀린 것이다. 부딪혀 우는 아이를 앞에 두고 모서리를 욕하는 것은 아이를 달래는데는 도움이 될 지 모르나 잘잘못에 대한 바른 인식을 키워주는데는 최악의 교육이 된다. 메르스 사태가 지나간 뒤에도 있을 비슷한 일들에서 공적을 빼앗기고 관료주의에 밀려 국민들의 건강도 지키지 못하는 미생으로 남지 않으려면, 병상 밖에서의 의료인들의 움직임이 절실해 보인다. 우리에게 필요한 것은 ‘다크 나이트’ 보다는 ‘아이언맨’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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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행복했습니다  (0) 2015.06.18

반짝반짝 빛나는 여름, 가보고 싶은 도서관


예쁜 필기구와 노트를 사면 괜히 공부하고 싶어지는 것처럼, 경치 좋고 예쁜 도서관에 앉아 있으면 안 되던 공부도 머리에 쏙쏙 들어올 것 같다. 머리가 멈춰버린 듯 지치고 공부가 멀게만 느껴지는 주말, 여행지로도 손색없는 이색 도서관을 찾아가보는 것은 어떨까? 



[서울] 정독 도서관

안국역에 위치한 웬만한 대학의 캠퍼스보다 예쁜 도서관이다. 정독도서관의 정원으로 나들이하러 나오는 사람들이 꽤 있을 만큼 잘 알려진 명소이다. 공부도 하면서 데이트도 할 수 있는 공간으로는 딱이다. 출출할 때는 근처 인사동, 삼청동에 먹거리가 많고 바로 앞 정원이나 돌담길에서 도시락을 까먹는 재미도 쏠쏠하다.





[서울] 청운 문학 도서관

종로구 청운동에 위치한 최초로 한옥으로 만들어진 공공도서관이다. 전통방식으로 제작된 수제 기와를 사용하여 배경인 인왕산과도 잘 어울린다. 독서를 하며 자연을 만끽할 수 있고 전통방식으로 지은 한옥의 아름다움도 가까이에서 느낄 수 있다. 구비된 책이 아직 많지 않은 것이 아쉬운 부분이지만 열람실도 갖춰져 있다. 서울시 거주자는 회원가입이 무료이고 1회에 3권씩 10일 동안 대출이 가능하다.




[파주] 지혜의 숲

파주에 위치한 도서관으로 365일, 24시간 운영된다. 입구부터 아주 높은 곳까지 책이 빼곡이 들어 찬 책장들에 중압감이 느껴지고 숙연해진다. 너무 높은 곳에 위치한 책은 찾기 힘들 수도 있지만 권독사에게 물어보면 친절하게 꺼내 준다. 무려 50만권의 책을 보유하고 있으나 아쉽게도 대출은 불가능하다. 개인 컴퓨터와 책을 가져와 공부할 수 있는 공간이 많이 마련되어 있고 특히 야외 테라스는 공기 좋고 경치 좋아서 공부하고 싶어지는 곳이다. 중고책방도 마련되어 있어 1권을 1000원에 판매하고 있다. 




[세종] 세종 국립 도서관

세계 디자인정보 웹진에서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아름다운 도서관’ 10위 안에 들었다. 책이 펼쳐진 모양의 인상적인 외관과 세종호수공원 근처라는 입지적 조건 덕분에 그림 같은 모습을 자랑한다. 국내 최대 규모의 인공 호수가 옆에 있으며 꼭대기에서는 세종시의 탁 트인 전경이 한 눈에 보인다.





[대구] 아트도서관

2014년 7월에 대구시 수성구에 문을 연 전국 최초 미술전문도서관이다. 처음 도서관에 들어서면 작가들의 입체 작품을 전시해 두어 미술전시회에 온 것 같은 느낌이 든다. 국내외 미술전문 도서 2만여종을 보유하고 있으며, 순수미술과 디자인, 패션 등 시각 예술 분야만 40개 분야로 나뉘어 있다. 공공도서관과 달리 책 대출이 불가능해 아쉽지만 사진촬영이 가능하다. 운영시간은 평일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공휴일 휴무)이다.




[부산] 다대도서관

뜨거운 여름, 책과 함께 하는 휴가는 어떨까? 부산 사하구 다대포해수욕장 인근에 위치한 다대도서관은 시원한 바다풍경과 함께 독서를 즐길 수 있는 일석이조의 도서관이다. 바다풍경을 제대로 즐기고 싶은 사람은 6층 옥상정원을 놓쳐서는 안 된다. 옥상정원은 안전을 위해 오후 5시까지만 개방된다. 매주 월요일은 휴관이며, 자유열람실은 오전 7시부터 오후 11시까지 이용할 수 있다.



김정은 기자/을지

<kim_je@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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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가오는 여름, 맥주 더 맛있게 즐기기  (0) 2015.06.18
우리의 뇌는 계속해서 변한다  (0) 2015.06.18

다가오는 여름, 맥주 더 맛있게 즐기기

이색 아이디어상품으로 특별한 맥주 한 잔!


맥주가 가장 맛있는 계절 여름이 성큼 다가왔다. 시중에 나온 맥주는 수입 맥주까지 두루 섭렵하여 새로움에 목마른 독자 또는 매일 생맥주를 즐기고 싶지만 가벼운 주머니가 원망스러운 독자라면 주목해보자.

이코노미스트지가 2013년 공개한 통계에 따르면 아시아에서 가장 맥주를 많이 마시는 나라는 일본으로, 연간 1인 평균 맥주 소비량이 51리터였다. 아시아에서는 톱이라지만 전 세계 1위를 차지한 체코는 인당 160리터를 마셨으니, 여기에는 한참 못 미치는 양이다. 일본은 31위를 차지했고, 우리나라는 39리터로 33위를 기록했다. 

평소 조용하고 얌전한 이미지의 일본인들이 우리나라 사람들보다 맥주를 많이 마신다는 데 놀랐을지도 모르겠다. 아시아맥주 소비국 1위에 빛나는 일본에서 맥주를 즐기기 위해 사용하는 발명품들을 소개해본다.



사진 왼쪽, 컵에 담긴 맥주를 보면 두꺼운 크림층이 술집에서 ‘크림생맥주’따위의 메뉴를 주문한 것처럼 보이지만 실은 오른쪽의 캔맥주를 컵에 따라놓은 것이다.비결은 캔에 씌워놓은 모자같은 물건이다. 저것은  Beer smoother, 우리말로는 맥주 연화기 정도라고번역할 수 있는 물건이다. 굴뚝처럼 튀어나온 부분은 도자기로 되어 있는데 스펀지와 같은 흙을 이용해서 만들어져있다. 맥주가 굴뚝 부분을 통과하며 그 층의 공기와 접촉하면서 부드럽고 미세한 거품이 만들어지는 원리이다.작고 편리하게 캔맥주와 바로 연결해서 쓸 수 있고 가격이 비교적 저렴하여 인기리에 판매되고 있는 상품이다. 개당 750엔(약 6700원)정도에 살 수 있다. 



    


초음파를 산전검사를 위해서만 쓴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위의 세 물건은 모두 초음파를 이용하여 거품을 발생시킨다. 첫 번째 상품은 집에 두고 쓰기 좋은 물건으로 전원을 연결하고 맥주잔을 올려놓은 뒤 버튼을 누르는 것만으로 부드러운 거품이 살아난다. 두 번째 제품은 캠핑장 같은 곳에서 빛을 발할 것이다. 컵의 옆면에 제품을 접촉하고 버튼을 누르면 바닥에서부터 거품이 올라온다. 이 제품을 활용하고 싶다면 얇은 두께의 컵을 택하는 센스가 필요하다. 마지막 제품은 기구와 컵이 일체형이 된 것으로 손잡이의 레버를 당기면 컵의 바닥에서 초음파가 발생하여 거품이 일어난다. 각 3200엔(약 28000원), 2300엔(약 27000원), 1600엔(14000원)에 구입할 수 있다.




끈적이고 더운 하루를 보내고 집에 들어와 맥주나 한잔 할 생각으로 가득해 퇴근길을 재촉한다. 그런데 집에 오니 냉장고에 식혀놓은 맥주가 하나도 없는 것을 깨닫고 분노했던 기억, 누구나 있을 것이다. 그런 순간을 위하여 준비할 수 있는 제품이다. 전원코드를 꼽을 필요도 없이 물,얼음, 그리고 소금을 넣으면 준비 완료. 고등학교 화학을 열심히 공부했다면 어떤 방식으로 맥주를 식혀주는지 짐작이 갈 것이다. 취향에 따라 0도 이하까지 온도를 내릴 수도, 적당히 식혀서 먹을수도 있다. 사진에 보이는 레버를 앞으로 당길 때는 맥주가, 뒤로 밀면 거품만 나오는 기능까지 있어 풍성한 거품을 즐기는 것은 덤이다. 가격은 6600엔(한화 약 67000원)가량이다. 




가장 단순하며 직관적인 방식의 거품 발생기를 소개한다. 한 손에 쏙 들어오는 양념통 정도의 크기에 벌새나 모기를 떠오르게 하는긴 노즐이 붙어있다. 이 기구의 윗부분을 누르면 노즐을 통해서 이산화탄소 가스가 나오면서 맥주의 풍성한 거품을만들어준다. 아래 몸체 부분에는 리필 가능한 작은 이산화탄소 가스통이 들어있다. 맥주잔을 앞에 두고 수다를 떠느라 이미 김이 빠져버린 맥주에도 이산화탄소를 보충할 수 있다. 그리고 원래는 탄산음료가 아닌 물이나 주스에도 취향껏 탄산을 추가해서 먹을 수 있을 것이다. 작고 단순하면서 활용범위까지 넓어서 더욱 탐나는 제품이다. 가격은 2100엔(약 19000원)


문지현 기자/중앙

<jeehyunmjh@gmail.com>

우리의 뇌는 계속해서 변한다

105호/문화생활 2015. 6. 18. 17:50 Posted by mednews

우리의 뇌는 계속해서 변한다

뇌 가소성, 스마트폰 역시 뇌 구조 변화에 큰 영향



“요즘 왜 이렇게 머리가 안 돌아가지?” 공부를 하는데 잘 안될 때면 우리는 혼자서 이렇게 중얼거리곤 한다. 예전의 총명하던 나의 뇌는 온데간데없고 그 자리를 돌덩이 하나가 대신 차지하고 있는 것 같은 느낌이 든다. 단순히 노화로 뇌가 굳었다고 보기에는 미심쩍은 데가 한두 군데가 아니다. 의대에 입학해 (술 마시며 놀 때도 있었지만) 분명 엄청난 양의 의학 지식을 습득했으며 또 노화라고 말하기에는 아직 너무 젊으니깐 말이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뇌


2007년 이탈리아 파르마 종합대학 연구진은 원숭이를 이용하여 뇌가 계속해서 변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사실 그 전까지도 이와 비슷한 연구들이 많이 진행된 상태였다. 예를 들어 원숭이들이 도구를 이용하여 손에 닿지 않는 음식물을 집는 훈련을 받을 때 뇌에서 도구를 잡은 손과 관련된 동작 영역과 시각 영역이 활발하게 작용된다는 것은 모두가 아는 사실이었다. 하지만 파르마대학 연구팀은 더욱 놀라운 사실을 발견하였다. 집게를 가지고 실험을 진행했던 연구자들은 그 도구가 원숭이의 뇌에서 손가락인 것처럼 작동하고 있는 모습을 관찰하였다.

계속해서 변화하는 뇌의 특성을 ‘뇌가소성(혹은 신경가소성, neuro-plasticity)’이라고 한다. 뇌가 주변 환경에 영향을 받아 끊임없이 변한다는 것이다. 사람의 뇌에서도 얼마든지 가소성을 관찰할 수 있다. 오른손잡이 바이올린 연주자들이 악기 줄을 누르는 왼손에서 오는 신호를 처리하는 뇌의 감각피질 영역이 일반인보다 훨씬 넓다. 반면 오른손과 관련된 해당 영역은 일반인과의 차이를 발견할 수 없다. 택시 운전사들의 뒤쪽 해마, 즉 공간을 담당하는 부분이 평범한 사람에 비해 훨씬 넓다는 사실을 발견한 연구 결과도 있다.

뇌가 변할 수 있다는 사실이 받아들여진 것은 100년이 채 되지 않는다. 이전에도 뇌가 변하는 것이 가능하다는 주장이 제기되었지만 의료계와 과학계 전반에서는 뇌가 변하지 않는 다는 것이 정설로 자리 잡고 있었다. 뇌는 매우 복잡한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에 스스로 모습을 바꿀 수 없다는 것이 일반적인 통념이었다.


뇌가소성, 과연 좋은 걸까 나쁜 걸까?


뇌에 대한 실험과 연구가 활발해지면서 뇌는 변한다는 개념이 의학자들과 과학자들 사이에서 인정받게 되었다. 이에 따라 의료 분야에서는 이러한 사실을 이용한 치료법들이 발견되고 있다.

대표적인 사례가 뇌졸중 환자를 치료한 앨라배마대학교 신경과학자 에드워드 토브 박사 이야기이다. 뇌가 충격을 받아 뇌 기능에 부분적으로 혹은 전체적으로 상당 기간 동안 장애가 오는 것을 뇌졸중이라 한다. 뇌졸중이 생기면 뇌세포 손상이 일어나 뇌 전체의 기능이 저하되는데 예전에는 단지 손상되지 않는 부분을 잘 유지하는 것에 중점을 둔 재활 치료만 이루어졌다. 그러나 에드워드 토브 박사는 뇌가소성을 이용하여 마비되어 움직일 수 없었던 손과 다리를 단 몇 주 만에 완전히 회복시키는 데에 성공했다. 에드워드 박사는 환자에게 제대로 사용할 수 없는 손과 다리를 이용하여 유리창 닦기, 알파벳 적기 등 반복적인 행동을 하게 함으로써 뉴런과 시냅스들이 새로운 회로를 형성하도록 자극하였다. 그 결과 환자는 손과 다리를 자유자재로 사용할 수 있게 되었다. 이러한 접근 방식은 최근 들어 언어 장애를 겪고 있는 환자, 운동 장애를 앓는 다발성 경화증 환자 등에게도 적용되고 있다.

하지만 때로는 뇌가소성이 병적 증상들의 직접적이고 치명적인 원인이 될 수도 있다. 우울증이나 강박증 등의 정신적 질병은 오히려 뇌가소성 때문에 더욱 악화된다. 환자가 지신이 우울하다는 사실이나 강박 증세를 가지고 있다는 것을 계속 인식하면 할수록 이 같은 증상은 신경 회로에 각인된다. 뇌가소성 때문에 헤어 나올 수 없는 악순환에 빠지게 되는 경우도 있는 것이다.


손 안의 스마트폰이 뇌 구조를 바꾼다


뇌 가소성을 어느 정도 이해했다면 현대 사회에서 스마트폰이 우리의 뇌 구조를 바꾸었으리라 쉽게 받아들일 수 있다.

스위스 취리히대학교 아르코 고쉬 박사의 연구팀이 작년 말 발표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자주 사용할수록 뇌의 체감각 피질(Somatosensory Cortex) 영역이 더 커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체감각 피질은 뇌의 중앙에 위치하여 촉각, 진동 감각, 온도 감각 등의 정보를 처리하는 영역이다. 고쉬 박사 연구진은 터치식 스마트폰 이용자 27명과 버튼식 휴대폰 이용자 11명을 대상으로 뇌파 검사를 실시하였는데 그 형태가 굉장히 다른 양상을 띠었다. 특히 스마트폰 이용자의 뇌 영역 중 엄지손가락의 감각을 처리하는 부분이 더 빠르고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으로 변화했다.

엄지손가락의 감각을 키우는 것은 스마트폰이 뇌 구조에 끼치는 영향 중 극히 일부에 불과하다. 스마트폰이 없는 데에도 불구하고 호주머니 안에서 스마트폰이 진동하는 것 같은 느낌을 받는 유령진동증후군, 스마트폰이 손에 없으면 불안해하는 분리불안장애도 스마트폰이 뇌에 영향을 끼친 예이다. 스마트폰을 사용하고 있으면 사랑의 감정을 관할하는 뇌 영역이 활성화 되는 것도 스마트폰과 사랑에 빠진 현대인에게 자주 나타나는 현상이다.

가장 큰 문제는 스마트폰을 사용하면서 점점 뇌가 무감각해진다는 점이다. 현실에 대해서는 점점 더 무감각해지고 스마트폰 세상 속에 있는 자극적인 소식과 강렬한 이미지에만 반응하는 이른바 ‘팝콘 브레인’은 회백질의 절대적 크기가 줄어들어 나타나는 현상이다. 특히 뇌가 아직 완전히 발달하지 않은 어린이의 경우 스마트폰으로부터 더욱 더 거리를 두어야 한다. ‘팝콘 브레인’을 보이는 어린이는 그렇지 않은 아이보다 반응 속도가 현저히 떨어지며 자칫하면 주의집중장애(ADHD)나 분노조절장애로 나아갈 수 있기 때문이다.

모리 아키오 일본 니혼대학교 신경과 교수에 따르면 스마트폰을 이용할 때 뇌의 일부가 작동하지 않는다고 한다. 뇌의 앞쪽을 전두엽, 뇌의 뒤쪽을 후두엽이라고 하는데, 교수는 스마트폰 사용 시 인식을 담당하는 후두엽은 작동하는 반면 생각을 담당하는 전두엽은 작동하지 않는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장시간의 스마트폰 사용은 결국 전두엽을 퇴화시킨다는 것이다.

내 손 안에 스마트폰이 있다는 것 자체가 어찌 보면 크나큰 축복일 수도 있다. 굳이 많은 것을 기억하지 않아도 되고, 지도를 들고 다닐 필요가 없으며, 많은 즐길 거리를 제공해 주니 말이다. 스마트폰은 뇌를 편안하게 해주는 존재이다. 하지만 반대로 스마트폰이 나의 지능을 갉아먹고 있는 상황도 결코 부정할 수 없다. 스마트폰이 모든 일을 대신하는 동안 뇌의 기능은 이미 마비된 상태일지도 모른다.

스마트폰이 뇌에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든, 부정적인 영향을 준다고 생각하든 그것이 뇌 구조를 바꾸어 가고 있다는 사실은 분명해 보인다. 이런 상황에서 과연 ‘나’는 어떤 행동을 취해야 할까?


윤명기 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105호/의료사회 2015. 6. 18. 17:49 Posted by mednews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로봇기술으로 본 원격진료의 현황


우리나라에서 얼굴을 마주보면서 했던 원격진료의 시작은 언제일까? 원격화상진료의 개념으로 처음 시작된 원격진료는 약 20년 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1996년 9월 정보통신부와 보건복지부는 요양원과 서울대병원간 원격화상 치매진료 시범사업을 최초로 시작하였다. 이 후 2007년, 2009년 유비쿼터스와 스마트 시대에 각각 원격의료 관련 의료법 개정을 거치면서 정책적 지원에 힘입어 현재까지 약 70여개의 시범사업이 수행 되어 오늘날에 이르렀다. 현재 원격진료 기술이 ICT기술의 발달에 힘입어 여러 기술이 발달하고 있지만 아직 대면진료를 완전히 대체할 수 있는 기술은 없다. 그 중 가장 근접한 원격진료 기술은 로봇이며 2000년도에 들어와서 개발되기 시작했다. 이에 로봇을 이용한 원격진료 기술의 국내외 현황을 살펴보고자 한다.  

 

  

  ▲ RP-6™                         ▲ RP-VITA™  



원내와 원외 로봇 원격진료


세계 최초의 로봇 원격진료 서비스는 2005년 9월 미국 국방부와 UCLA 대학병원의 시범사업으로 시작되었다. 이 시범사업에서 사용된 로봇(RP-6™)은 진공청소기를 만들던 회사에서 개발하였는데, 조이스틱으로 움직일 수 있으며, 간단한 대화와 화면 확대 등을 할 수 있었다. 참가자의 80% 이상이 만족하였고, 신경외과 중환자 인력 보완 역할을 할 것으로 기대하였다. 이후 2013년 5월 미국의 Mecry병원은 업데이트 된 로봇(RP-VITA™)을 이용하여 원격진료를 도입하였다. 이전 모델과 달리 네비게이션화 되어 장애물을 피해서 자동으로 중환자실 병동을 돌아다닐 수 있으며, 당직이거나 병원 외부인 경우 의료진이 아이패드의 어플리케이션 프로그램을 이용해 외부에서도 접속이 가능하다. 이를 통해서 뇌졸중 등 빠른 판단이 필요할 때 시간을 단축시킬 수 있을 것으로 보았다. 국내에서도 2014년 11월 서울삼성병원과 서울시 강남구 치매지원센터는 한국과학기술원에서 개발한 치매 환자를 위한 로봇(실벗과 메로)으로 원격진료 시범사업을 수행하였으며, 올해 안으로 시범사업에 대한 평가를 수행할 예정이다.

 


▲ 심해 원격 로봇 수술(Dr. Anvari, 캐나다)


원격지 로봇 수술과 인공지능


세계 최초의 원격 수술은 2001년 미국 제크 마레스코(Jacques Marecausx)의 담낭절제술이다. 이 수술은 미국의 원격지 의사와 프랑스의 현지 환자의 수술이었고, 부작용 없이 성공적으로 수행되었다. 이후 미국 NASA는 2007년 우주에 있는 우주비행사에게 실제적인 원격지 수술이 가능하도록 휴대용 원격수술 로봇을 개발하였다. 한국로봇산업진흥회에 따르면 국내에서는 2003년 10월 한양대학교 병원과 일본의 담낭절제술로 원격 수술이 시작되었다. 이후 평면이 아닌 입체 영상이며, 수술 도구가 손목처럼 구부러지는 로봇인 다빈치(da Vinci)가 개발되었다. 다빈치 수술은 주로 수술자의 위치(consol)와 수술대가 다른 공간에 존재하는 좁은 의미의 원격 수술이다. 다빈치 수술은 국내에서 2005년 7월 신촌 세브란스에 처음 도입되었고, 이후 2012년까지 누적된 로봇수술의 시행 건수는 총 24,207건에 이르며, 심해나 우주 등 넓은 의미의 원격지 수술의 적용이 시도되고 있다. 최근 인공지능에 대한 관심이 높아지면서 2014년 미국의 노스캐롤라이나 병원 연구진은 초보 외과 전공의가 숙련된 외과 의사가 될 때까지의 수술 중 손 동작을 학습하는 패턴을 알고리즘화 시키는 연구를 수행하였다. 로봇에 기계 학습을 시켜서 로봇이 봉합 등 단순한 술기는 스스로 하게 될 날이 머지않아 올 것이다. 


로봇을 이용한 원격 진료의 해외 의료기술 평가와 전망


2012년 11월 원내 원격진료 로봇(RP-VITA™)은 원격 진료 로봇으로는 미국 최초로 FDA의 의료기기 안전 기준을 통과하였다. 또한 유럽의 신의료기술에 대한 탐색과 평가를 수행하는 유로스캔(EuroScan)은 2014년 원내 원격진료 로봇에 대한 평가를 통해 의료진이 부족한 분야의 대체로 사용될 경우 부가적인 효과는 있다고 판단하였지만 통화 중심 의사소통체계와 모니터의 시각적 한계를 지적하였다. 경제성 평가에 대한 결론은 아직 없으나 일부 근거를 보면 원격 중환자실 관리의 경우 연간 약 11억원 이상의 절약이 예상되며 원격 수술의 경우 평균재원일수가 1.3~2.3일로 줄었으며, 이로 인해 연간 약 2억 4천 만원을 절약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원내 원격진료 로봇에 대한 평가가 대체적으로 효과적이고 안전하다고 판단되고 있는 반면, 침습적인 원격 수술에 대한 안전성은 논란이 되고 있다. 미국 국방부는 2015년 5월 원격 수술의 안전성을 평가했는데, 대다수 수술은 정상적으로 끝났으나 영상의 지연이 있어도 큰 무리가 없는 200ms의 지연보다 높은 300ms에서 500ms의 지연이 나타났다고 보고 했다. 또한 로봇 작동기기의 라우터의 경우 해킹에 취약하며 로봇을 외부에서 조정 가능하였고, 수술 영상의 외부 노출도 가능했으므로 차후 통신 보안에 대한 보완이 필요하다고 밝혔다. 


문선재 기자/중앙

<mgstoner@naver.com>

중년여성들 울린 백수오, 어디까지 진짜나



2015년 5월 11일 윤명희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10인,

"의료인이 임산부를 진료할 때 환자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 중 10%만이 진짜"


지난 4월 22일 한국소비자원(이하소비자원)의 발표로 불거진 백수오 파문이 식약청의 발표에 불구하고 소비자들의 불만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소비자원과 국내 최대 백수오 추출물 생산기업인 내츄럴엔도텍 사이에서 오갔던 가짜 백수오에 대한 진실공방은 식품의약품안전처(이하 식약처)가 백수오 원료에서 이엽우피소 혼입 확인을 발표되면서일단락 되는 것 처럼 보였다. 하지만 가짜 백수오로 사용된 이엽우피소의 인체유해성 여부에 대해 소비자원과식약청의 입장이 갈리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이 가중되었고, 식약청이 실시한 백수오 관련 제품의 전수조사에서는이엽우피소 혼입 여부 확인이 불가능한 제품이 전체 제품가운데 76%나 돼 가짜 백수오를 복용한 소비자들의불안감을 해소하지 못했다.


소비자원 “이엽우피소는 독성작물” vs 식약청 “섭취에 문제 없다.”....소비자들은 혼란만 가중


소비자원은 가짜 백수오로 사용된 이엽우피소는 국내에서 식용으로 사용이 금지되어있고, 대한민국약전외생약규격집에도 수록되어 있지 않아 약재로도 쓸 수 없기 때문에 식품원료로 사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밝혔다. 이에 대한 근거로 실험 쥐에게 이엽우피소를 먹인 결과 혈소판 감소, 간기능 저하 및 사망까지 유발된다는 사실을 밝힌 1998년 중국난징철도의학원 논문을 제시했다. 하지만 소비자원 발표 8일뒤 식약처의 발표에서는 ‘이엽우피소는 안전성의 문제가 아니라 식경험의 부재 및 사용실태에 대한 자료가없어 식품 원료로 허용하지 않았으며 중국과 대만정부에서 이엽우피소를 식품원료로 승인한 사례를 통해 이엽우피소 섭취로 인한 위해성은 없는 것으로판단된다’고 밝혔다. 식약처는 소비자원이 이엽우피소의 위해하다는근거로 제시한 논문에 대해 해당 논문의 실험이 국제독성 시험 가이드라인에 적합하지 않기 때문에 신뢰성이 낮다는 한국독성학회의 자문결과를 덧붙였다. 그러나 식약처의 식품원재료 데이터베이스에서 이엽우피소는 식용불가 식물로 분류되어 있고, 이엽우피소에 대한 두 정부기관의 의견이 상반되면서 소비자들의 혼란은 가중되고 있다.

 

확인검사불가제품 전체 76%... 속타는 백수오 소비자들


백수오 파문 이후 시중에 유통되는 백수오 제품에 대해 전수조사를 실시한 식약처는 전체 207개 제품가운데 10개 제품만이 백수오를 쓴 제품이고 40개 제품에서는 이엽우피소 성분이 확인되었다고 5월 28일 발표하였다. 하지만 확인된50개 제품을 제외한 나머지 157개 제품에 대해서는 제조 과정에서 가열 등의 이유로 DNA가 파괴되어 확인이 불가능하다고 밝혔다. 이엽우피소가 검출된 40개 제품에 대해서는 회수조치가 내려졌지만, 확인이 안된 제품에대해서는 영업자 자율 회수 조치가 내려졌다. 이로 인해 이엽우피소에 대한 유해성이 밝혀지지 않은 상황에서대부분 제품이 식약청의 전수조사결과로도 이엽우피소 혼입여부확인이 불가능해지게 되자 제조업체에 구상권을 요구할 수 있는 방법이 사라진 유통업체들은전액환불을 할 수 없다는 입장을 밝혔다. 이번 식약청의 발표로 전액환불조치를 받을 가능성이 낮아진 소비자들은분통을 터트리고 있다.




※ 백수오와 이엽우피소 : 이번 백수오 파문에서 논란의 중심에 있는 이엽우피소는 우리나라 재래종인 백수오와 달리 중국에서 도입된 외래종으로서, 상품으로이용되는 뿌리만 봤을 때는 백수오와 형태가 비슷하여 육안으로 구분이 불가능하다. 백수오는 갱년기장애개선, 면역력 강화효과가 있는 것으로 알려져있으나 이엽우피소는 안전성이 입증이 안되어 약용, 식용으로 사용이 불가능하다. 재배기간 및 경제성 면에서는 백수오재배가 3년이 걸리고 생산성이 낮아 재배량이 많지 않은 반면, 이엽우피소는성장속도가 빨라 재배기간이 1년이고 수확량이 더 많기 때문에 백수오에 비해 경제성이 높아 이엽우피소재배에 대한 경제적 유인이 크다. 중국의 중약대사전에서는 이엽우피소를 백수오에 포함시키고 있어 중국명칭과동일한 백수오를 개명해야 한다는 주장도 있다.


김민 수습기자/가천

<franky777min@gmail.com>



“대한민국에서 의사하기 너무 힘들다” … 이제는 중동으로 가는 선배들


‘의료계 어렵다’는 말, 참 많이 듣는다. 그래서인지, 요즘은 아예 해외로 눈을 돌린 선배들 얘기를 심심치 않게 듣는다. ‘해외진출’이라고 하면 그동안은 주로 미국·일본 의사면허를 준비하는 선배들이 대부분이었는데, 요즘은 그 세태가 조금 다르다. 인구 1만 명당 의사 수가 한국의 절반 수준에 불과한 중동국가들이 직접 헤드헌터를 구해 한국의사들을 스카웃해가는 형식이다. 여기에 지난 3월 박근혜 대통령의 중동 순방이 가속도를 붙였다. 의사로서 해외로 진출하려면 어떤 조건을 갖춰야 하며 어느 정도 대우를 받는 걸까? 


쿠웨이트, 연봉 2억, 자녀 학비 지원


쿠웨이트는 지난 달 8개 국립병원에서 근무할 한국 의료진을 뽑는 모집 공고를 냈다. 쿠웨이트 석유공사(KOC) 직영병원인 알마디(Ahmadi)병원은 한국 산부인과, 정형외과, 응급의학과, 영상의학과 전문의 10여명을 모집한다. 지원 자격은 영어가 능통해야 하고, 진료 경력이 8년 이상이어야 한다. 병원에서 제시한 단기 계약직 연봉 조건은 약 2억5000만원~3억 원 수준이다. 국내 병원에서 12년 이상 근무한 전문의의 경우 연봉은 2억1000만원, 8년 이상은 1억7000만원으로 책정됐다. 연봉과 별도로 인센티브 및 성과 보너스, 퇴직금이 지급되고 기혼자의 경우 4~19세 자녀 학비의 90%를 지원받을 수 있다. 1년에 42~45일 간 유급 휴가도 제공된다. 쿠웨이트는 의대가 한 곳밖에 없고 의사가 모자라 외국의사가 80% 이상을 차지하는 나라다. 쿠웨이트 의료기관이 국내에 의사 모집공고를 낸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아랍에미리트(UAE), 월 급여 1050만원부터, 주택 임대료 지원


지난 3월에는 서울대병원이 위탁 운영하는 아랍에미리트 왕립셰이크칼리파 전문병원(Sheikh Khalifa Specialty Hospital)이 현지에서 근무할 신규 인력 채용 공고를 냈다. 연봉은 한국에서 받는 것의 1.5~2배 수준이다. 다시 말해 한국에서 받던 연봉이 1억 원이었다면 아랍에미리트에선 1억 5000만원을 받는다는 얘기다. 물론 더불어 제공되는 자녀 학비 연 2000만원과 주택 임대료 2000만원 등 추가지원 포함 여부에 따라 실제 연봉에 조금씩 차이는 있다. 서울대병원은 올해 안으로 500여 명의 의료진을 더 채용할 계획이다.


사우디아라비아, 유급휴가 60일, 한국 왕복 항공권 제공


사우디아라비아 수도 리야드(Riyadh)에 위치한 킹 압둘라지즈 메디컬시티(King Abdulaziz Medical City)에서도 지난해 4월 국내 에이전시를 통해 한국 의사를 모집했다. 1.5~3배 높은 월급에 유급휴가 60일, 재계약 시 한 달분 보너스, 연간 2회 한국 왕복 항공권 지원, 저금리 대출 및 사택 제공 등의 파격적인 근무혜택이 제시됐다. 더구나 사우디아라비아는 세금이 소득의 3% 밖에 안 돼 실 수령액은 국내 대비 3배 정도 된다. 


출신대학? 영어 실력 등 고 스펙 요구, 상호 면허인정 안 돼 단기계약직이 대부분


이처럼 중동국가들이 파격적인 조건들을 내걸고 러브콜을 보내고 있지만, 한국인 의사 채용이 아직까지 쉽지만은 않다. 중동은 한 여름에도 기온이 40도 이상 올라가고, 술을 갖고 있다가 걸리기만 해도 그대로 추방되는 등 여러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다. 또 중동지역 국가들이 원하는 우리나라 의사의 조건도 매우 까다롭다. 유창한 영어를 구사할 수 있는 회화실력을 기본으로 갖추고 있어야 하며 서울의대, 연세의대, 가톨릭의대 등 명문의대 출신을 선호한다. 한국 의사면허는 타국과 상호 면허인정이 안 돼, 취업이 됐다고 하더라도 면허인정을 위한 인터뷰에만 6개월 이상 소요되는 등 행정절차를 밟는데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한 것도 큰 걸림돌이다. 채용조건이 대부분 2년 단위 계약직이다 보니 한국에 돌아온 다음 마땅한 직장을 찾지 못할 위험성도 있다. 일각에서는 “겉으로 보기에는 의사들의 해외진출을 촉진하고 일자리를 창출하는 것처럼 보이지만, 그 속을 들여다보면 더 이상 국내에서는 의사들이 버털 수 없어 해외로 나갈 수밖에 없는 상황을 대변하는 현상”이라는 우려의 목소리도 적지 않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담배값 인상, 반년과 그 이후 짚어보기


지난 2014년 9월 11일,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담뱃값을 현행 2,500원에서 4,500원으로 올린다는 인상안을 발표했다. 국민들은 흡연자가 50%에 육박하는 이 나라에서 정말로 담뱃값을 올릴 수 없을 것이라 예상했지만 인상은 단행되었다. 2015년 1월 1일부로 담뱃값은 1.8배 인상되었고, 그사이 소매점과 국민들의 사재기 논란, 4700원으로 가격을 책정했던 양담배들의 4500원 가격인하 등 여러 가지 해프닝들이 있었다. 6개월이 지난 지금, 담배연기에 휩싸인 국민건강이 어디로 흘러가고 있는지 짚어본다.


흡연율 감소, 이루어지고 있나


정부가 담뱃값 인상을 단행한 ‘핑계’는 45%로 OECD 1위인 흡연율을 더 이상 지켜볼 수 없다는 것이었다. 즉, 국민 보건정책의 일환이라는 것이다. 흡연과 관련된 법안의 이름도 ‘국민건강증진법’이다. 담배는 폐암의 가장 대표적인 위험인자이며, 만성 폐쇄성 폐질환 등 사람의 여명에 영향을 미치는 치명적인 호흡기질환의 유발인자이기도 하다. 

‘이렇게나 해로운 담배를 국민들에게서 멀어지게 하겠다’는 명목으로 담뱃값을 인상했으면 정말로 그 성과가 보여야 할 것이다. 실제로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은 그동안 ‘음지에서 욕을 다 먹으며 국민 건강을 수호하는 다크 나이트인가’라는 농담 반 진담 반인 우스개의 대상이 되기도 했다. 그간 몇 개월간은 사재기나 흡연자의 일시변심 등 여러 가지 변수가 많아서 정말로 목적을 이루었는지 평가가 곤란했다. 아직 1년은 지나지 않았지만, 반 년이 지나며 통계가 쌓였다. 담배와 관련한 천태만상을 살펴보자.


월별 판매량 감소율 점점 낮아져 작년대비 10%낮은 수준


국민 건강과 직접적으로 관련된 담배 지표는 ‘흡연율’일 것이다. 성인 남성 흡연율은 1998년 66.3%를 기록한 이래 점점 낮아져 2013년 42.1%까지 감소한 바 있다. 그러나 흡연율은 설문조사에 의지한다는 것, 청소년과 여성 등의 경우 사회적 시선 때문에 답변의 진실성이 취약하다는 단점이 있고 그 통계도 2년 뒤에야 나오게 된다. 그러니 지금 시점에서 흡연율을 파악하는 것은 무리다.

대신 사용할 수 있는 지표로 담배 판매량이 있다. 우리나라 국민들은 담배를 얼마나 많이 구입할까? 1년간 팔리는 담배는 46억 갑이다. 환산하면 920억 개피이며 국민 모두에게 1년에 92갑씩 나눠줄 수 있는 양이다. 이 담배 판매량을 보면 흡연율이 얼마나 줄었는지를 예측할 수 있다.

각 월별 판매량 감소율은 (2014년 2015년 비교) ▲1월에 -33%, ▲ 2월 -22.4%, ▲ 3월 -14.9%, ▲ 4월 -10.7%정도로 나타났다. 1월의 통계만 보면 이는 일견 흡연율이 1/3이나 감소한 것처럼 보일수도 있지만, 법안 도입 전 3개월간의 사재기에 의한 결과라고 보는 것이 합당하다. 매달 10%p씩 판매량 감소가 회복되어 5월, 6월 현재도 동월대비 10% 감소 정도다. 실제로 1인당 하루 흡연량이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그보다 적은 효과라 보는 것이 맞다.

또 다른 재미있는 통계로 일회용 라이터 판매량이 있다. 인상 당시 많은 사람들이 가장 먼저 버린 것이 라이터다. 500원짜리 일회용 라이터의 판매량은 ▲1월에 -5.2%로 감소했지만 ▲2월부터는 +2.7%, ▲3월에는 +0.2%, ▲4월에는 1.9% 증가했다. 이는 금연을 선언했던 사람들이 흡연을 다시 시작했다는 근거로 볼 수 있다. 판매량은 점점 더 회복될 것으로 보이고, 1.8배, 2배 가까운 인상률에 비하면 실망스러운 수치다. 45%정도의 성인남성 흡연율이 41%정도로 고착될 것으로 보인다. 가격은 1.8배 증가했는데, 판매량은 10%만 줄어든 것이다.


담뱃값 인상은 ‘마중물’ 불과, 혐오그림 등 추가정책 부족


실제로 WHO등에서 담뱃값 인상을 가장 효과적인 금연정책으로 본다. 그러나 이는 단기적인 효과가 크고, 몇 개월 뒤에는 원래 수치와 비슷한 정도로 돌아오게 된다. 담뱃값 인상은 일종의 첫 불씨 역할을 하는, 마중물과 비슷한 역할로 보는 것이 옳다. 이왕 2배에 가까운 가격을 인상할 것이었다면 그와 동시에 추가적인 정책이 함께했다면 지금보다 훨씬 더 좋은 성과를 올릴 수 있었을 것이다.

가장 대표적인 것이 혐오그림 삽입이다. 담배갑에 혐오그림을 삽입하는 나라는 전국 77개국에 이른다. 77개국 혐오그림의 평균 면적은 48%이고, 가장 넓은 면적을 할애하는 나라는 85%의 태국이다. 가장 성공적인 금연효과를 이끌어낸 나라는 브라질로, 2004년 혐오그림 도입 후 35.4%였던 흡연율이 2010년 21.6%로 13.8%p나 감소했다. 혐오그림은 특히 청소년 흡연율을 낮추는데 효과가 크다고 알려져 있어 그 의의가 크다.

우리나라는 2002년부터 혐오그림 삽입 입법 시도가 있었으나 11번이나 실패했다. 올해 5월 1일 50% 이상의 경고메시지, 30%이상의 경고그림으로 담배곽 전후면을 채워야 한다는 개정법률안이 법안심사 2소위를 통과해 11번의 실패 이래 첫 도입을 앞두고 있으나, 담배값 인상시기와 함께 통과했다면 시너지 효과가 크지 않았을까 하는 아쉬움이 남는다.


KT&G 추가 연이익 1조원 예상, 의심에 당당한 정책 따라야 


담배값이 2,000원 인상된다고 하지만 그 2,000원이 온전히 세금인 것은 아니다. 완전히 새로 생긴 항목인 ‘개별소비세’ 594원을 포함해 한 갑의 세금은 1550원에서 3318원으로 올랐다. 인상분은 1768원으로 한 갑당 234원은 KT&G의 품으로 들어가는 셈이다. KT&G의 담배 점유율은 60%를 가뿐히 넘고 2/3정도를 차지한다.  

담배 한 갑당 이익은 1192/950= 1.25, 즉 25% 상승하므로 담배소비량이 현재의 80% 수준까지 떨어지지 않는 한 KT&G의 수익은 증가한다. 그리고 현재 시점에서 6개월간의 통계를 보았을 때 담배 판매량은 작년대비 10%저하로 예상된다. 따라서 KT&G의 수익 증가는 자명하고, 실제로 1분기 영업이익이 64.7% 증가하고 연 1조원 정도의 추가수익을 얻을 것으로 예측되고 있다.

정부의 담배로 인한 세수는 2014년 6조 7000억원에서 10조원 이상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즉 정부는 3조 4천억원의 추가기금을 얻게 되는 것이다. 또 다른 문제는 이 기금의 사용처 또한 모호하다는 점이다.  정부는 국가금연서비스사업, 건강보험재정지원에 대부분의 추가수익을 사용하겠다고 밝혔지만 인상분의 4%정도만 금연치료사업에 반영하기로 했고, 이미 한국은행 예치금 2000억 포함 흡연과 직접적으로 상관없는 사업에만 5천억원 이상이 사용됐다. 

현재 담뱃값 인상이 간접증세 꼼수라는 비판과 KT&G의 지원사업이라는 비난을 함께 받고 있는 상황에 더해 실제로 담배 소비지출액 감소한 계층은 소득 하위 20%뿐이라는 보도가 더해져 정말 흡연 문제를 해결할 의지가 있느냐는 의심의 눈초리가 심한 상황이다. 현재의 담배 가격도 유럽 평균 1만원, 미국 평균 6500원보다 낮다고 물가연동 등 추가인상의 뉘앙스를 풍기는 상황에서, 흡연율 감소를 위한 진실된 노력의 부족이 아쉽다.


이준형 기자/가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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