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기 박멸, 현실화 될 것인가
윙~윙~ 어느새 여름이 다가오고 귓가에 들리는 모기 소리가 성가시게 한다. 성가신 것은 단지 소리뿐만이 아니다. 모기는 인간을 해치는 동물 중 1위로, 사자나 뱀 같은 맹수보다 훨씬 더 많은 사람들을 죽음에 이르게 했다. 매년 전세계 인구 70만 명이상의 인구가 모기로 인한 질병으로 사망하고 모기에 의한 질병은 연간 2억 건이 넘는다. 인간은 오랫동안 질병 전파를 막기 위해 공중 위생을 관리하고, 백신들을 개발해 왔지만, 병을 퍼뜨리는 조그만한 모기가 있는 한 질병을 정복하지 못했다. 치료제가 마땅치 않은 아프리카의 일부 지역에서는 더 심각하다. 굳이 멀리가지 않더라도, 최근 모기를 통해 퍼지는 지카바이러스로 인해 전세계인의 축제인 올림픽마저 진행 가능성에 대해 논란이 되고 있다. 1cm도 채 되지 않은 모기로부터의 피해가 큼에 따라 WHO와 각국 정부에서는 ‘모기 박멸’을 주장하고 있다.
성체가 되기 전 죽는 유전자 조작 모기 개발
세계보건기구(WHO)에서는 이미 전통적인 모기 퇴치 방법인 살충제로는 지카바이러스의 확산을 막기 어렵다고 밝히고 있다. 이전에도 WHO는 뎅기열의 확산을 막기 위해 살충제를 대량 살포하며 모기 박멸을 시도 했으나, 이는 실패로 돌아갔다. 따라서 좀 더 확실한 방법으로 모기를 박멸하는 방법을 모색하고 있다. 그 중의 하나가 ‘유전자 조작 모기’를 생산하는 것이다.
유전자 조작 모기(GM 모기)는 모기가 생존하는 데 필요한 유전자의 발현을 억제하는 단백질을 가진 모기이다. 수컷 GM 모기를 야생으로 방출하면 야생의 암컷들과 교미하면서 이 유전자로 새끼들은 성체가 되기 전에 사멸하게 되고, 이를 반복하면서 결국 모기가 박멸되어가는 방식이다. 이 GM 모기는 이집트 숲모기의 박멸 가능성을 두고 만들어졌는데, 이 모기는 뎅기열과 지카바이러스를 전파한다. 2010년에 영국령 케이먼 제도에서 실험을 실시한 결과 3개월만에 야생 모기 개체수가 80%나 줄어들었다고 한다. 따라서 전문가들은 GM모기가 지카바이러스 확산을 막는데 효과적인 수단이 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빌게이츠’ 등 유명인사들도 모기 박멸 지원
세계 유명 인사 또한, ‘모기 박멸’을 주장하고 있다. 마이크로 소프트의 창업자인 빌 게이츠도 모기가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동물이라 여기며 모기 박멸을 위해 활동하고 있다. 그는 말라리아에 대한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해서 회의장에서 모기를 날리는 해프닝을 벌이기도 했다. 그는 그가 운영하는 ‘빌 앤드 멀린다 게이츠 재단’을 통해서 모기 퇴치 활동을 해왔다. 그가 이를 위해 올해 재단에 기부한 금액만 해도 2억달러에 달한다.
모기 박멸로 인한 생태계 문제 역시 有
하지만, 유전자 조작 모기로 인한 생태계 교란 문제로 인해 환경 단체의 반대도 크다. 미국에서 뎅기열이 가장 많이 발생하는 지역인 플로리다에 댕기열을 막기 위해 GM모기의 방출을 고려하였으나, 환경단체의 반발로 보류되고 있다. 실제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는 물고기, 개구리, 박지와 같은 동물의 먹이가 되어 먹이사슬의 중요 역할을 하고 있다. 미국 곤충학자인 필 로우니보스 박사는 모기 박멸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경고하였다. 그는 모기는 꽃가루 수분역할을 하여 모기가 사라지면 많은 종의 식물 역시 멸종될 수 있을 거라 보았다.
물론 생태계에 영향을 주지 않으면서 인간 입장에서의 모기 문제를 해결하는 방법도 연구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옥시텍에서는 사람 냄새를 싫어하는 GM 모기를 개발했다. 이 돌연변이 모기는 이산화탄소가 없어지면 사람의 냄새에 반응하는 데 실패한다. 단일 유전자를 붕괴하면서 모기가 사람을 찾는 일을 근본적으로 혼동하게 만들어 사람보다 다른 동물을 더 선호하게 만든다.
천연두 바이러스가 세계에서 사라졌을 때, 이는 분명 인류에게 축복과도 같았을 것이다. 모기는 더 많은 종류의 질병을 옮기는 매체이니, 모기 박멸은 표면적으로는 인류에게 행복을 가져다 줄지도 모른다. 하지만 모기 또한 하나의 종이며, 바이러스와 달리 다른 생물체와 직접적인 연관을 가지고 있기에, 인간에게 해롭다고 해서 이를 박멸할 수 있는가에 대해서는 생각해볼 필요가 있다. 모기를 박멸하는 기술 개발과 더불어 모기 박멸이 생태계에 줄 영향과 윤리적 문제에 대해서는 더 많은 연구과 토론이 필요할 것으로 보인다.
임채린 기자/가천
<cl_maker@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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