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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이든 물어보세요 - 너, 그 음료 아니?

너는 나의 에너지!

에너지드링크, 누가 강할까

 의대생들의 밤샘 공부에 힘을 보태주는 에너지 드링크. 최근 여러 음료 회사가 새로운 제품을 출시하여 호기심을 자극하고 있다. 이 음료들이 어떻게 피로를 풀어주고 얼마나 효과가 있는지 알아보자. 에너지드링크의 대부분은 과라나 추출물과 타우린을 함유하고 있다. 이들이 어떤 작용을 하는지 알아보자.

과라나│과라나는 브라질 아마존 원시림에서 자라는 식물이다. 이 지역의 원주민들이 과라나의 씨를 갈아서 물과 섞어 마시는 것을 보고 과학자들이 과라나에 대해 연구하게 되었다. 오늘날도 브라질에서 과라나가 포함되어 있는 탄산음료를 즐겨 마신다. 과라나 풀과 씨에는 같은 양의 커피보다 3~5배 많은 양의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어 복용 시 잠이 깨고 피로가 회복되는 효과가 있다. 하지만 과다 복용 시 카페인에 의존적이 되거나 불면증, 집중력 부족, 가슴의 두근거림 등이 나타날 수 있다.

타우린│타우린은 피로회복 효과를 나타내는 물질로 일반인들에게 많이 알려져 있다. 타우린은 담즙의 생성을 도와 지방 흡수가 잘 일어나도록 한다. 동시에 중성지질과 콜레스테롤의 생성은 억제한다. 또 칼슘이온농도의 조절로 심장을 보호한다. 세포의 삼투압 조절, 면역체계, 간의 해독작용 등에도 영향을 준다. 타우린은 항산화제의 역할도 하는데, 이 때 체내의 젖산과 반응하여 피로회복에 도움을 준다는 주장이 있다. 하지만 이 주장에 대한 명확한 의학적 근거는 없다. 위와 같은 타우린의 여러 기능이 밝혀졌지만 그 생리학적 메커니즘은 아직도 알려져 있지 않다.

에너지 드링크, 마시면 정말 잠이 깰까? 밤샘도 문제없는 걸까? 궁금증 해소를 위해 기자가 직접 체험해 보았다.
※ 이는 기자와 그 주변인들의 주관적인 평가이므로 효과는 사람마다 다를 수 있습니다.

박카스


에너지드링크의 원조. 달콤한 맛과 상큼한 향으로 인기가 좋다. 카페인 무수물 등의 성분이 포함되어 있어서 의약품으로 분류되어 약국에서 판매되고 있다. 마시면 확실히 잠이 깨지만 지속시간이 길지는 않다.

생생톤


박카스와 비슷한 느낌이다. 편의점에서 쉽게 구할 수 있다. 맛은 박카스보다 밋밋하다. 카페인이 함유되어 있지 않아서인지 잠이 잘 깨지 않는다. 두뇌에 포도당을 공급해주는 정도로 생각하면 된다.

풀 스로틀 에너지샷


코카콜라의 신제품. 9호선 자판기와 편의점에서 구할 수 있다. 트로피컬맛과 크랜베리 맛 중 선택할 수 있다. 효과는 박카스와 비슷한 정도이다. 박카스 맛에 질린 사람이라면 이용해볼 만 하다고 생각한다.

핫식스


롯데의 신제품. 탄산이 첨가되어 있어서 잠이 더 잘 깨는 느낌이다. 한 캔이 250ml로 다른 제품에 비해 양이 꽤 많다. 그 때문인지 박카스보다 지속시간은 긴 느낌이다. 대부분의 마트와 편의점에서 취급하고 있기 때문에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이 장점이다. 박카스와 비슷한 느낌이므로 지나친 기대는 말자.

에네르기


해태음료의 신제품. 탄산은 첨가되어있지 않고 맛은 다소 밋밋하다. 먹고 나서 잠이 깨는 것은 물론 지속시간은 6시간을 넘는다. 한 캔만 마셔도 밤샘은 거뜬할 것 같은 느낌이다.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조심하는 것이 좋겠다.

YA


홍삼 추출액이 포함되어서 은은한 홍삼향이 난다. 그러면서 약간 달콤하고 탄산이 포함되어 있다. 한 병 220ml로 적지 않은 양이다. 역시 효과는 강한 편이다. 기자의 주위사람 대부분이 가장 강력한 효과를 가진 에너지 드링크로 꼽았다.



*강도  생생톤<핫식스<박카스=풀 스로틀<<<<에네르기<YA  
*맛  생생톤<에네르기<핫식스<YA<박카스<풀 스로틀
*지속시간 생생톤<박카스=풀 스로틀<핫식스<에네르기<YA

문지현 기자 / 중앙
<jeehyunm@e-mednews.com>

충청의사축구단, 대전충청의과대학축구대회 우승

 지난 5월 16일 충청북도 음성의 한독약품 잔디구장에서, 대전충청의과대학축구대회가 개최되었다. 충청의사축구단(MFC)의 주관으로 개최된 본 대회에는 건양대, 단국대, 순천향대, 을지대, 충청의사축구단, 충남대 6개 팀이 참가했다. 대회는 건양대, 순천향대, 충남대 의 A조와 단국대, 을지대, 충청의사축구단의 B조가 각각 토너먼트를 거친후 각 조의 1,2,3위가 경기하는 방식으로 진행되었다.
 각 조의 경기 진행결과 결승전에는 A조 1위인 순천향대 와 B조 1위인 충청의사축구단 이 경기를 하게 되었다. 뛰어난 기량을 잘하는 두 팀의 대결인 만큼 치열한 공방을 주고 받았던 경기였다. 경기 결과는 충청의사 축구단이 순천향대를 1:0으로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경기 도중, 이벤트로 개최된 족구대회에서는 건양대가 우승해 무관의 아쉬움을 달랠 수 있었다. 지역 내의 의사 및 의과대학 학생들의 친목도모를 위해 개최되었던 이 대회를 통해 지역 내 축구 커뮤니티의 원활한 활동을 위한 주최 측의 제도적 인프라 구축의 성과를 확인할 수 있었다.

민태홍 수습기자/순천향
<minth916@e-mednews.com>

서울대 테니스부, 여자 복식 7년 연속 우승

 지난 5월 8일과 9일 서울대학교 관악테니스코트와 연건 캠퍼스코트에서 제 43회 전국의과대학 테니스 선수권 대회가 열렸다. 이번 대회는 서울의대 교수테니스 클럽에서 주관을 하며, 서울대학교 의과대학 동창회·동아제약·의사신문사의 후원으로 개최되었다. 이번 대회에는 가톨릭대, 강원대, 경북대, 경희대, 계명대, 고려대, 동국대, 동아대, 부산대, 서남대, 서울대, 성균관대, 순청향대, 아주대, 연세대, 연세원주의대, 원광대, 을지대, 인제대, 전남대, 전북대, 조선대, 중앙대, 충남대, 한림대 총 25개 의과 대학이 참가했다.
 대회는 남자부 단식, 남자부 복식, 여자부 복식으로 치뤄졌다. 남자부 단식에는 총 111명이, 남자부 복식에는 83개의 팀이, 여자부 복식에는 37개의 팀이 참가하였다. 남자부 단식은 남자부 단식과 복식은 서울대 관악 테니스코트에서 진행되고, 여자부 복식은 연건 캠퍼스 코트에서 진행되었다.
 남자부 단식 우승은 인제대 정연석군이 차지했고, 준우승은 서울대 이강행군, 공동 3위는 계명대 한길군과 계명대 김수호군에게 돌아갔다. 남자부 복식 우승은 계명대 한길/박진성 팀이 차지했고, 준우승도 계명대 김수호/이창엽 팀이 차지하였으며, 공동3위는 서울대 김윤중/이상민 팀과 충남대 조민지/박준형 팀에게 돌아갔다. 여자부 복식 우승은 서울대 이보라/김세정 팀이 차지했고, 준우승도 서울대 유신혜/홍정경 팀이 차지하였으며, 공동3위는 충남대 서보선/한지혜 팀과 경북대 나현주/안정민 팀에게 돌아갔다.
 이번 대회에서 계명대는 남자부 복식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으며, 서울대 역시 여자부 복식 우승과 준우승을 모두 차지하는 쾌거를 이루었다. 특히 서울대는 여자부 복식 부문에서 04년도부터 10년도까지 7년 연속 우승 기록을 세우고 있다.

김영태 수습기자/원광
<funky@e-mednews.com>

여름, 축제를 즐기자!

 피 말리고 괴로운 기말고사가 끝나면 이제 곧 즐거운 여름방학입니다. 지친 몸과 마음을 문화생활로 달래보면 어떨까요? 수업의 부담이 없는 만큼 축제가 열리는 전국 곳곳으로 여행을 다니는 것도 좋은 재충전이 될 듯 하네요.

 69년 뉴욕의 한 농장에서 열린 이후 평화와 반전이라는 히피문화의 상징이 된 락 페스티벌 우드스탁이 2010년 8월 6일부터 8일까지, 지구상의 유일한 분단국가인 한국에서 열립니다. 지미 헨드릭스의 연주장면으로 유명한 다큐멘터리 ‘우드스탁’의 배경이 되는 락 페스티벌이기도 한데요. 임진각에서 3-Days of Peace & Music with Artie Kornfeld, The Spirit of Woodstock Nation 라는 이름으로 열리는 2010 우드스탁은 아직 라인업이 공개되지는 않았지만 아마 해외의 유명 아티스트들이 많이 참여할 것 같다고 하네요. 국내 락페스티벌의 대표(?)격이라 할 수 있는 펜타포트 락 페스티벌(7.23-25)은 인천 드림파크에서, 화려한 해외 아티스트의 섭외로 유명해진 지산 밸리 락 페스티벌(7.30-8.1)은 경기도 이천의 지산리조트에서 각각 열립니다.
 올해의 펜타포트에는 The Reason으로 유명한 Hoobastank, LCD system, Dir En Grey, 김창완밴드, 뜨거운감자 등의 아티스트등이 참가하네요. 우리에게 ‘time is running out’ 이라는 곡으로 유명한 영국의 밴드 Muse는 지산 밸리 록 페스티벌의 출연진으로 한국을 찾게 되었군요.

 올해로 14회째를 맞는 부천국제판타스틱영화제는 7월 15일부터 25일까지 열흘간 개최된다고 합니다. 판타스틱 영화제라는 명칭에 걸맞게 호러, 미스터리, 스릴러 등을 비롯한 장르영화들 위주로 프로그램이 짜여집니다. 올해는 건담 시리즈도 상영된다고 하네요. 충북 제천에서 열리는 제천국제음악영화제(8.12~17)에서는 영화와 음악을 함께 즐길 수 있습니다. 그동안 원스, 스윙걸즈, 솔로이스트 등의 작품성 있는 음악영화를 소개해왔던 영화제인만큼 올해의 개막작도 기대되네요. 영화제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그동안 많은 홍대 인디밴드들의 활발한 참가로 알려지게 된 신인 뮤지션들의 길거리공연 ‘거리의 악사 페스티벌’도 함께 열리니 그야말로 눈과 귀가 함께 즐겁군요. 작년 ‘워낭소리’, ‘똥파리’등의 독립영화의 선전을 눈여겨본 당신이라면, 여름휴가 코스로 강릉을 추천합니다! 8월 6일부터 2박3일간 정동진 정동초등학교 야외상영장에서 열리는 정동진 독립영화제 출발하기 전 모기장&모기약 준비는 필수!
 색다른 문화체험을 즐기고 싶다면 연극제는 어떨까요? 경남 거창에서 열리는 거창국제연극제가 22회째를 맞이했습니다. 대학로 명품연극들을 보다 빨리, 가까이서 저렴하게 볼 수 있는 좋은 기회네요!

구현담 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의학서의 저자들 : 3회 - 홍창의

 해리슨, 사비스톤, 가이톤... 의대생이라면 누구나 봐야하는 교과서들의 제목을 장식한 이 분들은 과연 누구일까요. 의대생신문에서는 올 해 6회에 걸쳐 의학교과서의 저자들의 생애와 업적을 파헤칩니다. 가이톤과 해리슨에 이은 세 번째 순서는 우리가 보는 유일한 한글 교과서인 ‘홍창의 소아과학’의 저자, 홍창의 박사입니다.

세상이 아프면 의사도 아파야

한글 소아과학 교과서의 저자, 홍창의 박사



 아주 옛날에는 의학 공부를 하기 위해서는 독일어가 필수였다. 의학이 발전됐던 독일에서 대부분의 교과서가 나왔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영어 원서들이 그 자리를 대체하고 있어 교과서 좀 찾아보려고 하면 머리부터 아프게 마련이다. 구세주라고 믿고 펼친 번역서는 글자만 한글이지 외계어로 구성된 경우가 많다.
 이런 상황에서 단비같은 존재가 있으니, 바로 ‘홍창의 소아과학’이다. 서울대 명예교수 홍창의 박사는 1993년 한국어라곤 찾아볼 수 없었던 의학서적 속에서 국내 최초로 한글판 소아과학을 편찬하였다.

 1923년 8월 10일 황해 황주에서 태어난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야마구치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45년 교토대학교 의과대학을 졸업하였다. 한국으로 돌아와서는 서울대학교에서 소아과 석. 박사를 모두 마치고 1954년 전임강사를 시작으로 1980년에는 서울대병원장, 1988년에는 서울대 명예교수로 임명되었다.

 1955년 미국 미네소타 의과대학에서 2년 동안 밤잠을 아껴가며 공부하여 귀국 후에 소아심장학의 대가로 국내 소아과 발전에 큰 획을 그었다. 심도자법(조그만 관을 삽입해 심장병을 진단, 치료하는 방법)을 비롯하여 선천성심장병의 진단법을 국내 처음 도입한 선구자이기도 하다. 그 덕분에 심실중격결손증과 같은 어린이에게 가장 흔한 선천성심장 기형질환을 진단할 수 있게 되었다.

 홍창의 박사는 또 국내 최초로 가정의학과를 창설한 분이기도 하다. 1979년만해도 의과대학은 단과별 전문의 교육 중심이었다. 그런 상황에서 홍창의 박사는 역설적으로 1차진료의 중요성을 피력했고 국내 최초로 서울대학병원에 가정의학교실을 설립하였다. 그 후 여러대학병원에서 가정의학과가 만들어졌고 현재는 전국적으로 1만여명의 국내 가정의학과 전문의들이 활동하고 있다.

병만 고치는 소의보다 사회를 고치는 대의가 되어야

 하지만 무엇보다도 홍창의 박사가 중요시 했던 것은 의사라는 전문가로서의 사회적 책무이다. 최선을 다하고 하나님께 위탁한다는 생활신조로도 알 수 있듯이 홍창의 박사는 독실한 기독교 정신으로 사회활동에 적극 참여하였다. 인도주의실천운동의사협의회(인의협)의 정신적 지주이기도 한 그는, 1988년 상봉동 진폐증사건(서울시내의 한 연탄공장 주변에서 8년 동안 살았던 40대 가정주부가 광산 근로자의 직업병인 진폐증에 걸린 사건으로 대도시 먼지공해의 심각성을 일깨워준 사건), 수은중독 문송면군사건, 최근에는 외국인 및 노숙사 무료 진료에 아우르는 활동을 통해 사회 환원에 힘쓰고 있다.
 
 2008년에는 평양에 현대적 의료시설을 고루 갖춘 소아 전문 병원을 건립하기도 했다. 2002년 첫 북한 방문 후 급성설사나 영양부족, 폐렴 등의 합병증으로 고생하는 어린이들을 보고 소아 전문병원의 필요성을 절감하여 이를 추진한 것이다. 1980년 국내 첫 어린이병원 기공의 발판을 만들기도 하였다는 것을 생각하면 결국 남,북한 첫 어린이 병원 모두가 홍창의 박사의 손에서 시작된 것이다. 북한의 병동에도 홍창의 박사가 집필한 소아과학 전권이 비치되어있다고 한다.

 87세의 적지 않은 나이이지만 아직까지도 의사로서 사회봉사에, 교육자로서 의학교육 발전에 공헌하고 있다. 처음 그가 미국에서 의료기술을 배워왔듯이 ‘미네소타 프로젝트’를 그대로 ‘서울 프로젝트’를 결성하여 라오스 국립의대 교수에게 신 의료기술을 교육하기 위한 프로젝트를 기획하고 있다. 또한, 소아과 교과서 개정판 작업에도 몰두하는 등 끊임없는 의료인으로서의 열정을 발산하고 있다.

 홍창의 박사는 평소 제자들에게 ‘병만 고치는 소의(小醫) 보다 사회를 고치는 대의(大醫)가 되어 달라’고 당부한다고 한다. 이렇듯 그는 한평생 베풀 줄 아는 전문인으로서 사회 환원에 힘써왔다. 앞으로도 그 열정과 노력은 계속해서 다른 의료인, 의학도들의 귀감이 될 것이다.


▲ 미네소타 프로젝트 당시 홍창의 박사. (왼쪽에서 다섯번째)

문정민 기자/중앙
<moon_jm@e-mednews.com>


 

의대생, 캔버스에 생각을 그리다

인사동에서 전시회를 가진 김정욱 작가와의 준비 안 된 인터뷰

 지난 4월 14일~20일, 인사동 인사아트플라자에서 열린 전시회 한쪽 벽면에는 <Psycho-drawing #1. Repression>이라는 제목의 연필로 그린 추상적 작품이 걸려있었다. 의식에서 고통스럽고 불쾌한 관념이나 사고, 기억을 무의식 속에 가두어 넣으려는 정신과적 방어기제를 제목으로 한 이 작품은 성균관의대 본과 3학년 김정욱 씨가 그린 작품이다. 그림을 그리는 의대생은 더러 있을지 몰라도 자신의 생각을 작품으로 그려 전시회를 연 의대생은 없을 것이다. 게다가 그 주제가 정신과 방어기제라니. 어딘가 수상한 이 의대생을 봄과 여름의 경계가 모호한 5월의 끝자락, 홍대 카페에서 만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그림, 낙서에서부터 시작된 매력

 그림을 언제부터 그렸냐는 질문에 그는 웃으면서 언제부터인지 딱히 잘 모르겠다고 대답했다. “낙서는 어렸을 때부터 지금까지도 그리고 있고, 낙서의 수준을 넘어서 그림으로 남기고 싶다고 생각한 것은 2007년 베니스 비엔날레를 다녀오고 나서 부터에요. 그때 본 작품들이 제게 '완성도 있는 작품', ‘사람의 마음을 움직이는 작품’을 남기고자 하는 마음을 일깨워 준거죠. 하지만 어디까지나 그림을 그리는 것은 나 자신을 위한 자기만족이죠.”
 그러나 자기만족으로 시작한 그림이 작품의 형태가 되기까지는 웬만한 재능과 노력이 없다면 쉽지 않았을 것 같다. “재능이요? 별로 제가 그림에 재능이 있다고 생각해 본 적은 없어요. 다만 짬날 때마다 그림을 그려요. 요새도 하루에 인체 드로잉을 한 10장정도 그리고 있고. 전시회 작품을 그릴 때는 수십번 그리고 찢어버리기를 반복했어요.”

전시, 관객과 소통하고 싶은 욕구

 이번 전시회는 그에게 생애 첫 전시회이다. 남들에게 자신의 그림을 보여준다는 것은 작가의 생각을 보여주는 것과 같다. 그가 보여주고자 했던 자신의 생각은 무엇이었을까. “낙서장에 끄적거리는 그림은 나만의 감성으로 가득한 다이어리에 불과하죠. 전시는 어떤 목적이 있어야 하고, 저에게 그 목적은 누군가 제 그림에 시선이 머문다면 제 그림을 통해 자신을 돌아볼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거였어요. 그런데 이전까지는 전시 경험이 없어서 인터넷으로 직접 전시 스터디를 만들어 거기서 만난 여러 작가들과 모여 전시회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그가 그린 일련의 다섯 작품은 그 주제가 모두 정신과 방어기제다. 특별히 정신과 방어기제를 주제로 택한 이유는 무엇일까. “사실 시작은 공부할 때 쉽게 외우려고 그리기 시작했어요(웃음). 그런데 그림을 그리면서 그 의미를 곱씹다 보니 저 말고 다른 사람에게도 그 의미에 대해 들려주고 싶더군요. 그냥 대부분 교과서에 있는 정의를 생각 없이 외우잖아요. 하지만 우리 모두 그런 방어기제를 쓰면서 살아가고 있고, 그 방어기제를 좀 더 친숙하게 받아들인다면 자신도 모르는 자신의 내면을 볼 수 있다고 생각했어요.”

의대생, 작가 그리고 청년 김정욱

 실습을 돌면서 전시를 준비하는 게 힘들지 않았냐는 질문에 그는 정말 힘들었다며 당분간 그림을 그릴 생각이 없다고 까지 얘기했다. “처음부터 전시를 생각하고 그림을 그렸다면  쉬웠을 텐데 그렇지 않았거든요. 어떻게 그릴지 어디에 그릴지 하나부터 열까지 다 생각해야 하는데 연습장에 그림 그리는 거랑은 아예 차원이 달랐어요. 게다가 실습 때문에 평일에는 거의 시간이 안 나서 주말 내내 그림만 그렸죠.” 문득 의대생과 작가, 그 두 가지 삶이 공존하는 게 가능할까하는 의문이 들었다. “사실 제 전공을 밝히면 주변에서 그 질문을 제일 많이 해요. 하지만 그 두 가지를 구분 짓는 건 무의미한 시도라고 생각해요. 제 안에 의사도 있고 화가도 있는 거라서 그걸 구분 지으려고 하면 끝없는 갈등의 고리만 생길뿐이지. 하기로 생각했으면 그냥 계획하고 하면 되지 구분 짓다간 이도저도 안 돼요.” 자신은 그저 그림 그리는 걸 좋아하는 의대생일 뿐이라는 그의 말에서 누가 시키지 않아도 즐거워하며 지속하는 것이 바로 재능의 본 모습이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다.

구상, 다음에 들려주고 싶은 이야기들

 김정욱씨가 다음에 그리고자 하는 작품은 외로움에 대한 고찰이다. 그림 제목은 예전부터 정해져 있는데 바로 <인간의 소외에 대한 근원적 불가능성>이다. “주변 사람들이 다 외롭다 외롭다 그러는데 그 외로움이라는 게 무엇인지 표현해보고 싶었어요. 대부분의 사람들은 여자친구 생기면 외로움이 해결된다고 생각하지만 저는 그렇게 생각 안하거든요. 사실 사람의 외로움은 근원적으로 해결이 불가능한 거예요. 하지만 해결 불가능하기 때문에 절망적인 게 아니라 오히려 역으로 희망적이라는 얘기를 하고 싶어요. 모두다 외롭기 때문에 외롭지 않은 것, 그것이 제가 표현하고 싶은 것 입니다.” 그의 다음 작품 또한 사람에게 향해있는 것이었고 사람에 대한 무한한 애정 없이는 쉽게 할 수 없는 이야기였다. 연필로 그린 그의 무채색 그림 속에서도 마음이 따뜻해졌던 이유가 이해되었다.

 그와 인터뷰를 마치고 돌아오는 길에 의대생과 예술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해 보았다. 우리들은 고등학교 때부터 문과, 이과, 예체능과로 나뉘기를 강요받아 이과를 선택하고 의대에 들어온 후 예술에 대해 나의 세계에 속해있지 않은 비현실적인 감성이라고 단정 지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예술은 현실을 비추는 거울’이라는 말이 있듯이 자신의 감정에 솔직해 지는 것, 직면하는 것이야 말로 예술의 시작이다. 그리고 여기 그 감정 앞에 솔직하게 두려워하지 않았던 한 의대생, 김정욱 씨가 자신의 그림으로 그 답을 찾아나가는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앞으로 그가 그릴 작품에 많은 관객들의 시선이 머무르길 바라며, 또 한명의 관객으로서 그가 다음에 어떤 작품을 보여줄지 기대가 된다.

※ 작가 김정욱의 블로그 : http://blog.naver.com/plastic_bag

한혜영 기자/이화
<hang2v01@e-mednews.com>
사진_ 김민재 기자/순천향


 

교도소 안의 건강 주치의! 교도소 의무관

광주교도소 박일웅 의료과장님 인터뷰

 빠삐용, 쇼생크 탈출, 프리즌 브레이크...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와 드라마다. 화면에서 교도소는 참 다이나믹하게 그려진다. 폭동이 일어나고, 수감자가 탈옥하기도 하고, 심지어는 교도소 의사가 수감자와 사랑에 빠지기도 한다. 현실에서 교도소의 모습은 어떨까. 광주 교도소 박일웅 의료과장님을 만나보았다.

 교도소 의사 구인난이 심각하다고 들었는데요. 아무래도 일반 병원보다는 열악한 환경이다 보니 교도소에서 근무하겠다고 자원하기는 쉽지 않을 것 같아요. 교도소에서 근무하시게 된 특별한 계기가 있나요?

 올 8월이면 여기서 일한지가 4년이 됩니다. 대학교수로, 봉직의로, 개업의로 일했었는데 평소에 사회에서 받은 만큼 다시 돌려주고 싶다는 생각이 있었어요. 사람들이 으레 생각하는 것처럼 어떤 거창한 소명의식까지는 아니지만. 사실 여기 오기 전에는 건강이 많이 안 좋았었는데 와서 마음을 편히 가지고, 하고 싶은 일을 하다 보니까 건강도 많이 좋아졌습니다.

교정시설에서 의사가 하는 일이 정확히 무엇인가요?

 교도소 내 의료 시설은 일차 진료 기관이예요. 일차 진료 중에서도 굉장히 제한된 일차 진료를 하고 있어요. 의료기기는 X-ray하고 청진기 정도고, 혈액 검사도 외부에 맡깁니다. 집중적인 치료가 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경우에는 외부병원에 의뢰해서 지속적으로 치료를 받게 합니다. 조금 아쉬운 점은 환자가 외부 병원에 입원하게 되면 직원이 따라가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한 번에 외부 병원으로 나갈 수 있는 환자 수가 정해져 있어요. 응급 환자는 바로 나갈 수가 있는데 그렇지 않은 환자들은 기다려야 되는 거죠. 보완책이 있었으면 좋겠는데 지금 추진 중인 병원식 의료교도소가 지어지면 상당 부분은 해소되지 않을까 싶습니다. 여긴 교정시설이기 때문에 의료 업무보다는 보안이 우선입니다. 외부로 나갈 때 의무관들에게 보안책임이 지워지는 것이 부담스러운 것도 사실이거든요. 보안업무하고 의료 업무가 상충될 때는 딜레마에 빠지기도 하고요.
 저는 산부인과 전문의인데 여기에서는 전 과를 다 보니까 공부가 많이 됐어요. 공부를 해야 환자를 볼 때 도움이 되니까 공부를 많이 하게 되고 또 25년 동안 의사 생활 하면서 한 번도 보지 못한, 일반 병원에서는 보기 힘든 질환을 여기서 본 적도 있어요. 교도소에서는 환자가 끝까지 추적이 되니까 진료 결과를 확실히 알 수 있고 환자들의 의료 욕구도 굉장히 높아요. 안타까운 점은 의료도 하나의 교화방법으로 볼 수 있는데 우리나라에는 아직 그에 관련한 적절한 방법론이 부족하다는 겁니다. 외국에서는 교정의학이 수감자들의 육체적, 정신적으로 부족한 부분을 감싸줄 수 있는 하나의 분야로 이미 자리를 잡았거든요. 범죄자는 사회가 만든다는 말이 있잖아요. 대부분의 재소자들은 사회인들보다 심리적으로 복잡한 사람들이예요. 이러한 면도 간과되어서는 안 된다고 봅니다.

빠삐용, 하모니, 쇼생크 탈출처럼 교도소를 배경으로 하는 영화나 드라마가 많은데요. 이러한 영화나 드라마와 비교해봤을 때 근무환경은 어떤가요?

 쇼생크 탈출하고 비교하자면, 우리나라 교정 시설이나 교도소 내 인권 확립이 잘 되어있어서 비교는 아무래도 어렵구요.
 바깥보다는 환경이 열악하다고 볼 수 있으니까 재소자들이 거칠게 굴 때도 있는 것이 사실이예요. 4년 전에 처음 와서 근무할 때는 조금 두렵기도 했지요. 예를 들면 ‘내일 모레 출소하는데 사회에서 봅시다’ 하는 말을 듣고 한동안 의기소침했어요. 환자 보는 것이 겁날 때도 있었죠. 하지만 실제로 재소자가 앙심을 품고 출소한 후에 해코지를 한 경우는 전혀 없었어요. 재소자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대부분 좋지 못한 환경에서 자라났기 때문에 범죄의 길로 들어선 경우가 많아요. 이러한 이야기를 듣는 것이 나 자신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감사 편지를 받을 때는 힘들었던 일은 순간 잊어버릴 정도로 보람을 느끼기도 하고 편지를 써 준 환자한테 더 고마움을 느끼기도 해요. 
 또, 의사로서 급여는 적지만 가족을 먹여 살리고 자식들 대학 보낼 정도면 충분하지 않나 생각합니다. 오히려 이곳에서 덜 상업적으로, 윤리원칙에 입각해서 떳떳하게 일할 수 있어요. 

교정시설에서 의료 인력이 부족한 점을 원격 의료로 보충하고 있는데, 원격 의료에 대한 생각은 어떠세요?

 광주 교도소에서도 현재 전남대화순 병원과 협력해서 피부과, 정신과 화상진료가 진행되고 있어요. 설문 조사 결과 환자들에게 반응이 좋은 편입니다. 원격의료에 대해 아직 법제 정립이 더 필요한 상황이지만 보다 더 많은 환자들에게 명의를 보여줄 수 있는 방법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해요. 결국은 환자의 요구를 만족시키는 쪽으로 가게 될 것인데 보다 더 많은 의사들이 더 좋은 의사가 될 수 있고 보다 더 많은 환자들에게 도움이 될 수 있다는 면에서 긍정적인 방향에서 보려고 합니다.

의대생들에게 하고 싶은 말이 있다면요?

 광주교도소 의무관 TO가 수년 째 공석입니다. 사실 의사라는 직업이 어딜 가나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직업인데 교도소 의무관이라는 직업은 더더욱 만만하지는 않은 직업이죠. 의사는 사명감을 가지고 일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해요. 내가 환자에게 진정으로 도움이 됐을 때, 그 순간에 느끼는 보람 때문에 의사들이 살아가는 것이 아닌가 싶어요.
소득의 수준이 자신의 등급을 결정하게 된다는 생각이 팽배한 사회에서 물질적인 가치와 무관하게 살아가는 것은 어려운 일이지만 의대생들이 자신의 꿈을 좇아 좀 더 다양한 분야에 진출했으면 하는 바람이 있습니다. 예를 들면 교도소만 봐도, 여기도 사람 사는 공간입니다. 생각이 있는 분들은 두려워하지 말고 다양한 분야에 부딪혀 봤으면 좋겠습니다.

이혜미 기자/서남
<manar@e-mednews.com>

의대생, 여름을 누려라! 특별한 추억 만들기

 여름방학 계획을 세울 시기가 돌아왔다!! 다른 대학생들에 비하면 짧디 짧은 의대생 방학. 막연한 생각만 하고 있다면 어느새 끝나버린 여름방학을 발견할 것이다. 구체적으로 계획을 짜야 후회없는 여름방학을 보낼 수 있을 것. 영어공부, 운동, 여행 등 벌써 구체적 계획을 짜서 준비하고 있는 독자도 있겠지만, 아직 무엇을 하며 지낼지 정하지 못 한 독자를 위해 특별한 활동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평소 교류가 힘든 다른 학과, 다른 학교 학생들과도 어울리면서, 해외 문화 체험도 가능한 이런 활동들은 어떨까?

2010 대학생 동북아 대장정



 대산문화재단에서 주최하는, 동북아 대장정. 이번으로 9회째를 맞는다. 이번에는 변방민족임에도 불구하고 중국을 지배했던 몽골민족의 정신을 느끼고 오자는 취지로 몽골일원으로 떠난다. 남녀 각각 40명씩 모집하며 7월 31일에서 8월 11일까지 11박 12일의 일정. 대장정이니만큼 쉬운 길은 아니지만 매년 알려지는 경쟁률만 봐도 도전할 가치가 충분히 있는 활동임을 알 수 있다. 선발 1차는 추첨, 2차는 서류, 3차는 면접으로 이루어지고, 교보생명 후원으로 활동비용은 전액 지원된다. 항상 인기가 많은 프로그램이고 1차가 추첨이므로 되려면 운이 상당히 필요할 듯. 모집기간은 6월 20일까지.
http://dongbuka.kyobo.co.kr/dongbuka/10_dongbuk.html

LS그룹 해외봉사단



 이번으로 6회째를 맞는 LS 그룹의 해외봉사단 모집. 이번엔 베트남 호치민으로 봉사활동을 간다. 교육봉사, 환경개선봉사, 문화탐방까지 다양한 프로그램으로 구성되어 봉사뿐 아니라 베트남 문화도 배우고 올 수 있다. 경쟁률이 치열하지만 무엇보다 참가비용이 전액 지원된다는 점에서 한번 도전해볼만한 프로그램. 참가 기간은 7월 27일에서 8월 6일까지로 10박 11일 동안 진행된다. 접수기간은 6월 7일까지. http://erecruit.lscable.co.kr/info.asp

아! 장준하 구국장정 6천리



 일제 강점기 당시, 장준하 선생 등 33명의 청년들은 중국 서주의 일본 군영을 탈출해 중경 대한민국 임시정부까지 6천리 길을 달려갔었다. ‘아! 장준하 구국장정 6천리’는 그들이 갔던 길을 따라가며, 광복군의 희생정신과 청년정신을 배우자는 취지에서 시작되었다. 상해에서 북경까지 이어지는 코스로 7월 6일부터 7월 16일까지 10박 11일간 진행된다. 행군이 아니라 광복군과 임시정부에 대해 알아가는 걸 우선으로 하기에 임시정부, 광복군주둔장소, 역사박물관을 둘러보며 이동하며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도 긴 편. 장준하 기념사업회 주최로 진행되며 참가비용은 95만원이다. 모집기간은 6월 9일까지이다.
http://www.peacewave.or.kr

그 외에...

국제 워크캠프기구 사이트 http://www.1.or.kr/index.html 를 들어가면 여러국가의 다양한 워크캠프 정보가 항시 올라와 있으니  원하는 프로그램을 찾아 도전해보는 것도 좋을듯.

박상아 수습기자/을지
<ann1208@e-mednews.com>

청진기의 탄생

75호(2010.06.07.)/의대의대생 2010. 6. 9. 01:25 Posted by mednews

청진기의 탄생

 많은 의과대학에서는 6월을 전후로 본과 3학년의 임상실습이 시작된다. 실습을 시작하면서 꼭 갖추어야 할 것들 중의 하나가 바로 청진기이다. ‘의사’라고 하면 하얀 가운에 청진기를 걸친 모습을 가장 먼저 떠올릴 정도로 우리와 인연이 깊은 물건이다. 그렇다면 청진기는 대체 언제부터 의사의 상징물이 된 것일까?

 일찍이 히포크라테스 시절부터 환자의 가슴에 귀를 직접 대고 소리를 듣는 ‘청진’의 개념은 있었지만 청진기가 고안되어 쓰이기 시작한 것은 그보다 훨씬 지난 1800년대 초반의 일이었다. 당시는 장기에 생긴 해부병리학적 변화가 질병 현상의 핵심이라는 새로운 질병관이 싹트던 시기였으니, 청진기의 탄생은 그런 시대적 맥락과 깊이 맞닿아 있는 셈이다.

 청진기를 발명한 사람은 프랑스의 의사 라에네크(Rene Theophile Hyacinthe Laennec, 1781-1826년)으로, 평소에 환자의 임상소견과 사후 부검소견을 하나하나 비교하던 꼼꼼한 성격의 소유자였다. 루브르궁의 안뜰을 산책하던 어느 날, 그는 아이들이 시소를 타면서 한쪽에서 못으로 시소를 긁으면 반대쪽에서 시소에 귀를 대고 소리를 듣는 놀이를 하는 장면을 보고 영감을 얻게 된다. 그것이 결국 오늘날 모든 임상의들의 필수품인 청진기를 만든 것이다.

 청진기가 처음부터 오늘날과 같은 근사한 형태를 갖춘 것은 아니었다. 최초의 청진기는 종이를 몇 장 겹쳐 돌돌 말아 만든 관이었다. 하지만 이후 트라우베, 갬먼 등의 손을 거치면서 개량을 거듭했고, 1963년 미국의 심장내과 의사 리트만(David Littmann)이 청음 성능을 혁신적으로 높인 새로운 디자인을 내어놓으면서 청진기의 발전사에 큰 획을 긋는다.
 
 이후에도 청진기는 고주파수와 저주파수를 동시에 들을 수 있는 “One side chest piece”형 청진기, 보청기를 장착한 청진기, 여러 사람이 동시에 들을 수 있는 청진기, 옷 위로 청진이 가능한 청진기, 전자청진기 등 진화를 계속하고 있다. 온갖 첨단 진단장비들이 나와 있는 오늘날에도 청진기는 현대의학의 역사를 머금은 채 환자의 고통에 귀 기울이는 예비의사들의 어깨에 묵묵히 자리잡고 있다.

최성욱 기자/울산
<palpitation@e-mednews.com>

※ 참고문헌 : 황상익, <현대 의사의 상징, 가운과 청진기>, 크로스로드

어둠이 가져다 준 편안함과 깨달음

어둠속의 대화 체험기

 우리가 받아들이는 정보의 80%는 시각 정보이다. 나머지 20%의 감각을 일깨우는 곳이 바로 ‘어둠속의 대화’체험전시장이다. 전시에는 8명이 한 조로 참여하게 되는데, 이 과정에서 타인에 대한 배려와 타인에 대한 새로운 시각을 배울 수 있다. 지난달 23일 본지 기자 5명이 함께 본 전시를 체험하였다.

‘진정한 어둠’을 경험하다

 전시장에 발을 들여놓으면 그 안은 정말 깜깜하다. 그 순간 지금까지 자신이 겪어 본 어둠은 진정한 어둠이 아니었다는 것을 알게 될 것이다. ‘한 치 앞도 보이지 않는’, ‘칠흑 같은’ 어둠을 경험할 수 있다. 어둠 속에서 90분간 ‘로드 마스터’라는 안내자의 도움을 받으면서 전시를 체험하게 된다.

무뎌졌던 감각기관으로 느낀 낯선 일상

 눈을 감는 것과 뜨는 것에 차이가 없는 전시장 내부. 무언가 보려고  애쓸수록 눈은 더 피곤해지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눈을 감게 되어 시각 이외의 감각을 사용하여 체험을 진행하게 된다. 로드마스터의 말소리를 들으며, 벽을 짚거나 지팡이를 이용하여 자신이 나아가야 할 곳을 알아야 한다. 시간이 흐를수록 어떤 방향에서 말소리가 들려오고 있는지 분명해진다. 무뎌졌던 감각기관들이 깨어나기 시작한다. 늘 밟던 흙, 보고 지나쳤던 벽지의 느낌이 이런 것이었다고 알게 된다. 일상생활에서 얼마나 많은 것이 시각에 가려져 느껴지지 않았는지 온 몸으로 깨닫게 된다. 눈 이외의 감각기관으로 느끼는 일상적 공간과 사물은 낯설다. 원뿔을 옆에서만 봐서 삼각형으로 알고 있다가 위에서 원을 봤을 때, 낯설고 충격적이지만 이내 같은 도형이었다는 것을 깨닫는 것과 같은 느낌이다.

생각지 못했던 편안함  

 어둠 속에서 걷기 시작하면 긴장되고 몸이 잔뜩 움츠러든다. 누구나 갖고 있는 어둠에 대한 공포 때문일 것이다. 어디에 부딪히면 어쩌지 하고 걱정도 된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무수한 시각 정보로부터의 해방에서 오는 편안함을 느낄 수 있다. 길을 헤매면 손을 잡아주는 사람이 있고 앞서 가면서 어떤 길인지 알려주는 사람도 있다. 가다가 부딪혀도 화내는 사람은 없다. 보이지 않지만 함께하고 있다는 느낌. 나는 어디 있고 그들은 어디 있는지 확인할 수 없지만, 마음이 놓인다. 타인이 경계의 대상이 아니라 신뢰하고 의지하는 대상이 되었을 때 이렇게 편안해질 수 있는 것이었다.

내려놓아야겠다는 깨달음

 우리는 잘생겼거나 예쁜 사람에게 열광한다. 명품 로고와 화려한 포장을 열망한다. 마음에 쏙 드는 디자인의 핸드폰, 시계, 옷을 찾아 헤맨다. 어둠속에 서 있을 때 이런 것들은 아무런 의미가 없다. 눈을 감는 순간 사라져 버리는 것들을 위해 애쓰고 있던 자신의 모습을 돌아보게 되었다. 지금까지 수백 번은 더 들었을, 진부하지만 소중한 깨달음을 얻었다. 외면을 화려하게 가꾸는 것보다는 내면을 진실하게 가꿔야겠다고. 체험을 마치고 나니 시각만이 아닌, 오감으로 행복과 미래를 찾아갈 수 있을 것 같은 기분이다. 

‘어둠속의 대화’ 체험전시는 신촌 버티고에서 오픈런으로 진행되고 있다.

※ 공식 홈페이지 http://www.dialogueinthedark.co.kr

문지현 기자/중앙
<jeehyunm@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