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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을 지키는 자격증

103호/의대의대생 2015. 5. 7. 13:24 Posted by mednews

생명을 지키는 자격증




번잡한 심야 응급실. 구급차 사이렌 소리가 들리며 곧이어 응급실 문으로 급하게 환자 침대가 밀고 들어온다. 환자 위에서는 응급 구조사가 가슴을 압박하고 있다. 의사와 간호사가 우르르 달려와 환자 vital을 확인 후 “Shock!” 외치며 전기 충격을 주고 다시 가슴을 규칙적으로 압박한다. 드라마에서 자주 보이던 한 장면으로 심장이 멈춘 환자에서 시행하는 심폐 소생술이다. 

멈춘 심장을 심장 마사지로 인위적으로 뛰게 만들어 몸에 손상을 줄여주는 심폐 소생술은 생명을 다루는 의사들에게는 필수적인 능력이다. 또한, 언제 어느 곳에서 발생할 지 모르는 심장 마비 환자의 빠른 응급처치를 위해 많은 사람들이 갖출수록 좋은 능력이기도 하다. 


이러한 심폐 소생술에도 자격증이 있다. ACLS certification(의료인 전문) 혹은 BLS(일반인 포함) certification 은 국제적으로 인정되는 심폐 소생술 자격증이다. 대한 심폐소생술 협회가 주관하는 교육과 시험 통과 시 얻을 수 있다. 

의사로서 꼭 필요한 능력이자, 일상생활 중 갑작스런 심정지 환자를 살릴 수 있는 심폐소생술. 이 자격증을 따보면 어떨까. 

심폐소생술 자격증은 일반인 코스(BLS)와 의료인 코스(ACLS)로 나누어져 있다. 의대생일 경우(일부 기관 해부학, 생리학 이수완료) 의료인 코스로 딸 수 있다. 4~5시간 교육 이수 후 필기 시험(90점 이상)과 실기시험(흉부 압박, 시뮬레이션, 제세동기 사용)을 모두 통과하면 당일 바로 취득 가능하다. 

ACLS/BLS 교육 일정과 장소는 대한심폐소생협회 홈페이지http://www.kacpr.org/info/edu.php?code=04로 들어가면 지역, 구분(의료인/일반인), 코스(강사/일반)에 따라 교육 일정과 장소를 검색 할 수 있고, 1달 단위로 스케줄 표를 확인할 수도 있도록 되어있다. 장소는 전국적으로 실시하나 병원, 적십자등 위치가 한정적이고 시간도 매우 한정적이다. 또한 가까운 주말은 마감되는 경우가 있기 때문에 미리 확인하고 따는 것이 좋다.  

ACLS/BLS 교육&시험 시간은 보통 6~8시간이며, 등록비는 BLS 경우 10만원 내외 발급비는 3만원,ACLS 경우 30만원 정도이다. (해당병원 학생 시에는 할인된다.) 서울 아산병원이나 삼성 서울 병원에서는 방학동안 서브인턴시 무료로 BLS 강의 진행 후 자격증을 주기도 하니 서브인턴 시 신청해 해보는 것도 좋겠다. 

ACLS/BLS certification은 일부 병원 인턴 지원 시 가산점(서울 아산병원 경우 1점)을 주기에 1석 2조 효과도 있다. 자격증의 유효기간은 자격증을 받은 달로부터 2년이기에 인턴 지원과 레지던트 지원에 모두 사용하기 위해서는 본과 4학년때 받는 것이 가장 효율적이다. 

내 주위 사람들에게 혹여나 일어날 불상사에 잘 대처하기 위해, 미래 의료인으로서 준비하기 위해 심폐소생술 자격증을 따보면 어떨까. 


박상아 기자/을지

<ann1208@e-mednews.com>

의대생의 화병

103호/의대의대생 2015. 5. 7. 13:19 Posted by mednews

의대생의 화병



타 전공에 비해 취업걱정도 적고, 입학과 동시에 어느 정도의 생활이 보장되는 의학과라고는 하지만, 스트레스의 정도는 더하면 더했지 결코 적지 않은 듯하다. 학부 때는 엄청난 학습량과 잦은 시험, 선후배 관계등으로 스트레스 받고, 인턴과 레지던트 때는 의사가 되었다는 자부심이나 성취감보다는 자고 싶다는 수면욕에 휩싸여 살기 쉬운 것이 현실이기 때문이다. 

이렇듯 주어지는 스트레스가 많은 상황에서 의대생 개인이 적절한 스트레스 해소법을 가지고 있지 않다면 화병 내지는 그에 준하는 분노성 정신질환을 겪을 수 있다. 흔히들 스트레스를 받고 풀 곳이 없을 때 “화병 날 거 같다”는 표현을 쓰곤 하는데, 화병이란 정확히 무엇일까.


화병이란?


화병 또는 울화병은 한국의 문화와 관련되어 한국인에서만 나타나는 질환으로 국제적으로 공인된 문화증후군(Culture-Bound Syndrome) 중 하나이다.  화, 분노, 억울함, 우울 등의 감정이 억눌려 제대로 표현되지 못한 채 오랫동안 지속되어 정신적 증상이나 신체적 증상으로 나타나는 질환을 일컫는데, 의학적으로 진단기준이 확립되어 있지는 않다.

화병의 증상에는 정신적 증상인 불안, 초조, 가슴 두근거림, 우울, 불면, 짜증, 귀찮음, 놀람, 공황, 임박한 죽음에 대한 두려움, 자신감 저하, 의욕 저하, 흥미 저하 등이 있으며, 신체적 증상으로는 두통, 얼굴 화끈거림, 침침한 눈, 입마름, 피로, 메스꺼움, 어지러움, 손발 떨림, 전신동통, 가슴 통증, 목이나 상복부에 덩어리가 있는 듯한 느낌, 소화불량, 식욕부진, 호흡곤란, 빈맥 등이 포함된다.

얼핏 보기에는 주위 의대생들이 스트레스를 받는다고 해도 화병 정도에 이르지는 않을 것 같지만 실상은 심각한 수준이다. 

벼랑 끝에선 의대생


서울대 의대 정신과 함봉진 교수팀이 6개월간 전국 37개 의대 본과생 7135명(본과생의 50%)을 대상으로 실시한 정신건강 실태조사에 따르면, 10명 중 한 명 이상이 우울증을 앓고 있거나 앓은 적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또 100명 가운데 8명은 자살을 생각한 적이 있으며 이 중 한 명 이상이 실제로 자살을 계획한 적이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학습량도 많은데다가 선후배관계와 교수님과의 관계가 고압적인 경우가 많은 의대의 특성상 스트레스의 원인이 개인보다는 시스템에서 오는 경우가 많아서 본질적인 해결이 어려우며, 바쁜 일정 탓에 별도의 여가를 통해서 풀기도 어려운 실정인 탓에 의대생에게 화병은 위험하기만 하다. 그렇다면 별도의 여가생활 없이도 스트레스를 조절할 수 있는 방법과 화병 치료법은 무엇이 있을까. 


스트레스 조절과 화병 치료법


하버드대학교 의과대학 정신과 전임 강사이자 분노 때문에 삶과 관계를 망치는 사람들을 수 없이 연구해온 조셉 슈랜드 박사는  자신의 저서 <분노 해소의 기술 디퓨징>에서 ‘분노란 참거나 발산하는 것이 아니라, 해체하는 것’이라고 한다. 분노 및 유사감정(질투,의심,불쾌감)은 변연계의 영향을 받는 것으로 인간으로의 진화 이전부터 생존을 위해 발달한 감정인데, 뇌의 운영센터인 전전두엽을 활성화시킴으로써 변연계의 작용을 억제시킬 수 있다는 것이다. 즉, 전전두엽을 활용하는 것이 분노해소의 기술이라는 것인데, 구체적으로 알아보면 

첫째. 분노를 느낄 때에는 ‘내가 왜 화가 났는지’그 원인을 분석해보자. 전전두엽은 수리계산이나 언어활동과 같은 고등정신활동을 담당하는데, 원인을 분석하는 ‘추리’를 하는 동안 전전두엽이 활성화되어 변연계의 활동을 억제할 수 있다.

둘째. 1에서 분석한 화가 난 이유와 앞으로 어떻게 하면 좋을지를 간단한 메모에 글로 적어보자. 앞서 말했듯이 언어활동 중에 전전두엽이 활성화되기 때문이다. 

셋째. 화가 난 상태에서 뭔가 결정하지 말라는 것이다. 반드시 1,2 과정을 통해 이성적으로 판단하는 힘이 돌아온 상태에서 무엇인가를 결정하자.

넷째. 분노는 모든 사람에게 발달해있는 자연스러운 감정임을 인정하자. 누군가에게 질투를 느끼거나 의심하게 될 때, ‘내가 너무 속 좁은 사람인가. 저 사람이 나한테 잘해줬었는데 질투해도 되는 건가’와 같이 자신의 감정 자체를 부정하려고 하는 사람들이 많은데, 변연계의 진화에 의해 자연스럽게 느끼는 감정이 분노인만큼 감정을 솔직히 인정하되, 이를 더 높은 단계의 뇌인 전전두엽의 힘으로 해체하려는 노력을 해야하는 것이다. 

끝으로 화병의 치료법에 대해 알아보자. 화병은 신체증상을 동반하는 우울증으로 볼 수 있다. 화병이 생기기전에 스트레스를 그때그때 풀어주는 것이 중요하지만, 화병이라고 볼 수 있는 정도가 되었다면 개인의 의지로 치료될 수 없음을 알아야한다. 우울증도 마찬가지이지만 대개 사람들이 가장 잘못 생각하는 것이 우울증이나 화병을 정신력이나 개인의 의지로 치료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것인데, 이미 환자는 이성적으로 판단하여 자신의 감정을 조절하는 능력이 저하된 상태이다. 환자에게 ‘의지로 해결할 수 있다’고 하여 치료를 미루게 하는 것은 환자를 방치하는 것 이상으로 위험할 수 있다. ‘나는 왜 의지로 이거 하나 못 이겨내지’라며 절망감을 줄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스트레스를 제 때 푸는 것만큼이나 주변에 환자가 있을 때 치료를 권유하는 일도 중요하다고 할 수 있다. 


이장원 기자/중앙

<wonwon95@naver.com>

예방접종으로 신학기 맞이하기



대부분의 학교가 환자와 의료진 간 감염병 예방목적으로 폴리클 실습 전 예방접종을 권장하거나 확인서를 요구한다. 그래서 매년 이맘때면 부랴부랴 1차 접종이라도 마치려는 학생들로 학교 내 보건진료소 등에는 어김없이 긴 줄이 이어진다. 어떤 경우는 추가접종까지 있고 때론 교차접종이 불가하기도 해 요구하는 항목들을 모두 맞으려면 몇 달이 걸리기도 한다. 이번 신학기는 개강모임, 지도모임 등 각종 모임 대신 예방접종으로 건강한 출발을 해보는 건 어떨까? 대한감염학회에서 의료직 시작 시 권장하는 주요 예방접종별 접종효과 및 비용, 주의사항 등을 정리했다.


A형간염


의료종사자의 경우 A형 간염 환자의 분변에 노출될 위험성이 높아서 고 위험군에 해당한다. 의사와 치과 의사가 다른 직업 종사자에 비해 현증 A형 간염의 발생 비율이 3.8배 높다는 보고도 있다. 특히 2-30대의 젊은 연령층의 의료종사자는 HAV에 대한 항체보유율이 낮아 A형 간염 환자에 노출될 경우 감염에 매우 취약하다. HAV에 의한 원내감염의 경우, 손씻기, 시술 중 장갑 착용, 가운 교환과 같은 일반적인 감염관리방법을 준수하지 않는 것과 관련이 있고 소아과나 신생아 중환자실에서 주로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A형 간염 백신은 면역성이 뛰어나 1회 접종을 받으면 1달 후에 94% 이상에서 중화항체가 생성 되며, 2회 접종 후에는 거의 100%에서 항체가 형성된다. 예방효과가 접종 후 7-9년까지 확인되었으며 최소한 20년간 면역력이 유지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MMR(Measle, Mumps, 

Rubella)과 수두


홍역, 풍진 등은 임산부에 감염 시 태아에게 선천성 기형을 초래하며, 성인이 수두에 감염되면 폐렴 등의 합병증이 더 증가하여 치명적일 수 있다. 특히 병원에서 이들 감염의 고위험지역(소아과, 감염병동, 암병동, 산부인과)은 병원근무자에게 감염의 위험을 더 크게 할 수 있다. 국내 한 연구결과에 따르면, 병원 근무를 하면서 홍역, 풍진, 수두 환자들에게 노출된 적이 있는 병원 근무자는 홍역과 수두가 각각 52.2%, 65.9%로 매우 빈번하다. 홍역, 풍진, 수두 환자에 감수성이 있는 병원 직원이 이들 감염에 노출될 경우, 다른 환자에 전파시킬 위험이 있어 미국질병통제센터에서는 병원 신규직원의 MMR 백신 예방접종을 권장하고 있으며, 노출된 날부터 약 21-25일까지 병원근무를 하지 말도록 하고 있다. 특히 1957년 이후 출생자는 이들 감염에 항체가 없을 가능성이 크다. 보건복지부 역시 환자와 접촉하는 병원직원은 홍역과 풍진에 대한 예방접종 증명이 없으면 근무시작 전 MMR 백신을 맞고, 수두에 대한 항체검사를 시행 후 감수성이 있는 경우에는 수두 예방접종을 하도록 권장하고 있다. 대한감염학회는 특히 홍역에 대한 항체 검사를 강조하였고 음성인 경우 2번을 접종하여 완벽한 항체를 형성하도록 권하였다. 


인플루엔자


보건복지부 고시 제2014-149호 ‘예방접종의 실시기준 및 방법’ 내 인플루엔자 관리지침에 따르면, 65세 이상 노인, 만성심폐질환자과 함께 의료인은 접종 권장대상이다. 인플루엔자 백신은 불활성화 백신과 약독화 생백신 두 종류가 있다. 성인 대상 연구에서는 아직까지 불활성화 백신에 비해 생백신이 더 낫다는 결과가 없어 성인은 불활성화 백신을 맞는다. 건강한 성인의 인플루엔자 접종 예방 효과는 70~90%인 것으로 보고돼 있다. 백신 접종 후 항체 지속효과는 1년 미만이며 항원 소변이에 의해 매년 유행하는 바이러스주가 달라지기 때문에, 예방접종 권장대상자는 매년 접종 받아야 한다. 



성인예방접종 관련 Q & A


Q. 곧 있으면 추가 접종을 해야 하는데 외국에 나가요. 미리 접종할 수는 없나요? 

A. 여러 차례 접종해야 하는 백신의 경우, 해외여행이나 새로운 유행 발생 등의 이유로 접종을 빨리 시행할 수는 있으나 이 경우에도 최소 간격은 지켜야 한다. 그러나 최소 간격에 도달하기까지 4일 정도밖에 남지 않았다면 접종을 시행해도 무방하다는 의견도 있다. 


Q. 깜박하고 추가 접종 시기를 놓쳤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A. 접종 간격이 미루어진다고 해서 예방효과가 감소하는 것은 아니므로 지금이라도 추가접종하면 된다. 예를 들어, B형간염 예방접종을 1개월 간격으로 2회 시행한 뒤 1년이 지나서 방문한 경우라도 이전 접종력(2회)은 유효하므로 처음부터 다시 접종할 필요는 없고 3차 접종만 시행하면 된다. 


Q. 한 번에 두 가지 예방주사를 맞을 수 있나요?

A. 두 가지 이상의 백신을 같은 날 다른 부위에 한 주사기에 섞지 않은 상태로 투여하는 것을 ‘동시접종’이라 한다. 대부분의 생백신과 불활성화 백신은 동시에 접종하더라도 각 백신에 대한 항체반응이 저하되거나 이상반응이 증가하지 않으므로, 짧은 기간 동안 여러 개의 백신을 접종해야 할 때는 오히려 동시접종을 최대한 활용하는 것이 좋다. 최근까지의 연구 결과를 볼 때 피접종자의 연령과 백신의 종류에 따라서 B형간염, DTaP, MMR, 수두, A형간염 백신은 동시접종이 가능하다. 불활성화 사백신과 불활성화 사백신, 불활성화 사백신과 생백신은 특별히 지켜야 할 최소 접종간격은 없다. 그러나 생백신과 생백신은 4주 이상의 간격을 두고 접종하여야 한다. 예를 들어 MMR과 수두 백신은 동시에 접종할 수 있으나, 동시접종을 하지 못하였을 때는 4주간의 간격을 두고 접종하여야 한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참조논문

성인 예방접종의 일반적인 원칙과 최신 지견, 유선미, 대한건강증진학회지, 2012, 12(1)

한 병원 의료종사자의 A형 간염 혈청역학과 예방접종, 김민수 외, 대한감염학회지, 2009, 41(5)

삼차 병원에서 발생한 홍역의 원내 유행 및 감염 관리 활동, 이재갑 외, 병원감염관리, 2008, 13(1)

의사에게 음악이, 음악이 의사에게 속삭이다




음악은 세계의 공용어라고도 한다. TV가 보급되기도 전에 비틀즈에 열광하던 한국 사람들이나, 수십 년이 지나 반대 방향의 전파를 타고 전 세계를 강타한 강남스타일을 생각해보면, 국경도 언어도 넘나드는 음악은 많은 사람을 행복하게 해준다는 대중성에서는 예술의 정점으로 삼을 만하다.

학년이 차오를수록 예체능과 점점 거리가 멀어지는 의대생에게도 음악은 소중한 동료다. 입시전쟁에서 작은 승전보를 올린 의대생들 각각에게 비록 장르는 다를지라도 얼마나 많은 음악들이 그들과 오랜 시간 함께했을까. 술자리 안주로 삼으면 구성원 전원들이 자신의 고된 시절을 구원해준 영웅들에 대한 간증을 한 트럭씩은 쏟아낼 것이다.

가슴 속에 묻어두었던 순진한 꿈이 일상에 치여 스러져가도 그 시절에 듣던, 서랍 속에 넣어두었던 노래를 다시 들으면 무모했던 꿈이 다시 살아나는 마법 같은 일이 일어나기도 한다. 음악은 보통 사람들에게 그렇듯 의사에게도 구원이다. 한편, 개인을 넘어 의사라는 집단에게 음악은 어떤 의미로 다가올까? 여러 가지 관점에서 본 의사와 음악의 특별한 관계를 소개한다.


‘Bad case of loving you’


우리에게는 영화 친구의 삽입곡으로 유명한 ‘Bad case of loving you'는 2003년 별세한 로버트 팔머의 히트곡이다. 1979년에 발매되어 벌써 35년을 맞는다. 제목은 몰라도 듣고 모르는 사람은 없을 이 노래는 좋아하는 이에 대한 마음 저림을 ’Bad case'로 비유하여 시종일관 Doctor를 찾으며 어떤 약도 자신을 치료할 수 없다는 가사를 담고 있다. 진부하지만 그만큼 재미있는 비유로, 이런 컨셉을 가진 노래를 찾는 것도 꽤 흥미로운 일이다. 비록 정작 진짜 의사들은 자기 병도 감당 못 하는 경우가 많지만.


Chest compression 

100-120/min. ‘Staying alive’


Bee gees의 히트곡 ‘Staying alive'는 1977년에 발매되어 공전의 히트를 기록했다. 마찬가지로 30년이 넘은 노래지만 수염 단 호주 친형제들이 흉내도 내기 힘든 고음으로 부르는 디스코는 여전히 어깨를 들썩이게 만드는 마력이 있다. 이 곡의 리듬대로 CPR을 수행하면 현대의 흉부압박 기준에 아주 적절하게 맞아 들어간다. 해외의 CPR 교육자료를 시청하면 반드시라고해도 좋을 만큼 이 음악을 언급하고는 한다. 'Staying alive'라는 가사도 응급소생술에 아주 어울리지 않는가? OSCE에서 리듬을 잘 맞추지 못하는 이라도 이 곡을 한번만 들으면 정확한 박자를 찾으리라 자신한다. 반면 우리나라에서는 CPR 교육에 싸이의 챔피언을 이용하고는 한다고.

   

의학을 등지고 음악에 뛰어든 

천재, ‘윤형주’


세시봉의 일원으로 유명한 윤형주씨는 우리나라 CM송의 제왕이라 할 만하다. 남녀노소 누구나 모르는 사람이 없는 ‘손이가요 손이가’의 새우깡, ‘쥬시후레쉬 후레쉬민트 스피아민트 오 ○데껌’의 껌 광고, 아직도 사용되는 롯데월드의 테마송까지 1,500곡에 달하는 CM송을 제작한 바 있는 포크가수다. ‘별 헤는 밤’의 윤동주의 6촌 동생으로도 알려져 있다. 하얀 손수건, 축제의 노래, 웨딩 케익, 비의 나그네 등의 히트곡을 가지고 있다.

여기까지만 보면 그다지 특별할 것이 없는 대중가수지만, 그는 1966년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 입학했던 의학도였다. 그는 예과과정이 끝날 때인 1968년 송창식과 함께 ‘트윈 폴리오’라는 그룹을 만들어 포크로 한국 가요계를 휩쓸었다. 연세대 의과대학을 자퇴한 뒤 경희대 의과대학으로 전학하였으나 결국 그 곳에서도 중퇴, 의사면허를 취득하지는 못했다. 그러나 양 학교 의과대학은 그를 동문으로 대우해주고 있다고. 

사실 의예과에 진학한 것도 아버지의 압력에 의한 것이라 그를 의사로 보기에는 무리가 있다. 아이러니한 것은 그는 국문학과에 진학하여 시인이 되고자 했었고, 그의 아버지 또한 아버지의 5촌 당숙인 윤동주와 같이 시인이었다는 점이다. 하지만 그의 행보는 점점 활동반경을 넓혀가는 의사들에게 하나의 귀감이 될 만 하다.


재일 한국인 음악가 ‘양방언’


양방언은 1960년 1월 1일생의 재일교포 2세 재일 한국인이다. 제주 출신의 아버지와 신의주 출신 어머니 아래에서 태어났다. 아버지를 포함해 모든 형제들이 일본에서 의사를 한 쟁쟁한 집안의 자식으로 태어나, 어릴 때부터 하던 음악을 포기하고 니혼의과대학에 진학 후 졸업, 마취과 전문의를 취득하고 동경대 의대로 발령받아 연수를 받던 중 돌연 음악가로 인생을 재시작하게 된다.

재일 한국인으로서 주된 활동은 일본에서 하지만 한중일 세 나라에서 모두 어느 정도 인정을 받고 있고, 그 또한 한국인으로서의 정체성을 살리기 위하여 일본으로 귀화하지 않고 대한민국 국적을 취득했다. 실제로 아버지의 고향(제주)의 아름다움을 연주한 ‘Prince of Cheju'라는 곡을 발표하기도 했고, 서울특별시 홍보대사를 맡기도 했으며, 2002 부산아시안게임의 주제곡 ’Frontier'가 그의 작품이다. 당시 한반도를 잠시 휩쓴 곡이라 누구라도 한번쯤 들어봤을 만한 곡이다.


의사에게 족쇄이자 구원인 음악 


의사에게 도움이 되는 곡도 있고, 의사를 소재로 한 곡도 있으며, 의사 음악가들도 세상에 많다. 쓴웃음을 짓게 하는 것은 대부분의 성공한 의사 출신 음악가들에게 공부를 잘 한다는 것, 의학도로서 발을 들여놨다는 것은 마치 김태희가 서울대 출신인 것처럼 성공의 요인으로 다가오기도 했지만 반대로 족쇄로써 기능하기도 했다는 점이다. 실제로 양방언은 음악가로 살기로 했을 때 아버지와 절연했고, 부친이 작고할 때까지 화해하지 못한 것이 한이 된다고 한다.

의사에 대한 대우가 점점 하향되고 있는 지금, 다른 길을 모색하는 의사들은 점점 많아지기만 할 것이다. 우리가 그런 선택지로 눈을 돌릴 수 있게 된 것은 행운일까, 불행일까? 평생 하고 싶지 않은 일을 하며 의사에 대한 높은 대우를 인질로 살아갔던 몇몇 과거의 의사들을 생각하면 행운일 것이며, 사람을 살리는 명예로운 일에 대한 올바른 대접을 받지 못하는 우리네 모습을 생각하면 불행일 것이다.

음악에도 관심이 많았던 프리드리히 니체는 ‘음악이 없는 삶은 잘못된(mistake) 삶이다’고 말하기도 했다. 분명한 것은, 가지 않은 길과 앞선 이들이 닦아놓은 명예로운 길 사이에서 평생 고뇌할 수밖에 없는 우리가 어떤 길을 선택하건 음악은 우리 곁에 다양한 형태로 함께할 것이라는 것이다.


이준형 기자/가천

<bestofzone@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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봉사시간, 억지로 NO 재밌게 채우기


의대생들이라면 일 년에 몇 번 정도 고민을 하게 된다. 학교에서 기본적으로 채우게 되는 봉사 시간이면 충분할까? 봉사 시간을 얼마나 채우면 인턴 지원할 때 메리트가 있을까? 그래서 소위 ‘빅5 병원’의 인턴 채용 요강에서 봉사시간에 관한 항목만 찾아보았다. 

보다시피 봉사활동 시간은 그렇게 반영비율이 높은 편은 아니나 쟁쟁한 전국 의대생들과 경쟁하는 것을 감안하면 논문을 쓰거나 USMLE를 준비하는 것 보단 수월하게 점수를 딸 수있다. 서울 아산병원을 제외하고 50시간 정도만 하면 가산점 1점을 받을 수 있다. 그리고 삼성 서울병원과 서울 아산병원은 보건복지부 산하 한국사회복지협의www.vms.or.kr, 이하 VMS) 인증 기관에 한한 봉사활동만 인정한다고 하니 VMS 사이트에서 인증하는 기관을 미리 찾아보고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효율적이다. 

그럼 지금부터는 이제까지 열심히 해왔던 아동복지시설에서 아이들과 놀아주기, 요양원 방문해 어르신 말벗해 드리기 이외에 새롭고 본인의 취미 생활 겸 봉사를 해보고 싶다는 사람을 위한 참신한 봉사활동을 소개하겠다.


재능기부


요즘은 그래도 많이 활성화 된 봉사활동의 새로운 트렌드이다. 초 중 고등학교 학생들에게 학습 지도, 진로 상담, 직업 체험 등을 해주는 멘토링에서 부터 개인이 가진 다양한 끼를 나누는 것 까지 봉사처에서 요구하는 재능의 범위는 매우 넓다. 주로 학생과 일대일로 매칭을 이루어 진행하는 멘토링은 주로 시교육청과 대학교 연계로 이루어지는 경우가 많다. 그래서 대학교 사이트의 공지사항을 들여다보면 간간이 봉사자를 모집하는 글이 보인다. 만약 새로 만나는 사람들과 시간을 맞춰 함께 봉사하기가 부담스럽다면 친한 학교 동아리 사람들과 함께 공연, 그림 및 사진 전시회를 통해 봉사를 해도 된다. 시교육청 연계 프로그램  자신의  ‘티칭 코리아 교육 기부’, ‘꿈사다리 재능 기부’ 등 사이트를 통해 신청하거나 개인적으로 아동복지센터 등 학생들이 있는 기관에 문의해 봉사 기회를 얻을 수도 있다. 


낭독 봉사


일명 목소리 기부. 낭독 봉사는 크게 시각 장애인 앞에서 책을 읽어주는 대면 봉사와 책 읽는  목소리를 녹음하는 녹음봉사로 구분된다. 전국의 여러 시각장애인도서관에서 신청하여 할 수 있으며 발음 및 억양과 관련한 간단한 테스트를 거쳐 봉사자로 채택된다. 스탠다드차타드 은행에서의 착한 도서관 프로젝트로 유명 연예인이 녹음 봉사에 참여하면서 꽤 유명해진 봉사활동이다.


유기 동물 보호센터 봉사


평소 동물을 좋아해 애견 카페를 자주 방문하는 사람에게는 어찌 보면 일석이조이다. 전국에 있는 유기 동물 보호센터에 미리 예약해 방문하면 된다. 가능한 활동은 유기 동물 산책시키기, 미용하기, 보호소 청소하기, 사료 및 기타 물품 지원하기 등이 있다.


편지 번역 봉사


영어 ‘좀’ 한다는 사람들은 편지 번역 봉사도 좋다. 해외 후원아동과 한국의 후원자 간의 편지를 영·한 및 한·영으로 번역해주는 활동이다. 인터넷 사이트를 이용해 번역을 하기 때문에 본인이 편한 공간에서 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간단한 테스트를 거쳐 번역 봉사자로 선발된다고 한다. 관심이 있는 사람에게 ‘VISION MAKER’ 사이트를 소개한다.   





이유정 기자/영남

<lyjeong81@nate.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