병원의 사람들 - 정형외과 수술방 남자 간호사
‘남자 간호사’에 대한 열기는 뜨겁다. 간호사는 여성만의 영역이라는 말은 이미 옛말이 되었다. 근로복지공단에서 선정하는 나이팅게일상을 올해 2015년 남성이 받을 정도로 남자간호사의 영역은 점차 커지고 있다. 또한, 2013년에 방영된 드라마 ‘굿닥터’에서도 잠시지만 재치 있는 역할의 남자간호사가 출연해 일반인들에게 남자간호사는 더욱 친숙한 존재가 되었다.
남자간호사에 대한 조사를 하면 할수록 남자 간호사분과의 만남이 더욱 기대되었다. 부푼 마음으로 병원을 방문하니 ㅇㅇㅇ병원의 정형외과 간호사분이 반갑게 맞아주셨다. 수술실 앞 복도에서 인터뷰를 진행해야 할 정도로 바쁜 모습이셨지만 수술 현장에서의 열기가 채 식히지 않은 상태에서 활발한 분위기로 인터뷰는 진행되었다.
Q. ‘남자간호사’는 아직도 많은 분들에게는 조금 생소하지 않을까 싶어요. 여자 간호사와는 하는 일이 많이 다르나요? 주로 병원에서 어떤 일을 주로 하시고 계신가요?
A. 여자 간호사와 많이 다르진 않아요. 하지만 남자간호사는 병원에 입사 하게 되면 주로 ICU, ER, 수술실 등 특수파트로 배치가 되지만 간간히 일반병동으로 배치되기도 해요. 그래서 일반인들이 더욱 남자간호사를 생소하게 생각 할 수 있는 것 같아요. 저는 수술실 간호사로 간단히 말씀드리면 수술에 필요한 기구를 준비하고 수술이 원활히 진행되도록 간호활동을 하고 있어요.
Q. 간호사 직업정보에 대해서 조사하던 중 남자간호사의 비율이 전체의 3%정도로 적은 수치라는 것을 알게 되었어요. 대학을 다니거나 병원 생활을 하면서 좋았던 점과 불편한 점이 있나요?
A. 학교 다닐 때는 남녀 비율이 1:10정도로 전체 간호사 비율보다는 조금 높은 편이였어요. 보통 한 학년에 100명이면 10명 정도가 남자에요. 소수여서 그런지 더욱 뭉치게 되고 학교 다니면서도 서로 의지가 많이 되었어요. 10년이 다 되어가고 전국 각지에 흩어져 있지만 지금도 자주 뭉치고자 노력해요. 불편한 점이라면 학교 다닐 때 실습을 병원으로 나가게 되었어요. 큰 대학병원들은 남자를 위한 탈의실이나 시설들이 마련되어 있지만 보통은 화장실이나 린넨실에서 옷을 갈아입었어요. 더군다나 소지품을 둘 사물함도 없었어요.
Q. 어떻게 간호사가 되겠다는 다짐을 하게 되셨나요?
A. 고등학교 때 진로에 대한 고민이 좀 많았어요. 취업 걱정도 있고 무슨 일을 해야 할까 라는 생각을 많이 했어요. 그러던 때에 TV에서 남자간호사에 대한 이야기를 접하게 되었어요. 첫 남자 수간호사에 대한 이야기였던 것 같은데. 그 후로 관심을 가지게 되었고 간호사인 고모를 통해 많은 정보를 얻게 되었어요. 사실 처음에는 약간 부끄러웠어요. 그땐 남자간호사 하면 먼저 생각나는 것이 순풍산부인과였으니까요. (웃음) 하지만 지금은 TV에서도 많이 노출되어 주변 시선들도 부담스럽지 않고 내가 하는 일에도 부끄럽지 않아요.
Q. ‘남자 간호사’여서 겪었던 재미있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A. 저는 남고를 다녔고 군대를 다녀오면서 매일 남자들 틈에서 지내왔어요. 그런데 간호대학에 입학하고, 병원에 취직하면서 갑자기 한꺼번에 너무 많은 여자들을 상대하게 되니 정신이 없었어요.(웃음) 병원 실습을 나가게 되면 병동 내에 힘을 써야하는 일이나 중환자실의 back care 등을 할 때에는 남자간호사인 저를 엄청 반겨하셨어요. 이렇게 남자간호사라서 인터뷰를 하는 것도 오래 기억에 남을 것 같네요
Q. 남자 간호사에 대한 환자들의 반응은 어떤가요?
A. 아무래도 수술실에서 일하다보니 환자들의 반응을 보기가 힘들어요. 하지만 가끔 남자 환자들이 프라이버시와 관련된 일들을 부탁하시면서 엄청 고마워하실 때가 있어요.
Q. 남자 간호사와 의사와의 관계는 어떠한가요?
A. 남자간호사라 뭐 특별한 관계가 형성되고 그런 것은 없는 것 같아요. 하지만 마음이 가는 사람과 일을 하게 되면 더욱 정이 가듯이 힘든 수술을 마치고 같이 퇴근하면서 밥도 같이 먹으러 가고 친하게 지내게 되는 것 같아요.
Q. 남자 간호사로서 어떤 의사와 함께 일하고 싶으신가요?
A. 수술실은 특성상 흐름이 빠르고 긴 수술시간을 요구해요. 그렇기 때문에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힘들고 신경 써야 할 것들이 많아 다들 날카로워 지기 쉬워요. 이럴 때일수록 여유를 가지고 이해해주시는 의사와 함께 일하고 싶어요.
임채린 수습기자/가천
<cl_maker@naver.com>
'105호 > 의료사회' 카테고리의 다른 글
괜찮아요? 많이 놀랬죠? (0) | 2015.06.18 |
---|---|
중년여성들 울린 백수오, 어디까지 진짜나 (0) | 2015.06.18 |
“대한민국에서 의사하기 너무 힘들다” … 이제는 중동으로 가는 선배들 (0) | 2015.06.18 |
담배값 인상, 반년과 그 이후 짚어보기 (0) | 2015.06.18 |
결혼하셨습니까? 임산부 진료시 혼인여부 질문 금지 법안 논란 (0) | 2015.06.18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