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결혼하셨습니까? 임산부 진료시 혼인여부 질문 금지 법안 논란


2015년 5월 11일 윤명희 의원을 비롯한 새누리당 국회의원 10인은 의료인이 임산부를 진료할 때 환자의 혼인 여부를 문진하거나 진료기록부 등에 기록하는 것을 금지하는 「의료법 제22조 4항 일부개정법률안」을 제출하였다. 법안 발의 취지로는 미혼인 임산부가 혼인에 대한 질문을 받게 될 때 심리적인 부담과 수치심을 느끼게 될 우려가 있음을 내세웠으며, 일부 시민단체 또한 보도 자료를 내고 법안의 취지에 공감하고 옹호한다고 발표하였다. 하지만 대한산부인과학회와 대한의사협회는 언론사와 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이러한 조치는 의학적, 법적 부작용을 양산할 것이라는 이유로 법안 개정에 반대를 표명하고 있다. 이 기사에서는 사회적으로 논란이 되고 있는 이 법안을 법안이 발의된 배경과 다른 나라의 사례를 통하여 양측의 근거를 살펴보았다.  


미혼모들의 현실


미혼모는 사회적 편견과 경력단절 등으로 경제적 어려움과 정신적 고통을 동시에 겪고 있다. 2012년도 통계청에서 현재 배우자가 없는 부모(이하 한 부모) 2,522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최근 1년간 우울증을 경험한 한 부모의 비율은 4명 중에 1명에 이르며, 전체 617명 중 절반 정도가 우울함 해소방식으로 혼자서 참는 방법을 택했다. 또한 의료기관을 찾아가려 했으나 여러 이유로 그러지 못한 사람도 5명 중 1명이었으며 절반 이상이 경제적인 이유라고 응답하였다. 통계청의 2012년 자료에 따르면 조사가구 총 1880가구 중 1696가구가 월 200만원 이하의 가구수입을 벌고 있어 실제로도 경제적인 문제가 크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미혼모는 경제적 문제뿐만이 아니라 산부인과에 방문했을 때 결혼유무를 물어보는 문진에도 심리적 상처를 받고 있다. 한 미혼모는 “미혼모라는 사실을 드러내고 싶지 않지만 어쩔 수 없이 말해야 할 때에는 심리적 압박감을 느낀다.”라고 응답하였다. 이렇게 미혼모는 아직까지도 떳떳하게 드러낼 수 없는 상황이고 이 점을 고려하면 결혼유무를 물어보지 않도록 강제하는 법은 미혼모들이 부담감을 이길 수 있게 많은 도움을 줄 수 있을 것이라 생각된다.


미국도 혼인 여부 등의 정보에 

대한 문진을 금지하지 않음


국내의 진료기록부에는 의료법 제22조와 시행규칙 제14조에 의해 환자의 기본적 인적사항인 주소, 성명, 연락처, 주민등록번호를 기재하게 되어있고,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기타 진료에 필요한 정보를 기록하게 되어있으며 대학병원의 전자의무기록에도 혼인상태를 기록하는 부분이 있다. 하지만 국내에서는 이번 개정안을 통해 처음으로 혼인 여부를 묻는 것을 금지하는 조항을 내세웠다. 그러나 미국에서의 이야기는 다르다. 미국산부인과학회에서 제시하는 2013년 개정된 산전진찰 의무기록표에는 혼인상태(marital status)에 대한 항목이 있고 미혼(single), 기혼(married), 사별(widowed), 이혼(divorce), 별거(separated)으로 세분화 되어있다. 미국의 의료시스템증진원(ICSI)의 2012년 산전진찰 가이드라인에도 산모의 결혼 여부에 대한 질문이 포함되어 있고 미국의사시험(USMLE)의 수험서에도 기본 사회력 질문에 결혼 여부가 포함되어 있으며, 세부항목에는 파트너와 피임 여부에 대한 질문도 포함되어 있다.


대한산부인과학회, 오진과 

방어 진료가 늘어날 것


대한산부인과학회는 법안에 대한 의견서를 통해 결혼 유무를 통해 피할 수 있었던 오진, 합병증 등이 나타날 수 있고, 벌칙조항으로 인하여 병원이 미혼 임신부들을 오히려 기피하게 될 것이라고 주장하였다. 또한 진료기록부는 이미 의료법 제21조에 따라 원칙적으로 환자 본인 이외에는 열람이 불가능하기 때문에 결혼유무 작성은 문제가 없다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대한산부인과학회는 임산부 혼인여부 기록 금지법 보다 미혼모가 홀로 양육하기 어려운 현재의 제도를 개선하는 것이 더 시급한 문제라 지적하였다. 실제로도 여성가족부에서 발간한 「미혼모의 양육 및 자립기반 실태조사」에서도 의료지원서비스(15.4%)보다 돌보미서비스/보육서비스(56.6%)가 미혼모에게 더 필요한 서비스인 것으로 나타났다. 


문선재 기자/중앙<mgstoner@naver.com>

양은건 수습기자/가천<dmsrjs7835@naver.com>

당신만 알아야 할 금단의 치트키

의대생들의 잇아이템 어플


최근 스마트폰 사용이 급증하면서 다양한 분야에서 유용한 어플리케이션(이하 어플)이 제작되고 있다. 휴대폰을 단순 전화와 알람만을 이용하는 많은 의대생들을 위해 스마트폰을 유용하게 이용할 수 있는 어플들을 소개하고자 한다. 스마트폰을 똑똑하게 사용해서 더 훌륭한 의대생으로 거듭나보자.



의학용어 어플 “Abbstore” [아이폰 전용]



책으로 공부를 하다가 마주치는 약자들은 구글링하거나 위키피디아에 검색을 할 수 있다. 하지만 실습을 돌다가 교수님이 질문하신 약어를 빛의 속도로 검색했는데 의학용어가 아닌 다른 용어들이 줄줄이 나와서 당황하는 경우가 많다. 이 어플은 애플앱스토어에만 있는 어플이므로 안드로이드유저의 경우 같은 기능을 가진 의학사전 어플인 MedDic을 이용하면 된다.




3D 해부 어플 “Essential Anatomy” [안드로이드용/아이폰용]



 해부학을 할 때 이용하면 매우 유용한 어플이다. 근육과 뼈, 혈관, 신경등의 주행을 회전하면서 3D로 볼 수 있고 각 구조를 클릭하면 기능과 주행경로를 확인할 수 있다. 아틀라스 교과서로 이해하기 어려운 각 구조의 위치관계를 한 눈에 파악할 수 있다. 심장이나 뇌의 anatomy를 자세히 볼 수 있는 어플도 있으니 확인해보자.



케이스 발표용 어플 “Medscape”[안드로이드용/아이폰용]


 매우 유명한 어플 중 하나로 의약품과 질병에 대한 정보나 프로토콜에 대한 자료가 풍부하다. 의약품의 효과, 용량, 부작용, 약물간 상호작용이나 상품명까지 보기 좋게 정리되어 있다. 꾸준한 업데이트와 방대한 정보량이 큰 강점이므로 꼭 이용해 보자.



학장님들이 모여 만든 CPX, OSCE 어플 “이러닝 컨소시엄” [안드로이드용/아이폰용]



이러닝 컨소시엄 어플은 한국의과대학 교육협의회의 각 학교에서 만든 CPX와 OSCE 동영상 100여건과 증례 50여건이 수록되어 있다. 한 주제에 대해 여러 학교에서 올린 경우가 있는데, 이러한 경우 학교 별로 여러 방면으로 연습해 볼 수 있다. 이 어플을 보완할 수 있는 “OSCE note”라는 어플이 있는데, 이 어플은 시간을 재고 체크리스트 등에 따라 시뮬레이션 해볼 수 있다.    




EKG의 A to Z “ECG Types” [안드로이드용/아이폰용]



EKG는 가장 기본적인 검사 중 하나이고 EKG 판독을 잘 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배워도 배워도 어렵다. 이 어플은 임상에서 흔히 접하며 반드시 알아두어야 할 중요한 소견이나 질환들을 간추려 쉽게 이해할 수 있도록 정리되어 있는 어플이다. 심전도를 이해하기 어렵다면 꼭 다운받자.



심음 청진 소리를 들려주는 “SoundBuilder” [아이폰 전용]



시진, 청진, 타진, 촉진 등 신체진찰 중 기본이 되는 청진은 청진시 소리 녹음이 쉽지 않기 때문에 학습하기 매우 어려웠다. 즉, 청진기를 사용하는 심음 청진은 정상 소리가 무엇인지 잘 들어보지 못했을 뿐 아니라 잡음도 알기가 어렵다. 청진기를 만드는 회사인 리트만에서 제작한 이 어플은 소리와 함께 애니매이션을 이용하여 그 소리가 나는 원리까지 설명해 준다. 미래의 국가고시에 청진기를 가져다 대면 소리가 나는 마네킹을 도입한다는 이야기가 있는데, 분명 수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매주 NEJM에서 내는 문제를 맞춰보자 “NEJM Image Challenge”



뉴잉글랜드 저널오브 매디슨지(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는 SCI저널로 세계 최고의 인용 점수를 가지고 있다. “NEJM Image Challenge”는 매주 병변 사진을 주고 가장 가능성이 높은 진단이나 치료법에 대해 5지 선다로 맞추게 한다. 같은 저널에서 만든 “NEJM This Week”라는 어플은 그 주에 새롭게 게제된 논문을 간략하게 소개해 준다.



타세놀이 무슨 약일까? “의약품정보검색”



약리학을 공부하다보면 이 약들이 무슨 계열의 약인지 알기 힘들다. 또한 실습을 돌게 되면 수많은 약들이 상품명으로 나오기 때문에 일일이 다 검색 하기도 힘들다. “의약품정보검색” 어플은 약학정보원에서 만든 어플로 약의 성분명, 계열, 색상, 용법, 용량, 금기증까지 모든 것을 알 수 있다.   


김정은 기자/을지

<kim_je@hanmail.net>

프랑스 정신과에서의 한달

105호/의대의대생 2015. 6. 18. 17:30 Posted by mednews

프랑스 정신과에서의 한달





지금으로부터 1년여 전 SCOPE 프로그램을 통한 외국에서의 실습을 위한 서류를 준비하고 있었다. 개인적인 프랑스 문화와 프랑스어에 대한 관심때문에 프랑스로 가는 것은 확실히 정한 후였고, 한달간 지낼 도시와 어떤 과로 갈 것인지를 고르는 중이었다. 당시에는 한국에서 실습을 시작하기 전이었기 때문에 어떤 과에서 무슨일을 하고 무엇을 볼지는 전혀 모르고 있었다.

도시는 3지망까지 정할 수 있었는데 1지망은, 예상대로, 모두의 머리속에서 낭만을 담당하고 있는 파리. 그 다음으로 가능한 도시들을 살펴보는데 한달 내내 비구름과 안개와 함께하고 싶지는 않았기에 파리보다 북쪽으로 올라가지는 않도록 하고, 구글에 ‘너무 시골까지는 아닌’ 도시 위주로 이름을 입력하기 시작했다. 그러다가 내 시선을 사로잡은 사진 한 장. 

프랑스 남동부에 위치한 Grenoble이라는 도시이다. 산악지역이라 헬기를 띄워서 환자를 싣어오는 외상외과가 활성화되어 있다는 것을 확인하고 외상외과를 지원했다. 그 다음으로 내 관심을 끈 것은 정신과였다.  그 이유는 간단하다. ‘Deja vu, Van Gogh’ 라 줄일 수 있겠다. 프랑스어로 된 몇몇 정신과 용어들과 함께 프랑스 남부에서 고흐가 말년을 보낸 정신병원과 그를 돕던 의사 Dr.Gachet의 초상화. 프랑스에 있는 정신과에 대한 인상은 이것이었다.





▲ Dr.Gachet의 초상화


올해 초 ‘너는 정신과에서 실습을 돌게 될것이다’라고 메일을 받기 전까지는 내가 정신과를 지원했다는 사실조차 잊고 있었다. 연락을 받고 보니 막막해졌다. 한국 정규 실습에서 정신과는 티끌만큼도 흥미로운 점이 없었는데다가 정신과에서 주로 하는 일이 ‘면담’이라는 점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예과 때 열심히 배웠다지만 본과에서의 3년이라는 시간은 모든 것을 잊게 하기에 충분하지 않은가. 언어의 높은 벽을 가소로운 수준의 정신과 지식과 고흐라는 낭만으로 넘을 수 없다는 결론은 빠르게 나왔지만 이미 돌이킬 수 없었다. 필자는 3월 2일자로 기분장애 환자들이 입원해 있는 2층짜리 작은 정신과 병동 1층으로 출근하게 되었다.  

3월 한달간 프랑스 정신과를 체험하고 돌아왔는데 본인이 정신과에 전반에 대한 지식과 경험은 미천한지라 병원 전체의 분위기만 전달해보고자 한다.

첫날 병동에 들어서면서부터 나를 놀라게 한 것은 옷차림이다. 학생들뿐 아니라 의사들도 청바지에 라운드넥 반팔티셔츠, 운동화 차림으로 출근한다. 여성들의 경우 하이힐 신는 것도 자유롭다. 전공의 및 학생들이 쓰는, 의국에 비견될 수 있는 방에 가면 깨끗하고 세탁하고 다린 가운이 방 구석에 쌓여있어서 모두가 하얗고 빳빳한 가운을 입고 다닌다. 

그곳의 실습학생들은 PK가 아닌externe 이라는 이름표를 달고 다닌다. 프랑스에서 전공의에 해당하는 interne 에 대응하는 개념으로 이해할 수 있는 듯하다. Externe 들은 정신과적인 면담은 참관하는 정도로 배우고 대개는 담당환자의 심전도 찍고 판독하기, 혈액검사나 요검사 등에서 이상이 보일 경우 적절한 문진과 신체진찰해서 원인 알아보기, 추가적 검사가 필요하다고 생각하면 검사 의뢰하는 일 같은 것을 한다. 예를 들어 설명하면 심전도와 청진에서 판막질환이 의심된다면 심초음파 검사실에 전화를 해서 상황을 설명하고 검사 일정을 잡는다. 또는 소변검사에서 백혈구가 나오면 환자에게 요로감염의 과거력이나 소변볼 때 불편한 점은 없는지 묻고 관련한 신체진찰을 해보는 식이다. 이것은 학생이 ‘책임지고 해야 하는 일’이기때문에 한국에서의 실습학생과는 다른 차원의 책임감을 가지고 환자를 대하는 것으로 보였다. 물론 이 과정에서 전공의와 수시로 환자의 상태를 상의하기 때문에 환자가 위험에 빠지는 일(?)같은 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된다.

프랑스 의대에서는 병원에서의 실습을 본과1학년때부터 시작해서 수업과 병행하면서 진행한다. 학생마다 나름의 스케줄로 실습과 수업을 듣는다. 때문에 출석이 엄격하지 않은 것이 이득이다. 어제 보이던 학생이 안보이면 ‘수업 갔나?’ 정도로 생각하고 넘어가기 때문. 정신과 같은 곳은 한번도 돌지 않고 졸업하는 학생의 수도 적지 않기에 정신과를 돌고 있는 외국 학생이라고 자신을 소개하면 ‘정신과에 관심있는’ ‘특이한 학생’의 인상을 본의아니게 심어줄 수 있었다.

회진도 약간 다른 방식으로 진행된다. 우리나라에서처럼 매일 아침저녁으로 도는 형태가 아니고 일주일에 한번 도는데 대신 재원환자 20명가량을 보는데 3-4시간정도 걸린다. 스텝, 전공의, 실습학생, 간호사 1-2명이 참가한다. 방식은 복도에서 담당 실습학생 또는 전공의가 환자에 대해 간략히 소개하고 다함께 병실에 들어가서  스텝 선생님이 환자와 면담하는 것을 지켜본다. 흰색 가운을 입은 사람 십수명이 방안에 북적이면 환자들이 부담스러워할만도 한데 면담이 잘 이루어지는 점이 신기했다.

물론 유럽이기에 한국 병원에서 볼 수 있는 군대 뺨 후려칠만한 위계질서는 존재하지 않는다는 말은 해봐야 입만 아플 듯하다. 선후배간에도, 교수와 학생간에도 없다. 그런 위계질서 없이도 응급환자 잘만 살린다는 것을 잘 확인하고 왔다. 

▲ 고흐가 지내던 정신병원 복도


그렇다면 프랑스 의대생들은 어떤 사람들일까? 내가 관찰한 바로는 앞서 소개한 회진이 2시간 넘게 진행되면 슬슬 집중력을 잃어가고 3시간을 넘어가면 ‘도대체 언제 끝나냐’하는 표정으로 삐딱하게 서있는다. 실습하는 과를 고를 때 우선순위는 ‘퇴근이 빠르고 금요일 저녁이나 주말 근무가 없는 과’이다. 날씨가 좋은 주에는 적당히 둘러대고 하루이틀 나들이를 다녀오기도 한다. 완벽한 환자파악을 요구하고 지식적인 질문을 많이 하는 교수와는 마주치지 않기 위해 애쓴다. 나중에 어떤 전공을 택할 것인지가 초미의 관심사이다. 의학의 방대한 양에 깔려서 늘 다시 공부해야 하는 자신에 대해 한탄한다. 정리하자면 ‘여기랑 똑같다.’


문지현 기자/중앙

<jeehyunmjh@gmail.com>




p-value만 보면 눈에 피터지는 당신을 위해 

기초적인 의학통계 학습 가이드


OR, RR, p-value, chi-square, t-test만 보면 속이 울렁거린다. 학년이 올라갈수록 많은 통계 자료들을 접하지만 아직도 표본 수 계산은 어렵고 t-test는 헷갈리기만 한 존재다. 선배들은 가끔 지나가며 통계는 지금 알아두면 중요하다고 이야기하지만, 어디서부터 시작해야 할지 막막하다. 

예과 때 배운 것 같긴 한데, 또는 의전 준비하면서 배웠던 것 같긴 한데 아직도 감이 잘 오지 않는다면 이번 기회에 기본적인 통계를 배워 보는 건 어떨까. 기본적인 통계 지식만 있어도 논문을 읽는 데 도움이 되고, 가끔 해야 하는 성가신 조별 과제에서도 당신의 능력이 빛을 발할 것이다. 이 글에서는 방대한 통계학적 지식을 설명하는 대신, 당장 눈앞에 닥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방법 위주로 다룰 것이다.


엑셀, 평균만 구하라고 있는 프로그램이 아니다


통계를 돌리려고 하면 거창한 프로그램부터 생각하기 쉽다. SPSS니 SAS니 R이니 하는 이름도 생소한 프로그램들은 생각만 해도 두렵다. 물론 이런 프로그램들을 잘 사용할 수 있으면 더할 나위 없이 좋겠지만, 빠듯한 시간에 통계 수치 몇 개 내자고 이 프로그램을 배우기에는 너무 기회 비용이 큰 것 같다.

사실 조별 과제나 간단한 수준의 통계는 엑셀로도 충분히 가능하다. 엑셀에서는 t-test를 비롯한 몇 가지 기본적인 통계 툴을 제공하고 있다. 조별 과제에서 통계가 필요하다고 할 때 엑셀에 있는 기본 통계 툴을 가지고도 필요한 값을 구할 수 있다. 

엑셀에서 통계 툴을 사용하려면 다음의 과정대로 하면 된다. 메뉴에서 [파일] → [옵션] → [추가 기능] → [이동]을 누르면 추가 기능을 삽입할 수 있게 되는데, 거기서 [분석 도구]를 클릭하면 엑셀에서 제공하는 통계 툴을 사용할 수 있다. 그러면 화면의 [데이터] 탭의 맨 끝에 [데이터 분석]이라는 기능이 추가된다. 이 기능을 사용하면 간단한 통계 처리가 가능하다. 데이터 분석에서 제공하는 통계들은 <분산 분석(ANOVA)>, <상관 분석>, <히스토그램>, <회귀 분석>, <t-검정> 등으로 간단한 설문 조사 데이터 처리나 실험 데이터 분석을 할 때 유용하게 사용할 수 있다. 





조금 더 능숙한 통계를 사용하려면 SPSS나 SAS 또는 R을 배워 보자


통계 공부를 좀 더 할 의향이 있다면 엑셀만으로는 부족할 것이다. 이 경우 엑셀이 아닌 통계 프로그램을 하나 공부하는 것이 좋은데, 많이 사용하는 프로그램으로는 SPSS와 R, SAS가 있다. SPSS와 SAS는 유료 프로그램이고, R은 무료 프로그램이다. 

SPSS는 처음 배울 때 가장 쉽게 접근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자주 쓰는 통계들을 화면을 보면서 클릭해 가는 방식으로 처리할 수 있기 때문에 가벼운 통계를 돌릴 때에는 SPSS를 많이 쓰고 있으며, 실제로 많은 대학교에서 SPSS를 이용하여 통계학 실습을 하기도 한다. 많은 대학교에서 SPSS 라이센스를 구입해 두고 있기 때문에 학교 전산실에서 실습을 하면서 배울 수 있을 것이다.

SAS 역시 유료 프로그램으로 상당히 많은 종류의 통계 패키지를 제공하는 것이 특징이다. 우리나라에서 통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경우에는 대개 SAS를 많이 사용한다고 한다. 그러나 SAS는 상당히 무거운 프로그램으로, 설치 용량이 수 기가바이트에 달하며 통계를 전문적으로 하는 사람이 아니면 활용하기 힘든 기능들이 많기 때문에 통계를 깊이 공부할 경우에 추천하는 프로그램이다. 또한 SAS는 상당히 고가의 소프트웨어로 대학교에서 라이센스를 확보해두지 않은 경우도 많아서 접근성이 좋지는 않다.

R은 오픈소스로 구성된 무료 프로그램이라는 것이 위의 두 프로그램과 구별되는 점이다. 오픈소스라는 특징 덕에 점점 더 많은 사람들이 사용하고 있고 유용한 도구들이 많이 공개되어 있어서 필요한 기능을 쉽게 확장할 수 있다는 장점도 있다. 한 때 SAS가 주도권을 잡았던 통계 소프트웨어 시장에 R이 침투하면서 서로 경쟁하는 구도가 되고 있다. R은 코딩을 하는 식으로 통계를 작업하여 프로그래밍을 했던 사람이라면 비교적 익숙한 것이 특징이고, 논문에 사용할 그래픽 작업을 할 때 유용한 툴들이 많이 공유되고 있어 통계를 깊이 공부하고자 하는 사람이라면 R을 공부하는 것을 추천한다.



 


     


통계 책은 실용적인 것으로


하지만 이런 프로그램들을 사용하려면 기본적인 통계 지식들이 필요하다. 의학 통계는 다른 학과에서 사용하는 통계와 성격이 많이 다른 편이므로, 기본적인 통계학을 공부하기보다는 의학 통계를 중점적으로 다룬 책을 통해서 학습하는 것이 유리하다. 의학에서 통계의 중요성이 점점 커짐에 따라서 의사들이 저술한 의학 통계 서적이 많으므로 그 중에서 고르는 것이 좋다. 

의학통계에 대한 지식이 거의 없다면 <닥터 배의 술술 보건의학통계> (배정민 저, 한나래, 2012)를 추천한다. 이 책은 통계 이론을 글로 풀어서 설명하기보다는 직관적으로 그림으로 풀어 설명하고 있어 바로바로 필요한 통계를 찾을 수 있다. 또한 많이 사용하는 SPSS를 예제로 하고 있고, SAS와 R 코드도 제공하고 있어 의학통계에 익숙지 않은 학생이라도 비교적 무난하게 학습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통계학 지식이 약간 있고 R로 통계를 공부하고자 한다면 <R을 이용한 누구나 하는 통계분석> (안재형 저, 한나래, 2011)도 괜찮은 도서가 될 수 있다. R은 코드를 입력하여 통계 처리를 하는 프로그램으로 쉬운 예제 코딩들을 직접 해 가면서 배우는 것이 효율적인데 이 책은 R을 처음 접하는 사람이라도 비교적 쉽게 따라갈 수 있도록 책이 구성되어 있다. 다만 통계학 기초에 대한 설명은 많이 생략되어 있으므로 어느 정도 기초적인 통계학 지식을 갖추고 접근하는 것이 좋다. 

페이스북을 한다면 <통계마당> 커뮤니티에 가입해 보는 것도 좋다. 이곳에는 통계에 관심이 많은 사람들이 많이 모여 있어 질문을 하거나 간단한 통계 강의도 접할 수 있다. 통계를 전공하는 사람도 많고 의학 전공자들도 많아서 커뮤니티에 가입을 해 두면 꽤 유용한 정보를 많이 접할 수도 있을 것이다. <통계마당> 웹 사이트 주소는 http://www.statground.org로 여기서도 유용한 자료를 많이 접할 수 있을 것이다.


허기영 기자/서울

<zealot648@e-mednews.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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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를 또 만든다고?

105호/의료사회 2015. 6. 18. 17:11 Posted by mednews

의대를 또 만든다고?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 ‘국립의대설치법’ 논란 


지난 달 ‘국립보건의료대학 및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의 설치·운영에 관한 법률안’이 여당 국회의원 48인의 동의를 얻어 정식 발의됐다. 해당 법안은 시행 시기를 2020년 1월 1일로 규정하고 있어, 최초 신입생은 2020년부터 선발될 것으로 예상된다. 각 시도별로 의료 취약지 규모와 공공의사 인력 등을 고려해 적정 인원을 선발한 뒤 학비를 무상 지원해 주는 대신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 동안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복무해야 한다는 의무조항을 두고 있다. 최근 몸살을 앓고 있는 서남대, 관동대에 이어 제2, 제 3의 부실의대를 양성하는 꼴이 될 것이라는 반대 측 의견과 공공의료인력 확충과 지역발전이라는 두 마리 토끼를 모두 잡는 묘안이 될 것이라는 찬성 측 의견이 팽팽히 맞서고 있다.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양측의 주요 주장을 정리했다.



● 찬성 


최근 의사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되고 의과대학의 여학생 비율이 늘어나면서 공공보건의료 인력이 급격히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단기 복무 군의관, 공중보건의로만 해결하려는 현행 공공보건 의료체계는 곧 한계에 부딪힐 것이다.


최근 한국보건사회연구원 연구 결과에 따르면, 공공의료기관에 필요한 인력은 약 1,100∼2,200명에 이르고 이를 충원하려면 연간 120∼150명의 공공의료인력 양성이 필요하다. 어떻게든 대책을 마련해야 한다. 


의사 인력이 수도권에 집중돼 농어촌 등 의료 취약지는 의사 인력난이 매우 심각하다. 산부인과와 소아청소년과가 없는 기초자치단체는 각각 57곳과 55곳에 이른다. 농어촌 시·군·구에는 산모가 아이를 출산하거나 아이들이 아프거나 다쳐도 갈 수 있는 병원이 없는 곳이 허다하다. 국립보건의료대학병원이 설립되면 의료 취약계층의 의료서비스가 향상될 수 있다. 


농어촌과 낙도 등 의료 취약지나 공공의료기관은 민간의료기관 중심 의료체계로 운영하기에는 한계가 있다. 공공의료 분야에서 장기간 근무할 인력을 양성해 공공 의료서비스의 전문성 향상과 서비스 질을 제고해야 한다. 


군 의료분야에서도 단기 복무 군의관을 중심으로 제공되는 의료서비스 질에 관한 문제가 지속적으로 제기되고 있다. 실제로 군 의료 분야에서 중장기 군의관 비중은 4.7%에 불과하다. 군 의료 분야에서도 장기간 근무할 보건의료인력을 전문적으로 양성할 수 있는 계기가 필요하다.  


 반대


새누리당 이정현 의원이 지난해 7월 전남 순천·곡성 재보궐 선거에서 공약으로 내건 ‘순천대 의과대학 유치 공약’ 실현을 위한 실적 쌓기용 법안에 동의할 수 없다. 현실적으로 순천대 의대 유치가 어렵다고 판단한 이 의원이 국립보건의료대학과 병원 설립을 입법화해 관련 기관을 순천에 유치하는 방향으로 선회한 것이다. 

 

현재 분위기는 의과대학이 폭발적으로 늘어났던 1990년대와 매우 흡사하다. 이 의원 뿐 아니라, 박지원 전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목포대에, 경상북도 지자체는 안동대에 의과대학을 설립해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의과대학 신설은 재정난 해소에 목마른 지방대학·지자체의 대중영합주의, 정부의 의사인력 수급에 대한 그릇된 정책 판단의 결과일 뿐이며, ‘국민의 건강’은 어디에도 고려되지 않았다. 


의료취약지 접근성 문제는 다른 근본적인 대책으로 풀어야지, 의대 신설로 해결하려는 접근방식은 의사인력 수급과 보건의료체계 혼란만 가중시킬게 뻔하다.


국민 세금으로 설립·운영되는 국립의대들과 국립대학병원들이 이미 여럿 있다. ‘국립대학병원설치법’과 ‘서울대학교병원설치법’, ‘국립중앙의료원의 설립 및 운영에 관한 법률’을 잘 활용하면 공공보건의료 인력 양성은 지금도 가능하다. 


의사들이 의료취약지의 의료기관 근무를 기피하는 원인을 해소하는 노력이 선행돼야 한다. 열악한 진료 여건, 자기 개발 기회의 상실, 열악한 주거·정착 여건 등이 주 이유인데, 이에 대한 근본적인 개선 없이 별도의 의사인력을 양성해서 의무복무 방식으로 의료취약지에 근무토록 하는 것은 의료취약지의 의료서비스 접근성 문제를 개선하는 것이 아니라 오히려 악화시킬 것이다.  


국회예산정책처가 해당 법안 추진에 필요한 비용을 추계가한 결과, 설립 및 운영, 학비 지원에만 총 3278억이나 든다. 제대로 효과를 보지도 못하고 예산만 낭비할 게 불 보듯 뻔하다.



홍유미 기자/전북

<hym@e-mednews.com>



“우리 삶의 희망을 지킵니다”

메디키퍼 서상훈 대표를 만나다



▲ 메디키퍼 행복팀의 모습

행복팀은 내가 먼저 행복해야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다.


“메디키퍼”. 대한민국 의대생이라면 한번 쯤은 들어본 익숙한 단체이다. 그러나 막상 실제로는, 심지어는 메디키퍼에 직접 속해 있는 경우에도 메디키퍼가 어떤 단체인지, 어떤 일을 하는 단체인지 잘 모르고 있는 경우가 대다수였다. 그래서 이번 기회에 메디키퍼 3기 서상훈 대표(한양대학교 의학과 본과 3학년)를 인터뷰하며 메디키퍼에 대해 좀 더 알아보고자 한다.

서상훈 대표는 약학과를 전공하고 약사로 활동하던 중 환자들에게 직접 다가가서 도움을 주고 싶다는 생각을 하고 지난 2012년에 한양대학교 의학과에 입학한 학생이다. 다소 늦은 나이에도 자신의 뜻을 밝혀 의대에 진학한 만큼 메디키퍼 대표로서 인터뷰하는 그의 모습에는 자신의 뜻을 이루려는 의지가 느껴졌다.


Q. 메디키퍼는 어떤 단체이며, 이름의 의미는 무엇인가요?

A. 메디키퍼는 대한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학생협회(이하 의대협)에서 자살예방을 희망하는 학생들이 조직한 NGO단체입니다. 또한 메디키퍼는 의대생들이 모여 만든 자살예방 단체로 다른 사람들의 행복을 위해 무엇을 해야 할 지 즐거운 고민을 하는 따뜻한 마음을 가지고 있습니다. 자살이라는 사회문제에 대응하고 이를 예방하기 위해 만들어진 단체입니다. 메디키퍼라는 이름은(Medikeeper) 메디컬Medical과 게이트키퍼Gatekeeper(자살 위험 대상자를 조기에 발견해 전문기관의 상담 및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연계하고, 지속적으로 관리 및 지원하는 사람)의 합성어로 게이트키퍼 역할을 하는 의대생을 지칭합니다.


Q. 메디키퍼는 누가 만드셨고, 어떠한 의도로 생기게 되었나요?

A. 메디키퍼는 2012년 11월, 경희대학교 의학전문대학원 최대규 님이 만드셨으며 대한민국의 자살 문제에 대응하고자 창립한 단체입니다. 통계적으로 봤을 때,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들은 1차적으로 병원을 찾는 경우가 많은데 의사가 그들의 이야기를 들어줌으로써 어떤 문제가 있는지를 알아채고 해결해준다면 자살하는 사람의 수를 줄일 수 있다고 합니다. 이에 예비 의사인 의대생들이 향후 의사가 되었을 때 자살 예방에 더욱 이바지할 수 있도록 학생 때부터 노력하고자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Q. 메디키퍼의 활동에는 어떤 것이 있나요?

A. 메디키퍼는 여러 팀과 국으로 나뉘어져 있는데요. 간략하게 팀과 그 팀의 활동에 대해 설명해 보자면 교육팀은 대개 중고등학생들과 대학생들을 대상으로 직접 방문하여 게이트키퍼 교육을 하고요, 스마일 캠페인 팀은 웃음으로써 우울증을 해소하자는 취지로 시작되었으며 우울증 검진 및 위험 대상자 선별 등을 합니다. 또 행복팀은 내가 먼저 행복해야 자살을 막을 수 있다는 취지로 시작되었는데요, 학업 경쟁이 심하고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의대생들도 자살 고위험군에 속하기 때문에, 먼저 메디키퍼 회원들끼리 고민 상담을 하고, 각자에게 도움 되는 학습법과 그 외의 스트레스 해소법 등을 공유합니다. SENIOR국은 우리 사회의 주 자살계층인 노인들 중 독거노인들의 자살 예방을 위해 설립된 것으로 노인들을 위한 말벗 봉사와 의료 봉사 등을 하며 미디어국은 메디키퍼 홍보 영상과 게이트키퍼교육 자료 영상을 제작합니다. 국제국은 말 그대로 세계 의대생들에게 대한민국의 자살 문제를 알리고 이에 대해 활동하는 메디키퍼를 알림과 동시에 해외에 메디키퍼를 설립하는 역할을 맡고 있고요. SNS국은 페이스북 등을 통해 메디키퍼 활동 홍보하고 행복 관련 글. 이미지 . 또는 동영상 업로드하는 일을 맡고 있습니다. 또한 오프라인 스터디를 통해 삶. 죽음. 자살. 행복 관련 책을 읽고 느낀 점 공유하고 메디키퍼 활동에 적용하기도 하고 있습니다.


Q. 메디키퍼에 들어가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A. 요즈음 자살이 정말 심각한 사회문제라고 생각하고 있었는데 과연 자살예방을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알고 싶었고, 쓸모 있는 사람이 되고 싶어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또 의대 진학 전에도 일반 대학 졸업생으로 게이트키퍼 활동을 했었고, 의대에 입학한 후 더 다양한 활동을 해 보고자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다른 메디키퍼들의 경우에는 자살을 예방하고 싶거나, 자신 주변에 자살로 돌아가신 분이 있거나, 자신이 자살을 생각해본 적이 있어서 동참한 경우가 많았습니다.

▲ 메디키퍼 스마일 캠페인 팀

스마일 캠페인 팀의 목표는 웃음으로써 우울증을 치료하자는 것이다.

Q. 메디키퍼의 장을 맡으신 이유는 무엇인가요? 어떤 계기 등이 있었나요?

A : 메디키퍼 2기 활동 때, 서울지부장(2015년 가톨릭대 의과대학 졸업. 김종태 님)의 추천으로 맡게 되었습니다. 제 스스로도 자살예방이 정말 좋은 활동이라고 생각했고 이러한 활동을 1년간 하고서 끝내기에는 스스로 부족하다고 생각하여 지속하기로 결심했습니다.


Q. 이번 기수가 메디키퍼 3기라고 들었습니다. 3기가 다른 기수와의 다른 특별한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일단 1기와 2기에 대해서도 간략히 설명하자면, 1기는 처음 만들어졌기 때문에 우리나라 자살률의 실태를 고발하고 자살이 예방 가능한 것을 알리는 데 초점을 뒀습니다. 2기의 경우 단체의 규모가 커지면서 내실을 다지는 단계였습니다. 이번 3기는 ‘10대, 20대와 노인층의 자살 예방’ 이라는 비전과 더불어 자살이 삶의 의미나 희망이 감소하는 데서 시작되는 거라 판단하고 삶의 희망을 고취할 수 있는 활동을 하려 노력하고 있습니다.


Q. 메디키퍼를 하면서 가장 뿌듯했거나 기억에 남았던 때는 언제인가요?

A. 2014년 하계 방학 때 모대학병원에서 정신건강의학과 학생실습을 나갔습니다. 당시 우울증 환자의 이야기를 들어준 경험을 통해 환자와의 대화가 치료에 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알게 되었습니다. 우울증 환자가 눈물을 흘리며 제게 의사 선생님이나 교수님께도 하지 못했던 이야기를 해 준 적이 있습니다. 그 후에 마음에 있던 응어리가 내려갔다고 했습니다. 이런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지만 주변에 들어줄 사람도 없다는 말씀을 하시는데, 제 마음이 많이 아팠습니다. 우울증이 자살로 이어지기도 하는데, 사실 마음을 털어놓으면 스트레스도 풀리고 우울증이 치료된다고 합니다. 의사가 된 후에도 지속적으로 환자의 이야기를 많이 들어주고 싶습니다.


Q. 메디키퍼로 일하면서 느꼈던 고충은 무엇인가요?

A. 전국 9개 지역(광주, 대구, 대전, 부산, 서울, 성남, 원주, 전북, 천안)의 총 270여 명의 회원들을 관리하는 데 있어서 어려움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직접 만나서 의사소통 하기 어렵고 학교마다 시험 기간이 달라 모임을 갖기도 쉽지 않습니다. 하지만 그러한 한계점을 극복하고자 온라인 회의를 장려하고 주말 활동을 권하고 있습니다.



▲ 메디키퍼 교육팀


Q. 올해 메디키퍼를 이끌면서 이루고 싶은 점이 있다면 무엇인가요?

A. ‘자살예방’을 위해 힘쓰는 의대생 단체가 있다는 것, 또 ‘자살예방’은 본인과 주변 사람들의 노력으로 충분히 가능하다는 것을 많은 사람들에게 알리고 싶습니다. ‘자살’ 의 원인은 참 다양합니다. 하지만 그 원인들을 잘 알아야 예방이 가능합니다. 가령 본인이 불행하다고 생각해서 자살을 결심하기도 하는데, 우리가 이들의 자살을 막기 위해선 불행한 이유를 알아내어 다시 행복하다고 느낄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진정한 해결책이라고 생각합니다. 단 한 사람에게라도 이런 노력을 끊임없이 쏟아 부어 대한민국의 자살 문제 해결에 이바지할 수 있는 단체가 되도록 힘쓰겠습니다.


Q. 메디키퍼에 관심이 있는 의대생 혹은 막 메디키퍼에 가입한 학생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이 있다면?

A. 메디키퍼의 설립 자체가 우리나라의 아픈 현실을 반영해 줍니다. 자살 고위험군은 사람마다 조금씩 다를 수 있지만 흔하게 보여주는 특징이 있습니다. 자살 위험자들의 징후를 파악하고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에게 관심을 전해주면 우리 사회의 누구나 게이트키퍼가 될 수 있다고 믿습니다. 누구나 자살에 대해 한 번쯤은 생각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힘든 일이 있으면 그 상황에서 밝은 미래가 있을 거라는 생각이 줄어들기 때문에 객관적으로 상황을 보기가 어렵다는 것은 알지만 조금만 더 마음의 평정을 찾고 다른 누군가와 함께 긍정적인 방법을 모색해 봤으면 좋겠습니다.


함지현 수습기자/순천향

<hamji224@naver.com>

메르스에 대처하는 의과대학 천태만상


일부 대학 실습 취소... 대부분 대학은 일정 그대로 진행


5월 20일, 중동 호흡기 증후군(Middle East Respiratory Syndrome, 이하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첫 한국인 환자가 나타난 이후로 한국 전역은 ‘메르스 비상 사태’에 돌입했다. 메르스 사태가 예상보다 심각해지면서 전국 각 의과대학에서도 이와 관련한 대책을 마련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각 의과대학에서는 메르스의 주요 감염 경로가 ‘병원 내 감염’인 만큼 병원 내 실습생들의 실습 일정을 조정하거나 메르스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등 만약의 사태에 대비하고 있다.


▲ 서울 A 대학병원

메르스 환자가 경유했다고 알려진 서울 시내 A대학병원은 계획되었던 학생들의 실습을 전면 중단하고 남은 시간을 수업으로 대체하였다. 직접 병실 근처에 가지 않게 함으로써 학생들을 바이러스로부터 보호하고 메르스 전파를 최대한 막겠다는 조치이다. 


▲ 서울 B 대학병원

A 대학병원과 달리 환자가 경유했음에도 불구하고 학생들의 실습이 계속 진행되고 있다. 대신 학교에서는 실습 전 학생들에게 병원 내에서 마스크를 꼭 착용하라는 방침을 비롯하여 메르스 의심 증상 발생 시 병원에 꼭 알리라는 주의사항을 전달한 것으로 알려졌다. 

▲ 서울 C 대학병원

메르스 의심 환자가 발생하여 일시적으로 응급실을 폐쇄했지만 환자가 메르스 음성 판정이 나옴에 따라 실습을 정상적으로 운영하기로 밝혔다. 


▲ 강원도 A 대학병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하지 않았음에도 실습을 중단한 채 다른 교육 프로그램만 진행하고 있다. 한편, 경기도의 한 대학병원에서는 실습 종료 후 메르스 환자가 발생했기 때문에 모든 실습이 아무런 문제없이 진행되었다.


▲ 대전 A 대학병원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대전 A 대학병원에서는 실습 일정이 전면 중단되었다. 해당 병원의 병원장은 긴급 기자회견을 열고 ‘비상조치’에 들어간다고 밝혔다. 그에 따라 해당 병원에서 이루어지던 학생들의 실습은 모두 중단되었으며 실습을 대신할 수업 등의 다른 대체 수단은 마련되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메르스로 몇몇 학교의 실습 일정이 변경되었지만 이와 관련이 없는 대학병원이 대부분인 만큼, 대다수의 병원에서는 실습이 정상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메르스 청정지역’에 있거나 메르스 발생 지역이더라도 병원 내에서 환자가 발생하지 않은 곳에서는 계속해서 실습이 진행되고 있다.


非 실습생에게도 메르스 관련 

예방 교육 실시


직접 환자를 대면하지 않는 학생들에게도 메르스 관련 교육을 실시하는 의과대학이 많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의대생인 만큼 해당 질병에 대해 자세한 정보를 전달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강원도의 한 대학에서는 실습을 하지 않는 학생들에게 메르스 바이러스가 무엇인지, 현재 우리나라는 어떤 상황인지 등에 대한 간단한 세미나를 진행했다. 또한 참고자료를 나눠주며 메르스 의심 시 대처 방안도 상세하게 전달했다. 같은 지역 내 다른 대학에서는 건물 내 각 층에 손 소독제를 비치하고 메르스 예방법에 관한 인쇄물을 교내 곳곳에 부착하였으며, 대학 차원에서 학생들에게 주말 동안 집에 다녀오는 일을 자제해달라고 요청하였다.

이 외에도 직접적인 타격을 받지 않은 경상도와 전라도 지역의 대다수의 대학에서는 메르스와 관련한 특별한 조치를 취하지 않았고, 서울의 대학병원들은 예과생을 제외한 본과생에게만 관련 교육을 실시하였다.


윤명기 기자/한림

<zzangnyun@gmail.com>

3球3色, 의대의 여름은 뜨겁다

- 지난 해 운동 동아리 우승팀들을 만나다


다가오는 여름 방학에는 운동 동아리들의 전국 대회가 펼쳐진다. 뜨거운 볕을 받으며 달리고, 공을 차고, 부딪치는 것은 의대생들에게 어떤 의미일까. 작년 여름대회에서 우승팀을 거머쥔 농구·축구·야구동아리의 주장들을 만나보았다. 그들이 말하는 스포츠는 무엇인지, 최강자가 되기 위한 훈련 비법은 어떤 것인지 들어보자. 



서울대 농구반 Tough guys 주장 허근영 (서울의대 본과 2학년)


Q. 서울의대 농구반이 저번 여름 대회 우승을 차지했다고 들었는데, 축하드립니다. 우승 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세요?

A. 감사합니다, 우승 비결이라니 쑥스럽네요. 저번 대회에서는 전반적으로 다 좋았지만, 우승까지 갈 수 있었던 것은 벤치 멤버들의 활약이 좋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주전 선수들의 부상이 있거나 체력 안배를 위해서는 후보 선수들의 역할도 중요합니다. 후보 선수들이 각자의 역할을 잘 알고 플레이를 해주어서 좋은 결과가 나온 것 같습니다.


Q. 작년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이나 경기는 무엇인가요?

A. 4강에 올라간 것도 약 10년 만이었는데, 그래서인지 4강 연세대전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연세대가 원래 잘하는 팀이기도 해서 굉장히 치열한 경기가 벌어졌습니다. 연장전까지 가면서 경기 도중 물리적 컨택이 많아지고 다친 선수들도 많이 나왔습니다. 어렵게 이긴 경기여서 아직까지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평소 훈련은 어떤 식으로 하시나요?

A. 학기 중에는 매주 금요일마다 방과 후에 학교 체육관에서 훈련이 있습니다. 사실 ‘훈련’이라는 것 보다 같이 농구 한 경기를 한다는 분위기입니다. 5월 마지막 주 부터는 이번 여름 대회를 위한 훈련을 하고 있습니다. 방학 중에는 4박 5일 간 합숙 훈련도 있습니다.


Q. 농구는 팀워크가 중요한 종목인데요, 동아리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저희는 농구 ‘동아리’나 농구‘부’가 아닌, 농구‘반’이라는 명칭을 사용합니다. 전체 인원도 30명 정도로, 한 반의 일원처럼 서로 돕고 친하게 지내는 가족 같은 분위기입니다. 운동, 특히 농구는 몸으로 서로 많이 부딪히기도 하고 경기 결과에 따라 희비가 많이 갈립니다. 이렇게 감정을 공유하는 일이 많아지다 보니 다른 동아리에 비해 무척 끈끈합니다. 


Q. 경기와 훈련 시 중요하다고 가장 중점을 두고 하는 것은 무엇이신가요?

A. 개인적으로는 농구에서 공격보다는 수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훈련 시에도 수비 연습에 훨씬 중점을 두고 하고 있습니다.


Q. 좋은 인터뷰 감사드립니다. 마지막으로 주장님께 농구란 무엇인가요?

A. 음.. 의대 생활의 낙?(웃음) 가장 저를 집중시키는 것이라고 생각됩니다. 농구를 하는 동안에는 다른 것을 모두 잊고 하거든요.





원광대 축구부 푸티 주장 이기호 (원광의대 본과 2학년)


Q. 우승비결이 무엇이라고 생각하십니까?

A. 끈끈한 조직력이라고 생각합니다. 저희 팀은 모든 선수들이 이긴다는 오직 한 가지 목표를 가지고 열심히 뛰었습니다. 사실 저희 팀은 굉장히 투박하고, 선이 굵은 축구를 합니다. 이런 스타일이 단조로울 수 있지만 조직력이 있다면 어느 팀과 맞붙는다 해도 쉽게 실점하지 않습니다. 바로 이런 조직력이 예선, 본선 모두 합쳐 단 1골밖에 내주지 않고 우승을 하게 된 비결이라고 할 수 있죠.


Q. 어떤 방식으로 훈련하시는지 알려주세요. 

A. 평소 학기 중에는 1주일에 한번정도 모여 같이 운동을 하고, 대회 1달 전 부터 하루 2번 훈련을 시작하는 것으로 대회준비를 합니다. 오전에는 패스, 슈팅, 체력훈련 등 기본기를 중심으로 연습하고, 오후에는 대학 내 다른 동아리와 연습경기를 가지면서 경기감각을 끌어올립니다. 


Q. 동아리 분위기에 대해 말씀해주세요.   

A. 동아리 분위기는 굉장히 유쾌해요. 조용할 날이 없을 정도로 늘 재밌는 일이 생기고 운동으로 매어진 끈끈함이 있습니다. 동아리 사람의 일이라면 자기 일처럼 발 벗고 나서 도와주는 가족같은 분위기입니다. 


Q. 작년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장면은 무엇입니까?

A. 4강전 가톨릭대와의 경기가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저희 동아리는 항상 본선 4강에서 고배를 마셨습니다. 4강전에서 선취골을 내주었을 때, 모두가 또 4강 징크스 앞에서 무너지나, 라고 생각했었습니다. 골을 넣은 상대팀 공격수를 마크하던 친구가 눈시울이 붉어지면서 자신의 실수로 경기를 망칠 것 같다고 말하더라고요. 당시 주장 선배가 그 친구를 붙잡고 “야, 울지마. 형들이 골 넣어줄게. 형들 믿지.” 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우리 팀은 그 뒤 5분후에 동점골을 넣었고, 종료를 5분 남기고서 역전골까지 성공시키며 결승에 진출했고 결국 우승했습니다. 지금도 그 장면을 생각하면 가슴이 뜨거워집니다. 




충북대 야구부 MEDIAMOND 주장 김태진 (충북의대 본과 2학년)


Q. 충북의대가 저번 여름 대회에서 전남대 치대에 이어서 준우승을 차지했다고 들었는데요, 축하드립니다. 좋은 성적의 비결이 따로 있을까요?

A. 감사드립니다. 작년 대회는 정말 놀라운 순간들이었습니다. 사실 저번 대회 전 까지 저희 팀의 최고 성적은 8강이었습니다. 이번에는 본과 3,4학년 선배들의 노하우 있는 플레이가 팀의 중심을 잘 잡아주었습니다. 또, 야구에서는 투수가 정말 중요한데 보통 의대 팀들의 튼튼한 투수가 1~2명인데 비해, 저희 팀에서는 3~4명의 투수들이 편하게 던졌습니다. 빼놓을 수 없는 원동력은 전국 의대 팀 중에서 가장 예쁘다고 자부하는 매니저 메디플라워(메디아몬드+플라워)의 응원 덕분입니다. 더운 날씨와 불편한 운동장에서 항상 응원해주는 것 고맙습니다.


Q. 그럼 저번 대회에서 가장 기억에 남는 경기는 언제였나요?

A. 2차전이었던 강원대와의 경기입니다. 1차전에서 전남대 치대와의 경기에서 제가 미리 등판해 볼 기회를 얻었습니다. 그런데 그 때 상대팀에게 볼넷을 연속으로 많이 주었습니다. 2차전 시작 때 그 때의 부담이 조금 있었는데, 미리 던져본 것이 좋게 작용했는지 4이닝 동안 안타를 하나도 맞지 않고 좋은 경기를 했습니다. 그래서인지 강원대전이 기억에 많이 남습니다.


Q. 평소 훈련은 어떤 식으로 하시고, 훈련 때 동아리 분위기는 어떤가요?

A. 저희는 정말 운이 좋게도 의대 건물 바로 앞에 학교 운동장이 있습니다. 그래서 일주일에 2 번 부담없이 모여 연습을 하고 있습니다. 그리고 2주에 한 번 정도는 충북대의 다른 과 야구팀들과 친선 경기를 가지고 있습니다. 훈련 시에는 실전에 가까운 식으로, 자체 연습 경기와 프리 배팅을 많이 해보는 식을 지향하고 있습니다. 특히 작년 대회에서 이후에는 부원들과 더 잘해보고자 하는 욕심이 생겨서 한 달에 한 번 정도 외부 코치님께 레슨도 받고 있습니다.


Q. 경기 시에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하시는 점은 무엇이신가요?

A. 작년 여름 대회 때 이런 일이 있었습니다. 어떤 선수가 복장을 제대로 갖춰 입지 않고 경기에 나왔는데, 경기를 하시던 심판 분께서 그 선수에게 따끔하게 “야구는 간지가 생명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저는 그 말이 정말 인상 깊어서 이후로 항상 머릿속에 기억한 채로 야구를 하고 있습니다. 공 하나를 받아서 송구할 때도 대충하지 않고, 스스로에게 뿌듯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하고 싶습니다.


김윤희 수습기자/가천 <yoonh93@naver.com>

이치원 수습기자/중앙 <1inamillion_@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