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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3호(2011.10.10)/오피니언'에 해당되는 글 4건

  1. 2011.10.18 사설
  2. 2011.10.18 편집자가 독자에게
  3. 2011.10.18 QT LAXXO의 병원식당 잡탕밥
  4. 2011.10.18 독자의 목소리 1

사설

83호(2011.10.10)/오피니언 2011. 10. 18. 19:42 Posted by mednews

의대생 산부인과 실습 논란, 어디부터 문제인가

의대생이 산부인과 진료 및 분만 과정에 참관하는 것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출발은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민주당 양승조 의원이 산부인과 진료실에 전공의가 출입하는 것을 두고 문제를 제기한 것이었다. 당시 양 의원은 ‘마루타’라는 선정적인 표현을 써 가며 감정적인 여론을 부추겼다. 지난 6월과 8월에는 의대생의 참관 하에서 분만을 마친 산모가 ‘수치스러운 경험이었다’고 심정을 밝힌 글을 포털 사이트의 게시판에 올렸다. 수만 건의 조회를 기록한 이 글에는 의대생의 산부인과 실습을 비난하는 수백 개의 댓글이 달렸으며, 이를 계기로 최근까지 사이버게시판과 언론매체에는 설전이 벌어지고 있다. 문제는 그 어디에도 실습교육의 의미에 대한 깊이 있는 고찰을 찾아볼 수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일련의 흐름은 의과대학 실습교육에 대한 이해가 얼마나 얕고 단편적인지를 적나라하게 보여주고 있다.
먼저 의대생의 실습은 교육권만의 문제가 아니며, 의료의 지속을 가능케 하는 의대 교육의 본질적 부분이다. 대학병원에서 교수가 왜 ‘교수(敎授)’인 지를 생각해 보면 이 문제는 분명해진다. ‘백문이 불여일견, 백견이 불여일행’이라는 성어처럼 의대생들도 진료과정에 참여해 의료 현장에서 일어나는 여러 사건들과 그에 대응하는 의료인들 사이의 협업과정을 피부로 느낌으로써 비로소 의료인으로 성장해 나갈 수 있다. 현재 산부인과 진료를 맡고 있는 의사들도 학생 때부터 축적된 경험을 통해 지금의 유능함을 형성한 것이다. 산부인과처럼 환자의 프라이버시와 깊이 관련된 진료과의 경우 환자의 인권 보호에 더 각별히 주의를 필요가 있다. 하지만 의대생이 머지않은 장래에 의사가 되어 환자들의 건강을 책임질 사람들이라는 점을 생각하면 의대생의 참관실습은 환자의 인권을 희생시키는 것이 아니라 미래의 환자의 인권까지 보호하는 차원의 일이다.
산부인과 의사가 될 의대생의 비율은 한정적인데 왜 그들 모두가 실습을 해야 하느냐는 주장에도 문제가 있다. 전공을 결정하는 것은 의대의 모든 교육과정을 거친 이후에야 이루어지는 일일 뿐만 아니라, 산부인과를 전공으로 하지 않더라도 의사라면 기본적으로 갖추어야 할 지식과 경험이 있다. 비행 중 뜻밖에 분만진통이 시작되었을 때 산부인과 의사가 없다면 영상의학과가 됐건 정신과가 됐건 의사가 산모를 돌보고 아기를 받는 것은 상식적인 이야기다.
문제가 실습교육의 중요성과 그 의미에 대한 국민적 인식부족에만 기인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의 경우에 관행이라는 이름으로 동의절차를 거치지 않고 내진이나 분만 혹은 수술 과정에 참가하는 것이 의대생 실습교육의 현 주소다. 의료법 시행규칙 19조에 “의대생은 지도교수의 지도감독을 받아 의료행위를 할 수 있다”라고 명시되어 있기는 하지만, 어느 환자건 자신이 누군가에게 실습의 대상으로 존재하기를 꺼려하는 것은 당연하다. 특히 산부인과의 경우 동의한 적 없는 실습생의 참관 사실을 알게 될 경우에 느낄 실망감이나 모욕감은 한층 더 커질 수밖에 없다. 교육주체는 어떠한 목적과 과정으로 의대생의 실습이 이루어질 것인지를 사전에 설명하고 동의를 구해야 하며, 환자가 쉽게 수긍하지 못하는 경우 충분히 설득해야 한다. 훔쳐보기식 참관실습보다는 떳떳하게 환자의 동의를 구하고 참관하는 것이 환자와 의대생 모두를 위하는 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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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83호(2011.10.10)/오피니언 2011. 10. 18. 19:41 Posted by mednews

낙엽의 존재론

전쟁같은 한 주를 보내고 맞이한 어느 주말의 아침. 어쩐 일인지 이른 시간부터 눈꺼풀이 열린다. 그대로 다시 누워 잠을 더 청할 법도 했지만, 이날따라 몸이 가벼운 건 간만에 찾아온 여유를 더 깊이 들이마시고 싶어서였는지도 모르겠다. 옷을 주섬주섬 챙겨 입고 기숙사 문을 나선다. 제법 선선해진 공기 속에는 십여 년 전 만국기 펄럭이던 운동장의 흙냄새가 섞여 있다. 인근 공원을 향하는 한산한 길. 촉촉이 젖은 땅 위에 옅게 깔린 물안개가 밤사이 다녀간 비의 감촉을 넌지시 건넨다. 고3 시절 두 눈은 반쯤 감은 채 등교 시간을 맞추기 위해 입으로 털어 넣던 샌드위치 맛이 문득 떠올라 주위를 둘러보지만 아직 문을 연 가게는 보이지 않는다. 그러고 보니 살짝 배가 고픈 이 느낌도 특별히 싫지는 않다. 아직 조금 덜 갠 하늘, 저 멀리 구름 뒤편으로는 반짝이는 노란 빛깔의 띠도 보인다.

공원의 초입에 심어진 크고작은 나무들의 밑둥치에는 아직 생기를 잃지 않은 노란 낙엽들이 지난밤 내린 빗물을 머금은 채 뒹굴고 있다. 매년 이맘때면 늘 보던 풍경에 별다른 눈길을 주지 않고 지나치려는 찰나, 몇 개의 잎들이 가지를 붙잡고 있던 손을 살며시 놓더니 쌓여 있는 낙엽들 위로 사뿐히 몸을 누이고 이내 곧 낙엽더미와 하나가 된다. 그들은 그렇게 몸을 던져 나에게 알려주었다. 지금 쌓여있는 낙엽들은 바로 며칠 전, 몇 시간 전만 해도 싱싱한 푸르름을 뽐내던 잎새들이었음을. 낙엽이 된 잎새들은 빗물과 함께 그 자리에서 썩어 다시 나무를 키우는 흙이 될 것이며, 얼마간의 시간이 지나면 그 흙은 또다시 나무로 되돌아가 새로운 잎과 꽃과 열매를 맺을 것임을.

“Apoptosis”는 세포가 각종 분자신호에 따라 주위로 흡수되며 스스로 소멸하는 과정을 뜻하는 생물학-의학 용어지만, 그 어원을 살펴보면 잎사귀를 뜻하는 Apo와 떨어짐을 의미하는 Ptosis가 합쳐져 ‘낙엽이 떨어지다’라는 그리스어에 뿌리를 두고 있다. 하나의 세포 안에서 벌어지는 복잡한 생명현상과 가을이면 나무에서 잎이 떨어지는 일상적인 풍경 사이에 영속성이라는 공통 키워드가 숨어 있다는 것은 수천 년 전에 이미 조명되어 있었던 셈이다. 자신을 버림으로써 또다른 자신으로 새롭게 태어나는 이들 낙엽의 눈으로 보면 부활을 선포한 예수님이나 윤회를 설파한 부처님이나 같은 인물이 된다.

따지고 보면 1초 전의 우리와 1초 후의 우리는 같은 사람이 아니다. 시간의 경과, 그리고 그 사이에 벌어지는 수많은 사건들에 의해 새로운 자아가 덧씌워지기 때문이다. 그렇다고 해서 현재의 가치가 부정되는 것도 아니다. 지나온 시간을 받아넘기며 다가오는 시간을 새로운 의미로 채워나가는 것은 ‘지금 이 순간의 선택’일 수밖에 없다. 이따금씩 찾아오는 회의와 절망에 맞서 우리가 고를 수 있는 최선의 선택지는 어떤 형태로든 자신의 존재가 영속되리라는 굳건한 믿음, 그리고 그 믿음에 근거해 스스로를 자유롭게 내던질 수 있는 담담한 용기이다. 혼신을 다한 내려놓음의 몸짓, 낙엽이 떨어짐은 과거를 끌어안으면서도 앞으로 나아가게 해 주는 역동의 순간이다.

다시 기숙사로 돌아오는 길, 날씨가 맑게 개었다. 아직 싱싱한 잎사귀들 사이로 스며든 햇살이 낙엽더미를 후광처럼 감싸며 살포시 내려앉는다.

편집장 최성욱
<editor@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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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목소리

83호(2011.10.10)/오피니언 2011. 10. 18. 19:39 Posted by mednews

독자의 목소리

제게도 드디어 남친이 생겼어요. 저보다 4살 어린 동기이지만 나이와는 상관없이 인자하고 배려심도 크고 무엇보다 저를 많이 생각하고 사랑해줍니다^^ 시험 때문에 공부하는 게 너무 힘든데 함께 공부할 수 있어서 공부하는 게 좀 재밌어지려고도 합니다^^ 의대 들어와서 기쁘기도 하지만, 사랑하는 사람을 만나서 행복합니다^^ 의대생활을 하면서 시험 때문에 힘든 가운데 의대생신문을 통해 좋은 소식도 알 수 있었고 생각해 볼 수 없었던 문제점에 대해서 알 수 있었습니다.

-  김유진 / 전남

1. A형간염, B형간염,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PV)등의 질병에 대해서는 성인에게도 예방접종이 필요합니다. 이 중 사람 유두종 바이러스(HPV) 예방접종의 백신 두 종류는 무엇일까요?

2. 내년부터 새롭게 진행되는 대학평가에는 학생들의 목소리를 들을 수 있도록 학생보고서 항목을 신설하기로 했습니다. 이를 진행하는 우리나라 유일의 의학교육 평가기관의 이름은 무엇일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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