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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주로 건강을 점친다?

97호/문화생활 2015. 5. 15. 15:44 Posted by mednews

사주로 건강을 점친다?

 

유전공학과 의학의 발달로 건강과 질병을 예측할 수 있는 시대가 온다면 얼마나 좋을까. 그러나 이미 예로부터 간단한 정보를 가지고도 건강을 예측할 수 있는 시스템이 존재해 왔다면 믿을 수 있겠는가? ‘사주명리학’이 바로 그것이다. 혹자는 그게 무슨 얼토당토 않는 소리냐 반문 할 것이다. 그러나 당나라 말부터 발전해 온 사주명리학이 1200년이 지난 지금까지도 많은 사람들의 러브콜을 받고 있는 것 또한 무시할 수 없는 사실이다. “50세에 위궤양에 걸릴 수 있으니 조심해라.” 시기와 질병까지 자세하게 예측하는 사주에서의 진단. 과연 어떤 과정과 근거로 진단까지 도출해 내는 것일까?


사주명리학이란 무엇인가

 

사주명리학은 사람이 태어난 연월일시를 천간(天干)과 지지(地支)로 나타내고, 이것의 음양오행 배합과 상호관계로 그 사람의 운명을 판단하는 동양철학의 한 분야이다. 하늘과 기둥을 뜻하는 천간은 갑(甲), 을(乙), 병(丙), 정(丁), 무(戊), 기(己), 경(庚), 신(辛), 임(壬), 계(癸)의 10자로 구성되어 있으며 땅과 가지를 상징하는 지지는 자(子), 축(丑), 인(寅), 묘(卯), 진(辰), 사(巳), 오(午), 미(未), 신(申), 유(酉), 술(戌), 해(亥) 12자로 표현된다. 즉, 개인이 태어나는 그 시점에 우주(하늘과 땅)이 갖는 기운, 오행이 개인의 기질로서 결정된다는 것이다. 사주(四柱)란 천간과 지지가 결합해 만들어진 육십갑자가 생년월일시 순서로 세로쓰기하여 적어 놓으면 4개의 기둥이 서 있는 형상과 같다 해서 붙여졌으며, 4개의 기둥에 각각 두 자씩 적혀 있다 하여 팔자(八字)라고 한다. 
이렇게 사주팔자는 생년월일시인 천간과 지지. 그리고 각각의 천간과 지지에 해당하는 오행(五行)을 바탕으로 해석된다. 오행은 ‘목(木), 화(火), 토(土), 금(金), 수(水)’로 만물을 생성하고 변화시키는 요소로 각 성분에 따라 관장하는 인체의 부위도 다 다르다. 오행은 생극제화(生剋制化)의 원리에 따라 상호작용을 하는데, 생(生)은 성질을 돕는 것을 말하며, 극(剋)은 해당 성질을 자극하고 억누른다는 의미다. 제(制)는 극과 비슷하지만 적절하게 극이 되어 통제하는 것이고 화(化)는 성질이 변화한다는 것이다. 이 같은 상호 작용에 가지고 있던 오행이 합쳐지거나 충돌하기도 하며 오행의 성질이 변화하고 이는 사주 해석의 바탕이 된다.


오행의 과다와 고립이 질병을 만든다

 

특히 사주명리학에서 질병은 오행 중 특정한 성분이 고립되거나 과다할 경우 해당 오행이 관장하는 인체 부위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오행의 고립과 과다 또한 오행의 생극제화를 기본으로 각각의 성질 변화를 해석된 후 분석한다. 오행의 ‘고립’이란 사주 원국에서 어떤 오행이 다른 오행들에 둘러 싸여 있을 때를 말한다. 예를 들어 ‘火’가 3개의 ‘水’에 둘러 싸여 있으면 서로 상극인 물에 의하여 불이 제 힘을 발휘하지 못해 ‘火’에 해당하는 소장, 심장 쪽의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것이다. 반대로 오행이 ‘과다’할 때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는데, 오행의 과다는 특정 성분이 4개 이상, 점수로 50점 이상일 때를 말한다. 같은 오행이라도 연령대에 따라서 개수에 대한 해석이 다르며 이는 연령에 높아질수록 신체 기능이 저하됨이 반영된 것이다.
오행의 점수는 ‘오행점수론’을 통해 자연의 성질과 내부의 상호 작용을 반영하여 매겨진다. 점수는 천간과 지지가 각기 다르게 매겨지는데, 천간은 지지와 달리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기 때문에 연간 10점, 월간 10점, 일간 10점, 시간 10점으로 모두 동일하게 점수가 배분된다. 반면 지지는 계절에 따라 다르고, 하루 동안에도 시간에 따라 태양과 달의 기운이 달라지기 때문에 점수 배분이 복잡하다. 변화가 가장 적은 연지는 10점, 사주팔자에서 가장 큰 의미를 차지하는 일지는 15점, 하루 동안 기온차가 뚜렷하게 나타나기 때문에 시지는 15점을 할당한다. 사주에서는 계절 변화에 따른 오행의 변화를 매우 중시하기 때문에 계절 변화를 가장 잘 보여주는 월지에는 30점으로 가장 큰 점수가 배분된다.
월지의 점수 책정은 훨씬 더 복잡하다. 월지의 종류에 따라, 해당 월지의 날씨 변화에 따라서도 점수는 달라지는데, 일례로 월지가 신금(申金)이고 8월인 경우를 보자. 8월의 날씨는 중순까지는 덥고, 8월 하순에 들어서면 선선한 바람이 불고 가을이 시작된다. 따라서 월지가 신(申)인 경우 해당하는 오양의 성분은 금(金)이나 8월 15일까지는 화(火) 30점으로 계산을 하고, 8월 25일까지는 화(火) 15점, 금(金) 15점, 26일 이후 부터는 금(金) 30점으로 계산한다. 이처럼 사주에서는 시기 별 오행의 흐름과 오행의 상호작용까지를 고려해 건강 문제를 점친다.

 

질병은 언제 발생하는가

 

질병의 발병 시기는 오행 자체의 갖는 기질적인 특성 뿐 아니라 여기에 ‘대운’과 같은 전체적인 운세의 흐름도 더해져 언제쯤 특정 성분이 더욱 고립되거나 과다하게 되는가로 파악 하게 된다. 그 밖에도 사주 원국에 전혀 없거나 아주 약한 오행 혹은 지장간(地藏干, 땅과 하늘에 간직되어 있는 기)에 숨어 있는 오행이 대운에 들어오면서 사주 원국의 다른 오행들에게 극을 당하거나 공격을 받을 때에도 건강에 문제가 발생한다고 설명한다. 여기서 대운이란 인생에서 장기간 큰 영향을 미치는 운으로 10년을 주기로 변화하는 운의 흐름이다. 쉽게 말해 앞서 본 사주가 자동차라면 대운은 그 자동차가 주행하는 도로라고 할 수 있다. 즉 사주가 좋아도 대운이 나쁘면 어려움과 막힘이 있고 사주가 나빠도 대운이 좋으면 영향이 미미하게 지나갈 수 있다는 것이다. 

 

고유라 기자/서남
<youzr-_-a@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