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秀)상한 의대생들 7회
시간이 흐를수록 homogeneous(균질, 동일)해져 가는 우리들. 하지만 남다른 생각으로 자신의 끼와 재능을 펼치는 heterogeneous한 의대생들도 존재합니다. 2011년, 의대생신문이 남다른 생각을 가진 의대생들을 지면에 소개합니다.
수(秀)상한 의대생들! 때로는 학교에서 때로는 세상에 펼치는 그들의 수상한 발자취를 따라가 봅니다.
‘좋은 의료’를 향한 작은 한 걸음
서울의대 경제경영 동아리, MD Winners의 1박 2일
생각보다 많은 수의 의대생들이 ‘내가 의대외에 다른 전공을 선택했으면 어땠을까?’하는 생각을 한다고 한다. 그리고 그들 중 상당수가 경제/경영에 관심을 가지고, 직접 배우고 체험하고 싶어한다. 하지만 꽉 짜여진 시간표 속에서, 마음대로 원하는 경영관련 수업을 듣고 타과생들과 교류하기는 거의 불가능 하다.
의대생들의 이런 갈증을 풀어주기 위해 서울의대 MD Winners에서는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내일의 병원을 위한 의료 경영 심포지움(HMS)'을 준비했다. HMS에서는 다양한 프로그램을 만날 수 있었는데, 첫째로 바쁜 학기중이 아닌 방학중에도 의료경영관련 여러 유명한 연사님들을 한자리에서 모두 만나볼 수 있게끔 했다. 또한 경영전반에 두루 쓰이는 의사결정단계, 프리젠테이션 기술, 파워포인트 제작을 직접 팀플레이를 통해 체험할 수 있었다. 각 조의 팀플레이는 함춘강의실 위층에 자리한 MDL실에서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뿐만 아니라, 경영대 생을 비롯한 다양한 전공 학생들도 참여할 수 있게 심포지움 지원의 문을 넓혀서 다양한 생각을 교류할 수 있게끔 했다. 생각의 교류뿐만 아니라 ‘와인 스탠딩 파티‘를 통해 직접적으로 친목을 다지는 시간도 있었다.
이번 심포지움의 핵심이라고도 할 수 있었던 네 분의 연사분들의 강연은 서울대학교 함춘강의실에서 이틀에 걸쳐 이뤄졌다. 1월 29일 토요일에는 김진화 현 (주)오르그닷 대표이사님을 초청해 <사회적 기업과 의료, 사회적 기업가 정신, 의료분야의 블렌디드 밸류>에 관한 새로운 시각을 들었고, 이어서 현 가톨릭의대 인문사회의학과 권영대 교수님을 초청해 <의료 전문가를 위한 병원 경영의 원리 - 병원 조직의 특성과 의료 전문가 경영자의 역할을 중심으로>에 관해 심도있는 강연이 진행됐다.
이튿날인 1월 30일에는 현 삼성서울병원 의료관리학과 임상조교수이신 김치원 교수님을 모시고 <전략적 문제해결의 기술>에 관한 강연이 진행되었다. 특히 김치원 교수님께서는 Mckinsey에서의 실무경험을 바탕으로 한 강연과 함께 참석자들이 직접 체험할 수 있는 문제도 제시해 주셨다. 김치원 교수님의 강연에 이어 현 강원대학교병원 병원장이신 김중곤 교수님을 모시고 강연이 진행되었다. 병원장이란 직책을 맡고 계신분을 평소에 의대생이 뵙기란 쉽지 않은데 이날 강연을 통해 여러 대학에서 온 학생들이 평소에 궁금했던 것들에 대한 다양한 질문을 쏟아냈다.
성공적으로 모든 강의가 끝나고, 이틀동안 진행됐던 팀플레이를 마무리짓는 프리젠테이션이 같은 장소인 함춘 강의실에서 이어졌다. 편성됐던 각 조별로 발표가 진행되었고 김중곤 현 강원대학교병원 병원장님을 포함한 세 분의 심사위원이 심사를 맡았다. 프리젠테이션 후에는 간단한 심사평이 이어졌고 우수팀 세 팀에게는 상장과 부상이 수여되었다.
프리젠테이션에 이어서 의료경영심포지움에 참여했던 참석자들과 MD Winners의 운영진이 모두 자리를 함께한 와인 스탠딩 파티가 함춘회관 가천홀에서 진행되었다. 이 자리를 통해 여러대학에서 온 의대생을 비롯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이 친목을 도모할 수 있었다. 또한 성공적인 심포지움 참여를 기념한 수료증도 배부되었다. 와인스탠딩 파티를 끝으로 이틀간의 숨가빴던 HMS 일정도 막을 내렸다.
이번 ‘내일의 병원을 위한 의료 경영 심포지움(HMS)' 행사에 참가하면서 행사를 주최한 서울의대 경제경영동아리 MD Winners의 관계자 분들과 대화를 나눌 수 있었다. 의대 내 동아리로서는 특이하다고 할 수 있는 경제경영동아리인 MD Winners에 대해 많이 알 수 있었는데, 다음은 관계자 두 분과의 인터뷰 내용.
Q. MD Winners에 대해 간단히 소개한다면?
A. 기본적으로 의대생들을 중심으로 해서 경제, 경영을 공부하고자 하는 학생들의 모임으로 시작했다. 처음에는 학문적인 호기심으로 출발했지만, 지금은 진로 탐색을 비롯해서 다양한 분야에 관심을 두고 있다. 학생들을 대상으로 한 의료경영 동아리로서는 국내 최초로, 동아리 인원은 약 20명 정도이다. 이들 중 많은 수가 의사 뿐 아니라 다양한 진로와 꿈을 가지고 있는 학생들이다.
Q. 평소 내부 세미나 등의 동아리 활동을 주로 하던데, 어떤 방식으로 진행되나?
A. 원칙적으로 동아리 활동은 경제나 경영학에 관한 기본적인 내용을 중심으로 공부하는 것이 목표이지만, 활동의 주체가 의대생이다 보니 아무래도 의료와 연관된 측면에서 공부하게 된다. 활동의 예로 세미나의 경우 한번에 세 명의 참가자가 준비하는데, 한명은 포괄적인 개념을, 나머지 한명은 조금 더 세부적인 개념을, 마지막 한명은 이러한 개념을 의료에 연관지어 세미나를 준비한다. 또, 동아리 내에 학술부가 따로 있어 동아리원들의 공부를 도와주는 역할을 한다.
Q. 의대생과 접목되는 경영의 개념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단순히 더 높은 수익을 올리는 것만이 경영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의대생들의 경우 아무래도 대학생활에서 다른 사람들과의 협력이나 의사소통을 배우기가 힘들다. 이런 상황에서 의료현장에 나가게 되면 의사뿐 아니라 간호사를 비롯한 다양한 직군과 함께 일하게 되는데, 이때 원활한 의사결정을 내리고 일을 추진하는 능력을 기르는 것이 우리의 목표이다. 사실 이번 HMS 행사의 취지도 이런 맥락과 맞닿아 있는데, 예를 들어 행사 참가자의 경우에도 의대생뿐 아니라 다른 전공의 참가자들도 많이 있다. 이런 다양한 배경의 참가자들과 팀플레이 활동 등을 통해 협동력을 기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Q. 연사 섭외나 강연 주제 선정에 있어서 어떠한 기준이 있었는지?
B. 연사분들을 섭외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었다. 가장 큰 어려움은 강연료였는데, 물론 지금은 후원을 받고 있지만 처음 섭외 당시에는 사정이 좋지 않아 무료로 강의를 진행해 주실 수 있는 연사분을 모셔야 했다. 그렇다 보니 연사분들 대부분이 서울의대 출신 선배님들로 구성되게 되었다. 하지만 많은 선배님들 중에서도 이분들을 모시게 된 이유는 단순히 수익창출을 위한 경영보다는 공익적인 측면도 강조할 수 있는 방향으로 준비하겠다는 생각 때문이다. 강연 주제 역시 ‘좋은 의료’를 위해 어떻게 해야 하는지를 중심으로 짜여졌다.
Q. ‘좋은 의료’가 행사의 큰 주제인 것 같은데, ‘좋은 의료’란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A. 현재의 의료는 그 초점이 지나치게 편향되어 있다. 앞으로는 의료 현장에서 환자 뿐 아니라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는 사람들도 합리적이고 효율적으로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환경이 갖추어져야 한다. 의료 환경 자체가 개선되어야 궁극적으로 환자들도 더 양질의 서비스를 받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 나아가 의료계가 보다 합리적이고 탈권위적이며 민주적인 분위기로 변화한다면 더 좋은 의료 서비스가 실현될 수 있을 것이다.
B. 사실 좋은 의료를 정의하는 것은 다소 어렵지만, 이를 실현하는 데 있어서 경영이 필요한 것은 확실하다. 의료 현장인 병원에는 의사 외에도 간호사나 임상 병리사 등 수많은 직군의 의료 종사자들이 함께 일하게 된다. 의료현장의 리더로써 수많은 직군 사이에서 발생하는 갈등이나 다툼을 해소하고 완화하기 위해서는 경영의 관점이 반드시 필요하다. 뿐만 아니라, 의학과 목적은 같으나 개념과 바탕이 이질적이어서 종종 갈등을 빚곤 하는 한의학과 같은 학문과의 장벽을 낮추기 위해서도 이러한 관점은 꼭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Q. 마지막으로, 이번 행사를 기획하면서 꼭 전달하고 싶은 메세지는?
보통 우리같은 사람들을 의대 안에서는 ‘딴 생각하는 사람’이라고들 하는데(웃음), 이런 사람들, 다양한 배경의 사람들이 모여 소통하고 공감하며, 새로운 것을 배울 수 있는 즐거운 자리를 만들고 싶었다. 또, 이번 행사의 큰 목표 중 하나가 네트워킹인데, 이번 행사를 참가자들이 앞으로도 서로 교류하고 생각을 나눌 수 있는 기회로 삼았으면 좋겠다.
임재윤 수습기자/아주
< picaghu@e-mednews.com>
조영탁 기자/울산
<pokytjo@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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