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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국시 수석 그것이 알고 싶다!

 

 

교과서 위주로 공부했어요 NO! 족보와 요약집 위주로 공부했어요~

- 2014년도 의사 국가 고시 수석 원광의대 나가혜씨 인터뷰

 

국시 수석을 만난다는 기대감을 안고 도착한 광주 유스퀘어. 도도하고 차가울거라 생각했지만 실제로는 매우 선한 인상의 소유자였다. 자신의 족보집까지 직접 보여준 원광대학교 나가혜씨를 만났다.

 

Q. 어떠셨어요? 국시수석을 하면 국시원에서 전화로 알려준다면서요?
A. 그런데 저는 그 전에 이미 알고 있었거든요. 저희 학교에서 작년에 국시 수석이 나왔잖아요. 그리고 9월 12월 전국모의고사에서 그 때도 제가 1등이었어요. 그래서 학장님이 발표 하루 전에 국시원에 미리 전화를 해 보고 저는 일찍 알게 되었죠.

 

Q. 그 때 소감은 어떠셨어요?
A. 전화를 받은 게  가족 모임 직후였어요. 가족들도 기대를 많이 하신 만큼 좋아하셨죠. 교수님들도 가혜 컨디션 조절 잘해라, 부담을 많이 주셔가지고. 그래도 최종모의고사보다 한 15점 정도가 올랐었어요. 12월에는 360점이었는데, 375점을 맞았으니까. 나름 만족을 했었죠.

 

Q. 그러면 원래도 학교에서 1등을 하시던 거예요?
A. 네(멋쩍음) 제가 예과 때는 공부를 안 해서 15등(73명 중). 본과 1학년 때부터. 처음엔 3등을 했고, 본1 2학기 때는 2등, 본 2, 3, 4 때는 계속 1등을 했죠.


국시 수석의 내신 공부법

 

Q. 내신 공부를 할 때는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A. 중간 기말고사 한 달 전에는 무조건 공부를 시작했어요. 족보 위주로 준비하되 족보에 나오는 질환에 대해서는 원인, 진단, 치료, 합병증 까지 철저하게 다 공부했어요. 그리고 저는 굉장히 여러 번 보는 스타일이예요. 다른 사람들이 하루 이틀에 걸쳐서 한 과목을 본다면 저는 하루에 한 과목을 대충 보거든요. 그리고 그 후에 더 반복해서 여러번 보는 스타일이에요. 내신 공부할 때도 10과목이면 3번씩은 다 봤던 것 같아요.

 

Q. 또 다른 공부 비법이 있나요?
A. 선배들의 요약집도 굉장히 많이 활용을 했죠. 물려내려오는 요약집은 중요한 내용이 다 포함되어 있기 때문이죠. 그래서 전 교과서도 많이 안 샀거든요(웃음) 피피티를 새로 프린트하지 않고 선배들이 정리해 둔 걸 봤죠. 내가 아무리 잘났어도 선배들이 해 온걸 무시할 수는 없거든요. 그 내공을.

 

Q. 내신 공부를 하다가 공부가 잘 안될 때는 어떻게 하셨나요?
A. 몇 시건 간에 일단 집에 갔어요. 그날 하루는 맛있는 거 먹고 TV 보고 누워서 놀고 하다가 그 다음날 더 열심히 하고. 공부가 안되는데 무조건 붙잡고 있으면 오히려 효율이 떨어지는 것 같거든요. 지치니까 다음날도 안 되고 그런 거 같아요.

 

국시 수석의 국시 대비법

 

Q. 그러면 내신 족보 정리집을 PK나 국시 준비에도 쓰신건가요?
A. 족보 가지고 만든 건 내신용으로만 쓰고, 국시 준비할 때는 따로 정리집을 만들었어요. 요즘 퍼시픽에는 ‘맥잡기’, 동화에서 '에센셜'이라고 매뉴얼 노트가 나오거든요. 저는 동화 것을 선택했어요. 여기에다가 더 내용을 추가하고, 잘못된 내용을 수정하고, 제가 자주 틀리거나 헷갈려하는 부분은 강조해서 또 따로 적어두고, 그런 식으로 만들었죠.  

 

Q. 그 외에도 뭔가 또 다른 비법이 있을 거 같은데
A. 정리집을 만든 게 도움이 많이 되었던 것 같아요. 퍼시픽을 보다보면, 강조되어 있는 부분만 읽게 되고, 그러다 보면 속 본 데는 기억이 나고, 보지 않는 곳은 기억이 안나요. 근데 정리집을 만들면 안 봤던 내용을 추가하면서 어느 정도 알게 되는거죠. 그리고 국시 문제집을 단권화했어요. 동화하고 퍼시픽 문제집 두 개 다 봤거든요. 아무래도 동화에서 안 나온 내용인데 퍼시픽에는 나왔다던가, 같은 내용인데 답이 다른 경우도 있거든요. 그러면 뭐가 맞는지 해리슨을 찾아봤죠.

 

Q. 국시 대비 기간의 하루 일과를 얘기해주세요.
A. 9월에는 9시쯤에 일어나서 아침밥 먹고, 10시쯤에 독서실에 가서 공부를 하는데 퍼시픽, 동화 보면서 정리하고,  3~4시쯤 점심 먹으러 가고, 밥 먹고 오는데 10시까지만 공부를 하니까 저녁 먹으러 가기가 애매해서 저녁은 그 안에서 간식을 먹고, 10시까지 공부하고 집에 가서는 TV 드라마 봤어요. TV보는 걸 포기할 수가 없어서(웃음) 한 1시쯤 잤던 것 같아요. 10월에는 실기 준비를 했고 11월 12월에는 학교를 갔는데 9시쯤 일어나서 11시~ 12시까지 공부했어요. 근데 12시를 넘기지는 않았어요. 가끔씩 너무 하기 싫은 날은 비엔날레도 보러가고, 영화도 보고 그랬어요.

 

의사가 된 국시 수석의 모습은

 

Q. 자신에게 ‘국시 수석’타이틀의 의미는?
A. 처음에는 좋았는데 이제는 담담해요. 전 모교에 남아서 오히려 더 담담한 것 같아요. 인턴은 공부랑 별개잖아요. 그래서 저는 남들하고 똑같은 만큼을 해도 얘는 왜 국시 수석인데 이것만큼 못하지 이런 말을 들을까봐 오히려 더 걱정이 되요. 오히려 저한테는 독이 될 수도 있다는 생각을 해요. 제가 남들하고 똑같이 해도 쟤는 더 거만하다, 쟤는 공부만큼 못하네, 이런 말을 듣기 쉬우니까 더 열심히 해야겠다는 생각을 하죠.

 

Q. 앞으로 국시 수석의 인생은?
A. 그게 정말 고민인데 앞으로 5년 뒤면 수련을 받고 나가는데 개원을 하는 게 쉽지가 않아요. 그래서 페이닥터를 하고 싶긴 한데, 좀 고민이 되고 있어요. 특히 마이너과 같은 경우는 인원이 꽉꽉 채워져서 나오기 때문에 자리가 있을지 고민이예요.

 

Q. 좌우명이라던지 공부하는 동안 힘이 되었던 말은?
A. 늘 저희 부모님이 오늘 걷지 않으면 내일 뛰어야한다는 말씀은 자주 하셨어요. 그래서 너무 공부가 안 될 때 집에 가고 싶어도 그래도 최소한의 양은 하고 집에 갔죠. 피곤해도 1시간 정도는 공부를 하고 집에 가는거죠.

 

Q. 공부에 힘들어하는 후배들에게 하고 싶은말
A. 의대에 들어왔으면 기본적인 실력은 다들 출중하다 생각을 해요. 모두가 ‘반드시 일등을 해야 겠다’할 필요는 없지만 유급하거나 국시에 떨어지지는 않아야 한다고 생각해요. 일단 졸업하고 나면 성적보다 더 중요한게 많이 생겨요. 그러니까 너무 아등바등 안했으면 좋겠어요.

 

Q. 마지막으로 하고 싶은 말은?
A. 같이 공부 하던 남자친구가 굉장히 도움을 많이 줬어요. 국시 정리집 만들어보라는 조언도 해주고. 제가 9월달에 1등을 하고 방심할 까봐 ‘2등한 애는 너 이기려고 더 열심히 하고 있을거야'라고 충고도 하고 그랬거든요. 지금은 헤어졌지만 그 친구에게 미안하고 고맙고. 고맙다고 전해주세요.

 

문한빛 기자/서남
<shteme@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