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웃음에 관하여

93호(2013.06.10)/문화생활 2013. 7. 3. 09:42 Posted by mednews

웃음에 관하여

 

 

우스운 이야기란 사고가 어떤 방향으로 흐르도록 정해주고 나서 막판에 예상 밖의 것을 제시하는 방식으로 이루어져 있습니다. 이런 이야기는 균형의 상실을 야기합니다. 이를 테면 정신이 발을 헛디디고 쓰러지는 셈이죠. 정신은 실수를 만회하기 위해 일단 사고의 흐름을 차단하고 시간을 벌려고 합니다. (“웃음” ? 베르나르 베르베르)

 

사람들은 왜 웃는가?

 

웃음은 어디서, 언제부터 생겨났을까? 이 물음에 대해 정확히 답할 수 있는 사람은 없을 것이다. 그러나 웃음은 인간만의 특성인 것은 확실하다. 지구상에서 웃을 수 있고 웃길 수 있는 동물은 인간 밖에 없다. 그렇기 때문에 심리학자들은 보는 사람을 행복하게 만드는 아기의 웃음이 최초의 사회적 몸짓이라고 분석한다.
예로부터 일반적인 웃음을 정의하기 위한 많은 시도가 있었으나 웃음발생의 다양성 때문에 아직도 웃음은 이론체계가 확립되었다고 보기 어렵다. 더욱이 웃음발생은 시대나 특정 문화 속에 다르게 나타나고 있으며 구체적인 어떤 상황에서 어떤 종류의 발화와 결합될 때만 발생할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간단치가 않다. 이러한 웃음의 복잡다양한 특성 때문에 미소, 폭소, 냉소, 박장대소, 비웃음, 너털웃음, 눈웃음, 간드러진 웃음 등 수없이 많은 종류의 웃음을 만들 수 있는 것이다.
단순하게 생각해 보았을 때 웃음은 크게 진심을 기준으로 두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우선, 진심이 없는 가짜 웃음부터 살펴보자. 아마 웃음이 생긴 초창기 시기나, 아주 어릴 적에는 이러한 웃음들은 존재하지 않았을 것이다. 그러나 시대가 변하고 한 개인이 사회에 진출 한 후에는 억지로 웃는 웃음이 많아지게 된다. 상대방에게 단순한 호감을 표하기 위한 웃음, 쑥스러운 상황을 모면하기 위한 웃음, 선배나 상사에게 잘 보이기 위한 웃음 등이 진심이 담기지 않은 웃음의 대표적인 예이다.
다행히도 위와 같은 진심 없는 웃음은 그 발생빈도가 매우 적다. 실제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웃긴 상황일 때 웃고 싶어 한다. 재미있는 유머나 개그를 듣거나 보았을 때, 어떠한 일이 잘 풀릴 때, 행복감을 느낄 때 우리는 마음속에서 우러나오는 웃음을 경험하게 된다. 이러한 웃음들은 웃음의 본질을 보여주며 뇌보다는 마음에서 먼저 나오는 웃음이라고 말할 수 있다. 이제 웃음은 삶에서 많은 부분을 차지하게 되었고 결국 현대인들이 추구하는 것 중의 하나가 되었다.

 

웃음의 텍스트

 

일상생활에서 우리는 대체로 어떠한 텍스트를 읽거나 들음을 통해 웃게 된다. 이런 웃음의 텍스트를 흔히 유머라고 부른다. 때로는, 사람을 사귐에 있어서도 유머코드가 비슷하다는 게 하나의 고려 대상이 될 만큼 이는 삶에 있어서 굉장히 중요한 요소이다. 유머를 사전적으로 정의하면 “복잡한 정신적 자극으로 마음을 즐겁게 하거나 웃음이라는 반사행동을 일으키는 의사소통의 형태”이다. 즉, 유머는 반사적인 웃음을 자아내게 만드는 일종의 자극이라고 할 수 있다.
유머를 단순히 재미있는 이야기라고만 생각하면 큰 오산이다. 비록 정확한 구분은 어렵겠지만 유머도 여러 유형이 존재한다. 먼저 상황 별로 유머를 구분해보면 크게 두 유형으로 나눌 수 있다. 예기치 못했던 해프닝의 유머(The Humor of the Unexpected Happening)와 부조화의 유머(The Humor of Incongruity)이다. 유머를 표현 내용별로 구분해 보면, 기지(Wit), 풍자(Satire), 그리고 말과 행동의 장난(Practical Joke)등 여러 가지로 나눌 수 있다. 이 밖에도 유머의 유형에는 다른 사람의 습관이나 몸짓 언어(Gesture) 또는 말을 흉내 내기(Mimicry)형식이 있다. 이처럼 실생활에서 늘 접하는 유머라도 그 개념은 굉장히 미묘하며, 또한 지리적, 시대상황적, 지적, 경제적, 사회적 문화적 차이 역시 유머 성립의 커다란 변수로 작용하여 그 개념은 더욱 어려워진다.

 

유머의 메커니즘

 

세상에 유머는 굉장히 많이 존재하고 또 구분자체도 모호하지만, 크게 보았을 때 유머를 듣고 웃음이 나오는 과정도 기본적인 메커니즘이 존재한다. 다음은 여러 세대에 걸친 연구 결과, 많은 부분 받아들여지고 있는 이론이다.

 

1.  부조화 이론
말 그래도 부조화가 유머의 중심이 되는 것이다. 예견했던 이유를 가진 형태가 예견하지 못했던 형태로 대치되면서 웃음이 유발되는 것이다. 유머를 ‘기대로부터의 일탈의 기능’ 칭하며 그 일탈이 크면 클 수록 더 큰 흥미를 유발한다고 말한다. 이후, 유머를 이해하고 그 부조화를 해결하면서 조크에 대한 만족감을 가진다고 한다.

 

2.  우월성 이론
경멸 이론이라고도 한다. 이 이론은 자기 자신의 우매했던 예전의 모습과의 비교나 다른 사람의 약점을 경멸함으로써 생기는 우월감을 바탕으로 유머가 발생한다는 이론이다.

 

3.  완화이론
어떤 악을 깨달은 후, 그 악에 의해 지신이 해를 입지 않는다는 사실을 깨달을 때 웃음이 유발된다고 말하는 이론이다. 혹은 어떤 고통스러운 일이나 놀라움이 제거되었을 때 느끼는 기쁨의 표시가 웃음이라고 주장한다. 유머는 오랫동안 여러 종류의 긴장이나 위축된 감정으로부터의 완화를 가져다 주는 장치로 여겨져 왔다. 특히 희극(Comedy)은 사람들을 가두고 통제하는 제약요소로부터 자유롭게 한다고 여겨져 왔다. 다시 말해, 웃음을 ‘구속으로부터의 해방’ 이라고 보는 이론이다.

웃어야 산다

 

결국 인간은 웃어야 한다. 인간은 유머와 웃음으로 일생을 즐겁게 살아나갈 수 있다. 유머가 어떤 식으로 구성되고 우리의 뇌가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든 우리는 그저 즐겁게 웃기만 하면 되는 것 아닌가!
웃음에는 인간적인 면이 담겨 있다고 한다. 누구나 살면서 견딜 수 없을 정도의 고통을 느낀다. 그 아픔과 슬픔을 이겨내는 것은 결국 웃음이다. 사람은 늘 고민하고 상처를 입는다. 얼마나 많이 웃느냐가 한 사람의 인생을 좌우할 만큼 중요하다. 힐링이 필요한 이 시대의 최고의 힐링은 바로 웃음이 아닐까……

 

윤명기 수습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

인터넷이 만든 독선과 아집의 시대

그 벽을 허무는 커뮤니케이션 기술에 대하여

 

 

서로를 잘 알지 못하는 사람들이 원형 테이블에 둘러앉았다고 가정하자. 1초 후 그들은 무엇을 하고 있을까? 바로 핸드폰을 꺼내어 인터넷을 하거나, 확인했던 메시지를 쓸데없이 다시 확인하거나, 카톡 프로필 사진을 보고 있을 것이다. 스마트 폰이 보급된 이후 애써 낯선 사람과 교류할 필요 없이 원래 있었던 인간관계에 안주하기 쉬워진 것이다. 이렇듯 스마트폰의 발달로 인해 오프라인 상의 관계의 외연은 좁아졌고, 이로 인해 청소년들의 생각은 좁아지고 나 이외의 다른 것은 받아들이기 어렵게 만들었다. 그래서인지 인문학자들은 요즘 대학생과 대화를 하면 중년 분들에게나 볼 수 있었던 아집을 많이 느낀다고 한다. 어른과 이야기할 때 대화가 안통하고 동어를 반복하는 듯 한 느낌이 드는 것은 이런 사고의 경직성 때문이다. 사고의 경직성은 나와 다른 것을 받아들이지 못하면서 사회의 대립을 낳고 계층화를 심화시킨다.
독선은 인터넷 악플에서도 힘을 발휘한다. 사회 심리학자 이철우 박사에 따르면 악플러의 유형엔 세 가지가 있다고 하는데 첫 번째는 겁많은 패배자형, 두 번째가 자아혼란형, 세 번째가 바로 독선가형이다. 겁 많은 패배자형은 긍정적인 성취도 별로 없고 깊이 있는 인간관계도 없어서 여러 번의 패배가 쌓이면서 늘 자신감이 없고 자신에 대해서도 세상에 대해서도 분노하는 사람이다. 자아혼란형은 경쟁관계의 브랜드나 인기인의 자신의 가치감을 위협하는 적이라고 간주하고 경쟁 브랜드나 인기인을 비방하는 행동을 퍼붓는 유형이다. 세 번째 독선가형은 자신의 생각과 가치만 옳다고 주장하며 자신의 생각과 가치가 다른 사람들을 경멸하고 헐뜯는 유형이다. 이런 유형이 아닐지라도 익명성이라는 상황이 주는 특별한 심리가 악플을 부추기기도 한다.
한국사회에서 넘쳐나는 악플은 많은 유명인과 연예인들을 자살의 길로 이끌었다. 그리고 중국 쓰촨성 대지진 당시 사리분별 없는 한국 네티즌들의 악플이 한/중간의 외교문제로 비화될 뻔한 적도 있다. 최근의 예를 들면 손연재 선수의 리듬체조 월드컵 인터넷 생중계 당시 평소엔 선수들의 칭찬하는 말로 가득했던 게시판이 한국어로 된 악플로 도배된 일이다. 개인에 대한 호감 비호감을 떠나 외국인들도 드나드는 장소에서 한국인의 악플 근성을 보여주는 것은 참 부끄러운 일이었다.
외연의 축소가 가져오는 독선을 막을 수 있는 방법엔 어떤 것이 있을까? 나와 다른 사람을 받아들이는 방법의 일환으로, 새로운 사람을 보아도 자연스럽게 교감할 수 있는 상대방과의 경계를 허무는 커뮤니케이션의 기술에 대해 소개하고자 한다.
첫 번째, 말하기 전에 군불부터 지펴라. 사람은 처음 겪는 상황에서는 긴장하고 당황한다. 대화를 할 때에도 마찬가지다. 환경에 적응할 시간도 주지 않고 대화에 들어간다면 상대는 경계하고 대화의 문을 닫을 가능성이 높다. 상대방이 환경에 적응한 뒤 대화를 시작해도 늦지 않다.
두 번째, 상대와 같은 온도가 되어라. 베스킨 라빈스 사장이었던 밥 휴드섹은 만나는 사람들에게 늘 같은 질문을 받곤 했다. “그 많은 아이스크림 중에 어떤 걸 가장 좋아하세요?” 휴드섹은 대답 대신 상대에게 같은 질문을 했다. “당신은 무슨 아이스크림을 좋아하십니까?” 자신이 좋아하는 아이스크림을 말하는 대신 질문을 함으로써 상대방에 대한 관심을 표현하고 상대가 좋아하는 것이 맞춰준 것이다. 사교성의 핵심은 공감인 셈이다.
세 번째, 인간적인 약점을 드러내라. 현대는 자기 PR시대라지만, 장점만 부각시키다 보면 호감은커녕 잘난 척 한다는 이상만 심어주는 역효과를 불러일으키는 경우가 많다. 자랑을 듣다 보면 자신이 열등하게 느껴지거나 대화의 주도권을 빼앗기는 느낌을 받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사소한 흉물은 너그러이 넘어가주는 면이 있다. 심지어 유능한 사람들은 사소한 실수를 할 때 호감도가 오히려 높아진다는 실험결과도 있다. 따라서 자신의 강점을 피력하는 만큼 작은 결점에 대해서도 터놓고 말하는 자세가 필요하다.

 

박민정 기자/성균관
<cindy29@e-mednews.com>

‘설마?’에서 ‘혹시!’까지, 심리테스트에 빠져든 당신의 심리

 

 

#Episode1
의대생 A군은 아침마다 신문에 실린 ‘오늘의 운세’ 코너를 꼭 찾아본다. 고등학교 시절 사설을 찾아읽던 중 우연히 읽게 된 오늘의 운세가 맞아떨어진 것이 계기가 되었다. 예전에는 같은 해에 태어난 수많은 사람들이 똑같은 하루를 살지 않는다며 운세 따위는 거들떠보지 않았던 그, 그러나 종종 소름끼치도록 맞아떨어지는 경험을 잊지 못하고 그는 오늘도 조간 신문을 뒤적이고 있는 것이다.

 

#Episode2
의대생 B양은 혈액행을 묻는 질문에 선뜻 답하지 못한다. 그녀의 혈액형은 AB형. 혈액형 질문에 대답을 머뭇거리를 그녀를 보고 친구들이 “혹시... 설마... AB형?” 이라고 놀리며 수근거린 경험이 한두번이 아니기 때문이다. 고작 4개 밖에 안되는 혈액형으로 성격을 구분지을 수 없다고 생각하는 소신 있는 그녀, 그럼에도 주변 사람들이 혈액형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을 듣다보면 아닌 것 같다가도 문득 맞는 것도 같아 알쏭달송해지기 십상이라는데.

 

우리는 별자리를 통해 오늘의 운세를 찾기도 하고, 혈액형을 통해 상대방의 성격을 판단하기도 한다. 심리테스트에 임하는 사람들의 흔한 심리는 ‘설마 이게 맞겠어?’부터 시작하는데, 이는 합리적인 사람이라면 누구나 심리테스트 결과에 대해 의문을 가질 수 밖에 없기 때문이다. 세상의 수많은 사람들의 하루를 오로지 별자리 갯수로 나누고, 사람들의 성격을 오로지 네 가지로 나눌 수 있을까. 세상은 복잡하고 다양하다는 사실을 우리 스스로 잘 알고 있기 때문에 심리테스트 결과를 불신하는 것은 당연한 것인지도 모른다. 하지만 문제는 어느 순간부터 이런 믿을 수 없었던 사실을 스스로 수긍하고 믿게 되는 데 있다. 혹시 심리테스트 결과를 단 한 번도 믿어본 적이 없다고 생각하는 당신을 위해 먼저 간단한 테스트를 해보자. 아래 제시된 글을 읽고 자신의 성격과 어느정도 일치하는지 1점(불일치)부터 5점(일치)까지 점수를 매겨보도록 하자.

‘당신은 다른 사람이 당신을 좋아하고 자신이 존경 받고 싶어하는 욕구가 있습니다만, 아직 당신은 자신에게 비판적인 경향이 있습니다. 겉으로 보기엔 당신은 잘 절제할 수 있고 자기 억제도 합니다만, 내면적으로는 걱정도 있고 불안정한 면도 있습니다. 어느 정도 변화와 다양성을 좋아하고 규칙이나 규제의 굴레로 둘러 싸이는 것을 싫어합니다. 종종 당신은 외향적이고 붙임성이 있으며 사회성이 좋지만, 가끔은 내향적이고 주의깊고, 과묵한 때도 있습니다. 당신의 희망 중 일부는 좀 비현실적이기도 합니다.’

당신의 점수는 몇 점으로 체크되었는가. 이 재미있는 테스트는 1940년대 심리학자 포러가 자신이 가르치던 학생들에게 시행한 테스트이다. 포러는 학생들에게 위와 같은 제시문을 주고 자신의 성격과 부합하는 정도를 점수로 매겨보도록 했다. 결과는 놀라웠다. 학생들이 체크한 점수의 평균이 4.26으로 거의 5점에 근접한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포러의 수업을 청강한 학생들의 성격이 모두 비슷했었던 것일까? 그것은 아니었다. 그런데도 학생들이 제시문을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된 이유는 무엇일까. 그 이유는 간단하다. 학생들을 테스트하기 위해 포러가 제시한 제시문이 특정 성격을 묘사하는 지문이 아니라, 신문의 점성술 난의 내용을 일부 고친 짜깁기였기 때문이다. 결국 제시된 지문이 매우 다양한 성격을 재조합한 지극히 보편적인 특성을 갖춘 지문이었기 때문에 대부분의 학생들은 자신의 성격과 비슷하다고 생각하게 된 것이다. 우리는 이처럼 일반적이고 보편적인 특성을 자신만의 특성이라고 믿곤 하는데, 이런 심리를 우리는 바넘 효과(Barnum effect) 혹은 포러 효과(Forer effect)라고 부른다.
쉽게 생각하면 바넘 효과는 심리적 착시 효과라고 할 수 있다. 우리의 사고 체계 내에서 보편적인 것을 특수한 것으로 여기는 속성 때문에 발생하는 심리적 왜곡이기 때문이다. 그러나 바넘 효과는 단순히 재밌는 심리 현상일 뿐일까. 사람들의 판단력을 흐리게 하는 사이비 과학(Psuedoscience)이 바넘효과에 의해 설명될 수 있다는 점에서 바넘 효과는 큰 의미를 갖는다.
우리는 정보화 사회에서 살아가고 있다. 그런 우리에게 필요한 능력은 많은 정보를 획득할 수 있는 능력이 아니라, 확보한 정보가 참인지 판단할 수 있는 능력이다. 다수의 정보 중에는 왜곡되거나 편협한 정보가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그것을 식별하는 능력이 필요한 것이다.
8×7×6×5×4×3×2×1과 1×2×3×4×5×6×7×8 를 계산한 답을 물었을 때 많은 사람들이 8부터 곱하기 시작한 전자가 1부터 곱하기 시작한 후자보다 더 크다고 답한다. 곱하는 숫자의 순서만 바꿨을 뿐이기에 당연히 두 계산된 답은 같지만 큰 숫자부터 곱하기 시작한 전자가 더 크게 느껴지는 것이다. 용량이 같으나 모양이 다른 컵을 보여주면서 어떤 컵에 물을 더 많이 채울 수 있을까 물었을 때 아이들은 두 컵 중 특정 컵을 고르곤 한다. 모양이 다르면 용량이 다를 것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우리는 흔히 이런 심리적인 착각을 하고 살아간다. 이러한 착각이 의료 정보를 접하고 처리하는 과정에서도 발생할 수 있다. ‘심리테스트인데 뭐 어때?’라고 단순히 생각하고 넘길수도 있다. 하지만 정보를 처리하는 과정에서 심리에 내재된 바넘 효과를 인지하고 있다면, 우리는 왜곡된 정보를 앞에두고 ‘설마?’라는 의구심에서 ‘혹시!’라는 믿음으로 마음 옮겨 판단력을 잃는 실수를 막을 수 있지 않을까.
최근 의학의 경향을 한 마디로 표현하자면, 근거 중심 의학(evidence-based medicine)이라 할 수 있다. 다양한 의료 정보 중에서 참인 정보를 식별하고, 그 중 참조할 만한 가치가 있는 근거를 바탕으로 의료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는 것이다. 이런 경향을 고려할 때, 바넘 효과는 우리와 무관한 이론이 아니다. 근거 없는 사실을 맹신하는 것이야 말로 우리가 지양해야 할 태도이기 때문이다. 심리테스트 결과는 잊더라도 심리테스트를 받아들이는 우리의 심리는 잊지 말자. ‘설마?’하는 마음이 ‘혹시!’하는 마음이 되기 전, 또 한 번의 ‘설마?’가 우리를 올바른 답으로 이끌어 줄 수 있을 것이다.

 

노원철 기자/전남
<happywonchul@e-mednews.org>

 

* 바넘 : 19세기 말 곡예단에서 사람들의 성격과 특징 등을 알아 내는 일을 하던 바넘(P.T. Barnum)에서 유래

나 어제 꿀잠 잤다!

93호(2013.06.10)/문화생활 2013. 7. 3. 09:39 Posted by mednews

나 어제 꿀잠 잤다!

밤에는 쿨쿨 낮에는 말똥말똥하게!

 

 

평소에도 그렇지만 특히 시험기간은 공부할 양은 많은데 몸은 피곤하다. 눈을 좀 붙이려고 하는데 오래는 못 자더라도 자고 일어났을 때 개운했으면 좋겠다. 아마 대부분의 의학과 학생들이 잠으로 고민을 많이 할 것이다. 인터넷에 ‘잠을 잘 자는 법’을 검색해서 나온 방법대로 자기 전에 샤워를 하고 우유를 데워 마셔보아도 다음 날 아침에 뭔가 덜 잔 것 같고 피곤하다. 그렇다면 혹시 자신의 수면 자세에 문제가 있는 것은 아닐까?


수면 중에는 움직임이 많지 않기 때문에 한 가지 자세를 꽤 오래 유지하게 된다. 만약 자세가 내 몸에 맞지 않다면 척추, 근육 등 내부 장기에 무리를 주고 심하면 통증을 유발할 수 있다. 수면 자세는 척추의 커브 정도, 유연성, 그 외에 몸 상태에 따라 바르고 편한 자세가 다르다. 자신에게 맞는 자세를 찾아 오늘 밤 꿀잠을 자보자. 

 

1. 똑바로 누워 자기

 


일자허리, 척추 측만, 요통이 있는 경우가 아닌 일반적인 경우에 가장 좋은 자세이다. 어느 한 쪽으로 쏠리지 않고 균형을 이룬 자세이다. 척추도 자연스럽게 굽은 상태를 유지한다. 하지만 코를 골기에도 좋은?! 자세라는 것이 단점이다.

 

2. 일자 허리인 경우

 


허리 밑에 얇은 베개를 받쳐주면 일자 허리를 앞으로 휘게 하여 정상적인 허리 곡선을 만들어 준다.

 

 

 

3. 허리에 통증이 있는 경우

 


무릎 밑에 베개를 받치고 자면 허리에 실리는 부담을 덜어줘 편하게 잘 수 있다.

 

4. 옆으로 누워 자기

 


척추 측만증이 있는 경우 바로 누워 자는 것보다 옆으로 누워 자는 것이 오히려 더 좋다. 이 경우 어깨 높이 정도의 베개를 무릎 사이에 끼고 자면 골반이 틀어지는 것을 예방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너무 오래 이 자세를 유지하면 몸 한 쪽에 많은 무리가 가므로 어느 정도 시간이 지나면 자세를 바꿔주는 것이 좋다.


올바른 수면 자세와 더불어 자세를 잡아주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베개의 높이도 중요하다. 자세에 따라 적당한 베개의 높이도 같이 맞춰서 자보자.

 

*올바른 베개 높이

 

1. 똑바로 누워 잘 경우
등을 바닥에 대고 자는 경우, 목뼈는 누워있는 옆모습을 보았을 때 자연스런 C 커브가 되어야 한다. 머리와 목의 높이가 바닥에서 6~8 cm 정도가 되면 그리 높지 않아서 목과 허리에 부담이 없다. 일반적으로 자신의 팔뚝 높이 정도가 적절한 베개 높이라고 한다.

 

2. 옆으로 누워 잘 경우
옆으로 누워 자는 경우, 옆에서 보았을 때 목뼈와 허리뼈가 일직선을 유지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 따라서 어깨 높이를 감안해 바로 누워 잘 때보다 베개 높이는 더 높아야 한다. 보통 10~15 cm 정도가 적당하고, 팔뚝 두 개 정도의 높이라고 생각하면 된다.


하지만 아무리 편한 자세로 잤다고 하더라도 2~3시간 밖에 자지 못했다면 피곤하고 찌뿌드드하기 마련이다. 이럴 경우, 다음 날 꿀잠 자고 일어난 듯이 하루를 보낼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하고자 한다.

 

1. 커튼을 걷자
내 몸의 생체 시계는 자연광에 맞춰 돌아간다. 실내의 밝은 등보다도 구름이 끼거나 비오는 날의 어두운 자연광이 잠을 깨는 데 더 도움이 되니 일어나자마자 커튼을 걷어보자 

 

2. 제대로 된 음식을 먹자
피곤할 때 본능적으로 당분이 많은 음식을 찾게 된다. 하지만 당도가 높은 음식을 먹으면 혈당이 급격하게 치솟다가 시간이 지나면 곤두박질치게 된다. 우리 몸에 지속적으로 에너지를 공급해주기 위해 도정이 적게된 곡물류와 같은 탄수화물과 단백질이 고루 포함된 건강한 음식으로 아침을 시작하자.

 

3. 낮잠을 잘 시간이 없다면?
오후에 지친 몸을 쉬게 하는 데 낮잠만한 것이 없다. 하지만 바쁜 일과로 인해 낮잠 잘 시간이 없다면 ‘역설적인 안정’ 이라는 것을 취해보자. 몸 어느 한 부위의 근육을 최소 15초 정도 동안 집중하면서 긴장시켰다가 풀어지기를 반복해라. 신기하게도 피로가 가시는 느낌이 날 것이다.(근육을 긴장시켜 안정을 취한다고 해서 역설적이라고 하는 것 같다)

 

4. 커피를 소량씩 오래 마셔라
잠을 깨려고 모닝커피 한 잔을 아침에 급하게 다 마시면 카페인의 효과가 오래가지 못한다. 보온병에 커피를 담아 하루 내내 효과가 지속되도록 천천히 마셔보자. Sleep이란 학술지에서는 시간 당 60g의 커피를 마시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늦은 오후부터는 당일 밤잠을 위해 자제하자.

 

5. 산책해라
낮 중 가장 졸음이 많이 오는 오후 1시부터 3시. 졸음에서 벗어나기 너무 힘들거든 밖에서 10분 산책을 즐겨보자. 몸을 움직이면 중심체온이 올라가 심장, 뇌, 근육이 자극을 받아 몸이 깨게 된다. 실외가 아닌 실내에서 산책하더라도 잠을 깨우는데 효과가 있다.

 

6. 평소 자던 시간에 자라
우리 몸은 일정한 수면 패턴이 있어서 자는 시간과 일어나는 시간이 매일 비슷할 때 제일 꿀잠을 잔다. 전 날 못 잔 잠을 보충하기 위해 평소보다 일찍 자는 것은 오히려 불면증이나 다음 날 아침 일찍 깨게 되는 등의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 평소 자고 일어나던 시각과 한 시간 이상 차이가 나지 않도록 수면 시간을 조절하자.

 

7. 물을 많이 마셔라
잠을 잘 자지 못하면 약하게라도 탈수 현상이 나타날 수 있고 체내에 물이 부족하면 피로감을 느낀다. 물을 자주 마시고 잠을 깨기 위해 얼음 몇 개 띄우는 것도 좋다.

 

8. 피부를 깨우자
잠을 못 자서 시간이 없다며 씻기도 대충 씻고 화장도 안하면 오히려 축 처진다. 평소 잠을 잘 자고 일어났을 때처럼 세수하면서 얼굴도 마사지해주고 가볍게 화장도 하며 피부를 깨워보자.

 

이유정 수습기자/영남
<lyjeong81@nate.com>

“수트는 나에게 나비가 되기 위한 누에고치였다.”

 

모든 인간들은 가면을 쓰며 살아간다. 정도의 차이는 있겠지만 누구나 자신의 약점을 숨기며 완벽하게 보이고 싶어 한다. <아이언 맨3>의 토니 스타크도 그렇다. 그의 이야기는 <어벤져스>의 뉴욕사건으로 강력한 괴물들의 정체를 알게 된 때부터 시작된다. 심각한 외상 후 스트레스로 두려움에 잠식된 그는 계속 수트에 의지하려고 한다. 수트를 벗어버리면 나약한 인간에 지나지 않기에 이름만 불러도 날아오는 자동 탈부착 수트까지 만들었다.
토니에게는 더 이상의 로맨스도 없었다. 연인 페퍼 포츠와의 사랑도 아이언 맨 수트로 대신하려는 장면은 그의 내면이 얼마나 망가졌는지 잘 보여준다. 하지만 사랑에서도 자신감을 상실한 토니에게 페퍼는 여전히 가장 소중한 존재이다. 어쩌면 가장 소중하기에 가장 큰 두려움의 원인이었을지 모른다.
피폐해진 그에게 변화가 일어난 것은 집이 파괴된 후 추락한 곳에서 만난 어린 소년 덕분이었다. 자신의 어릴 적과 꼭 닮은 소년을 만나고 그의 마음도 치유되기 시작한다. 제 3자가 보기에는 싱겁기 그지없는 어린 아이의 말-당신은 공학도니까 뭐든지 만들면 되잖아요-일지 모른다. 그러나 토니에게는 두려움에서 자유롭게 해 준 단비 같은 말이었다.
그렇게 공학도로서 존재가치를 되찾은 토니에게 수트의 의미 또한 바뀐다. 자신을 아이언 맨으로 만들어주는 가면이 아닌 단순히 싸움에 필요한 도구가 되는 것이다. 수트는 자기가 만든 발명품일 뿐이니까.
토니 스타크의 마지막 대사인 ‘나는 아이언 맨이다.’는 그에게 수트가 없어도 그렇다는 얘기다. 중요한 것은 겉으로 보이는 가면이 아니라 그 안에 숨겨진 신념이다. 그는 자동 탈부착 수트를 페퍼에게 입혀지도록 조종하여 그녀를 지키기도 하고, 마지막에는 적에게 입혀 함께 파괴해 버린다. 영웅은 수트 자체가 아니라, 바로 토니 스타크 자신이었다.
하지만 한 가지 말하고 싶은 것은 영웅은 혼자만의 힘으로 될 수 없다는 것이다. 토니는 영화 내내 페퍼를 지켜야 한다는 의무감을 보였다. 결국 그녀를 제대로 지키지도 못했고 자신이 두려워했던 괴물과 같이 변했지만 오히려 페퍼는 그를 위기에서 구해낸다. 아마 그는 전혀 예상하지 못했을 것이다. 이렇게 인간은 서로 도우며 기적을 만들어낸다.
혹시 혼자 짊어진 짐을 감당하지 못하고 실력 없음에 낙담하고 있는가? 타인에게 받은 상처 때문에 자신을 포장하며 강한 척 하고 있지는 않은지? 토니처럼 수트를 벗으면 진실 된 자신과 마주할 수 있다. 우리 옆에는 서로의 손을 잡아 줄 누군가가 기다리고 있을 것이며 그 때 비로소 나비가 되어 날아갈 것이다.

 

김하연 기자/관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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