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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깝지만 다른 나라

한국/중국/일본 의료체계비교

 

한/중/일 의료보험 제도

 

영국은 무상 의료, 미국은 의료 민영화. 그렇다면 우리의 이웃나라 중국과 일본의 의료 체계는 어떨까?

 

*한국의 의료보험 제도
우리나라의 의료보장제도는 1997년에 도입되기 시작한 의료보험을 주축으로 삼고 있다. 공무원과 대기업 근로자를 대상으로 의료보험이 처음 시작되었고, 도입된 지 12년만에 전국민으로 대상이 확대되었다. 우리나라 의료보장제도가 여전히 많은 문제점을 안고 있는 것은 사실이지만, 빠른 시간에 전국민의료보험을 도입한 우리나라의 경험은 최근 많은 개발도상국가들에게 중요한 사례연구 대상이 되고 있다.
건강보험은 민간보험이 아닌 사회보험이므로 모든 국민이 의무적으로 가입해야 하고, 건강수준이 아닌 소득수준에 따라 보험료가 책정된다. 근로자의 보험료는 임금에 비례하는데 현재 임금의 약 5%로 책정되어 있고 고용자가 근로자 보험료의 절반을 부담한다. 자영업자의 경우 보험료는 자산, 소득, 성, 연령 등을 모두 고려한 공식에 의해 보험료가 책정된다. 건강보험공단은 보험료 징수 등의 전반적인 관리를, 그리고 건강보험 심사평가원은 의료공급자가 청구한 의료비용의 심사 및 평가 업무를 담당하고 있다. 의료공급자에 대한 진료비 지불은 대체로 행위별수가제에 기반하고 있지만. 보건복지부에서 포괄수가제를 확대하고자 하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중국의 의료보험 제도
중국은 1999년부터 기본의료보험제도를 설립했으며 기업, 국가행정기관, 사업기관과 기타 기관의 직원은 반드시 의료보험에 가입해야 한다. 보험료는 고용 업체에서 직원 급여의 6% 안팎, 직원은 급여의 2%를 납부하고 있다. 기본의료보험은 지정된 병원이나 약국, 그리고 지정된 약품에만 적용하므로 중국 국영의료보험제도의 적용 범위가 좁다. 그리하여 중국인들의 상업의료보험에 대한 수요가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며, 민간의료보험도 꾸준히 발전해 2010년 중국 상업의료보험 시장 규모는 4,000억 위안에 달했다.
또한 의료자원이 부족하여 의료자원 중 80%는 도시에 분포, 단지 20%만이 농촌에 분포되어 있다. 의료 보장이 완벽하지 못해 44.8%의 도시인구와 79.1%의 농촌인구가 의료보장 없이 위험에 노출되어 있다. 또한 공립의료기관의 경영이 시장경제 논리에 맡겨지면서, 병원에서 요구하는 의료비의 지출이 날로 심해져가고 있다. 의료보장이 완벽하지 못한데다가, 의료비는 계속 올라가, 빈곤층은 의료혜택을 받지 못하고 있는 현실이다.

 

*일본의 의료보험 제도
우리나라의 의료보험이 거의 일본의 의료보험 제도를 모방했기 때문에 큰 틀로 놓고 보면 매우 비슷한 편이다. 그러나 ‘국민건강보험’ 하나인 우리나라와는 달리, 적용 대상에 따라 가입할 수 있는 보험이 다르고, 환자 본인 부담률 또한 다르다.
또 다른 큰 차이점은 수가 체계이다. 일본은 행위별 수가제와 부분적인 포괄 수가제가 공존한다. 얼핏 보면 우리나라와 큰 차이가 없지만 그 내용은 천지 차이 이다. 일단 일본에서의 모든 진료행위는 국가가 정한 진료보수점수제도를 따라 점수화되어있다. 의료비는 이 점수 1점당 10엔으로 환산되는데 이 소정 점수의 각 항목이 무려 30만개를 훌쩍 뛰어 넘는다. 반면에 우리나라는 이에 상응하는 항목이 겨우 2만 7000여개에 불과하다. 그렇기에 우리나라의 수가 수준은 일본에 비해 턱없이 낮은 편이다. 진찰료, ICU입원료, 검사, 주사료, 수술료 수준에서 일본이 5배 더 높은 수가가 책정되어 있다.

 

한/중/일 전통의학

 

한국, 중국, 일본은 서양과는 별개로 예전부터 고유의 전통의학이 자리 잡고 있었다. 이러한 전통의학이 현대에 들어서 어떻게 현대 의학과 함께 하고 있는지 알아보자.

 

*한국의 전통의학
갑신정변, 개화기를 거쳐 일제와 함께 들어온 서양의학은 단기간 내에 뿌리내렸고 해방 이후의 미군정시기를 거치면서 기본적인 의료로 자리잡았다. 1951년 국민의료법 제정 시 많은 논란 끝에 한의사가 인정됨으로써 의학과 한의학의 이원체계로 발전하였다. 현재 한의학은 의료 서비스 제공체계 내에서 인정되어 건강 보험의 급여 범위에도 포함되고 있으며 한의사를 양성하는 한의과대학이 있다.

 

*중국의 전통의학
마오쩌둥시절 중국 공산당의 정책 방향은 서양의학의 탄탄한 기반에 중국만의 독특한 색채를 가미함으로써 서양이 갖지 못한 의학을 창조하는 것이었다. 그에 따라 많은 제도 개정이 이루어졌고, TCM(Traditional Chinese Medicine)이라는 새로이 규정된 학문이 만들어졌다.
이런 토대 아래 중국은 중서의 결합체제로 나아가고 있다. 우리나라 같은 경우 양/한방 협진이라고 하면, 양의사와 한의사가 동일한 환자를 두고 각각 치료에 참여하는데 비해, 중국에서는 한 명의 의사에게서 중의학과 양방을 이용한 진단과 치료가 나온다. 중국에서는 서양의학의 진단기기를 중의사들도 이용할 수 있다.

 

*일본의 전통의학
일본은 한중일 중에서 메이지 유신을 통해 가장 먼저 서양 문물을 받아 들였는데, 따라서 서양 의학 또한 가장 먼저 유입되었다. 개화기 때, 일본의 전통의학을 전면 폐지하면서 유명무실한 의학으로 변질되었다. 그러나 1970년대, 중국과의 교류로 전국민적인 관심을 얻게 되면서, 연구가 활발해졌다. 또한 국민들도 한약을 선호하는 경향이 강해지면서, 한방제제 산업의 활성화로 이어지게 되었다. 현재는 일본의 의사들 70.3%가 한방약을 처방하고 있다. 1990년대 이후로는 일본에서도 한방의학 교육을 하는 의과대학이 크게 늘어나면서, 일본 전국 80개 의과대학 모두 한방 교육을 실시하고 있다.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