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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20대 국회의원 총선, 금 배지를 단 의사는 누구?


2016년 4월 13일 치러진 제 20대 국회의원 선거에서 출사표를 던진 12명의 의사 중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59)와 새누리당 박인숙 후보(67),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54) 총 3명이 최종 당선되었다. 



더불어민주당(전 새정치민주연합)을 탈당하고 국민의당 신당 대표로 서울 노원병 지역구에 출마한 안철수 후보(서울의대 졸업)는 사전여론조사에서 새누리당의 ‘젊은 피’로 주목받던 이준석 후보와 경합을 펼칠 것으로 예상되었으나 실제 투표 결과 압도적인 차이로 당선을 확정지었다. 2선에 성공한 안철수 후보의 당선은 단순히 지역구인 상계동뿐만 아니라 앞으로의 정세에도 큰 파장을 미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여당과 야당을 모두 감시할 수 있는 3당 체제를 제창한 안철수 상임공동대표의 당선과 더불어 소속당인 국민의당 역시 원내교섭단체를 구성할 수 있는 목표 의석 20석을 훌쩍 뛰어 넘어 국회에서 38석을 차지함으로써 차후 안철수 당선인의 정치적 입지 또한 더욱 굳건해 질 것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지역구에서 교통 불편 해소와 복지 시설 증강 공약을 내걸은 안 후보의 당선으로 이 지역에 새로운 경전철·KTX 노선 신설과 다양한 문화센터들이 건립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한편 경기 성남중원 지역구에서는 지난해 4.29 재보궐 선거에서 당선한 새누리당 신상진 후보(서울의대 졸업)가 ‘필리버스터 스타’ 더불어민주당의 은수미 후보를 누르고 4선에 성공하였다. 특히 서민층이 많이 거주하여 야당 텃밭이라는 인식이 강한 성남중원 지역에서 2번 연속으로 당선에 성공하여 이 지역에서 신 후보의 입지를 굳건히 다지게 되었다. 안철수 후보와 비슷하게 교통문제 해결을 공약으로 내세운 신상진 후보의 당선으로 이 지역에 신사~위례 및 수서~광주 간 복선 전철의 통과 및 역사 신축의 길에 한 발짝 더 가까이 다가가게 되었다. 특히 의료 분야에서 신 후보는 성남시립의료원 조기 건립을 통하여 저소득층의 건강보험료 부담을 완화를 공약으로 내세웠다.



서울 송파갑 지역구에서는 새누리당 박인숙 후보(서울의대 졸업)이 더불어민주당 박성수 후보에게 신승을 거두어 2선에 성공했다. 여당 텃밭으로 분류된 강남 3구에서 의외로 접전 끝에 신승한 박인숙 후보는 의료관광 활성화를 위한 정부지원 확대를 및 경로당 주치의 제도의 개선, 의료전달 체계의 개선 등을 공약으로 내세워 향후 보건의료 산업의 활성화를 이루겠다는 각오를 밝혔다. 

한편, 19대 국회에서 의사 출신 국회의원이 7명이었던 것에 비해 이번 20대 총선에서는 3명밖에 나오지 않아 향후의 보건의료체제에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인다.


이영민 기자/한림

<leeyeongmin3@gmail.com>

4.13 선거 의원들의 대학병원 및 의대신설 공약




이례적인 결과를 낳은  4.13 총선

하지만 그 속에는 아직도 진부한 공약들

‘대학병원 및 의대신설’ 레퍼토리 


올 4월, 밖에만 나가면 여기저기 선거유세에 온 거리가 떠들썩한 봄이었다. 온 국민을 깜짝 놀라게 했던 제 20대 4.13 총선은 끝이 났지만, 이번 선거도 국민이 듣기에 좋은 이야기들로만 공약으로 늘어놓던 여느 때와 다름없는 진부한 선거였다. 그중 선거철마다 빠지지 않는 공약 중 하나가 바로 ‘의과대학 및 병원 유치’공약이다.

의과대학 및 대학병원 유치 공약은 선거 때면 단골로 등장한다. 중앙선거관리위원회에 등록한 예비후보들 중 보도자료 등을 통해 대학병원 유치를 공식적으로 선언한 이들이 확인된 것만 12명에 이른다. 여기에 시장 혹은 시의원, 시의원 예비후보까지 포함하면 올해만 17명이 대학병원 유치를 거론했다. 만약 이들의 공약이 모두 실현된다면 충북 제천을 필두로 충남 서산·흥성, 세종시, 경기 파주·평택·양주·김포, 전남 광양, 여수, 순천, 경남 김해 등 총 12곳 이상에 대학병원급 대형병원이 들어서게 되는 것이다.


충북제천, 권석창 의원의 당선

단양 ‘심뇌혈관질환센터’ 현실로?


충북제천에서는 5명의 새누리당 예비후보가 대학병원 혹은 지역거점병원 건립을 공약으로 내걸었다. 5명의 후보는 엄태영 예비후보(법제화 계획추진 주장), 송인만 예비후보(헬스케어리조트와의 연계 주장), 김기용 예비후보(순천향대학교 분원 설립주장), 김회구 예비후보(지역 거점병원 육성주장), 권석창 의원(단양에 심뇌혈관질환센터 설립주장)였고, 이중 4.13 총선 결과 새누리당 권석창 의원이 당선 되었다. 그 결과 권석창 의원이 내세웠던 공약이 재조명 받게 되었다. 권석창 의원은 심뇌혈관질환의 급증을 이유로 제천, 단양에 심뇌혈관질환센터가 들어설만한 규모의 병원 유치를 주장하였다. 그의 공약이 정말 실현될지는 앞으로 그의 행보에 달려있을 것이다. 


전라도 순천, 이정현 의원의 당선 

‘국립보건의료 대학’설립 

이대로 수순대로? 


4.13 총선 결과에 따라 여당인 새누리당의 행보에 큰 제약이 걸릴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의료계에서도 예외는 아니다. 하지만 이 판국에서 이정현 의원은 굳건히 자신의 자리를 지켰다. 

‘호남의 유일한 새누리당 의원’ 순천 이정현 의원은 19대 국회 재보궐 선거에서 ‘국립보건의료 대학 설립’이라는 공약 아래 불모지 순천·곡성에서 당선되며 파란을 일으켰고, 20대에도 다시 한 번 순천 지역민들에게 재신임을 얻어 당선되었다. 이로써 다시금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 법안이 재조명 받게 되었다.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 

의료 취약지를 위한 

근본적 해결책인가

아니면 단순한 지역사회 

의대신설을 위한 방편인가


이정현 의원이 주장하는 ‘국립보건의료대학 설립’법안은 국립보건의료대학 재학생에게는 졸업, 의사면허 취득 후 10년간 공공보건의료기관에서 근무하는 것을 조건으로 학비를 전액 지원하는 방안을 담고 있다. 이 법안의 취지는 의사인력의 수도권 집중으로 인한 의료취약지에서의 인력공급 부족과 의료서비스 질의 저하를 막기 위함이다.

하지만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의료취약지의 접근성 문제가 근본적이고 구조적인 문제인 만큼 단순히 새로운 의대 설립으로 해결될 수 없다는 입장이다. 의협은 의과대학을 신설하기보다는 기존 국립의대와 국립대병원의 교육·수련 과정을 개선하고, 기존 의대에 별도로 정원을 배정해 공중보건장학 등을 활용하는 방안이 효율적일 것이라고 입장을 밝혔다. 또한 의사 인력 양성에는 최소 10년 이상의 기간이 소요 된다는 것을 고려할 때 소요인력과 배출인력이 현시점과는 10년 이상 차이난다는 문제점을 제기했다.  


대학병원, 의과대학 신설에 대한 

구체적 계획 부족 

국가적, 사회적 비용 고려하지 

않은 ‘낙관주의’적 공약


이렇게 각 지역 예비후보들이 대학병원 및 의대신설공약에 목소리를 높이는 것도 당연하다. 2008년 창원시 인제대 연구용역서를 토대로 작성된 ‘종합병원 입지에 따른 경제적 효과’에 따르면 “700병상 규모 대학병원이 유치될 경우 생산유발효과가 3600억원, 부가가치 유발효과가 1800억원, 수입유발효과가 200억원, 취업유발효과가 4900명”이라 한다. 이처럼 대학병원 및 의대신설유치에 따른 일자리 창출효과 및 경제적 효과, 의료복지혜택이 막대하다.

대학병원 및 의대 유치 공약을 내건 후보들은 모두 약속이라도 한 듯 입을 모아 “지역사회의 일자리 창출에 한몫하겠다. ” “시민들의 복지향상에 힘쓰겠다”, “의료교육·의료산업 융합도시 메카로 만들겠다”라며 목소리를 높여왔다.

하지만 이들은 그 공약이 실현되기 위해 발생되는 국가적·사회적 비용을 너무 저평가 하고 있다. 우선 비용적 측면에서 보았을 때에도 어마어마하다. 교육병원 기능을 수행하기 위해서는 최소 500병상이 요구되며 여기에만 2000억원 이상이 필요하다. 또한 대학설치·운영비, 학비지원금, 인건비, 실험실습장비 등 막대한 자본이 투입되어야 한다.

또한 신설의대에 대한 교수임용이나 실습환경을 갖추기 위한 환경적 측면에서도 보았을 때에도 현재 존재하는 의과대학도 실습마련에 대한 제도적 환경이 충분히 갖추어지지 못하다는 한계점을 들 수 있다. 1990년대 들어 짧은 기간 동안 우후죽순으로 의대가 신설되면서 교수 부족, 부실 교육 등 부작용이 잇따랐다. 신설 의대의 경우 실습재료가 부족해 실습을 생략하거나 강의만으로 보충하는 사례도 부지기수다. ‘지역 의료 강화’라는 미명 하에 설립 허가된 농어촌 지역 소재 의대들은 지금도 예과 교육만 연고지인 지역에서 하고, 본과와 임상실습은 수도권과 대도시에서 이뤄지고 있는 경우가 허다하다. 실제로 1997년 이후 국내에 신설된 의과대학은 없다. 의대 설립 관련 주무부처인 교육부와 보건복지부도 최근까지 의대 신설 계획이 없으며, 기존 의과대학의 입학정원 확대도 불가하다는 입장을 고수 중이다.

또한 대학병원이 아닌 지방 공공병원은 적자경영으로 정부와 지자체 눈치를 보고 있고, 공공의료에 종사하는 의사들의 목소리는 외면당하고 있는 현실이기에 대학병원의 설립은 비현실적이라는 것이다. 지역사회의 의료발전과 복지향상을 위해서 비논리적 낙관주의적 사고보다는 국가적, 사회적 비용에 대해 객관적인 접근과 치밀한 분석 및 검토가 긴히 필요한 시점이다.


황현화 기자/서남

<sally919919@naver.com>

귀 기울여 듣기


얼마 전 컴퓨터를 정리했다. 방청소도 잘 하지 않는 나였기에 ‘컴퓨터 청소’ 역시 정말 오랜만이었다. 정리가 얼추 끝나갈 무렵, 오랫동안 열어보질 않아 먼지가 뽀얗게 쌓인 것만 같은 폴더 안에서 몇 년 전에 들었던 음악 파일들을 발견했다. 정확히 언제였는지는 기억이 잘 나지는 않았지만 아마 중학교와 고등학교 시절을 함께 보낸 음악들일 것이라 짐작되었다.

너무나도 바빠 한동안 만나지 못했던 친구를 만난 기분이었다. 그 노래들은 나에게 정말 소중했다. 입시 공부로 인해 닭가슴살처럼 마냥 퍽퍽하기만 했던 내 삶의 유일한 향신료였기 때문이다.

하나라도 잃어버리지 않기 위해 조심스럽게 그들을 꺼내왔다. 마우스 클릭도 신중히 하며 말이다. 오랜만에 세상 빛을 본 그들이었기에 혹시 재생이 안 될까 싶어 염려스러웠다. 오래된 카세트테이프들이 때때로 재생이 되지 않듯이 말이다. 물론 헛된 걱정이었다. 파일을 열자 예전 그대로의 노래가 흘러나왔다. 작은 잡음 하나조차도 서려있지 않았다.

하던 일을 모두 멈추고 잠시 노래를 감상하기로 했다. 스피커의 볼륨을 높이고 침대에 누웠다. 스르르 눈이 감겼다. 과학자들도 해내지 못한 시간여행을 노래들이 가능케 해주었다. 가만히 노래를 듣고 있자니 그 때의 ‘나’를 마주할 수 있었다.

공부하는 게 싫어서였을까, 사춘기에 접어 들어서였을까. 그때만 해도 모든 노래에 귀를 기울여가며 들었다. 가사를 곱씹어 보고 멜로디에 전율을 느꼈다. 한 음, 한 음 놓치고 싶지 않아 반복 재생을 하며 듣기도 했다. 시간을 내어 가사도 외웠었는데 가사를 전부 외운 곡이 수십 개에 달했다. 라디오에서 처음 들어보는 좋은 노래가 흘러나오면 잊지 않기 위해 제목과 가수를 노트에다가 적어 놓고 주말이 되면 컴퓨터로 다운로드를 받고는 했다. 노래를 듣다가 마음에 들지 않는 곡이 나온다 하더라도 꼭 한번은 더 들어봤다. 처음에 알아차리지 못한 그 노래의 매력이 두 번째 들을 때 튀어나올 수도 있기 때문이었다. 지금 생각해도 갸륵한 정성이었다.

그 때의 나와 지금의 나를 비교해보니 살짝 울적해졌다. 그 때와 지금 모두 엄청난 공부량에 치여 사는 것은 똑같지만 지금의 삶에는 한 스푼의 정성도 들어가 있지 않다는 생각이 들었다. 말 그대로 살아가는 것이 아니라 존재하고 있을 뿐이다.

물론 삶에 정성이 없다고 해서 큰 문제가 되는 것은 아니다. 어찌 되었든 주어진 임무를 수행해내며 하루하루를 버텨가다 보면 최종 목적지에 도달하는 것은 정성의 여부와는 전혀 상관이 없다. 다만 시간이 지나고 삶을 되돌아보았을 때 후회하는 나날들은 애정과 관심 없이 무심코 흘려보낸 하루들일 가능성이 매우 크다. 그렇기에 후회 없는 삶을 살기 위해서라도 진심 어린 삶을 살 필요가 있다고 생각한다.

과거의 ‘나’가 ‘listen’을 했다면 근래의 ‘나’는 ‘hear’를 하고 있다. 더 이상 가사와 멜로디를 음미하지 않고 반복해서 듣지도 않는다. 가사 외우기는 고사하고 조금이라도 마음에 들지 않으면 재빨리 다음 노래로 넘어가 버린다. 길거리에서 생전 처음 들어보는 좋은 노래가 들려와도 이 세상에는 그보다 더 좋은 노래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관심을 꺼버린다.

이런 나의 모습이 비단 노래에만 적용되는 것은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내 삶의 전반적인 모습도 이와 다르지 않아 보였다. 소중한 경험 하나하나를 너무나도 사소하게 여기며 시간이 지나면 쉬이 잊어버린다. 같은 일이 조금만 반복되어도 금방 지루해한다. 무언가를 열심히 하려하기는커녕 조금이라도 재밌지 않으면 더 자극적인 것을 찾으러 떠나버린다. 좋은 사람을 만난다 하더라도 이 세상에는 그보다 더 좋은 사람들이 많다고 생각하며 다음 사람을 찾는다. 세상의 소리를 ‘hear’하고 있었다.

한마디로 삶이 가벼워졌다. 한 곳에 진득이 머무르지를 못하고 그저 바람이 이끄는 대로 휩쓸려 다니는 낙엽이 되어버렸다. 세상 사람들의 버스 기사가 되어 그들이 안전하게 목적지에 도달할 수 있도록 도와주겠다고 다짐했던 내가, 어느새 가벼이 방향을 바꾸어 버리는 오토바이 같은 모양새가 된 꼴이다.

무엇이 나를 이처럼 만들었는지 고민해 본다. 너무도 바쁜 일상에 지친 탓일까, 아니면 모든 일에 대해 부질없음을 느껴서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스마트폰과 인터넷에 중독된 탓일까. 이유야 어찌되었든 이러다간 나중에 의사가 되어서도 아픈 이의 간곡한 이야기마저 흘려들을 것 같다는 생각까지 들자 걱정스런 마음이 들었다.

한 귀로 듣고 한 귀로 흘려듣는 삶은 정말 무의미하다. 그때만큼은 아니더라도 삶의 정성 한 토막이 앞날에 함께하기를 소원해본다.


윤명기 편집장

<medschooleditor@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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