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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길을 걷고 있는 친구의 삶 들여다보기

의대생, 공대생을 만나다

구름이 엷게 깔린 토요일 오전, 낙성대역. 찬바람이 매섭게 불던 지난밤과는 달리, 포근하다. 윤 군과 반갑게 인사를 하고는 이내 근처의 한 까페로 들어가 어물어물 자리를 잡는다. 손님은 많지 않다. 중학교 시절부터 꽤 친하게 지내오던 사이. 하지만 다른 길을 걷게 되면서 최근까지는 일 년에 얼굴 한 번 보기가 힘들었다.
윤 군은 이듬해 봄부터 시작될 대학원을 준비하며 비교적 여유로운 날들을 보내고 있던 터였다. 2006년 S대에 입학, 전기공학을 전공한 뒤 지난 학기를 끝으로 학부를 졸업하고는 대학원 개강까지 몇 달이 비어 있기 때문이다.


“지난 10월 말 어느 연구실로 갈지 결정되고 지금은 그저 한가하게 지내고 있어.” 그가 곧 말을 잇는다. “다들 이렇진 않아. 보통은 학부 마치고 바로 다음 학기로 들어가거든.”
- 학부 생활은 할만 했니. 힘들다며.
“3학년이 제일 힘들었어. 전공 4개 정도 듣고 교양 두 개 더해서 18학점. 그러면 일주일에 18시간 수업이지.”

- 수업시수로만 치면 많지 않구나. 비는 시간에는?
“사람마다 달라. 나 같은 경우는 동아리 활동이랑 피아노 같은 취미생활에 집중했던 편이지만, 공부에 파묻혀 지내는 애들도 있고, 정신 못 차린 애들도 있고. 그래도 2학년 때 비해서는 비교적 열심히들 하는 편인 것 같더라. 2학년부터 전공이 시작되긴 하는데, 3학년보단 부담이 좀 덜한 편이라.”

- 말만 들으니까 되게 편했던 거 같다?
“시험기간엔 남는 시간 죄다 끌어서 공부했지. 시험기간 아닌 때는 수업만 잘 듣고 숙제 하는 편이었지만, 다른 애들도 평소에 공부하는 애들만 많지는 않았을 걸. 의대랑은 좀 다른가? 우린 외우는 과목들이 아니라서, 의자에 앉아 있는 시간하고 성적의 연관성이 덜하거든. 과목마다 성격의 편차가 크기도 하고.”

- 우린 따로 시험기간이라는 게 없어. 일상이 시험이라. 시험은 한 학기에 보통 얼마나 쳐?
“어떤 과목은 세 번, 어떤 과목은 두 번, 반반 정도 비율로. 그러니까 횟수로 따지면 한 학기에 네 번쯤 시험기간이긴 한데, 분산돼 있으니까 모든 과목의 시험이 몰리는 기말 빼고는 시험기간이라고 막 느껴지는 편은 아니야. 반대로 생각하면 맨날 시험 보는 것 같기도 하고. 숙제 좀 몇 번 내고 하다 보면 시험이 있는 거지. 치고 나면 또 다른 과목 숙제 내고, 또 시험 있고. 그러다보면 쭉쭉 기말까지 가는 거지 뭐.”

- 숙제가 많구나?
“시험 이외에는 숙제와 실험이 학교수업에서 받는 로딩의 전부라고 보면 돼. 과목마다 정도가 다르긴 해도 숙제가 안 나오는 과목은 없어. 평균내면 과목당 2주에 하나 정도. 문제 푸는 건데, 숙제 하나당 3~5시간 정도 걸렸던 것 같아. 실험은 과목당 매주 두 시간씩 들어가 있고 기말 프로젝트를 보통 두세 명이 한 팀이 돼서 하는데, 이게 시간이 많이 걸리지. 평소 때 조금씩 해서 1/3 정도 해두고 기말 치고 이틀쯤 밤새면 결과 나오는 정도랄까. 실험은 한 학기에 한두 과목 정도씩 해. 우린 실험이 많으면 힘들어. 시간이 많이 드니까.”

- 의대는 시간에 쫓기다 보니까 내 시간을 갖기가 힘든 편이야. 그러다보면 자기계발 같은 것도 힘들고.
“우리도 크게 다르지는 않은 것 같은데. 관심 있는 연구실에 미리 가거나 그런 건 있어도, 형식적인 스펙쌓기 같은 건 확실히 없고 인턴쉽 같은 것도 별로 안 해. 외부 동아리 활동 같은 걸 적극적으로 하는 애들도 흔치 않고. 다들 자기계발이니 스펙이니 하니까 우리도 막연한 불안감 같은 건 있지. 하지만 뭔가를 구체적으로 할 수 있을 만큼 시간이 그렇게 남는 편은 아냐. 너희는 특히 그렇지만 우리도 어느 정도 학교 공부를 따라간 이후에 자기 길을 찾는 거거든. 문과 쪽 애들은 더러 하고 있더라. 거긴 아무래도 우리보단 스스로 진로를 만들어가는 편이겠지.”

- 우린 과생활이 제법 활발한 편이야.
“그런 건 좀 없어. 필요한 전공수업 다 같이 듣는 거 외에는. 1,2학년 때는 MT도 가고 했는데 3학년쯤부턴 없어. 선후배 간에도 끈끈하거나 끈적하거나 그런 것도 없고. 각자 자기 할 일들 하고 지내는 식이니까. 입학할 땐 220 명 뽑지만 그 안에서 과가 갈라지고 또 반으로 갈라지고. 다른 반이면 MT도 안 가고 그러니까 사실 반애들끼리 밖에 모르는 거야. 수업을 같이 듣다가 알게 되는 수는 있겠지만. 결속력 같은 건 없는 거지.”

- 졸업하고 사회에 나가서도?
“선배님 후배님 해서는 아닌데, 그런 건 있지, 같은 학교 같은 과 출신이니까, 묘한 소속감 같은 거. 학교 자체의 특수성도 있다면 있는 거고.”

- 공대생으로 살면서 스트레스나 고민 같은 건?
“나는 스트레스를 좀 안 받는 스타일이니까 내 이야기를 일반화하긴 그런데. 과에서 운영하는 온라인 게시판에 간혹 공부 때문에 상담글 같은 게 올라오기도 해. 성적 때문에 스트레스 받는 거지. 서로 돕고 지내긴 하지만 성적까지 도와지지는 않으니까. 공부 자체가 안 맞아서 고생하는 사람도 있고, 성적과는 무관하게 그냥 공부가 힘들어서 지치는 사람도 있고. 이 부분은 의대나 비슷할 것 같은데?”

- 너희한테는 성적이 어떤 의미야?
“유학 가려면 많이 좋아야 되고. 대학원이나 취업에는 그만큼 많이 좋을 필요는 없지만 그래도 좋은 게 좋지. 3.0 정도가 기준일 것 같은데, 못 넘는다고 취직 못하는 건 아니지만.”

- 앞으로 뭐할지에 대한 고민들도 많이 해?
“많이들 하지. 공부 마치면 당장 뭐할지 정해야 되니까. 대학원은 유예 기간으로 쓰이는 측면도 있어. 선배들은 연구소, 회사, 다른 대학교 교원, 어디어디 많이 흩어져서 가더라. 취업하는 사람들은 대기업이나 공기업, 가령 삼성이나 한전 이런 쪽을 선호하는 것 같고.”
- 보통 기대하는 연봉 수준 같은 건?
“기대한달 것도 없어. 시장원리가 작동하다 보니까 다들 거기서 거기거든. 결국 기대나 선택 이런 개념과는 거리가 멀어지는 거지. 초봉 3000~3500 정도 받는 것 같더라. 4000 넘어가는 경우는 잘 못 봤어. 맞벌이는 할 수 밖에 없지 않을까? 이건 우리 과 다른 친구들도 비슷할 것 같은데.”

- 같이 공부하는 친구들은 다들 자기 선택에 만족하니?
“사람들마다 다른데, 나 같은 경우엔 다행히 이쪽 공부가 잘 맞아. 올 때는 아무 생각 없이, 잘 모르고 온 건데, 사실 고등학교 졸업할 때 확신이란 걸 갖기는 힘들잖아, 모르는 게 많으니까. 안 맞아하는 친구들도 있단 소리지. 그냥 분위기에 이끌려서 대학원까지 가는 경우도 있고, 다른 데 취업하기도 하고.”

- 학교를 다니는 중에나 졸업하고 나서 진로를 바꾸는 경우도 있겠네?
“있지. 우리학교에서 법대 아닌 대학 중에 사시 합격생이 제일 많은 데가 전기공학이라고들 하더라, 학생 수가 많은 것도 작용했겠지만. 의학전문대학원 간 사람들도 있었고. 학년마다 좀 다른데, 의대 법대가 제일 많아, 안정적인 쪽으로. 요즘은 점점 진로수정보다는 우리 과 대학원을 많이 가는 추세야.”

- 안정을 찾고 있는 거야?
“글쎄. 예나 지금이나 취업 자체를 걱정을 하진 않았어. 그 뒤를 보는 거지, 안정성의 문제. 벌이의 차이도 있을 테고. 대학원을 가는 이유는 다양해. 진짜 공부를 더 하고 싶은 경우도 있고, 아직 결정을 못 내려서 유예기간을 두는 걸 수도 있고. 군대고 직장이고 아직 해결이 안 됐으니까. 석박사 통합과정에 들어가면 병역특례로 군대 문제가 반쯤 해결되거든.”

- 우리끼리니까 편하게 하는 얘기지만, 우린 전공이 서로 바뀔 수도 있었잖아, 선택가능성에 있어서. 다들 의대를 많이 가는 분위기였는데, 꽤 소신이 있었나봐?
“사람마다 달랐을 텐데, 난 일단 의대 체질이 아닐 것 같았어. 공부로 따지면 달달 외우는 것보단 수학이나 물리를 좋아하니까. 닥치면 하긴 했겠지. 의사라는 직업 자체는 매력적인데, 그렇다고 내가 선택한 것에 대해서 후회는 없는 거지. 자신의 선택이 아니었거나 충분한 고민이 없었던 사람들은 후회를 할 수 있겠지. 의대든 공대든 어느 쪽이든.”

- 다시 선택한대도?
“반반. 이쪽이 나빠서는 아니야. 의사 자체도 매력적인 직업이니까. 그 일 자체에서 의미를 찾지 못한다면 불행하겠지만.”

- 크게 고민하지 않고 공대를 선택했었잖아?
“옛날엔 비교적 단순하게 공부가 나랑 잘 맞을 지만 생각했었다면, 지금은 다른 것들도 보이게 되니까. 의사라는 직업에 대해서 잘 아는 건 아니지만 당장의 공부를 떠나서 그 직업을 통해서 내가 이룰 수 있는 것들에 대해서도 생각해 볼 수 있으니까.”

최성욱 기자/울산
<palpitation@e-mednews.com>

새터민 의사를 아시나요

탈북 의사의 남한에서 의사되기

“저는 새터민 친구가 있습니다”
이 말을 듣고 단번에 문장의 의미를 파악하는 사람은 몇 명이나 될까. 2년간 새터민 고등학생에게 개인학습지도를 했었던 필자는 주위사람들에게 새터민 학생을 가르친다는 말을 하면, “새터민이 무엇인가요?”라는 반문을 항상 들어 왔다.
새터민은 ‘새로운 터전에 정착한 주민’이라는 의미로 북한이탈주민을 가르킨다. 법률상 용어로 북한이탈주민은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에 주소ㆍ직계가족ㆍ배우자ㆍ직장 등을 두고 있는 대한민국 사람으로서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을 벗어난 후 대한민국 이외의 국적을 취득하지 아니한 사람을 뜻한다. 이들을 순 우리말로 새터민이라고 부른다. 이번 호에서는 용어만큼 생소했던 존재, 새터민 의료진에 대해서 소개하고자 한다.

새터민도 의사가 될 수 있을까

새터민이 의사가 되는 방법은 크게 두 가지로 나누어 볼 수 있다. 첫 번째 방법은 남한에서 대학수학능력 시험을 통해 의과대학에 입학하는 것으로, 서울대학교를 예로 들면 2011학년도 모집요강에 북한이탈주민특별전형이 따로 마련되어 있고 전공별로 별도의 모집인원 없이 입학 후 수학능력 등을 고려하여 선발한다고 공지하고 있다. 몇몇 대학의 경우, 재외국민 전형으로 이들을 선발하고 있다.
두 번째 방법은 이미 북한에서 의사자격증을 취득한 의사가 남한에서도 의사활동을 할 수 있는 자격을 획득하는 것이다. 이들은 외국 의과대학 출신자로 간주되기 때문에 의사 예비시험(1차 필기시험, 2차 실기시험)을 합격해야 의사국가고시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의사 예비시험을 통과한 후, 의사국가고시를 합격하면 남한에서도 의사로서 활동할 수 있게 된다.

북한의사출신인 남한의사

지금까지 국가고시에서 총 14명의 새터민이 합격을 하여 의사가 되었다. 북한의사출신 새터민은 80명 정도인데 활동하는 사람은 10여명에 불과하다고 한다. 실제 의사로 활동하는 의사출신 새터민이 적은 이유는 남한정착이 힘든 것뿐만 아니라 영어라는 언어가 장벽을 더 높게 쌓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에서 사용하는 의학 용어는 라틴어로, 남한이 영어를 사용하는 것과 대조적이다. 실제로 한국어를 익혀야 합격이 가능한 ‘의사 예비시험’부터 영어를 알아야 수험공부가 가능한 국가고시까지 새터민이 혼자서 준비하기에는 많은 부담이 되는 것이다.

그들을 응원합니다-서울의료원

남한에서 여러모로 어려움을 겪고 있는 의사출신 새터민 중 의사가 되고자 하는 사람들을 서울 의료원은 2009년부터 ‘서울의료원 새터민 의료진 교육지원사업’을 통해 지원하고 있다. 서울의료원은 공부방, 교육자료 제공 및 수련 환경을 마련해 주어 새터민 응시생들이 국가고시 필기와 실기를 무난히 합격할 수 있도록 지원하고 있다. 그 결과로 첫 수혜자인 1기 4명이 지난 국가고시를 합격하였고 현재 2기 5명이 국가고시를 준비하고 있다고 한다. 
새터민 의료진 양성에 앞장서는 서울의료원(공공의료팀/김희정씨)관계자 인터뷰를 통해서 몇 가지 궁금한 점을 해결해보았다.

Q. 서울의료원에서는 준비생들에게 어떠한 지원을 합니까?
▶ 새터민 의료진을 위한 체계적인 교육지원시스템을 지원합니다. 우리 의료원의 경우 교육기관도 아니고 의과대학을 운영하고 있지도 않기 때문에 국가고시 지원에 있어서 실제적인 지원에 많은 어려움이 있습니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우리병원의 장점인 현장에서 의료시스템을 익히는 것과 함께 연세대학교 의과대학과 교육지원협력을 하여 연세대학교 의과대학에서 진행하고 있는 의사국가고시 교육, 모의고사 등에 참여할 수 있게 돕고 있습니다. 또한, 통일부와의 사업협조를 통해 사업비의 일부를 지원받고 있습니다.
조금 특별한 지원으로는 개인별 학습능력의 차이를 줄이기 위해 인턴들로 구성된 멘토프로그램인 ‘E&T 프로그램<함께 꿈꾸는 세상 Each & Together>’을 통해 개인별 맞춤교육을 지원해 주고 있습니다. 이는 새터민 선생님들께도 도움이 되겠지만 본 프로그램에 참여하고 있는 직원에게도 자신이 가지고 있는 지식을 나눔으로써 노블레스 오블리즈(Noblesse Oblige)의 참의미를 통해 자기 자신을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얻을 수 있어 호응이 높습니다.

Q. 새터민의 경우 외국 대학을 졸업한 사람으로, 인턴모집뿐만 아니라 국가고시 응시자격에 성적증명서와 졸업증명서, 면허증사본, 현지 대사관의 공증이 필요한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서울의료원에는 새터민 한 분이 인턴으로 일하신다고 알고 있는데 채용시 이러한 문제를 어떻게 해결하셨습니까?
▶ 모든 기관이 그렇듯이 인턴채용에 있어서는 각 기관의 채용기준에 의거하여 모집합니다. 우리의료원이 고민한 부분은 확인 할 수 없는 부분, 특히 의과대학 성적증명서 등에 대한 해석부분이었습니다.
아직 남한에 북한출신 의료진들이 인턴, 레지던트 등으로 활동하는 사례가 많지 않아 자문을 구하는데도 어려움이 있었고 내부적으로도 다양한 의견이 있었습니다만, 기타 확인 자료는 통일부의 협조를 얻었으며 의과대학 성적의 경우 응시자의 평균 성적을 적용하여 서류를 검토했습니다.
어려운 작업이긴 했으나 다음 번 누군가 인턴으로 응시할 경우에는 올해보다는 조금 더 쉽게 응시할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었다고 생각합니다.

Q. 그동안 많은 새터민 분들을 만나보셨을 텐데요, 80명 정도 되시는 의사출신 새터민들 중에 십여 명 정도만 한국 의사면허를 따려는 것은 주로 어떤 이유가 있다고 생각하십니까?
▶ 80명의 새터민 분들 중 고령인분들의 경우는 남한에서 어려운 의사시험 준비하는 것에 큰 의미가 없다고 생각하십니다. 제가 만나본 분들의 경우는 남한의 의료체계와 북한의 의료체계가 많이 달라(의학용어부터 많은 차이가 있어 영어공부를 하는데 많은 어려움이 있다고 함) 남한의 의료체계에 적응하기 어려워 선뜻 의사시험을 준비하는 용기가 나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리고 막상 의사시험을 준비하고 싶어도 어디서 누구에게 도움을 요청해야하는지도 모르고 이 부분에 대한 정부차원의 교육지원시스템이 없어 개인이 스스로 교육기관을 알아보거나 NGO기관 등을 통해 어렵게 공부를 해야 하기 때문에 시험을 준비하다가 중도에 포기하는 경우도 있다고 합니다. 하지만 현실적으로 가장 문제시 되는 부분은 경제적 상황 때문입니다. 의사시험을 한 번에 합격한다는 보장도 없는 상황에서 잘 모르는 남한의 의료체계도 익혀야하고 학원에 교재구입, 응시료 등 상당기간 국가고시를 준비할 경우 경제활동을 할 수 없어 생계에 많은 문제가 발생하기 때문에 생업을 포기하고 의사시험에 매진할 수 없다는 것이 의사시험을 선뜻 준비 못하는 공통된 생각입니다.

Q. 서울의료원에서 지원하는 사업에 참가하는 방법은 주로 어떤 경로를 통해서 이루어집니까?
▶ 대부분 입소문을 통해 교육 참여를 요청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직 많은 이들을 지원하는 데에는 어려움이 있는 관계로, 작년에 불합격한 교육생과 통일부에서 도움을 요청한 이들 중 우리병원에서 교육지원이 가능한 인원 안에서 참여자를 구성하고 있기 때문에 늦게 정보를 알고 전화하시는 분께는 도움을 드리지 못해 죄송한 마음이 듭니다. 이 부분을 보완하기 위해 내년부터는 통일부와 한국보건의료인국가시험원에 교육생모집 홍보를 하여 응시할 수 있는 기회를 드릴 예정입니다. 하지만 이럴 경우, 모집인원에 정원이 있게 되어 교육에 참여를 못한 사람이 발생되므로 이들을 위한 추가적인 교육기관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Q. 새터민 의료진 양성에 있어서 국가 정책적으로 개선되었으면 하는 점이 있으신지요?
▶ 위에서도 말씀드렸듯이 새터민 의료진들이 남한사회에서 다시 의사로 태어나기 위해서는 많은 난관에 부딪히고 있습니다. 남한의 의료현장을 잘 몰라 의사고시 준비에 몇 년씩 시간을 투자해야하고 이로 인해 생계활동을 할 수 없어 경제적으로 어려움을 겪는 등의 문제점이 발생하고 있습니다. 새터민들을 위한 정착사업의 일환으로 정부에서 직업교육을 실시하고 있지만, 전문교육보다는 일반적 직업교육에 국한 되어 있어 의사로 활동하고 싶은 경우에는 본인 스스로 교육지원을 받을 수 있는 기관을 찾아 도움을 요청해야 하는 실정입니다.
물론 한해 많은 수의 새터민이 유입되고 있는 상황에서 세부적인 직업교육을 국가적으로 마련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려움이 있겠지만, 통일준비의 작은 출발점으로써 새터민 의료진을 위한 체계적인 직업교육(의사고시) 시스템이 정책적으로 구축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더하여 새터민 의료진은 17,984명(2009년 현재 누적입국인원) 새터민에게 친근하게 다가갈 수 있으므로 새터민들의 건강관리에 있어 시사하는 바가 크다고 생각합니다.

Q. 후에 새터민 의사들과 함께 할 의대생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 우리나라 의료현장에서 함께 일할 의대생들에게 꼭 당부 드리고 싶은 말은 편견 없이 새터민 의료진들을 대해주셨으면 하는 것입니다. 대부분의 새터민 의료진들은 상당기간 북한에서 의사로 활동하셨기 때문에 나이도 많고 의사고시에는 합격하였으나 남한의 의료현장에 적응하는 데는 상당기간 시간이 필요합니다.
혹 현장에서 인턴 동기로 만나실 경우, 먼저 이 분들에게 손을 내밀어 주시고 따뜻한 시선으로 바라봐 주세요. 인생의 선배로 이분들 또한 여러분들에게 든든한 조력자가 되어주실 수 있을 것입니다.

강수진 기자/전남
<pi1125@e-mednews.com>

후일담

신문사의 일년이 다 지나가고, 매번 무겁기만 했던 다빈치 기사도 끝이 났습니다. 연재를 시작할 때 전년도 후일담 기사를 보면서, 내 자신의 후일담은 언제쯤이려나, 까마득했었는데 이제 벌써 시원섭섭한 마음으로 타자를 두드리고 있네요.
작년 8월 즈음 신입기자로 들어왔을 때, 제 눈에 가장 잘 들어온 기사가 다빈치였습니다. 내용은 어려웠지만 스터디 기사만큼은 꼭 챙겨 읽었던 기억이 나네요. 의학과 인문학이라는 흔치 않은 조합과 그 소재를 맛깔스럽게 풀어내셨던 이현석 기자님의 솜씨에 ‘혹’한 나머지 이 스터디, 꼭 한번 맡아보고 싶다, 마음먹었었는데 2009년 겨울 어느 뒤풀이에서 뜻하지 않게 덜컥 연재를 받아들었고, 그렇게 2010년 다빈치가 시작되었습니다.
가장 큰 고민은 ‘무엇을 주제로, 어떤 방향으로 스터디를 해야 하나’ 였습니다. 저와 스터디에 참여하시는 분들이 너무 어려워하지 않되, 시시콜콜한 사고의 틀을 넘어서는 책을 선정하는 것이 쉽지 않았습니다. 작년 학교에서 수강했던 의료인문학 강의서 추천받은 책들을 참고한 결과,『의학의 역사』,『어느 의사의 고백』,『페스트』,『한의학 탐사여행』,『통섭』이 선정되었습니다. 첫 번째 스터디에서는 의학의 각 분과별 발전양상을 알고서 현대의학이 절대적인 것이 아닌, 어떤 특정한 경로를 통해 형성된 것임을 알고자 했습니다. 다소 어려웠던 두 번째 스터디는 니체와 레비나스를 바탕으로 의료행위의 철학적 토대를 마련하려는 시도를 살펴봤고요. 세 번째 『페스트』는 가장 아쉬움이 많이 남았던 스터디였습니다. 페스트라는 작품 안에서 ‘의학’을 어떻게 잡아내야 하는지 감이 잡히지 않았었거든요. 전인적인 인간성을 기르는 데 있어 문학의 역할은 모든 사람에게 해당되는 것인데, 굳이 의사에게 강조될 이유, 혹은 그것을 의학적인 맥락에서 바라보는 것에 대한 회의감도 들었습니다. 이걸 어떻게 쓰나, 며칠을 고민하다 결국 못 쓰게 되었지요. 저에겐 의료인문학에 대해 모종의 회의감을 가지게 된 계기였습니다. 또 기자분들이 가장 많이 와주셨었는데 본의 아닌 기사불발로 인해 여러모로 죄송했던 스터디이고요. 네 번째 스터디 주제는 한의학과 의학으로, 의학이 한의학에 요구하는 ‘과학성’의 의미를 재고함으로써 두 의학의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지 알아보았습니다. 의료인문학과는 거리가 좀 있지만, 어렵지 않고 여러 사람이 접할 수 있는 현실적인 소재이기에 기자분들이 많이 오셨으면 했는데 그렇지 못했었네요. 마지막 책인 ‘통섭’은 페스트 다음으로 아쉬움이 많이 남는 스터디였습니다. 본래 목적은 의료인문학이 통섭된 학문의 한 갈래로써 의의가 있는지, 만약 그렇다면 그 방향은 어떠해야 하는지를 에드워드 윌슨의 통섭개념에 비추어 보는 것이었습니다. 하지만 윌슨이 ‘통섭이 무엇이다’라는 정의나 그 통섭의 방법론을 직접 서술하기보다 주로 예시를 통해 빙 둘러 설명하고 있어 통섭개념이 모호하게 드러나 있었고, 통섭 개념에 동의하지 않는 의견이 많아 논의의 중심이 통섭개념 자체에 집중되었습니다. 또한 (비록 거칠게 드러나 있긴 하지만) 윌슨의 통섭개념의 성격상, 의료인문학을 직접 연관시키기에는 무리가 있었기 때문에 스터디 기사가 통섭과 그에 대한 윌슨의 시선을 서술하는데 그치고 말았습니다. 마지막 스터디였는데 무언가 완결되지 않은 느낌이 들어 스스로 섭섭하더군요. 이외에도 여러 기자분들의 의견을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던 점, 대중성이 부족한 것도 아쉬웠습니다. 글의 일관성을 잃지 않으면서 다채로운 생각을 녹여내거나, 적극적인 대외홍보(?)를 하는 재주가 없는 저 자신을 탓해봅니다.
쓰다보니 온통 아쉽다, 아쉽다 뿐이네요. 내심 ‘이걸 해냈다’는 뿌듯함은 가지고 있지만 글로 표현하긴 뭣해서 속으로만 재워두렵니다. 비록 의료인문학이 어떤 학문인지 틀을 잡아내고 싶었던 제 바람이 이뤄지진 못했지만, 그 부분 부분을 곱씹어 스스로 소화해보려고 노력했던 것에 의의를 두려고요. 참여하셨던 모든 기자분들도 조금이나마 얻어간 것, 변화된 것이 있기를 빌어요. 내년에도 스터디가 지속될지는 확신이 서질 않지만 - 후속편 기대해 보렵니다. 우리네 의대생의 삶에 더 가깝고, 팍팍한 생활에 부담없이, 더 많은 기자분들이 참여하는 스터디가 되었으면 좋겠네요. - 혹시나 이 머리 아픈 두 살짜리 기사 세 살배기로 키우고 싶으신 분 있으시면 연락주세요. 밥 여섯 번 사드립니다.

김정화 기자/한림
<eudaimonia89@e-mednews.com>

겨울스포츠의 꽃, 프로농구 200% 즐기기

2010년 10월 15일, 2010-2011시즌 현대 모비스 프로농구가 개막하였다. 올해는 유난히 프로스포츠에 대한 열기가 뜨겁다. 올해 광저우 아시안 게임에서 한국 남자 농구는 중국 팀에 밀려 비록 8년만의 금메달에는 실패했지만 은메달을 차지함으로써 아시아 농구의 오래된 강호에 어울리는 명성을 회복했다. 그 영향으로 최근 한국 프로 농구 KBL에 대한 사람들의 관심도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겨울스포츠의 꽃, 프로농구를 200% 즐길 수 있는 방법을 소개한다.

알면 보인다! 농구 규칙

비단 농구만이 아니라 어떤 스포츠에서든 최소한의 규칙 몇 가지만 익혀도 스포츠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다. 농구경기 관람에 도움이 될 만한 몇 가지 중요한 규칙들을 소개한다. (참조: 대한 농구협회 홈페이지 www.koreabasketball.or.kr)

팀 구성 : 각 팀은 KBL에 등록된 국내 선수 13명과 외국 선수(용병) 2명, 총 15명 이내의 선수로 구성된다. 12명 이내의 선수만 출전 선수로 등록 가능하며 외국 선수 2명은 동시 출전이 불가능하다.

경기시간 : 프로농구는 10분씩 4쿼터로 진행된다. 4쿼터가 끝날 때까지 더 많은 득점을 한 팀이 승리하게 된다. 동점으로 끝나는 경우에는 승패가 가려질 때 까지 5분씩의 연장전을 하게 된다. 경기 중간에 감독은 타임아웃 요청이 가능하며 전반전(1,2쿼터)에 2번, 후반전(3,4쿼터)에 3번, 연장전에 각 1번씩 타임아웃이 가능하다.

24초 룰 : 24초 룰이란 모든 공격은 24초의 공격제한시간 이내에 이루어져야 한다는 규칙이다. 만일 24초 이내에 선수가 공격에 성공하지 못하는 경우에는 상대편에게 공격기회를 빼앗기게 된다. 이 때문에 선수들은 시간이 지체된 상황에서는 무리를 해서라도 슛을 하게 되는 것이다. 농구 골대위에 달려있는 작은 계기판이 이 공격제한시간을 표시하는 역할을 한다.

파울 : 한 선수가 상대팀의 선수와 부당한 신체 접촉(잡거나 손으로 쳐서 상대편의 움직임을 방해하거나 하는 등)을 일으키게 되면 파울이 선언된다. 상대 선수고 슛 동작 중에 파울을 범하게 되면 상대 선수는 자유투 2개가 주어지고 슛 동작이 아닌 경우에는 상대 팀이 가장 가까운 코트라인에서 공격을 다시 시작하게 된다. 5개의 파울을 범한 선수는 5반칙 퇴장이 되며 해당 경기에 출전 할 수 없게 된다. 또한 한 쿼터에 팀에서 5개 이상의 파울이 범해진 경우, 해당 선수는 슛 동작 유무에 상관없이 바로 자유투 2개가 주어지게 되는데 이를 팀파울 벌칙이라 한다. 

자신이 좋아하는 팀을 응원하자

어느 한 팀을 정해서 응원하면 스포츠 관람에 더 몰입할 수 있다. 자신이 살고 있는 지역에 있는 팀을 응원하는 것도 좋고, 자기가 좋아하는 선수가 있는 팀을 응원하는 것도 좋다. 자신의 팀을 응원하는 행위는 영화에서 주인공에게 감정이입을 하는 것과 같다. 관람객들은 감정이입을 함으로써 응원하는 팀의 승리에 같이 기뻐할 수 있게 되고 팀의 패배에 함께 안타까워 할 수 있게 된다. 프로농구에는 원주 동부 프로미, 울산 현대 모비스 피버스, 서울 삼성 썬더스, 서울 SK 나이츠, 창원 LG 세이커즈, 대구 오리온스, 인천 전자랜드 엘레펀츠, 전주 KCC 이지스, 부산 KT 소닉붐, 안양 한국인삼공사 이렇게 총 10개 팀이 소속되어 있다. 각 팀의 홈페이지나 한국프로농구 KBL 공식 홈페이지(www.kbl.or.kr)를 이용하면 각 팀의 소속 선수들이나 팀에 대한 여러 가지 정보들을 얻을 수 있다.

경기장에 직접 찾아가보자

농구 경기는 경기장에 찾아가서 직접 눈으로 보는 편이 훨씬 즐겁다. 농구공이 골대를 가를 때의 시원한 쾌감을 눈으로 직접 경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각 팀의 마스코트들, 응원단장과 치어리더들의 열정적인 응원, 여러 가지 경품 이벤트들 또한 농구 경기장의 매력으로 빼놓을 수 없다. 특히 농구 경기장에서는 관람객들이 일정 거리에서 직접 슛을 던져 슛을 성공시키면 경품을 얻어가는 등의 직접 참여 가능한 이벤트들이 많이 열린다. 올해 프로농구는 2010년 10월 15일에 개막하여 2011년 3월 20일 폐막한다. 경기는 주말 및 공휴일에는 오후 3시 또는 오후 5시에, 월요일을 제외한 평일에는 오후 7시에 있다. 월요일에는 경기가 없다. 현재, 원주 동부는 원주치악체육관, 울산 모비스는 동천체육관, 서울 삼성은 잠실체육관, 서울 sk는 서울특별시 학생체육관, 창원LG는 창원실내체육관, 대구오리온스는 대구실내체육관, 인천 전자랜드는 인천삼산월드체육관, 전주 KCC는 전주실내체육관, 부산 KT는 부산사직실내체육관, 안양 한국인삼공사는 안양실내체육관을 각 팀의 홈구장으로 사용하고 있다. 관람석은 체육관 별로 조금씩 다르지만 일반적으로 더 비싼 좌석일수록 코트와 가까운 곳에 위치하고 있다. 가장 싼 좌석으로 입석도 있지만 농구 경기의 현장감과 에너지를 느끼려면 코트와 가까운 좌석에 자리 잡는 것이 좋다.

오경택 수습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

2010년 한 해를 보내며

3월, 본과 1학년을 시작할 때 1년이 어떻게 지날까 생각했는데 한달도 남지 않았네요.
정말 많은 일을 겪고 새로운 것을 배우고 깨달은 2010년이었습니다.
정신없이 지나가서 아쉬움도 남지만, 후에 제 발자취를 돌아볼 때 뿌듯했던 시간으로 기억될 것 같습니다.
- 강수진 기자/전남
<pi1125@e-mednews.com>

어른이 되면 뭐든지 다 알고, 다 잘하는 줄 알았습니다.
외형은 분명 성인인데, 왜 한없이 부족한 모습만 보일까요.
괴테는 유능한 사람은 언제나 배우는 사람이라고 했다죠?
내년에도 열심히 배우렵니다. 학업이든, 신문사일이든, 인생이든...
- 박정원 기자/전남
<parkjw88@e-mednews.com>

이번 해는 새로운 만남이 많았던 한해였습니다.
새로운 만남에서 오는 두려움 보다는, 새로운 사람을 만나는 즐거움이 더 커지는 것 같아요.
조금은 성숙한 것일까요? 늘 함께하는 사람들, 친구들, 가족들... 표현은 못햇지만 많이많이 사랑합니다 ♡
- 박민정 기자/성균관
<cindy@e-mednews.com>

벌써 2010년이 다 지나가고 있네요. 새로운 생활을 시작하면서,잃은 것도많고 잃지 않기위해 아등바등했던 한해였어요. 많은 일이 쏟아져 힘들었던 한해라고만 생각했는데, 지나가는 것이 안타까운 것을 보면 힘들게 만은 지내지 않은 듯해요. 돌아보니 정말 많은 것을 얻은 한해이기도 했고요. 내년에는 더 여유롭게 보낼 수 있기를. 그리고 잃어버린 것들도 찾을 수 있기를 바래봅니다.
매 순간 나 자신이기를! 매 순간 행복하기를! 
- 박상아 기자/을지
<sanga1208@e-mednews.com>

예과 생활이 끝났네요. 입학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본1이어서 무섭습니다.
예과2년 동안 다사다난했는데, 그 일들이 헛되지 않기를 바라고 있고요, 내년은 진심으로 사는 한 해가 되길 기원합니다.   
- 김정화 기자/한림
<eudaimonia89@e-mednews.com>

많은 새로운 경험들을 했고, 많은 사람들을 새로 만나게 되고, 많은 새로운 곳을 가보게 되고, 많은 생각을 하고...
2010년은 이제까지 저에게 있어 가장 다사다난했던, 가장 인상깊었던 한 해 였던것 같습니다.
2011년에는 학교도 잘 복학하고, 조금씩만 더 괜찮은 사람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 박소현 기자/이화
<qtlaxxo@e-mednews.com>

친오빠님의 책상 위에 놓인 의대생 신문을 본 게 한 .. 3년 전이었을까요. 그땐 제가 의대생신문에서 활동하게 될거라곤 상상도 안('못'이 아니라)했는데 어쩌다보니(?) 의대에 들어오고 또  의대생신문 기자로 활동하게 되었네요 흐흐.
저는 아직도 여름 TS를 잊지 못합니다. 지성인들의 열띤 토론의 장! (이렇게만 쓰면 오해의 소지가 다분할 수도 있겠지만ㅋㅋ)
신문사 분들을 생각하면 항상 기분 좋은 자극을 받습니다. 내년에도 잘 부탁드려요 ! ^^
- 이선민 기자/을지
<god0763@e-mednews.com>

정말 하고 싶었던 것들이 많았던 한해
고등학교 3학년때 맨날 생각해왔던 것들...
하지만 매번 미루다보니 제대로 지킨 게 몇개 되지 않네요.
내년엔 꼭 하고 싶었던 것들 모두 해보고 싶네요. ^^
- 김영태 수습기자/원광
<funky@e-mednews.com>

크고 작은 상황에 처하면서 여러가지에 대한 생각이 뚜렷해진 한해였습니다. 괴롭기도 했지만 필요한 일들이 일어난것 같네요.
힘들고 지쳤을때 신문이 나오면 기쁘고 뿌듯했습니다^.^ 2011년엔 정말 제대로 활동할 생각이구요!
마지막으로 ‘내사람들’에게 사랑을 전합니다.
- 김다혜 기자/대구가톨릭
<anthocy@e-mednews.com>

어릴 때는 2010년이 되면 원더키드처럼 레이저 딱총을 들고 날아다니는 택트를 타고 다닐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별 말 없이 다가온 2010년이란 자리에 머무는 동안 유난히 많은 만남과 헤어짐을 겪었습니다. 이제는 머무는 사람보다는 떠나는 사람이 되길 바라며, 올 겨울에는 바다거북이 알을 파내러 멕시코로 갑니다. 시간은 없고, 하고 싶은 것은 많네요. 그렇다면, 즐깁시다.
- 이현석 기자/영남
<h@e-mednews.com>

이 글을 읽고 있는 당신께 감사드립니다.
제가 5년간 이 종이에 쓴 글이 자기 만족의 주절거림이라는 위치를 조금이나마 벗어날 수 있던 것은 제 글을 읽어준 당신 덕분입니다.
정말 감사합니다.  
- 이예나 기자/순천향
<lyna@e-mednews.com>

2009년까지는 한발만.
2010년부터는 두발다.
이제 뭐.. 나갈 수도 되돌릴 수도 어쩔수도 없게 됐네요,ㅎ
잃은 것만큼 얻은 것도 많았던 듯.
걍 많이 바라는 건 없고, 지금처럼만 peace.
2011년에도! 옆방에서 도닦자^.^
- 구현담 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이것은 지난 세월 나를 지배했던 일상의 자아에 대한 비망록이다.
일년을 보내며 느꼈던 환희, 설렘, 회한 그리고 절규.
몇 개월간 겪었던 너무나도 혼란스러워
이제는 무감각해진 변화들.
그러한 과정에서 한층 더 단단해 지는
내 자신을 발견하곤 했다.
그 과정에서 만난 수많은 소중했던 인연들,
알콜과 수면으로 점철되었던 지난 일년이
의미 있는 단 하나의 이유는 내가 사랑하는
그들과의 시간이 있었기 때문이 아닌가 싶다.
먼 훗날 나는 이 시절을 반추하며 입가에 미소를 머금겠지......
- 민태홍 기자/순천향
<minth@e-mednews.com>

요즘 좋아하는 것들은 따듯한 떡만두와 떡갈비,
Janelle  Monae와 Raphael Saadiq의 노래
너구리와 판다, 필라델피아는 언제나 맑음과
괴짜가족 다시보기 등등입니다.
내년 이맘때에는 뭘 좋아하고 있을지 기대되네요!
- 김지은 기자/가톨릭
<jieunapple@e-mednews>

해야 하는 일, 남이 시키는 일에 등 떠밀려 사는 삶은 얼마나 편한지.
그 안일함에서 벗어나 고단한 자유를 좇고 싶었습니다.
조금의 성공이 있었다면 그것은 의대생신문 덕분입니다.
내년에는 더 많이 부딪치고 넘어져보렵니다.
- 전진한 기자/대구가톨릭
<redpill@e-mednews.com>

새삼스럽지만, 시간은 정말 빨리 갑니다.
이미 지나버린 시간, 돌아오라고 바짓가랑이 붙잡고 울수도 없는 노릇이니, 오는 2011년을 의연하게 맞아야겠습니다.
내년엔 좀더 씩씩해질래요.
- 문지현 기자/중앙
<jeehyunm@e-mednews.com>

이번 학기 나를 지탱해준 트위터(dasori_), 위룰(astronova), 시크릿가든, 흑석체육센터 짱 고맙습니다. 신문을 통해 알게 된 사람들 모두 사랑합니다. :3
- 정다솔 기자/중앙
<astronova@e-mednews.com>

어려운 한 해였던 만큼
배운 것도 많은 한 해였습니다.
더 부지런해져야 겠습니다.
- 오경택 수습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

하면 된다, 안 해도 된다, 해도 안 된다 사이에서 고민한 한해였습니다. 고민만 하다 꺾일까요.
- 최성욱 기자/울산
<palpitation@e-mednews.com>

올해와 달리 더 나은 내년일 것이라고 기대하며 살아온 지 한참.
이번에도 또 더 괜찮은 내년을 다짐하며 한 해를 보냅니다.
- 강새미 기자/중앙
<twklest@e-mednews.com>

정신없이 넘어간 예과1년 하고싶은 일이 너무 많아 벌여놓고 내버려 둔 일이 너무 많은 것 같다.

이번 한 해는 너무나 많은 일들이 있었기에 돌아보면 꽉 찬 느낌을 받는다. 내년에는 내가 이렇게 벌여놓은 일들이 영글어서 결실을 봤으면 좋겠다. 그러려면 내가 더 분발해야겠지!
- 이현도 기자/연세
<loverboy@e-mednews.com>

너무 정신없이 지나가는 한해였습니다. 부디 마지막까지 큰 일(?) 없이 무사히 통과했으면 좋겠네요!
시험에 치이면서 기자 활동을 많이 못해서 편집장님께 죄송할 뿐 ㅜㅜ
- 이승현 수습기자/을지
<toypotato@e-mednews.com>

오타가 나서 백스페이스를 누르는 시간이면, 다섯 글자는 더 칠 수 있었을 겁니다. 그리고 늘 그렇게 살아왔습니다. 난 틀리고 실수한 걸 고치는 데 시간을 허비하지 않겠다고, 그러면 난 좀 더 빨리 좀 더 멀리 갈 수 있을 거라고. 그땐 몰랐습니다. 이 세상에, 백스페이스 키 없는 키보드가 존재하지 않는 이유를요.
 찬란했던 예과시절, 어느새 끝을 바라봅니다. 참 많은 밤을 불태우느라, 본과의 어두움에 적응할 수 있을까 걱정되는군요. 하지만 누가 그러더군요. 운명은 순응하는 자는 태우고 가고, 거부하는 자는 끌고 간다고.
 선동렬 이후 최고의 투수라고 극찬 받았던 투수 임창용, 극심한 슬럼프를 벗어나기 위해 일본 진출을 결심하며 그가 말했죠. “인생에 황금기는 한 번이 아니라고 들었다. 정체된 나를 깨우고 싶었다.” 본과 1학년이 황금기가 될 수는 없겠지만, 정체된 나를 깨울 수 있다면, 2011을 제 인생의 황금기로 생각하겠습니다.
- 정세용 기자/연세
<avantgarde91@e-mednews.com>

한 번만 이라도,
꿈에서라도
지금과 같이.
- 권의종 기자/가톨릭
<kwondalf@gmail.com>

또 한 해가 정신없이 지나갔네요.
이 글을 쓰면서 항상 한해를 보냅니다ㅋㅋ
항상 생각하게 해주는 의대생신문 감사하고,
나를 포함한 모두들 내년에는 행복하세요♡
- 조원경 기자/순천향
<loveee@e-mednews.com>

유난히 받은 것이 많아 행복했던 한 해입니다.
받은만큼 돌려주지 못할까 벌써부터 걱정이 됩니다.
여섯 번의 신문이 나오는 동안 저와 함께 애써주신 모든 기자분들,
힘들 때 마다 때로는 정신적으로 때로는 물질적으로 도움을 주신 선배님들,
우리 신문이 이쁜 얼굴로 세상에 빛을 보게 해주시는 편집실 지영 누님,
그리고 우리 신문의 존재 이유인 2만 의대생 독자 분들께 무한 감사를 드립니다.
용산 남일당 건물 앞에서 새해를 맞으며 시작 해
의대생신문사에 오롯이 바친 2010년도 이제는 갈무리할 때입니다.
힘들었던 순간도 즐거웠던 순간도 모두 소중한 추억으로 남겠지요.
여러분도 한 해 마무리 잘 하시고 밝은 새해 맞으시길 바랍니다.:)
- 편집장 김민재
<editor@e-mednews.com>

전공의 진료 참관, 논란의 도마에

지난 10월 19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소속 민주당 양승조 의원은 '임산부나 환자를 교육용 마루타로 취급하는 의료 관행을 개선해야 한다'며 현재 대학병원에서 전공의들이 진료를 참관하는 것에 문제를 제기하고 나섰다. 양 의원은 전공의들의 진료실 참관 전에 환자로부터 사전동의를 의무화하는 쪽으로 법개정을 추진하겠다며, "진료시 의료 관계자 외 출입은 엄격히 제한하고 교육목적에 한해 수련의 출입을 허용하되 사전에 서면동의를 구하도록 하는 입법 규정을 마련할 계획" 이라고도 밝혔다. 양 의원의 일명 '마루타 발언' 은 얼마 지나지 않아 큰 논쟁을 불러일으켰고, 인터넷 상에서도 양 의원의 주장을 지지하고 반대하는 쪽이 나뉘어 대립하기도 했다.
하지만 대한전공의협의회(이하 대전협)는 양 의원의 이러한 주장에 대해 전공의는 교육받을 권리가 있으며 이러한 진료행위가 의료법에서 보장되어 있음에도 양 의원이 '제멋대로 드나든다'는 표현과 '마루타' 발언으로 전공의를 폄하했다고 주장했다. 또, 대전협은 한 일간지에 대국민 호소문을 게재하며 전공의는 731 부대가 아니며, 학생이 아닌 의사로서 병원 현장에서 밤낮으로 주치의로서의 역할을 묵묵히 수행하고 있다고 주장했다. 나아가 대전협은 지난 21일 성명을 발표하고 양 의원의 공개적인 사과를 촉구했다. 이에 대해 양 의원측은 22일 국정감사에서 전공의들의 진료참관이 환자 동의를 얻은 후에 진행되야 한다는 기존의 입장을 재확인해 논란은 계속될 전망이다.
환자의 권리와 수련교육이라는 교육적인 가치가 충돌하는 상황 속에서, 의료계에서는 대학병원이 교육을 제공하는 교육기관의 역할을 병행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 실제 대학병원은 사전적 정의로도 살펴보면 의과 및 치과대학생의 학습과 실습을 목적으로 대학에 부속 설립된 병원이라고 명시되어 있으며, 미국의 경우에는 환자가 전공의의 참관을 거부하면 병원관계자가 환자에게 "이 병원은 교육병원이므로 전공의의 진료를 받는 것이 싫으면 교육병원이 아닌 다른 병원으로 가십시오"라고 안내하고 있다.
하지만 일반인들은 전공의들의 진료 참관에 대해서 부정적인 시각을 보였는데, 트위터 등 SNS를 이용한 설문조사 결과 응답자 중 73.7%가 진료 참관시 환자의 사전 동의를 구해야 한다고 응답했다(산부인과 등 일부 과에 한해서: 26.3% 모든 과에서:47.4%). 뿐만 아니라, 인터넷상에서 많은 네티즌들이 전공의를 '예비 의사'나 학생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은 것으로 나타났으며, 심지어는 의대생과 전공의를 혼동하는 경우도 있었다. 이러한 점에서, 많은 일반인들이 진료 참관을 거부하는 이유가 진료시 의사가 아니라고 생각되는 제 3자가 진료 상황에 개입한다고 느끼기 때문인 것으로 볼 근거를 제공하고 있다.
한편, 지난 12월 4일에는 양승조 의원이 전공의 참관에 대해 환자의 사전 동의를 구하는 것을 의무화하는 내용의 법안을 상정겠다고 선언하면서 논란이 다시 불붙고 있다. 의료계에서는 '현실을 모르고 하는 소리'라며 거세게 반발할 기세를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신뢰를 바탕으로 하는 환자와 의사 사이의 관계를 법적으로 규제해 버리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해 양 의원 측은 "처음에는 문제제기 수준에서 매듭을 지으려 했다"며 "의료계에서 자정적인 움직임을 보이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반발을 해와 사전설명을 의무화하는 입법안까지 검토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국회의원과 의료계 사이의 자존심 줄다리기에 환자와 수련의의 권리라는 문제의 본질이 흐려지는 판국이다.

조영탁 수습기자/울산
<pokytjo@e-mednews.com>

국내의 의학상은 어떤 게 있나

국내에서 주어지는 상으로 먼저 유한의학상이 있다. 유한의학상은 지난 1967년 제정되어 올해로 43회째를 맞은 우리나라에서 가장 오랜 역사를 자랑하는 의학상이다. 서울특별시의사회와 유한양행에서 국내 의학자들의 연구열을 고취하고 한국 의학의 미래지향적 좌표를 마련하기 위해 제정된 상이며 한국 의학발전에 큰 기여를 해왔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우리나라 의학계의 스타배출의 장이었으며 수상자들은 대부분 현재 한국 의학계를 선도하고 있어 상의 권위를 보여주고 있다. 시상방식과 그 상금은 계속 바뀌어왔으며 현재에는 대상, 우수상, 장려상, 특별공로상이 주어지고 상금은 총상금 4400만원으로 대상 2000만원, 우수상 1000만원, 장려상과 특별공로상에는 700만원이 주어진다. 서울특별시의사회에서 심사위원회를 구성, 논문을 받아 심사를 해 매년 4월 시상을 한다. 2010년 제43회 유한의학상 수상자는 대상에 서울대 외과 노동영 교수, 우수상에 서울대 신경과 주건 교수와 가톨릭대 박철휘 부교수였다.
또다른 국내 상으로는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이 있다.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은 대한의사협회와 한미약품이 의협 창립 100주년을 기념해 만든 상이다. 상금은 1억원으로 국내 최대규모이며 의학 및 의술, 보건의료정책의 발전, 인류복지증진에 공헌한 의사 또는 단체에 상을 수여한다. 매해 학술부문, 보건의료정책부문, 봉사부문 중 한 부문을 정해 시상을 한다. 학술부문은 기초의학과 임상의학 분야를 망라하여 의학 및 의술의 발전에 탁월한 업적을 이룩한 의협 회원 또는 단체에 시상을 한다. 그리고 보건의료정책부문은 보건의료정책분야 발전에 탁월한 공헌을 한 의사 또는 단체에게, 봉사부문은 의료봉사 등 인류복지 증진에 공헌을 한 의사 또는 단체를 대상으로 한다. 수상자는 추천을 받은 대상자의 공적을 대한의사협회에서 구성한 심사위원회에서 심의해 확정한다. 2008년에 처음 시상되었으며 1회 수상자는 2006년에 타계한 고 이종욱 WHO 사무총장이었다. 2회 수상자는 심재두 원장, 이태석 신부였으며 12월 13일에 시상되는 제3회 한미 자랑스런 의사상의 수상자는 주천기 가톨릭의대 교수와 배상철 한양의대 교수이다.
다음으로 화이자 의학연구상과 대한의사협회 화이자국제협력특별상이 있다. 먼저 화이자 의학 연구상은 대한의학회와 한국화이자제약에서 1999년에 제정한 상이다. 기초의학연구부문과 임상의학연구부문을 따로 구분하여 시상하며 주로 인류의 질병 치료에 기여할 수 있는 우수한 연구업적을 발굴해 시상을 한다. 의학신문사와 일간보사가 주관했으나 현재는 대한민국의학한림원에서 주관하고 대한의학회에서 심사위원회를 구성, 논문심사를 한다. 연구업적 자체를 심사하는 상인 만큼 심사기준은 제출된 논문의 창의성, 의학에의 공헌도, 그리고 논문의 인용도로 한다. 2010 제8회 화이자 의학상은 기초의학상은 서울대 약리학교실 박종완 교수가, 임상의학상은 경북대 내과 박재용 교수가 수상했다.
대한의사협회 화이자국제협력특별상은 대한의사협회와 한국화이자제약에서 2006년에 제정한 상이다. 국제협력활동을 통해 의료인의 권리신장에 이바지하였거나, 국외재난시 의료지원 등 국제협력을 통해 국가이미지를 제고하였거나 의학연구분야의 국제적 공로가 인정되는 등 국제협력을 통해 우리나라 의료인의 위상을 제고한 의료인에게 시상된다.

장진기 수습기자/울산
<showbu@e-mednews.com>

2010 노벨상, 그 영광의 얼굴들

이번 주도 어김없이 쏟아지는 시험 폭탄 속에서 살고 있는 대한민국 의대생들. 빡빡한 일정에 세상 돌아가는 일에는 관심 둘 틈이 없어 점점 ‘바깥세상’과는 담이 쌓여 간다. 그래서 준비했다. 2010년 올해의 노벨상의 주인은 어떤 사람일까.

2010년 노벨 물리학상 -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
그래핀(Graphen)

노벨 물리학상을 받는 연구기법은 항상 난해할 것이라는 선입견을 무색하게 만든 연구가 올해의 노벨 물리학상의 주인공이 되었다. 바로 세상에서 가장 얇은 물질인 ‘그래핀’에 관한 안드레 가임(Andre Geim)과 콘스탄틴 노브셀로프(Konstantin Novoselov)의 연구가 그것이다. 그래핀은 한 층의 탄소원자들이 벌집 모양의 육각 구조를 형성하고 있는, 두께 0.35nm의 아주 얇고 넓은 평면형의 탄소 나노소재로, 꿈의 신소재라 불리는 플러렌이나 탄소나노튜브보다도 더 큰 잠재성을 가진 물질이다. 전기전도성과 열 전도성, 강도와 신축성, 투명성 등 여러 쓸모 있는 성질들이 기존의 물질들이 가진 한계를 가볍게 뛰어넘는다. 또한 완전히 접어도 전기 전도성이 사라지지 않는 특성을 이용해 종이처럼 얇은 모니터, 손목에 차는 휴대전화, 지갑에 넣을 수 있는 컴퓨터를 만들 수 있다. 이렇게 대단한 녀석이 분리되는 과정은 기막힐 정도로 쉽게 이루어졌다. 안드레 가임과 콘스탄틴 노브셀로프가 그래핀의 분리를 위해 이용한 재료는 바로 스카치테이프. 이들은 단순히 흑연 덩어리에 스카치테이프를 뗐다 붙였다를 10~20회 정도 반복한 후에 그래핀을 얻었다. 이 분야의 유명한 연구자들이 첨단 기술을 써도 되지 않던 그래핀의 분리가 학교 앞 문구점에서 파는 스카치테이프에 의해서 이루어진 것이다. 이후 우리나라 연구진들에 의해 그래핀을 대량으로 합성할 수 있는 길이 개발되었고, 지금은 상용화를 위한 연구 중에 있다고 한다.

2010년 노벨 화학상 -
탄소짝지움반응, 요즘은
탄소가 대세

올해의 노벨 화학상은 '팔라듐 촉매를 이용한 탄소-탄소 결합형성 짝지움 반응'을 개발한 미국 델라웨어대의 리처드 헤크 교수와 퍼듀대의 네기시 에이이치 교수, 일본 홋카이도대의 스즈키 아키라 교수에게 돌아갔다. 노벨상 수상위원회는 “팔라듐 촉매를 이용한 탄소 결합반응을 통해 더 정교한 화학물을 생산할 수 있는 길을 열었다”고 수상 이유를 전했다. 탄소는 안정성이 높아 탄소 원자를 다른 원자와 결합시키는 것이 쉽지 않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수상위원회는 ‘신약이나 플라스틱 등의 신물질을 만들어 내기 위해서는 탄소결합이 필수”라며 “본 연구를 통해 탄소결합을 더 손쉽게 할 수 있게 됐다”고 밝혔다.

2010년 노벨 생리의학상 -
시험관아기기술, 축복인가
신의 영역의 침범인가

스웨덴 노벨위원회는 ‘시험관 아기의 아버지’인 영국 케임브리지대 로버트 에드워즈 명예교수에게 올해의 노벨생리의학상을 수여했다. 위원회는 “수많은 부부들에게 고통을 안겨주는 불임 치료의 길을 열었다”고 에드워즈 교수의 업적을 평가했다. 에드워즈 교수와 함께 시험관 아기 기술을 개발한 패트릭 스텝토 박사는 1988년 사망해 수상 대상에서 제외됐다. 32년 전 최초의 시험관 아기로 태어난 영국의 루이스 브라운은 건강하게 자라 2004년 결혼한 뒤 시험관 수정에 의존하지 않고 건강한 아들을 낳았다. 그 후 수많은 아이들이 이러한 시술을 통해 세상의 빛을 보았으며, 이러한 공로를 인정해 노벨위원회에서는 수상을 결정했다. 하지만 논란이 있다. 우선 시험관아기기술의 성공률이 30%로 낮은 편이고, 시술에 많은 비용이 드므로 살림이 넉넉지 않은 불임부부에게는 ‘그림의 떡’과 같다는 점이다. 또한 약물로 과배란을 유도해서 채취하는 10여개의 난자 중, 실제 시술에 필요한 난자 수는 3~4개. 나머지는 냉동 보관하거나 실험실에서 연구용으로 사용된다. 이때 자칫 환자가 과배란 증후군을 앓을 수도 있고, 여분의 난자가 본래의 목적과는 다른 곳에 쓰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시험관 아기가 전 세계적인 불임률을 높일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정자에 이상이 있는 사람이 시험관 아기로 아이를 얻으면 당장은 인구증가율이 높아질 것이다. 하지만 이 사람의 유전자를 받은 아이는 또 다시 불임이 될 가능성이 큰 만큼 결과적으로는 불임률이 증가한다는 것이다. 유전자를 부모의 입맛대로 맞춘 아기가 나오지 않으리란 보장도 없다.

2010년 노벨 경제학상 -
검색마찰이론, 일자리는 많은데
실업자는 왜 생기지?

올해 노벨경제학상은 노동시장 연구 분야에 두각을 나타낸 미국 MIT 피터 다이아몬드 교수와 노스웨스턴대 데일 모텐슨 교수, 영국 런던정경대학 크리스토퍼 피서라이즈 교수 등 3명에게 돌아갔다. 이들이 제시한 ‘검색마찰(search friction)이론’은 구직자들과 구인자들이 언제나 직접 만나는 것이 아니고, 시간과 자원 및 정보 등에서 서로 차이가 나기 때문에 일자리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실업이 구조적으로 발생할 수밖에 없다는 이론이다. 이 이론은 실업이 고용-임금 간 격차에 따라 노동력의 수요와 공급이 일치하지 않아 발생한다는 전통적인 이론과는 다른 새로운 시각이라는 점에서 의의를 갖는다.
2010년 노벨 문학상 -
저항작가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

올해 노벨문학상은 페루의 마리오 바르가스 요사가 차지했다. 권력구조의 도해적 완성, 그리고 개인의 저항과 봉기, 패배에 대한 정곡을 찌르는 묘사 등이 높이 평가된 것이 수상의 배경이다. 그는 작품 속에서 직접화법과 간접화법을 혼용한 다양한 실험정신을 선보였으며, 유명한 미술작품을 삽입하여 소설 속의 인물과 상관관계를 갖게 하고 여러 사건을 번갈아 기술하는 등의 새로운 기법을 시도해 왔다. 마리오는 저널리스트, 교수 등을 지냈고 대통령 선거에도 출마한 바 있는 페루의 대표적인 저항작가이다. 대표작에는 군사학교 시절의 경험을 바탕으로 쓴 『도시와 개들』과 홍등가를 배경으로 한 『녹색의 집』이 있다. 1995년에는 에스파냐어권에서 가장 권위있는 문학상인 세르반테스상을 받았다. 국내에 번역되어 소개된 바르가스 요사의 작품은 10여종이 있으며, 현재는 『염소의 축제』, 『세상종말전쟁』등 7종 정도 시판되고 있다.
2010년 노벨 평화상 -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
류샤오보

인류의 평화에 이바지한 인물에게 수여되는 노벨 평화상이 올해에는 중국의 반체제 인권운동가인 류샤오보에게 수여되었다. 노벨위원회는 류샤오보가 오랜 기간에 걸쳐 중국의 기본 인권 신장을 위한 비폭력 투쟁을 펼쳐온 공로로 평화상 수상자로 선정됐다고 말했다. 위원회는 이어 인권과 평화 간에는 밀접한 연관관계가 있다고 오래 전부터 믿어 왔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민주화 운동을 펼쳐온 류샤오보는 지난 2008년 다른 민주화 운동가들과 함께 중국 내 표현의 자유와 다당제 선거를 촉구하는 08헌장을 발표, 지난해 12월 징역 11년형을 선고받고 현재 구금되어 있다. 한편 중국 정부는 일찍이 홈페이지를 통해 “류샤오보는 중국의 법률을 위반한 범죄인”이라면서 그의 수상에 반대한다는 입장을 분명히 해 왔다. 하지만 이러한 중국 정부 입장과는 달리 중국 내에서는 류샤오보를 지지하는 여론이 조용히 형성되어 왔다. 언론인 등 원로 인사들이 잇따라 류샤오보의 석방을 촉구하는가 하면, 중국의 저명 학자 등 지식인 120명이 류샤오보에게 노벨평화상을 줘야 한다는 청원서를 인터넷에 공개하기도 했다. 이 와중에 노벨 평화상 수여소식을 부인을 통해 옥중에서 전해들은 류샤오보는 “이번 노벨상의 영광을 천안문 희생자들의 영전에 바친다”고 말했다.

박정원 기자/전남
<parkjw88@e-mednews.com>


박소연 기자/이화

노벨상, 어디까지 알고 있니?

올해로 정확히 110번째 생일을 맞은 노벨상(Nobel Prize). 노벨상은 어떤 과정을 거쳐 수상될까.

노벨상 수상자의 선정과정

노벨상이 세계최고의 권위를 자랑하는 이유는 어디에 있을까? 대다수 사람들은 노벨상의 엄격한 수상자 선정과정에서 그 이유를 찾고 있다. 일반적으로 노벨상의 수상자 선정 작업은 그 전해의 9~10월경에 시작된다. 이 시기에 스웨덴 왕립 과학 아카데미를 비롯한 노벨상 수여 기관들은 한 부문당 약 1,000명씩 총 6,000여 명에게 후보자 추천을 요청하는 안내장을 보낸다. 안내장을 받는 대상은 이전 노벨상 수상자들과 상을 수여받은 기관을 비롯해 물리학, 화학, 생리의학 분야에서 활동 중인 학자들과 대학교 및 학술단체 직원이다. 부문별로 보통 100∼250명 정도의 후보자가 선정된 후, 선정 기간 동안 각 수상 위원회는 수천 명의 인원을 동원해 후보자들의 연구 성과를 검토한다. 대개 수상 위원회는 9∼10월초 사이에 노벨상 수여 기관에 추천장을 제출하게 된다. 수상자 선정에 관한 심사 및 표결은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며, 매년 10월 둘째주 월요일부터 일주일간 최종 수상자를 언론에 발표한다. 노벨상에는 여러 규제가 있다. 예를 들면, 단체에도 수여할 수 있는 평화상을 제외하고는 노벨상은 개인에게만 주도록 되어 있다. 또 이미 사망한 사람은 수상 후보자로 지명하지 않는 게 원칙이다. 그리고 일단 수상자가 결정되고 나면 그 결정을 번복할 수 없다. 이밖에도 상을 수여하는 기관과 관련된 인사들은 수상 과정에서 특정 후보를 지지하는 발언을 해서는 안 된다는 것 등이 있다.
한국의 시인 고은의
노벨 문학상 수상은 언제쯤

올해까지 노벨 문학상 유력후보만 8년째. 우리나라의 대표적 시인 중 한명인 고은은 왜 노벨 문학상 유력후보로 꼽히는 것일까? 스웨덴 일간지 다겐스 니헤터의 문학 전문가 마리아 쇼테니우스는 고은 시인을 “시를 통해 분단되어 있는 나라를 통합시키려는 사람으로서 맞닥뜨리는 사람들, 돌멩이, 동식물 등 모든 것에 대해 시를 쓴다.”고 평했다. 더욱이 올해는 그가 50여년 시력을 총결산했다는 말이 있을 정도로 25년에 걸쳐 완성한 대서사시 『만인보』를 탈고한 해이다. 때문에 문학계에서는 최근 그가 자신의 시인생의 정점에 서있다고 평하는 사람들이 많다. 이러한 뛰어난 문학적 성과와 함께 세계문학계에 널리 알려진 몇 안 되는 한국작가 라는 점도 그가 노벨문학상 후보로 거론되는 이유 중 하나이다. 사실 고은은 해외에 가장 널리 소개된 국내 작가 중 한명이다. 그의 작품은 현재까지 영어, 프랑스어, 독일어, 스페인어, 스웨덴어, 이탈리아어, 체코어, 일어, 베트남어 등 16개 언어권에서 총 58종의 번역서가 출간되었다. 또한 2000년대 들어 『만인보』, 『순간의 꽃』 등 시집 5권과 소설 『화엄경』이 스웨덴에서 출간됐고, 스페인 말라카에는 시비가 세워는 등 국제적인 지명도가 높아지고 있다. 그렇다면 고은의 수상은 왜 번번이 문턱에서 좌절되는 것일까? 문학계는 한국문학의 세계회가 꾸준히 이루어지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서구 중심의 세계문학에서 한국문학의 존재감은 미약하다는 점을 이유로 꼽고 있다. 특히 언어 문제가 가장 큰 요인이다. 한국문학 번역가인 안선재(본명 브러더 앤서니) 서강대 명예교수는 최근 “한국의 시를 아무리 훌륭하게 번역해도 한국인이 아닌 사람들은 결코 한국 독자들이 반응하는 것처럼 즉각적이고도 강렬한 반응을 할 수 없고, 이를 기대해서도 안될 것”이라며 한국 문학의 한계를 설명했다. 이러한 한글의 독특한 특성과 맞물려 질 좋은 번역에 대한 노력도 아직은 부족하다는 평가이다. 2명의 노벨 문학상 수상자를 배출한 일본의 경우, 1950년대를 지나면서 국가가 직접 나서 번역 작업을 지원했고 지금까지 약 2만종에 이르는 일본 문학작품이 외국에 소개됐다. 하지만 우리나라의 경우는 아직 걸음마 단계다. 2001년 설립된 한국문학번역원 등이 번역출판과 번역가 양성에 나서고 있지만 외국에 소개된 한국문학은 아직 1500여 종에 불과하다. 하지만 한국문학의 세계화를 위한 노력이 계속되는 한, 우리 문학계 안팎에선 한국문학이 노벨 문학상을 받을 날이 그리 머지않았다고 보는 분위기다. 도종환 시인은 "올해가 아니라도 고은 시인은 물론이고 우리 역사와 문화, 우리나라가 노벨 문학상을 받을 만한 자격이 충분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 노벨 생리의학상 BEST & WORST 를 알고 싶다면? --> 동아 사이언스 “역대 노벨생리의학상 베스트3 vs 워스트3” 를 참고하세요.

박정원 기자/전남
<parkjw88@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