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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족보만 봤을 뿐이고...”
제73회 의사국시 수석합격자 연세의대 고재상씨 인터뷰

제 73회 의사국가고시에서 수석으로 합격한 연세의대 고재상씨(25세, 사진)와 인터뷰를 가졌다. 고재상씨의 첫인상은 ‘수석’이라는 단어가 주는 이미지와는 다르게 따뜻한 느낌이었다. 수석을 차지한 그에게 혹시 공부에 남다른 비법은 있었는지, 앞으로 의사가 될 포부는 어떤지 들어보았다.

안녕하세요. 수석 축하드립니다. 우선 자기소개를 간단히 해주세요.
 일단 이름은 고재상이구요, 나이는 25살입니다. 고등학교는 중동고등학교 졸업했습니다. 대학교 시절 동아리는 합창반 이었고 이번에 신촌세브란스 인턴으로 들어갑니다.

538점 만점에 484.5점으로 수석을 하셨는데 시험보시면서 자신이 수석할거라는 예감은 드셨나요?
 아니요, 전혀 기대 못했습니다. 문제 풀면서 어려운 문제도 간간히 눈에 띄고 친구들이랑 나중에 답 맞췄을 때도 꽤 틀렸다고 생각했거든요. 수석이라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많이 놀랐지만 기분이 좋기는 합니다. 친구들도 많이 축하해주고 여기저기서 연락이 많이 왔거든요. 연락 끊겼던 친구들이나 예전 여자 친구들이나. (웃음)


남다른 공부 방법?!  
족보에 충실하고, 이해위해 노력했을 뿐


어떻게 공부하셨나요? 먼저 학교 시험은 어떻게 준비하셨는지 물어볼게요.
 특별한 것은 없어요. 내신은 정말 열심히 하라는 말 밖에는 없네요. 이런 이야기 하면 교수님들께서 싫어하시겠지만 저는 족보를 많이 봤습니다. 그중에 내용족보에 더 중점을 뒀었습니다. 하지만 좀 달랐던 점이라면 이해가 안됐던 부분은 꼭 텍스트나 자료들을 직접 찾아보고 이해하도록 노력한 것 정도랄까요. 사실 이런 방법이 시간이 많이 들기는 하지만 스스로 찾아보고 공부하는 것이 참 중요하다고 생각해요. 기억에도 오래남구요. 해리슨, 사비스톤을 다 읽는다는 건 힘들지만 중요한 부분이나 잘 모르겠는 부분은 꼭 참고해야 도움이 많이 되요.

국시는 어떻게 준비하셨나요?
 국가고시는 내과 중심으로 공부했는데 내과를 확실히 잡으면 소아과랑 외과는 추가적인 것 몇 개만 하면 따라온다고 보면 되죠. 전 문제집이나 교과서 한권을 정해서 기본으로 두고 반복해서 봤어요. 괜히 욕심에 여러 문제집을 뒤적거리기 보다는 그 중점적인 문제집에 여러 내용을 추가로 적어 놓는 식으로 말이죠.

실습은 국시 공부에 많이 도움 되셨나요? 
 실습 돌면서 틈틈이 실습 도는 과의 내용을 충분히 숙지하도록 하였는데 꽤 도움이 많이 된 것 같아요. 실습도 열심히 돌게 되고, 내용도 잘 들어오고, 환자에게도 더 다가갈 수 있고, 여러 가지로 많이 이득이 되었습니다. 실습은 국시를 비롯해 여러 공부에 도움이 되므로 열심히 하시라고 말씀드리고 싶네요.

국가고시 준비하면서 힘들지는 않으셨나요?
 국가고시는 그렇게 힘들지 않았습니다. 본과 3학년 때 보는 임상종합평가가 정말 힘들었죠. 하지만 오히려 그 시험을 치르고 나니깐 마음이 편했어요. 하루에 7시간씩 꼭 자구 좀 여유롭게 했죠. 건강을 챙기면서 틈틈이 여가활동도 하는 것 이 오히려 수험생활에 많이 도움이 된 거 같아요.


의사로서의 미래.
인턴 돌면서 차차 생각할 것. 



앞으로 진로 계획은요?
 마음에 딱히 정해둔 과는 없어요. 인턴을 돌아봐야 알거 같고요. 기본적으로는 임상과 연구를 병행 하는걸 목표로 두고 있어요. 학교생활 때는 기초에도 남을까 하는 생각이 있었는데 점점 임상이 재밌어 지더라고요. 우리학교에도 임상과 연구를 같이 병행하시는 교수님들이 많이 계시는데 그 분 들처럼 되고 싶어요.

마지막으로 독자들에게 한마디 해 주세요.
 주로 에이스들은 타잖아요. 공부하는 사람들의 스펙트럼을 그려보면 타면서 못 하는 사람이 최악이고, 안타면서 안 하는 게 차악이고, 타면서 하는 것이 차선이고, 안타면서 잘 하는 게 최선이라고들 하는데, 이왕 하는 거면 최선이 좋죠. 저는 타는 성격은 아니었어요. 사실 공부를 즐기는 편이었죠. 재미있다고 하는 건 좀 변태지만 뭐든지 즐기면서 하는 게 중요 한 것 같아요. 한마디 덧붙이자면 의사라는 직업이 잘 모르면 죄가 된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게을리 하면 안 된다고 생각하구요.



▲ 연세의대 고재상씨(좌)와 김지은 기자(우)

 한 시간 가량의 인터뷰를 끝마치고 돌아가는 고재상씨의 뒷모습은 무척이나 듬직해 보였다. 앞으로 의사의 길을 묵묵히 걸어가며 후배들에게 본보기가 되어줄 모습을 기대하며 인터뷰를 마친다.


김지은 기자 / 가톨릭대학교
<jieunapple@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