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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시가 끝인 줄 알았지?

의대 졸업 후, 끝나지 않는 시험들

시간이 흘러 예과때 그렇게 부러워하고 멋있어보이던 본과 4학년이 되고, 국가고시에 합격하고 나면 꿈꿔오던 ‘의사’가 된다. 국가에서 주는 의사 면허증을 받고 세상 빛을 본지 30년만에야 직업란에 학생이 아닌 의사라고 적을 수 있게 된다. 나도 이제 직업이 있고, 월급을 받으며 생활한다. 학생이 아니니까 시험에서도 해방된 기분이다. 이제 몸은 힘들겠지만 더 이상 시험과 씨름할 일은 없겠지......라고 생각했다면 오산이다. 고개를 드는 순간 당신의 눈 앞에는 많은 난관들이 기다리고 있으며, 이렇게 말할 것이다.
“국시가 끝인 줄 알았지?”


의대 6년, 인턴 1년, 전공의 4년. 대부분의 의대생들이 전문의가 되기 위해 거쳐야 하는 기간이다. 문제는 이 기간 하나하나를 넘어갈 때 마다 큰 시험을 넘어야 한다는 것. 국가고시가 끝나고 병원에 인턴 지원을 한 경우, 각 병원별로 인턴 지원 시험을 보게 된다. 여기서 잠깐. 대학 성적만 가지고 병원에 들어간다고 생각하면 오산이다. 2009년 기준 서울삼성병원 인턴 모집 요강에는 사회봉사와 어학능력에 각 1% 이내의 가산점이 주어졌다. 봉사활동 시간은 24~47시간 이내는 0.5점, 48시간 이상이면 1점을 가산해주며 헌혈도 1회당 4시간의 봉사활동으로 인정해준다. 어학능력의 경우 TOEIC 800~895, TEPS 689~827, TOEFL (CBT) 240~260점은 0.5점을 가산하며 이 이상의 성적은 1점을 가산해준다. 일반적인 경우 성적표는 2년동안만 공인되는 것으로 알고 있지만 병원 인턴 모집의 경우는 다르다. 원서 모집 기간을 기준으로 6년 이내의 성적은 전부 인정된다. 서울아산병원의 인턴 모집 경우 TEPS 대신 USMLE 성적을 반영하며, 자기소개서에 학교 생활과 과외 활동을 요구한다. 이외에 대부분의 다른 대학 병원들도 토익, 토플, USMLE 성적을 반영하는 경우가 많으며 병원별로 가산점은 비슷하나 요구하는 성적의 범위는 차이가 크다. 이 많은 요구사항들을 충족해서 인턴 생활에 들어온 당신. 그러나 바로 1년 뒤에 인턴기간동안에 배운 것들을 통틀어 인턴 시험을 봐야 한다. 국가시험과 인턴 지원 시험을 본지 1년만에 또 다른 국가시험과 전공의 지원 시험이 기다리고 있다. 전공의 선발 과정은 병원에 따라 상이하며 대부분의 병원에서 선지원자나 원내턴 우선 선발의 경우를 제외하고는 특별한 가산점이 없었다.
 이제 4년간의 전공의 생활을 무사히 수료하게 되면 해당 수료 과 별로 전문의 시험을 치르게 된다. 전문의 시험은 2차례에 걸쳐 치르게 되며 과 별로 다르지만 보통은 2월 초순경에 합격자 발표가 난다. 이제 의대를 졸업한지 5년이 지나 드디어 꿈에 그리던 전문의 직함을 달게 되었다. 여기서 또 잠깐, 만약에 당신이 내과 전문의 시험에 합격하고 분과 전문의를 희망하게 된다면? 알다시피 내과에는 소화기, 순환기, 내분비, 감염, 신장, 혈액종양, 류마티스 등의 분과 전문의가 존재한다. 이 또한 시험 과정을 거쳐야 한다. 분과 전문의는 당연히 내과 전문의에 합격해야 하며, 해당 분과에서 1년 이상 임상 강사로 재직한 사람 중 일정 자격(논문, 연구발표 등) 이상인 자에 한하여 시험을 통해 선발한다. 원서 교부와 접수 일자는 동일하지만, 해당 분과별로 시험 날짜는 다르다.

이승현 기자/을지
<toypotato@e-mednews.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