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딕션이냐? 메딕플러스냐?
의학전자사전 2종 리뷰
3월은 설레이기도 하지만 한편으론 괴롭다. 학기가 시작되는 것도 서러운데 교재비에 과비까지 지출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거기에 톡톡히 한 몫하는 것이 바로 의학전자사전이다. 제품에 대한 상세한 정보를 제공받아야 하는 것이 소비자들의 마땅한 권리이건만, 불쑥 찾아와서 “내일까지 신청 받아요!”를 외치는 판매원 아저씨들 때문에 그마저도 어렵다. 의대생들의 합리적인 구매를 돕고자 시중에서 판매되는 2종의 의학전자사전을 비교 리뷰 해 본다.
(본 리뷰는 작성자가 두 제품 모두 수개월 이상 사용해 본 후 작성하였습니다. 객관성을 유지하고자 노력하였으나 작성자의 주관적인 관점이 포함되어 있을 수 있습니다.)
디자인
디자인은 한눈에 봐도 메딕션이 앞선다. 너무 작지도 크지도 않은, 전자사전의 목적에 부합하는 적당한 크기에, 깔끔한 디자인을 하고 있다. 반면 메딕플러스의 경우 가로길이는 메딕션에 비해 조금 작지만, 세로길이와 두께가 커 휴대하기에 부담스러워 보인다. 크게 이동할 일이 없는 의대생들의 공부 환경을 생각해보면, 사용하는 사람에 따라서는 큰 문제가 되지 않을 수도 있다.
내부를 살펴보면, 키의 크기나 배열은 대동소이하다. 누를 때의 키 감은 두 제품 모두 큰 문제는 없지만, 너무 쉽게 눌러지는 메딕플러스에 비해 메딕션의 키가 더 누르는 느낌이 좋다. 액정의 경우 메딕션이 더 큰 것처럼 보일 수 있지만, 화면 양쪽에 기능키가 자리 잡고 있어, 실제 화면의 크기는 메딕플러스가 크다. 사용 시 느낌도 메딕플러스 쪽이 좀 더 시원한 느낌을 준다.
의학사전부
▲ 메딕플러스(좌) / 메딕션(우)
의학사전부의 경우 메딕플러스의 손을 들어주고 싶다. 17만 단어를 수록한 이우주 의학대사전을 비롯해서, 생명과학사전, 영양학 사전, 약학사전, 화학사전, 의학약어 사전을 수록하고 있다. 반면 메딕션은 현문사 의학대사전, stedman 영영 의학대사전, 해부학용어 사전, 간호학 용어 사전 등을 비롯한 12가지의 의약학 관련 사전을 수록하고 있다.
종류의 면에서는 메딕션이 더 많지만, 가장 중요한 의학대사전이 메딕플러스의 이우주 의학대사전이 월등하다. 같은 용어를 검색했을 때, 메딕션에서 없는 단어가 메딕플러스에서 검색되는 경우가 많았다. 또 메딕션에서는 어려운 용어를 검색한 경우 설명이 나오지 않고 단순히 한글 용어로 번역만 되어 나오는 경우가 많았다. 현문사 의학대사전에 없는 단어이지만 치의학 용어 사전 등 다른 사전에서 검색되는 경우도 있었다.
어학사전부
메딕플러스의 경우 Prime 영한/한영 사전, 동아 새국어사전, Oxford 영영사전, 현대활용옥편, 이보영 영어회화 사전이 실려있다. 메딕션은 뉴에이스 한영사전(금성), 슈프림 영한사전(민중), 민중 국어사전, 롱맨 영어사전을 비롯해 영중/중영, 일한, 영어회화 사전 등이 수록되어있다. 어학사전부 역시 메딕플러스 쪽이 더 퀄리티가 있는 사전들을 싣고 있다. 이는 메딕플러스가 전자사전 전문 회사인 에이원프로의 제품을 기본으로 하고, 의학사전부를 추가했기 때문이다.
기타 기능
기타 기능의 경우, 컬러 액정을 채택한 메딕션 쪽이 좀 더 다양하다. 해부도, 동영상, mp3, 라디오, 그림판, 앨범 등의 기능을 제공하고 있다. 하지만 현문전자의 광고에서와는 달리 실용적이지 못한 기능들도 있다. 해부도의 경우 메딕션 광고에서 중점적으로 광고하는 기능이지만, 실제로는 확대 축소가 불편해, 그림과 글씨를 함께 볼 수 없어 거의 무용지물이다. 조직학이나 병리학 슬라이드를 넣어서 보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메딕플러스의 경우는 흑백이라 동영상 등의 기능은 없지만, mp3, 앨범, 텍스트 뷰어 등의 기능을 제공한다. mp3플레이어의 경우 조작이 메딕션보다 편리하다.
사용상 특이점
두 제품 모두 터치스크린을 제공하고 있어 편리한 조작이 가능하다. 메딕션의 경우 컬러 액정이라 아무래도 배터리가 빨리 닳는 문제가 있다. 많이 사용하는 경우 하루를 못버티기도 한다. 메딕플러스는 일반 흑백사전처럼 오래 버티는 편이다.
또 메딕션은 부팅 시간이 3-5초 정도로 긴편인데, 자동절전 설정이 최대 15분이기 때문에 단어를 찾을 때마다 부팅을 기다려야 하는 불편함이 있다. 메딕플러스의 경우, 초기제품에서 단어 검색시 2초정도 딜레이 되는 문제가 있었으나 현재 판매되는 제품은 업그레이드를 통해 문제를 해결했다. 따라서 중고거래 등으로 구입할 경우 제품 번호를 잘 확인해야 한다. (초기 제품인 APM700은 붉은색이고, 업그레이드 된 제품인 APM600은 진청색이다.)
기능에 비해 너무 비싼 가격
현재 소비자 가격은 메딕플러스 26만 8천원, 메딕션 36만원이다. 단체구입 등을 통에 할인을 받는다고 하더라도 너무 비싼 가격이다. 일반 전자사전의 경우 이 정도 가격이면 최신 제품을 구입할 수 있다. 메딕플러스의 경우 2006년 초, 메딕션의 경우 2007년 초 발매되었는데, 일반 전자사전의 경우에는 이미 단종되었거나 10만원 초반에 팔리고 있는 정도의 기능을 가지고 있다. 일반 제품보다 대상 고객이 적어 많은 투자를 할 수 없는 어려움이 있겠지만, 소비자들이 그 피해를 입고 있는 것이다. 경쟁 제품이 적다는 것도 비싼 가격의 요인일 것이다.
꼭 필요한가
의학사전이 없다고 해서 의학공부를 못하는 것은 아니지만, 없으면 불편한 것은 사실이다. 두껍고 무거운 종이사전보다 전자사전이 편리하기도 하다. 하지만 학교에 따라 공부환경이 컴퓨터와 가까운 경우에는 대안으로 KMLE의학검색엔진 사이트(http://www.kmle.co.kr)를 이용하는 것이 나을 수도 있다.
또 풀브라우징이 가능한 휴대폰이나, 아이팟 터치 등 무선랜을 통한 인터넷이 가능한 인터넷 디바이스가 있는 경우에도 해당 사이트를 이용하는 것으로 의학전자사전을 대체할 수 있다. 대부분의 대학교 강의실의 경우 무선랜을 지원하기 때문이다.
김민재 기자 /순천향
(telemax@nat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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