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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군의 아프가니스탄 국경없는의사회 구호진료소 폭격

 

 

 지난 10월 3일 미군에 의해 아프가니스탄의 쿤두즈시에 세워진 국경없는의사회의 구호진료소에 공습이 가해지는 사고가 일어났다. 이 사고로 인해 총 30명이 사망했으며 이 중 의료진은 13명인 것으로 국경없는의사회는 밝혔다. 국경없는의사회는 신원 확인이 불가능한 시체 7구가 아직 있다는 점과 실종된 의료진이 1명 있다는 점으로 미루어 볼 때 총 사망한 의료진은 8명일 것으로 판단하였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의료진 27명이 부상을 입었으며 그보다 많은 수의 환자와 보호자가 죽거나 다쳤다고 전했다.
 9월 28일부터 쿤두즈시에서 일어난 전투로 인해 국경없는의사회는 구호진료소 응급실에서 376명 가량을 치료했으며 공습 당시에는 구호진료소에 105명의 환자와 140명 가량의 의료진이 있었다. 국경없는의사회는 당시 구호소에 아무도 무장한 사람이 없었던 것은 물론이거니와 공습 시작 당시 카불과 워싱턴 디씨의 미군 관료에 구호진료소의 GPS 위치를 송신하였다고 주장했다. 하지만 공습은 그 이후로 30분 가량이나 더 이어졌고 국경없는의사회는 그 과정에서 환자들을 최대한 이송하도록 노력하였다고 주장했다.
 국경없는의사회가 쿤두즈시에 세운 구호진료소는 동북아프가니스탄의 유일한 구호진료소였으며 이곳에서 2011년부터 15,000회 이상의 수술을 시행됐고 68,000명 이상의 응급환자가 진료받았다. 국경없는의사회는 1980년부터 아프가니스탄에서의 활동을 시작하였고 환자의 인종이나 종교, 정치적 이해관계에 구애받지 않고 환자들을 치료해왔다. 또한 국경없는의사회는 정치적 이해관계로부터 자유롭고자 온전히 개인 기부에만 의존하여 왔고 어느 정부로부터 활동금을 받지 않았다.
 미군은 11월 25일 이 사태에 대해서 비참한 실수였다는 평과 함께 교전 당시 구호진료소를 탈레반 주둔지로 착각했고 정보 송수신 시스템의 오류가 이러한 사고를 빚었다고 판단하였다. 이와 같은 성명을 발표한 캠벨 사령관은 성명문 발표 후 기자회견 자리를 떴고 더 이상의 추가 발언은 들을 수 없었다. 단지 미국 사령부 대변인인 윌슨 쇼프너 장군은 교전 당시의 특수 작전 부대가 적절한 대응을 하지 못했다고 되풀이할 뿐이었다.
 이와 같은 사태에 대해 인권단체인 휴먼라이츠워치는 전범의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며 이에 대한 수사를 촉구했다. 1949년 제네바 재협약에 근거해 재정된 국제인도법에 따라 전쟁 희생자에 대한 보호 정신을 무참히 짓밟은 미군의 잘못은 국제 사회에서 용인될 수 없다고 주장하였다. 따라서 의사결정과정에서 이번 사태가 탈레반 소탕을 목적으로 하지 않았다는 미군의 주장이 과연 사실인지를 밝혀내는 것이 급선무라고 밝혔다.
 미군이 과거 이란 공군이 미군함을 공격, 침몰시켰던 것에 대해 보복성으로 이란 민간항공기를 격추시켰던 전력이 있고 아직 수많은 인도주의 구호진료소가 전쟁의 희생양이 되고 있다는 점을 보았을 때 이번 사태는 미군이 반드시 해결해야 할 숙제이다. 이번 사태는 미군을 비롯한 많은 전쟁 세력으로 하여금 수많은 의료진의 인도주의적 노력과 그들을 둘러싸는 전쟁의 참혹함이 동일선상에 놓여서는 안된다는 경종의 역할을 하고 있다.

 

전시형 기자/한양
<sihyeongjeon@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