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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실에 한 걸음 더

80호(2011.04.11)/문화생활 2011. 5. 6. 22:19 Posted by mednews

진실에 한 걸음 더

‘장자연 리스트’를 통해 돌아보는 기자 정신

"저는 힘없고 나약한 신인 배우입니다. 이 고통에서 벗어나고 싶습니다." 자살이라는 극단적인 선택을 하기 일주일전 장자연씨가 2월 28일 전 매니저 유장호 씨에게 남긴 글이다. 그녀를 둘러싼 연예계비리에 대한 진술서와, 유장호씨에게 심경을 토로한 편지였지만 사실상 이 글은 29살 젊은 여배우의 유서가 되고 말았다.

2009년 3월 7일. 그녀는 왜 그런 선택을 할 수밖에 없었던 것일까?

장씨의 죽음이 보도되고 나서, 경찰은 다른 연예인들의 죽음처럼 ‘우울증으로 인한 자살’로 종결지으려했다. 하지만 장씨의 유서가 KBS에 의해 공개되고 나자 여론이 폭발했다. 장씨의 유서에는 장씨가 소속사 대표 김종승씨로부터 강요받아야했던 술 접대, 성 접대 그리고 김대표가 그녀에게 가했던 폭행들이 낱낱이 적혀있었다.

경찰은 재수사에 나섰다. 41명의 대규모 수사팀, 27곳 압수 수색, 통화 내역 14만여 건 조사, 들춰본 계좌와 신용카드 조회 건수도 955건, 참고인도 총 118명이었다. 하지만 경찰의 조사는 소리만 요란한 빈수레였다. 핵심은 향하지 못하고 주변만 맴도는 아주 이상한 수사였다. 장씨가 성 접대를 했다고 지목한 일간지 사장에 대한 경찰 조사는 이루어지지 않고, 뜬금없게도 사건을 보도한 취재기자와 기자를 취재장소로 데려다준 조카, 조카의 친구까지 불러서 조사했다. 당시 경기경찰청의 한 고위 관계자는 "워낙 힘이 있는 분이어서 성 접대 의혹만으로 쉽게 부를 수만은 없는 일이다"라고 말했다. 경찰은 유력 인사를 포함한 수사 대상자의 신원과 혐의를 모두 공개하겠다고 해놓고는 나중에는 "실수였다"라고 말을 바꾸기도 했다. 조현오 당시 경기경찰청장이 문건에 등장하는 유력 언론사의 전 대표로부터 두 차례 전화를 받았다는 의혹도 불거져 나왔다. 여배우의 죽음 앞엔 ‘성역 없는 수사’의 의지가 없었던 것이다.

이와 같은 경찰의 수사는 같은 시기 언론을 뒤덮었던 ‘박연차 리스트’와는 판연히 다른 자세였다. 장자연 리스트와 박연차 리스트는 사회고위층이라 불리는 유력인사가 불법적인 상납을 받았다는 점에서 본질적으로 같은 문제였다. 하지만 박연차 리스트를 조사하는 검찰은 박근혜계 인사와 친노인사들을 열심히 물고 늘어지고, 장자연 리스트를 조사하는 경찰은 잘 차려준 밥상마저 물리려했다. 검찰과 경찰이 보좌해주는 권력실세가 누구인지 잘 드러나는 사건이었다.

이렇듯 ‘장자연 리스트’의 수사엔 진척이 없었고, ‘박연차 리스트’라는 거대 정관계 스캔들과 맞물려 여론의 추진력도 얻을 수 없었다. 3월에 시작한 경찰의 수사는 7월 10일 마무리되었지만 성접대에 대한 혐의는 사라진 채 김종승와 유장호씨만 폭행과 명예훼손 혐의로 구속되고 나머지는 모두 무혐의 처리되었다. 조선일보 방상훈 사장 등 술자리에 참석했다고 문건에 언급된 10여 명의 이름 또한 모두 빠져있었다. 통상 유언은 수사에서 가장 중요한 증거로 받아들여지기 마련인데, 경찰과 검찰의 수사 과정에서 장씨가 죽음으로 말하려고 했던 술 접대·성 접대 의혹은 아예 사라져버린 것이다.

다시 수면 위로 떠오른
장자연 리스트

사건은 이렇게 잊혀지는 듯 했다. 하지만 2011년 3월 6일 SBS가 ‘장자연 편지’를 입수했다는 단독 보도를 하면서 사건은 다시 수면위로 떠올랐다. SBS가 입수한 편지는 2009년 스포츠 칸에서 공개한 ‘왕첸첸(편지를 보유했던 전씨의 가명)의 편지’와 크게 다르지 않은 내용이었으나 공인된 전문가가 ‘장씨의 필적임을 확인했다’는 것이 전과 다른 점이었다. 하지만 3월 16일 국과수는 이러한 SBS의 주장을 뒤엎고 이 편지가 장자연씨의 필적이 아님을 발표했다.

국과수의 주장이 옳은지 그른지 알 수 없다. 하지만 장씨를 죽음으로까지 몰고 추잡함은 분명 있었다. SBS의 보도가 있고난 3월 9일 배우 문성근 씨는 조선일보사 앞에서 ‘정말 미안합니다. 장자연님’이라는 팻말을 들고 조용히 1인 시위를 했다. 장씨와의 친분은 없어도 함께 연예계에 몸담고 있는 종사자로서, 그러한 추잡한 관행들이 아직도 간간히 지속되고 있음을 알고 있었고 가슴이 아팠던 것이다. 문성근씨는 장씨에 대한 미안한 마음을 표현했을 뿐만 아니라, 술접대와 성접대라는 상납의 대상이 된 언론에 대해서도 일침을 가했다. “언론 본연의 의무는 권력을 감시하고 권력이 감추고 있는 진실을 파헤쳐 더불어 같이 사는 사회를 만드는 것입니다. 하지만 언론이 정치 권력, 즉 로비의 대상이 되었단 말이죠. 많은 시민들은 언론사가 관계가 되면서 수사가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게 아닌가 하는 의혹을 가지고 있습니다.”

정치권력의 감시자가 되어야할 언론이 오히려 권력실세가 되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권력의 비호자가 된 현실. 감시자의 역할을 저버리고 권력의 비호자가 된 것은 비단 언론 뿐 만이 아니다. 장자연 리스트를 사실상 방관했던 경찰과 검찰도 마찬가지 이다. ‘힘있는 자는 보호받아야한다’는 이상한 명제 속에, 스타가 되지 못한 힘없는 여배우는 사후에도 명예를 보장받지 못하는 것인가?

장씨의 명예는 공식적으로 회복되지 못했지만 그녀의 죽음에 의미가 없었던 것은 아니다. 사람들은 그녀가 남긴 유서를 통해서 진실에 한 걸음 더 다가갈 수 있었다. 장자연씨의 유서를 공개한 KBS와 장자연씨가 쓴 것이라 추정되는 편지를 공개한 SBS는, 고인의 명예를 회복시키는 데는 실패했지만, 진실에 다가서려는 노력을 멈추지 않았다. 권력이 감추는 진실을 파헤치는 이들의 노력은 계란으로 바위치기를 하는 것과 비슷한지도 모른다. 아무리 계란을 던진다 한들, 이 바위는 깨어지지 않는다. 하지만 흔적은 남는다. 이것이 실패하고 좌절하더라도 진실에 계속해서 다가가야 하는 이유이다.

박민정 기자/성균관
<cindy29@e-mednews.com>


장하준과 함께 반추해보는 신자유주의

나쁜 사마리아인들,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다

2010년 12월 27일 오전 서울 여의도 국회 의원회관에서 장하준 교수의 강연이 있었다. 원래 취지는 한나라당에서 자신들과는 다른 생각을 가진 교수의 강연을 듣고 생각해보자는 것이었지만 강연 막바지에는 장 교수와 의원들 간에 논쟁이 벌어졌다. 이 강연회에서 장하준 교수는 한미 FTA와 현 한나라당의 주요 정책들을 비판했다. 현 정부의 모든 것들을 비판하는 상황에서 의원들이 화를 내는 것은 당연한 일이었다.

장하준 교수는 1963년에 태어나 한성고등학교를 졸업하고 서울대학교 경제학과에서 석사학위를 받았으며 미국으로 유학을 가 캠브리지대학교대학원에서 경제학 석사와 박사 학위를 받았다. 장 교수의 가족들도 비슷한 수준이다. 장 교수의 동생 장하석 교수는 캘리포니아공과대학교(CALTECH)에서 물리학 학사를, 스탠퍼드대학교대학원에서 물리학 박사학위를 땄다. 아버지 장재식은 서울대 법대를 졸업하고 중앙대 대학원에서 경제학 박사학위를 땄으며 국회의원을 지낸 바 있다. 일반 사람들의 생각이라면 장하준 교수는 일반적인 기득권층으로 보수적인 사고를 갖고 있겠지만 그렇지 않다. 장 교수는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전 세계의 많은 나라들의 정책 기반으로 쓰이고 있는 신자유주의를 비판하는 무리의 선봉에 서 있다.

1차 세계대전 이후 세계적으로 경제공황이 찾아왔는데 이때 대두된 경제이론이 케인즈의 수정자본주의이다. 대공황 이전의 자본주의는 결점이 많았는데 이를 정부의 적극적인 시장 개입으로 해결하자는 것이 케인즈경제학, 즉 수정자본주의이다. 하지만 이 수정자본주의도 1970년 세계 경제공황 이후 반론이 제기되었는데 이때 새롭게 나온 것이 지금의 신자유주의(Neoliberal-ism)이다. 신자유주의를 몇 단어로 설명하자면 자유시장, 정부의 규제완화, 재산권이다. 신자유주의자들은 정부의 개입이 필요하기는 하지만 적극적인 개입은 경제상황을 매우 악화시킨다고 주장한다. 실제로 어느 정도는 이들의 주장이 옳은 것처럼 보이지만 전체적인 그림을 봤을 때 이들 주장에는 여러 허점이 많다. 그리고 이들을 비판하는 것이 장하준 교수의 책 「나쁜 사마리아인들」이다.

2008년에 전 세계적으로 경제공황이 찾아왔지만 전체적으로 봤을 때 신자유주의는 현재의 선진국들에게는 잘 들어맞는 경제이론인 것 같이 보인다. 실제로 대표적인 경제대국인 미국과 일본은 신자유주의를 적극적으로 채택하고 있고 최근 급부상하고 있는 중국도 공산주의 정부이지만 어느 정도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경제정책들을 내세우고 있다. 하지만 개발도상국들의 경우를 보면 신자유주의는 단순히 선진국들만의 경제이론으로 보인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도 이를 비판한다. 「나쁜 사마리아인들」에서는 신자유주의가 선진국에서도 완벽한 경제이론이 아니지만 개발도상국에서는 더더욱 경제발전을 이끌어내지 못한다고 주장한다. 책에 소개되는 대표적인 예들은 놀랍게도 현재 선진국들이 과거에 채택했던 정부 주도의 경제정책들이다. 심지어 여기에는 우리나라의 박정희 대통령 시절의 경제정책들도 포함되어있다.

산업혁명 시절 영국, 프랑스 등 많은 유럽 국가들에서 엄청난 경제발전이 있었다. 이 경제발전을 단순히 산업혁명 때 나온 많은 과학기술덕분이라고 생각할 수도 있지만 만약 단순히 기술 때문이라면 전 세계적으로 경제발전이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이 발전이 몇몇 특정 나라에서만 나타났다는 것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당시 영국에서 과학발전이 일어났을 때 영국 정부는 자국의 이익을 위해서 기술의 유출을 철저히 막았다. 그리고 정부차원에서 농업을 위축시키고 공장을 지었으며 다른 나라에서는 여러 방법을 통해 농업을 발전시키도록 만들었다. 결과적으로 영국은 이를 바탕으로 엄청난 경제발전을 이루고 전 세계적으로 엄청난 경제대국이 될 수 있었다. 미국도 크게 다르지는 않다. 영국의 압박에 의해 농업으로 시작했지만 정부의 주도 하에 많은 선진기술들을 이용한 공장들을 지었으며 현재 신자유주의자들이 그렇게도 싫어하는 높은 관세를 이용해 자국 산업을 보호해 여러 산업들이 발전할 수 있도록 도와주었다. 우리가 잘 아는 한국의 경제발전도 비슷하다. 박정희 정권 때 정부는 국가적 차원에서 울산, 포항 등 국내에 많은 중화학 공업단지를 건설했으며 엄청난 사회자본을 투입해 경부고속도로 등 인프라 구축에도 기여했다. 그리고 높은 관세를 이용해 우리나라의 산업이 다른 선진국들로부터 피해를 입는 것을 막아 국내 기업들의 발전을 도모했다. 이를 기반으로 현재의 삼성, 현대 등 대기업들이 존재할 수 있었고 한국은 전 세계에서 20위권 안에 드는 경제대국이 되었다.

이렇게 전 세계 선진국들은 과거에 신자유주의와는 정반대되는 경제정책을 이용해 많은 경제성장을 이룩했지만 이들은 현재 개발도상국들에는 자국에서 쓰고 있는 신자유주의 정책을 강요하고 있고 이것이 「나쁜 사마리아인들」의 요지이다. 이런 신자유주의를 강요하는 주요 세 기관으로 IMF, 세계은행, WTO가 이 책에서는 소개된다. WTO는 국제 거래 시 신자유주의에 기반을 둔 규정을 어기면 제재를 가하며 IMF는 우리나라에서도 그랬듯이 경제위기의 국가에서 도움을 요청하면 그 나라의 모든 경제정책을 수정해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정책으로 바꾼다. 당연히 이런 국가들이 더 이상 큰 경제발전을 할 수 없게 된다.

이러한 내용들을 살펴보면 이 책의 제목 「나쁜 사마리아인들」이 이해가 될 것이다. 원래 이 책의 제목은 성경에 나오는 선한 사마리아인 이야기에서 나온 제목이다. 성경에 따르면 한 유대인이 강도를 당하고 길에 쓰러져있었는데 제사장 등 사회적 지위가 높은 사람들은 이를 보고 그냥 지나쳤지만 유대인에 비해 사회적 지위가 낮은 사마리아인 한명이 그를 데려가 보살펴주었고 예수가 칭찬을 한다. 요지는 진정한 이웃은 사회적 지위와 상관없이 나를 사랑해주고 힘들 때 도와주는 사람이라는 것이다. 현실에 비추어보면 지위가 높은 선진국은 지위가 낮은 개발도상국에 강요하는 ‘나쁜 사마리아인’인 것이다. 물론 장 교수의 비판이 100% 옳은 것은 아니다. 하지만 정부 주도의 정책으로 선진국의 반열에 오른 나라들이 개발도상국의 가하는 이중잣대가 얼마나 모순적이고 잔인한 짓인지 한 번쯤은 진지하게 생각해 볼만 하다.

장진기 기자/울산
<showbu@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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착한 사마리아인의 최후

한 영상의학과 의사가 자신의 발표를 위해 길을 가던 중 호흡곤란으로 쓰러진 사람을 발견했다. 그는 의사로써의 직무를 떠올리며 환자에 필요한 처치를 하고 119에 신고를 하였다. 의사는 자신의 일도 미룬 채 구급차에 타서 환자를 보았지만 결국 환자는 이송 중에 죽고 말았다. 이 의사는 어떤 결과를 맞았을까. 그는 호흡곤란에 관한 전문의가 아니라는 이유로 벌금형을 선고받았다. 루카는 성서에까지 착한 사마리아인의 이야기를 기록했지만 요즘은 이렇게 판단 기준이 다르기도 하다.
지난 달 말일, 서울지방경찰청은 ‘비밀’ 홈페이지를 만들어 의사국가시험 문제를 ‘유출’한 혐의로 ‘전국 의과대학 4학년 협의회’ 전 회장을 비롯해 전 집행부 10명을 불구속 입건하였다. 그들은 자격 미달인 의대생들을 의사로 만들어 국민건강권을 침해할 의도는 전혀 없었음은 물론이고 국시원의 고귀한 업무를 훼방 놓을 의도도 없었음에도 이 같은 최후를 맞았다. 그들에게 잘못이 있다면 무한경쟁시대에 서로를 적으로 생각하지 않고 도움을 주고자 했던 것 뿐일 것이다.
사안의 부당성은 이미 지난 호 기사(79호 “국가시험 문제 복원, 무엇이 문제인가”)를 통해 지적하였다. 실기 시험 문제가 복원이 아니라 설령 정말로 유출이 되었다고 하더라도 그것이 당락에 영향을 미치지 않음은 처음의 SBS 보도 다음 날 국시원장이 기자회견을 열어 설명을 해주기도 했다. 시험일자에 따른 합격률을 나타는 그래프가 그 사실을 명백히 보여준다.
하지만 언론은 그런 사실에는 관심이 없는 듯 했다. 명백히 사전 유출이 아니라 문제 복원 혹은 정보 공유의 수준임에도 SBS에서 최초로 보도할 때 사용한 '유출'이라는 표현을 고수하고 ‘비밀 홈페이지’라는 표현도 포기할 생각이 없는 듯 했다. 불구속 입건 후의 기사들은 더 심해서 ‘수법’, ‘조직적’, ‘치밀한 계획’ 등의 표현을 사용하고 있다. ‘유출’, ‘비밀’ 따위의 선정적인 용어를 써가며 의대생들을 매도하는 글을 쓰는 과정에서 전사협 관계자를 실제로 만나보거나 의사국가시험 과정에 대해 제대로 취재해 본 기자가 단 한 명이라도 있었을까.
특히 실망스러운 곳은 ‘청년의사’다. 그들이 독자로 삼은 ‘청년의사’들이 어떻게 의사가 되었는지 정녕 모르는 것일까. ‘청년의사’라는 제호를 사용하면서 다른 기성 언론들과 하나도 다름없이 선정적인 기사를 써대는 모습은 참으로 넌센스이다. 그런 기사를 쓰기 전에 차가운 사회에 발을 내딛자마자 위기를 맞게 된 청년의사들에게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내는 게 먼저가 아니었을까.
국시원은 지금껏 시험 제도의 문제점을 인정하지 않으면서 의대생들에게만 책임을 전가하는 태도를 보여 왔다. 급기야 지난 6일에는 이번 사건의 중심에 선 전사협 집행부들에 대해 합격 취소 등의 강력한 행정처분을 하겠다는 공식입장을 표명하였다. 어처구니가 없는 것은 그 입장표명에 이어 실기시험센터 증설 및 필기 기출문제 공개 등을 골자로 국가시험 운영 개선 계획을 발표한 국시원의 이중적인 태도이다. 지금까지의 국시 운영에 문제가 있었음을 스스로 인정하면서도 학우들을 위해 발벗고 나서 자구책을 마련하고자 한 이들을 희생의 제물로 삼고자 하는 것은 위선적이기까지 하다.
저작권 침해라는 명백한 불법행위를 저지른 출판사보다 그 혐의가 애매해 보이는 전사협 쪽을 먼저 입건한 경찰과 검찰, 그걸 신나서 선정적으로 보도하는 언론  어디 하나 믿을 곳은 없어 보인다. 우리 후배들을 위해 힘쓴 착한 사마리아인들이 조금이라도 좋은 최후를 맞기 위해서라도 또 불합리하게 매도되고 있는 우리 자신을 위해서라도 우리 스스로가 목소리를 내야 하지 않을까.


고래는 생선일까

80호(2011.04.11)/오피니언 2011. 5. 6. 22:14 Posted by mednews


고래는 생선일까

경남 울주군에는 선사시대 사람들이 바위에 새겨놓은 그림이 있습니다. 반구대 암각화라는 이름으로 널리 알려진 이 그림에는 각종 사냥도구와 토끼, 사슴, 물개와 같은 동물들이 표현되어 있어 먼 옛날 우리네 조상들이 어떻게 먹고 사는 문제를 해결했는지를 엿볼 수 있습니다. 재미있는 것은 그림의 중심에 고래들이 놓여있다는 것입니다. 당시 사람들은 끼니 해결에 큰 비중을 차지하던 고래사냥이 잘 되기를 기원하는 의미에서 바위에 고래를 새겨 두었습니다.

‘고래는 생선이다’라는 명제를 두고 어느 자연대 교수와 인문대 교수가 두 시간동안 입씨름을 했지만 아무런 결론도 얻지 못했다는 일화가 있습니다. 사전적인 분류를 따르자면 포유류에 속하는 고래는 어류에게만 허용된 물고기나 생선이라는 이름표를 달아주기가 어째 좀 부자연스럽습니다. 멸종위기에 처해 포획이 금지된 동물인 고래를 식탁에서 늘 마주하는 고등어나 꽁치 같은 아이들과 동일선상에 놓기가 미안해서일 수도 있지만, 이유야 어찌됐건 고래는 엄밀히 말해 생선으로 치지는 않습니다.

일견 그리 복잡해보이지는 않는 이 질문을 두고 두 교수가 엎치락뒤치락한 것은 어째서일까요? 어깨에 작살을 멘 채 통나무배를 타고 고래를 잡으러 바다로 내달리던 오천년 전 조상들은 고래가 생선일지 아닐지 그 구분을 헷갈려 했을까요?
문제의 핵심은 ‘이름붙이기’의 이면작용에 있습니다. 대상에 이름을 다는 약속행위는 ‘스펙트럼’에 대한 인식을 전제합니다. 빨강을 두고 빨강이라는 이름을 붙인 것은 빨강 이외에 다른 색깔들도 있기 때문에 가능했던 것처럼, 유개념에 종차를 적용함으로써 정의(definition)가 성립한다는 점에서 이름붙이기는 태생적으로 분류나 구분과 맞닿아 있습니다.

‘포유강 고래목의 동물을 통틀어 이르는 말’이라는 약속에 준해 고래를 바라본다면 어류에게만 허용된 ‘생선’이라는 이름은 자동으로 배제되는 반면, 다소 자기중심적이긴 하지만 기능적인 관점에서 보자면 물에서 살고 먹을 수 있는 동물인 고래를 생선으로 간주하는 데 거리낄 게 없습니다. 고래에 ‘포유강’이라는 딱지를 붙이는 순간 고래가 가진 생선으로서의 속성이 무너져내리듯, 이름을 붙이는 행위는 그 대상을 파괴하지 않고는 불가능합니다. 아마도 그 인문대 교수는 식탐만 강한 사람이기보다는 고래를 고래 자체로 볼 수 있었던 사람이었던 것 같습니다.

이름을 붙이고 분류를 하는 것은 언어를 통해 이루어지며, 이 언어가 세상을 재단해내는 힘은 가공할만합니다. 백혈병을 네 가지로 나누고 그 중 한 가지를 또 일곱 가지로 쪼개어 곧 죽을 사람도 살려내는 현대의학을 비롯해서, 우리가 누리고 있는 문명의 이기 중 99%는 언어에 기반을 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더 근본적으로는, ‘바디감’이라는 단어를 접한 후 커피 맛을 조금 더 잘 느끼게 된 바리스타처럼, 언어가 없었다면 애당초 대상을 인식조차 할 수 없었을 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언어는 본질적으로 파괴를 통해서만 기능할 수 있는 까닭에, 우리 무의식에 교묘한 함정을 파 넣기도 합니다.

‘전문직’이라는 단어는 세상의 직업을 전문직과 전문직이 아닌 것으로 나누지만 그 기준은 애매하며, 특정 직업을 가진 사람들에게는 책임을 강요하고 그렇지 않은 사람들에게는 비전문성을 강요합니다. 외(外)할머니는 (친)할머니에 대해 바깥쪽에 위치하는 존재로 규정되며, ‘예과생’이라는 단어는 의학을 공부하기 위한 예비 과정을 밟고 있는 학생이라는 뜻의 ‘의예과 학생’의 줄임말일 뿐이지만 ‘본과생’에 대비되어 권력관계의 함의를 주입받습니다.

‘사랑’이라는 한 낱말을 던지기 위해 얼마나 많은 감정과 기억의 그물을 혀 밑에 우겨넣어야 할까요. 진정한 정체성은 그를 겨냥한 모든 이름이 사라질 때에만 나타날 수 있습니다. 하지만 고래는 자기 이름을 완전히 버릴 수 없다면 포유류라는 이유로 생선이 아니기보다는 차라리 당신에게 생선이고 싶어 할지도 모를 일입니다.

편집장 최성욱
<editor@e-mednews.com>

일본대지진, 어떤 지평에 서서 어떻게 인식할 것인가?

인간의 내심은 주변 환경에서 비롯된 공포에 의해 좌우되기 마련이다. 때문에 흔히 인간을 오해와 편견의 동물이라고 한다. 오해와 편견은 인간의 본질인 모순을 이룬다. 이 모순은 주변 환경이 어느 순간 공포로 변했을 때 명확하게 드러나며, 그 공포는 인간의 현실을 위협하는 사회적, 기술적, 정치적 위험에서 비롯된다.
불과 한 달 전에 일어난 일본 대지진 이후 인접국인 우리나라에서 나타난 혼란상은 인간의 내심이 기술적, 정치적 위험에 의해 공포로 리모델링되는 과정을 극적으로 보여주었다. 지진 직후 한반도 남쪽에서는 유사 이래 최고액의 성금이 기탁되었으며 너나 할 것 없이 깊은 슬픔을 표했다. 그러나 일본사 교과서 개정판에서 독도영유권 주장 문제가 대두되자 일본대지진 피해에 대한 동정적인 여론은 설 자리를 잃게 된다. 여기에 원전에서 쏟아져 나온 방사능 문제가 직결되자 일본 대지진이라는 휴머니즘을 재고하게 해준 사건은 열도에 대한 비난을 야기하는 계기가 되었다.
주변 상황에 영향을 받는 것이 인간의 내심이다. 그러나 그것이 하나의 올곧은 방향으로 경주하도록 노력하는 것 역시 인간이 인간다워질 수 있는 길이기도 하다. 역사를 아울러 보편타당한 진리로 이야기되는 것은 바로 이런 혼란상에서도 중심을 지켜낼 수 있는 준거를 뜻한다. 따라서 우리가 당면한 문제를 정확히 바라보는 핵심은 그 준거를 무엇으로 잡느냐에 대한 이야기가 될 것이다. 

어떤 지평에서 일본대지진을
바라보아야 하는가?

현시점에서 보면 과거사 문제에 대한 반성 없음과 당면한 핵물리적 위협은 일본이라는 나라와 민족 자체를 하나의 적성국 내지는 적성민족으로 만들기에 충분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일본이라는 국가 내지는 민족이란 객체를 향한 동정과 비난이 한국이라는 국가 혹은 민족에 자기동일시하고 있는 주체에서 시작된 것이라면 이것은 분명 사려 깊지 못한 사고라 할 수 있다. 때문에 우리가 정작 의문부호를 기시해야 할 곳은 주체와 객체에 관한 것이며, 이는 결국 층위와 계급의 문제로 귀결된다.
예를 들어보자. 일본대지진의 피해를 가장 많이 입은 지역들의 인구 중 30% 이상은 60세 이상으로 초고령 지역사회다. 이들 지역에서 원자력발전소를 수 기나 유치한 것도 지역생산성을 유지하기 위한 자구책이었다. 열도 내에서 가장 가난한 마을에 기술지배의 총아인 원전을 유치하면서 그 기술이 안고 있는 리스크를 최하위 계층이 고스란히 감당하게 되었다. 이런 마을에 쓰나미가 밀려왔다. 리스크가 현실의 위협으로 변한 지금, 그곳에 살았던 이들은 세계 최강국이라는 지위와 전연 동떨어진 ‘난민’이 되었다. 
반면 독도 영유권을 주장하는 일본 내 세력이나 방사능 대책에 있어 국가 이기주의에 빠진 정책을 주장하는 이들은 누구인가? 우경화 일로의 일본 정치인들, 관료들, 그리고 그들을 지지하는 우파 지식인들은 물론이며 이를 방조해온 자유주의 지식인일 것이다. 지역적으로 이들 중 미야기현과 같은 리스크가 큰 빈곤지역에 거주하는 비율은 아마 극히 적을 것이며 계급적으로도 분명 이들은 유산계급 내지는 지식인계급일 것이다.
이들과 마찬가지로 우리나라의 원전 위험에 대해 과소평가하고 원자력산업에 대한 위험 교육은 전무한 채 오직 선순환만 부각시켜 대국민홍보를 하면서도 과거사정리위원회를 해체시키고 위안부 피해대책 활동에 대해서는 제대로 보조해주지 않는 이 나라의 소위 지도층이라 불리는 이들보다 쓰나미에 희생된 일본의 필부필녀들이 더욱 간악한 존재일까? ‘아니다’라는 대답을 했다면 우리의 눈이 어두워지는 이유에 대해서 물어야 할 것이다. 그것은 바로 범주의 오류 때문이다. 민족과 국가라는 범주 앞에서 계급과 계층이라는 범주가 가려질 때 우리는 지정학적인 요인이 얽힌 사건을 옳지 못한 시선으로 판단하게 된다.

위안부 피해 할머니와
일본 시민단체의 경우

얼마 전 우리 사회의 가장 낮은 곳에서 가장 낮은 목소리로 부조리에 항거하던 이들이 행한 따뜻한 기도는 우리가 어떤 지평에서 사고해야하는가에 대해 근본적인 질문을 던진다. 지난 달 16일 일본 대사관 앞에서 열린 제 962회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의 수요집회는 집회가 시작된 이래 처음으로 ‘추모집회’라는 이름으로 열렸다. 누구보다도 ‘일본’이라는 상징체계에 대해 분노할 그녀들은 열도에서 자신들과 마찬가지의 상황에 처했을지 모르는 그곳 민중들을 위해 간절한 목소리로 기도했다.
실제로 지진피해가 가장 극심했던 미야기현에는 일본에 거주하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 중 유일하게 자신의 존재를 알렸던 할머니가 살고 있었다. 그녀는 바로 다큐멘터리 영화 <나의 마음은 지지 않았다>의 주인공이었던 송신도 할머니다. 쓰나미가 몰려온 날 송신도 할머니의 행방이 묘연해졌다. 할머니의 대일본정부 재판을 지원하던 일본 시민단체 ‘재일 위안부 재판을 지원하는 모임‘은 한국 측의 위안부 피해대책 단체와 다큐멘터리를 제작한 독립영화사 측에 할머니의 실종을 가장 먼저 알렸고 수 십 만의 난민들로 가득 찬 수용시설에서 할머니를 찾아 백방으로 뛰어다녔다. 그 결과 일주일 만에 난민 수용소에서 할머니를 찾았고 지금은 비교적 안전한 곳으로 모신 상태다. 십 수년 간 할머니의 재판을 돕고, 생사의 갈림길에서 할머니를 찾은 그들은 한국 정부도, 한국 위정자도, 한국 민족도 아니었다.

연대감과 비판이 향할 지점을
정확히 인식하기 위하여

인간의 내심과 국가주의적 이념을 동일시하는 것은 민주화 이후에도 내화되지 않은 민주주의에서 비롯된 일종의 아노미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아노미는 국가라는 상상의 공동체를 물활론적으로 인식하는 동아시아 국가에서 유난히 강한 면모를 보인다. 물론 과거사 왜곡 문제와 방사능 피해라는 문제는 분명 누군가 책임을 져야만 하는 것은 당연하다. 그러나 책임질 대상을 잘못 설정한 상태에서 만들어지는 비판과 비난은 오해와 편견을 부추길 뿐이다. 가없는 죽음에 대한 연대감은 분명 유지되어야 하며 우리가 강력히 비판할 것은 비판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라도 연대감과 비판이 향할 지점을 정확히 인식할 수 있는 묘가 요구된다.

이현석 기자/영남
<h@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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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목소리

80호(2011.04.11)/오피니언 2011. 5. 6. 22:11 Posted by mednews

독자의 목소리

작년 신입생일때부터 열심히 읽고 있습니다. 특히 친한 동기중에 한명이 기자로 활동중이라 항상 챙겨읽고 코멘트를 해줍니다. 매번 장난스럽게 비판의 말을 하지만 바쁜 의대생활에도 이렇게 멋지게 기자 활동을 하는 것을 보면 한살 어린 동생이지만 정말 자랑스럽습니다. 항상 화이팅이라고 전하고 싶네요.
이렇게 항상 요즘 이슈되는 주제를 쉽고 깔끔하게 정리된 기사를 써주시는 많은 의대생신문 기자분들께 감사드립니다. 앞으로도 화이팅입니다!!
-  김유경 / 전남

의대에 들어와 처음 보게 된 의대생신문! 기사들이 하나도 버릴게 없어서 참 좋았습니다. 또 인터넷이나 타 매체에서만 보던 무상의료나 국시에 대한 기사를 의대 내부의 시각으로 보니 한결 지평이 넓어진 느낌입니다. 이같은 효과는 비단 저뿐만이 아닌 다른 의대생, 더 나아가 다른 국민들에게도 비슷할 것이라 생각합니다. 특히 국가고시에 대한 기사의 경우, 의대생의 입장에서 쓴 기사라는 점이 같은 주제의 다른 기사와 확연히 달라 의대생 내부에서만 볼 기사가 아니라 다른 매체에도 소개되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럼 앞으로도 좋은 신문을 만들어 주시길 부탁드리겠습니다
-  김준혁 / 중앙


신문 읽고 푸는 퀴즈!

1. 장하준이 그의 저서
 ‘나쁜 사마리아인들’
 에서 비판한 경제사조는?

2. 무한 경쟁을 부추기는
 학교와 사회를 벗어나
 청춘의 의미를 찾는
 ‘란초’를 주인공으로
 한 발리우드 영화의 제목은?

학교소식

80호(2011.04.11)/학교소식 2011. 5. 6. 22:07 Posted by mednews


가천의대

■ 학생회에서 학생회 산하 독서부를 구성하였습니다. 사석화로 눈살 찌푸려지던 도서관이 이제 다같이 이용할 수 있는 좋은 공간이 될 수 있겠네요. 총엠티부터 도서관 정리까지! 학생회 여러분, 고생이 많네요^^
임경인 기자/가천 <4wooya4@e-mednew.com>

가톨릭의대

■ 지난 4월 1일 의학과 3학년의 착복식이 열렸습니다. 드디어 멋내기에 좋은 must-have item인 하얀 가운을 걸치게 된 선배님들께 진심으로 축하드립니다. 사실 날짜가 날짜인지라 이게 진짜인지 살짝 고민하긴 했어요.
■ 의학과 2학년 신정현 옹이 최근 마스터센터 취직을 희망한다고 공개적인 입장을 표명했다는 소식입니다. 강의록 관리과 문제 출제 관련 업무를 병행할 자신이 있다고 주장하는데요. 최근 불거지고 있는 노인실업 문제가 과연 슬기롭게 해결될 수 있을까 추이를 지켜봐야 하겠습니다.
권의종 기자/가톨릭<isnell@e-mednews.com>

계명의대

■ 계명의대가 의과대학 평가에서 최고등급을 받았다고 합니다, 축하합니다.
■ 벚꽃, 매화, 개나리 등 여러 꽃들이 활짝 펴서 교정을 가득 채워 봄이 왔음을 알리고 있네요. ‘꽃보다 남자’ 촬영지로도 유명한 교정이 아름다운 계명대로 놀러 오세요^^
하진경 수습기자/계명<hajinkyeong@e-mednews.com>

고려의대

■ 11학번 신입생들의 사발식, 예과MT등 많은 행사가 있었습니다. 이제 진정한 고대의대인이네요.
■ 동아리 신입생환영회들이 있습니다. 좋은 동아리 선택하셔서 즐거운 학교생활하세요^^
송종협 수습기자/고려<sssong@e-mednews.com>

고신의대

■ 학교의 리모델링이 끝나고 병원이 리모델링 중에 있어요. 학교에 헬스장이랑 샤워장도 있구 OSCE/CPX 실습실도 멋지게 갖추어 졌어요. 근데 리모델링 중에 동아리방이 몇 개 없어져서 좀 아쉽네여...
김태윤 기자/고신 <blue1124@e-mednews.com>

단국의대

■ 2011년 4월 25일은 본과 3학년 김성현 학생과 간호학과 2학년 김유리 학생이 사귄지 1년 되는 날이라고 합니다. “유리야, 고마워. 사랑해” 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하네요. 앞으로도 예쁜 커플되길 바래요. 참 부럽습니다.
심유진 수습기자/단국<jinshim@e-mednews.com>

대구가톨릭의대

■ 작년에 추진되었으나 흐지부지 되었던 봉사활동이 다시 시작됩니다. 한 달에 한번, 마지막 주 일요일에 가게 되었습니다. 다 같이 봉사활동 가요^.^
■ 학교 증축 공사가 진행중입니다. 지금은 불편하지만 공사 끝에 더 좋고 쾌적한 공부환경이 되길 기대합니다.
■ 따뜻한 봄날, 벚꽃 놀이하러 두류공원에 가볼까요~
김다혜 기자/대구가톨릭<anthocy@e-mednews.com>

서남의대

■ 예과 강의실에 기존에 있었던 칸막이 책상이 사라지고, ‘칸막이가 없는’ 새로운 책상이 들어왔다는 안타까운 소식입니다. 많은 학생들이 선배님들의 오랜 기록과 흔적들로 즐거움을 주었던, 그리고 우리들을 보호해주었던 이전 책상들을 그리워 하고 있습니다.
고유라 수습기자/서남<youzr-_-a@e-mednew.com>

성균관의대

■ 드디어 기숙사가 완공되었습니다! 3여년의 기다림의 결실을 맺는군요. 입주일은 5월 말로 예정되어있고, 셔틀버스는 15분 간격으로 운행될 예정입니다.
■ 본4 ‘김재중’학생이 올해 부터 실습을 열심히 돌기로 했다는 소문이 사실인지 지켜 볼 일입니다. 잘생긴 얼굴과는 다르게 뺀질대는 모습으로 실습 조원들을 괴롭혔다는데 올해부터는 열심히 돌기로 약속했다고 하네요.
박민정, 유재호 기자/성균관<cindy29@e-mednews.com>

순천향의대

■ 본교의 오월의 광장에는 벚꽃이 만발하고 향긋한 봄내가 가득하겠네요. 중간고사로 심신이 녹초가 된 본과생들 모두 시험은 잠시 잊고 한번 놀러가보면 어떨가요^^
정재현 기자/순천향<mystyle1025@e-mednews.com>

아주의대

■ 성큼 다가온 봄을 맞이하여 4월 12일 개교기념일에는 체육대회가 개최됩니다. 힘과 순발력을 자랑할 수 있는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준비하였다고 하는데요. 같은 학년 동기들간 그리고 선후배간 더욱 친해질 수 있는 자리가 될 것으로 기대합니다.
허은실 기자/아주<hershi1201@e-mednews.com>

연세의대

■ 풋풋한 11학번 의대 신입생들이 들어왔습니다!!!! 그런데 응? 왜 아무도 보이지 않는 걸까요? 송도에 갔다구요? 왜요 미팅나갔나요? 캠퍼스가 거기 있다구요?
■ 예1은 없고, 본과생은 공부에 파묻히고, 예2는 술마시러 나간 텅빈 캠퍼스에도 꽃은 피네요^^ 봄이 왔어요~ 봄이 왔어요 여러분ㅠㅠㅠㅠ
정세용 기자/연세<avantgarde91@e-mednews.com>

영남의대

■ 상면식, 연학동문회 등 많은 예과행사들이 지나가고 MT만이 남았네요^^ 11학번 신입생 여러분 수고하셨습니다. 두근두근하는 맘으로 남은 엠티를 기다려볼까요?*^^*
■ 독한 포르말린 냄새 속에서 고생하시는 본1 선배님들 힘내세요!!
주연지 기자/영남<jyj0120@e-mednews.com>

울산의대

■ 겨울이 가고 병원에도 봄이 찾아왔는지 곳곳에 꽃이 피었습니다. 봄기운과 함께 CC의 기운도 피어나고 있다고 하네요:)
조영탁 기자/울산<pokytjo@e-mednews.com>

원광의대

■ 왜 시험기간엔 항상 우리학교의 명물인 벚꽃이 필까요? 여러분 아시죠? 세상은 솔로천국 커플지옥입니다^^
■ 드디어 의대 엘리베이터 공사가 마무리 되는 것 같네요. 그동안 너무 시끄러웠었는데, 드디어 우리도 문명의 이기를 사용할 수 있겠군요.ㅎㅎ
김영태 기자/원광<funky@e-mednews.com>

을지의대

■ 해보임의 연극, 링거의 락공연, 루나의 락공연까지 공연동아리들의 멋진 공연이 있었어요. 공연자들의 열정과 노력 끼가 베어난 공연 잘 봤습니다~ 남은 에코의 오케스트라 공연도 열심히 준비해서 흥하기를~
■ 4월이 됐는데도 을지는 여전히 춥네요ㅠ 밖에는 벚꽃의 꽃망울이 생기기 시작하는데.. 캠퍼스 안의 꽃만 피지 않는 현실.. 캠퍼스에도 강의실에도 얼른 봄이 찾아오길 바래봅니다.
박상아 기자/을지<ann1208@e-mednews.com>

이화의대

■ 슬슬 시험이 몰려오는 1학년 후배님들 힘내세요!!! 화이팅!
■ 3학년들은 진원식을 마치고 무사히 실습을 열심히 돌고있습니다! 멋져요!!
박소현 기자/이화<qtlaxxo@e-mednews.com>

인하의대

■ 3학년 PK실습이 어느덧 반을 지났습니다. 앞으로 8주 정도만 있으면 대망의 1학기가 끝나는데요. 비록 방학없이 2학기가 바로 시작되지만 1학기를 무사히 마치는 그 날을 위해 조금 더 힘냅시다.
염승돈 기자/인하<youmsd@e-mednews.com>

전남의대

■ 4월 23일에는 본과 3학년 선배님들이 국립소록도병원방문실습이 있습니다. 사실 소록도방문보다 더 눈길가는 건 졸업 전까지 보셔야 할 시험은 거의 다 봤다는 사실입니다. 부럽습니다.
■ 의전 본1 양근모 형님의 사랑스러운 2세가 태어났습니다. 이참에 국가에 이바지할 겸 한 명 더 어떠신지요?
박정원 기자/전남<parkjw88@e-mednews.com>

전북의대

■ 학교 본관 앞의 목련이 건물 반대편 쪽만 꽃을 피웠습니다. 꽃피는 봄을 마냥 즐길 수만은 없는 학생들의 싱숭생숭한 마음을 단적으로 보여주는듯 합니다. 
최민준 수습기자/전북<canmakit@e-mednews.com>

중앙의대

■ 봄기운 완연한 식목일에 해오름제와 학생회 출범식이 함께 진행되었습니다. 사물함 정리부터 벌써 많은 수고를 해주신 학생회분들께 아낌없이 박수를 보냅니다!!
■ 이번 총학 투표에 걸린 행운의 아이패드의 주인공이 의학부에서 나왔습니다! 07김태우 선배님 축하드려요!
■ 상면식으로 폭풍과같은 3월을 보내신 의전 11학번, 의학부 11학번 모두 수고 정말 많으셨습니다!
■ 3월 30일부터 4월 3일까지 태국으로 졸업여행 다녀오신 본4선배님들, 태국마사지 잘 받고 오셨나요?^^
문지현 기자/중앙<jeehyunm@e-mednews.com>

무상의료, 오해와 진실

민주당이 지난 1월 ‘무상의료’안을 당론으로 채택한데 이어 ‘무상급식’, ‘무상보육’, ‘반값 등록금’까지 정책과제로 내세우면서 복지 논쟁이 정치권을 뜨겁게 달구고 있다. 진작부터 무상의료 및 보편적 복지를 주장했던 진보정당들은 민주당의 좌클릭에 환영과 지지의 뜻을 밝혔지만 이를 실현하기 위해서는 조금씩 다른 방법을 제시하고 있다. 한나라당과 조중동은 야당의 이러한 움직임이 국가의 재정 건전성을 악화시키는 포퓰리즘이라며 연일 공격하고 있다.
한편 의협신문이 최근 의사 1000여명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무상의료에 대해 의사의 93%는 실현가능성이 없다고 응답했고 72%는 정책방향도 옳지 않다고 답했다. 문태준 의협 명예회장은 최근 한 언론사와의 인터뷰에서 “현재도 보험재정이 적자인 상황에서 무상의료 하자는 것은 의사들 보고 공짜로 환자보라는 것 아닌가”라고 말하기도 했다. 무상의료에 대한 추측과 주장이 난무하는 가운데 향후 국민의 건강을 책임지게 될 의대생들의 머릿속도 혼란스럽지 않을 수 없다.

▲ 고액 중증질환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는 국민의 비율

꼭지 하나. 무상의료, 얼마나 알고 있습니까?

‘무상’이라는 표현이 자극적이기는 하지만 그 내용을 살펴보면 의료비를 전면 무료로 하자거나 의사가 환자를 공짜로 봐야 한다는 내용은 찾아볼 수 없다. 실질적 무상의료의 목표는 건강보험 입원진료비 보장성을 90%로 높이고 병원비 ‘본인부담상한액’을 100만원으로 낮추는 것이다. 입원진료비 보장성 90%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 수준이다. 보장성이 90%라는 것은 병원비가 총 100만원이 나왔을 때 이 중 90만원은 국민건강보험이 지불하고, 나머지 10만원은 환자 본인이 직접 부담한다는 뜻이다.
OECD 최저수준의 의료 안전망

우리나라의 입원진료비 보장성은 현재 60% 정도로, OECD 국가 30개국 중 29위로 최하위에 머물러 있다. 보장성이 낮기 때문에 누구라도 중한 질병에 걸렸을 경우 진료비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게 된다. 과거 희귀 질환을 앓고 있는 딸을 10년 넘게 돌보던아버지가 치료비 부담을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인공호흡기를 떼어 내 숨지게 한 사건은 높은 개인부담률로 인한 환자와 가족들의 고통을 단적으로 보여준 사례였다. 난치병에 걸린 환자의 딱한 사연을 공개하고 사랑의 모금을 하는 프로그램이 매회 시청자들의 눈물샘을 자극하거나, 가족의 병원비 마련을 위해 저질러지는 범죄가 사회면에 등장하는 일은 일상적으로 느껴지기까지 한다. 하지만 이는 세계 어디서나 공통적인 현상이 아니다.
OECD 국가 중에서 호주, 캐나다, 덴마크, 그리스, 아이슬란드, 이탈리아, 뉴질랜드, 노르웨이, 포르투갈, 스페인, 영국 등 11개 국가는 입원 진료비가 무료이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핀란드, 독일, 아일랜드, 룩셈부르크, 네덜란드, 스웨덴, 스위스 등 9개 국가는 입원비 하루정액제를 적용하고 있다. 본인부담상한제도 100만원을 넘지 않는 수준에서 대부분의 나라에서 시행되고 있다. 병원비가 1천만원이 나오든 1억원이 나오든 본인이 40~50%를 부담하는 나라는 거의 없다고 봐야 한다.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는 실제로 연 1천만원 이상 고액 진료비를 내는 사람들의 수가 무려 11만 여명을 넘는 것으로 추정했고, 전체 국민의 20-30%는 한 해 동안 중증질환으로 인한 경제적 부담을 직·간접적으로 경험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렇게 고액의 진료비를 부담하는 사람들이 많은 이유는 건강보험에서 한 푼도 지원하지 않는 ‘비급여’ 항목이 너무 많기 때문이다. 무상의료의 핵심은 이러한 비급여 항목들 중 미용성형수술이나 지방제거술과 같은 것들은 제외하고 선택진료비(특진비), 병실 차액, MRI, 초음파, 각종 의약품 등 치료에 필요한 항목을 건강보험의 영역에 포함시켜 실질적 보장성을 높이자는 데 있다.

불필요한 의료 이용은
오히려 감소할 것

한나라당은 하지만 이러한 야당의 제안이 실현 불가능하다고 주장한다. 고령화 등 의료비 증가를 부추기는 여러 가지 요인들이 존재하는데다가, 본인 부담률을 낮추게 되면 병원가기가 쉬워져서 의료비가 폭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야당이 이를 고려하지 않고 있다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조선일보는 지난 1월 17일 ‘盧정부때 시도한 무상의료, 2년도 못 버티고 폐기됐다’는 제목의 기사를 내어, 2006년 노무현 정부가 시도한 ‘6세 이하 무상 입원비 정책’이 과잉 입원 현상이라는 결과를 낳았고 이를 ‘무상의료의 위험성이 입증된 사례’라고 주장했다. 하지만 최근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가 내놓은 조사 결과에 의해 조선일보의 주장이 틀렸다는 사실이 밝혀졌다. 정책 기간 동안 진료비 총액은 오히려 비슷하거나 더 줄어들었던 것이다.
이 보고서는 ‘건강보험의 보장성이 강화되면 오히려 불필요한 의료이용을 잘 관리할 수 있다’고 못 박았다. 보장성 강화로 비급여 항목이 대거 건강보험 적용 항목으로 들어오면 그때부터는 공적 관리를 받기 때문이다. 실제로 거의 무상의료에 가까운 제도를 실시하고 있는 영국의 국민 일인당 연간 의사방문 횟수는 우리나라의 3분의 1 수준이다. 오히려 OECD 국가 중 본인부담이 가장 높은 우리나라의 국민 1인당 의사 방문횟수와 평균 입원일수가 OECD 평균을 웃돌고 있다.

밑 빠진 독도 손봐야

우리나라 국민의 의사 방문횟수가 많은 이유는 공급자에 대한 적절한 규제가 없다는 사실에서도 찾을 수 있다. 우리나라는 행위별수가제 거의 전적으로 의존하는 유일한 나라다. 행위별 수가제 하에서는 의료 공급자가 소득 증대를 위해 불필요한 검사를 하거나 외래 방문 횟수를 늘리는 등 의료서비스를 과잉 공급하거나, 비급여 의료서비스의 제공을 늘리려는 경향을 가지게 된다. 행위별수가제에 민간병원의 영리 추구가 맞물려 의료비는 급격하게 상승하고 있다. 진보 개혁 세력은 건강보험 재정을 상당부분 확충한다 하더라도 이러한 낭비적인 구조를 막지 못한다면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 보고 있다. 대안은 포괄수가제, 총액계약제 등으로 지출구조를 개선하는 것이다.

무상복지, 서민 주머니 털기?

최근 한나라당의 안상수 대표는 “무상복지는 서민 주머니 털어 부자에게 혜택 주는 것”이라는 주장을 내놓았다. 무상복지가 절대 공짜가 아니라는 것이다. 하지만 한나라당이 말하지 않는 사실은 증세 부담이 고소득층에게 집중된다는 것이다. 모든 현대 국가는 고소득층일수록 세율이 높아지는 ‘누진세율’을 적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오건호 사회공공연구소 연구실장은 “증세해서 복지를 확대할 경우, 부자들은 세금 부담에 비해 더 적은 혜택을 받고, 서민들은 세금 부담에 비해 더 많은 혜택을 받는다”며 한나라당의 세금폭탄론이 ”부자 보호 논리에 다름 아니다”라고 말했다.


 

꼭지 둘.  당신이 원하는 무상의료는?

야권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재원 조달 방안이다.

민주당, 증세는 없다

민주당은 집권하면 새로운 세금을 걷거나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무상의료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신 재정개혁과 부자감세 철회 등의 조세개혁, 건강보험료 징수 기준 조정 등의 건보개혁 등을 통해서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을 현 20%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GDP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2009년 7.5%에 불과하여 OECD 평균의 3분의1 수준이며,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하면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정부 재정의 용처를 변경하여 복지에 사용함으로써 무상의료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부유세 도입을 주장해온 정동영 최고위원이나 ‘사회복지세’ 법안을 발의해놓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증세 없이 재원조달을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의 태도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부자들이 더 내야

민주노동당은 직장 가입자 건강보험료를 기업주와 노동자가 각각 50%씩 내는 나라는 거의 우리나라뿐이며 대부분의 나라들에선 기업이 더 부담하거나 정부가 더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따라서 근로자 대 사업주의 부담비율을 4대6으로 조정하고 국가 보조비율을 30%로 늘리자는 주장이다. 이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근로자는 현재 수준의 보험료를 내고 사업주와 국가는 조정된 비율만큼 인상된 보험료를 내게 된다. 또 건강보험료는 현재 체계에선 아무리 소득이 많더라도 월 180만 원선을 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이 상한선을 없애고, 동시에 보험료율도 소득에 비례해서 누진세 체계로 하자고 주장한다. 사실상 ‘부자 증세’를 통해 서민에게 혜택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진보신당, 보편적 증세 필요

진보신당은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의 무상의료안을 뼈대로 하는 건강보험 개혁안을 내놓았다.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보험료를 1만1천원씩만 더 내면 국민으로부터 6조원,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6조원이 확보되어 무상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근로자?사업주?국가가 내는 5대5대2의 비율은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보험료를 선제 인상할 경우 정부와 기업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본다.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 이상이 교수는 우리나라 일반정부 재정 규모가 2010년 GDP의 약 31% 정도로 북유럽 국가 평균 55%, 유럽연합 국가 평균 51%, OECD 국가 평균 45%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하는 보편적 증세를 통해 무상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