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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바 수술, “아무 문제 없다” vs “적응증부터 문제있다”

 

지난 4월 20일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순환기관련학회 춘계통합학술대회에서 카바수술(CARVAR surgery, Comprehensive Aortic Root And Valve Repair surgery)을 둘러싼 치열한 공방이 있었다. 카바수술은 건국대학교 병원 흉부외과 송명근 교수가 개발한 수술법으로 대동맥 근부와 판막을 통합적으로 함께 성형하는 방식의 수술법으로, 처음 소개될 당시 획기적인 치료법으로 여겨졌으나 최근 이 수술의 여러 문제점들이 도마위에 오르면서 논란이 되고 있다.
카바수술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대동맥 근부와 판막륜의 조직을 그대로 보존하면서 판막 및 주변 조직을 종합적으로 성형하는 수술법으로 기존 수술법에 비해 많은 장점을 가지고 있다. 기존 수술법들 중 하나인 대동맥 판막 치환술(Aortic Valve Replacement)에서는 인공판막을 이용해야 하는데 조직판막의 경우 재수술이 필요하고, 기계판막의 경우 평생 항응고제를 복용해야하는 문제가 있다. 대동맥근부확장과 대동맥판막폐쇄부전증의 경우에는 벤탈수술법(Bentall Surgery) 등이 있지만 이들 역시 한계를 갖고 있다. 그러나 카바수술은 이런 문제점들을 모두 해결했다는 것이 송명근 교수의 설명이다. 송 교수가 공개한 데이터에 의하면 기존 수술들에 비해 생존률도 뛰어나고 재수술, 합병증 등 모든 면에서 낫다고 설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송명근 교수의 논문은 많은 지적을 받고 있다. 2009년 송명근 교수팀은 카바수술의 당시 수술성적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제출 당시에는 논문이 통과되었지만, 2011년에 논문심사위원회는 이 논문에 카바수술을 시행했던 환자들 중 다른 수술법으로 전환하거나 재수술을 받은 사례에 대한 데이터가 없다고 지적했다. 또한 중요 합병증들에 대한 설명이 충분하지 않으며, 수술 후 상태 평가에 대한 정확한 기준이 없다는 점도 지적했다.
또다른 문제점도 있다. 2008년 건국대학교 심장내과 교수 4명은 카바수술을 받은 환자 5명에게서 발생한 아홉건의 부작용 사례를 식약청에 보고하고, 이 부작용에 대한 논문을 유럽흉부외과학회 학술지에 제출했다. 당초 2009년 1월호에 싣기로 예정되었던 이 논문은 송명근 교수가 이의제기를 해 게재가 연기되었다가 6월호에 게재되었다. 처음 논문제목에서 ‘의사에 의한(iatrogenic)’이라는 단어가 빠지긴 했지만 유럽흉부외과학회에서 카바 수술의 부작용을 인정한 셈이다. 하지만 건국대학교병원 측은 부작용 사례를 보고한 교수들이 병원 이미지를 훼손했다는 이유로 징계위원회에 회부했고, 유규형 교수와 한성우 교수는 해임되었다가 해임취소처분을 받고 겨우 복직을 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카바수술 연구에서도 많은 문제점들이 드러났다. 2009년 보건복지부 산하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은 카바수술에 대해 전향적 연구를 하는 경우에만 비급여로 산정하기로 하고 3년간 조건부 비급여 기간을 제시했다. 심평원은 ‘카바수술 실무위원회’를 만들고 수술의 검증을 위해 한국보건의료연구원에 평가연구를 의뢰했다. 하지만 송 교수측은 위원회의 편향성을 문제 삼아 연구계획서와 데이터 제출을 거부해 전향적 연구는 이루어질 수 없었다. 결국 후향적 연구가 이루어졌지만 여기서도 많은 부작용 사례가 보고되었다. 이에 대한 반박을 위해 송 교수 측에서 진행한 의료행위전문평가위원회의 연구에서 역시 카바수술이 적응증이 아닌 환자를 수술했다는 것과 부작용도 많았다는 결과가 나왔다. 물론 연구의 무의미한 반복을 방치한 보건복지부에도 문제가 있었고 순환기관련학회 학술대회에서도 이 점이 지적되었지만 문제의 핵심은 수술의 적응증이 지나치게 많고 심각한 부작용들도 나오고 있다는 것이다.
이같은 결과에 대해 송 교수 측은 사람들이 카바수술에 대해 잘 모르고서 오해하고 있으며 조작된 결과도 많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이번 학술대회에서 카바수술을 인정하지 않은 측과 송 교수의 카바수술에 대한 정의에는 다른 점이 있다. 또한 수술법의 검증방식에 대해서도 이견이 있었고, 송 교수측이 조작이라고 주장할 만한 자료들도 있었다.
반대 측 또한 지금까지의 사례에 대한 데이터가 부족하고 수술 적응증에도 문제가 있으며 다른 행정적인 문제도 있다는 주장을 계속 하고 있다. 지금까지 공개된 송 교수측의 데이터에는 충분히 논란의 여지가 있었다. 모 대학병원 교수는 이에 대해 “수술법이 확실하게 검증만 된다면 문제가 없다. 오히려 좋아할 일 아닌가. 하지만 무작위대조시험(Randomized  Controlled Trial)을 하지 않은 것에는 확실히 문제가 있다. 전향적 연구를 하자고 하는데 수술의 적응증이 제한적이라고 해서 거부한 것에도 의문이 생긴다. 제대로 된 연구가 반드시 필요하다”고 밝혔다.
이렇듯 양측의 주장은 평행선을 달릴 뿐 지금까지도 결론이 나오지 않고 있다. 6월이 지나면 2009년에 카바수술에 적용된 조건부 비급여가 종료된다. 이를 앞두고 5월 23일 보건복지부는 국가생명윤리심의위원회 위원장 김성덕 중앙대교수를 위원장으로 한 ‘카바수술 자문위원회’를 구성하고 카바수술 논란의 종지부를 찍을 예정이다. 앞으로 이 논란의 끝은 어떻게 될지, 그리고 그 이후 상황은 어떻게 흘러갈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장진기 기자/울산
<showbu@e-mednews.com>

 

※ 카바수술이란?
CARVAR(Comprehensive Aortic Root And Valve Repair, 종합적 대동맥 근부 및 판막 성형술)는 대동맥 근부와 판막을 통합적으로 함께 성형하는 새로운 수술법을 일컫는 말이다. 카바수술법은 송명근 교수가 서울아산병원에서 1992년에 개념을 정립하여 그동안 동물실험을 거쳐 1997년 12월에 첫 번째 임상적용이 이루어졌다. 카바수술법은 대동맥 근부와 판막륜의 틀을 유지한 채 종합적으로 성형을 함으로써 생리적, 해부학적으로 정상에 가까운 성형복원을 하는 수술법이다.

 

줄기세포치료제, 우리나라는 어디쯤?

 

올해 정부 투자 1004억,
전년대비 대폭 증액

 

2011년 12월 삼성경제연구소에서 발표한 글로벌 10대 유망기술에서 헬스케어 분야 중 첫 번째로 손꼽힌 것이 바로 줄기세포치료제이다. 줄기세포 전문 시장분석 보고서에서는, 줄기세포의 세계 시장 규모가 2010년 215억 달러에 달하였으며 2015년까지 3배에 가까운 성장세를 이어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신 성장 동력을 견인할 줄기세포분야의 경쟁이 전 세계적으로 가속화되고 있는 것이다. 우리나라는 전년도 투자액이 약 617억 원으로 줄기세포분야의 선두 주자들인 미국의 30분의 1 수준, 일본의 5분의 1 수준이었다. 앞서 나가는 이들 국가들에 비해 다소 늦은 감이 있지만, 올해 우리 정부는 전년 대비 약 1.6배를 증액하여 1004억 원을 투자한다. 줄기세포 지원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이 시점에서, 줄기세포치료제의 개념과 우리나라의 연구·임상시험 및 시판허가 현황을 소개한다.

 

줄기세포치료제,
의약품에 준하여 심사

 

줄기세포는 공통적으로 자가복제능(self-renewing potential)과 분화능(differentiation)을 가진다. 유래 부위에 따라 크게 배아 줄기세포(Embryonic Stem Cells), 성체 줄기세포(Adult Stem Cells), 유도만능 줄기세포(Induced Pluripotent Stem Cells)로 나눌 수 있다. 유도만능 줄기세포는 피부세포와 같은 성인의 체세포를 역분화하여 배아줄기세포와 비슷한 수준의 분화능을 가지는 만능줄기세포로 만든 것이다. 이들 세 가지 중 하나의 유래 부위에서 줄기세포를 수집하여, 체외에서 증식·선별하거나 생물학적 특성을 변화시켜 인체의 질병을 치료하는 의약품으로 만든 것이 줄기세포치료제이다. 체외에서 조작을 가한 줄기세포치료제는 그 유효성과 안전성을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에서 의약품에 준해 검증한다. 즉, 줄기세포치료제는 의료행위가 아닌 ‘의약품’으로 규정되기 때문에 기초연구 후 동물실험 그리고 1·2·3상의 임상시험 과정을 통과해야 한다. 또한 각 단계마다 약물의 유효성 및 안전성 뿐만 아니라 절차 및 연구대상의 윤리성을 수시로 평가한다.

 

우리나라, 세계 최초로
줄기세포치료제 판매 허가

 

이러한 제도 하에 지난해 6월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청은 세계에서 처음으로 줄기세포치료제의 자국 내 판매를 승인했다. 승인한 품목은 ‘하티셀그램’으로 급성심근경색(Acute Myocardial Infarction)을 앓고 있는 환자 자신의 골수에서 유래한 중간엽줄기세포를 활용하여 만드는 급성심근경색 치료제이다. 이어서 올해 1월에 동종 제대혈에서 유래한 무릎연골결손치료제 ‘카티스템’과 환자 자신의 지방조직을 이용하여 크론병으로 발생하는 누공을 치료하는 ‘큐피스템’을 추가로 허가하였다. 판매를 허가한 세 가지 치료제는 모두 성체줄기세포이다. 성체 줄기세포는 비교적 치료효과는 낮지만 안전성이 높고 특정 질환에 표적 치료제로써 유용하다. 이러한 이점 때문에 성체 줄기세포치료제는 현재 세계적으로 임상시험 및 시판을 준비 중인 1세대 줄기세포치료제의 주를 이루고 있다. 국내에서는 20여개의 성체 줄기세포치료제가 임상시험을 허가받아 진행 중에 있으며, 이 치료제들은 미숙아 기관지폐이형성증, 알츠하이머, 척수손상, 급성뇌경색, 하지허혈증 등의 치료를 목표로 하고 있다.
한편, 배아 줄기세포를 이용한 연구는 ▲얻고자 하는 인체세포로의 분화가 저조하고 ▲순수 분리 마커의 개발이 필요하며 ▲암세포로 전환할 가능성이 있고 ▲윤리문제가 존재하기 때문에 치료제의 개발이 상대적으로 늦어지고 있다. 이와 같은 어려움 속에서 지난 5월 차바이오앤디오텍스는 배아줄기세포에서 유래한 망막색소상피세포를 망막 하에 이식하였을 때  노인성 황반변성이 치료되는 것을 확인하였다. 이에 현재 배아줄기세포 유래 황반변성치료제의 임상시험을 허가받아 시험의 시행을 앞두고 있다.
또한, 유도만능 줄기세포도 연구 및 치료제의 개발이 아직 걸음마 단계이다. 이 분야의 성과로 지난 5월에 차의과학대 송지환 교수팀이 헌팅턴병²에 걸린 환자의 피부조직으로부터 유도만능 줄기세포를 제작하여 이것을 신경세포로 분화시키는 것을 성공한 바가 있다. 현재 송 교수 연구팀은 분화한 신경세포를 헌팅턴병 동물모델에 이식하였을 때 질환이 호전되는 것을 확인하고 동물 임상시험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허가한 치료제에 대한
신뢰성 도마 위에

 

우리나라가 임상시험 및 시판 허가를 빠르게 내면, 다른 나라들보다 먼저 제품을 선보여 시장 선점효과를  가질 수 있다는 이점이 있다. 하지만 이를 보는 해외의 시선은 곱지만은 않다. 해외 학계는 2001년부터 2010년까지 발표된 우리나라의 줄기세포 관련 과학기술논문인용색인(SCI)논문 수가 7~8위 수준으로 미국의 10분의 1, 일본의 3분의 1 수준인 것을 고려하면 판매를 허가 할 정도로 신뢰성 있는 줄기세포치료제의 개발은 어렵지 않느냐는 의문을 제기한다. 국내에서도 아직 안전성과 유효성에 대한 완벽한 검증이 이뤄지지 않은 상태에서 상업화에만 치중해 너무 성급히 치료제가 시장에 나왔다는 비판이 있다. 이와 함께 줄기세포 치료제에 대한 국내외의 불신을 해소하고 보다 장기적인 줄기세포분야의 연구역량을 강화하기 위해서는 ‘치료효과를 증명할 수 있는 줄기세포 관련 기초·원천 기술 개발에 대한 연구를 강화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국가과학기술위원회는 줄기세포에 대한 정부의 투자 방향을 교육과학부·보건복지부·지식경제부·농수산식품부·식품의약품안전청의 단위로 설정하였다. 각 부처 간의 효율적 연계 구조도 고안 중이다. 이를 통해 보다 활발하게 양질의 기초연구성과를 전 임상 및 임상시험을 거쳐 산업화까지 효과적으로 이끌어 내어 줄기세포치료제 시장을 선점 하겠다는 전략이다. 특히 연구자임상 초기 단계부터 기업 및 정부의 자본을 유치할 수 있도록 고안할 것을 강조한다.

 

1세대치료제, 고비용에도
뛰어난 효과 보장하기 힘들어

 

줄기세포치료제는 전 세계가 뛰어든 매력적인 신 성장 동력이다. 하지만, 비단 연구 및 개발 과정만 고려할 것이 아니라 상품화 이후에 발생 할 수 있는 문제 또한 고민해야 한다. 현재 국내에서 시판되는 줄기세포치료제인 ‘카티스템’의 시술료는 500만원에서 1000만원이고 ‘하티셀그램’의 시술료는 400만원에서 2000만원에 달한다. 그러나 국내 허가 품목은 아직 1세대 줄기세포치료제로 그 효과가 비교적 낮아 확실한 효과를 보장할 수 없다. 그래서 고가의 줄기세포치료를 받는 것이 과연 환자에게 어느 만큼의 만족을 줄 수 있을 지 의문을 제기하는 임상의도 적지 않다. 다른 치료 약제보다 뛰어난 치료효과를 주지 못하면서 줄기세포치료제에 대한 부푼 기대를 안고 있는 난치병 환자들의 주머니만 털어가는 경우도 있을 수 있다. 따라서 차세대 줄기세포 연구의 핵심은 기존 치료제들보다 강력한 효과를 지니면서도 안전한 줄기세포치료제를 개발하는 것이다. 뿐만 아니라 줄기세포치료제와 타 약물을 함께 투여하는 복합요법이 타깃질환의 예후를 개선한다고 보고되는 바, 효과적인 병용약물에 대한 연구가 필요하다는 것이 임상의들의 제언이다.

 

이운지 기자/가천
<woonji@e-mednews.org>

 

1. 크론병 : 입에서부터 항문까지 소화관 전체에 걸쳐 어느 부위에서든지 발생할 수 있는 만성 염증성 장질환. 우리나라 크론병 환자의 약 30~50%에서 항문 주위에 병적인 변화가 동반되어 흔히 치핵·치루 등이 생긴다.
2. 헌팅턴병 : 무도증(불규칙하게 움찔거리는 불수의 운동이 신체의 여러 부분에서 불규칙한 방향으로 나타나는 비정상적인 운동), 정신증상 및 치매가 주된 증상으로 나타나는 유전 질환이다. 상염색체 우성으로 유전된다.

최신지견·보건의료단신

인공망막, 英 실명환자 2명 수술 성공

 

 

영국에서 인공 전자 망막을 시각 장애인에게 이식해 시력을 회복시키는데 성공했다고 최근 BBC가 보도했다. 런던 옥스퍼드대 의료진은 지난달 망막색소변성증으로 시력을 잃은 2명의 망막에 초소형 전자칩을 이식하는 데 성공했다. 환자들은 수술 후 3주가 지났을 때 빛을 감지하고 사물의 형체를 흑백으로 구별할 수 있을 정도로 시력을 찾았다. 가로·세로 3㎜짜리 칩에는 광수용체 세포 기능을 하는 1500개 전자 화소(픽셀)가 장착돼 있다. 여기서 감지된 빛을 전기 신호로 전환해 시신경으로 보내준다. 의료진은 이 칩을 10시간의 수술을 통해 망막 안에 심었다. 칩은 실같이 미세한 전기선으로 귀 뒤쪽 피부 밑에 심어진 자기(磁氣) 조절 장치와 연결됐다. 조절 장치는 다시 외부 배터리 장치와 연결된다. 환자들은 이 배터리 장치를 통해 인공 망막이 빛을 감지하는 강도를 조절할 수 있다.
 


오바마 정부, 190억 투입해 치매예방약 개발 추진

미국 정부가 치매 예방약 프로젝트를 사상 최초로 시작했다. 미 행정부는 “2025년까지 알츠하이머의 진행을 멈추게 하거나 치료할 방법을 찾아내겠다”며 국가 차원의 구체적인 대응 전략을 지난달 공개했다. 이번에 임상시험에 들어가는 알츠하이머 예방약은 다국적 제약회사 로슈가 개발한 ‘크레네주마브(crenezumab)’라는 약이다. 이 신약은 치매 원인 물질인 베타아밀로이드에 달라붙어 그것이 뇌에 쌓이지 못하도록 하고 제거하는 역할을 한다. 아밀로이드에만 선택적으로 작용하는 항체 역할을 하는 셈이다.
임상시험 대상은 남미 콜롬비아 안티오키아 지역의 치매 유전자 보유자 중에서 선발된 300명이다. 치매 발생이 확실히 예상되는 그룹에게 치매 발생 전 약물을 투여하여 아밀로이드 침착이 일어나지 않게 하고, 그 결과로 치매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겠다는 구상이다. 더 나아가 여기서 나오는 성과를 토대로, 일반인 치매에도 아주 초기 상태에 항체를 투여하면 치매에 대한 근본 예방이 가능하도록 하겠다는 것이 미 정부의 계획이다. 미 국립보건원(NIH)은 이 임상시험에 1600만달러(약 190억원)를 투입한다.
 
40만 명 대상 연구 결과, 하루 커피 4~5잔 마시면 수명 늘어

하루 4~5잔 커피를 마시면 수명 연장의 효과가 있다는 연구 결과가 ‘뉴잉글랜드 저널 오브 메디슨(NEJM)’ 최신호에 나왔다. 미 국립암연구소(NCI), 국립보건원(NIH) 등에서 50~71세 40만 명을 대상으로 커피를 아예 마시지 않는 그룹, 6잔 이내로 마시는 그룹, 그 이상으로 마시는 그룹으로 나눠 14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커피를 많이 마실수록 심혈관계·호흡계 질병, 당뇨병 등으로 사망할 가능성이 적었다. 연구진은 특히 하루 4~5잔 커피를 섭취하는 것이 가장 좋다고 말했다. 하지만 커피가 수명 연장에 왜 효과가 있는지, 커피의 어떤 성분이 이런 효과를 내는지는 알아내지 못했다.
 


美서 잡힌 참다랑어, 日 후쿠시마 방사능에 오염

미국 서부 해역에서 잡힌 참다랑어가 일본 후쿠시마 원전에서 누출된 방사능에 오염된 것으로 밝혀져 방사능 물질이 이처럼 멀리 이동한 첫 사례로 기록됐다. 스토니 브룩스 대학 연구진은 후쿠시마 원전 사고가 난 지 5달 후 샌디에이고 부근 해역에서 잡힌 참다랑어 15마리를 조사한 결과 모두 체내 함유 세슘-134와 세슘-137 수치가 전년보다 10배가량 높았다고 최근 미국립과학원회보(PNAS)에 발표했다. 연구진은 참다랑어들이 오염된 해역에서 헤엄치며 오염된 새우나 오징어 등을 잡아먹으면서 방사능 세슘을 흡수했을 것이라고 추정했다. 1만㎞나 되는 먼 바다를 헤엄치면서도 신체 시스템에서 오염물질을 완전히 떨어내 버리지 못했다는 것은 놀라운 일이라고 이들은 말했다.
 
영리병원 입법예고 놓고 보건의료단체 반발

투자개방형 의료법인(영리병원) 찬반 논란이 다시 일고 있다. 정부가 4월말 경제자유구역 내 외국의료기관 설립을 허가하는 시행규칙을 내놓았는데, 이에 보건의료단체가 연이어 성명을 내며 강력히 반발하고 나섰기 때문이다. 시행규칙 적용 대상은 경제자유구역 안에 병원을 설립하고 운영하는 외국인으로 한정했지만 보건의료단체들은 이 조치로 결국에는 영리병원의 물꼬가 터질 것이라며 우려하고 있다. 최근 인천시는 ‘영리냐, 비영리냐’를 놓고 논란을 빚어 온 송도국제병원에 대해 비영리 의료법인 쪽으로 방향을 틀었다. 비영리 의료법인은 외국인 의사를 고용할 수 없어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에 입주한 외국인들이 요구하는 수준의 의료진을 구성할 수 없다는 점과 영리법인을 통한 외자유치 활성화를 고려한 것으로 해석되고 있다.
 
심평원, 병원별 암 수술 사망률 일반에 최초 공개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이하 심평원) 지난달 22일 국내에서 발생 빈도가 높은 위암·대장암·간암 3개 항목을 대상으로 2010년 1년간 3개 암 수술 실적이 있는 302개 병원의 암 수술 사망률을 집계, 발표했다. 암 수술 사망률은 수술 후 입원 중 또는 30일 이내 사망한 비율을 뜻한다. 평가결과 위암의 경우 평가대상 기관의 42.1%에 해당하는 전국 93개 병원이 ‘1등급’을 받았다. 하지만 국내 최고 의료기관으로 분류되는 상급종합병원(44개) 중에서도 2등급을 받은 경우가 있었다. 연세대세브란스병원, 순천향대부속부천병원 등은 위암에서 2등급, 연세대강남세브란스병원, 조선대병원, 인제대부속상계백병원 등은 대장암에서 2등급, 충북대병원, 조선대병원은 간암에서 2등급을 기록했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org>

 

대한민국 최초의 의사(醫師) 7인, 그들은 의사(義士)였다

그들이 시대에 굴하지 않은 모습이 우리에게 의미하는 바는 무엇일까?

 

1908년 6월, 우리나라 최초의 의사 면허 수료식이 열렸다. 최초의 한국인 의사가 생기는 역사적인 순간이었다. 이 때 의사 면허를 받은 사람들은 각각 홍종은, 김필순, 홍석후, 박서양, 김희영, 주현칙, 신창희 총 7명이었다. 그런데 캐나다 토론토 의과대학의 교수이자 의료 선교사로 조선에 들어온 애비슨의 가르침을 받은 7명의 제자들은 일본의 조선침략 과정 속에서 독립 투사로 변신하게 된다. 지금부터 그들의 잘 알려지지 않은 활약상을 공개해보고자 한다.

홍종은_ 의사 면허 1호, 애비슨의 오른팔

1906년 그는 관립의학교를 3회로 졸업하였지만 더 많은 실력을 갈고 닦기 위해서 세브란스의학교에 편입하였다. 그는 세브란스의학교 재학 중 애비슨의 역점 사업 중 하나였던 의학 용어집 번역을 도왔다. 실제로 그는 김필순과 함께 의학교과서 편찬에 힘써 ‘피부법 진단 치료법 단’(1907), ‘무씨 산과학’(1908)을 번역하고 출판하였다. 졸업 후에는 모교에 남아서 후학양성에 힘썼다. 그 뒤 1909년 그는 학교를 떠나 동기인 신창희와 함께 구세병원에서 환자들을 돌보았고, 동기생인 신창희의 독립운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였다.

김필순_ 의사 면허 2호, 만주의 천사

애비슨이 그의 능력을 인정해 자신의 후계자로 삼았을 정도로 실력이 출중했다. 그러나 신민회 회원이었던 김필순은 1911년, 105인 사건이 일어나기 직전 일제의 손길을 피해 중국으로 향했다. 김필순은 만주 땅에 많은 우리 동포들이 있지만 작은 병원 하나 없는 것을 안타까워하여 지금의 중국 류하 지방에서 환자들을 돌봤다. 하지만 그는 자꾸 커져만 가는 일제의 세력을 피해서 더 북쪽으로 향했고 지금의 치치하얼에 정착해서 북제진료소(북쪽의 제중원이라는 뜻)를 개소했다. 이곳에서 동포들을 돌보면서 독립운동 자금 마련에 힘을 쏟았던 그는 1919년에 일본의 블랙리스트에 올라 독살 당하고 말았다.

홍석후_ 의사 면허 3호, 후학 양성에 매진하다

홍석후는 홍종은과 마찬가지로 관립의학교 3회 졸업생이었다. 그 역시 더 많은 경험을 위해 세브란스의학교에 편입하였다. 졸업 후 그는 학교에 남아 후학 양성에 힘을 쏟았다. 그는 안과, 이비인후과를 담당하였고, 세브란스의학교의 초대 동창회장의 자리까지 역임하였다. 그 역시도 독립 운동에 대한 갈망이 있었지만 그에게는 몸이 불편한 노부모가 있었다. 결국 그는 노부모를 봉양하기로 결정해 망명을 포기했고 그 대신에 실력 있는 의사들을 길러내어 우리나라의 의료발전에 커다란 이바지를 하였다.

박서양_ 의사 면허 4호, 백정의 아들로 태어나 교수가 되다

몇 년전 방영했던 드라마 제중원에 등장하는 주인공의 모티프로 유명한 박서양은 실제로 백정의 아들로 태어났다. 그 당시 신분제 철폐와 맞물려 백정의 신분을 벗은 박서양은 애비슨에 의해 의사로 거듭났다. 그는 졸업 후 모교의 교수로 후진 양성에 열중했다. 그는 화학과 해부학 등을 가르쳤다. 그런데 1918년 경에 돌연 교수직을 사임하고 중국 만주지방의 용정으로 망명했다. 그는 대한국민회의 군의로 활동하면서 독립군의 활동을 지원했으며, 용정지방에 구세의원이라는 의원을 개원하여 독립운동 자금을 조달하는 등 음지에서 일제에 맞서 싸웠다.
김희영_ 의사 면허 5호, 빼어난 외과의사

세브란스의학교 졸업 후 그는 약물학을 후학들에게 가르쳤으며, 1909년 콜레라가 유행했을 당시에 적극적인 방역활동으로 백성들의 건강을 위해 힘썼다. 김희영은 독일 의사들로부터 외과분야를 배웠는데, 이는 그가 우리나라 외과술의 선구자가 될 수 있는 계기가 되었다. 학교를 떠난 후에는 병원을 개원하여 전국 여러 곳에서 환자들을 돌보았다. 그는 실력이 빼어나서  외과 환자들이 그에게서 집도받기를 무척 원했다고 전해진다. 그러나 김희영은 1919년 3.1 만세운동과 관련하여 일본 경찰에 의해 연행되었다. 그는 그 때 심한 고문을 받고 고문 후유증으로 세상을 떠나고 말았다.

주현칙_ 의사 면허 6호, 끝내 광복을 맞지 못하고…

김필순과 함께 신민회 회원이었던 주현칙은 동기생들 중 유일하게 졸업 직후 학교에 남지 않고 선천지역에서 개원하였다. 그는 개원을 하면서도 비밀리에 항일운동에 참여하였고, 105인 사건에 연루되어 2년간 옥고를 치르며 모진 고문을 받았다. 국내에서 항일운동이 어려워지자 주현칙은 1921년 상해로 망명했다. 그 곳에서 그의 후배 신현창과 함께 삼일의원을 개원하여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자금 조달을 위해 힘을 다했다. 1927년에 다시 귀국한 주현칙은 고아원을 설립하는 등 어려운 백성들을 위해 노력했다. 그러나 1936년에는 동우회 사건으로 2년 6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으며 1942년에는 미국 선교사를 통해서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에 군자금을 조달한 것이 드러났다. 이 일로 일제에 검거당하여 다시 한 번 심한 고문을 당했다. 결국 그는 고문 후유증으로 광복을 맞이하지 못한 채 세상을 떠났다.

신창희_ 의사 면허 7호, 동포들을 위해 이 한 몸 바치다

졸업 후 신창희는 후진 양성을 위해서 힘썼지만 1910년에 국권을 일본에게 빼앗기자 망명하여 독립운동을 하기로 선택했다. 1917년 경 안동현(현재의 중국 단동지방)에 평산의원을 개원하여 항일 운동을 지속해나갔다. 그리고 상해임시정부의 교통국 요원으로 독립군에게 자금을 조달하는데 진력하기도 했다. 또한 1922년에는 일제에 의해서 신창희는 상해 대한민국임시정부의 군의로 파악된 기록이 있으며, 상해에서 대한적십자회의 상의원으로 활동하는 등 적십자에서도 활발히 활동했다. 그는 동몽골지역으로 가서 그 곳에 이주한 많은 우리 동포들에 대한 무료진료를 실시했다. 그러나 그는 정작 자신의 몸을 돌보지 않고 무리한 진료를 강행하여 폐렴에 걸려 1926년에 세상을 떠났다.

이상으로 자신의 한 몸을 다 바쳐 우리나라의 주권 회복과 우리 국민들의 건강을 위해 힘썼던 대한민국 최초의 의사 7인의 삶을 간략하게 알아보았다. 앞으로 의사가 될 많은 의대생들이 이 7인의 삶을 통해서 자신들이 직면한 시대의 지식인으로서의 역할이 과연 무엇인지 한 번 쯤은 고민해보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

 

강상준 기자/서남
<myidealis@e-mednews.org>

수가, 보험료, 의료전달체계 등등 의료 정책 기사 읽기는 참 어렵죠? 이제, 의대생신문에서 각종 의료현안에 대해 하나씩 설명해 드립니다. 급한 분들은 ★ 위주로 눈에 바르세요!

 

의료 정책, ★을 찍어드립니다

Chapter 3. 포괄수가제

 

지난 2일 있었던 KBS 심야토론, 대한의사협회 회장 노환규 씨는 말했다. “언론사의 파업은 자신들의 신념 때문이듯 의사도 마찬가지입니다. 포괄수가제가 정말 국민에게 나쁜 것이고, 만약 국민이 원하지 않는다면 이걸 저지하는 것이 저희의 숙명이고, 그 어떤 극단의 선택까지도 할 수 있는 중대한 사안입니다.” 의사들을 분노하게 만든 포괄수가제, 대체 어떤 제도일까.

포괄수가제? 진료비 정액제!

당신이 맹장염으로 입원을 했다고 가정해보자. 진료비는 얼마가 될까? 입원 일수, 검사 방법 (CT, MRI 등), 약물 사용 (마취제 종류, 진통제 사용 여부 등) 등에 따라 달라질 것이다. 이렇게 각 ‘행위’별로 수가를 매기는 것이 ‘행위별 수가제’이다. 이와 반대로, 위의 ‘행위’에 다 상관없이 무조건 38만 8,097원 (병원 기준)만 내는 것이 바로 포괄수가제, ‘진료비 정액제’이다.
★포괄수가제는 진료비를 지불할 때 환자의 진단명을 기준으로 일정 금액을 미리 정해 놓는 제도다. 치료 과정에서 입원일수, 주사, 검사 등이 추가되어도 일정금액만 지불하면 된다. ★올해 7월 7일부터 7개 병(맹장, 탈장, 치질, 백내장, 편도, 제왕절개, 자궁적출술)에 대해 포괄수가제를 개인의원과 중소병원에 당연 적용되고, 1년 후 부터는 전 의료기관에서 시행된다.

더 이상의 과잉진료는 없다!

포괄수가제를 추진하고 있는 보건복지부는 여러 장점을 제시하고 있지만, 제도를 도입하려는 가장 중요한 취지는 과잉진료 방지에 있다. 의사가 받는 돈이 정해져 있는 포괄수가제 제도 하에서는 필요량 이상의 진료를 할 이유가 없다.
포괄수가제 찬성 측은 이를 통해 의사들은 과잉 진료 없이 최선을 다해 환자를 치료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병원마다 진료비가 모두 같으므로 환자는 가격에 상관없이 의료의 질로 병원을 선택할 수 있으며, 의료비의 전반적인 상승을 막고 건강보험 재정 파탄을 막을 수 있다는 것이다.
위에 언급한 심야토론에서 찬성 측은 그간 의사들의 과잉진료를 집중 조명했다. 정형선 연세대학교 보건행정학과 교수는 “포괄수가제를 도입한 이유는 여러 가지가 있지만 진료비 급증에 따른 건강보험 재정 절감이 가장 중요하다”면서 ★“의사들의 과잉진료에 따른 문제점을 개선하고 투명성을 통한 효율화를 담보하기 위한 것”이라고 했다.
또한 이 제도가 이미 유럽을 포함한 여러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으며 그 결과 의료의 질이 높아졌다는 연구 결과도 있음을 밝혔다. 아직 제도가 시행되지 않은 한국도 시험 단계를 거쳐서 과잉의료절감효과를 할 수 있다고 주장했다.

대신 과소진료가 있을 뿐

맹장염을 수술한 환자가 있다고 생각해 보자. 추가적인 검사가 필요한 것인지, 필요가 없는지 확실하지 않은 상황. 환자에게 받는 돈은 정해져 있다. 여기서 ‘추가 검사를 하지 않으면 더 많은 돈을 받을 수 있는데.’라는 생각을 한다면, 그 의사는 비윤리적이라고 해야 할까?
포괄수가제 반대 측은 ★이 제도로 인해 과소진료로 인해 의료의 질이 저하될 것이라고 주장한다. 행위별수가제에서는 ‘최선의 치료’만 생각했지만, 포괄수가제에서는 ‘경제적 치료’를 우선시하게 되었다는 것.
위의 찬성 측 의견에 대하여 유럽 등의 의료기관은 공공 의료기관이 90%이상을 차지하고 있어 민간 의료기관이 90% 이상을 차지하는 한국과 비교가 불가능하다고 주장했다. 공공 의료기관은 의사가 직접 경영을 하지지 않으므로 충분한 재원을 가지고 환자의 치료에만 집중하면 된다. 또한 포괄수가제가 의료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수많은 연구 결과도 있는데, 이에 대해 찬성 측이 전혀 언급을 하지 않았다고 지적했다.
또한 포괄수가제가 시행된다면 중증도 높은 어려운 환자는 서로 기피하게 되어 환자 ‘뺑뺑이 돌리기’ 현상이 나타날 수도 있다는 우려도 제시되었다. 이러한 의료서비스 제공 기피현상은 일차의료기관의 불신으로 이어져 현재도 전전긍긍하고 있는 의원급의 몰락을 부추길 수 있다.
이상적인, 너무나도 이상적인 정책

위에서 언급한 바와 같이 포괄수가제에서 정한 맹장염의 가격은 38만원 선이다. 그런데 수술 자국이 남지 않는 맹장염이 있고, 원가가 50만원이라고 가정하자. 모델을 꿈꾸는 환자는 수술 자국이 남지 않는 수술을 원하겠지만, ★병원은 반드시 정해진 가격을 받고 표준 수술을 해주어야 한다. 병원이 손해를 보며 수술을 해야 되는 것도 문제지만, 그 환자를 위해 특별히 그 수술을 할 경우 ‘환자 유인책’으로 간주되어 역시나 처벌의 대상이다.
이 내용은 최근 다음 아고라에 올라온 만화로 드라마 ‘브레인’을 패러디하여 포괄수가제를 비판하고 있다. 뿐만 아니다. “비싸다고 의료의 질이 올라가는 것이 아니다.” “의료는 명품 백이 아닌, 치약 같은 존재가 되어야 한다.”는 등의 의견이 토론회에서 나왔지만, 실제로 의사와 환자들은 다른 의견을 제시했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직접 수술용 실을 보여주며, “과거에 쓰던 실은 200원 남짓이고 감염 위험도 많다. 반면 최근에 쓰는 이 실은 한 가닥에 5000원이며 훨씬 안전하다.”고 했다. 오랜 기간 당뇨를 앓아온 환자는 관객으로 참석해, “내가 인슐린 치료를 받고 싶어도 약물 치료만을 해야 한다.”고 했으며, 안과의사인 황상준 씨도 관객으로 참석해 반대 의견을 냈다.
의료현장에서는 7월 1일 먼저 도입되는 7개의 질병군에 대한 포괄수가제가 ★‘외과 산부인과 죽이기’로 이어질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흔하다는 이유로 포괄수가제 전면도입의 선전에 놓인 7가지 질병 중 3가지(맹장, 탈장, 치질수술)는 외과에 해당하고 2가지(제왕절개술, 자궁적출술)는 산부인과에 해당한다. 수가가 낮을 뿐 아니라 수련과정이 힘들다는 이유로 기피되고 전공의 모집에도 고전하고 있는 외과와 산부인과는 포괄수가제 우선 도입으로 더욱 힘들어지지 않겠느냐하는 의견이 많다.
의료계에서는 또한 앞으로의 있을 일에 대한 우려 역시 이야기하고 있다. 앞으로 ‘사보험’이 증가할 것이라는 것, 혹은 정부의 관리로 인해 ‘총액계약제’로 이어질 수도 있다는 의견 등이 있다.

일촉즉발의 의료계

의료정책을 결정하는 최고 기구는 ‘건강보험정책심의위원회(이하 건정심)’이다. 의협은 최근 건정심을 탈퇴하기로 선언하며, 건정심은 의사의 구성 비율이 낮으며 진정한 의미의 보험정책 심의보다는 정부 정책에 힘을 실어주기 위한 거수기로 전락했다고 비판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건정심은 포괄수가제를 통과시켰으며, 지난 5일에는 청와대 회의에서 시행을 확정하였다. 7월부터 반드시 이 제도를 시행하겠다는 입장을 밝히며 의사협회와 대립각을 분명히 했다.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은 5일, 보건복지부 장관의 강연이 펼쳐진 고려대학교 하나로스퀘어에 찾아가 ‘흰 가운을 입을 자신이 없습니다.’라는 제목의 편지를 전달했다. 최근의 의료계 모습을 보며 흰 가운을 입을 자신이 없으며, 침묵시위와 함께 보건복지부가 의사들의 의견을 더 들어줄 것을 요구했다. 여기에는 의대협 대의원 일부와 70여명 정도의 학생이 동참했다.
의협 회장 노환규 씨 역시 위의 발언 외에도 “때가 되면 분노하고 때가 되면 행동해 달라”라고 하였으며, 전국의사총연합, 대한전공의협의회 등 여러 단체들도 이 제도에 관해 강한 반대 의견을 표명하고 있다.
하지만 현재 급증하고 있는 의료비에 대한 다른 대안책을 제시하지 못하고 있다는 점에서  포괄수가제 논란은 지속될 듯 보인다.
포괄수가제의 도입이 ‘의료대란’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닐지, 그 귀추가 주목된다.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org>
정세용 기자/연세
<avantgarde91@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