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예방접종에 대한 우려,
과연 득보다 실이 많은가?

 

자신의 아이가 아프지 않고, 건강하게 무럭무럭 자라는 것은 모든 부모의 공통된 바람일 것이다. 예방접종은 감염 질환을 예방하는 데 있어서 매우 유용하고 비용에 비해 효과가 매우 큰 방법이다. 그렇기 때문에 아이가 태어나면서부터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은 백신이 개발되고 나서 어느덧 당연시되었다. 하지만 최근 들어 어린 아이를 가진 부모들 중에서 일부는 자신의 아이가 예방접종을 실시하는 것에 반대한다. 이러한 부모들은 더 나아가서 예방접종을 하는 것을 반대하는 모임을 만들기도 하였다.
예방접종을 반대하는 모임 중 한 예로는 안전한 예방접종을 위한 모임(이하 안예모)이 있다. 안예모는 예방접종의 부작용을 겪은 부모가 인터넷 카페를 개설하여, 예방접종의 부작용을 겪은 사람들이 하나둘씩 모이고, 백신의 효과에 대해 의구심을 가진 사람들이 점점 모여들어 만들어진 단체이다. 안예모에서는 백신에는 수은, 포르말린, 페놀, 알루미늄 등의 독성화학물질이 들어있다는 근거로 백신은 병을 제대로 예방하지 못하고 있고, 오히려 수많은 난치병을 만들어내고 있다고 주장한다. 또한 보건당국은 예방접종을 기피할까봐 부모들에게 이러한 독극물이 들어있다는 사실을 알리지 않고 있다고 주장한다. 백신 부작용으로 고통 받는 아이들이 늘어나면서 예방접종 대신에 숯가루 요법, 풍욕, 냉온욕, 녹즙을 이용한 치료제 등 자연요법의 중요성을 강조하기도 한다. 안예모가 운영하는 인터넷 카페에는 예방접종 후 발생한 수많은 부작용의 사례를 찾아볼 수 있다. 예방접종 후 경련사례, 아토피 사례, 발달장애, 자폐 등의 사례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고, 환자는 모르고 의사만 아는 비밀이 있다든가, 의사는 백신에 대해서 더 공부해 근거 있는 답을 하라는 이야기도 심심치 않게 찾아볼 수 있다. 심지어 백신이 종교인지 과학인지 물음으로써 예방접종의 부작용에 대해서 호기심을 갖고 카페를 찾은 부모들에게 예방접종에 대해서 많은 오해와 불신을 불러일으키고 있다.
안예모에서 소개하는 예방접종 부작용의 여러 사례가 실제로 백신에 의한 것이라고 해도, 예방접종의 역기능보다는 순기능이 더 크다. 성공적인 예방 접종의 결과로 오늘날 천연두가 지구상에서 박멸되었으며, 멀지 않은 시기에 소아마비도 박멸될 것으로 기대된다. 홍역도 발생 예가 현저히 감소하여 우리나라에서 연간 발병 빈도가 1/1000,000 이하인 퇴치 단계에 이르렀으며, 그 외 대부분의 예방 접종 대상 질환들도 백신 사용 전에 비해 99% 이상 감소하였다.
홍창의 소아과학 교과서는 예방접종 후 이상 반응이 있다는 것을 명시하고 있고, 예방접종의 부작용을 인정하고 있다. 근래에 사용되는 백신들이 효과적이고 안전하지만, 가벼운 증상으로부터 생명을 위협하는 질환까지 다양한 정도의 이상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고 한다. 또한, 백신 접종 후에도 해당 질병에 걸릴 수도 있다. 이상 반응은 여러 가지 기전에 의해 초래되며,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는 물질은 예방력을 유발하는 항원일 수 있으며, 미생물의 다른 성분, 백신 제조 중에 사용된 동물의 단백질, 항생제, 방부제, 젤라틴과 같은 안정제 등도 알레르기 반응을 유발할 수 있다. 이러한 증상은 담마진 또는 발열과 같이 전신적 또는 국소적으로 나타난다. 하지만 일부 반응은 시간적으로 백신 접종 후에 발생하나 인과관계가 없는 경우가 있으며, 또 많은 경우에 인과관계를 밝힐 수 없다.
부모의 입장에서 갓 태어난 금지옥엽과 같은 자식에게 예방접종을 하는 것에 거부감이 생길 수 있다. 하지만 예방접종의 효과는 지난 의학의 역사를 통해서, 그리고 과학적으로 규명된 인과관계에 의해서 증명되었다. 우리 아이에게 예방접종이 과연 득보다 실이 많은지에 대한 판단은 부모의 몫일 것이다.

 

진석환 기자/연세원주
<kwan@e-mednews.org>