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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iodigital사의 수술시뮬레이션

97호/의료사회 2015. 5. 15. 15:35 Posted by mednews

Biodigital사의 수술시뮬레이션

- 아바타와 겨울왕국의 3D 열풍이 의료계에도 의료계 속 3D

 

여러 3D영화들의 흥행 성공이 거듭되면서, 3D는 일반인들에게도 친숙한 용어가 되었다. 의료계에서도 3D영상기술이 유용하게 쓰이며, 관심 분야로 급부상하고 있다. 3D영상 기술은 진단부터 수술계획, 수술시뮬레이션, 치료, 교육까지 의료의 전 분야에서 활용되고 있다.
서울성모병원과 포스텍 공동연구 결과 3D프린터를 이용한 인공 코 이식에 성공하였으며, 한양대 의대, 대구경북과학기술원 공동연구 결과 이소봇(ESOBOT)을 개발해 3D데이터로 귓속을 보며 염증을 수술할 수 있는 로봇을 만들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3D영상 기반 검색시스템을 통해 환자들의 데이터베이스를 파악할 수 있다. 예를 들어 골절 패턴을 입력하면, 끊어진 패턴을 찾아 환자들의 치료 양상을 확인할 수 있다.

 

우리나라 3D 의료산업의 현황은

 

이처럼 3D 의료산업은 급속도로 성장하고 있다. 세계 의료산업은 2016년 3487억불에 이를 것으로 추정되며, 이중 3D 의료영상분야 시장은 1%인 35억불에 달할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3D 의료산업은 미국, 독일, 네덜란드, 일본이 앞서 나가고 있으며, 우리나라는 IT강국이라는 명성과 달리 3D 의료산업에서는 주춤하고 있는 실정이다.
우리나라에서는 삼성메디슨이 초음파 진단기 UGEO WS80A를 개발한 것이 가장 두드러진 성과이다. 이는 태아의 몸 속 기관까지 보여주는 세계 최초의 5D 초음파 기기이다. 현재 우리나라에서는 삼성, KT, SK, LG 등에서 3D 의료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으며, 대기업의 적극적인 개발 의지가 보일 경우 더 많은 인재들이 모일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타국가의 경우 중소기업 기반의 신속한 결정과 유연한 대처로 인해 3D 의료산업이 빠르게 성장하였지만, 우리나라의 경우 중소벤처기업의 활약이 미미한 상태이다.
우리나라 지식경제부 산하 기술연구원에서는 2011년 3D휴먼팩터(의장 이상훈 연세대교수)를 신설해 3D입체영상 시청시 휴먼팩터(사람의 반응), 눈의 안정성의 국제표준화를 선도하고자 한다. 또 2012년 3D메디컬 워킹그룹(의장 문영래 조선대교수)을 신설함으로써 3D융합응용기술의 국제표준화 선점을 위해 힘쓰고 있다.

 

3D 의료진 교육용 애니메이션

 

3D 메디컬 워킹그룹 의장 문영래 교수는 의료진 교육용 애니메이션을 미국 cannuflow의료기기 회사에 700만원에 판매했다. cannuflow는 ‘수술 도중 생기는 과다 노출로 인해 혈관이 막히는 문제’를 개선하기 위해 새로운 의료 기구를 개발했으나 의사들조차 이 의료기구의 사용법을 이해하지 못해 수익을 올리지 못하다가, 문 교수가 만든 3D 의료영상을 통해 의료진들이 의료기구의 사용법을 이해하게 되자 매출증대 효과가 나타났다. 이러한 3D 의료영상을 제작하기 위해서는 의사와 3D 전문가가 필요하다.
1990년도에 워드프로세서를 사용할 정도로 1세대 얼리어답터였던 문 교수는 컬럼비아 대학 유학 당시 본인의 강점이 ‘영상 분야’라는 것을 알고, 3D 영상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3D 의료영상을 통해 동료의사들과 의료 기술을 공유할 수 있고 환자가 이해하기 쉽게 설명할 수 있을 뿐 아니라, 의료기기 개발 시에도 3차원적 모델링을 통해 효율적으로 결과물을 만들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문 교수는 대전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사체의 CT 영상을 받아 놓았다. 이는 본인이 기증한 데이터라 그 활용에 제약이 없어 더 광범위하고 다양한 연구가 가능하다. 이처럼 3D 의료영상 분야는 환자에게 위해를 가하지 않고도 결과를 얻을 수 있으며, ‘순수 노력’만으로도 결실을 얻을 수 있기 때문에 그 성취감이 더 클 수 있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3D는 게임일 뿐

 

문 교수는 “3D 의료는 현재는 물론 앞으로도 블루오션이 될 것입니다. 3D 의료 개발에 전 세계가 박차를 가하고 있는 시점에, 가장 주의해야할 것은 3D의료 영상 내 ‘올바른 의학적 지식’입니다. 의학적 지식이 없는 3D의료는 게임과 다를 바 없고, 우리 의료인들이 그 책임을 다해내도록 힘써야 합니다. 또, 우리나라가 의료 기술이 눈부시게 발전해 선진국 반열에 올라섰다고 하지만 실제 수술을 잘할 뿐 의료기기 등은 수입해서 사용하는 반쪽 선진국에 머물고 있습니다. 단순히 Power user에 머무를 것이 아니라 Power creator, Power inventor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해야 합니다.”라고 말했다.

 

김현민 수습기자/조선
<uriver7@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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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류인플루엔자 파헤치기

97호/의료사회 2015. 5. 15. 15:33 Posted by mednews

조류인플루엔자 파헤치기

 

지난 1월 16일, 전북 고창의 종오리농장에서 최초로 조류인플루엔자 의심신고가 접수되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신고가 접수되어 2월 10일 기준으로 22건의 의심신고가 있었고, 그 중 조류인플루엔자 양성은 17건, 음성은 5건이었다. 우리나라에서는 과거 2003년, 2006년, 2008년, 2010년에 총 4차례에 걸쳐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H5N1)가 발생한 적이 있다. 이렇게 간헐적으로 발생하는 조류인플루엔자가 무엇인지 알아보고, 자주 거론되는 의문들을 해소해 보자.


Q. 조류인플루엔자는 어떤 질병인가요?
A. 조류인플루엔자(Avian Influ-enza)는 독감의 한 종류로 닭, 오리, 칠면조 등 여러 종류의 조류에 감염되는 바이러스성 전염병이다. 원인체인 A형 인플루엔자 바이러스는 혈청형이 다양한 것이 특징이며, 혈청형은 바이러스 표면에 존재하는 HA(hemagg-lutinin)와 NA(neuroaminidase) 두 가지의 단백질에 따라 분류되며, 현재까지 HA는 16종류, NA는 9종류가 발견되어 총 144가지로 분류된다. 조류인플루엔자는 병원성에 따라 고병원성과 저병원성으로 구분되며, 이 중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는 전염성과 폐사율이 높아 가축전염병예방법에 의거, 제 1종 가축전염병으로 분류하고 있다. H5N1형은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에 포함되며, 2013년에는 중국에서 H7N9형 조류인플루엔자가 인체에 감염되었다는 보고를 최초로 받았다. 최근 고창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는 H5N8형이다.
 
Q. 조류인플루엔자가 인체에 감염되나요?
A. 감염된다. 다만 조류에서 발생한 조류인플루엔자가 인체에 감염되려면, 장기간 순환감염을 일으키며 인체감염이 가능한 형태로 변이가 일어나야 하며, 사람이 고농도의 변이된 바이러스에 노출되어야 한다. 세계보건기구(WHO)가 베트남 등지의 동남아시아 지역 조류인플루엔자 감염환자를 조사해 발표한 바에 따르면, 대부분의 환자들은 감염된 조류의 도축작업에 직접 관여하는 등 감염된 조류에 빈번히 노출되었다. 

 

Q. 그럼 우리나라에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환자는 없나요?
A. 외국의 경우, 2003년 12월부터 2013년 12월까지 총 648명이 감염되었고, 384명이 사망한 것으로 발표되었다. 아직까지 국내에서 조류인플루엔자에 감염된 사례는 없다.

 

Q. 닭고기, 오리고기, 계란 등을 안심하고 먹어도 되나요?
A.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위험이 높은 지역에서 사육되는 닭이나 오리는 살처분, 매몰 또는 폐기되며 종란이나 식용란도 이동이 엄격하게 통제된다.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에 오염된 경우에도, 70℃로 30분, 75℃로 5분간 열처리를 하면 바이러스가 사멸된다. 고기나 계란을 취급하는 사람의 의복에서 조리가 끝난 음식으로 바이러스가 이동하는 등의 가능성이 0이라고 단정할 수는 없으나, 세계보건기구나 국제식량농업기구 등에서 닭고기나 오리고기, 계란 섭취로 인한 전염위험성은 없는 것으로 결론지었다.

 

Q. 조류인플루엔자는 어떻게 전파되나요?
A. 국가 간에는 주로 감염된 철새의 배설물에 의해 전파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며, 오염된 물질의 수입으로도 이루어진다. 사육 농장 내 혹은 농장 간에는 주로 오염된 물이나 차량, 의복 등에 의해 전파된다. 공기로는 전파되지 않는다.

 

Q.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을 막을 수 있는 근본적인 대책은 없나요?
A. 조류인플루엔자는 바이러스가 원인인 질병이기 때문에 백신을 이용한 예방을 생각할 수 있으나, 혈청형이 다양하고 변이가 쉽게 일어나기 때문에 예방에는 한계가 있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현재 조류인플루엔자 특별홈페이지(www.mafra.go.kr/ai/html/index.html)를 운영하고 있다. 조류인플루엔자에 대한 설명을 비롯해 보도/해명자료, Q & A 등을 보유하고 있으니, 보다 자세한 의문을 해결하려면 방문해보자. 농림축산식품부(044-201-2377)나 농림축산검역본부(031-467-4373)에서는 전화 문의를 받기도 한다.

 

김준혁 기자/중앙
<silmarllion@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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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내기들의 신학기 유형탐구

97호/의대의대생 2015. 5. 15. 15:30 Posted by mednews

새내기들의 신학기 유형탐구

 

 

3월 초 모든 학교들은 새내기를 맞느라 시끌벅적하다. 학교들마다 각 각의 방법으로 오리엔테이션(OT)와 새내기배움터 등으로 신입생을 맞게 된다. 새내기 신입생들은 낯선 환경 가운데 낯선 사람들과 같이 지내야 한다는 부담감과 걱정에 처음에는 대체로 소극적이고 경직된 모습을 보인다. 하지만 금세 부담감을 떨쳐내고 신입생 각각의 다양한 본연의 모습을 보이며, 학교 혹은 동기들에 대해 아무것도 모르는 그 시절에만 보일 수 있는 새내기 신입생들의 패기도 찾아 볼 수 있다.

 

Type : 사진 속의 너 현실 속의 나?


‘와 이분은 사진이랑 똑같...’ - 웹툰 작가 조석의 ‘마음의 소리’ 중


 새내기들은 대학에 합격한 후 홈페이지에 들어가 들뜬 마음으로 자신의 자기소개를 작성하는데, 이 때 자기소개에는 연락처 혹은 가끔 자신의 사진을 올리게 된다. 사건의 발단은 여기서 시작되는데, 이 때 자신이 올린 ‘훈훈한’ 사진과 연락처인 카카오톡에서의 ‘훈훈한’ 프로필 사진은 첫인상에 많은 영향을 주게 된다. OT나 새터에서 직접 만나기 전 까지 새내기들 서로가 다들 ‘훈남’, ‘훈녀’로 각인된 채 기대에 부풀어있게 된다. 하지만 새내기들만이 오직 설렘에 빠진 대상이 아니다. 선배들 또한 새로 입학하는 새내기 후배들에 대해 또한 아주 큰 관심을 갖고 있다. 특히 처음으로 후배를 맞게 되는 2학년 선배들의 마음은 마치 첫사랑을 만나듯 설렘에 가득 찼을 것이다. 하지만 선배들과 동기들이 처음 만나는 순간 많은 사람들이‘흔남',‘흔녀’로 변하는 신기한 현상이 일어나기도 한다. 이와 비슷한 사례로 본인은 남성인데 카카오톡의 프로필 사진을 자신이 아닌 자신의 누나나 여동생과 같이 찍은 사진으로 설정했는데, 이름이 여성스럽다는 이유로 여자로 착각하여 수많은 동기들의 마음을 설레게 했다는 후문도 매년 심심치 않게 들린다.

 

Type : ‘홍(紅)익인간’ 형

 

우리가 알고 있는 홍익인간이 아닌 ‘홍(紅)익인간’이다. 이들은 술을 조금이라도 마시게 되면 급격하게 얼굴이 붉어지는 모습을 보이게 되는데, 크게 두 가지 유형으로 구분될 수 있다. 대부분의 이 유형의 새내기들은 얼굴의 홍조가 말하듯 대부분 실제로 술과는 거리가 멀지만, 일부 이 유형의 새내기들은 선배들의 생각과 달리 술과 상당히 친한 모습을 보이기도 하여, 선배들의 머릿속을 혼란 가득하게 만들기도 한다.

 

Type : ‘코알라’ 코스프레 형

 

‘오늘은 개보다는 코알라(꽐라) 코스프레’ - 쌈디(Simon Dominic)의 ‘짠해(Cheerz)’의 가사 중

 

힘든 새터 때와 대면식 등에서의 선배들과의 만남을 거치고 난 후, 선배와의 술자리가 편하지만은 않은 새내기들이 생기게 된다. 물론 선배들과의 술자리가 싫은 것만은 아니다. 하지만 유독힘든 선배들과의 술자리이에서는, 신입생들은 ‘잔 꾀’를 부리게 된다. 그것은 바로 만취한 상태가 된 척 하는 것이다. 술에 의해 만취된 상태가 되면, ‘선배들이 더 이상 술을 권하지 않을까?‘ 라는 생각에서 나온 생각이다. '오늘은 개보다는 코알라(꽐라) 코스프레’라는 가사가 있을 정도. 하지만 선배들도 한번쯤 경험해보거나 시도해본 적이 있기에 이런 유형의 새내기들을 보면 웃음이 나오기 마련이다. 결국 이 유형의 새내기들은 엄청난 연기력의 소유자가 아닌 이상은 결국 다시 술자리로 돌아가게 된다. 한편, 선배들의 착각에 의해 실제로 만취한 후배가 ’잔 꾀‘를 부리는 것으로 착각하는 웃지 못 할 상황이 펼쳐지기도 한다.

 

Type : ‘선배 = 밥’

 

‘여러분 저 선배가 여러분의 밥을 책임지기 위해 방학동안 알바(아르바이트)를 열심히 했답니다!’  - 신입생들을 위한 새터에서 OO대학교 한 새내기 배움터 중 신입생들의 환호성을 자아내게 한 말

 

 

 

흔히 새내기 후배들이 선배들의 연락처를 얻어내면 선배들은 한국인들이 하는 흔한 거짓말 중에 하나인 ‘언젠가 밥 한번 먹자’ 라는 말을 하게 된다. 선배들 입장에서는 한 끼 식사를 사주는 것이 새내기 후배들과 친해질 수 있는 좋은 기회이다. 하지만 선배 한명 입장에서는 새내기 후배들과 친해지기 위해 한명, 한명 모두 사주기도 애매한 입장이다. 대부분의 새내기 후배들도 막상 신학기에서는 선배들에게 다가가기에는 어려움을 겪는다. 하지만 일부 ‘선배=밥’이라는 생각을 지닌 새내기 후배들은 선배들의 연락처를 받은 후, 매 끼니마다 선배에게 밥을 사달라고 철면피를 깔고 연락을 한다. 물론 선배들도 아끼는 새내기 후배들이기에 쉽게 거절하지를 못하는 경우가 다반사다. 하지만 선배들의 지갑은 점점 얇아지며, 그들의 속은 타들어가기만 한다. 선배들이 후배들에게 밥을 사주는 것에 대한 경제적부담은 후배들이 생각하는 것보다 크다. 실제로 위의 학생의 얘기 처럼 일부 선배들은 후배들에게 밥을 사줘야 한다는 강박감과 부담감에 방학동안 아르바이트를 하여 돈을 모으는 경우도 있을 정도이니 말이다. 새내기 후배들은 선배들의 주머니 속사정을 이해하고  단순히 선배이기에 사줘야한다는 생각보다, 일용한 양식을 사주는 선배들에게 감사한 마음을 갖고 고마운 마음을 적극적으로 표현하면 선배들에게 예쁨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이 외 자신이 자기 학번 내에서 ‘과 탑’ 하겠다는 호언장담을 하는 유형, 말과 존재감 없이 공부만 하는 그림자 유형 등 여러 다양한 유형이 있다. 이러한 신입생들의 다양한 모습들은 선배 자신들의 신입생 시절 모습들을 떠올리며 후배들의 모습에 선배들은 새내기를 더욱 아낄 수밖에 없을 것이다.

 

김승현 기자/관동
<pppa50@hanmail.net>

학생들의 진정한 대표가 되고 싶다

- 의대협 함현석 회장 인터뷰

 

이제는 언론에도 자주 보도될 정도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의 인지도는 몇 년 사이에 크게 올랐다. 올해 함현석(인제대학교 10학번, 본과 2학년 마치고 휴학) 씨가 의대협의 수장으로 선출되어 일 년 간 의대협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의대생신문에서는 함현석 씨와 만나 의대협의 일 년 계획을 들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자리에는 정세용(전 연세대 학생회장) 전 의대협 의결심의위원장과 이성우(전 고려대 학생회장) 전 의결심의위원도 함께했다.
 
- 새로 회장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번에 회장을 맡게 된 계기가 있는지?
“작년에 의대협 정책국장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학생회장 출신이 아니라 집행부 출신이죠. 의대협 활동을 하면서 의대협의 대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110명이나 되는 의대협 집행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그런 노력이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싶었죠. 크게 그런 의미에서 개선을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 휴학하고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집에서 반발이 꽤나 컸을 것 같다.
“처음엔 반발이 좀 있었죠. 그래도 ‘기회가 왔을 때, 같이 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인 이 때가 아니면 못하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절실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올해 의대협의 새로운 행사 계획이 있나?
“메디컬리그(축구 리그)를 도와줄 계획이 있고 전국 밴드동아리들을 위해 락페스티벌도 생각중입니다. 시기를 잘 잡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게 기획중입니다. 상금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고. 최대한 버스도 대절해보고 해서 젊은의사포럼과 같이 진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또 계획중인 정책은 없나?
“국시 응시료 인하 공약인데, 그것보다도 국시 응시 환경 개선이에요. 예를 들어 실기 시험 불합격의 경우 명확한 해명도 없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국시원 홈페이지에는 불합격 이유에 대해 설명해준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정작 전화를 하니 ‘당신이 왜 알려고 하나?’라는 태도를 비쳤다고도 하고. 학생들은 이런데 굉장히 불편해해요. 이러한 것을 포괄적으로 묶어 환경을 개선하고 싶어요.”
 
- 서남의대, 관동의대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둘 다 수련병원 문제고, 교육환경 문제인데, 무엇보다 학교의 개선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말 문제가 있는 학교라면 없어지는 것이 맞고, 대신 그 후속책은 잘 세워야겠죠. 하지만 문제가 되는 학교 내에서도 입장 차이가 커서 의대협에서는 일단 어느 집단만의 말을 대변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 인턴제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의견은 같습니다. 선보완 후시행, 즉 처음부터 준비를 제대로 해서 시행을 했어야 하는데, 도입 과정에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의원총회에서도 인턴제 폐지 담당 교수님이 관련 질문들에 명확한 해답을 주지도 못했구요. 처음부터 학생들이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인턴제 폐지 시행에 제동을 걸었던 의대협 입장에서는 계속 책임을 가지고 지켜볼 계획입니다.”

- 연세의대가 절대평가를 도입해 지난 해 이슈가 되었는데, 의대 교육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상대평가나 절대평가, 학점을 어떻게 주느냐에 대한 것보다는 낙제 위기에 놓인 학생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계절학기같은 제도가 좋은 방법일텐데, 현실은 재시험도 없는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학교가 체계적 관리를 통해 학생들을 데리고 가야 하는데 한 번 기준에 미달했다고 해서 마치 학생 개인의 잘못인 것처럼 몰아가는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 의료계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다. 오늘(2/18) 의정협상발표가 나왔다. 투쟁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러브콜이 꽤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의협 관계자를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주로 ‘응원’을 부탁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의사의 파업을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비판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러한 취지를 한 번 알아봐달라는 메시지였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의대협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일까?
“작년에 의대협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회비 문제였습니다. 회비라는 것이 생긴지 얼마 안됐지만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입니다. 일반 의대생 입장에서는 ‘회비를 냈는데 행사를 참여하지 않게 되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대협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모든 의대생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최근 의료계의 이슈들이 주요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이 시대를 ‘의료계의 격동기’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의료계는 들썩이고 있다. 의학 교육의 문제부터 굵직굵직한 의료계 현안까지, 의대생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 한해 의대생의 대표 단체인 의대협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중원 기자/울산
<jungwon8969@hanmail.net>

 ■ 국시 수석 그것이 알고 싶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NO! 족보와 요약집 위주로 공부했어요~

- 2014년도 의사 국가 고시 수석 원광의대 나가혜씨 인터뷰

 

국시 수석을 만난다는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광주 유스퀘어. 도도하고 차가울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선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자신의 족보집까지 직접 보여준 원광대학교 나가혜씨를 만났다.

 

Q. 어떠셨어요? 국시수석을 하면 국시원에서 전화로 알려준다면서요?
A. 그런데 저는 그 전에 이미 알고 있었거든요. 저희 학교에서 작년에 국시 수석이 나왔잖아요. 그리고 9월 12월 전국모의고사에서 그 때도 제가 1등이었어요. 그래서 학장님이 발표 하루 전에 국시원에 미리 전화를 해 보고 저는 일찍 알게 되었죠.

 

Q. 그 때 소감은 어떠셨어요?
A. 전화를 받은 게  가족 모임 직후였어요. 가족들도 기대를 많이 하신 만큼 좋아하셨죠. 교수님들도 가혜 컨디션 조절 잘해라, 부담을 많이 주셔가지고. 그래도 최종모의고사보다 한 15점 정도가 올랐었어요. 12월에는 360점이었는데, 375점을 맞았으니까. 나름 만족을 했었죠.

 

Q. 그러면 원래도 학교에서 1등을 하시던 거예요?
A. 네(멋쩍음) 제가 예과 때는 공부를 안 해서 15등(73명 중). 본과 1학년 때부터. 처음엔 3등을 했고, 본1 2학기 때는 2등, 본 2, 3, 4 때는 계속 1등을 했죠.


국시 수석의 내신 공부법

 

Q. 내신 공부를 할 때는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A. 중간 기말고사 한 달 전에는 무조건 공부를 시작했어요. 족보 위주로 준비하되 족보에 나오는 질환에 대해서는 원인, 진단, 치료, 합병증 까지 철저하게 다 공부했어요. 그리고 저는 굉장히 여러 번 보는 스타일이예요. 다른 사람들이 하루 이틀에 걸쳐서 한 과목을 본다면 저는 하루에 한 과목을 대충 보거든요. 그리고 그 후에 더 반복해서 여러번 보는 스타일이에요. 내신 공부할 때도 10과목이면 3번씩은 다 봤던 것 같아요.

 

Q. 또 다른 공부 비법이 있나요?
A. 선배들의 요약집도 굉장히 많이 활용을 했죠. 물려내려오는 요약집은 중요한 내용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 교과서도 많이 안 샀거든요(웃음) 피피티를 새로 프린트하지 않고 선배들이 정리해 둔 걸 봤죠. 내가 아무리 잘났어도 선배들이 해 온걸 무시할 수는 없거든요. 그 내공을.

 

Q. 내신 공부를 하다가 공부가 잘 안될 때는 어떻게 하셨나요?
A. 몇 시건 간에 일단 집에 갔어요. 그날 하루는 맛있는 거 먹고 TV 보고 누워서 놀고 하다가 그 다음날 더 열심히 하고. 공부가 안되는데 무조건 붙잡고 있으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거든요. 지치니까 다음날도 안 되고 그런 거 같아요.

 

국시 수석의 국시 대비법

 

Q. 그러면 내신 족보 정리집을 PK나 국시 준비에도 쓰신건가요?
A. 족보 가지고 만든 건 내신용으로만 쓰고, 국시 준비할 때는 따로 정리집을 만들었어요. 요즘 퍼시픽에는 ‘맥잡기’, 동화에서 '에센셜'이라고 매뉴얼 노트가 나오거든요. 저는 동화 것을 선택했어요. 여기에다가 더 내용을 추가하고,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고, 제가 자주 틀리거나 헷갈려하는 부분은 강조해서 또 따로 적어두고, 그런 식으로 만들었죠.  

 

Q. 그 외에도 뭔가 또 다른 비법이 있을 거 같은데
A. 정리집을 만든 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퍼시픽을 보다보면, 강조되어 있는 부분만 읽게 되고, 그러다 보면 속 본 데는 기억이 나고, 보지 않는 곳은 기억이 안나요. 근데 정리집을 만들면 안 봤던 내용을 추가하면서 어느 정도 알게 되는거죠. 그리고 국시 문제집을 단권화했어요. 동화하고 퍼시픽 문제집 두 개 다 봤거든요. 아무래도 동화에서 안 나온 내용인데 퍼시픽에는 나왔다던가, 같은 내용인데 답이 다른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면 뭐가 맞는지 해리슨을 찾아봤죠.

 

Q. 국시 대비 기간의 하루 일과를 얘기해주세요.
A. 9월에는 9시쯤에 일어나서 아침밥 먹고, 10시쯤에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는데 퍼시픽, 동화 보면서 정리하고,  3~4시쯤 점심 먹으러 가고, 밥 먹고 오는데 10시까지만 공부를 하니까 저녁 먹으러 가기가 애매해서 저녁은 그 안에서 간식을 먹고, 10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가서는 TV 드라마 봤어요. TV보는 걸 포기할 수가 없어서(웃음) 한 1시쯤 잤던 것 같아요. 10월에는 실기 준비를 했고 11월 12월에는 학교를 갔는데 9시쯤 일어나서 11시~ 12시까지 공부했어요. 근데 12시를 넘기지는 않았어요. 가끔씩 너무 하기 싫은 날은 비엔날레도 보러가고, 영화도 보고 그랬어요.

 

의사가 된 국시 수석의 모습은

 

Q. 자신에게 ‘국시 수석’타이틀의 의미는?
A. 처음에는 좋았는데 이제는 담담해요. 전 모교에 남아서 오히려 더 담담한 것 같아요. 인턴은 공부랑 별개잖아요. 그래서 저는 남들하고 똑같은 만큼을 해도 얘는 왜 국시 수석인데 이것만큼 못하지 이런 말을 들을까봐 오히려 더 걱정이 되요. 오히려 저한테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남들하고 똑같이 해도 쟤는 더 거만하다, 쟤는 공부만큼 못하네, 이런 말을 듣기 쉬우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Q. 앞으로 국시 수석의 인생은?
A. 그게 정말 고민인데 앞으로 5년 뒤면 수련을 받고 나가는데 개원을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페이닥터를 하고 싶긴 한데, 좀 고민이 되고 있어요. 특히 마이너과 같은 경우는 인원이 꽉꽉 채워져서 나오기 때문에 자리가 있을지 고민이예요.

 

Q. 좌우명이라던지 공부하는 동안 힘이 되었던 말은?
A. 늘 저희 부모님이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한다는 말씀은 자주 하셨어요. 그래서 너무 공부가 안 될 때 집에 가고 싶어도 그래도 최소한의 양은 하고 집에 갔죠. 피곤해도 1시간 정도는 공부를 하고 집에 가는거죠.

 

Q. 공부에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말
A. 의대에 들어왔으면 기본적인 실력은 다들 출중하다 생각을 해요. 모두가 ‘반드시 일등을 해야 겠다’할 필요는 없지만 유급하거나 국시에 떨어지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단 졸업하고 나면 성적보다 더 중요한게 많이 생겨요. 그러니까 너무 아등바등 안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같이 공부 하던 남자친구가 굉장히 도움을 많이 줬어요. 국시 정리집 만들어보라는 조언도 해주고. 제가 9월달에 1등을 하고 방심할 까봐 ‘2등한 애는 너 이기려고 더 열심히 하고 있을거야'라고 충고도 하고 그랬거든요. 지금은 헤어졌지만 그 친구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com>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허용, 계속되는 논란

- “재정 위기 겪는 중소 병원을 위한 방안” vs “금융자본의 희생양, 사무장 병원의 확대 등 불 보듯 뻔한 부작용”

 

지난해 정부는 의료법인의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는 내용을 포함한 투자활성화 대책을 발표했다. 이를 두고 보건의료단체 및 시민단체들은 의료 민영화를 위한 수순이라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지만 정부는 이를 두고 의료 민영화라 할 수 없다며 대립각을 세우고 있다. 이에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의료법인 자회사 설립 허용뿐만 아니라 원격의료, 건강보험제도 개선, 관치의료 등 산재해있는 의료계의 문제점들을 개혁하기 위해 지난 12월 15일 여의도에서 전국의사궐기대회를 열었다. 이에 더해 의협은 3월 총파업 투쟁을 예고했고, 사태의 진화에 나선 정부는 의협과 ‘의료발전협의회(이하 협의회)’를 구성하여 수차례에  걸쳐 회의를 진행했다. 2월 19일에는 협의회에서 원격의료 및 자회사 설립 허용과 관련한 의료법 개정안을 국무회의에서 먼저 의결한 후 국회에 심의요청 하기로 합의하기로 결론을 냈다. 협의결과가 발표되자 보건의료노조, 간호사협회, 한의사협회, 치과의사협회, 약사협회는 일제히 이에 대해 비판하는 내용의 성명서를 냈다. 의협은 협의회에서 결정한 사항은 의료민영화 저지를 위해 관련단체들이 뜻을 하나로 모아 형성한 공조를 일방적으로 파기한 처사라며 비난을 피하지 못하고 있다. 의료 현안을 해결하는 자리에서 리더역할을 자처했다가 도리어 의료 민영화에 동의한 역적으로 몰린 것이다. 의협 내에서도 비판의 목소리가 거세기는 마찬가지다. 노환규 의협 회장은 협의내용에 불복하여 의협 내에서 대(對)정부투쟁을 위해 설치한 ‘비상대책위원회’에서 사퇴하기에 이르렀다.

하나의 사안을 두고 찬성 측과 반대의 논리 싸움이 팽팽하다. 의료시스템을 흔들 수 있는 덩치가 큰 사안이라 여러 집단의 이해관계가 맞물려 복잡한 양상의 갈등이 여기저기서 터져 나오고 있다. 정부가 발표한 4차 투자활성화 대책의 주요내용은 다음과 같다. ▲ 의료기관의 부대사업 목적 자법인 허용 ▲ 시장의 진, 출입 및 영업규제 개선 ▲ 해외환자 유치 촉진 ▲ U-health 활성화

 

민영화냐, 아니냐 정부와 반대 진영 간 공방

 

정부는 자회사 설립을 허용하더라도 건강보험제도가 엄연히 존재하기 때문에 의료법인 자법인 설립 허용은 민영화와 관련이 없다고 주장한다. 이와 함께 건강보험제도 당연지정제가 우리나라 의료의 공공성을 지키는 기둥이라 보고 있는데 이 기둥이 건재하기 때문에 민영화와는 거리가 먼 정책이라는 것이다.
반면, 반대진영에서는 민영화란 그동안 국가가 책임지고 운영해왔던 것을 시장의 영역에 있는 자본을 끌어와 그들의 영리추구 활동을 제도적으로 보장하는 것으로 규정한다. 그동안 의료법인은 모두 비영리법인이었다. 여기서 영리법인과 비영리법인은 영리추구를 하냐 마냐의 문제로 나누는 것이 아니라 의료법인에서 발생한 수익을 병원의 외부로 돌릴 수 있도록 허용하는지의 여부에 달려있다.
자법인 설립을 허용하게 되면 의료법인의 수익을 외부자본에 배당하는 형태로 운영하는 것이 가능해지기 때문에 의료법인이 영리법인이 될 수 있는 합법적인 루트가 생기는 셈이다. 의료법인의 경제적 손실을 메우고 수익을 보장하기 위해 외부자본의 투자에 기대는 것이 그동안 있었던 민영화의 큰 틀에 부합한다. 반대 측에서는 정부의 주장과는 달리 건강보험제도, 당연지정제와 더불어 영리법인 불허를 통해 우리나라 의료제도의 공공성이 지켜진다고 보고 있다. 따라서 정부의 자법인 설립 허용은 의료영역의 공공성을 보장해주는 ‘영리법인 금지’라는 중요한 축을 무너뜨리는 조치라는 것이다.


악화된 병원의 재정상태 개선이 시급

 

정부가 4차 투자 활성화 대책을 발표한 이유는 현재 자법인 설립과 부대사업 범위가 제한되어 있어 병원 경영의 효율성과 수익성이 저하되어 있다고 판단해서다. 현재는 의료인이 의료사업 뿐만 아니라 장례식장, 주차장 등의 부대사업을 직접 경영해야 한다. 경영지식이 없는 의료인이 이러한 사업을 운영하는 것에는 어려움이 따를 수밖에 없다. 뿐만 아니라 의료법인과 학교법인 사이의 형평성 문제도 제기 되었다. 의료법인은 자법인을 설립할 수 없지만 학교법인인 서울대학교 병원의 경우는 ㈜헬스커넥트 와 같은 자법인을 통해 체계적인 건강관리 서비스를 제공하며 수익사업을 실행하고 있다. 이와 같이 의료법인과 학교법인간의 형평성을 위해서라도 자법인 설립 허용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최근 병원의 폐업률이 증가하는 등 병원의 수익구조 악화로 인한 의료법인의 경영난이 심각한 문제로 대두됨에 따라 의료서비스 질 저하 우려되므로 하루빨리 경영난을 개선할 대안이 필요한 상황이라는 것.

그러나 반대 측은 대다수 병원들의 재정상태가 좋지 않은 이유는 비정상적인 수가구조 및 의료전달체계의 붕괴 등이 근본 원인이라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수가인상이나 체계정비 등 문제를 발생시킨 원인을 해결하려는 노력 없이 미봉책으로 현재의 문제를 봉합하려고만 한다며 비판의 목소리를 높였다. 이미 진단명은 나와 있는데 엉뚱한 치료법으로 환자를 치료해봤자 그 환자가 좋아질리 없다는 것.

 

금융자본 개입으로 의료법인은 더욱 궁핍해질 것

 

또한 정부가 제시한 부대사업의 독립법인화 계획을 살펴보면, SOC 민자사업자의 전형적인 수익 빼돌리기 모형(그림1 참고)을 빼닮았다고 지적한다. 자법인이 의료법인에 주는 배당금을 축소하기 위해 투자자에게 일부러 고금리로 돈을 빌려 오히려 의료법인의 재정을 더 악화시키게 될 것이라는 얘기다. 서울시의 지하철 9호선 대주주였던 맥쿼리인프라투자융자는 필요하지 않은 부채를 고금리로 빌려쓰며 투자회사는 자본잠식이 되면서도 투자자에게는 이익을 보장해주는 기형적인 방식으로 사업을 운영해왔다. 이와 같이 고금리 부채로 인해 발생하는 손실을 요금인상을 통해 메우려하다가 서울시가 제기한 행정소송에서 패소하고 지하철 사업에서 철수한 바 있다. 정부가 제시한 ‘독립법인화 계획’에 투자자로 명시되어 있는 자산운용사, 벤처캐피탈 등 국적불명의 소위 투기자본은 단기수익을 추구하는 금융자본의 성격을 띠고 있기 때문에 충분히 이러한 시나리오가 가능하다는 것이다.
 
합법과 불법의 경계가 애매한 사무장 병원 양산

 

그 밖에도 의료법인 간의 인수합병이 가능하고, 의료기기 및 의료시설을 임대할 수 있도록 허용한다는 항목에 대해서는 ‘기업형 사무장 병원’의 확대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한다. 현재 잘 알려진 몇 개 네트워크 병원(예: 고운세상피부과, 365mc 비만클리닉)은 MSO(management service organization)와 연결되어 있다. 이들 회사는 병원 개업과 운영에 대해 경영지원서비스 등을 제공하는 역할을 하고 있는데, 자법인 설립이 가능해진다면 이들이 자법인으로 전환될 가능성이 높아진다. 그렇게 되면 의료기기 및 의료시설물 임대도 합법적인 부대사업이 되고 병원 시설과 인력을 이용해서 사업을 확장할 수 있게 된다. 현재는 의료인만이 의료기관을 설립할 수 있도록 하고 있다. 자본금을 가진 사람이 병원을 설립하여 의료인의 명의만 빌려서 운영하는 경우 소위 ‘사무장 병원’이라 하여 강력히 규제하고 있지만 음성적으로 존재하고 있는 것이 현실. 만일 MSO가 자법인 설립 허용에 탄력을 받아 본격적으로 의료사업을 벌인다면 불법적인 사무장 병원과의 경계가 허물어지게 될 것이라는 지적이다. 이들 회사는 수익을 내기 위해 과다하게 광고하고 과잉진료, 비급여 진료 항목을 늘려서 결국에는 의료의 질 저하로 이어지게 될 것이라고 예측할 수 있다.

 

<용어 돋보기>
의료민영화란 대체 무엇인가?

 

의료민영화란 용어의 사용을 놓고 혼선이 빚어지고 있다. ‘민영화란 국가에서 운영하던 영역을 민간에 위탁하는 것’을 뜻한다. 그러나 현재 국내 의료기관의 90% 이상은 민간에서 운영하고 있으므로 이미 의료‘공급’은 민영화가 되어있는 상황. 따라서 무엇이 민영화인지를 놓고 명확한 답을 내놓기 어려운 상황이어서 의료민영화와 관련된 여러 용어들을 정리해본다.

 

·의료영리화 : 의료법인은 영리법인이 될 수 없다는 규제를 풀어주는 것. 본문설명과 같이 의료영리화가 진행되면 의료법인의 수익이 병원의 외부로 빠져나갈 수 있는 통로가 마련된다.

 

·의료보험민영화 : 국민건강보험제도가 상당부분 민간의 영역에 맡겨지는 것. 현재 한국식 의료제도와 같이 의무적으로 의료보험에 가입해서 보장받는 시스템이 없어지고 잘 알려진 미국식 의료제도처럼, 각 국민이 민간보험에 가입하여 의료서비스를 받는 형태. 정부가 자법인 설립의 허용이 ‘의료 민영화’가 아니라고 한 이유는 바로 이와 같은 의료‘보험’의 민영화를 하겠다는 뜻은 아니기 때문이다.

 

 

최혜란 기자/조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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