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꼭지 둘.  당신이 원하는 무상의료는?

야권은 건강보험 보장성 강화 정책의 필요성에 대해서는 한 목소리를 내고 있지만, 방법론에 있어서는 차이를 보이고 있다. 논쟁의 핵심은 재원 조달 방안이다.

민주당, 증세는 없다

민주당은 집권하면 새로운 세금을 걷거나 국채를 발행하지 않고 무상의료를 추진하겠다는 계획이다. 대신 재정개혁과 부자감세 철회 등의 조세개혁, 건강보험료 징수 기준 조정 등의 건보개혁 등을 통해서 건강보험 정부지원금을 현 20%에서 30%로 확대하겠다고 발표했다. 한국의 GDP대비 사회복지 지출 비중은 2009년 7.5%에 불과하여 OECD 평균의 3분의1 수준이며, 회원국 중 멕시코를 제외하면 최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따라서 불필요하게 낭비되는 정부 재정의 용처를 변경하여 복지에 사용함으로써 무상의료를 실현하겠다는 것이다.
하지만 ‘증세 없는 복지’에 대해 비판의 목소리가 많다. 부유세 도입을 주장해온 정동영 최고위원이나 ‘사회복지세’ 법안을 발의해놓은 진보신당 조승수 대표는 증세 없이 재원조달을 할 수는 없다고 주장하며 민주당의 태도가 ‘비겁하다’고 비판했다.

민주노동당, 부자들이 더 내야

민주노동당은 직장 가입자 건강보험료를 기업주와 노동자가 각각 50%씩 내는 나라는 거의 우리나라뿐이며 대부분의 나라들에선 기업이 더 부담하거나 정부가 더 부담하고 있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따라서 근로자 대 사업주의 부담비율을 4대6으로 조정하고 국가 보조비율을 30%로 늘리자는 주장이다. 이 제안이 현실화될 경우 근로자는 현재 수준의 보험료를 내고 사업주와 국가는 조정된 비율만큼 인상된 보험료를 내게 된다. 또 건강보험료는 현재 체계에선 아무리 소득이 많더라도 월 180만 원선을 넘지 않도록 되어 있는데 이 상한선을 없애고, 동시에 보험료율도 소득에 비례해서 누진세 체계로 하자고 주장한다. 사실상 ‘부자 증세’를 통해 서민에게 혜택을 돌리겠다는 것이다.

진보신당, 보편적 증세 필요

진보신당은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의 무상의료안을 뼈대로 하는 건강보험 개혁안을 내놓았다. 국민들이 평균적으로 보험료를 1만1천원씩만 더 내면 국민으로부터 6조원, 국가와 기업으로부터 6조원이 확보되어 무상의료를 시행할 수 있는 재원이 마련될 수 있다는 주장이다. 근로자?사업주?국가가 내는 5대5대2의 비율은 법적으로 정해진 것이기 때문에 국민들이 보험료를 선제 인상할 경우 정부와 기업도 보험료 인상이 불가피하고 본다. ‘건강보험하나로 시민회의’ 이상이 교수는 우리나라 일반정부 재정 규모가 2010년 GDP의 약 31% 정도로 북유럽 국가 평균 55%, 유럽연합 국가 평균 51%, OECD 국가 평균 45%에 비해 현저히 낮다고 말했다. 따라서 보험료 인상을 전제로 하는 보편적 증세를 통해 무상의료를 실현할 수 있을 것으로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