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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리병원, 다시 이슈화된 이유는?

영리병원, 각 집단의 이윤 확보를 위한 각축장으로...

이건희 삼성전자 회장이 취임 20주년을 맞았던 2007년, 이 회장은 한국의 제조업 위기를 선언하며, ‘샌드위치 위기론’을 제시했다. 한국 제품은 품질에서는 일본에 뒤쳐지고 가격에서는 중국에 밀려 국제 시장에서 설 자리를 잃고 있다는 것이다. 그에 따라 이 회장이 제시한 방향은 그동안 키워왔던 제조업이 아닌, 금융과 서비스 산업이었다. 그리고 지난 2월 삼성은 세계적인 바이오제약 업체인 미국의 ‘퀸 타일즈’와 합작사를 설립한다고 밝혔다. 이들 합작사가 만들 바이오위탁생산시설은 바로 인천 송도에 들어설 예정이다.

정부 또한 제조업 위기를 지적하는 삼성에 목소리를 같이 했다. 2005년 1월, 고 노무현 당시 대통령은 “교육과 의료 등 고도 소비사회가 요구하는 서비스를 세계적 경쟁력을 갖춘 전략산업"으로 육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두 달 뒤, ‘서비스산업 관계 장관회의’에서 영리병원 허용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 의료 민영화에 대한 논의는 이명박 정부에 이르자 훨씬 노골적으로 진행되었다. 기획재정부는 2008년 10월까지 추진 계획안을 마련하겠다고 발표했다. 정부의 계획안은 2007년 2월 삼성 경제 연구소에서 내놓은 ‘의료서비스 산업 고도화 과제’와 매우 유사한 내용이었다. 하지만 당시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의 영향으로 의료 민영화에 경각심이 높았던 여론은 서명운동과 촛불 시위로 계획안 추진 반대 의사를 강력하게 표출했다. 이에 정부의 계획은 무산되었고 이 대통령은 두 차례 사과문을 통해 ‘의료 민영화는 없다’라고 밝혔다. 그러나 여론이 잠잠해진 틈을 타 정부는 2009년 초 다시 ‘미래 한국을 이끌 신 성장 동력’에 ‘글로벌 헬스 케어’ 라는 변형된 이름으로 개별 법안을 추진시켰다. 네 달 뒤, ‘서비스산업 선진화를 위한 민관 합동회의’에서는 내국인 영리병원 허용 여부, 의료채권 발행, 의료기관 인수합병 근거 마련, 건강관리서비스의 산업화 등이 논의됐다. 현재 경제자유구역인 송도와 제주특별자치도에 도입 예정인 영리병원은 정부의 눈 가리고 아웅의 본격적인 시발탄이 되고 있다.
 
정부가 이토록 강력하게 영리병원을 추진하려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가장 큰 이유는 경제 성장에 있다. 영리병원을 통해 산업 부가가치와 GDP 향상이라는 경제 성장 목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박형근 제주대 의대 교수는 ‘영리병원 도입 배경과 대응 방향’이라는 보고서에서 “1년에 국민건강보험 총 진료비가 40조 원인데, 의료산업이 1년에 25% 성장하면 10조 원의 추가 매출이 발생해 GDP 1% 추가 성장으로 반영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같은 성장은 국민들의 호주머니를 털어 이루어지는 것에 불과하다. 병원이 시장 논리 하에 놓이게 되면 의료 행위는 사고파는 거래의 대상이 된다. 따라서 수익이 낮은 보험진료는 2류 진료로 전락하게 되고, 병원이 권장하고 투자하는 일반진료가 주 진료로 자리 잡게 되는 것이다. 이는 곧 국민들에게 고액의 진료비로 돌아오게 된다. 영리병원을 반대하는 사람들이 가장 우려하는 바도 바로 이 같은 의료비 폭등이다. 실제로 외국 324개 병원을 연구한 결과 영리병원 의료비가 비영리병원보다 19% 높았고, 메디 케어를 비교한 대표적 연구에서도 영리병원 의료비가 16.5% 높았다. 뿐만 아니라 영리병원의 운영을 통해 매출이 성장한다 하더라도, 그로 인한 수혜는 국민이 아닌 대기업에 가장 먼저 돌아간다. 의료 민영화 사업이 본격화될 경우 가장 특혜를 받게 되는 것이 삼성이다. 현재 송도에 입성중인 삼성국제병원(삼성증권·삼성물산) 외에도 각 곳에 포진해 있는 삼성 계열사들은 민간보험(삼성생명), 원격진료 정보망 구성(삼성SDS), 원격진료 단말기(삼성전자) 등 영리병원의 귀추를 향해 신경을 곤두세우고 있다. SK, 현대 등 다른 대기업들 또한 헬스 케어 사업에 뛰어듦에 따라 정부의 법안은 기업들의 이해관계와 맞물려 강한 추진력을 얻고 있는 셈이다.
 
대통령의 사과문으로 잠잠하던 영리병원 문제를 본격적으로 다시 이슈화 시킨 것은 ‘보수 언론’이다. 2004년 참여 정부의 정책에 <조선일보>가 의료 관광에 대해 대대적으로 보도하면서 분위기를 이끌었던 것처럼 이번에는 <중앙일보>가 영리병원의 필요성에 대해서 본격적인 물꼬를 텄다. <중앙일보>는 지난 7월 11일부터 15일까지 ‘메디컬 코리아 해외서 배운다’라는 제목으로 영리병원 허용을 옹호하는 기획기사를 매일 1면에 배치했다. 이 기획기사는 영리병원의 필요성과 IT·BT 산업의 융합 그리고 원격진료와 건강관리서비스법안의 시급한 통과를 핵심으로 한 내용이었다. 언론의 보도에 화답이라도 하듯 같은 달 19일 청와대는 “제주도와 송도 영리병원의 차질 없는 실시”를 지시 했다.
이 같은 언론의 영리병원 옹호 기사에 대하여 각 시민 단체들은 “삼성의 홍보지 노릇을 하고 있다.”며 <조선일보>에 비판의 소리를 높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언론의 영리병원 지지에는 기업뿐만 아니라 종합편성채널사업자들의 이해관계도 얽혀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현재 국회에 계류 중인 ‘제주도 특별법’ 개정안에는 제주도에 영리병원 설립과 함께 방송에 의료 광고를 허용하는 내용을 담고 있다. 종합편성채널업자들은 영리병원 허용을 통해 전문의약품·의료기관 광고 합법화를 요구하고 있는 것이다. 이미 포화상태에 다다른 광고시장에서 병원이나 전문의약품 광고 분야는 마지막 블루오션이 아닐 수 없다.
중, 대형 병원들의 의료시장 변화 욕구도 영리병원 도입에 한 축이 되고 있다. 기업 병원의 도입 이후, 기업 병원에 대한 제도적 규제나 병원의 수가 인상도 기대하기 어려운 조건에서 환자들마저 재벌 병원으로 향하자 일반 병원은 돌파구를 찾기 시작했다. 기업 운영 형 병원의 경우 기업의 자본으로 병원의 시설, 장비 투자가 자유로운 데에 반해 일반 병원에서는 국민건강보험으로 책정되는 낮은 수가로 투자를 위한 자본이 부족한 실정이다. 그런 일반 병원들에게 영리병원은 주식과 채권 발행을 통해 자본 확충과 투자가 가능하다는 점에서 매우 구미가 당기는 대안이다. 그러나 이 같은 병원의 요구를 완전히 실현하기 위해서는 영리병원 도입만으로는 부족하다. 의료 공급 시장이 자유 경쟁화 될 경우 병원들은 경쟁에서 낙오되지 않기 위하여 보다 안정적인 자본 확보를 요구하게 되는데, 현재 시행되고 있는 당연지정제로는 그런 요구에 부응하기 어렵기 때문에 병원의 눈은 자연히 민간 의료 보험으로 돌아가게 된다. 즉, 병원의 자본 확충을 위해서는 영리병원 도입 뿐만 아니라 건강보험 당연 지정제 폐지, 민간의료보험 활성화 또한 필수적이게 되는 것이다. 이는 결국 ‘의료 산업화’, ‘의료관광 활성화’라는 명분하에 추진된 의료민영화를 위한 핵심정책이고, 이명박 정부에서 강력한 추진 의지를 보이고 있는 사안이기도 하다.

각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힌 의료 민영화 사업의 시작에 현재 인천 송도와 제주특별자치도가 시험대에 올려져있다. 여, 야당의 치열한 공방으로 매 임시 국회마다 흐지부지 되었던 영리병원 도입. 오는 9월 정기 국회에서 논의될 도입 방향을 각 계에서 주목하고 있다.

고유라 기자/서남
<youzr-_-a@e-mednews.com>

개정된 한의약 육성법,
의료계-한의료계 분쟁소지 제공

지난 7월 14일 한의약 육성법 개정안이 국회회의의 의결을 거쳐 최종 공포되었다. 한의약 육성법의 변화된 내용은 다음과 같다.


■ 현행법 :: 1. “한의약”이라 함은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의료행위(이하 “한방의료”라 한다)와 한약사(韓藥事)를 말한다.

■ 개정안 :: 1. “한의약”이라 함은 우리의 선조들로부터 전통적으로 내려오는 한의학을 기초로 한 한방의료행위와 이를 기초로 하여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 및 한약사를 말한다.

개정안에는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 및 한약사’라는 어구 하나가 추가되었을 뿐이지만, 이 작은 돌멩이 하나가 의료계에 퍼트릴 파장은 작지 않을 전망이다.

국회에서는 개정안이 통과된 배경을 한의약 육성을 위한 정부의지의 결과로 설명했다. 한의약의 범위를 ‘과학적으로 응용·개발한 한방의료행위’까지 확대함으로써 해당 산업의 발전과 국제경쟁력 강화를 도모하고, 최종적으로 국민에게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목표다. 이를 통해 한의약 분야를 신규유망 산업으로 육성하고자 하는 한의약 육성법의 본래 목표에도 부합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미 정부는 지난 5년간 1차 한의약 육성계획에 4천억원을 투자했고 다가올 5년간 1조 원을 재투자하겠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이는 노벨상 집중육성 지원금액인 200억을 훌쩍 뛰어넘는 매머드급 투자계획이다.

화답하는 한의료계와
반발하는 의료계사이
극명한 대비이뤄

이러한 법률 개정에 대해 한의료계는 모처럼의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익명의 한 한의대생은 "개정 결과가 네거티브 언론 전략의 결실이며, 로컬 현실 개선에 큰 힘이 될 것"으로 보았다. 한편 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장은 예상되는 의료계의 비난에 대해 전면 부정하고 나섰다. 한의사들이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넘보고 있다고 의료계가 주장하지만, 이번 법안은 한의학적 근거로 개발된 의료기기나 약제를 사용하기 위해 개정되었다는 것이다. 그는 한의사는 이미 한의학을 기초로 현대과학을 응용, 개발한 전자침술, 레이저침 등과 맥진기, 사상체질 진단기를 비롯한 여러 진단기기를 진료에 활용해 왔다고 설명하면서, 이번 개정 결과로 한의약의 현대적 응용과 신약 개발, 탕약의 제형 변화 등이 탄력을 받을 수 있게 됐다고 평가했다.

반면 의료계에서는 여전히 한의약 육성법에 대해 명백한 반대의사를 비추고 있다. 지난 6월 16일 한의약 육성법 폐기를 위한 경만호 대한의사협회장의 일인시위가 있었고 21일 신민석 의협 상근 부회장도 시위에 뒤따랐다. ‘한의약육성법’은 두 집단 간의 갈등만 불러올 뿐 근본적인 대책이 아니며, 의료 일원화가 근본적 해결책이 될 것이므로 한의약 육성법은 그 뒤에 추진되어야 할 문제라는 것이 시위내용의 골자였다.

의료계가 가장 우려하는 것은 한의사들의 현대의료장비 사용 가능성이다. 의료법상 한의사는 혈액검사기, 초음파진단기, CT, MRI 등의 장비를 사용할 수 없게 되어있음에도 불구하고 점점 많은 한의사들이 현대의료장비를 불법 사용해오고 있다. (표 참조)
겉으로는 개정안의 목표가 현대의료기기 사용이 아니라 하지만, 막상 한의사들이 CT나 MRI등의 의료기기들을 사용하다 적발되었을 때 이번 개정안이 빠져나갈 구멍 역할을 하지 않겠냐는 문제제기다. 실제로 의료계의 우려에 대해 전면부정하고 나선 김정곤 대한한의사협회장은 한의약 육성법 통과 후 한의신문에 올린 인사말에서 “X-ray, 초음파, CT, MRI 등과 같은 현대 의료기기를 한의학적 치료에 자유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관련법률인 의료기사 등에 관한 법률과 의료법, 약사법 개정 추진에도 박차를 가하겠습니다.”라는 다짐으로 그전의 언행과 상반되는, 노골적인 현대의료기기 사용의지를 보였다.

이와 관련해 한의사들의 의료기술사용권을 둘러싼 법정공방 또한 새 기류를 타고 있다. 지난 6월 한의사들의 초음파진단기 사용권 논란이 재점화되었다. 초음파진단기를 사용해 의료법 위반으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한의사들이 헌법소원심판 청구에 나선 것이다. 한의사가 진단기기 사용방법을 교육 받아 알고 있고, 한방이론에 근거해 (초음파)기기를 사용하면 적법하다는 것이 그들의 주장이다.
또 6월 28일 보건복지부의 한의약정책관이 IPL(Intense Pulsed Light, 피부 표피층에 빛을 방출함으로써 주근깨와 잡티, 안면홍조 등을 개선시켜주는 치료방법)이 한방의료행위라고 발언함으로 인해 대한 피부과 학회에 비상이 걸렸다. 현재 대법원에 계류중인 ‘한의사 IPL 의료법위반소송’ 공판에서 이 같은 정부 관계자의 발언이 중요한 변수로 작용할 수 있다는 위기의식이 싹을 튼 것이다.

이 외에도 지난 2006년 한의원의 CT기기 사용문제를 두고 법정공방까지 간 사례를 포함해서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권을 둘러싼 논란이 오랜시간 진행되온 만큼, 이번 개정안을 좌시해서는 안된다는 의료계의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의협,
“한의사들의 월권행위에
강력히 대응하겠다.”

결국 지난달 27일 대한의사협회는 한의사들의 현대의료기기 사용을 방지할 수 있도록 한의약육성법 시행령 및 시행규칙을 개정하고, 그에 앞서 개정 방향과 추진 계획에 대한 정부의 입장을 알려 줄 것을 요청하는 의견서를 전달했다.

6월 30일 열린 의협 상임이사회에서는 “최근 한의약육성법 개정과 IMS 및 IPL 소송·초음파기기 관련 헌법소원 등 입법과 소송을 통한 한방의 의료영역 침범 시도가 지속적으로 이뤄지고 있다”면서 강력하고 종합적인 대응을 위해 의료일원화특별위원회·한방대책특별위원회·IMS특별대책위원회를 통합, (가칭)범한방 특별대책위원회를 신설키로 의견을 모으는 등 대응책을 마련중에 있다.

한동석 의협 대변인은 “과학적으로 검증되지 않은 한의약을 육성 발전시키겠다는 발상은 국민 건강과 재산을 담보로 특정 직역에 이익을 주겠다는 의도로밖엔 비쳐지지 않는다"며 "한의약육성발전계획이 얼마나 많은 국민 혈세를 축내고 있는지 국민에게 고발하고, 비과학을 용인하고 있는 이원화된 의료체계를 바로잡는 데 역량을 경주하겠다”고 말했다.

전영준 기자/중앙
<yjipnida@e-mednews.org>

진료는 의사에게, 약은 누구에게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를 둘러싼 공방

이제 편의점에서 약을 살 수 있을까. 작년 12월 이명박 대통령의 일반의약품 슈퍼판매에 대한 언급 이후로 6개월 넘게 이어진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대한 논란이 아직도 뜨겁다. 일반의약품이란 의약품 중 수 십년간 사용되어 더 이상의 특이한 부작용 보고가 없는 약들로 의사나 치과의사의 처방 없이 환자에게 효능, 효과, 부작용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여 환자 스스로 선택하여 복용할 수 있는 약을 말한다.

보건복지부는 7월 20일 의약품 구입 불편 해소를 위해 안전성에 문제가 없는 것으로 인정되는 이들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하는 ‘의약외품 범위지정’ 및 ‘의약품등 표준제조기준’ 고시를 7월 21일부터 공포·시행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7월 21일부터 까스명수, 박카스 등 액상소화제ㆍ정장제ㆍ외용제 48개 의약외품이 슈퍼 및 편의점, 대형마트 등에서 판매가 가능해졌다.

하지만 이것으로 논란이 일단락 될 것 같지는 않다. 보건 복지부는 48개의 일반의약품 이외에도 국민 수요가 많은 감기약, 해열진통제 등 가정상비약을 약국 이외 장소에서 구입할 수 있도록 약사법 상 약사만 판매할 수 있는 ‘일반의약품’ 가운데 일부를 ‘약국 외 판매 의약품’으로 분류하는 ‘약사법 개정안’의 입법을 예고했다. 일부 약사들은 ‘일반의약품 48개 품목을 의약외품으로 전환한 보건복지부의 고시를 무효로 해달라’며 의약외품 범위지정 고시처분 무효 확인 청구소송을 냈다. 또한 약사회는 진수희 보건복지부 장관을 약사법 위반과 직무유기 등의 사유로 검찰에 고발하고 약사법 개정 반대 서명운동을 하는 등 크게 반발하고 있다.

이토록 논란이 되고 있는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는 이미 일본이나 미국 등 선진국에서 시행되고 있다. 일본의 경우를 보면 1998년 이전에는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가 전면 금지였지만 10년간 단계적인 논의 과정과 제도 개선을 거쳐 지금은 일반 의약품의 약 95%정도를 약국이 아닌 일반 소매점에서도 구입할 수 있게 되었다. 일본은 의약품을 위험 정도에 따라 세단계로 구분하고, 전체 일반의약품 중 약 5%를 차지하는 `안전상에 특별한 주의를 요하는 성분을 포함하는 의약품`인 1종을 제외하고는 약사가 아닌 등록판매원도 판매할 수 있도록 했다. 대부분의 일반의약품을 소비자가 자유로이 구매할 수 있도록 하되 일정한 자격을 갖춘 등록판매원이 판매하도록 함으로써 안정성을 높이고 있다.

미국의 경우에는 의약품이 처방약과 비처방약 두 가지로 분류된다. 미국 식약청은 위험성보다 이점이 크고, 남용 및 악용될 위험성이 적으며, 정확한 라벨이 되어있어 소비자가 전문 의료인의 도움 없이도 안전하고 효과적으로 자가처방에 사용할 수 있는 약품들을 비처방 의약품으로 구분하고 있다. 비처방 일반 의약품으로 분류 된 약이면 마트나 편의점에서 판매가 가능하다. 하지만 모든 비처방 의약품이 자유롭게 판매되는 것은 아니다. 마약사용에 이용될 소지가 있거나 미성년자의 남용이 우려되는 약품의 경우는 판매에 제약이 있다. 안정성의 문제로 영아용 감기약이 철수 된 경우도 있었다.
유럽의 경우, 독일과 영국은 의약품을 처방의약품, 약국용 의약품, 일반판매가능 의약품 세 가지로 분류하고 처방이나 복약지도가 필요 없는 일반판매약은 일반 소매점이나 편의점에서 구입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이렇게 일반의약품을 약국 외에서 구입할 수 있는 나라는 독일, 영국을 포함 12개국이 있다. 반면 스페인, 프랑스 등 13개국은 약국에서만 약을 팔도록 하고 있다. 프랑스의 경우 의약품을 특별처방약, 처방약 list 1, 처방약 list 2, 비처방약의 4분류로 나누고 있지만, 비처방약도 약국에서만 구입할 수 있게 되어있다.

일반의약품의 약국 외 판매 문제는 국민의 편의성과 안전문제와 밀접하게 관련된 민감한 사안이다. 또한 다양한 집단의 이해관계가 얽혀있는 문제이기도 하다. 머지않아 약사의 입장이 될 약대생들은 이 문제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을까. 약대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대부분의 약대생들은 일반의약품 약국 외 판매에 반대하지만, 국민의 입장에서 보면 약국외 판매는 필요하다, 다만 대형마트 등의 의약품 판매코너에 약사가 배치되어 전문적은 도움을 줄 수 있어야 안전성을 높일 수 있다고 본다." 고 말했다.

서우림 수습기자/한림
<wr1208@e-mednews.org>

당신이 알아야 할 기아의 진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VS 빌 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

제3세계 국가의 기아라는 테마는 우리에게 익숙하다. 세계 경제 석학들과 사회학자들이 끊임없이 고민하고 있으나 여전히 미결인 문제에 대해 답을 찾으려 한다면 이 글을 완성하지 못할 것이다. 단지 세상을 좀 더 깊이 이해할 수 있게 해 주는 몇 가지 사실을 공유하고 싶다. 소개할 책은 장 지글러의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와 마이클 킨슬리의 "빌게이츠의 창조적 자본주의"이다. 두 책은 제3세계의 비극이라는 동일한 문제 의식에서 출발하지만 서로 상반된 결론에 도달한다.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 는 올해 초 방영된 ‘시크릿 가든’ 이라는 드라마에도 등장한다. 월세 30만원을 내고 세들어 사는 길라임의 처절한 가난을 이해할 수 없었던 부유한 청년 김주원은 서재에서 “왜 세계의 절반은 굶주리는가”를 꺼내든다. 그는 아마도 이 책의 결론에 공감할 수 없었을 것이다.

장 지글러,
자본의 무한 경쟁의
규제가 기아의 해결법
유엔 인권위원회의 식량특별조사관으로 활동한 저명한 기아문제 연구자인 장 지글러는 부패한 권력들, 환경 재앙과 함께 금융 자본을 앞세운 신자유주의적인 세계화를 기아의 원인으로 지목한다. 120억의 인구가 먹고도 남을 만큼의 식량이 생산되고 있는데 하루에 10만명이, 5초에 한명의 어린이가 굶주림으로 죽어가는 현실, 시장 논리에 의한 가격 정책 때문에 잉여 농산물이 구호 식량으로 제공되는 대신 버려지는 모순을 폭로하며 기아는 먹을 것이 없어서가 아니라 먹게 내버려 두지 않는 비정한 자본주의의 산물이라는 것을 강조한다. 그는 비정한 자본주의, 즉 신자유주의에 대한 분노를 감추지 않으며 기아 문제에 있어서만큼은 신자유주의 논리를 완전히 버리고 국제적 구조, 규범, 협약을 마련해 시장을 적극적으로 규제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빌 게이츠,
자본이 기아를 해결할 수 있도록
동기부여를 하자

한편 신자유주의 시장체제의 근본인 ‘자유경쟁’은 그대로 유지하면서 모순을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 사람들도 있다. 마이크로소프트를 설립하여 세계 최고의 부호가 된 빌 게이츠는 2000년 그의 아내와 함께 자선재단인 빌 앤드 멜린다 게이츠 재단을 설립하였다. 2008년 1월 스위스 다보스에서 개최된 세계경제포럼에서 그는 “창조적 자본주의”라는 방식의 기업경영이 제3세계 국가에 실질적 도움을 줄 수 있다고 발표한다. “창조적 자본주의”를 한마디로 요약하면 “기업이 이익과 사회적 인정을 얻기 위해 제3세계를 위해 일하게 하라.”이다. 기업이 가난한 나라에서 새로운 시장을 찾기 위해 돈을 쓰거나 기술을 활용하는 것, 수익의 일정 비율을 가난한 나라에서 가치 있는 목적에 사용하는 제품을 파는 것이 그 예이다. 다른 예로 FDA가 선진국에는 없고 제3세계에만 만연한 질병의 치료약을 개발한 제약회사의 다른 약품에 대해 우선 심사를 해주는 것은 제약회사로 하여금 제3세계의 질병에 대한 약을 개발할 동기를 부여한다. 그는 만일 기업이 이익을 창출하고 사회적 이익을 받는 방식을 통해 가난한 사람들의 필요를 충족시킬 방법을 찾는데 21세기의 처음 몇 십 년을 보낼 수 있다면, 빈곤을 줄일 지속가능한 방법을 발견하게 될 것이라고 얘기한다.

사회적 기업, 개념적 논의 대신
실험적 개선을

미국의 많은 보수적 경제학자들은 “창조적 자본주의”가 진정한 자본주의를 후퇴시키고 인류를 더 가난하게 만들 것이라고 비난하고 진보주의자들은 기업의 근본적 목적이 이윤 추구이기 때문에 “사회적 기업”은 제대로 실현되기 어려운 허구일 뿐이라고 냉소한다. 과연 기업의 사회 참여에 대한 논의 자체가 의미 없는 것일까. 자본주의 시대에 소비는 그 사람을 대변한다. 친구들과 “스타벅스에서 봐.”라고 약속을 정하고 맥북을 사용하면서 “상식을 깨라”는 애플의 창조정신을 소비한다. 생활 전반에 깊숙이 위치한 기업을 맹목적으로 비난하는 대신 상생의 길을 모색하는 것이 더 현명하다. 다국적 기업의 눈부신 성공을 제3세계 국가의 기아극복으로 연결시킬 방법이 있다면 실험해보는 것이 좋지 않을까.

진실에 대한 인식과
책임의식이 중요

장 지글러와 빌 게이츠의 주장에 대해 소개했지만, 이외에도 신자유주의를 윤리적으로 변화시킬 수많은 대안이 연구되고 있다. 어쩌면 그 대안 중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의 문제, 또는 신자유주의를 유지하느냐 마느냐의 문제보다는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기아를 비롯한 사회적 아픔에 관심을 가지느냐가 문제 해결에 결정적인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어느 길을 선택하건 진통은 필연적인 것이기에 그 진통을 감싸 안을 수 있는 책임의식의 크기가 중요하기 때문이다.

심유진 기자/단국
<jinshim@e-mednews.com>

신자유주의란 무엇일까. 18세기 중엽 산업혁명 이후, 정부의 통제를 최대한 줄이고 ‘보이지 않는 손’에 의해 경제 활동이 이루어지게 하자는 애덤 스미스의 고전적 자본주의는 처음에는 호응을 얻었으나, 자본의 횡포, 독점, 빈부격차 심화, 경기 침체 등 많은 부작용을 낳았다. 그 결과 방임적 자유보다 정부의 적극적 개입이 요구되어 미국 윌슨 대통령의 ‘새로운 자유’ 정책과 루스벨트 대통령의 ‘뉴딜’ 정책에 이어 케인스의 수정주의 이론이 등장한다. 수정주의에서는 자본가의 자유 뿐만 아니라 노동자의 자유와 권리도 국가가 나서서 관리한다. 이러한 케인스의 수정 주의가 경제적 효율을 떨어뜨린다는 비판으로 등장한 것이 바로 신자유주의이다. 이는 물가조절, 자원 배분을 비롯한 대개의 경제 운영은 시장 기능을 통해 수행되는 것이 가장 바람직하다고 보았다. ‘규제 완화’, ‘세금 축소’, ‘공기업 민영화’, ‘노동시장 유연화’, ‘복지 정책 축소’ 등을 포함하는 신자유주의 조치들은 세계화와 합세하여 유례없는 기술의 발전과 함께 엄청난 부를 창출하였다. 그러나 동시에 지나친 경쟁주의로 치달아 다수의 약자를 소외시키고 물질만능주의를 부추긴다는 비판을 피할 수 없게 되었다. 1933년, 고전적 자본주의의 정당성에 의문을 갖고 수정주의를 고안한 케인스는 다음과 같은 말을 남겼다. “전쟁 후 우리를 지배하고 있는 퇴폐적이고 국제적인, 하지만 개인주의적인 자본주의는 성공작이 아니다. 이는 지적이지 않다. 아름답지 않다. 정당하지 않다. 도덕적이지 않다.” 오늘날의 신자유주의 또한 케인스가 비난했던 고전적 자본주의와 같이 인간의 존엄성을 훼손한다는 비난에 부딪히고 있다.

그대, 내게 행복을 주는 사람

“청년과 처녀가 만난다. 이 사실이 없다면 인류는 멸망하고 말았으리라.” 《H 보우만》

의대생들도 똑같이 ‘대학생’의 신분을 가지고 있지만 ‘의’라는 글자 하나 때문에 많은 부분에서 다른 대학생들보다 더 호되게 시련을 맞곤 한다. 시험에 대한 부담감도 그렇고, 청춘을 희생하는 것도 그런 시련들일 것이다. 의대 생활을 하다보면 이내 이런 시련들에는 면역이 되고 무뎌지지만 졸업을 하는 그 순간까지도 무뎌지지 못하는 시련이 있다. 연애. 보우만의 말처럼 인류 보존의 위한 당위성을 가진 것이 연애라지만 의대생이기에 우리는 때로는 진심을 숨겨야 하고 때로는 조금 더 많이 인내해야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주변에는 서로를 이해하며 함께 성숙하게 커 가는 아름다운 의대생 커플들도 많다. 그들에게는 어떤 숨은 이야기가 있을까. 상대 연인의 상태에 따른 여러 커플의 이야기를 들어본다.

♥ 같은 의과대학 커플

본과 4학년에 재학 중인 A씨는 4년 째 같은 학교 동기와 연애중이다. 주변 사람들이 당연히 졸업 후 결혼을 할 것이라 생각할 정도로 공인된 커플이다. 해부학 실습조를 통해 가까워지게 된 두 사람은 연애가 의과대학 생활을 하는 데 있어서 커피같은 역할을 했다. 학업에 지칠 때면 서로를 토닥여주며 기운을 불어넣어주고, 모르는 것이 있으면 서로가 상대의 선생님이 되어 가르쳐주었다. 공부가 곧 연애이고 이는 곧 좋은 성적으로까지 이어졌다. 지나치게 같이 있는 시간이 많아 권태기가 올 수도 있었지만 각자 다른 동아리에서 열심히 활동한 덕에 그 걱정은 덜어졌다. 전반적으로는 다른 커플보다 장점이 많지만 동기 커플이기 때문에 일거수일투족이 동기들 내에서 공유된다는 점에서는 불편한 점도 있다. 또한 개인의 행동이라도 항상 주위 사람들은 셋트로 엮어서 바라보기 때문에 개인만의 개성이 묻혀진다는 점도 단점으로 꼽았다. 동기 커플을 생각하는 사람들에게 단순한 호감에서 연애를 하기에는 후폭풍도 심하고 기회비용도 많다고 충고한다. 서로가 서로의 성장을 위한 발판이 되어줄 수 있도록 노력하는 것이 중요하다.

♥ 일반 학부생 커플

본과 1학년에 재학중인 B씨는 1년째 같은 학교 학부생과 연애중이다. 예과 시절 교양 수업을 통해 만나 연인으로 발전하게 되었다. 올해 1학기가 끝나면서 다툼이 잦아지자 연애에 대한 회의가 들었다. 예과 시절에는 학부생 연인보다 물리적, 심적 여유가 많아서 연애를 즐겼지만 본과에 들어오면서 절대적으로 상대방보다 여유가 없어지자 갈등이 생겼다. 상대방은 밀도있게 짜여진 의과대학의 커리큘럼을 이해하지 못해 서운해하고, 본인은 처한 상황에서 최선을 다하려고 하지만 체력적, 시간적인 한계가 느껴져 서서히 부담스러워 하고 있다. 같은 대학생으로서 공감대도 많고 의대 밖의 대학생활을 간접적으로 느껴볼 수 있어서 좋은 경험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일반 학부생들과 본과 의대생들의 학사일정은 완전히 달라서 데이트 시간을 맞추는 것에서 어려움이 많다. 20대로서 공유할 수 있는 문화가 많다는 것에서는 추천하고 싶지만 의대생의 학사 일정을 이해해주지 못한다면 결국 언젠가는 끝이 날 수 있다고 조심스럽게 경고한다.

♥ 타 학교 의대생 커플

본과 4학년에 재학중인 C씨는 4년째 타 학교 의대생과 만나고 있다. 예과 재학 중 지인의 소개를 통해 만났다. 상대 연인은 2살 연하로 본과 2학년에 재학 중이다. 학교 마다 약간의 차이는 있겠지만 배우는 내용은 대동소이하기 때문에 C씨가 연인이자 멘토로서 상대에게 도움을 주는 데서 행복을 느낀다. 학교가 다르기 때문에 서로의 사생활이 확보되면서도 같은 의대생이라 별다른 설명을 하지 않아도 상황을 이해해줄 수 있다는 강점이 있다. 또한 늘 공통의 화제가 있고 상대방의 학교에 들어오는 최신 소식들을 나눌 수 있기 때문에 대화를 이끌어 나가는데 어려움이 없다. 사랑 싸움을 제외하면 딱히 서로 갈등이 있지는 않다. 하지만 의대생으로서 각자가 바쁘기 때문에 자주 만나지 못해 아쉽다. 틈나는 대로 전화나 문자를 통해 연락하며 하루를 시작하고 마감하는 것으로 아쉬움을 달랜다. 다른 커플들에게 물었을 때 이구동성으로 가장 의대생에게 이상적이고 적합한 커플유형으로 손꼽혔다. 이유를 물었을 때 한결같이 “서로의 말을 변명으로 듣지 않고 믿어줄 수 있고 의대생의 특수성을 이해해 줄 수 있는 관계이기 때문” 이라고 답했다.

♥ 사회인
   (직장인, 대학원생 등) 커플

본과 3학년에 재학중인 D씨는 2년째 직장에 다니는 애인과 연애중이다. 소개팅을 통해 만나 연인이 되었다. 작년까지만 해도 학생과 직장인이라는 경계선이 뚜렷하여 보이지 않는 얇은 벽이 있었지만 올해 실습을 돌기 시작하면서 사회 생활을 하게 되자 공감대가 늘어났다. 학생이라고 해도 의대생들의 하루 일과는 직장인만큼이나 바쁘고 타이트하기 때문에 이해를 하지 못하는 데서 오는 갈등은 적었다. 하지만 경제적인 면에서 직장을 가지고 있는 상대에게 많이 의존하기 때문에 주도권도 함께 상대에게 줄 수 밖에 없었다. 학생들을 만나는 것보다 사회 생활에 대해서 많이 듣기 때문에 조금 더 빨리 성숙해지고 실습을 돌면서 교수님들과의 관계를 원활히 유지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되었다. 다만 상대방은 샐러리맨이고 본인은 전문직 종사자가 될 입장이기 때문에 삶의 계획을 세우거나 진로 이야기를 하면 대화가 단절되기도 한다. 사회인을 만날 예정이라면, 사회생활을 어느 정도 겪어보아 조직의 운영원리를 이해하고 작은 문제쯤은 쿨하게 넘길 수 있는 사람을 만나는 것이 서로 오랜시간 함께하는 데 유리할 것이다.

♥ 장거리 연애 커플

본과 4학년에 재학중인 E씨는 3년째 외국에서 유학중인 연인과 만남을 이어오고 있다. 초등학교 때 동창을 커서 만나게 되어 연인관계로 발전했다. 처음에 사귈 때 주위에서 농담 반, 진심 반의 걱정과 우려의 목소리가 많이 들렸다. 본인도 처음에 불안하고 걱정되는 마음이 없는 것은 아니었으나 상대에 대한 확실한 마음과 믿음으로 연애를 지속해오고 있다. 보고 싶을 때 직접 볼 수 없다는 점에서 처음이나 지금이나 늘 안타깝다. 때문에 상대 연인이 방학 때 나오면 자는 시간을 제외하고는 늘 함께 하려고 일정을 짠다. 연인이 멀리 있기 때문에 다른 커플보다 연애를 하면서도 자기 시간을 많이 가질 수 있다는 점과 데이트 비용을 아낄 수 있다는 점은 이 커플만의 장점이다. 안정적인 관계를 유지하기 위해 매일 꼭 전화하고 싸우거나 기분이 좋지 않더라도 반드시 전화는 받는 것을 둘만의 규칙으로 삼았다. 이 사람 아니면 안 된다는 각오와 상대에 대한 절대적인 믿음이 없다면 가장 쉽게 깨질 수 있는 관계이다. 외로움을 잘 타는 사람이라면 장거리 연애는 절대 말리고 싶다. 주변의 커플들이 놀러다니거나 기념일을 챙기는 것을 보고 쉽게 마음이 흔들리는 사람이라면 이 관계에서는 심각한 위험요소일 수 있다.

여러 커플들을 인터뷰 하면서 공통적으로 들었던 말이 있다. 예과 때는 되도록 연애를 하기 보다는 여러 사람들을 만나면서 사람을 이해하고 관계를 맺는 법을 배우라는 것과 상대방의 조건보다는 의대생의 특수성을 진심으로 이해해주고 지지와 격려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를 보고 연애를 시작하라는 것이다. 다른 대학생들에게도 물론 해당되겠지만 왠지 의대생이기에 더 뼈져리게 와 닿는 연애 선배들의 충고이다. 오늘도 전국 곳곳에서 사랑을 나누고 있을 의대생 커플들의 행복을 기원한다.

조을아 기자/을지
<lovelyeac@e-mednews.org>

NOT FLEA, IT'S FREE!

82호(2011.09.05)/문화생활 2011. 9. 13. 12:09 Posted by mednews

NOT FLEA, IT'S FREE!

홍대 앞 예술시장 프리마켓! 그 작가들 속으로

입추는 지났지만, 아직 늦더위가 시들지 않은 8월의 어느 토요일 오후. 그런 더위에도 아랑곳하지 않고 서울 홍익대학교 앞 좁은 놀이터에는 많은 사람으로 북적거린다. 한쪽에는 연주 공연이 이루어지고 감상하는 사람들, 바로 옆에는 물건을 사고파는 사람, 그림을 그리는 사람, 그 사람들을 구경하는 사람들이 있다. 채 가시지 않은 더위에도 좁은 공간에 사람들이 모이는 이유는 홍대 앞 예술시장인 프리마켓이 열리는 날이기 때문이다. 이곳의 특별한 점이 무엇이기에 사람들이 몰리는 걸까? 바로 물건을 파는 사람들이 좀 특별한 작가들이라는 것이다. 이곳에서 활동 중인 일상예술 창작센터에 등록된 작가들은 자신의 손으로 만든 차별화된 작품을 선보일 수 있는 사람들이다. 쉽게 말해서 자신만의 참신한 물건을 만들 수 있는 사람들은 누구나 이곳의 작가가 될 수 있다. 프리마켓 속 그들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여봤다.

프리마켓이 열리고 있는 놀이터 한 쪽 구석에 자리 잡은 작은 천막 밑에는 운영본부가 설치되어 있다. 그 곳의 스태프 한 분에게 프리마켓의 전반적인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홍대 프리마켓은 일상예술창작센터에서 수행하고 있는 여러 사업 중의 하나입니다. 일상예술창작센터의 사업은 여러 가지 있습니다. 몇 가지 예를 들자면 ‘광주 무등골 예술시장 프리마켓’ 등 다른 지역에서 일시적으로 열린 프리마켓, ‘새끼’라는 공방 운영 등이 있습니다. 그 중 가장 핵심적인 사업이 바로 ‘홍대 프리마켓’입니다. 장소 같은 경우에는 구청의 후원으로 매주 토요일 홍대 앞 놀이터를 빌려 쓰고 있습니다. 현수막 등 프리마켓을 위한 공공재는 작가들로부터 운영기금 만원을 걷어 충당하고 있고요.” 프리마켓을 취재하기 위해서는 기자등록을 해야 한다는 말도 덧붙이셨다. 등록을 하면서 프리마켓에 참여하는 작가들에 대한 이야기를 들었다. “프리마켓 작가는 창의적인 수공예 예술품을 만들 수 있는 분들을 선정하되 분야가 겹치지 않도록 수를 조절하고 있습니다. 120팀까지 참여가 가능하지만 보통 80~100팀이 참여하고 있습니다. 프리마켓에 참여하시는 작가님들 중에는 전업 작가도 있지만 평일에는 다른 직장을 다니시면서 주말만 참여하시는 작가님들도 계십니다.”

운영 본부 바로 앞에 언뜻 보기에 한국인 작가들 사이에서 눈길을 끄는 외국인 작가가 한 명 있어 머뭇머뭇 영어로 말을 거니 한국말로 대답하신다. 아내분이 한국인이라 한국말을 배우러 온 Bruno씨. 프랑스에서 오신 Bruno씨는 평소에는 프랑스어 강사를 하지만 방학기간은 지금은 그림 그리는 것이 좋아서 프리마켓을 찾으셨다. 프랑스에서 오셨다기에 프랑스의 예술의 거리로 유명한 몽마르트 언덕과 프리마켓의 느낌 차이를 물었다. “몽마르트 언덕이요? 프랑스 사람은 몽마르트 언덕을 별로 좋게 보지 않아요. 몽마르트 언덕의 사람을 작가가 아니라 보는 거죠. 단지 관광객을 상대로 장사를 한다고 생각해요.” 작가라는 말은 프리마켓에 어울린다며 유창하게 한국말로 대답해 주셨다.

“사장님이 아니라
작가라 불러주세요.”

작가. 여기서 일하는 분들을 일컫는 말이다. 프리마켓에 참여하시는 분 중에 전업 작가도 있지만, 평소에는 다른 사업을 하시는 분들도 여기서는 작가이다. “여기서는 사장님이 아니라 작가라 불러주세요. 여기 계시는 분들은 작가입니다. 저기 바로 옆에서 음악 공연을 하시는 분들도 초상화를 그려주시고 계신 분들도 작가이시고요. 작가들은 작가라는 것에 자긍심을 가지고 계시거든요.” 사장님이라는 말에 정작 본인은 생계형 생활창작자이지만 여기 계시는 분들은 작가라는 김진복 씨의 말이었다. 이후 작가님들에게 작가님이라고 직접 말하자 여러 가지 반응이 나왔다. “작가라는 말은 왠지 쑥스럽고 어색하긴 합니다. 차라리 그냥 아저씨라고 불러주면 좋겠네요. 하지만 저 외의 다른 분들은 작가님이라 불릴만한 분들인 거 같습니다.”, “어릴 때 작가가 되기를 원했는데 지금은 그냥 사업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활동할 때는 다른 의미로의 작가가 된 거죠.”
 
프리마켓에 다양한 작가들이 참여할 수 있는 이유 중 하나는 프리마켓이 일반인이 참여하기 쉬운 시간에 열린다는 것이다. 주중에는 직장을 나가고 잠깐 여유가 생기는 토요일. 생활에 쫓겨 이루지 못했던 어릴 때의 꿈을 찾거나 새로운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는 기회의 장소이다. “저는 지금 평일에는 건축회사에서 근무해요. 고향이 대구인데 처음 서울에 올라왔을 때, 조금 동떨어진 느낌이었어요. 제가 어렸을 때 그림, 농구, 노래 같이 여러 가지를 좋아했어요. 고향에 있을 때는 친구가 부르면 바로 가서 노래도 불러주고 그럴 건데 서울은 아직 타지라 아는 사람이 적은 거예요. 그래서 뭔가 색다른 일을 찾고 있었는데 홍대 프리마켓이 생각난 거예요.” 인도여행에서 배운 기술로 이국적인 팔찌와 목걸이를 만들어 팔고 계시는 안도영 씨의 말이다. 이번 주로 4주째 참가 중이시라는 안도영 씨는 직장일도 하면서 프리마켓 준비도 하면 바쁘지 않으시냐는 질문에 “물론 바쁘죠. 주중에는 야근할 때도 있고요. 좋아서 참여하는 일이니깐 틈틈이 시간을 내려고 해요. 토요일에 열리기 때문에, 주중에는 일하고 토요일 프리마켓활동을 하고 일요일은 쉬고 그렇게 하면 딱 좋은 것 같습니다.” 라고 답해주셨다.

안도영 씨처럼 평소에는 작품활동과 관계없는 일을 하는 분도 있지만, 평소에도 작품활동을 하다가 토요일에는 프리마켓에 나오는 분들도 있다. 딱 봐도 다부진 체격의 표명선 씨는 금속공예를 하시면서 토요일에는 프리마켓에 나오신다. “금속공예를 한지는 꽤 되었어요. 지금은 따로 공방도 있고 샵도 있어요. 그래도 토요일에는 프리마켓에 나오려고 노력해요. 여기에 있으면 제가 작업하는 모습을 남들에게 보여줄 수도 있잖아요. 자연스럽게 제 작품에 대한 홍보도 되고요.” 도자기로 된 귀걸이는 파는 여성 작가분에게도 비슷한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저는 도자기를 전공했고요. 학교생활을 포함하면 이 일을 한 지 8년째에요. 평일에는 다른 곳에서 판매하고 작품도 만들어요. 그래도 주말이면 프리마켓에 와요. 제가 만든 물건 중 다양한 것들을 보여 드릴 수도 있고 찾는 사람도 다른 곳에 비해 많거든요.”

프리마켓 자체가 직장인분들도 있다. 은세공작품을 판매하는 김진복 씨에게 프리마켓은 삶의 방식을 바꾸어 놓았다. “저는 은세공 작업하는 회사에서 10년 정도 다녔어요. 하지만 회사 생활에 조금씩 무언가 부족하고 답답했어요. 회사 나오기 한 달 전에 프리마켓에서 활동해봤어요. 여기가 정말 좋더라고요. 그래서 회사를 그만두고 주중에는 작품을 만들고 토요일에는 여기에 나와요. 주중에는 프리마켓에 낼 작품을 만들고요. 후회요? 물론 회사가 더 안정적이죠. 프리마켓에 작품을 내기 위해 일하는 것이 훨씬 더 시간이 많이 들기도 하고요. 더구나 요즘처럼 비가 잦은 날이면 공치는 날도 많고요. 하지만 후회는 없어요. 제가 좋아서 여기서 일하는 건데요. 여기서 일한 지도 벌써 8년째에요. 다만 아쉬운 것이 있다면 여기 오시는 분들 중 30%가량은 물건이 너무 비싸다고만 해요. 마켓 작업물은 다 적당한 가격이 형성되어 있는데 말이죠.”

프리마켓에 나온 것이 예술가라는 꿈을 쫓아 나온 것일까? 지금 자신의 모습이 어릴 적의 꿈에서 생각하던 모습인지에 대해 질문했다. 내면 초상화를 그리는 전업 작가 초선영 씨에게 예술가는 꿈보다는 삶의 원동력이다. “예술가가 되는 꿈을 이뤄서 행복하다는 것은 좀 그렇고요. 꿈을 찾아 예술가가 되었다는 것보다는 창작에 절실하니까 예술가가 된 것 같아요.  창작활동은 저를 살아가게 하는 원동력이니까요. 행복하니까 이 일을 하고 있는 거죠.” 지금의 모습에 만족을 하지 못하는 분도 계셨다. 사업을 하면서 시장조사에 좋기 때문에 프리마켓을 찾으셨다는 분은 현재의 모습에 아쉬움을 갖고 있다. “어릴 적 생각했던 모습하고는 다르네요. 저는 물건을 만들기 보다는 글을 쓰는 작가가 되고 싶었어요. 다른 의미로의 작가는 되었지만 좀 아쉽죠.” 은세공을 하시는 김진복 씨에게 지금은 꿈에 대한 현재 진행형이다. “제가 하고 싶은 일을 해가면서 아주 작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니 기분 좋죠. 꾸준히 하다보면 꼭 좋은 일이 있을 것이라고 확실하게 믿고 있어요. 저는 멋진 작업물을 제작하고 싶어요. 지금도 조금씩 노력하고 있어요.”

“프리마켓을 찾은 이유요?
소통하기 위해서요.”

프리마켓은 다양한 작가들이 모여서 만들어진 곳이다. 그래서 작가들의 생각도 프리마켓에 참여하게 된 이유도 다양하다. 하지만 ‘왜 굳이 프리마켓을 찾으셨나요?’라는 질문에는 모두 공통된 한 단어가 있었다. 바로 ‘소통’이다. 그러나 여기서 작가들이 원하는 것은 바로 자신의 작품을 다른 누군가와 소통하는 것이다. 프랑스에서 오신 Bruno 씨는 “그냥 혼자 그림을 그리면 다른 사람들과 나눌 수 없잖아요. 기껏해야 주위의 친구들에게나 보여주고 이야기할 수 있죠. 하지만 여기는 지나가는 누구와도 소통할 수 있잖아요. 여기서 그림을 그리고 있으면 사람들이 와서 지켜보고 한 마디라도 더 나누고. 이게 여기의 매력인 것 같아요. 다른 곳에서는 할 수 없는 일이잖아요.”

프리마켓 행사 종료 시점이 다가 오자 작가들은 하나, 둘 짐을 정리하며 자리를 떠났다. 일주일 동안 고단한 일을 마치고 보금자리로, 동료 작가들과 한 잔 하기 위해 술집으로, 다음 프리마켓 준비를 위해 공방으로 말이다. 다음 프리마켓이 열리는 토요일이 되면 홍대 앞 작은 놀이터에는, 자신들의 작품을 통해 일반인들과 소통하고자하는 작가들이 다시 자리를 메울 것이다.

윤준영 수습기자/전남
<owlstar@e-mednews.com>

프리마켓?

올해로 10년째를 맞이한 프리마켓은 3월부터 11월까지 매주 토요일 오후 한 시부터 7시까지 홍대 정문 앞 놀이터에서 열리는 예술 시장이다. 프리마켓에서 파는 물건은 일반 수공예, 미술 작품이 아니다. 생활 속에서 자유롭게 생산, 소비할 수 있으면서도 독창적이면 작품이 나온다. 목걸이, 반지, 팔찌 같은 장신구, 인형, 신발, 의류, 그림, 이야기 책 등등의 물건에서부터 직접 여기서 창작 행위가 이루어지는 페인팅, 초상화까지 창의적 창작물들이 놀이터 곳곳에 있다. 일반시장에서처럼 공장에서 대량생산된 물건을 파는 것이 아닌, 개성 있는 물건들을 판다는 것이 큰 특징이다. 프리마켓의 시작은 2002년 한일월드컵 문화행사 일환으로 기존의 흐름과는 다른 창작활동을 하는 예술가들, 그리고 창작활동에 뜻을 두고 있는 일반인들이 자신의 작품을 두고 남들과 소통할 수 있는 장을 마련하고자 설립되었다.

의대생신문 기자들의 특별한 방학나기


열흘간의 부천판타스틱 국제영화제 자원활동기

7월 14일부터 7월 24일 부천에서는 제 15회 부천판타스틱국제영화제(PiFan)가 열렸다. PiFan는 아시아 최대의 장르 영화제로써 올해는 전 세계 34개국에서 총 221편의 작품이 출품 되었다. 호러, SF, 판타지, 스릴러 등 정통 장르영화 뿐 아니라 정통 장르의 지평 위에서 다양한 실험과 도전을 꾀하는 문제작, 마니아성을 갖춘 영화에서 대중적인 영화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영화가 11일간 상영되었다.
PiFan2011에서는 350여명의 자원활동가들이 기술팀, 마케팅팀, 연구개발팀, 온라인팀,  운영팀, 초청팀, 컨텐츠관리팀, 프로그램팀, 홍보팀 9개 팀의 51개 분야에서 활동했다. 자원활동가는 서류전형과 면접을 거쳐서 선발되며 사전에 전체교육과 팀별 세부교육을 받는다. 필자는 운영팀의 셔틀버스 운영분야에서 활동했다. 셔틀버스 운영은 정류장에서 버스노선이나 기본적인 안내, 버스 내에서 안내방송 등을 담당한다. 하지만 관객들이 자원활동가가 무슨 팀에 속해 있는지 잘 모르기 때문에 정말 다양한 내용을 물어본다. 필자도 자원활동을 하긴 했지만 영화제의 모든 내용을 알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에 당황스러울 때가 많았다. 또한 관객들의 불평에도 웃으면서 친절하게 대응하는 것이 처음에는 조금 힘들었다. 하지만 계속 활동하다 보면 정말 자신도 몰랐던 친절한 자신의 모습을 발견할 수 있다.
자원활동을 하면서 가장 좋았던 점은 의과대학에 다니다 보면 같은 과 사람들이 아닌 다른 학교나 다른 과 사람들을 만날 기회가 많지 않은데 이 활동을 통해 정말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좋은 인연을 만들었다는 점이다. 대부분의 분야가 특별한 능력을 요구하는 것이 아니라 성실함과 열정을 가장 우선으로 보기 때문에 영화제에 관심이 있거나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보고 싶다면 참여해 보길 추천한다. 자원활동가 모집은 매년 4월 중순 쯤에 부천국제판타스틱 영화제 공식홈페이지(http://www.pifan.com)에 공지된다.

서우림 수습기자/한림
<wr1208@e-mednews.org>


대구세계육상선수권대회 도핑지원팀 봉사후기

지난 8월 27일부터 9일간 대구에서는 세계 3대 스포츠 축제 중 하나인 세계육상선수권대회가 열렸다. 세계에서 가장 빠른 사나이 우사인 볼트, 미녀 장대 높이뛰기 선수 이신바예바 등 유명 선수들, 화려한 개막식과 경기장의 모습이 대구 시민 뿐 아니라 전세계의 이목을 집중시켰다. 이런 세계적인 행사를 진행할 때 필요한 수많은 인력을 모두 고용할 수는 없기에 자발적인 시민의 참여가 꼭 필요하다.
기자가 봉사활동한 ‘도핑지원팀’에는 전문적인 인력이 많이 필요하다. 그래서 도핑팀에서는 작년 이맘때부터 대구지역 의학계열 대학생(경북대, 계명대, 대구한의대, 대구가톨릭대, 영남대)들과 일반 대학생을 대상으로 의무부에서 일할 지원자를 모집하였다. 지원자들은 올해 초부터 활동에 필요한 기본적인 교육을 여러 차례 받았고, 원하는 사람은 특수교육을 2번 정도 더 받아 VDCO자격을 얻기도 했다.
도핑 지원팀에서 하는 일은 크게 두 가지로 하나는 다른 팀보다 훨씬 일찍 대회기간 10일 전부터 선수촌에서 전 선수를 대상으로 하는 혈액채취였고, 다른 하나는 대회기간에 스터디움에서 각 종목 메달권 선수들과 임의로 결정된 선수를 대상으로 한 도핑검사였다. 모든 선수를 직접 상대해 차트를 작성하고 설문을 해야 하는 일이어서 봉사자의 말 한 마디, 표정 하나하나가 대구, 나아가서는 한국에 대한 이미지를 결정하겠구나 하는 생각에서 책임감을 느꼈다.
봉사활동이 알아주는 사람도, 의미도 없는 일 같이 느껴지기도 했지만, 27일 화려한 개막식을 직접 보고 그 날부터 수많은 관중이 경기를 보고 환호하는 그 분위기를 느끼는 순간 이 대회를 운영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고 이 대회의 일부라는 생각에 성취감을 느낄 수 있었다. 물론 이렇게 멋진 대회를 주최할 수 있는 힘을 가진 대구에 대한 자긍심도 생겼다.
다가오는 평창 동계올림픽 또한 분명 많은 봉사자들의 참여가 필요할 것이다. 좀처럼 만나기 힘든 세계적 행사인데다가, 다양한 사람들을 만나고 평소에 느껴보지 못한 짜릿함을 느낄 수 있을 것이니 참여해 보는 것을 추천한다.
 
하진경 기자/계명
<jinkyeong@e-mednews.com>

※ VDCO는 선수의 혈액을 직접 채취하는 BCO(Blood control officer)와 소변검사를 담당하는 DCO(doping control officer)를 DCO의 자격을 갖고·보조하는 봉사를 하는 것이다.


국제 심포지엄과 워크샵 자원봉사

기자는 8월 내내 국제 심포지엄과 그에 따른 워크샵의 자원봉사자로 활동했다. 영어면접을 포함한 다단계 면접은 다소 까다로웠다. 서울국제창의교육 심포지엄(SISAC 2011)은 “예술교육으로 창의교육의 변화를 이끌다”를 주제로 8월 12일 대한상공회의소에서 진행되었다.
오랜 시간 비행에 지쳤을 연사들을 모시고 몸상태와 일정을 확인하고 숙소까지 안내하는 수행비서의 역할을 시작으로 회의장내에서의 모든 활동 지원, 연사들과 VIP들을 위한 통역이 주된 업무였다. 사전에 몇 번씩 확인하고 점검하였지만 실제 심포지엄이 시작되니 여기저기서 돌발 상황이 발생하였다. 연사들의 통역리시버 작동에 문제가 생기기도 하고, 참가자들의 예기치 못한 행동으로 장내 분위기가 흐트러지기도 하니 스탭들과 함께 상시 긴장을 유지하고 있으면서 순발력있게 대처하는 것이 매우 중요했다. 행사도우미로서 가장 필요한 것은 영어 의사소통능력과 순발력이라 말할 수 있겠다.
이어서 8월 15일부터 8월 24일까지 서울국제예술교육워크숍이 남산예술센터에서 진행되었다. 오랜 기간 진행되는 행사이다 보니 교구정리, 워크숍장 세팅 등 준비 작업에도 많은 시간을 할애했다. 역동적인 활동이 많고 다양한 방식의 수업이 진행되는 특성상 그 때 그 때 강사가 원하는 것들을 준비해줄 수 있도록 수업의 흐름을 잘 이해하며 대기할 수 있도록 했다. 특히 질의응답에서 참가자들이 가장 많은 것을 얻어가기 때문에 정확하고 신속하게 통역을 지원하는 것에 집중했다.
이러한 행사에 자원봉사자로 참여하면서 그 행사를 무료로, 더 활동적으로 경험해볼 수 있었다. 일하는 것에 대한 금전적인 보수는 없지만 간접적인 사회 경험으로 사회인의 어려움을 체험하고 영어 실력을 늘리고, 외국인과의 인맥을 만드는 좋은 기회가 되었다.
매우 생소한 분야에서의 봉사활동이었지만 덕분에 예술교육에 대한 지식도 많이 얻고 그 속에서 의학교육에 어떻게 적용해볼 수 있을까에 대한 나름의 고찰도 해 보았다. 예술작품을 감상하면서 떠오르는 질문을 다른 사람들과 공유하고 그 질문이 나오게 된 근거를 찾아가면서 창의성을 개발한다면, 환자의 병인에 대한 여러 가지 추론을 폭넓고 다면적으로 하는 데 많은 도움이 될 것 같다. 또한 예술작품을 부분에서 전체로 관찰하는 과정을 통해 의사로서의 탐구력과 정밀한 관찰력을 키울 수 있을 것이다.
많은 에너지를 요하는 봉사활동이었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얻었고 좋은 인연들을 만날 수 있었다.

조을아 기자/을지
<lovelyeac@e-mednews.org>


아이스크림집 알바생으로 살아남기

1. 점장은 왕이다. 점장님을 교수님께 하는 것 이상의 존경과 유대 의식, 친근함으로 대하라.
2. 환자 진료는 전문 지식을 요하는 일이고 아이스크림 파는 건 아무나 할 수 있다고 생각하지 마라.
 직원들은 차라리 환자 진료가 백배는 더 쉽다고 생각하고 있다.
3. 절대 대충하겠다고 생각하지마라. 지각과 느슨한 옷차림은 바로 핀잔받는다.
4. 나이를 애매하게 얘기해라. 20살이 대부분인 상황에 알바 처음 해본다고 그러면 대체 뭐하고 살았냐는 소리 듣는다.
5. 어버버 하는 순간 당신은 무능한 알바생으로 찍힌다. 자신있게 웃으면서 능숙한 척 연기해라.
6. 어떻게 해야 될지 몰라도 손님 앞에서 사실대로 얘기하다 정말 혼날지도 모른다. 어떻게든 해라.
7. 세상에서 내가 제일 행복하고 발랄하고 명랑하다는 생각을 계속해서 주입해라.
8. 여자 손님들 앞에서는 마음 넓은 이모가 되고 남자 손님들 앞에서는 싹싹한 옆집 누나가 되어라.
9. 점장과 직원들이 당신의 얘기에 관심 없어 보이더라도 무슨 얘기든 늘어놓아라. 당신의 신비주의는 통하지 않는다.

심유진 기자/단국<jinshim@e-mednews.com>

두근두근 공연/전시회 사용 설명서

개강한지 몇 주가 지났지만, 아침에 일어난 자신이 아직도 어색하다면? 한참 수업에 열중하고 있다가, 강의실에서 졸고 있는 자신을 발견했다면? 아직 방학을 끝내지 못한 지친 몸을 이끌고, 공연이나 전시회를 찾아보는 것은 어떨까.

1. 두근두근 볼 거리

세계 육상 선수권에 맞춰 지금 국립 대구 박물관에서는 마라톤 영웅 손기정 선수의 삶에 대한 전시회가 한창이다. 이와 함께 ‘4백 년 전 편지로 보는 일상’과 ‘고려 천년의 귀향, 초조대장경 특별전’이 함께 열리고 있다.  
이제 막을 올린 광주 디자인 비엔날레도 다양한 볼거리들이 많다. ‘디자인이 디자인이면 디자인이 아니다.’라는 노자의 도덕경을 표방한 주제에서 엿볼 수 있듯 새로운 디자인의 지평을 제시할 것이다. 이와 함께 2주 뒤에 개막하는 청주 국제 공예 비엔날레에도 전통 공예를 비롯하여 다양한 전시물들을 접할 수 있을 것이다.     
이 외에도 사진작가 ‘주명덕 사진전’과 얼굴과 관련된 작품 전시회인 ‘얼굴 전’ 등도 가볼 만하다.

2. 두근두근 들을 거리

9월 8일 부산 문화회관에서 열릴 ‘웰빙 콘서트 - 클래식이 보인다’를 비롯하여 다양한 들을 거리도 준비돼 있다. 차이코프스키 콩쿠르 피아노 2위를 차지한 피아니스트 ‘손열음’씨가 함께하는 아름다운 동행 콘서트도 그 중 하나다.
이외에도 국악이 가미된 오케스트라와 함께 철거와 재개발을 앞둔 피맛골을 재연한 뮤지컬 ‘피맛골 연가’와 뮤지컬 ‘써니’도 추천할 만하다.

노원철 기자/전남
<happywonchul@e-mednews.org>

다 똑같은 엠티는 싫다

82호(2011.09.05)/문화생활 2011. 9. 13. 12:01 Posted by mednews

다 똑같은 엠티는 싫다

4가지 테마로 골라가는 엠티!

1. 저렴한 실속형

해수욕장과 계곡이 있는 학교 수련원을 알고 계신가요?
내장산 국립공원에 마련된 전남대수련원은 커다란 산을 끼고 있어 등산도 하고, 시원한 계곡물에서 물놀이도 즐길 수 있다. 고려대의 경우는 대천과 낙산 해수욕장에 위치하여 바다내음을 맡으며 해수욕을 할 수 있다. 이 외에도 영덕에 영남대, 보령에 충남대, 구룡포에 경북대 수련원이 자리하고 있다.
가격은 1인 2000원부터 방 하나당 11만원까지 다양하며 재학생이라면 누구나 할인된 가격으로 이용할 수 있다. 단체활동을 할 수 있는 세미나실, 농구장, 축구장, 캠프파이어 장소 등이 마련되어 있으니 엠티경비를 줄이고자 한다면 학교 홈페이지로 접속해보자!

2. 스릴넘치는 스포츠형

스포츠를 하며 엠티를 즐겨보는 것은 어떤가요? 래프팅, 서바이벌 게임, 사륜오토바이(ATV), 카트레이싱을 즐길 수 있는 신나는 엠티!
1~3만원의 추가 이용비를 내면 숙박시설과 함께 이용가능하다. 낙동강, 동강, 한탄강 등 강 주변에서는 래프팅을 할 수 있고, 산과 들에서는 사륜오토바이, 물감총을 쏘는 서바이벌 게임 등을 즐길 수 있다. 검색사이트에서 ‘레포츠’로 검색하면 쉽게 정보를 얻을 수 있다.

3. 엠티는 야생이다, 캠핑형

보이스카우트, 걸스카우트 캠핑을 체험해보고 싶었다면? 캠핑을 하자!
직접 텐트도 치고 코펠에 밥도 해먹으며 아웅다웅 지내보자. 1인 5천원부터 식사를 포함하면 3만원까지 다양하다. 원한다면 텐트도 대여할 수 있다. 전형적인 캠핑장도 있지만 장소에 따라서는 외줄타기, 실내 암벽등반과 같은 극기훈련을 체험할 수도 있고, 수영장, 체육관 등을 대관 할 수 있는 곳도 있으니 협동심을 기르는 스포츠나 게임을 하기에도 안성맞춤이다. 밤에는 숲 속에서 분위기 있는 바비큐 파티도 할 수 있다!
서울의 난지캠핑장부터 제주의 서귀포자연휴양림까지, 캠핑카는 없어도 텐트만 있다면 전국 어디든지 갈 수 있다. 청소년수련시설협회(http:// www.youthnet.or.kr)에 접속하거나 http://www.campingzone.co.kr에서 전국에 있는 야영장과 수련원을 찾아 볼 수 있다.

4. 아기자기 공주형

아기자기한 엠티를 가고 싶다면? 정답은 펜션에 있다!
4인부터 많게는 60인이상 수용하는 펜션은 방방곡곡에 있으며, 주변에 계곡이나 바다가 함께 있어 여름을 느낄 수 있는 장점이 있다. 유럽풍 집부터 소박한 황토집까지 취향별로 골라서 이용할 수 있다.
경우에 따라서 세미나시설, 족구장, 수영장, 바비큐 이용시설이 마련되어 있으니 남녀구분 없이 누구나 즐겁게 놀 수 있다. 가격은 6명에 10만원 정도이다. 대중교통을 이용한다면 역이나 버스터미널부터 펜션까지 픽업서비스도 제공하니 아늑한 엠티를 느끼고 싶다면 펜션을으로 가보자!

강수진 기자/전남
<pi1125@e-mednews.com>

생활의 달인

야식에 대처하는 방법

시험 기간 때, 밤을 새며 레포트를 쓸 때, 오랜만에 만난 친구와 밤 늦게까지 못 다한 이야기를 나눌 때, 혹은 그냥 출출해서 우리가 자주 찾게 되는 야식. 야식은 분명 몸에 해롭다. 하지만 아무리 멀리하려 해도 항상 그 치명적인 유혹에 굴복하고야 마는 것이 현실. 피할 수 없으면 즐겨라! 야식에 대처하는 방법을 소개한다. 

1. 타이밍은 생명!
모든 일에 있어서 타이밍이 중요하듯, 야식을 먹는 데에도 시간 선택을 신중히 하여야 한다. 익숙한 예시를 들어보자. 당신은 6시에 저녁식사를 하였다. 오늘은 기필코 야식을 먹지 않겠다고 다짐을 하지만, 4시간이 지난 후인 밤 10시가 되자 슬슬 배가 고파 온다. 끝까지 참고 버틸 것인가, 아니면 조금이나마 음식을 먹겠는가? 만약 밤 9~10시 사이에 벌써부터 출출한 기미가 보인다면 참지 말고 차라리 그 때 샐러드, 과일, 견과류 등으로 배를 채우는 것이 현명하다고 전문가는 조언한다. 억지로 참다, 참다 밤 12시나 새벽 1시에 야식을 먹게 되면 쌓였던 허기 때문에 폭식을 할 가능성이 높아 다이어트에 해가 되는 것은 물론 불면증을 일으켜 생활 리듬을 깨뜨리는 원인이 된다.

2. 더 이상 시켜먹는 야식은 그만!
일반적으로, 사람들이 먹는 야식의 대부분은 치킨, 족발, 보쌈 등의 배달 음식이다. 이들은 모두 높은 열량과 염분을 함유하여 다이어트에 매우 해롭다. 이제부터는 시켜먹는 야식 대신 다음의 대체 음식을 통해 조금씩 조금씩 야식을 줄여보도록 하자. 대체 음식으로는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그 중 대표적인 것 두 가지를 소개한다. 첫 번째로 소개할 것은 다시마다. 다시마는 비타민과 각종 무기질을 풍부하게 함유하여 성인병 예방과 숙변 해소에 좋다. 특히, 다이어트로 칙칙해진 피부를 밝고 환하게 만든다. 다시마를 이용해서 만들 수 있는 음식으로는 다시마쌈 , 다시마조림, 다시마채무침 등이 있다. 두 번째로 소개할 것은 두부이다. 두부는 칼로리가 낮으면서 영양소가 풍부한 고단백 식품이다. 뿐만 아니라 수분 함량이 높아 부피가 크므로 포만감을 주며, 칼슘과 각종 미네랄이 많이 들어 있어 다이어트에도 효과만점. 두부는 생으로 그냥 먹어도 좋지만 두부 샐러드, 두부부침, 두부조림 등으로 요리하여 먹어도 좋다. 또한 김치와 함께 먹어도 맛이 좋다.

3. 어쩔 수 없는 상황에서는 현명한 선택을 하자.
야식을 먹을 때는 최대한 저칼로리, 저염분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중요하다. 하지만, 살다보면 피치 못할 상황이 생기기 마련이다. 어쩔 수 없이 야식을 먹게 되었다면, 그 중에서도 조금이라도 건강에 덜 해로운 음식을 선택하는 것이 좋다. 다음의 몇 가지 예시를 통해 어떤 선택이 올바른 선택인지 알아보자. 첫 번째 문제, 여기 족발과 보쌈과 치킨이 있다. 어떤 음식을 먹는 것이 가장 좋을까? 정답은 보쌈이다. 삶은 보쌈은 치킨, 피자, 돈까스, 족발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낮은 열량을 가지고 있고 고기를 김치, 상추 등에 싸먹기 때문에 다이어트에 유리하다. 두 번째 문제, 이번에는 라면과 우동의 대결이다. 이 둘 중 하나를 굳이 먹어야 한다면, 어떤 것을 선택할 것인가? 정답은 라면이다. 우동과 라면은 둘 다 높은 염분을 가지고 있다. 하지만 칼로리 측면에서 보았을 때, 라면(500kcal)이 우동(690kcal)에 비해 차라리 낫다.

오경택 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