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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생들의 진정한 대표가 되고 싶다

- 의대협 함현석 회장 인터뷰

 

이제는 언론에도 자주 보도될 정도로 의과대학·의학전문대학원 학생협회(이하 의대협)의 인지도는 몇 년 사이에 크게 올랐다. 올해 함현석(인제대학교 10학번, 본과 2학년 마치고 휴학) 씨가 의대협의 수장으로 선출되어 일 년 간 의대협을 이끌어 나갈 예정이다. 의대생신문에서는 함현석 씨와 만나 의대협의 일 년 계획을 들어 보는 자리를 마련했다. 자리에는 정세용(전 연세대 학생회장) 전 의대협 의결심의위원장과 이성우(전 고려대 학생회장) 전 의결심의위원도 함께했다.
 
- 새로 회장이 된 것을 축하합니다. 이번에 회장을 맡게 된 계기가 있는지?
“작년에 의대협 정책국장으로 활동을 했습니다. 학생회장 출신이 아니라 집행부 출신이죠. 의대협 활동을 하면서 의대협의 대표성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때마다 아쉬움이 있었습니다. 110명이나 되는 의대협 집행부가 많은 노력을 하고 있는데도, 그런 노력이 퇴색되는 것이 아닌가싶었죠. 크게 그런 의미에서 개선을 해보자고 생각했습니다.”

 

- 휴학하고 활동을 하는 것에 대해 집에서 반발이 꽤나 컸을 것 같다.
“처음엔 반발이 좀 있었죠. 그래도 ‘기회가 왔을 때, 같이 하자고 하는 사람들이 있을 때인 이 때가 아니면 못하겠다’라는 생각을 하며 절실히 하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 올해 의대협의 새로운 행사 계획이 있나?
“메디컬리그(축구 리그)를 도와줄 계획이 있고 전국 밴드동아리들을 위해 락페스티벌도 생각중입니다. 시기를 잘 잡아 최대한 많은 사람들이 올 수 있게 기획중입니다. 상금같은 것도 생각하고 있고. 최대한 버스도 대절해보고 해서 젊은의사포럼과 같이 진행하는 방안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 또 계획중인 정책은 없나?
“국시 응시료 인하 공약인데, 그것보다도 국시 응시 환경 개선이에요. 예를 들어 실기 시험 불합격의 경우 명확한 해명도 없다는 이야기가 많습니다. 국시원 홈페이지에는 불합격 이유에 대해 설명해준다고 명시되어 있는데 정작 전화를 하니 ‘당신이 왜 알려고 하나?’라는 태도를 비쳤다고도 하고. 학생들은 이런데 굉장히 불편해해요. 이러한 것을 포괄적으로 묶어 환경을 개선하고 싶어요.”
 
- 서남의대, 관동의대 관련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둘 다 수련병원 문제고, 교육환경 문제인데, 무엇보다 학교의 개선의지가 가장 중요하다고 봅니다. 정말 문제가 있는 학교라면 없어지는 것이 맞고, 대신 그 후속책은 잘 세워야겠죠. 하지만 문제가 되는 학교 내에서도 입장 차이가 커서 의대협에서는 일단 어느 집단만의 말을 대변하지는 않을 생각입니다.”
 
- 인턴제 폐지 논란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나?
“예전이나 지금이나 의견은 같습니다. 선보완 후시행, 즉 처음부터 준비를 제대로 해서 시행을 했어야 하는데, 도입 과정에 현실적으로 문제가 있었습니다. 대의원총회에서도 인턴제 폐지 담당 교수님이 관련 질문들에 명확한 해답을 주지도 못했구요. 처음부터 학생들이 참가할 기회가 있었다면 결과가 달랐을 것 같기도 합니다. 아무튼 인턴제 폐지 시행에 제동을 걸었던 의대협 입장에서는 계속 책임을 가지고 지켜볼 계획입니다.”

- 연세의대가 절대평가를 도입해 지난 해 이슈가 되었는데, 의대 교육은 어떻게 가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저는 상대평가나 절대평가, 학점을 어떻게 주느냐에 대한 것보다는 낙제 위기에 놓인 학생을 어떻게 구제할 것인지가 더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계절학기같은 제도가 좋은 방법일텐데, 현실은 재시험도 없는 학교가 대부분입니다. 학교가 체계적 관리를 통해 학생들을 데리고 가야 하는데 한 번 기준에 미달했다고 해서 마치 학생 개인의 잘못인 것처럼 몰아가는것은 옳지 않다고 봅니다.”
 
- 의료계 이야기도 안 할 수가 없다. 오늘(2/18) 의정협상발표가 나왔다. 투쟁 관련하여 학생들에게 러브콜이 꽤 있었던 것으로 알고 있는데.
“개인적으로 의협 관계자를 만났을 때도 그랬지만 주로 ‘응원’을 부탁했던 것 같습니다. 학생들이 의사의 파업을 비도덕적이라는 이유로 비판할 수 있지만, 그래도 그러한 취지를 한 번 알아봐달라는 메시지였습니다.”

-결국 지금까지 의대협과 가장 크게 다른 점은 무엇일까?
“작년에 의대협 활동을 하면서 가장 아쉬웠던 것은 회비 문제였습니다. 회비라는 것이 생긴지 얼마 안됐지만 민감하고 중요한 사안입니다. 일반 의대생 입장에서는 ‘회비를 냈는데 행사를 참여하지 않게 되면 아무런 혜택을 받지 못하게 되는 것 아닌가?’ 라는 생각을 할 수 있을 것 같아요. 그래서 제가 올해 가장 중요하게 생각하는 것은 의대협 활동을 하지 않더라도 모든 의대생에게 혜택이 골고루 돌아갈 수 있게 하는 일입니다.”
 
최근 의료계의 이슈들이 주요 언론에서 비중 있게 다뤄지고 있다. 이 시대를 ‘의료계의 격동기’라고 불러도 무방할 정도로 의료계는 들썩이고 있다. 의학 교육의 문제부터 굵직굵직한 의료계 현안까지, 의대생이 주의깊게 살펴봐야 할 일들이 점점 늘어나고 있다. 올 한해 의대생의 대표 단체인 의대협의 행보가 주목된다.

 

한중원 기자/울산
<jungwon8969@hanmail.ne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