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테고리

rss 아이콘 이미지

인공지능, 히포크라테스를 따라잡다

 

딥 러닝의 모식도. 인공지능에게 점을 학습시키면 선을 찾아낸다.

 

 

딥 러닝(Deep learning)을 익힌 A.I, 의료계 출격준비 완료

IBM 인공지능 왓슨-본과 2학년 의대생 수준의 지식 갖춰실제 환자 케이스로 임상실습 훈련에 들어갈 예정

 

 조직검사를 통해 폐암으로 확진된 환자가 종양내과 전문의를 방문한다. 의사는 곧바로 준비된 태블릿을 꺼내 IBM의 인공지능 왓슨을 불러낸다. 환자의 특징적인 기록은 이미 EMR(electnonic medical record:전자의무기록)에 저장되어있었지만 이번 내진을 통해 정보가 업데이트 되었으므로 통합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종양내과의는 빠르게 새로운 정보를 입력하고, 왓슨은 기존에 학습된 정보를 토대로 분석을 시작한다. 항암치료 시 머리카락이 쉽게 빠지기 때문에 이를 고려해주었으면 좋겠다는 환자의 의견이 접수되었다. 몇 분 후, 왓슨은 환자의 개별적인 주문사항을 고려하여 현재 상태에서 권고할 수 있는 치료 방안의 옵션들을 각각의 신뢰도와 함께 출력한다. 더불어 환자가 참여할 수 있는 임상 시험의 목록 리스트도 추가적으로 제시한다. 
 흡사 영화 <아이언 맨>의 똑똑한 로봇 집사 ‘자비스’를 떠올리게 하는 ‘왓슨’은 2013년 2월, IBM 에서 데모 동영상과 함께 첫 선을 보였다. 현재까지는 실제로 구현되는 시스템으로 보기에 다소 무리가 있으나, 딥러닝(Deep learning) 시스템을 갖춘 인공지능(A.I)은 이와 같은 형태로 헬스케어 산업에 이바지할 것이라는 간략한 요약본인 셈이었다. 이른바 스스로 학습이라고 일컬어지는 '딥러닝'은 다양한 데이터를 입력받을 경우 이를 바탕으로 학습을 반복하여 기계 스스로 새로운 상황을 인지·판단할 수 있도록 지능화하는 기술을 뜻한다. 왓슨은 이 시스템을 토대로 60만 건의 의학적 근거, 42개 의학 저널과 2만 건의 임상시험 데이터, 14700시간의 임상사례를 익혔으며 이미 의사국가시험기출 문제로 테스트를 완료한 상태다. 미국 「포브스(Forbes)」 지와의 인터뷰에서 메릴랜드 대학(University of Maryland)의 영상의학자 엘리엇 시에가(Dr. Eliot Siega) 박사는 현재 왓슨이 습득한 의학적 지식수준에 대해서 ‘기초 의학 과정을 마친 전 세계의 본과 2학년 의대생’ 가운데 가장 똑똑한 수준이라고 밝혔다. 이후에는 의과대학의 수련과정과 마찬가지로 다양한 임상사례들을 학습시켜 실제적인 환자 진단으로 연결할 예정임을 언급하였다. 

 

IBM의 딥 러닝 인공지능, 닥터 왓슨(Dr. Watson).

 

딥러닝(Deep learning) A.I를 개발 중인 국내 기업 ‘루닛’기계의 결핵·유방암 전문진단 임박해

 

 IBM의 왓슨이 딥러닝(Deep learning) 경쟁의 신호탄을 울린 가운데, 국내에서도 신생벤처기업들의 활약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지난 10월, 소프트뱅크벤처스로부터 20억 원 규모의 투자 유치를 받아 일약 스타덤에 오른 기업 ‘루닛’이 그 대표적인 사례이다.
 루닛은 현재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대형 병원들과 기술 협력을 맺고 결핵·유방암을 전문으로 진단하는 SW(소프트웨어)의 개발과 테스트에 돌입한 상태다. 환자의 상태를 가장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데이터는 영상사진이다. 그러나 실제 임상에서는 같은 데이터를 놓고도 전문의들의 숙련도에 따라 판단이 달라지는 일이 비일비재하게 일어난다. 오진으로 이어질 수 있는 ‘순간의 실수’를 막기 위해서는 보다 정확한 의학적 근거산출이 있어야 한다. 판단을 돕는 인공지능은 이 순간을 위해 도입된다. 수천 장에 이르는 조직검사, CT, MRI, X-ray 결과를 딥러닝으로 학습하였기 때문에 해당 케이스 환자의 영상데이터를 입력하면 가능성이 있는 유사한 질병들을 확률(%)과 함께 출력해낼 수 있다. 현재 루닛은 수만 장의 결핵·유방암 환자의 엑스레이 데이터를 대한결핵협회 및 병원 측으로부터 받아 딥러닝 기술을 접목해 분석하는 중에 있다. 우선적으로 정상세포와 변이세포의 차이점에 대한 집중 학습을 마칠 것이다. 이후에는 전체적으로 변이를 보이는 조직을 찾은 후, 신체의 어떤 부위에 가장 많이 분포되어 있는지 정확하게 진단하는 것이 가능해진다. 백승욱 루닛 대표는 “유방암 조기 진단뿐만 아니라 초기 단계의 변이 현상에 대해서도 객관적 분석이 가능해 의사의 정확한 진단을 도울 수 있을 것이다.”라고 덧붙였다. 또한 “전 세계에서 결핵으로 사망하는 환자는 연 평균 150만 명에 달한다.”며 “환자 수에 비해 의사 수가 턱없이 부족한 개발도상국을 지원할 수 있는 궁극적인 솔루션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신윤경 기자/조선
<psyche1221@naver.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