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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년 내내 1등만? “사실 2등도 한번 했어요.”

제 75회 의사국가시험 수석 경희의대 오승헌씨 인터뷰

2011년도 의사국가고시 수석은 490점 만점에 444.5점(90.7/100점 환산 기준)을 취득한 경희의대 오승헌 씨(85년생, 사진)가 차지했다. 1월, 영하의 추운 날씨에 강남역 근처 한 카페에서 그를 만났다. 구수한 부산 사투리로 서로간의 인사를 마치고 실습시험, 필기시험 그리고 수석 후 일상에까지 그의 야무진 대답을 들을 수 있었다.

- 우선 정말 축하드립니다.
네 감사합니다. 지난해 보다 시험이 어려워서 걱정 많이 했는데 좋은 결과 나와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있어요.

- 4년 내내 일등을 놓치지 않았다고 들었는데, ‘수석’ 어느 정도 예상하시지 않으셨나요?
아...... 사실은 4학년 때 이등도 한 번 했어요. 오보예요. (웃음)

- 앞으로 계획은 어떻게 되시나요? 수련병원, 희망 전공 과 등은 생각해두셨나요?
경희대 병원(모교 병원)에 남기로 결정했어요. 물어보시는 분들이 많으시던데, 저는 처음부터 삼성, 아산 같은 대형병원에 가야만 한다는 생각을 가지고 있지 않았어요. 그리고 경희대 병원도 충분히 훌륭한 병원이라 여겨지구요. 모교이기도 하구요. 전공은 내과 쪽으로 하고 싶어요.

- 본론으로 돌아가서, 국시 준비는 어떻게 하셨나요? 공부 방법이나 생활패턴을 위주로 말씀해주세요.
4학년 1학기 때 실습을 마치고, 여름방학 때부터 본격적으로 공부를 시작했어요. 문제집은 퍼시픽 위주로 공부했구요. 저희학교는 한 달에 한 번씩 국시 모의고사를 보는데 그게 많이 도움이 됐던 거 같아요. 하루일과는 너무 빡빡하지 않게 했어요. 아침잠이 매우 많아서, 일찍 일어나서 책상에 앉아봤자 졸게 되더라구요. 그래서 알람 꺼놓고 오후 2-3시까지 푹 자고, 새벽 한시 쯤 공부를 끝내고, 집에 와서 컴퓨터 좀 하다가 잤어요.

- 작년에 수석하신 분은 다른 책은 안보고 퍼시픽만 2번 봤다고 했는데요. 본인은 어떠셨나요?
저도 동의합니다. 퍼시픽이 요약이 되어 있는 문제집이지만 실제로 그 양이 방대합니다. 충분히 많은 내용들을 담고 있어요. 그렇지만 국시에는 퍼시픽에 나오지 않은 내용이 나오기도 합니다. 그런 부분들은 2학년에 블록강의할 때 공부했던 자료들로 따로 정리했어요.

- 다른 언론과의 인터뷰를 읽어보니 교과서도 많이 읽었다고 하던데요?
실제로 책은 거의 안 봤어요. 본과 2학년 때 공부했던 피피티나 노트정리를 많이 참고했죠.

- 그럼 국시 당일, 가장 어려웠던 부분은 어디였나요?
8교시(둘째날, 마지막 시험)가 가장 어려웠어요. 8교시는 소화기, 호흡기, 순환기 등 여러파트가 섞여서 나와요. 실제로 퍼시픽에서 차지하는 분량도 가장 많구요. 게다가 올해 시험에는 사진 30-40개가 연이어 나왔어요. 학생들 입장에서는 아무래도 사진이 나오는 문제가 어려우니까요.

- OSCE와 CPX 같은 실습시험은 어떻게 준비하셨어요?
제가 실습 시험에 약했어요. 늘 불안하고. 잘 하지 못했어요. 그래서 더 열심히 준비했던 거 같아요. 친구와 2인 1조로 조를 짜서 반복해서 연습했어요. 그래도 시험장에 들어가면 떨려서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생각이 잘 안 나더라구요.

- 실습시험에서 주의해야 할 점이 있다면요?
기초적인 말투나 행동부터 체크해야 한다고 생각해요. 저를 포함 동기들과 선배님들의 경험을 종합해 볼 때 환자에게 인간적으로 다가가는 모습을 보여 주는게 중요한 거 같아요.

- 앞으로 전국 의대생에게 당부하고 싶은 점은?
제가 전국 의대생들에게 충고를 해 줄 수 있는 사람인지... (웃음). 학교 다닐 때 동아리 활동을 안 했어요. 다시 돌아간다면 동아리 활동 같은 학교 활동에 더 충실히 임하고 싶어요. 후회하지 않는 학교생활이 되길 바랍니다.

김민정 기자/순천향
<sackoy@e-mednews.com>

국가시험 수석들, 어떤 일 하고 있나

1952년 최초의 의사 국가 고시가 시행된 이래로 올해까지 총 74회의 시험이 치러졌다. (95년도 국가시험은 2번 치러졌다.) 매년 1월이 되면 언론을 통해 수석이 발표되고 인터뷰 기사가 보도된다. 수많은 관심과 부러움 속에 졸업을 맞이한 최근 10년간 국시 수석생들의 행보를 알아보았다.
1961년 부터 확인가능한 수석합격자를 출신학교별로 보면 서울의대가 12명으로 가장 많았고,?다음으로 연세의대 9명, 가톨릭의대 3명, 고려의대·경희의대·중앙의대·전남의대·조선의대 등이 각각 2명, 그리고 경북의대·대구가톨릭의대·연세원주의대·부산의대 등이 각각 1명이었다. 근황이 파악된 29명의 수석합격자 가운데 현재 대학병원의 교수로 재직 중이거나 교수를 역임한 했던 이는 13명에 달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