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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부문) 심사평

90호(2012.12.13)/문예공모전 2013. 1. 1. 13:41 Posted by mednews

(시부문) 심사평

박덕선 (시인, 민족문학작가회)

 

어김없이 가을이 가고 겨울바람 소식 따라 의대생 문예 공모전 출품작이 내 손에 당도합니다. 한 해의 마무리 행사 같이 치루는 젊은 지성들의 글 잔치에 초대받고 심사를 맞는 일은 조심스러우나 신명나는 일입니다. 여전히 의학도들의 현장은 뜨겁고 그 속에서도 철학적 고민과 자아에 대한 끊임없는 성찰이 뜨거운 시의 옷을 입습니다. 한 순간의 실수도 용납 않는 병실과 수술실에서도 아름다운 서정의 감성은 시의 꽃으로 피고 있었습니다. 문학인의 한 사람으로서 문학을 사랑하는 의학도들에게 보내는 경외심으로 심사에 임했습니다.  
올 해는 지난해에 비하여 공모편수가 다소 줄어들어서 아쉬운 마음이 있었지만, 한 작품 한 작품 읽어 내려가며 눈에 번쩍 띄는 수작들을 비교적 고민 없이 선택할 만큼 작품의 질이 뛰어났다는 성과도 있었습니다. 특히 자연친화적 정서를 노래하는 작품이 많은 것이 특징이었습니다. 아마도 자연의 아름다움을 노래하는 것이 시의 전형이라고 생각하는 경향 때문이 아닌가 싶은데요. 아쉬웠던 점은 서정성은 풍부한데 그 속에 삶의 진정성이 결여된 작품이 많았다는 것을 지적하고 싶습니다.
전체 작품들을 살폈는데 비교적 편차가 심해서 1차 예심에서 10여 작품 정도 밖에 안 나왔으며 3차 예심까지 남은 작품은 7편이었습니다. 그 때부터의 고민이 일주일은 걸린 것 같은데요. 손에서 놓아버리기에 너무 아까운 작품들을 애정을 갖고 살피며 제가 만들어서라도 상주고 싶은 몇 작품을 소개하며 심사평에 임합니다.
먼저 7편의 작품 중 ‘누에’를 먼저 뽑아들었는데 ‘누에’는 고학생의 삶과 누에의 삶을 대비시킨 작품으로 삶의 진정성과 치열함이 아주 잘 드러났을 뿐만 아니라 주제와 상(像)이 참신하여 눈길을 끌었습니다. 그런데 호흡이 너무 길어 긴장미가 떨어지고 추상적 시어들이 주제를 전달력을 떨어뜨린다는 아쉬움 때문에 밀렸습니다. 이어 ‘단상’은 따뜻하고 소박한 기차안의 풍경을 애틋하게 그렸는데 제목에서처럼 단상에 그쳐서 약한 주제로 완성도가 낮아 밀렸습니다. 또 ‘흔들의자’는 낡은 의자하나에 스며있는 시간의 지문을 다정한 시선으로 엮어내는 솜씨가 빼어났습니다. 시어를 다루는 솜씨도 수준급이고 소품으로서의 형상화에도 성공했지만 이 작품 역시 첫 연의 서두열기가 추상적이고 진부한 표현에서 아쉬움을 남겼 습니다.     
위 세 편을 아쉽게 미루고 남은 네 작품을 읽고 또 읽으며 시시때때로 순위가 바뀌는 고민 속에 빠졌습니다. 엄밀히 말하자면 최우수상은 선명하게 뽑혔습니다. 그런데 나머지 세 작품으로 우수상을 골라내기가 너무 힘들었습니다. 모두 다 뽑아 주고 싶은 수작들이었거든요. 그 중 ‘기쁨이 느려서 참 다행이다.’를 먼저 뽑아내며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아버지의 병환이라는 고통을 통하여 주변의 사람들로부터 느끼는 따뜻함과 공동체적 사랑이 햇살처럼 환하게 잘 표현된 수작이었습니다. 굳이 미룬 이유를 대자면 1~2연의 반복이 긴장감이 떨어져 시적 감흥을 방해한다는 아쉬움입니다. (첫 연의 4~7행을 빼고 2연으로 들어갔더라면 더 나았을 것 같습니다.) 그 다음으로 밀어낸 작품이 ‘삶의 무게’입니다. 이 작품은 우수작으로 뽑은 ‘사과’와 함께 정말 고민을 많이 한 작품입니다. 공동으로 줄 수 있다면 꼭 추천하고 싶은 수작입니다. 아버지의 옷걸이를 통하여 아버지의 삶을 이해해나가는 치밀한 과정과 절절한 연민의 과정이 감동적으로 잘 드러난 작품입니다. 시어들 간의 조화나 긴장미. 참신함까지 고루 갖춘 빼어난 작품으로 계속 시를 쓰라는 격려와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마지막 고민을 거쳐서 결국 ‘사과’를 우수작으로 뽑았습니다. 상해가는 사과 한 알과 병마에 시달리는 할머니의 삶을 등치시켜 절묘한 시어들로 잘 버무린 작품입니다. 무엇보다도 연과 연사이의 관계가 유기적으로 어우러지며 주제를 형상화해내는 솜씨가 수준급입니다. 특히 의사로서 환자를 바라보는 진지한 눈빛과 애정이 시를 더욱 빛나게 하는 탁월한 작품입니다.
최우수작은 망설임 없이 ‘응급실’을 뽑았습니다. 시가 갖고 있는 미덕을 골고루 갖추었을 뿐만 아니라 산문시임에도 불구하고 빠른 호흡과 탄탄한 긴장미로 응급실의 급박한 상황을 한편의 드라마처럼 뛰어난 영상미로 재현하고 있습니다. 비유와 상징, 아이러니들의 조합이 너무도 치밀하고 자연스러워서 숨 가쁘게 따라 내려 가다보면 어느새 눈에는 눈물이 맺히는 감동의 드라마를 시어로 짜내는 솜씨가 기성시인을 능가하는 필력입니다. ‘기숙사 앞 응급실~로 시작하여 ~아직도 그들의 생명은 접수중이다.’ 라는 깔끔한 마무리까지 흐트러짐 하나 없이 엮어 내려간 절창의 시어들에 압도당하는 독자들을 떠올리며 행복한 심사자의 마음으로 아낌없는 박수와 찬사를 보냅니다.
환자의 생명을 돌보는 의사는 인체뿐만 아니라 환자의 마음까지 치유할 수 있는 감수성을 가졌을 때 명의가 탄생한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저는 특별히 의대생 문예를 사랑합니다. 앞으로 글을 쓰는 의사들이 더 많이 나와서 영혼까지 풍요로운 건강세상을 만들어 갈 수 있기를 기대하며 나의 즐거운 심사평을 마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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선배 의사들이 친히 쓴 책 두 권을 소개합니다

코앞으로 다가온 겨울방학, 어떤 책을 읽어볼까

 

작년 겨울, 남극의 눈물을
재밌게 본 호기심 왕성한 당신이라면

 

 

『서른셋, 지구의 끝으로 가다』
고경남 글·사진

 

인생에 있어서 과연 남극에 갈 확률은 얼마나 될까. 대부분의 사람들은 0에 수렴할 것이다. 이 책의 저자 고경남 씨 또한 시쳇말로 참 ‘쌩뚱맞게’ 남극에 가게 되었다. 스스로도 꿈도 꿔보지 않은 일이었다. 어릴 때부터 움직이는 것을 극도로 싫어했고 통근시간이 아까워 병원에서 10분 거리 내에 위치한 자취방을 얻으려고 갖은 노력을 했던 그가 어느 날 우연히 본 남극 세종기지 대원 모집 공고를 보고 충동적으로 원서를 넣게 되었고, 생각지도 못하게 덜컥 선발이 되었다. 그것도 앞서 선발되었던 사람들이 포기하는 바람에 대타로! 그렇게 숨 가쁘게 돌아가던 병원에서 벗어난 그는 통근거리와는 비교를 불허하는 거리를 날아 남극에 '툭'하고 떨어지게 된다. 하지만 보통 사람들이 생각하기엔 낯설기로는 둘째가라면 서러울 그 곳에서 아이러니하게도 한국과 별반 다를 바 없는 일상의 연장선을 이어가게 되자, 저자는 그 일상에 침윤되지 않으려 그 곳의 공기, 토양, 생물들 하나하나에 진지한 눈길을 주며 남극을 산책하기 시작했다.
이 책의 매력은 간결한 구성 속에서도 각각의 존재감을 유감없이 드러내고 있는 솔직담백한 이야기들이다. 남극에서의 생활, 남극의 생물들, 남극의 풍경, 총 3장으로 이루어져 있고 군데군데 남극에 대한 유용한 정보나 추천하는 음악, 저자의 마음에 와 닿았던 시, 그리고 저자가 직접 필름에 담은 남극의 눈부신 풍광과 귀여운 남극의 동물들 등 잠시 쉬어가는 간이역도 많다. 그렇게 저자의 눈길이 머물렀던 흔적들을 따라가다 보면 결국 그가 솔직하게 풀어낸 모든 이야기들이 남극이라는 푸르고 시린 신비로운 장소, 그 곳에 대한 애정과 그리움으로 자연스럽게 귀결되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이 겨울, 얼음장같이 차가운 바람이 피부를 스치는 날에 창문을 살그머니 열어놓고 시벨리우스의 <슬픈 왈츠(Valse tarte)>를 틀어보자. 그리고 이 책을 마주한다면 어느새 남극에서 거대한 빙벽을 마주하고 있는 스스로를 발견할지도 모른다.

 

 

원인 모를 과민성대장증후군으로
지난 학기 내내 힘들어했던 당신이라면
 


『CLEAN, 씻어내고 새롭게 태어나는 내 몸 혁명』
알레한드로 융거 저.

 

미리 말씀드린다. 한의학에 알레르기가 있는 당신이라면 들었던 책을 다시 내려놓길 바란다. 이 책의 저자 알레한드로 융거는 우루과이 태생의 독일계 유태인이고 미국, 뉴욕에서 의과대학을 졸업한 내과전문의이자 심장전문의이다. 그리고 인도에서 봉사활동을 하며 인도의 전통의학인 아유르베다와 동양의 한의학에 감명 받아 통합의학을 공부했다. 그가 인도행을 결심하게 된 데에는 목적이 있었다. 바로 의학을 공부하고 전문의가 되기까지의 긴 시간동안 엉망이 되어버린 식습관과 운동 부족, 그리고 스트레스가 낳은 몸의 변화 -그의 말에 따르면 그의 배는 묵직해졌고 알레르기는 심해지고 소화기능은 떨어졌으며, 변비와 설사가 반복적으로 나타났고 급기야 우울증 진단을 받기에 이르렀다고 했다- 에 대한 근본적인 해답을 찾기 위해서였다. 그 곳에서 그는 식습관과 몸 속 독소, 그리고 명상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그리고 수많은 문헌과 스스로 행한 많은 식습관 실험을 통해 자체적으로 '클린 프로젝트'라는 항독소 프로그램을 만들어내었다. 간단히 요약하자면 ‘클린 프로젝트’란 체내에 존재하는 독소를 효과적으로 배출하는 것을 목표로 까다롭게 선정된 신선한 식재료를 고르고, 그것들로 만든 스무디나 수프와 같은 유동식 두 끼, 고형식 한 끼를 먹되 하루에 일정량 이상 물을 마셔야 하며 적절한 운동과 명상을 병행하는 프로그램이다.
사실 이 프로그램은 미국의 고도 비만 환자에게는 매우 유용한 정보가 될 수 있다. 하지만 한국에서 태어나고 자란 한국의 의대생에게 이러한 프로젝트는 실효성이 거의 없고 실천하기엔 대단한 무리가 따른다. 그렇지만 이 책의 화두는 그 프로젝트만이 아니다. 저자는 독자들이 섭취하고 있는, 종국엔 자신의 몸을 구성하게 될 음식에 대한 깊은 성찰과 반성을 이끌어내고 자기도 모르게 흡수하고 있는 독성물질에 대하여 각성하도록 유도한다.
어떻게 하면 내 위장을 보다 편하게 하여 덩달아 마음도 편안하게 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 저자가 수년간 연구해온 노력의 결과물들이 실려 있어 불규칙적인 생활과 식습관, 그리고 온갖 카페인 종류를 쉴 새 없이 위장으로 들이붓는 것이 일상이 되어버려 언제부턴가 자신도 모르게 과민성대장증후군을 앓게 된 의대생이라면 어느새 눈을 크게 뜨고 저자가 권하는 레시피에 형광펜을 긋고 있을지도 모른다. 하지만 분명 ‘클린 프로젝트’같은 항독소 프로그램이 모든 질병을 낫게 할 수 있다는 듯한 어투의 위험한 선동적 발언이 곳곳에 잠복해있는 것은 이 책의 치명적인 단점이다. 그러나 동시에 저자가 그렇게까지 생각하게 된 데에는 환자가 증상을 나타내게 된 근본적인 이유-여기서도 저자는 식습관과 스트레스 같은 환경적 요인들을 주요원인으로 본다-를 밝히기 위해 오랜 시간을 투자하지 않은 채 천편일률적으로 약물을 처방하고 최신 의료장비를 업데이트하기에 바쁜 현대의학의 현주소에 대한 비판으로 읽을 수도 있지 않을까.      
철저하게 과학적인 근거를 가진 이론들을 배우고 익히는 의대생들에게 ‘독소’나 ‘명상’ 같은 단어는 부질없어 보일 수도 있다. 하지만 통섭의 시대를 살아갈 지식인이라면 기본적으로 상대를 알고 나를 알아야 한다. 나와 다른 생각과 지식을 가지고 있다고 무조건 배척하기 보다는 한번쯤 마주보고 이해해보려 하는 것은 큰 의미로 남지 않을까.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OECD 보고서,
무엇이 논란이 되고 있는가

 

지난 10월 5일 보건복지부 국정감사에서 ‘OECD 한국 의료의 질 보고서’(이하 OECD 보고서)가 다시 한 번 뜨거운 감자가 되었다.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선진통일당(현 새누리당) 문정림 의원은 OECD 보고서 작성 과정에서 ‘객관성과 신뢰성이 훼손’되었다는 의혹을 제기하며 해명을 요구하였다.
OECD 한국 의료의 질 보고서(OECD Health Care Quality Review : Korea)는 지난 2월 27일에 발간된 보고서로, OECD 보건부 주관으로 이루어졌다. 평가는 OECD 평가단에서 한국 정부에 170개 문항으로 보낸 설문지와  복지부·공단·심평원·의사협회·병원협회 등 14개 기관을 방문하여 전문가와 인터뷰한 자료를 토대로 이루어졌다.
보고서의 내용은 크게 △ 한국의 의료체계는 건강보험의 확대와 제도개선을 거치면서 의료 서비스의 접근성과 평균수명 등 건강성과가 크게 향상되었으나 △ 급성 환자 치료(acute care) 중심의 체계로 만성 질환과 고령화 시대에 비효율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으며 △ 1차 의료 체계의 시급한 보완이 필요하며 △ 이를 위해 3차 의료 기관뿐 아니라 개인병원에 이르는 광범위하고 철저한 관리 체계 구축이 필수적이고 △ 이 과정에서 심평원에서 확보된 고도로 전산화된 데이터의 사용이 요구되며  △ 제도적으로는 행위별 수가제(pay-for-performance scheme) 보다는 포괄수가제(diagnosis related group(DRG) bundle of services system)로 나아가야 한다는 점을 담고 있다.
이에 대하여 의사협회에서는 OECD 보고서가 복지부의 입장만 대변하는 편향적인 보고서라고 불만을 제기하였다. 의사협회는 보고서의 주된 쟁점 중 하나인 포괄수가제의 강제적용에 대해 ‘의료의 질 하락’이 우려됨을 지적하였으며,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의료정책포럼에서는 ‘OECD 한국보고서에 관한 비판적 검토’라는 보고서를 통하여 OECD 보고서에서 주장하고 있는 근거들이 타당하다고 볼 수 없다고 비판하였다.
한편 OECD 보고서에서 제기된 1차 의료 문제에 대해서는 의협과 OECD 보건부의 입장이 일치하였다. OECD 관계자 보로위츠 박사와의 간담회에서 의사협회는 “1차 의료에 대한 정부의 투자 증대, 각종 세제혜택 등이 필요하다”는 점과 “병원으로 환자가 집중되면서 1차 의료 악화 등 왜곡된 의료체계가 발생하고 있다”는 점을 지적하며, 한국의 1차 의료 문제가 시급한 상황임을 지적하였다.
이런 상황에서 OECD 보고서는 의료계와 보건복지부 사이에서 논쟁이 되고 있는 포괄수가제 도입 문제에 대해 보건복지부측의 입장을 대변하는 주된 근거로 활용되면서 문제가 되어 왔다. 선진통일당 문정림 의원은 OECD 보고서 제작 과정에서 복지부가 의견을 제시하여 최종보고서에 반영하였다는 점 등이 보고서의 객관성을 훼손하고 복지부의 입장만 대변하고 있다고 주장하였다.
한편 OECD 보고서는 각 언론사에서 선택적으로 보도되면서 혼란이 가중되었다. 동아일보 등 일간지에서는 OECD 보고서에서 문제 삼은 비급여 진료비에, 청년의사에서는 DRG·일차진료 도입에, 의협신문에서는 보고서의 조사 방식상의 문제에 초점을 맞추어 각자 문제 삼고 있는 부분이 강조되어 보도되면서 보고서에 대한 논쟁이 심화되었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

‘십자인대 손상 = 병역면제’는 옛말이다?

 

※ 글을 시작하기 전에, 이 글은 현재의 병역면제기준에 대한 호기심을 해결하기 위한 목적에서 순수하게 정보 전달만을 위하여 쓴 글이며, 절대로 병역회피를 조장하고자 하는 의도로 쓴 글이 아님을 분명히 밝힙니다.


대한민국에서 나고 자란 모든 남성들에게 있어서 평생 떼려야 뗄 수 없는 관계인 군대. 특히, 병역면제는 사회적, 정치적으로 많은 이슈를 불러일으키는 원인이 된다. 현재 병역면제의 기준은 ‘신의 영역’ 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이다. 병역면제의 대상이 되는 질병들 중 흥미로운 몇 가지에 대해서 간략히 소개한다.

총론
병역면제의 기준은 현재 매우 까다롭다. 과거에는 간단히 병역면제에 해당되던 사항들도 현재의 기준에 적용하면 현역으로 입대를 해야 하는 경우도 부지기수이다. 2011년 국방부에서 발행한 ‘징병신체검사등검사규칙’에서 질병·심신장애의 정도 및 평가기준을 보면, 내과, 신경과, 정신과, 피부과, 외과, 정형외과, 신경외과, 흉부외과, 성형외과, 안과, 이비인후과, 비뇨기과, 치과에서 총 411항에 걸쳐서 병역면제 대상 질병 기준을 설명하고 있다. 주된 판단 기준은 “원활한 군 복무 수행이 가능한가”이다. 다소 심한 질병이라도 군 복무 수행이 어느정도 가능하면 병역면제에 해당되지 않는 경우도 있고, 임상적으로 그다시 심각하지 않은 질병이라 해도 군 복무 수행에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병역면제에 해당될 수도 있다. 대부분의 항목은 이 원칙을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 여기서는 다소 특이하고 흥미로운 사항들을 위주로 다룬다.

피부과
피부과 질환에도 병역면제에 해당되는 것들이 꽤 있다. 아토피성 피부염의 경우 병의 정도가 ‘경도’이면 3급, ‘중등도’일 때는 4급, ‘고도’에 해당될 때는 5급으로 병역면제가 가능하다.  그외에 건선, 광과민성 피부질환 등은 명시된 정도에 해당 될 경우 병역면제가 가능하다. 지루성피부염의 경우는 정도에 상관없이 1급이며, 매독의 경우에는 현증 1기 및 2기에서는 1급 판정이고 현증 3기 혹은 선천성의 경우는 5급 판정이 된다. 티눈의 경우도 다발성이고 피부 이식 수술 등으로 인하여 보행에 막대한 지장이 있는 경우에는 5급 판정을 받을 수 있다.

정형외과
십자인대의 손상은 본래 가장 많은 병역면제 사유가 되었던 질병 중 하나였다. 하지만 그 기준이 강화되어 현재는 십자인대재건술을 시행하였거나 십자인대의 완전파열이 확진 된 경우에만 5급 판정을 받는다. 정형외과에서는 손가락의 손상이 굉장히 흥미로운데, 손가락의 손상의 기준은 쉽게 말해서 ‘총을 쏠 수 있는가’이다. 예를 들어, 손가락의 손실이 있는 경우, 엄지나 검지 손가락의 손실은 5급 판정을 받는데 비하여, 제 3지, 제 4지, 제 5지의 손실은 4급 판정을 받게 된다(더 세부적인 사항들이 있지만 대략적으로). 발가락은 군화착용에 제한이 가는 발가락을 가진 경우 더 낮은 등급을 받게 된다.

이비인후과
매우 흔한 병 중 하나인 부비동염도 2회 이상 수술(반월판 절제술 이상) 후 재발한 만성 범발성 부비동염의 경우에는 병역 면제를 받는다. 혀의 손상도 또한 병역면제 사유가 되는데, 혀가 1/2이상 손상되어 심한 언어소통 장애가 있는 경우 군 면제 사유에 해당된다(1/2이하이면 4급).

치과
악관절의 습관적 탈구는 수술 후에도 습관성 탈구가 있는 경우, 자가 정복이 가능하면 4급, 자가 정복이 불가능하면 5급 판정을 받는다. 또한 악관절에 운동장애가 있어서 항재성으로 개구량이 15mm으로 제한된 경우에 5급 판정에 해당된다. 부정교합이 있을 때는 고도의 부정교합 또는 심한 안모비대칭과 증등도 이상의 악관절장애가 동반된 경우에는 5급을 받지만, 경도의 부정교합은 1급, 중등도의 부정교합은 2급 판정 대상이다.


※ 본 기사는 2011년 병무청에서 발행한 ‘징병신체검사등검사규칙’을 기준으로 작성하였습니다. 자세한 사항이 궁금하다면 병무청 홈페이지에서 다운로드 받을 수 있습니다.

 

오경택 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

학교소식

90호(2012.12.13)/학교소식 2013. 1. 1. 13:36 Posted by mednews

학교소식

 

가천의대

■ 연말에는 즐거운 모임도 시험도 쏟아지네요! 일찍 시험치고 일찍 방학하는 3학년, 조금만 더 힘내봅시다!
■ 춥고 눈도 많이 와서 병원 건물마다 연결되어 있는 지하보도가 소중해졌네요! 의학관과 기숙사까지 연결되면 얼마나 더 좋을까요?^-^
■ 국시응원하러 갑시다! 4학년 선배님들 화이팅입니다!
이운지 기자/가천
<woonji@e-menews.org>

 

계명의대

■ 계명의대 본과1학년이 12월 7일에 벌써 방학을 맞이했다고 하네요!
1년 동안 힘들었던만큼 푹 쉬고 본2도 파이팅합시다:)
■ 본4 선배님들이 일명 ‘해인사 합숙’에 들어가셨는데, 한분도 빠짐없이 이번 국가고시에 합격하시기를 바랍니다!
■ 모두모두 Merry 겨울방학*
하진경 기자/계명
<jinkyeong@e-mednews.com>

 

관동의대

■ 국가고시시험이 얼마 남지 않았습니다. 막판 스퍼트 내시고 좋은 성적 거두세요!!
■ 화정과 강릉캠퍼스의 새 학생회장을 선출하였습니다. 당선된 오효석, 고성혁 학생 축하합니다:)
김하연 기자/관동
<saladbowl88@e-mednews.org>

 

서남의대

■ 남원에는 무릎이 푹푹 빠질만큼 많은 눈이 내렸습니다.
모두들 의학관 오실 때 넘어지지 마시고 감기 조심하세요~
■ 2013년도 의학과 학생회장 강성민선배님, 의예과 학생회장 백승민후배님이 선출되었습니다.
열심히 하실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 부탁드려요
■ 겨울방학이 곧 시작됩니다.~
남원에서 힘들었던 마음들 모두 힐링하시고 내년 봄에 다들 보아요♥
다들 일년동안 수고하셨습니다.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org>

 

서울의대

■ 2013년을 이끌어 갈 학생회 임원들이 선출되었습니다. 본과 1학년 이정현 형이 회장으로, 본과 1학년 박지영 누나가 부회장으로 선출되었습니다. 지금 학생회 국장과 국원들을 모집중이라고 하네요. 2013년 학생회의 활약을 기대해 보겠습니다.
■ 12월 7일에 의예과 신입생과 의학전문대학원 정시모집 합격자가 발표되었습니다. 의예과는 올해부터 특기자전형이 일반전형으로 바뀌어 신입생 수가 늘어났다고 하네요. 다시 한 번 축하드립니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

 

성균관의대

■ 11월 22일 실시한 학생회장 선거에서 단선으로 출마한 G1 진호경 M1 최영주 후보가 당선되었습니다.
■ 겨울방학이지만 본과 2학년분들은 기종평으로 본과 4학년분들은 국시로 분주할 것 같습니다.
■ 축제의 백미는 장기자랑, 이번해 장기자랑은 본과 4학년 분들의 참여가 두드러진 가운데 용호상박의 경쟁을 뚫고 08학번 사인방(구교원 김건우 김상호 박지형군)이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장기자랑을 위해 열시간이 넘는 연습과 깔맞춤 양복을 마다하지 않은 그들에게 박수를 보냅니다 !!
박민정 기자/성균관
<cindy29@e-mednews.com>

 

연세의대

■ 11월 30일, 새로운 학생회로 <Pacemaker>가 당선되었습니다. 1년간 학생들을 위해 많은 수고를 해 주시기 바랍니다.
■ 12월 5일, 제 1회 학생연구특강이 열려 서울대학교 공과대학 전기공학부의 서종모 교수님과 KAIST 의과학대학원의 신의철 교수님이 멋진 강연을 펼쳐 주셨습니다.
정세용 기자/연세
<avantgarde91@e-mednews.com>

 

연세원주의대

■ 내년부터 의예과 1학년이 매지캠퍼스로 이전됩니다. 하지만 여전히 새터와 동아리 활동은 원주의과대학에서 추진하고 있습니다. 현재 새내기 새로배움터 준비위원을 모집하고 있으니 관심있으신 분들의 많은 참여를 바랍니다.
■ 2013학년도 원주의과대학 학생회장 선거, 회칙 개정안 의결 투표, 의학과 학생회 발족 의결 투표가 진행되었습니다. 투표 결과 2013학년도 학생회장단으로 기호 1번 정후보 여한솔 부후보 박지현 학우가 당선되었습니다. 회칙 개정안과 의학과 학생회 발족도 찬성으로 의결되었습니다.





■ 지난 11월 22일에 2012학년도 학생총회가 개최되었습니다. 원주의과대학 내 단위기구들이 모여 한 해동안의 활동내역과 예/결산을 발표했고 회칙 변경과 OT제도 등 다양한 안건들이 나왔었습니다. 관련 안건들은 원주의과대학 커뮤니티 클럽에서 보실 수 있습니다.
■ 원주의과대학만의 독자적인 학보인 연원의보가 창간됩니다. 많은 관심 바랍니다.
이현주 기자/연세원주
<sonnets71@e-mednews.org>

 

영남의대

■ 으아! 글을 쓰는 지금 기준으로, 본과 2학년도 이제 3주만 있으면 끝납니다! 신문이 나올 때 쯤이면 시험이 한창이겠네요. 모두들 시험 잘 치시고,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길 바랍니다!^^ 모두 수고하셨어요 1년 동안!
■ 내년 한 해를 이끌어갈 새로운 회장단이 선출되었습니다. 학생회장으로 본과 2학년 김민우 학형이 당선되었고, 부학생회장은 김영근 학형, 여학생회장으로는 나민아 학형이 선출되었습니다. 새로운 우리 Wing 학생회, 앞으로 잘 부탁드립니다^^
■ 영남대학교 본교에서 구미 불산 누출 사고로 피해를 입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특별 장학금을 지급한다고 합니다. 피해를 조금이라도 입으신 분들은 기간이 얼마 남지 않았으니 바로 신청하세요!
■ 어느덧 국시가 코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선배님들 마무리 잘 하시고, 모두모두 국시 대박나시길 바라겠습니다!^^
오경택 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

 

울산의대

■ 울산의대에도 드디어 과잠바가 생깁니다!지금까지는 후드티였는데 이번엔 야잠이라 기대되네요. 이번 겨울은 과잠바와 함께 다뜻하게 보냈으면 좋겠네요.
조성윤 기자/울산
<chosy08@e-mednews.org>

 

을지의대

■ 다음 학기에 드디어 범석관 리모델링을 시작한다고 합니다^0^ 짝짝짝~!! 공사시작의 일환으로서 학교 진입로 공사 입찰공고가 들어갔다고 하네요. 곧 범석관도 예쁘게 재탄생할 것을 상상하니 설레네요!
■ 코앞으로 다가온 국시! 올해는 유난히 더 추운 겨울이 될 것 같은데 선배님들, 끝까지 힘내서 화이팅입니다^^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이화의대

■ 4학년의 국시가 1달 앞으로 다가왔습니다. 많이 많이 응원하고 있을게요 :)
■ 3학년은 임종. 2학년은 기종, 1학년은 긴긴방학이 기다리고 있군요! 무사히 한학기를 마무리 합시다!
■ 새로 선출된 45대 학생회 동고동락, 일년동안 많은 활약 기대할께요!
박소현 기자/이화
<qtlaxxo@e-mednews.com>

 

전남의대

■ 본4 선배님들의 국시가 얼마 남지 않았네요~ 선배님들 모두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선배님들의 합격률에 저희 후배들의 명학리모델링 여부가 달렸다는 말이 사실인진 모르지만;;아무튼 화이팅!!
■ 예년과 달리... 본1 학과 일정이 새해가 되기 전에 끝날 것이라고 하네요..허.. 참...
■ 크리스마스를 맞이해서 2012 W 학생회에서 명학 1층에 크리스마스 트리를 준비햇어요! 칙칙한 명학에도 훈훈한 바람이 불길..♡
박정원 기자/전남
<Parkjw88@e-mednews.com>

 

전북의대

■ 학생회장 선거를 시작으로 2013학년 학생회가 새롭게 꾸려졌습니다. 지난해 학생회 선배님, 동기들 수고 많으셨고, 올해에도 보이지 않는 곳에서 땀 흘릴 학생회 여러분들께 미리 감사함을 표합니다. 
■ 본관 정문을 비롯해 병원 곳곳에서 리모델링 공사가 한창입니다. 곧 있으면 어린이병원과 호흡기전문센터도 오픈한다고 합니다. 추운 겨울의 터널을 뚫고 봄날의 새싹처럼 예쁘게 단장한 병원을 맞이할 생각을 하니 벌써부터 가슴이 설렙니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중앙의대

■ 날씨가 너무너무 추워졌어요ㅠㅠ 추운 날씨에 공부하시고, 아마도 더 추울(!) 1월에 국시를 치르는 본4선배님들 힘내세요!
■ 중앙도서관 로비에 크리스마스 트리가 설치되었어요. 이건 24일부터 31일까지 기말고사를 치르는 본1을 위한 섬세한 배려? 아니면 염장?
■ 중앙대는 의대협 회비를 내기로 결정했습니다. 보낸 175만 5천 원이 소중한 곳에 쓰였으면 합니다 :)
■ 축하할 일이 많네요. 12/8 결혼식이 두 개나 있었습니다. 의전원 3학년 나혜연, 홍석찬 선배님 결혼 축하드려요!!♡ 오경현&이세리 커플 득남도 축하드려요♥
김준혁 기자/중앙
<silmarllion@e-mednews.com>

 

한림의대

■ 한림의대의 얼굴, 새로운 의과대학 학생회가 선출되었습니다. 제 29대 정학생회장은 의학과 1학년 이형민, 부학생회장은 의학과 1학년 김현철입니다. 축하드립니다.
■ 본과 4학년 선배님들의 국시가 한 달 정도가 남았습니다. 남은기간 건강 유의하시고 힘내셔서 국시 대박나시길 바랍니다. :)
■ 11월 30일 한림의대 야구동아리 울브즈가 한림대학교 야구 리그 결승전에서 체육학과를 꺽고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축하합니다.
■ 얼마 남지 않은 방학 기다려지시죠? 학년마다 방학 일정이 다른데 본과 1학년은 1월 28일이 개강이라는군요. (오타겠죠...? 오타이길.. ^^...)
다들 다가오는 방학 잘 보낼 준비는 되셨나요? 다들 방학 즐겁고 알차게 보내시길 바랍니다.
서우림 기자/한림
<wr1208@e-mednews.com>

 

한양의대

■ 다시 시험기간이네요. 학우들의 열렬한 지지하에 매 시험기간마다 정기적으로 하는 야식 사업을 또 합니다. 이번에는 브랜드 피자! 학습력 및 사기 향상에 도움이 되서 모두 시험 잘 보시길!!
■ Mesh가 완공되었습니다. 술기 센터로 오스키, CPX를 할 수 있는 최신 시설. 실력향상에 큰 도움이 될거 같아요:)
곽형규 통신원/한양
<n2kwak@hanyang.ac.kr>

사설

90호(2012.12.13)/오피니언 2013. 1. 1. 13:35 Posted by mednews

부정확한 의학 정보, 합리적 검증이 필요하다

 

최근 의료 문제에 대한 관심이 뜨겁다. 주요 포털 사이트에서 심심치 않게 의료 관련 기사를 확인할 수 있으며, 베스트셀러의 위치에 오른 의료 관련 서적들도 종종 눈에 보인다. 이는 국민의 의료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보여주고 있다고 해석할 수 있다. 그러나 일반인을 대상으로 한 의료 관련 저작물에서 제대로 검증되지 않은 정보가 쉽게 유통되고 있는 것은 심히 우려스러운 일이다.
주요 서점에서 ‘올해의 책’으로 거론되고 있는 『병원에 가지 말아야 할 81가지 이유』(허현회)는 그러한 현실을 단적으로 보여주는 예이다. “우리가 알고 있는 건강상식·의학상식은 누군가에 의해 조작된 허구이다.”라는 도발적인 문구로 시작하는 이 책은 대중의 폭발적인 관심을 끌며 베스트셀러의 자리에 올랐다. 저자는 현대의학은 “신흥종교”이며, “무지와 탐욕에 젖은 주류의사들을 앞세워 악행을 저지르고 있다”고 말하며, “진실을 알리고자 인생을 걸었다”라고 말하고 있다.
그러나 책에서 다루고 있는 내용들은 진실과 거리가 멀다. 의학을 전공하지 않은 저자는 백신과 항바이러스제와 같은 기본적인 용어의 정의마저 혼동하고 있으며, 특정 의학 기술에 대해 잘못된 의학적 설명을 하고 그것을 비판하는 ‘허수아비 공격의 오류’까지 저지르고 있다. 단적인 예로, 저자는 ‘암과 유전자는 아무 상관이 없다’라고 언급하면서 의사들이 불필요한 유전자 검사를 하고 있다고 주장한다. 그러나 암과 유전자의 연관성은 이미 충분한 근거가 확보되어 하나의 학문 분과까지 생겼을 정도이다. 저자가 주장하는 ‘진실’은 무엇을 근거로 한 것인지 심히 의심스럽게 하는 부분이다.
문제는 이러한 잘못된 내용들이 대중의 공감을 사고, 의료계에 대한 불신을 더욱 증폭시키고 있다는 점이다. 대중적으로 인기를 끌고 있는 책들에서 다루는 내용은 가공·편집되어 인터넷 상에서 널리 배포된다. 많은 사람들이 주로 인터넷을 통해 의학 상식을 접하고 있다는 사실을 고려하면, 이는 매우 심각한 문제이다.
더욱더 심각한 문제는, 잘못된 지식을 걸러 내고 올바른 지식을 전달해야 할 언론·출판계가 오류로 가득한 의학 정보에 대한 수정을 요구하기는커녕, 오히려 잘못된 정보의 유통을 촉진하고 심지어 장려하고 있다는 점이다. 앞서 말한 책은 여러 출판사에서 적극 홍보하고 있으며 언론사에서도 호의적인 서평들을 쏟아 내고 있다. 자극적인 내용은 상업적으로 활용될 수 있기 때문에, 국민들을 위험에 빠뜨릴 수도 있는 허위·유사 과학적 정보들에 대해 제대로 검증하지 않고 자신의 입맛에 맞는 내용을 대중에게 퍼뜨리면서 혼란을 야기하고 있는 것이다.
이제는 부정확한 의학 상식으로 인한 혼란과 불신에 마침표를 찍어야 할 때다. 잘못된 의학 상식은 개개인에게는 올바른 치료를 제 때 받을 기회를 박탈하며, 국가적으로는 불필요한 의료비용의 손실을 야기한다. 더 이상 개인의 양심과 언론·출판업계의 자정 작용에 문제의 해결을 맡겨서는 안 된다. 의학적 지식에 대한 소양을 갖춘 언론·출판 전문가가 거의 없는 현실에서 언론·출판업계에 모든 검증을 맡기기에 의료 지식은 너무나 방대하고 중요한 내용들이다. 객관적 지식을 검증하기 위해 의료인이 나서야 하는 것은 계몽주의적 사고방식의 소치가 아니라, 민주 사회의 기본 원칙을 지키고 생명의 가치를 존중하는 당위적인 행동이다. 이것이 국민의 생명을 책임질 의료인의 올바른 사명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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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가 독자에게

90호(2012.12.13)/오피니언 2013. 1. 1. 13:34 Posted by mednews

2012년에 이별을 고하며

어느덧 한 해의 끝을 기다리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참 다사다난했던 한 해였고, 우리네 사는 사회도 2번의 큰 선거 등으로 시끌벅적합니다. 의료계도 바람 잘 날 없었던 것 같아요. 달력의 마지막 장을 넘기더라도 그 요란함은 끊이지 않을 것 같습니다.
의대생신문도 올 한 해 많은 일을 겪었습니다. 많은 진통 과정들을 지나오며 더 단단한, 더 눈길이 가는 신문이 되기를 바랬는데, 결과를 벌써 판단하기엔 너무 성미가 급한거겠죠?
이제 편집장도 새로 선출되었고, 마음 편히 연말을 즐길 준비를 해야겠습니다. 따로 인센티브가 있는 것도 아닌데 뭘 그렇게 열심히 하는가? 라는 질문에 대한 답은... 아직 저도 모르겠어요. 아직도 모르겠다는건 평생 모르는 거겠죠. 다만 두 번 다시는 못해볼 경험이었다고 생각합니다. 그게 굳이 천국같이 행복에 겨울 필요도, 답답함의 연속일 필요도 없고 그 경험 자체만으로 소중하다고 생각합니다. 이대로 묻어두고 싶네요. 힘들 때 꺼내봐야겠어요.

 

한중원 편집장 <editor@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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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호(2012.12.13)/오피니언 2013. 1. 1. 13:33 Posted by mednews

신문 읽고 푸는 퀴즈!

1. 조직기증을 한 환자의 유가족에게 정부에서 기증자 예우 차원으로 최대 얼마의 한도 내에서 지원을 해줄까요?

2. 현재 우리나라에서 선택진료를 시행하는 의료기관은 임상의사의 몇 %를 비선택 진료의사로 지정해야 할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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90호(2012.12.13)/오피니언 2013. 1. 1. 13:32 Posted by mednews

꿈이 사라진 시대, 우리들만의 무대를 만들자

‘학생회는 왜 존재해야 하는 것일까?’
5년 동안 대학이라는 울타리 안에 몸담으면서 나는 항상 위의 질문을 머릿속에 담고 있었다. 의예과 학생회장과 의과대학 학생회장, 그리고 지난해 총학생회장에 출마했을 때에도 질문에 대한 답을 끊임없이 고민했지만, 대표로서의 막연한 사명감에 그저 열심히 뛰었을 뿐이다. 고백하자면, 스스로도 학생회가 왜 필요한 것인지, 도대체 무엇을 위해 존재하는 단체이며 어떠한 목표를 가져야 하는지를 찾지 못했던 것이다.
이 오랜 물음은 지난 여름 1년에 2번 전 세계 의대생들이 한자리에 모이는 IFMSA(세계의대생연합) 총회에서 어렴풋이나마 답을 얻을 수 있었다. 현재 내가 대표를 맡고 있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는 하나의 회원국으로서 총회에 참석할 자격을 지닌다. 올해에는 나를 비롯한 16명의 의대생들이 한국을 대표해 총회가 열리는 인도 뭄바이로 향했다. 그리고 이는 여지껏 갖고 있던 학생 활동에 대한 생각이 바뀌는 기회가 되었다.
이전까지 학생단체는 사회에 진출하기 전 좋은 경험을 쌓고 많은 것을 배울 수 있는 무대라고 생각했다. 여기에는 아직은 학생이기 때문에 활동 방향이나 추진 사업 등을 정하는 데 있어 완벽할 수 없다는 전제가 깔려 있다.
그런데 세계의대생연합 총회에 참석한 세계 의대생들은 학생들만이 할 수 있는 게 많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들에겐 ‘우리니까 꿈 꿀 수 있는 세상이 있다’는 당당한 믿음이 있었다. 무엇보다 작은 일부터 중요한 일까지 하나하나 적극적이고 대범한 자세로 진지하게 고민하는 모습이 신선하게 다가왔다.
오늘날의 대학생은 꿈을 꾸지 않는다고 한다. 꿈을 꿀 시간이 있다면 학점이나 스펙 쌓기에 목을 매는 게 현명한 일이 된지 오래다. 이쯤에서 묻고 싶다. 과연 의대생들은 어떤 꿈을 꾸고 있을까? 예과 때는 고민 없이 일단 놀고, 본과가 되면 앞에 닥친 시험이나 준비하고, 실습 돌 때는 인턴 때 과를 정하기 위해 눈 앞의 이익에만 골몰하고 있지 않은지. 남자의 경우 군대를 다녀오면 아무리 빨라도 34살. 이미 꿈을 꾸지 않은 시간이 너무 오래 지나버린 것은 아닌지 씁쓸한 현실이다.
꿈을 꾸는 자는 멈추지 않고 자신의 꿈을 설계하게 된다고 한다. 비록 당장은 이룰 수 없는 꿈이라도, 꿈이 있는 사람은 목표를 위해 하나씩 준비하고 작은 변화를 만들어 나간다. 내가 생각하는 학생단체의 정답은 두 가지다. 우리만이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동안 꿈 꾸지 않았던 것을 꿈을 꿀 수 있는 무대를 만들어 보는 것.
어짜피 정답은 미리 정해져 있지 않다. 다른 생각이 있을 뿐, 틀린 생각도 없다. 다만 외부가 아닌, 우리가 맞다고 생각하는 정답을 치열한 논의를 하면서 하나씩 만들어가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우리에겐 의대협이라는 무대가 있다. 이 공간을 벅차오르는 감동과 꿈의 무대로 장식하는 것은 여러분의 몫이라는 점을 기억해주었으면 한다.

 

남기훈 의대협 의장
(고려대학교 의학과 3학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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