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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시> -영화를 통해 바라본 진정한 아름다움 찾기

 영화 <시>는 비가 내리는 오전의 습한 공기와 닮았다. 그만큼 조용하지만 무언가 출처를 알 수 없는 잔잔한 음악이 느껴지고, 그럼으로써 인간을 침묵케 하는 기묘한 힘을 가지고 있다. <박하사탕>, <오아시스>, <밀양> 등으로 이미 전 세계의 인정을 받고 있는 이창동 감독의 다섯 번째 작품 <시>는 한 편의 시처럼 여백이 만들어내는 깊은 울림과 세상을 향한 따뜻한 시선으로 빚어진 영화이다.
 경기도 외곽의 작은 마을, 작고 오래된 아파트에는 ‘미자’라는 이름의 소녀같이 맑고 순수한 할머니가 외손자 ‘종욱’과 단둘이 살고 있다. 약간의 정부보조금과 거동이 불편한 치매 노인을 돌보며 받는 수당으로 근근이 생계를 꾸려나가는 처지이지만 그녀는 늘 주위에서 멋쟁이 소리를 들을 정도로 화사하다. 감수성 또한 풍부한 그녀는 마음속에 시 창작에 대한 열정을 가득 품고 있다. 마을 문화회관에서 주최하는 시 강좌를 들으며 언젠가는 꼭 시 한 편을 완성하겠노라, 그녀의 두 눈은 맑은 의지로 빛난다.
 강사인 시인은 말했다.
 “시를 쓰는 것은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행위입니다. 사물을 관찰하고 그 속에 담긴 의미를 끄집어내야 합니다.”
하지만 아름다운 사물을 관찰하며 시상을 찾던 어느 날, 그녀는 청천벽력과도 같은 소식을 듣게 된다. 며칠 전 동네의 한 여중생이 자살을 한 이유가 자신의 외손자와 그 친구들 때문이라는 기가 막히는 사실이 바로 그것이다. 그 때부터 그녀의 일상에는 수면에 떠오르지 않는 소용돌이가 몰아치기 시작한다.

언제부터인지 묘연해진 ‘시’의 행방

“시? 시조 창 배우신다는 말씀이세요?”
“아니요, 시요 시.”
“아~ 근데 시는 왜 쓰세요?”
 소녀를 범한 무리의 보호자들이 합의금 문제로 모이기로 한 날, 약속장소로 가는 차안에서 한 아버지가 미자에게 의아하다는 듯 묻는다. 남자는 빠르고 복잡하고 또 때때로 추악한 현실에서 일인 다역의 책임을 다하느라 ‘시’를 한 번에 알아듣지도 못하게 된 걸까. 3000만원의 합의금을 다 모았을 때 사건이 일단락 됐다며 시원하게 웃는 남자에게 ‘시’란 무엇일까. 바쁜 일상의 하루하루를 좇기도 힘든 마당에 그들에게 시는 사치일 수도 있고 낭비일 수도 있다. 그리고 말 그대로 ‘쓸 데 없는’ 것일 수도 있다.
 “선생님. 시는 어떻게 쓸 수 있나요? 너무 어려워요. 도무지 시상이 떠오르지가 않아요.”
 미자는 여전히 소녀 같은 얼굴로 미간을 찌푸린 채 똑같은 질문을 반복한다. 시를 쓰는 것이 너무 어렵다고. 진정한 아름다움을 찾는 것은 너무 힘들지 않느냐고. 아무리 둘러봐도 꽃과 나무는 아름답고 햇빛은 반짝일 뿐 그녀의 인생에 빛이 되어주진 않는다고.
 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그녀는 계속해서 시를 써나간다. 꿈에도 예상하지 못했던 소식을 들었을 지라도, 마지막 남은 자존심을 버려야 할 때 일지라도, 누군가가 시를 음담패설과 함께 모독한다 할지라도 시에 대한 그녀의 열정은 식지 않는다.

용서를 구하는 법

 미자는 손자의 잘못에 대한 무거운 책임감을 느낀다. 그것은 엄마와 아들간의 애증 관계 속에서 피어난 것과는 성질이 달라 그녀의 감정은 더 깊고 애잔하다. 그녀는 분노하지 않고 한 발짝 떨어져서 손자를 바라본다. 둘 사이의 여백은 허전해 보이지만 실은 꽉 채워져 있다. 소년이 비록 사할 수 없는 죄를 졌음에도 그가 순수해보이기까지 하는 것은 미자의 끊임없는 내리사랑 때문이었으리라. 하지만 인생의 황혼기마저 지난 노년에게는 그 만이 가질 수 있는 감성이 있다. 미자는 손자 못지않게 죽은 소녀를 생각하고 그리워한다. 죽음이 머나먼 일이 아니게 되어 실은 무섭기만 한 인생의 끝 무렵에서 그녀에게는 이르게 져버린 생명이 그 누구보다 아깝고 안타까울 것이다. 그래서 미자는 철없고 속을 알 수 없는 손자를 대신해서 소녀에게 용서를 구하려 한다.
 그녀는 이제야 한 편의 시를 완성한다.
 이 행위는 특별한 의미를 지닌다. 시를 쓰는 것이 그렇게 힘들기만 했던 그녀가 마치 아기가 첫 걸음마를 떼듯 무엇이 '진정한 아름다움'인가에 대해 눈을 뜬 것이다. 그것은 쉬이 감상할 수 있는 아름다운 꽃과 나비이기 보다는 어둡고 추악한 현실 속에서 더욱 밝게 그 가치를 빛내는 어떤 것들이었다. 그것들은 보통 사람들에게 아름다운 것으로 다가오기가 힘들고 때로 무의미하게 느껴진다. 미자의 시에서 그것은 소녀의 죽음이다. 소녀의 죽음으로 미자는 순수하지만은 않은 세상을 느꼈고 그런 현실 속에서 느끼는 죄의식을 아름다움으로 승화시킨다. 시는 속죄하는 마음으로 소녀의 빈자리를 조용히 한 뜸 한 뜸 메운다. 그것은 합의금 같은 물질로는 다 치유될 수 없는 상처에 대한 최소한의 예의이자 이제는 세상에서 찾아보기 힘든, 땀방울이 스민 진정성이다.
 시상은 먼저 세상을 떠나버린 소녀에 대한 죄의식에서 우러나왔지만 종국에는 소녀를 미자 자신과 일치시킴으로써 시가 완성된다. 자신도 이제 곧 부재하는 존재가 되리라는 것을 알고 있는 미자는 소녀의 발자취를 따라가며 그녀가 생전에 못 다한 말을 대신하고자 한다.
 ‘세상은 그럼에도 불구하고 아름다웠으며, 남은 이들이 아프지 않기를.. 나는 당신을 축복하고 우리의 다음 생 또한 따뜻하기를...’

내가 당신의 아픔을 가져가도 되겠습니까? 그것은 내 것일지도 모릅니다

 감독은 말했다.
 “나와 큰 상관이 없게 여겨지는 일들이 사실은 어떠한 관계가 지어져 있다. 내 발 밑의 물이 연결되어 있듯이 따지고 보면 그게 팔레스타인까지도 연결되어 있는 것이다.”
 영화의 도입부에 미자가 병원 로비에 우두커니 앉아 tv를 본다. tv화면 속에는 한 팔레스타인 여성이 자기 아들이 죽었다며 울부짖고 있다. 그것은 퍽 안쓰럽지만 먼 나라에 살고 있는 남의 일일뿐, 미자는 곧 잊을 수밖에 없다. 병원을 나오는 길에 그녀는 또 한 명의 자식을 잃고 실성한 채 바닥에 주저앉는 여인을 본다. 직접 느끼는 슬픔의 파장은 tv에서 본 그것과는 차원이 달랐고 그 일은 그녀의 가슴 한 켠에 묵직하게 자리 잡는다. 그리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그 자식을 스스로 목숨을 끊도록 내몬 당사자가 자신의 손자임을 알게 된다.
 슬픔과 고통은 ‘나’라고 해서 빗겨가지 않는다. 그것들이 나에게로 찾아오기 전까지는 그것이 그렇게 큰 파도와 같은 위력을 지닌 줄 모르다가 어느 날 갑자기 나를 낭떠러지 끝으로 몰고 간다. 하지만 영화 ‘시’는 낭떠러지 끝에서도 침착하고 담담하게 대처하는 한 작은 노년을 보여줌으로써 그 숨은 힘을 드러낸다. 너의 아픔이 나의 아픔이 될 줄은 모르고 있었지만 이제 그 아픔에 책임을 지고 스스로에 대한 질문을 던지는 사람이 되는 것이다. 그럼으로써 사라져가는 ‘시’의 숨결을 세상 속으로 불어넣어줄 수 있게 되는 것이다.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우린 문화로 인권 운동한다

인권운동단체 ‘맥놀이’를 찾다

 맥놀이가 무슨 뜻인지 아는가? 맥놀이는 원래 진동수가 조금 다른 두 소리가 겹쳐졌을 때, 두 소리가 서로 간섭하여 주기적으로 강약을 되풀이하는 현상을 뜻하는 단어이다. 또한, 경계와 타자를 넘어 세상과 소통하려는, 앞으로 소개할 단체인 ‘맥놀이’의 꿈과 의지를 담고 있는 단어이다. ‘맥놀이’에 대해 자세히 알아보기 위해 '’맥놀이’의 김영욱 씨를 통해 이들의 이야기를 들어보자.

‘맥놀이’는 어떤 단체입니까?

 맥놀이는 문화를 통해서 인권운동을 하는 시민단체입니다. 저희는 딱딱한 구호나 틀에 박힌 운동보다는 누구나 쉽게 접하고 받아들일 수 있는 문화라는 도구를 활용해 시민의식이 담긴 인권 메시지를 전달하려고 합니다. 즉, 운동(Movement)의 선전(Propaganda)보다는 문화 예술의 대중친화력을 지향하고 있으며, 이를 바탕으로 대중 속에 자연스럽게 인권의식이 확대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맥놀이는 문학 창작, 공연, 연구, 인권교육 등 다양한 분야에서 활동하고 있습니다.

‘맥놀이’를 시작하게 된 계기는?

 2006년 가을부터, 중남미나 아시아, 아프리카 등 제 3세계의 역사와 문화를 연구하는 스터디 모임을 했습니다. 그러다 제3세계를 둘러싼 문제의 본질이 인권의 부재에 있다는 점과, 앉아서 공부만 하는 것으로 해결할 수 있는 일이 매우 적다는 것을 깨달았습니다. 그래서 거리로 나가 세상과 소통하는 인권운동을 펼치기로 결심했고, 2007년부터 ‘맥놀이’라는 이름을 정하고 활동을 시작했습니다.

맥놀이의 단체현황은 어떻게 되나요?

 맥놀이 사무실은 서울 은평구 갈현동에 위치해 있습니다. 총 회원은 20명 남짓인데 후원회원을 제외한 10명 정도가 본격적으로 활동하고 있으며, 상근활동가가 1명 있습니다. 회원의 구성은 대학원생, 공연인, 대학강사, 학원강사, 회사원 등 다양합니다. 맥놀이는 현재 10여개 단체와 연계하여 각종 사업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현재 맥놀이의 하고 있는 활동에는 어떤 것들이 있나요?
 
 저희 맥놀이는 매년 정기적으로 인권을 소재로 한 희곡을 쓰고 배우들을 단련시켜 연극을 만들어 무대에 올리고 있습니다. 그리고 인권 현안이 있을 때마다 현장에 직접 나가 ‘찾아가는 연극-맥드라마’라는 이름으로 공연을 합니다.
 연극 외 활동으로는 인권 및 인문학을 함께 연구하고 토론하며 글을 쓰는 활동이 있습니다. 그리고 기독교 내 동성애자의 인권 문제와 관련하여, 기독교 단체와 연대하여 연구 활동과 문화 활동을 통해 차별과 편견을 제거하는데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또한, 문화를 통한 인권운동을 주제로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저희 맥놀이 단독으로만 활동하는 게 아니라 각종 시민단체와 토론 및 연대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재 맥놀이의 가장 두드러진 활동인 성소수자 문제 관련활동은 우리 사회에 내재되어 있는 인권의식의 근본적인 모순과 성소수자 문제의 밀접한 관계에 주목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저희의 활동은 성소수자 인권을 대변한다거나 권리를 주장하는 것으로 국한되어 있는 것은 아닙니다. 맥놀이는 좀 더 포괄적인 문제의식으로 인권에 접근하고 있으며, 소외받는 계층의 당사자성을 함부로 대변하려고 하기 보다는 비당사자와 당사자의 평화로운 공존을 고민하고 있습니다. 앞으로 더 다양한 문제의식과 콘텐츠로 활동할 계획입니다.

지금까지 해온 활동 중 몇 가지 꼽을만한 활동에 대해서 설명해주세요.
 
 저희가 2008년에 <게이 문화에 나타난 권리 제한 연구>를 공동 집필, 발표했습니다. 성소수자의 비인권적 상황에 대한 이해를 위해 성소수자 안에서 나타나는 억압을 직접 체험하고 자료를 분석한 내용이 담겨 있습니다.
 또, 인권을 소재로 한 연극 <Modern Effect>(2009년 3월), <Human Dream>(2010년 4월) 등을 기획, 창작하여 대학로에서 공연하였습니다. 각 5일, 10일간 공연하여 800여명의 관객과 소통하였습니다.
 그리고 2009년 7월 31부터 8월 3일까지 소수자 당사자가 직접 참여할 수 있는 인권캠프를 열어 적극적인 소통과 교류를 시도하였습니다. 인권에 대한 이야기를 자유롭게 나누고 강연을 들으며 짧은 연극을 직접 만들고 연습하고 발표하는 과정을 통해 교육 역량을 높이고 소수자의 삶을 체험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앞으로의 계획은 어떻게 됩니까?

 5.18기념재단의 지원을 받아 6월 27일부터 <2010 맥놀이 연극캠프>를 진행합니다. 연극과 인권에 관심 있는 20대 청년이면 누구나 참여해서 연극 속 주인공이나 희곡의 작가, 무대의 스텝이 될 수 있습니다. 그리고 8월 말에는 독립예술축제인 <서울 프린지 페스티벌>에 참가해 마포에 위치한 성미산소극장에서 맥놀이가 창작한 연극을 공연합니다. 이외에도 연극 및 인권 연구와 배우훈련, 각 단체와의 연대 활동은 틈틈이 계속해나갈 예정입니다. 홈페이지 cafe.naver.com/maknoli 에 오시면 활동들에 대한 자세한 내용을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특히 지금 주력하고 있는 <2010 맥놀이 연극캠프>에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장진기 수습기자/울산
<showbu@e-mednews.com>

※ 맥놀이 사무실 : 서울시 은평구 갈현동 403-5 지하 1층. 080-854-8424


 

한여름밤의 공포 공포영화의 고전

 6월, 어느새 꽃들이 만발하던 봄이 지나고 무더운 여름이 돌아왔다. 바야흐로 여름은 공포영화의 계절, 이렇게 더운 날씨에는 무더위를 날려줄 오싹한 공포영화 한 편이 제격이다. 이에 이번 기사에서는 공포영화 중의 공포영화로 손꼽히는 명작 공포영화를 소개하고자 한다. 개봉이후 오랜 세월동안 많은 이들에게 사랑받아온 공포영화의 고전들과 함께 더위를 날려보면 어떨까?

엑소시스트(The Exorcist)


1973, 미국, 15세 관람가
 어느날, 미국의 인기 여배우인 크리스 멕넬의 딸인 레건에게 악령이 깃든다. 이 때문에 레건은 흉측한 악령의 모습으로 변하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등 여러 가지 기이한 증세를 보인다. 크리스는 딸 레건을 치료하기 위해 젊은 신부 카라스를 찾아가 악마를 내쫓는 엑소시즘 의식을 부탁한다. 이에 카라스는 엑소시즘의 경험이 있는 노신부 메린에게 도움을 청하고, 메린과 악령은 처절한 사투를 벌이게 된다.
 윌리엄 프리드킨 감독이 메가폰을 잡은 ‘엑소시스트’는 그의 연출력이 특히 빛을 발해 관객들이 영화 내내 한시도 긴장을 풀 수 없게끔 한다. 1973년 개봉 당시 충격적 장면으로 많은 사람들이 혼절, 실신하는 등 큰 소란을 일으키기도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영화는 크게 흥행했으며 지금까지도 수많은 마니아를 보유하고 있다. 또한, 타임(TIME)이 뽑은 최고의 공포영화에서 12위, 영국 영화잡지인 엠파이어, 토탈 필름이 선정한 사상 최고의 공포영화 50선에서 각각 2위, 13위에 선정되고 미 박스 오피스 선정 최고의 공포영화 10위에 선정되는 등 최고의 공포영화로서의 명성을 보여주고 있다. 유명한 스파이더 워크 장면은 머리털이 곤두설 정도.

샤이닝(The Shining)


1980, 미국, 청소년 관람불가
 전직 교사인 잭은 겨울 동안 문을 닫는 오버룩 호텔의 관리인으로 취직한다. 때문에 잭은 한겨울 내내 아내 웬디, 아들 대니와 함께 고립된 호텔에서 지내게 된다. 그런데 잭은 1970년 당시 잭과 같은 일을 맡았던 관리인이 두 딸과 아내를 무참히 살해한 뒤 자신도 자살했다는 호텔의 비극적인 과거를 듣게 된다. 그리고 날이 갈수록 잭은 점점 신경질적으로 변해가고, 아들 대니는 호텔 엘리베이터에 피가 가득한 무서운 환상을 보게 되는데...
 영화 ‘샤이닝’은 내용보다도 다양한 연출 기법으로 유명한 작품이다. 즉, 극적인 색의 조합과 카메라 기법, 음산한 사운드, 그리고 마치 연극의 ‘장’처럼 부제목을 달아 관객을 조여오는 구성 등으로 큰 공포감을 주고 있다.

오멘(The Omen)


1977, 미국, 청소년 관람불가
 6월 6일 새벽 6시 로마. 갓 태어난 아들이 죽었다는 소식을 들은 쏜 대사는 같은 시각 같은 병원에서 태어난 데미안을 데려와 친자식처럼 키운다. 그런데 5년 뒤 유모가 데미안을 부르며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하고, 브레넌 신부라는 사람이 쏜 대사를 찾아와 데미안이 인류의 파멸을 위해 보내진 악마의 아들이라는 사실을 듣게 된다. 신부는 데미안을 죽이지 않으면 데미안은 쏜 대사의 직위와 재산을 발판으로 전세계를 악마의 손아귀에 넣으려 할 것이고, 이것이 요한 계시록에 예언되어 있다고 하는데...
 ‘오멘’은 ‘엑소시스트’의 성공에 영향을 받은 악마주의 계열의 영화로서 ‘엑소시스트’, ‘악마의 씨’와 함께 오컬트 영화의 고전으로 꼽힌다. 이 영화는 요한 계시록에 근거한 적 그리스도의 출현을 모티브로 삼고 있으며, 공포스러운 장면의 대부분을 음향과 빛의 강약만으로 조절하여 처리할 정도로 감독의 연출력이 뛰어난 편이다. 뿐만 아니라, 이 영화의 배경음악은 영화 음악계에서 공포영화음악 10선 중 하나로 뽑고 있으며 1977년도 아카데미 최우수 작곡상과 음악상을 수상할 정도로 완성도가 높다. 오컬트 영화에 관심이 있다면 꼭 봐야할 명작 고전영화.

13일의 금요일(Friday The 13th)


1981, 미국, 15세 관람가
 1958년, 크리스탈 호수 야영장은 제이슨이란 어린 소년이 익사한 뒤 얼마 지나지 않아 두 명의 교사가 살해되며 폐쇄되었다. 이곳에 제이슨의 저주가 내렸다고 믿는 마을 사람들의 수많은 경고에도 불구하고 스티브 크리스티는 야영장을 다시 개장하기로 한다. 때는 마침 익사한 제이슨의 생일인 13일의 금요일이고, 갑자기 야영장의 사람들이 하나 둘 살해되기 시작한다.
 ‘13일의 금요일’은 고작 50만불의 저예산 공포영화였음에도 큰 성공을 거두었고, 이후 거의 1,2년에 한편씩 속편이 제작되는 등 공포영화의 대표적 시리즈물로 자리잡았다. 뿐만 아니라 살인마가 사람들을 이유없이 무차별적으로 죽이는 영화인 슬래셔 무비의 대표격인 영화로서 이후 이 장르에 없어서는 안될 존재인 ‘제이슨’을 만들어낸 불후의 명작 영화이다. 공포영화 하면 빼놓을 수 없는 슬래셔 무비의 아버지격인 영화이므로 꼭 한번 보기를 추천한다.

조영탁 수습기자/울산
<pokytjo@e-mednews.com>

사설

75호(2010.06.07.)/오피니언 2010. 6. 9. 01:16 Posted by mednews

박지연, 이십대 다윗의 죽음 앞에서

 여기 한 죽음이 있다. 골리앗은 제 탓이 아니라 말하지만 누구도 골리앗 때문이 아니라고 믿지 않는 죽음, 삼성반도체 노동자 박지연의 죽음이다. 그녀는 자신이 죽어가는 이유에 대해서도 알지 못한 채 거대기업의 전횡 하에 신음하다 세상을 떠났다. 뒤늦게 이를 안 사람들이 분연히 일어나 불의에 맞서며 그녀의 죽음에 분노하며 재벌의 횡포를 비난했다. 하지만 거기까지다. 누구도 그녀가 스물세 살, 우리와 같은 이십대라는 것에 대해서는 쉽사리 이야기하지 않는다.

 ‘반값 등록금 공약 이행하라’, ‘학점보다는 인성을 보라’, ‘대학은 취업기관이 아니다’ 등 이십대를 둘러싼 수많은 담론이 쏟아지고 있다. 그러나 이 중 대학의 테두리를 벗어나는 것을 찾기란 쉽지 않다. 이른바 '’이십대 담론’이라는 것은 학비, 학벌, 취업으로 구성되는 ‘대학생 담론’으로 환원된다. 이런 현상이 가진 치명적인 문제는 성인이 된 이십대가 스스로를 미성년이라고 규정하게끔 만든다는 점이다. 즉, 사교육의 수혜를 받으며 학벌투쟁으로 유년을 보낸 대학생들이 또 다른 시혜를 바라는 담론을 내놓으며 스스로를 미성년에 유폐시킨다는 것이다.

 이에 대한 반발이 전혀 없지는 않았다. <나는 오늘 대학을 거부한다>는 선언과 함께 고려대를 자퇴한 김예슬의 경우가 대표적이다. 우석훈은 본지와의 인터뷰를 통해 그녀가 대학을 그만두면서 성인(成人)이 되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 담론 역시 대학에 대한 문제제기라는 점에서 여전히 ‘대학생 담론으로 환원된 이십대 담론’이라는 혐의에서 벗어나기는 힘들다. 그녀의 선언이 명문대라는 학력자본으로 인해 유효했다는 점을 생각하면 이런 혐의는 더욱 짙어진다.

 대학입시 배치기준표에서 최상층을 차지하고 있는 우리들의 경우는 어떤가? 소수를 제외하면 우리들은 계급투쟁의 장에서 무난히 세습에 성공했다. 복종에 익숙한 모범생의 습속을 유지하는 가운데 현실적으로 다가오는 고민의 대부분은 재시와 유급에 있다. 대입이라는 학력자본 사수대회에서 가장 안정적인 자리를 점한 우리는 학년이 올라갈수록 안이함에 시야를 좁혀간다. 의사가 되는 것이 성인이 되는 것을 담보하지 않음에도 스스로 유예시킨 자리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경우를 찾아보는 일은 쉽지 않다. 

 우리와 같은 이십대였던 박지연이 처했던 상황과 대비해본다면 우리가 미성년에 유폐되어 있다는 것은 확연히 드러난다. 어쩌면 그녀는 우리와 함께 놀던 친구였을지 모른다. 그러나 이십대가 되면서 자신을 둘러싼 강퍅한 현실 때문에 일찍부터 노동시장에 몸을 맡겨야 했을 것이다. 원했든 원치 않았든 우리보다 먼저 어른의 세계에 발을 디딘 그녀는 자신에게 닥친 불의 앞에 맞섰다. 그러나 골리앗 앞에서 쓰러진 수많은 다윗들처럼 그녀도 쓰러져야만 했다.

 그녀의 죽음은 유예된 미성년에 안주하는 우리가 삶을 유기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성인이 되는 일은 어렵지 않다. 그것은 좁은 의료계 바깥으로 시선을 돌리는 것에서 시작한다. 그렇게 획득한 시선을 통해 불의가 횡행하는 시대에서도 정의를 인지해내는 지평을 가진다면 준비는 다 된 것이다. 그리고 마침내 정의의 지평에서 그들의 편에 설 때 비로소 우리는 성인이 될 수 있다. 그들의 편에 서야 하는 까닭은 간단하다. 그녀는, 골리앗 앞에 당당히 맞섰던 스물 세 살의 다윗은 다름 아닌 우리들 중 하나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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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75호(2010.06.07.)/오피니언 2010. 6. 9. 01:15 Posted by mednews

앉아 쉴 것인가 춤 출 것인가

한 남자가 공원에서 웃통을 벗고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아니, 춤이라기보다 몸짓에 가깝습니다. 주위에 앉아있는 많은 사람들은 ‘웬 미치광이지?’ 하는 표정으로 그를 쳐다봅니다. 그런데 얼마 후 신기한 일이 벌어집니다. 한 사람의 남자가 처음의 남자 옆으로 와서 똑같은 춤을 추기 시작한 것입니다. 그 둘은 선구자와 추종자이지만 곧 누가 먼저이고 누가 다음인지 알 수 없게 똑같아 집니다.
얼마 후 또 한 사람이 다가 와 같이 춤을 추기 시작합니다. 이제 그들은 하나의 그룹이 되었습니다. 이 장면에서 이들을 목격한 사람은 미치광이라고 생각하기보다는 공연을 하고 있다거나 친구들끼리 놀고 있다고 생각하게 될 것입니다. 셋이 다섯이 되고, 다섯이 열이 되는 데는 긴 시간이 필요 없습니다. 처음의 남자가 춤을 추기 시작한 지 3분이 되지 않아, 공원에서는 앉아 있는 사람이 오히려 이상한 사람이 되어 버렸습니다.
움직임은 이렇게 빠르게 일어납니다. 위의 이야기는 실화로, 사회에서 운동(movement)이 어떻게 일어나는지에 대한 예로 사용됩니다. 모두가 앉아서 쉬고 있는 공원에서 웃통을 벗고 춤을 추는 일도 몇몇 조건만 갖추어 진다면 빠르게 퍼져나갑니다. 하물며 대학생의 두발을 규제한다거나 못 먹는 술을 억지로 먹이는 것에 반대하는 것과 같이 대부분의 사람들이 공감할 수 있는 일이라면 말할 것도 없을 것입니다.
우리 세대에 ‘88만원 세대’의 딱지를 붙인 공포경제학자 우석훈씨는 며칠 전 본지와의 인터뷰에서 의대생에게 ‘자정능력 상실’ 판정을 내렸습니다. 우석훈씨의 그 말보다 더 슬펐던 것은 그 말에 반박하지 못하고 마지못해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던 저 자신이었습니다.
3분이라는 짧은 시간에 앉아 있던 공원의 사람들을 일어서 춤추게 만든데 가장 결정적인 역할을 한 사람은 누구일까요. 처음 춤추기 시작한 웃통 벗은 남자일까요? 아닙니다. 그는 정말로 미치광이였을지도 모릅니다. ‘저 사람은 미치광이야’라고 생각하지 않고 ‘저 사람 참 즐거워 보인다. 같이 춰봐야겠어’라고 생각했던 두 번째 사람이야 말로 공원의 사람들을 움직인 사람이지요. 그 후에는 어렵지 않습니다. 더 이상 ‘내가 저기 가서 춤추면 사람들이 미치광이 취급하지 않을까?’라고 걱정할 필요가 없게 되었으니까요.
당신은 앉아서 쉴 건가요, 춤 출 건가요?

편집장 김민재/순천향
<editor@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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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목소리

75호(2010.06.07.)/오피니언 2010. 6. 9. 01:14 Posted by mednews

독자의 목소리

 ‘테디의 의대정복’ 만화를 진짜 재밌게 보고 있었는데 연재가 종료된다니 아쉽네요ㅠ 이후 시간날 때마다 박재범님이 만화 다시 그리셔서 매 호가 아니라 나올 때마다라도 볼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평소에 다른 의대도 우리 의대랑 비슷한 생활을 하는지 혹은 어떤 점이 다른지 궁금한 점이 많았는데 74호의 커버스토리 ‘대한민국 의대생보고서’를 통해 다른 의대생들의 생활이나 생각을 알 수 있어서 좋았습니다.

‘신문 읽고 푸는 퀴즈’의 정답과 함께
▲ 신문에 대한 독자의견, ▲ 의대생활 중 소개하고 싶은 사연, ▲ 독자 투고 등을
7월 20일까지 보내 주세요. 채택되신 분께는 문화상품권을 선물로 드립니다.

신문 읽고 푸는 퀴즈!
1. 책 ‘88만원 세대’의 저자 이름은 무엇일까요?
2. 칠흑같은 어둠 속을 체험하며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는
 신촌에서 진행 중인 전시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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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소식

75호(2010.06.07.)/학교소식 2010. 6. 9. 01:13 Posted by mednews

가톨릭의대

■ 지난 5월 19일부터 21일까지 CAMEAD가 열렸습니다. 의학과 2학년 최승규 형님의 신들린 무대가 아직도 머리에서 떠나지 않습니다. 정말 L이 왔다 간 것 같았어요.
■ 6월 11일에 성의회관 마리아홀에서 의학과 3학년의 착복식이 있을 예정이랍니다. 힘든 시험을 모두 마치고 하얀 가운을 걸치게 된 선배님들께 존경과 축하를 듬뿍 담아 박수를 보내드립니다. 짝짝짝.
■ 6월 2일 지방총선 이후로 의학과 1, 2학년의 학사일정에서는 7월 26일의 방학 전까지 더 이상의 공휴일을 찾아볼 수 없을 전망입니다. 두둥! 이젠 평일 내내 수업듣고 주말에 시험치고, 또 수업듣고 시험치고...엉엉
■ 9층 도서관에 상주하는 의학과 1학년들을 상대로 초강력 감기가 유행하고 있습니다. 여태껏 알던 감기와는 현저히 다른 위력을 자랑하는데요. 현재 기자도 홀쭉해진 몸으로 요양 중입니다. 정확한 역학조사가 필요하지 않을까요.

김지은 기자/가톨릭
<jieunf@e-mednews.com>


계명의대

■ 2010년 태계축전이 지난 5월 4일부터 6일까지 열렸습니다. 올해도 예년과 같이 은혜제, 교실원대항전, 태계 가요제 등의 행사들이 있었습니다.
■ 지난 5월 11일 계명대학교 의과대학, 간호대학 신축기념 교육심포지움이 성서캠퍼스 대강당에서 열렸습니다. 강사로 전우택 교수님도 오셔서 인문사회의학 교육에 대한 강연을 해주셨네요~
■ 5월 자매결연 학교인 일본 후쿠오카대학 의과대학 학생들의 해외교환실습이 시작되었습니다. 본4 선배님들의 후쿠오카로의 선택실습은 6월 셋째주부터라고 하네요. 잘 다녀오세요*^^*

구현담 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대구가톨릭의대

■ 멘토링 사업이 진행중입니다. 멘토 봉사를 하는 학생들은 형편이 어려워 제대로 배우지 못한 중학생들의 상황이 안타까워 열심히 가르쳐주고 있다고 하는군요~
■ 1차 봉사활동에 이어, 칠곡 성가 요양원에서 4월 25일에 2차, 5월 23일에 3차 봉사활동이 있었습니다.
■ 스승의 날 행사가 5월 14일에 있었습니다. 교수님 은혜에 감사드립니다 ^.^
■ 5월 14일에 성년식도 함께 했습니다. 성년을 맞이한 90년생들이 한 명씩 성년이 된 소감을 발표해 더 뜻깊은 행사였습니다. 올해 성년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 5월 16일에 체육대회를 했습니다. 학업 중에 쌓였던 스트레스를 풀고, 동기들과 선후배 사이의 친목도 다질 수 있었던 즐거운 행사였습니다.

김다혜 수습기자/대구가톨릭
<anthocy@e-mednews.com>


서남의대

■ 6월 말과 8월 중순 각 동아리별 골학이 시작됩니다. 예과 2학년들 함께 힘내봐요
■ 6월 중순까지 각 학년 기말고사 기간입니다. 열심히 공부해요!
■ 이번 학기를 끝으로 본3 선배님들이 광주로 가십니다. 정말 섭섭해요.. 광주 가셔서도 종종 뵈었으면 좋겠어요!

이혜미 기자/서남
<manar@e-mednews.com>


성균관의대

■ 성균관 의대에도 야구동아리 SMC가 생겼습니다.^^ 벌써 많이 틀이 잡혀가고 있는데요, 연습시합 원하시는 다른 학교 야구 동아리 분들은 저한테 연락주세요. (제 이메일은 아래 있습니다. ^^)
■ 벌써 개학한지 4개월도 넘게 지났네요... 좀만 더 힘내요 ^^ 성균관의대 학생들 모두 화이팅~!

남승완 기자/성균관
<wanmin2000@daum.net>


순천향의대

■ 5월 25~27일까지 순천향대학교 축제 피닉시아(Phonexia)가 개최되었습니다. 축제기간 중 소운동장에서는 각 과별 주점 및 각종 이벤트가 열렸다고 하네요. 천안과 서울에 있는 본과선배님들이 의예과 주점에서 후배들과 즐거운 시간을 보낼 수 있는 시간이었습니다.  또 연극 ‘비보이를 사랑한 발레리나’, ‘향록가요제’, 가수 ‘에픽하이’공연 등 볼거리도 많았던 축제였습니다.
■ 5월 6일 천안 락스테이션에서 락밴드 옥타브의 공연이, 5월 8일 홍대클럽에서는 브레그마의 공연이 열렸습니다. 학기 초부터 맹 연습을 했던 신입생 및 예과 본과 학생들의 열정이 성공적인 공연으로 이어진것 같습니다!
■ 5월 마지막 주는 모임별 종강파티 시즌이었습니다. 2학기부터 한남동병원으로 가시는 본과 2학년 선배님들을 배웅하는 즐거운 모임이 많았던 한주 였습니다. 후배들의 사랑이 담긴 롤링페이퍼 잘 간직하시고 서울에서도 열심히 하세요!

민태홍 수습기자/순천향
<minth@e-mednews.com>


연세의대

■ 5월 11,12,13일에는 연세대축제가 있었습니다. 12일에는 의예과 1학년들이 준비한 주점이 있었는데 카지노를 컨셉으로 한 주점은 학생들이 모두 양복을 입고나와 진풍경을 이루었습니다. 13일에는 아카라카 응원전이 있었습니다. 포미닛, 윤미래, 타이거JK, 애프터스쿨, 싸이등이 초대가수로 자리를 빛내주셨어요. 축제의 연장선인 뒷풀이는 고려대와 연세대 의예과 1학년 학생들이 만나 새벽까지 살벌한 모임을 이어갔습니다.
■ 5월에는 담임반이 많은 달이었습니다. 의예과, 본과학생들 뿐 아니라 졸업한 선배들도 오셔서 즐거운 시간을 보냈는데요. 교수님의 성향에 따라 무엇을 하는지는 달라져서 술담임반을 했던 학생들은 즐겁지만은 않았다고 하네요.
■ 6월에는 예과생들의 기말고사가 있습니다. 안하던 공부를 하려니 머리가 아파오네요. 모두 화이팅입니다!

이현도 수습기자/연세
<loverboy@e-mednews.com>


영남의대

■ 5월 18일~ 20일 대동제가 있었습니다. 이번 축제에는 애프터스쿨, K-Will이 초대 가수로 학교를 방문하였다고 합니다. 작년에 이어 올해도 비가 오는 바람에 주막 이용에는 많은 불편이 있었습니다.
■ 5월 17일~ 20일 본과 4학년 선배들께서 졸업여행을 다녀오셨습니다.  
■ 시험이 다가옵니다. 예과생들 시험은 6월 14일 부터이고, 본과 1,2학년 시험은 6월 28일 부터, 본과 3학년 시험은 6월 14일 부터입니다. 모두 건승하시길!

오경택 수습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


울산의대

■ 5월 5일 울산대학교병원에서 예과 1, 2학년의 어린이날 병동봉사가 있었습니다. 예과 2학년 학생회 선배님들과 예과 1학년 동기님들, 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5월 8,9일 이틀간 본과방문행사와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울산에 홀로 떨어져있는 예과 1학년들에게는 선배님들을 만나뵐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6월 21일부터 예과 2학년 선배님들의 하버드 연수와 예과 1학년의 UC버클리 연수가 있을 예정입니다. 모두들 좋은 경험이 되었으면 좋겠네요~^^

조영탁 수습기자/울산
<pokytjo@e-mednews.com>


원광의대

■ 제 41회 대동제가 5월 18일부터 20일에 열렸습니다. 봉황 가요제, 락 페스티벌 등 다양한 행사들이 진행되었습니다. 특히 19일에는 카라, 디셈버 등의 가수들이 와서 비가 왔는데도 사람이 엄청났다고 하군요. 사람이 너무 많아서 제대로 보지 못해 정말 아쉬웠어요.
■ 5월 한달 동안 여러 공연 동아리 분들이 공연을 했는데요, 모두모두 수고하셨습니다. ^^
■ 6월 1일은 육일대재로 학교가 쉬는 날 이었습니다만, 예과 1학년들은 이 황금 같은 휴일 날 도덕교육관에서 덕성훈련을 아침 9시부터 오후 5시까지 했네요. ㅠㅠ
■ 6월 7일부터 본과 3학년 선배님들의 PK 실습이 시작됩니다. 하얀 가운을 입고 실습을 도실 선배님들 파이팅 입니다. ^^ 그리고 이제 곧 실습 끝나실 본과 4학년 선배님들 수고하셨습니다. ^^

김영태 수습기자/원광
<kyt9298@naver.com>


을지의대

■ 5월 중에는 음악동아리의 활약이 많았습니다. 18일에 클래식 동아리 eco가 을지대학병원 범석홀에서 정기공연을 가졌고, 26일에는 의과대학 락밴드 lunar eclipse의 공연이 있었습니다. 모두 성황리에 잘 마쳤다고 합니다. 수고하셨어요~
■ 5월 29일에 M6 선배들의 국시 응원 체육대회가 있었습니다. 좋은 결과가 있기를 바라며 모두 한 마음으로 열심히 뛰었다고 하네요. 선배님들 화이팅 !
■ 이제 곧 예과생들에게는 기말고사가 본과생들에게는 늘 그렇듯 (ㅠㅠ) 끝없는 시험 폭풍이 불어닥칩니다. 하지만 곧 있으면 신나는 여름방학. 모두 조금만 더 힘내요 ^^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이화의대

■ 5월 31일에는 체육대회가 열립니다. 한강공원에서 열린다고 하니, 오랜만에 자연 속에서 즐겁고 보람된 시간 보내시길 바랍니다!!
■ 4학년 선배님들께서 선택실습을 마치고 학교로 돌아오셨습니다! 여러 병원에서 또 의학과 관련된 여러 단체에서 실력발휘를 하셨을 선배님들, 멋있으세요!
■ 2학년은 투표일에 학교에 가야합니다. 매점문도 안 여는데... 어쩌면 좋을까요... 그래도 오전 수업만 하니 방과 후 투표하러 갑시다. ^^

박소현 기자/이화
<lamia31@e-mednews.com>


인하의대

■ 5월 1일 - 제1회 인하 vs 가천 체육대회 (인가전) : 처음으로 인천에서 인하의대와 가천의대가 체육대회를 하였습니다. 승리의 깃발을 뺏겨서 아쉽긴 하지만 개인적으로 축구를 이겨서 기분이 좋았구요. 올해 지긴 했지만 내년 2회 인가전에서는 반드시 승기를 가져오리라 생각됩니다. 하지만 중요한 것은 가천의대와의 친목다짐이었습니다. 계속 인연이 이어갔으면 합니다. ^^
■ 5월 8-10일 - 본4선배님들의 졸업여행 : 본4선배님들이 국시와 졸업을 앞두고 영월, 강원랜드로 즐거운 졸업여행을 다녀왔습니다. 학교 사진부 동아리 홈페이지에서 졸업사진을 보며 후배로서 참 부러웠습니다. 올 한 해 끝까지 화이팅입니다~

김성진 수습기자/인하
<frebis@e-mednews.com>


전남의대

■ 5월 8일 ‘제1회 의과대학 학년대항 체육대회’ 개최 : 전남대학교 용봉캠퍼스 대운동장에서 축구, 농구, 소프트볼, 피구, 줄다리기, 이어달리기 등을 하였으며 1위는 3학년, 2위 4학년, 3위 2학년, 4위 1학년, 5위 예과의 순으로 대회를 마쳤다.
■ 5월 13~14일 ‘무등제’ : [어울림;Harmony] festival을 주제로 전남의대 학생회가 주최한 무등제가 전남의대 학동캠퍼스에서 열렸다. 오후에는 ‘철인5종’, ‘복불복’ 등의 부스가 마련되어 게임이 진행되었고 오후에는 ‘미스예과 선발대회’와 음악관련 동아리들의 공연이 이어져 축제의 밤을 밝혔다.
■ 5월 13일 ‘제2회 올해의 의학교육상’수여 : 의학교육을 위해 힘써 온 교수를 매년 2명 선정하여 ‘올해의 의학교육상’을 수여하는 것으로 올해에는 해부학교실 남광일 교수와 정신과의 김재민 교수가 수여받았다.
■ 5월 29일 광주 무등파크호텔 4층 다이아몬드홀에서 전남의대 동창회 정기총회가 열렸다.

박정원 수습기자/전남
<parkjw88@e-mednews.com>


중앙의대

■ 5월 4일 의과대학 체육대회 살루스가 한강공원 잠원지구에서 열렸습니다. 그날 날씨도 좋았고, 교수님도 많이 참여하셨고, 상품도 푸짐해서 정말 즐거웠습니다. 참여하신 분들, 열심히 일한 자봉단과 학생회 여러분 수고 많으셨습니다!
■ 5월 15일 스승의날을 맞이해서 많은 학생들이 꽃과 선물을 사들고 교수님을 찾아뵈었습니다. 오당 모임도 많았습니다.
■ 5월 17일부터 18일까지 예과엠티를 갔습니다. 강물에 빠지는 것이 예과엠티의 참맛이었군요....
■ 시험을 앞두고 공부하시는 본과 선배님! 언제나 화이팅입니다~!!

문지현 수습기자/중앙
<jeehyunmoon@e-mednews.com>


충남의대

■ 5월 22일 대전중학교에서 교수, 학부모, 학생이 함께 되는 체육대회가 열렸습니다. 의학전문대학원 학부모회에서 학교의 발전을 위해 7200만원의 발전 기금을 기탁했습니다.
■ PK룸의 사물함을 전자키 사물함으로 교체했습니다.
■ 5월 26일~28일은 유성캠퍼스 축제 기간입니다. 이번 축제엔 초대 가수가 없다고 하네요 ㅠㅠ

최연주 기자/충남
<gooddaytowin@e-mednews.com>

다빈치 프로젝트

73호(2010.03.02.)/문화생활 2010. 5. 5. 12:42 Posted by mednews



『의학의 역사』 재컬린 더핀
- 현대의학과 실증주의, 생리학을 중심으로 -

히포크라테스는 영웅일까요? 악인일까요? 당연히 영웅이라고 답하실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그는 몸에 칼을 대는 것을 금지하여 외과학의 발전을 저해했고, 여성은 의술을 배우지 못하게 했습니다. 그렇다면 그는 악인일까요?
이 문제를 좀 더 확대 시켜 봅시다. 근대 서양의학에서 유래된 현대의학은 다른 어떤 의학체계보다도 견고한 신뢰를 받고 있습니다. 사실 소위 말하는 ‘현대의학‘이외에도 다양한 방식의 의료가 존재합니다만, 이들 중 어떤 것도 현대 서양의학의 위상에는 미치지 못하지요. 그렇다면 정말 오늘날의 의학이 ‘가장 적절한, 최상의’ 의료형태 일까요?
『의학의 역사』의 저자는 그러한 관점에 의문을 제기합니다. 현대 의학에서 가장 중요한 실증주의적 관점은 현대의료를 어떻게 구성하게 되었을까요.
17세기 윌리엄 하비가 혈액순환의 과정을 밝혀낸 이후, 많은 사람들은 생명 기능을 기계론적으로 설명하는 일에 뛰어들었습니다. 그들은 모든 자연적 사물은 조직체이고, 이 조직체는 마치 기계를 움직이는 것처럼 ‘일정한 법칙’에 따라 움직인다고 보았습니다
18세기에 이르러 기계론은 생기론과 대립하게 됩니다. 생기론은 생명 현상이 우리가 알고 있는 자연법칙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어떤 형이상학적 원리에 지배되고 있다는 이론입니다. 이러한 논쟁은 그 당시 생리학의 주된 과제가 생명현상의 근본을 규명하는 것이었음을 알려줍니다. 
 

생리학에 스며든 실증주의
- 실험생리학의 탄생

 생리학은 19세기에 들어 중요한 변화를 겪게 됩니다. 여기에는 당대 실증주의 철학이 큰 영향을 미쳤습니다. 19세기 서유럽에서 발생한 실증주의는 형이상학적인 사변을 배격하고 사실 그 자체에 대한 과학적 탐구를 강조했습니다. 오귀스트 콩트에 의해 철학사조로 자리 잡은 실증주의는 ‘지식’은 오직 직접 관찰에 의해서만 얻어질 수 있으며, 사상(事象)의 원인을 아는 것은 불가능하다고 주장합니다. ‘왜 그런지’ 묻는 것은 어느 순간부터 감각을 넘어서는 일이 되어버립니다
때문에 실증주의자들은 과학적으로 답변할 수 없는 ‘왜’보다는 검증이 가능한 ‘어떻게’에 관심을 두었습니다.
 이러한 실증주의의 영향 아래, 새로운 형태의 생리학이 탄생합니다. 오늘날 현대의학의 밑바탕이 되는 실험생리학이 바로 그것입니다. 실험 생리학이란 어떤 문제현상에 대해 그것이 일어나는 해부학적 구조를 찾아내어 그 구조에 외과적인 변형을 가한 뒤 일어나는 변화를 관찰하는 것입니다. 이 후 파스퇴르나 코흐가 세균 매개설을 확립하여 수많은 원인균을 밝혀냈던 것도 모두 실험을 통해 이뤄진 일입니다. 이들이 이끈 세균학 혁명은 몸이 균에 대해 어떻게 반응하는지를 다루는 면역학이라는 분야를 탄생시키게 되지요. 이와 비슷한 맥락에서 몸의 대사를 조절하는 호르몬 연구도 활발해지게 되고, 이외에도 신경생리학, 유전학 등이 실험실 연구를 통해 빠르게 발전하게 됩니다.    

현대의학과 실증주의 - 숫자의 의학

 실증주의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은 것은 기초의학 분야였지만, 그 영향은 점차 임상의학에도 미치기 시작합니다. 직접관찰에 의한 지식만을 사실로 간주하는 실증주의는 임상진료에 있어서 ‘숫자’의 중요성을 부각시켰습니다. 오늘날 의학에서의 인체는 숫자의 조합으로 표현됩니다. 각종 수치들이 ‘정상 범위’내에 있으면 ‘건강한 인체’로 여겨집니다. 만약 이들 수치가 비정상적인 값을 가지면, 의사는 그 수치와 관련된 해부학적 구조와 생리학적 기능에 주목하여 치료법을 알아냅니다. 이 과정에서 환자의 마음이나 외부조건-친구관계 집안환경 등-은 덜 중요한 요소로 여겨지지요. 현대의료체계에서 인간의 마음을 다루는 정신의학은 이러한 ‘숫자 의학’에 밀리는 감이 없지 않습니다. 1950년대에 들어서는 인지와 운동이 측정 가능한 기계적 개념으로 받아들여짐에 따라, 기존 정신과학에서 다루던 질병들이 신체질환의 영역으로 편입되었습니다. 간질이나 크레틴 병이 대표적인 예인데, 이에 따라 정신의학이 다루는 질병의 범위는 ‘아직 과학적으로 해명되지 못하고 남겨져 있는 질병’으로 축소되게 됩니다.
 예방보다는 치료에 중심을 두는 것도 숫자의학과 무관하지 않습니다. ‘건강하다’고 여겨질 때 인체는 의학적 관심의 대상이 되지 못합니다. 의학이 손을 쓰는 것은 수치가 흐트러졌을 때입니다. 문제는 현대의학이 ‘언제’를 잘 예측해내지 못한다는 것입니다. 질병이 발현하는 데에는 신체적 조건뿐만이 아니라 신체 외적요인도 큰 영향을 미칩니다. 신체 내적 조건이 비슷하더라도 어떤 사회적, 문화적, 경제적 환경에 놓였느냐에 따라 건강상태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하지만 이들은 신뢰할 만한 수치로 환산하기 어렵기 때문에 현대의학에서 관심 밖의 대상이 되고 있습니다. 

 맨 처음의 질문으로 되돌아가 봅시다. 히포크라테스는 영웅일까요? 악인일까요? 저자는 이렇게 말했습니다. ‘그것은 어떻게 보느냐에 따라 달려있다’ 19세기 실험생리학의 출현 아래 약 200년이 지난 현재, 현대의학이 이뤄놓은 업적은 실로 눈부십니다. 인간의 수명이 연장되고 건강상태가 양호해진 데에 현대의학이 큰 기여를 해냈다는 것엔 의심의 여지가 없지요. 하지만 그러한 성과의 원동력이 된 ‘숫자 의학’은 의료에 있어 인체의 비물질적인 측면에 대한 관심을 하락시켰습니다.
 실증주의에 기반 한 현대의학. 이것이 가장 옳고, 적절한 의료형태인가에 대한 답은 존재하지 않습니다. 중요한 것은 ‘보기에 따라 다를 수 있다’는 것을 아는 일입니다. 내가 지금 배우고 있는 의학이 결코 확정된 체계가 아닌, 인간에 의해 만들어진 의학이며 그 구성 방식은 언제든지 바뀔 수 있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겠습니다. 독자 분들이 현재 의학에 대해 끊임없이 질문을 던져 새로운 ‘구성’에 몸담을 수 있기를 바라면서 첫 스터디를 마칩니다.  



■ 포럼 참가자_ 이예나(순천향), 조원경(순천향), 노해준(가톨릭), 정세용(연세) 김정화(한림)
■ 포럼 일시 및 장소_ 1월 30일 서울 강남역, 문화공간 토즈  
■ 정리_ 김정화 기자/한림 <eudimonia89@e-mednews.com>


 

우측보행, 왜 하는 거야? 과연 잘 될까?

 파란 불에 손을 들고 횡단보도 건너기. 웃어른께 인사 잘하기. 길에 쓰레기 버리지 않기. 유치원생 때부터 중학생 때까지 우리가 공공장소에서의 예절과 바른 생활 습관에 대해 배워온 내용입니다. ‘좌측통행’ 또한 선생님들과 노란 띠를 두른 선도위원들이 빠지지 않고 언급하던 내용 중 하나였지요. 우리는 어려서부터 배운 내용을 고등학교를 졸업한 후 사회에서도 꽤 성공적으로 실행해오고 있었습니다. 지하철에 갑자기 ‘편리하고 안전한’ 우측보행에 대한 홍보물이 나타나기 시작할 때 까지는 말입니다.
 국토해양부는 작년 4월 공공시설물 및 교통시설을 우측보행에 맞게 개선하고 차도·보도에서의 우측통행 확립을 위해 도로교통법을 개정하고 교과서를 보완하는 방안을 마련했으며 올해 7월부터는 우측보행이 전면 시행될 예정이라고 합니다.

우측보행, 왜 하는 거야?

 우측보행 캠페인의 일차적인 목적은 물론 ‘안전하고 편리하게 걷자’는 데에 있습니다.
 국토해양부의 우측보행 홍보 홈페이지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도로의 형태에 따라 통행방법이 각각 달라 보행원칙을 통일하면 교통사고의 20%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예를 들면 횡단보도에서 길을 건널 때 정지해 있는 차와의 간격을 더 많이 확보할 수 있어 위급상황에 차량이 급정거를 하더라도 교통사고의 위험성을 줄일 수 있습니다. 분리·비분리 도로에서도 우측보행을 하게 되면 차를 마주보고 걷게 되어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습니다.
 이 밖에도 인구의 90%가 오른손잡이로, 오른쪽으로 움직이는 것이 더 익숙하고 편리하여 우측보행이 좌측통행보다는 심리적인 안정감을 준다고 합니다. 공항 게이트나 회전문 등의 많은 시설물들이 이미 우측통행을 기준으로 설치되었기 때문에 좌측통행 시 보행자 간 충돌 등의 불편을 야기할 수도 있습니다. 우리나라를 제외한 다른 많은 국가에서는 우측보행을 원칙으로 하고 있어 글로벌 시대에 보행원칙을 국제관행에 일치시켜야 한다는 것도 우측보행을 지지하는 이유 중의 하나입니다.

잘 되고 있는 건가?

 21일 오전 서울 지하철 2·4호선 환승역인 사당 역. 4호선에서 2호선으로 갈아타는 승객들과 반대 방향으로 갈아타는 사람들로 분주합니다. 출입 계단을 지나는 시민들은 우측보행에 대해 특별히 신경 쓰지 않는 모습입니다. 계단 바닥 곳곳에는 파란색 우측보행 스티커가 붙어 있고 벽에도 우측보행 포스터가 붙어 있지만 정작 우측보행을 하는 사람들은 소수입니다.
 보행자의 편의와 글로벌 보행문화 정착을 위해 통일된 원칙과 기준을 마련하겠다는 발상은 높이 살 만합니다. 하지만 추진과정에 납득하기 어려운 부분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국토해양부가 우측통행이 타당하다고 제시하는 몇몇 근거의 사실성에 대해서도 논란의 여지가 있습니다. 먼저 국토해양부가 한국 교통연구원에 맡긴 ‘우측 보행의 타당성’에 대한 연구는 결론이 없는 것으로 종결되었습니다. 또한 우측보행이 글로벌 관행이라는 홍보와는 달리 많은 나라들이 좌·우측통행을 혼합하여 시행하고 있습니다. 우측보행만을 원칙으로 하는 나라들은 영국, 일본, 홍콩과 같이 차량 좌측운행을 실시하고 있어 우리나라와는 단순 비교가 불가능합니다. 정부 차원의 정책을 실행하면서도 관련 예산이 책정되지 않아 주요 공공시설이나 보도 등에 우측보행의 타당성에 대한 홍보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고 있어 점자 포스터나 도우미 등의 시각장애인들을 위한 배려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구조적인 문제로 우측보행이 통행 효율성을 저하시키거나 아예 우측보행이 불가능한 지하철역도 없지 않습니다. 
 사람은 습관의 동물입니다. 어렸을 때부터 좌측통행의 중요성을 귀에 닳도록 들어 이미 좌측통행이 익숙한 상태에서 충분한 설명도 없이 우측보행을 강요한다면 옛 습관은 잘 고쳐지지 않을 것 같습니다.
 좌측통행이 오랫동안 관습화된 통행방법임을 감안한다면 보행원칙을 바꾸기 전에 충분한 여론수렴 과정을 거쳐 국민적 공감대를 형성했어야 합니다. 우측보행의 장점과 타당성에 대해서도 시간을 두고 널리 홍보하고 사회적 약자에 대한 배려도 빼놓지 않았다면 더 좋았겠지요.

이혜미 기자/서남
<manar@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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