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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0호(2011.04.11)/의대의대생'에 해당되는 글 6건

  1. 2011.05.06 문학의 향기를 품은 의대생
  2. 2011.05.06 국시원, 필기시험문제 공개 추진 2
  3. 2011.05.06 예과탐구생활 2
  4. 2011.05.06 여과되지 않은 앵글 속 희망 찾기
  5. 2011.05.06 과톱은 아무나 하나
  6. 2011.05.06 의대생, 치대생을 만나다 3

문학의 향기를 품은 의대생

전남의대 문학동아리 ‘보라문학회’를 만나다

의대생들에게 ‘학교생활’ 이라는 주제를 던져주고 떠오르는 걸 말해보라고 묻는다면 어떤 대답이 돌아올까. 대부분이 시험과 동아리라 답하지 않을까. 의대에서 공부하다보면 20대의 정체성을 잃은 채 뒤 한번 돌아보지 못하고 시험에 시달리는 경우가 많다. 이런 의대생활에서 삶의 지향점을 잃고 방황하지 않기 위해 한 줄 한 줄, 문학 작품을 써내려가며 사색하는 사람들이 있다.
지난 4월 4일, 봄 햇살 따스했던 광주의 전남대학교 의과대학 동아리방이 위치한 남광회관 204호, 열세명의 의대생들이 테이블에 앉아 직접 써온 글을 발표하고 있었다. 왠지 의대 문학동아리라고 하면 시사적인 주제보다는 무언가 의료쪽과 가까운 주제만 다루지 않을까 하는 기자의 생각과는 달리, 일본 지진 혹은 천안함 사건 1주기를 기념한 추모시나 학교생활에 관한 글을 써서 발표하기로 했다고 한다. ‘죽음은 무엇을 낳아야 하는가?’라는 제목의 천안함 추모시를 낭송하는 본과 1학년 김진영 학생, 발표를 듣는 회원들의 표정이 사뭇 비장했다. 하지만 무거운 분위기도 잠시, 본과 2학년 양해영 학생이 ‘질병에 대한 고찰 - 본1병(Von ill disease)’을 발표하자, 동아리방 전체가 웃음으로 가득하다.
가슴 밖으로 뛰쳐나오는 감정을 기꺼이 글로 표현하는 이들. 스스로를 의대 담장을 넘어 세상의 리더(leader)를 꿈꾸는 리더(reader)라고 칭하는 이들, 전남대학교 보라문학회의 양유 회장과 12명의 보라문학회 회원들의 이야기를 들어 보았다.

- 동아리 이름이 ‘보라 문학회’라고 하셨는데, 특별한 의미가 있는 건가요?

선배님들 말씀을 들어보면 두 가지 어원이 있는 것 같아요. 가장 유력한 어원은 ‘보라’색에서 모티프를 얻었다는 건데요, 수술복에 묻은 핏자국이 보라색으로 보이잖아요, 그걸 보신 선배님께서 보라 문학회란 이름을 떠올리셨다고 하더라구요. ‘보다(see)’라는 어근에서 파생된 ‘보라’에서 ‘멀리 바라보라’는 의도로 지으셨다고 설명해주시는 선배님들도 더러 계셔요, 저희는 이 두 의미 모두 맘에 들어서 중의적인 의미의 ‘보라’라고 생각한답니다.
- 역사가 아주 긴 동아리라고 들었는데, 간단한 동아리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저희 보라문학회는 전남대 의대와 간호대 문학 동아리이구요. 현재 50년이 넘는 역사를 가지고 있고, 전국 의대에서 보기 드문(?) 문학 동아리 입니다. 처음에는 전남의대 교지반과 함께 활동했지만 1980년대에 교지반과 문학회가 따로 분리됐다고 해요, 물론 지금은 저희 보라문학회만 남아 있고요.

- 의대 간호대 문학 동아리라 하면 말씀하신대로 매우 낯설텐데, 주로 어떤 활동들을 하시나요?

저희는 매주 한 회의 모임을 갖습니다. 주로 책을 읽고 발제해 온 주제에 맞춰서 독서토론을 합니다. 동아리 이름이 문학동아리라 시나 소설만 읽는 걸로 생각 하시는 분들이 많은데요, 시사와 관련된 좋은 평론도 읽고, 문화/예술 분야 외에 역사나 사회, 정치 분야 책도 읽습니다. 예를 들어, 저번 주엔 자본주주의와 바나나의 관계를 다룬 ‘바나나’라는 책을 읽고 이야기를 나눴어요. 가끔은 서로 글을 써 와서 담소를 나누는 ‘품평회’라는 행사도 하구요. ‘OB 선배님들과 함께 하는 영화 감상’나 여름방학에 하는 인문학 스터디와 수련회도 있습니다. 최근에는 한글 맞춤법 공부와 간단한 글쓰기 공부도 하고 있어요. 하지만 가장 보라문학회 다운 행사라면 일 년에 한번 ‘학동일기’라는 문집 발간과 선배님들과 함께하는 문집 발간회, 겨울 방학에 있는 ‘작가탐방’을 들 수 있겠네요.

- 문집 발간과 작가 탐방에 대해 조금 더 설명해 주실 수 있을까요?

문집은 저희가 일 년 동안 활동한 내용을 담은 책입니다. 저희 학교가 ‘학동’에 있어서 선배님께서 ‘학동일기’라고 쓰신 게 지금까지 내려오게 됐어요. 문집은 저희가 쓴 시나 수필을 비롯해서 다양한 글을 담고 있고요, 작가탐방을 가서 작가 분과 나눈 대담 녹취록과 여름 수련회에서 하는 익명 백일장 작품들도 담고 있습니다.
작가탐방은 저희가 직접 작가를 정하고 겨울 방학 동안 작가가 쓴 책과 글을 찾아서 공부한 뒤에 작가를 만나러 가는 행사인데요, ‘사평역에서’를 쓰신 곽재구 시인도 만났고요, 영화로도 만들어진 ‘아내가 결혼했다’를 쓰신 소설가 박현욱 씨도 직접 만났습니다. 선배들께서는 소설가 이외수 씨나 나희덕 시인도 뵙고 오셨다고 하더라고요.

- 의대 간호대 문학 동아리인데도 회원 수가 상당히 많네요.

재작년까지만 해도 재학생 회원이 5명이었는데, 최근에 많은 후배들이 들어와서 함께하게 됐어요. 아무래도 답답한 학교생활 속에서 책을 읽음으로써 해방구를 찾으려는 친구들이 늘어난 거 같아요. 근데 회원 수가 많아지다 보니까 다양한(?) 사람들이 모이게 된 것 같아요.(웃음) 원철이 형 같은 경우는 공모전에 자주 응모하고, 작년엔 ‘청년토지문학상’ 상금을 타서 저희 식비 지원을 해줬고요. 호길이 형은 소설을 주로 쓰시는데 의대생 문학상 소설부문 수상하신 경력이 있어요, 저랑 기홍이형은 애니메이션이나 판타지 소설도 좋아하는데, 서로 좋아하는 분야는 다르지만 책이라는 매개체를 통해 서로 하나 되는 걸 느낄 수 있는 것 같습니다.
- 문학동아리만의 특징을 잘 보여줄 수 있는 타 동아리와의 차이점이 있을까요?

보라문학회의 홍보 문구는 ‘찻잔 속에 피어나는 문학의 향기, 보라문학회’랍니다. 기자님도 의대 생활을 하시면서 거의 보지 못하셨을 술 모임이 거의 없는 동아리입니다. 무엇보다도 강압적인 분위기 없이 본인의 글을 통하여 문집을 발간한다는 매력이 있지 않을까요. 공연동아리에서 공연을 하고 난 기분과 비슷하게 자신이 쓴 글이 누군가에게 읽혀지고 그것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다는 것은 무엇과도 비교할 수 없는 기쁨입니다.
아, 그렇다고 해서 보라문학회는 글쓰기를 강요하는 동아리는 전혀 아닙니다. 책을 읽는 것을 좋아하고 자신의 생각을 타인과 공유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충분합니다. 의대의 힘든 커리큘럼 속에서 서로의 고민을 나누기도 한다는 점에서 저희 동아리는 가족 같은 동아리라고 할 수 있을 것 같네요. 의대라는 담장을 넘어 세상에 소통할 수 있는 의사, 간호사가 되고 싶다면 문학 동아리를 적극 추천해 드리고 싶습니다. 혹시나 본교 학생이 아니더라도 문학 활동에 관심 있으시다면 저희 카페(http://cafe.daum.net/bora)를 찾아주세요.

이승현 기자/을지
<toypotato@e-mednews.com>

국시원, 필기시험문제 공개 추진

실기시험 복원 관련자들에 대해서는강력한 행청처분 할 것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이하 국시원)은 지난 6일 앞으로 필기시험 문제의 공개를 추진하고 실기시험센터를 증설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지난해 국가시험 복원논란과 같은 일의 재발을 방지하기 위함이다. 국시원은 “의사국가시험 필기시험은 오는 2012년부터 기출문제를 공개하는 것을 원칙으로 전문가 의견 등을 수렴하겠다.”고 밝혔다. 또 실기시험에 대해서는 “시험센터 증설을 통해 시험시간을 단축하고 다양한 문항개발, 문항관리의 질 개선, 시험관리 방식 개선 등을 추진하겠다”고 했다.
필기시험 문제 공개와 실기시험센터의 증설은 몇해 전부터 의사 국가시험의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전국의과대학 4학년 협의회(이하 전사협)는 지난 해 전국 본과 4학년을 대상으로 국가 시험의 문제점과 개선 방안을 설문조사하여 국시원에 제출하였으나 필기시험 문제 공개나 실기시험센터 증설 등은 원칙적으로 불가하다는 답변을 받았다. 하지만 올해 초 국가시험 복원에 대한 논란이 일자 국시원의 안이한 태도가 원인으로 많이 지적되었고 이에 대한 대응을 한 것으로 보인다.

한편 서울지방경찰청 사이버범죄수사대는 지난달 31일 CPX, OSCE 문제복원 사이트를 운영한 전사협 전 회장을 비롯한 집행부 10명을 위계에 의한 공무집행방해 혐의로 불구속 입건(주석) 처리했다.
국시원은 필기시험 문제 공개와 실기시험센터 증설 계획을 밝힌 것 등 제도적인 문제가 있음을 사실상 인정했음에도 불구하고 이들에 대해서는 강력한 행정처분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국시원은 실기시험의 복원이 시험의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을 다시 한 번 확인하면서도 “실기시험의 목표 및 평가의 질이 변질될 수 있다”는 것이 행정처분의 취지라고 설명했다. 검찰수사가 종결 되는대로 합격 취소 등의 행정처분 여부 등을 검토한다는 것이 국시원의 방침이다.
 
그와는 별개로 국가시험 문제집 출판사들은 올해도 예년과 같이 문제집을 출판할 계획이다. 예당 출판사의 실기시험 문제집은 이미 출시되어 학생들이 받아보았으며, 퍼시픽출판사의 ‘퍼시픽 KMLE’는 이번 주 내에 학생들이 받아볼 수 있게된다. 국시원은 지난 해 말 국가시험 필기 문제집을 출판하는 출판사들을 저작권 침해로 고소한 바 있다.

김민재 기자/순천향
<slownflow@e-mednews.com>

1) 불구속 입건 : 사건이 수사기관에 접수되어 수사를 개시하는데 여러 가지 사정을 미루어 구속하여 수사를 할 필요가 없다고 판단되어 구속하지 않고 (유치장등에 감금하지않고) 수사를 진행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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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과탐구생활

80호(2011.04.11)/의대의대생 2011. 5. 6. 22:33 Posted by mednews

예과탐구생활

예과생활의 +α를 찾아서

예과? 본과 몰라요. 본과도 예과 몰라요. 사소한 것 하나부터 너무나 다른 예과와 본과. 예과생활은 도대체 어떻게 보내야 하는 걸까요. 선배들이 말하네요. 놀아라, 지금 안 놀면 본과와서 후회할꺼야. 술을 마시러 갔어요. 우웩, 술은 너무 쓰네요. 소주 광고는 다 틀렸나봐요. 첫미팅을 나갔어요. 이런 해삼말미잘. 맘에 안드는 사람들만 나왔네요. 첫 시험을 봤어요. 공부를 안했더니 성적은 저공비행이네요. 고등학교 때는 일등이었는데. 예과는 이런 건가요.

수많은 의대생들의 고민인 질문이 있다. ‘예과는 어떻게 보내야 하는 것일까’라는 고민이다.  그렇다면 대부분의 의대생들은 예과 생활을 어떻게 보낼까.

◆ 공부는 무슨, 예과는 노는거야!

많은 예과생들이 해당된다. 고등학교 시절에 학업에 매진했던 것을 보상받기 위해 대학생활을 마음껏 즐긴다. 술도 밤새 마셔보고 학교 앞 피씨방에서 게임도 마음껏 해보고 미팅, 소개팅도 마음껏 나가면서 학창시절 해보지 못했던 일탈을 즐기기 시작한다. 본과에 와서 되새길 수 있는 추억들을 만들지만 수많은 일들을 하고 난 후 예과 말에 이르면 다음날 무엇을 해야 할지 고민하는 힘든 모습도 보이게 된다. 대학교는 행복한 것이라는 것을 몸소 실천하고 있다. 하지만 조심하라. 예과2학년 때는 유급이라는 무서운 비수를 숨긴 몇몇 과목들이 숨어있다.

◆ 내가 곧 동아리요, 동아리가 곧 나이니라

자신이 가입한 동아리에 대한 무한열정으로 예과 생활을 보낸다. 춤이면 춤, 악기면 악기, 운동이면 운동으로 그 분야의 달인이 되기 위해 단련한다. 그 증상이 심해지면 동방에서 숙식을 해결하는 이들까지 나타나게 된다. 이들은 동아리에 대한 사랑으로 가득차 있으며 이에 따라 동아리 선배들의 사랑을 독차지한다. 물아일체의 경지에 다다르게 된 이들은 본과에 와서 동아리짱이라는 무거운 직책을 맡게 되는 경우가 많다.

◆ 성적 넌 내꺼야!

과외로 돈을 버는 대신에 장학금으로 돈을 벌어 시간 대비 효율성을 추구하는 이들로 고등학교 때 하던 가닥대로 대학교에서도 성적을 유지해 나간다. 마치 본과생활을 예습하는 듯하다. 시험전날이 되면 많은 동기들의 구원요청에 인기가 폭발한다. 평소에도 성실하게 살거나 시험기간 전에는 다른 동기들과 어울려 평범하게 지내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 강태공 비켜! 시간을 낚아보겠어

주로 본인 스스로에게 시간을 투자한다. 학교에서 보기가 어렵고 평소에 무슨 일을 하는지는 알려져 있지 않다. 연락처는 있으나 두문불출한다. 이들에게 시간은 무한하며 과제제출과 시험 때만 학교에 와서 동기들이 얼굴을 잊어버릴 때쯤 다시 기억시켜주고 간다.

◆ 내 미래는 내가 열어가는거야

자기투자형 인간이다. 영어를 공부하기도 하고 등록금을 본인이 벌어서 내는 경우도 있다. 교수님들을 통해 연구활동에 참여하기도 하며 외부활동(봉사활동, 지역활동, 동호회 등)을 통해 본인이 정말 하고 싶었던 일들을 해 나간다. 하루하루 본인을 위한 시간을 통해 자신의 가치를 높여간다.

이 질문을 위해 한 의대 교수님이 쓴 책이 있다. 연세대학교 원주의과대학 예병일 교수의 ‘지못미 의예과’이다. 이 책은 의예과 생활이 무의미한 2년간의 휴식기로 여겨지는 것에 대해 개선이 필요하며 어떤 활동들을 해야 할지에 관한 내용을 다룬다. 위와 같은 다양한 생활을 하고 있는 예과생들에게 2년간의 생활을 충실하게 그리고 미래를 위해 투자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책은 크게 사회의 구성원으로서 사회와 잘 어울릴 수 있게, 예를 들면 지역사회에 학교의 이름을 알리는 일들, 봉사활동에의 참여, 사회의 특별한 존재가 되기 위해 노력하는 것 등을 하도록 충고한다. 이것과 함께 의학적 지식뿐 아니라 인문학적 교양을 키우고 의료지식의 확산으로 의사에게 불리해질 미래의 의료환경 변화에 대비하여 실력과 함께 인간적인 의사로 변화할 것을 주문하고 있다. 

송종협 수습기자/고려
<sssong@e-mednews.com>

여과되지 않은 앵글 속 희망 찾기

“그 날 난 깨달았어. 이 마음은 쉽게 겁을 먹는단 걸. 그래서 속여 줄 필요가 있어. 큰 문제가 생기면 가슴에 손을 대고 얘기하는 거야. ‘알 이즈 웰 (All iz well)’” “그래서 그게 문제를 해결해줬어?” “아니, 근데 문제를 해결해 나갈 용기를 얻었지!”

지난 7일, 카이스트에 재학 중이던 학생이 또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 카이스트에서만 올해 들어 4명 째. 현재 우리나라에서 이렇게 자살을 선택하는 대학생들이 한해에 200~300명에 육박한다. 나침반을 들어 서남쪽을 향해 서면 우리나라에서 하늘 길을 따라 7시간 30분을 날아 도착하는 곳에, 인도가 있다. 이 먼 이국땅에서도 마치 우리나라를 거울에 비춘 듯 똑같은 비극이 일어나고 있었다. 영화의 주인공인 ‘란초’는 자신의 학교에서 무한 학점경쟁과 가족의 기대 그리고 개인적인 소망, 이 모든 것이 불협화음을 이루어 스스로 운명을 달리한 학생을 목격한다. 그리고 인도에서 무려 90분에 한명씩 자살을 선택한다는 충격적인 통계가 적힌 종이를 경쟁적 레이스를 부추기는 총장 ‘비루’ 앞에 제시한다. 그러나 그는 비장함으로 무장하고 총장을 문책하려는 것은 아니었다. 그저 그는 학교가 학생들을 서커스단의 사자처럼 훈련시키는 곳이 아닌, 자유롭게 상상력과 창의력을 펼 수 있는 곳이 되길 바란 것이었다.

이미 우리나라에서도 입소문을 타고 생각보다 많은 이들이 접한 이 영화는 러닝타임이 장장 160분에 달한다는 사실을 까맣게 잊을 정도로 인도영화 최고의 수작이라 해도 손색이 없는 작품이다. 카메라는 졸업과 동시에 행방을 감춘 ‘란초’를 10년 만에 찾아 떠나게 된 두 친구를 따라간다. 태어난 순간부터 부모님에 의해 진로가 정해져 자신의 꿈을 맘속으로 삭여온 ‘파르한’, 가족부양에 대한 부담감과 미래에 대한 두려움으로 현실을 이겨내지 못했던 ‘라주’. 이 둘은 10년 전 ‘란초’의 진실된 충고로 스스로 두 발을 땅 위에 단단히 디디게 되었다.
<3idiots>가 자국에서 역대 흥행 1위를 차지하고 세계적인 인기도 한 몸에 받은 이유는 바로 여기 있다. 아름다운 남녀 주인공의 사랑에 중심을 둔 여타의 인도영화들과 달리 지금 바로 나와 내 이웃에서 일어나고 있는 일들을 여과 없이 사실적으로, 그러나 희망적으로 그려내며 긍정의 에너지를 선사해주기 때문이다.

관습에 대항하는 ‘란초’와 친구들의 대담하고 발랄한 행동들, 주옥같은 배경음악과 숨을 멎게 하는 인도의 아름다운 풍경, 중간 중간 삽입된 인도영화 특유의 흥겨운 뮤지컬 씬까지. 영화 좀 본다 하는 당신, 아직도 발리우드를 접해보지 않았다면 <세 얼간이들>을 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아도 좋다.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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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톱은 아무나 하나

과톱의 비밀을 샅샅이 파헤쳐보자!

어느 학교에나 과의 1등은 존재한다. 그리고 우리는 그들을 ‘과톱’이라고 부른다. 신기한 점은 이상하리만치 이들의 위치는 바뀌지 않는다는 점이다. 한 명이 의대 6년 또는 의전 4년 내내 과톱을 유지하거나, 많은 변화가 있다 하더라도 두 명 정도가 번갈아가며 하는 정도이다. 이들은 꾸준히 자신의 위치를 붙잡고 있다. 무엇이 이들을 이 위치에 있게 하는 것일까?
과톱의 비밀(?)을 파헤치기 위해 전국 6개 의대, 의전의 과톱과, 이들의 절친들을 동일한 질문으로 인터뷰하였다. 이들의 삶을 좀 더 객관적으로 바라보기 위해서이다. 이 인터뷰들을 바탕으로 이들의 삶을 조명해보자.

남들과 다르지 않은 의대진입기,
그리고 비범한 각오

과톱들은 왜 의대를 지원하게 되었을까? 그 이유는 대부분 다른 의대생들과 별반 다르지 않다. 의사인 부모님의 영향이나 전에 다니던 대학 생활 중 임상에 흥미를 느끼는 등 개인적 환경에 영향을 받았거나, 전문직이 갖는 이점, 봉사하는 직업의 보람 등 일반 의대생들이 생각하는 동기와 유사했다. 이렇게 비슷한 동기로 의대에 지원한 과톱들은 어떠한 각오를 가져서 남들보다 우수한 성적을 유지할 수 있는 것일까? 이들의 말을 들어보자.
“그냥 나 스스로 만족할 정도로 열심히 해서 되면 되는 거고 아니면 아닌 거라는 식으로 생각했어요.”
“어렵게 돌아서 온 길이고 내가 하고 싶었던 공부이니만큼 즐기는 게 중요하다고 생각했고, 그러고 싶었어요.”
“나는 한의사라는 직업적 이득을 포기하고 이곳에 들어왔고, 그 때문에 내 주변 많은 사람들을 희생시켰습니다. 그래서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어요.”
“‘좋은 의사의 기본은 많이 알고 똑똑한 의사겠지.’하고 마음 다 잡았어요.”
“내가 낼 수 있는 최고의 포텐셜을 내보자 하는 각오를 했어요. 만약 지금 실패한다면 앞으로도 평생 원하는 일을 이룰 수 없을 거라고 생각했어요.”
“의학의 특성상 막대한 책임이 부과되기 때문에 지금까지 공부했던 것과는 달리 좀 신경을 써서 공부를 해야겠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과톱들이 말하는 공부비법

실습 도중 교수님이나 전공의에게 받는 질문은 여느 의대생이나 두려움의 대상이다. 하지만 과톱은 그런 교수님이나 전공의들을 당황하게 한다. 전공의가 학생이 대답을 너무 잘해 대답 못하게 하려고 한, 책의 구석에서나 볼 수 있는 질문을 던져보았지만, B 대학과 C 대학의 과톱들은 그것까지도 대답하여 전공의를 당황하게 하였다. 이러한 사소한 것까지도 속속들이 알고 있는 과톱! 이들의 공부비법을 지금부터 알아보자.
과톱들과 그들의 절친들이 말하는 공부의 비법은 네 가지로 요약된다. 그 중 대다수의 과톱들이 이야기 한 것은 수업시간의 집중이었다. 과톱의 절친들의 증언에 의하면, 6명 중 4명의 과톱이 수업시간에 놀랄만한 집중력을 보인다고 한다. 나머지 2명도 졸거나 하는 등 인간적인 면모를 보여주기는 하지만, 교수님이 중요하다고 한 것에는 여전히 대단한 집중력을 보여준다고 한다. 어떻게 이들은 수업시간에 이러한 엄청난 집중력을 보일 수 있을까? B 대학의 과톱은 열심히 졸다가도 중요하다는 말에 반응하여 이미 손은 그 내용을 적고 있다. C 대학의 과톱은 앞자리에 앉아서 필기를 최소화하고 팔짱끼고 앉아 듣고 이해하는 데에 중점을 둔다고 말한 반면, F 대학의 과톱은 수업시간에 교수님께서 하시는 말씀은 모두 받아 적는다고 한다. E 대학의 과톱은 수업시간에 보이는 집중력에 대해 이렇게 말했다.
“열심히 듣고자 하는 마음가짐과 집중하기 위한 체력, 그리고 능동적인 수업참여, 이 세 가지가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공부 잘하는 친구에게 모르는 것을 질문하고 설명을 들으면 이해가 빨라지는 것처럼, 우리보다 많은 것을 알고 있는 교수님께 내용을 듣고 질문을 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이죠. 그리고 밤새고 수업을 들으면 집중하기 힘들겠죠? 충분한 휴식을 취하면 좋겠지만 안되면 카페인 도핑을 해서라도 수업시간에 집중할 체력을 만들어둬야 해요.”
두 번째로 이들이 말하는 비결은 그날 배운 내용은 그날 정리하는 습관이다. 과톱의 절친들의 증언에 따르면, 이 역시 6명 중 4명의 과톱이 그날 배운 내용은 그날 정리하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나머지 2명도 그날 정리하지는 않지만 여건이 되는대로 모두 정리해두는 습관을 가지고 있다고 한다. 정리벽이라고 말할 정도로 정리를 잘하는 과톱도 2명이나 된다. C 대학의 과톱은 동아리 모임으로 술을 마시고 집에 들어간 날에도 복습은 하고 자는 철저함을 가지고 있고, A 대학의 과톱은 학교 행사나 모임 같은 것이 있으면 정리해야 하는데 몸이 힘들어 엄청난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한다.
세 번째로, 6명의 과톱 중 3명의 과톱은 쉬는 시간이나 밥을 먹는 시간, 여가 시간 등 자투리 시간의 활용 능력이 대단하다고 한다. B 대학의 과톱은 이러한 시간에 책을 찾아보며 개념을 확실히 이해하는 데 힘을 쏟는다고 한다. 그래서 책을 사는 데에 아낌이 없다. A 대학의 과톱은 공부를 시작하는 데 걸리는 시간이 없다. 일반 학생들은 자리 만들고 필기구 정리하고 화장실 다녀오고 하는 등의 시간 허비를 조금이라도 하는 편이지만 A 대학의 과톱은 그런 시간 낭비 없이 자리에 앉으면 곧바로 공부를 시작한다고 한다. E 대학의 과톱은 수업 시간 중 교수님께서 딴 이야기를 하실 때 다른 공부를 한다고 한다.
마지막으로, 과톱의 절친들은 이들이 공부해야 할 것의 뼈대를 구성하고 세세한 것의 살을 붙이는 능력을 가지고 있다고 증언했다. 이 능력은 공부의 효율성과 직결된다. B 대학 과톱은 공부를 시작하기 전에 개요부터 적고 시작한다. 큰 제목을 적고 단계별로 세부항목을 만들어나가는 것이다. C 대학의 과톱은 책의 활용능력이 좋다고 한다. 중요하다고 생각되는 것들을 선택적으로 책에서 찾아 공부한다. 책을 무조건 파고들지는 않는 것이다.
그 외에도 각각 과톱들은 자기만의 특이한 습관들이 있다. D 대학의 과톱은 중요하다고 하는 것은 확실히 외우고 계속적으로 스스로 질문하고 대답하여 자신이 외운 것을 복습하는데 많은 시간을 할애한다고 한다. B 대학의 과톱은 점수에 반영된 것은 적극적으로 나서 확실히 챙기는 모습을 보이고, E 대학과 F 대학의 과톱들은 수업시간에 자신이 모르는 것은 적극적으로 질문하여 알려고 하는 모습을 보인다고 한다.
특이한 것은 이들의 공부량이 다른 학생들에 비해 눈에 띄게 많아 보이지는 않는다는 점이다. 이들의 공부량은 여느 평균 의대생들과 마찬가지로 꾸준히 복습하다가 시험기간에 많아진다고 한다. 게다가 이들의 수면시간은 평소에는 5-6시간 가량, 시험기간에는 2-3시간 가량으로 다른 여느 의대생들과 비슷하거나 시험기간에는 오히려 많다 싶을 정도이다.

과톱들도 여가를 즐긴다?

늘쌍 공부만 할 것 같은 과톱. 이들에게도 여가생활이라는 것이 있을까? 과톱의 절친들의 증언에 따르면, 6명의 과톱 중 3명의 과톱은 거의 없는 것처럼 보인다고 증언했고, 나머지 세 명은 일반 의대생과 비슷하다고 대답했다. 과톱들이 가장 즐겨하는 여가활동은 게임과 동아리 활동, 연애, 친구들과의 만남 등 일반 의대생들의 여가생활과 별반 다르지 않았다. 하지만 특이한 것은, 독서와 공부를 여가생활로 즐기는 과톱도 2명씩 있었다는 점이다. C 대학의 과톱은 신체적 활동을 하면서 스트레스를 풀면 공부모드로 돌아오는 데 오랜 시간이 걸려 쉴 때는 독서를 즐겨한다고 하였고, E 대학의 과톱은 방학 때 자신이 알고 싶은 것에 대한 캠프나 연수 등에 참여한다고 하였다. 반면, A 대학의 과톱은 노는 것과 공부하는 것을 확실히 구분짓는 편이었고, F 대학의 과톱은 일부러 약속을 잡아놓고 그 전에 열심히 공부하는 것이 집중력의 원천이라고 살짝 비밀을 밝혔다.

임경인 기자/가천
<4wooya4@e-mednew.com>

의대생, 치대생을 만나다

같거나 혹은 다르거나, 의대생 그리고 치대생

이름부터 흡사한 두 전공인 만큼 뭔가 비슷할거라 예상하지만 정작 서로를 정확하게 알지는 못하는 의대생과 치대생. 그래서인지 단국대 치대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전대호(25), 박진성(26)씨를 만나는 것엔 막연한 설렘이 함께했다. 병원 실습을 마치고 왔다는 두 분을 만나 천안의 한 카페에서 와플과 커피를 앞에 두고 인터뷰는 시작되었고, 가장 재밌게 노는 치대가 단국대 치대일거라는 말이 어색하지 않을 만큼 인터뷰는 진솔하면서도 시종일관 유쾌하게 진행되었다. 또래 친구들과 재밌게 수다 떨듯 나눈 의대생과 치대생의, 같으면서도 다른 이야기

- 보통 치대 쓰는 학생들은 점수대가 비슷한 의대도 함께 고려하는 경향이 많던데요, 특별히 치대를 선택한 이유가 있었나요.
전 : 의대, 치대 둘 다 붙었는데, 서울에 더 가까웠던 단국대 치대를 선택해서 왔습니다. 치대도 전망도 좋고 직업적으로도 안정적이라는 것이 마음에 들었어요.
박 : 원래 미술 쪽 좋아해서 치대와 잘 맞는 것 같고, 전망도 좋아보여서 선택했어요.
전 : 치과학이 재미가 있긴 있어요. 좀 더 메카닉적인 요소도 더 들어가 있고 손기술도 많이 필요하거든요. 그래서 재미있어요.

- 단국대 치대 홈페이지에 들어가서 교과과정을 보니, 치과조직학, 치과생화학, 치과해부학 이런 식으로 의대에서 일반적으로 배우는 과목명 앞에 ‘치과’가 붙어있는 경우가 많던데 두경부 위주로 배우는 건가요?
전 : 우리는 이 과목들을 두 번씩 배우는데 예를 들면 생화학도 배우고 치과생화학도 배웁니다. 사실 크게 다르다기보단 예과 때 배우는 생화학은 주로 몸 전반적인 것 다루고 치과생화학은 치아와 연결시켜 배우는 거죠. 생화학이 치아에 미치는 영향 이런 식으로요.

- 의대의 경우 대부분 해부학을 힘들게 공부시키는데, 치대도 그런가요?
박 : 우리도 본1때 카데바를 가지고 해부학 실습을 해요. 1학기 땐 머리부터 목까지 하는 두경부, 2학기땐 몸 전체 이런 식으로요. 사실 해부학을 깊게 다루진 않아요. 그냥 한번 해보는 정도로? 우리도 골학을 하고 ‘땡시’도 보긴 보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그렇게 힘들게 하진 않았던 것 같네요. 주로 두경부 쪽으로 자세하게 하는 정도예요.

- 의대생에게는 유급이 굉장히 무서운 존재인데, 치대에서는 어떤지 궁금해요.
전 : 알죠. 저희에게도 그게 커요. 제가 알기론 의대에 비하면 그렇게 많지는 않은 것 같은데 저희도 유급을 많이 두려워하고, 그러다보니까 그것 때문에 공부를 해야 하는 분위기도 조성되고.. 저희는 한 과목에서 F가 나오거나 전체평점이 2.0이하이면 유급인데 이 점은 의대랑 비슷해요. 물론 학년마다 다 다르지만 1년에 한 두명, 6년 동안 평균 10% 정도가 떨어지는 것 같아요. 열심히 해야죠(웃음)

- 의대에선 선,후배 관계가 엄격한 경향이 있는데 치대 내 분위기는 어떤지요.
박 : 이것도 학교마다 다를텐데요, 저희는 치전 없이 치대로만 운영되어서 아무래도 나이층이 어리다 보니 선후배간 유대가 많고 무척 엄격한 편이에요.
전 : 의대에선 대면식을 많이 한다고 들었는데 저희도 있어요. 우리가 들어올 때만 해도 아주 엄격하게 했어요. 본4부터 차례대로 학년 내려오면서, 무섭게 하고 그랬는데 요즘은 점점 술도 안 먹는 분위기로 가는 것 같아요.
전 : 5-6년 전만해도 나이가 어리더라도 선배면 형이라고 부르고 그런 게 있었는데 지금은 그런 건 없어요. 아무래도 엄격한 규율 같은 건 있지만 나이 많으면 존중해주죠. 또 치전은 연령층이 높다보니 선후배끼리나 동아리 내에서나 교류가 거의 없다고 해요. 

- 본4로서 지금 실습도시잖아요. 치대의 실습제도는 어떻게 되어 있나요.
박 : 저희 실습체계는 이거예요. 본과 2학년 때부터 임상실습이라 해서 치아 깎는 거라던가 교정 와이어 마는 것 등을 1년간 배워요. 본3때부턴, 의대는 PK라고 하잖아요, 저희 학교는 이걸 로테이션이라고 부르는데 과마다 1주일씩 돕니다. 그리고 본과 3학년 2학기 때부턴 원내생이라고, 병원에서 어시스트 하구요. 본4부터는 학생진료를 하는데, 최소한 사랑니 4개는 뽑아 봐야한다 이런 식으로 과제를 주면서 실제로 환자를 다뤄볼 수 있게 합니다.
전 : 원내생이 실질적인 인력으로서 병원에서 큰 역할을 해요. 원내생 없으면 병원 안돌아간다는 농담이 있을 정도로요. 의대 PK는 거의 옵저버 수준이라고 알고 있는데 우린 조금 다른 것 같아요.

- 졸업 후 이야기를 해볼까요. 의대는 졸업 후 대부분이 인턴-레지던트(1+4) 수순을 거치는데요, 치대도 비슷한 수련과정이 있다고 들었어요.
전 : 치대는 일단 1+3년이고, 학교에 따라 7-10개 과 정도가 있습니다. 수련 받는 비율 숫자로 봤을 때 의대는 90%를 넘어간다고 들었는데 저희는 절반도 안 되는 40%정도라서 거의 하는 추세라고 볼 순 없어요.
박 : 그렇죠. 치대는 의대와 달라서 어떤 과 하나만으론 개원하기가 힘들어요. 그런데 이제 전문의 제도가 활성 되어가는 추세이므로 수련 받는 비율은 점점 늘어날 겁니다.

- 어떤 과가 인기가 있어요?
박 : 어떤게 인기가 있을 것 같아요?

- 당연히... 교정과인가요?
박 : 예상이 맞아요. 교정과가 굉장히 인기가 많아요. 의대에서 성형외과, 피부과 등이 인기있는 것과 똑같죠. 공부 잘하는 애들이 많이 지원합니다.
전 : 그 다음에 임플란트 관련 과가 오겠네요. 임플란트가 한 과에서 전적으로 이루어지는 게 아니고 외과, 보철과, 치주과 3개 과 정도가 관련이 있어요. 그래서 이런 과들이 대체적으로 인기가 있죠.

- 의사는 개원포화상태로 위기라는 말도 있는데 치과의 상황은 어떤가요?
전 : 미용실보다 많은 게 치과인데요(웃음). 그런데 경제적으로 예전 같지 않다 이거지 아직은  객관적으로 힘들다 정도는 아닌 것 같아요.
박 : 교정은 예전인기를 그대로 이어가고 있는데, 임플란트는 예전에 비해 쇠퇴하는 추세라서 치과의 전반적인 수입이 예전보다 조금씩 줄어들었다고 느껴지는 것 같아요.

- 그리고 이건 개인적인 생각인데... 치과 비싸요(웃음)
박 : 치과요? 더 비싸져야 돼요(웃음). 농담이고, 피부과처럼 심리적인 요소가 들어가다 보니 보험이 안되니까 그렇게 느껴지기도 하실 거예요. 그렇죠 치과 비싸죠. 그런데 금 같은 원재료 값도 있고, 무조건 많이 받는 건 아니랍니다. 점점 보험화가 되어가고 있으니 환자분들의 부담은 덜어질 거라 생각해요. 저희도 먹고 살아야죠 열심히 공부했는데(웃음)

- 치대가 전국에 11개 있다고 하셨죠. 치대들끼리 함께하는 활동이 있나요? 의대는 전국 의대 야구/축구 리그도 열리더라구요.
전 : 많아요. 11개밖에 안되다보니까 오히려 더 잘 모이는 것 같아요. 말씀하신 전국 치대 야구, 농구 리그도 있고, 또 69제라고 5월에 전국치대축제가 있어요. 왜 69제냐면, 6살에 구치가 나거든요. 왜 6월 9일이 아닌지는 잘 모르겠어요(웃음). 한 대학씩 돌아가면서 주최해서, 운동동아리들 시합하고, 공연동아리들 공연하고 연예인도 부르고요.

- 약간 민감할 수 있는 문젠데요, 의대생들이 가진 편견 중 하나가 치대는 의대보다 공부량이 적다는 건데 어떻게 생각하시나요. 의,치대 중 의대를 선택해서 온 학생들 중 공부가 힘들 때 우스갯소리로 “아 치대갈걸”이라고 말하는 사람들도 있거든요(웃음).
전 : 솔직히 저희 생각하기엔 의대 공부량이 조금은 더 많지 않나 싶어요. 영역이 다르니까요. 실습만 봐도 양이 다르고 과 세분화된 정도도 훨씬 많고요. 내과도 의대는 호흡기내과, 순환기내과 이런 식으로 많은데 우리는 구강내과 딱 하나거든요. 또 의대 같은 경우는 6년 공부하는 것이 좋은 전공 하기위한 중요한 준비과정인데, 우리는 대체적으로 경쟁보다는 ‘다같이 무사히 졸업하자’가 우선인 것 같아요. 그러다보니까 공부량의 차이가 생길 수 있을 것 같아요.

- 그렇군요. 또 다른 편견 중 치과의사는 의사적인 면보다 테크니션적인 면이 더 강하다는 것도 있더라구요. 들어보셨나요?
박 : 네. 틀린 얘기는 아니죠. 개인적인 생각이지만, 물론 치아의 통증을 없애주는 것도 중요하지만 치과의사에겐 심미적인 것도 중요해서 고난도의 손기술을 갖고 있는 기술자 같다는 생각도 많이 들어요. 하지만 다루는 분야가 다른 만큼 그것이 옳다 그르다를 말할 수 있는 건 아니라고 생각해요.
전 : 그런데 교수님 말씀들도 그렇고 들어보면 의사들은 치과의사를 같은 의사로 생각하지 않는 경향이 있기도 한다더라구요. 솔직히 우리 전공은 치아 쪽에 한정되어 있고 몸 전체적인 건 덜 다루다 보니까 그럴 수도 있을 것 같아요. 그러나 학문에 위아래는 없죠. 또 치대 자체적으로도 너무 그런 메카닉적인 쪽으로만 쏠려가려 하지 않으려고 노력해요. 공부도 더 시키려고 하고.

- 벌써 마지막 질문이네요. 이 인터뷰를 읽을 전국의 의대생에게 마지막으로 한마디 부탁드릴게요.
박 : 몸에서 차지하는 절대적인 부피는 작지만 치의학도 하나의 의학분야입니다. 치통이 두통, 생리통과 함께 인간이 참을 수 없는 3대 고통중 하나(웃음)일만큼 큰 고통인 만큼, 환자들을 치료해줄 때 큰 보람을 느껴요. 학문에 위아래는 없고 의사도 치아가 아프면 치과의사에게 올 수밖에 없듯이, 같은 분야에 있는 사람들이니까 서로 이해하면서 함께 열심히 하고 싶습니다.
전 : 치과의사보다는 사람 살리거나 고치는, 아무래도 생명과 더 직결된 일을 하시는 만큼 의사 분들을 개인적으로 많이 존경해요. 공부 열심히 하셔서 세상에 도움이 되는 의사가 되어주시길 바랍니다.

문서영 기자/을지
<celeste@e-mednews.com>

▲ 인터뷰에 응해준 단국대 치대 전대호, 박진성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