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학교소식

74호(2010.04.19.)/문화생활 2010. 4. 30. 10:17 Posted by mednews


가톨릭의대

■ 노란 봄꽃이 화창한 가운데 도서관엔 누런 얼굴만 둥둥 떠다니는 가톨릭 의대의 4월입니다. 본과3학년 여러분 드디어 실습 나가기 전 마지막 고비인 대박시험, 무사히 통과하시길 바랍니다. 본과2학년 여러분들도 어여 시험 끝나시고 즐거운 브레이크 즐기시기를... 아~ 맞다. 그전에 달콤한 꽃동네 봉사활동이 기다리고 있군요. CC탄생 ♡ 기원합니다. 본과1학년 여러분들은 이제 겨우 6-7개의 시험을 치르시곤 힘들다고 힘들다고 하시는데 앞으로 일년 동안 기다리고 있는 시험이 수십개네요. 더욱더 절망하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본과 4학년 여러분, 즐거운 졸업여행 다녀오세요 ^^

김지은 기자/가톨릭
<jieunf@e-mednews.com>

계명의대

■ 본과 3학년 선배님들의 PK 실습이 시작되었습니다. 예년보다 앞당겨진 실습일정 때문에 올해는 PK 진입식이 4월이네요^^
■ 본과 1학년 학생들의 해부소풍~*^^* 올해는 성서캠퍼스 한학촌으로 간다는 소문이..

구현담 기자/계명
<lovelytale89@e-mednews.com>

고신의대

■ 예과생들의 중간고사 기간이 다가오고있군여 ~_~ 대학 들어와서 처음치는 중간고사인 만큼 쏟는 열정이 남다......를까요? 나날이 시험인 본과생에게 중간고사 기간이 있는 예과생활은 행복한거에요!!
■ 본과 진입식이 3월 29일에 있었습니다. 히포크라테스 선서도 하고 이제 본과생이 된 본과 1학년 학우들에게 본과생활의 건투를 비는 바입니다.
■ 벚꽃도 만발하고 봄이 다가오면서 마음도 므흣해지네요. 본 2 선배님들께는 심장학을 넘어서 신장학이 기다리고 있는데 화이팅입니다! ㅠ 본 1 동기분들도 함께 생리학과 미생물학과 기생충학을 넘어 무사 진급하길 기원합니다! ㅠ

김태윤 기자/고신 
<brokethedevil@e-mednews.com>

대구가톨릭의대

■ 3월 한달간 신입생과 본1, 2, 3, 4학년이 대면식을 하였습니다.
■ 3월 26일 흰가운 착복식을 했습니다. 본3 선배님들이 병원실습을 시작하셨습니다~
■ 멘토링 사업을 기획하여 곧 시작예정입니다. 자원한 학생들이 멘토가 되어 남구에 거주하고, 가정환경이 어려운 학생들에게 학습 봉사를 하는 것으로, 멘토 신청자는 받아놓은 상태입니다.
■ 3월 28일 학교에서 지원자를 받아 1차 봉사활동을 하러 칠곡 성가 요양원에 갔습니다.

김다혜 기자/대구가톨릭
<anthocy@e-mednews.com>

서남의대

■ 4월 11일부터 23일까지 본과 및 예과의 중간고사가 치뤄집니다. 홧팅!!
■ 4월 24일 체육대회가 있습니다. 올해는 새로운 행사들이 기다리고 있다는데... 기대됩니다!
■ 남원에 춘향제랑 허브축제가 열리고 있네요. 솔로는 뭐 그렇지만 커플분들은 많이 다녀오시겠죠?^^

이혜미 기자/서남
<manar@e-mednews.com>

성균관의대

■ 지난 3월 26일날 청평으로 학교 총 엠티가 있었습니다. 새로 온 신입생들과 함께 어울릴 수 있는 재미있는 자리였습니다.
■ 삼성 의료원 주변에 봄기운이 만발하고 있습니다. 벚꽃이 만발한 가운데 지하에 갇혀있는 학생들에게서 우울증이 돌고 있습니다.
■ 각종 향우회가 열리고 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고향 후배들을 위해 시간을 내주신 선배님들께 감사드립니다.

이병찬 기자/성균관
<blackskay@e-mednews.com>

순천향의대

■ 일년 중 신창이 가장 아릅답다는 4월이 돌아왔습니다! 시험기간임에도 불구하고 (상관없이ㅋㅋ) 예과생 분들은 신창의 벚꽃을 만끽하시길...
■ 예과1학년 부터 본과 2학년들은 오늘 부터 시험기간입니다. 일주일 후의 꿀맛 같은 휴식을 생각하며 조금만 버티세요~~  
■ 마이너 참, 좋다.

이예나 기자/순천향
<lyna@e-mednews.com>

연세의대

■ 본1들 조직학 근골격계 기초신경과학으로 이어지는... 죽음의 레이스 지금부터 시작입니다.
■ 본2 1분기말부터 시험을 컴퓨터로 보는 시스템인 CBT(Computer Based Test)가 도입되네요. 시험 종료 직후 자신의 성적을 알 수 있다고 합니다. 좋은 일인지 나쁜 일인지 모르겠네요.

황인성 수습기자/연세
<gunter@e-mednews.com>

영남의대

■ 4/19일 부터 시험이 있습니다. 하...
■ 꽃이 핍니다. 예쁘군요. 웁니다.
■ 4월 8일과 9일 예과생 엠티가 있었습니다.

오경택 수습기자/영남
<teddy5@e-mednews.com>

울산의대

■ 지난 3월 27일, 예과 2학년 및 본과 학생들이 울산을 방문해 후배들을 만나는 자리가 있었습니다. 다가오는 5월 8일에는 예과 1학년이 서울로 올라와 선배들을 만나고 체육대회도 함께하는 본과방문 행사가 있을 예정입니다.
■ 울산의대에 댄스 동아리가 새롭게 만들어졌습니다. 앞으로의 활약이 기대됩니다.

최성욱 기자/울산
<palpitation@e-mednews.com>


을지의대

■ 신입생과의 친목을 빙자해 주(酒)님과 함께하는 광란의 한달이 지나가고 모든 학년이 시험기간에 들어갔습니다. 다들 좋은 성적 받으시고 봄방학을 즐겁게!
■ 학교 앞길에 꽃도 피었는데, 불라는 봄바람은 안불고 느닷없이 CC 바람이 몰아치고 있습니다. 안그래도 추운데 날이라도 얼른 따뜻해졌으면 좋겠군요.
■ 본과 1학년 M모군이 공개적으로 여자친구를 만나고 싶다고 합니다. 키는 180이 넘는 위너에 성격 좋고 매너 있는 훈남입니다. 관심있으신 여학우 분들은 아래의 주소로 사진과 함께 메일을 보내시면 본인이 직접 확인한다고 하네요. 많은 참여 부탁드립니다.
■ 4월 20일 중구청과 을지대학교 총장을 비롯한 교수님들이 봉사활동 협약을 맺습니다. 지역 내 의료취약가구를 방문하여 1년간 보건의료 후견인으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 5월 4,5일에 을지대학교 대전캠퍼스 연합엠티가 있을 예정입니다.

이승현 수습기자/을지
<toypotato@e-mednews.com>

이화의대

■ 1학년 중간고사가 4월 26일~4월30일 이라고 합니다. 입학 후 첫 중간고사 힘내서 건승하시길 바랍니다!
■ 2학년 중간고사는 5월 3일~5월 14일 입니다. 첫 블럭은 어떤 내용이 있었는지도 가물가물할 정도지만 차근차근 열심히 준비합니다.
■ 지난 3월 19일, 2학년 white coat ceremony가 있었습니다. 대표 선서는 과대인 김나루언니가 해주셨습니다.
■ 생협 따뜻한 까페라떼는(우유 데우는 것 때문에) 오랜 시간이 걸린다고 합니다. 줄줄이 줄을 서는 아침시간에는 따뜻한 까페라떼보다는 아이스 까페라떼 혹은 다른 커피를 주문해 보는 건 어떨까요.

박소현 수습기자/이화
<lamia31@e-mednews.com>

전남의대

■ 올해부터 의예과가 의과대학소속으로 변경되었는데요, 덕분에 어두컴컴했던 학동에도 파릇파릇한 신입생들이 자주 보이는군요. 파릇파릇한건 좋은데 인사하기에 좀 신경써줬으면 한다는 의견이 있네요. 우리 모두 인사 잘합시다.
■ 3월 26일 본1은 집도식이 있었습니다. 의학의 첫 관문을 무사 통과하시길...
■ 3월 29일 전남대 농구반과 오사카시립의과대학 농구반의 친선 농구경기가 있었습니다. 2년마다 한번씩 광주와 오사카를 오가며 열리는 꽤 커다란 행사인데요. 교수님들께서 친히 수업까지 옮겨주시는 ‘배려’를 배풀어주셔서 본과 1학년과 예과 2학년 전원이 응원을 다녀왔습니다. 비주전선수들의 연습이 엄~청 많이 필요하다는 것을 느꼈던 경기였습니다.
■ 작년에 새로생긴 CPX시험에서 전남대가 피를 좀 봤다는 소문과 함께 예과 2학년 학생을 대상으로 특별강의가 진행중입니다. 손발이 오그라드는 시간이긴 하지만 학장님께서 힘쓰셔서 만든 자리인 만큼 학생들의 많은 참여 바랍니다.

박정원 수습기자/전남
<parkjw88@e-mednews.com>

중앙의대

■ 예과 1년생들과 의전원 1년생들이 3월 한달동안 상면식을 가졌습니다. 끝나고 나니 그립습니다.
■ 동아리별 신입생 환영회와 진입식이 있었습니다. 그중 한 동아리는 중앙대 연극영화과와 같은 곳에서 환영회를 했습니다. 그곳에서 소녀시대 유리와 수영을 만나고 ‘중앙의대 여러분’ 앞으로 사인을 받았습니다. 빅뱅 승리와 인사도 나누었습니다.
■ 문화생활팀장 정환보 선배가 본과학생회장이 되셨습니다. 축하드려요~

문지현 수습기자/중앙
<jeehyunmoon@e-mednews.com>

충남의대

■ 본과 3학년이 기나긴 블록 강의를 마치고 제주도로 3박 4일 졸업여행을 갔다왔습니다. 빡빡한 일정 덕분에 몸은 좀 피곤했지만 동기들 간의 우애를 다질 수 있는 좋은 시간이었습니다.
■ 벚꽃이 만개하는 계절입니다. 유성 캠퍼스나 테미 공원으로 벚꽃놀이를 가는 학우들이 많을 것 같네요.
■ 의행회관 앞에 의행정이 새로 생겼습니다. 그동안 밖에서 쉴 곳이 없어서 고민했던 학생들에게 많은 환영을 받고 있습니다.

최연주 기자/충남
<gooddaytowin@e-mednews.com>

한림의대

■ 본3분들 시험 보시느라 수고하셨습니다. 본2 분들은 5월 4일에 보시는 시험 화이팅이요^^
■ 예과생들은 19일에서 23일까지 중간고사를 보는군요. 예과 2학년은 셀이 끝나서 도저히 공부할 마음이 안나겠지만, 좀만 더 힘을 내 보아요.

김정화 기자/한림
<eudaimonia89@e-mednews.com>

전의련 소식

■ 전국의과대학/의학대학원학생연합 8기(의장: 백정욱)가 출범하였습니다.
■ 전의련(KMSA)이 지난 3월 방콕총회를 통해 IFMSA의 National Member Organization으로 가입하였습니다. 이번 태국총회에는 60여 나라에서 700여명의 전세계 의대생이 함께 하였습니다.
IFMSA(International Federation of Medical Student’s Association)는 1951년 4월에 설립되었으며, 의대생들에 의해 운영되는 비영리단체로서 UN과 WHO가 적극적으로 후원하는, 의대생의 국제 Forum으로 공식적으로 인정받고 있는 단체입니다.
■ 전의련은 대한의사협회와 대한적십자사의 도움으로 아이티지진현장에 의료봉사단 일원으로 참가하였습니다. WHO 백신 프로그램, 모바일진료, 캐나다, 쿠바 의료팀과 함께 병원진료을 하였습니다.
■ 유니세프 한국위원회 아우인형만들기 관련 세부사항 조정 중입니다.

전의련 사회참여국장 여현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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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의 목소리  (1) 2010.04.30
니체적 환자와 레비나스적 의사의 만남  (0) 2010.04.30

독자의 목소리

74호(2010.04.19.)/문화생활 2010. 4. 30. 10:15 Posted by mednews



 

독자의 목소리

이번에 의대생신문을 읽으면서 변화된 점에 많이 놀랐습니다. 일단 신문이 좀더 체계적으로 틀이 잡힌 것 같았어요. 그리고 많은 기사들이 유익했지만 (사회적, 정치적으로 본 의사관련 이슈 등) 제가 가장 인상깊게 읽은 건 ‘수상한 의대생’이었습니다. 의대생활을 하면서도 자신이 하고 싶던 시를 쓰는 일이 너무 멋있어 보였거든요^^. 저도 문학에 관심이 많은데, 이렇게 등단까지 한 의대생이 계신 것을 보고 놀라기도 했고 한편으로는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을 해낸 용기도 부러웠어요. 앞으로 더욱 더 이상한(?) 의대생 많이 실어주셨으면 좋겠습니다.^^ 감사합니당.ㅎ

- 영남의대 박주연

'74호(2010.04.19.) > 문화생활' 카테고리의 다른 글

학교소식  (0) 2010.04.30
니체적 환자와 레비나스적 의사의 만남  (0) 2010.04.30




 

니체적 환자와 레비나스적 의사의 만남
『어느 의사의 고백』

 의학과 철학. 정말 연관이 없어 보입니다. 그런데 어떤 의사가 이 두 학문 사이에 슬금슬금 다리를 놓으려 하네요. 여기에 ‘아니 의학은 객관적이고 과학적인 학문이고, 철학은 머리만 굴리는 주관적인 학문인데 무슨 연관이 있느냐’며 반문하실 분도 많겠지만, 과연 그럴까요?
 『어느 의사의 고백』은 철학적인 관점에서 의학을 바라본 책입니다. 좀 더 구체적으로 말하면, 의학에 있어 윤리적인 토대를 마련해 보려는 노력이 담긴 책이지요. 저자인 알프레드 토버는 의사이자 철학자입니다. 토버는 과학에 삼켜진 현대의학이 환자에 대한 인간적인 관심을 잃어가는 것을 매우 염려했습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대안으로, 그는 대인관계에서의 윤리가 의료의 기초로 확립되어야 하며, 임상과학은 의학의 도구로써만 사용되어야 한다고 주장합니다. 이러한 대인관계의 윤리-여기서는 의사-환자간 윤리-를 세우는 데에 있어, 토버는 니체와 레비나스를 롤모델로 제시했습니다. 이번 스터디에서는 이 두 철학자의 사유가 어떠한 것이며, 이것이 어떻게 의사-환자 관계에 적용될 수 있는지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레비나스의 얼굴

 레비나스는 1905년 리투아니아의 한 유태인 가정에서 태어났습니다. 그는 어렸을 적부터 유태인에 대한 박해를 경험했고, 세계 1,2차 대전을 겪는 와중에는 가족을 잃어야 했습니다. 이러한 경험들로부터, 레비나스는 어째서 그런 일들이 일어났는지에 대해 진지한 고민을 하게 됩니다. 그는 그 원인을 ‘타자에 대한 진정한 존중의 부재’에서 찾았습니다. 당시 유럽사회에 만연해 있던 전체주의적 사고는 타자를 자신의 마음대로 이해되는 대상- 즉 내 자신의 사고체계로 ‘환원된’ 대상-으로 간주했습니다. 이런 세계에서는 타자에 대한 진정한 존중이 이뤄지는 것이 불가능합니다. 그에 대한 대항으로, 레비나스는 타자를 올바르게 존중하는 방법을 제안합니다. 이러한 그의 관념을 압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얼굴의 현현’이라는 개념입니다.
 레비나스에 따르면, 우리는 타자와 마주할 때 ‘얼굴의 현현’을 경험하게 됩니다. 여기서 얼굴은 타자에게서 비롯되는 것인데, 이때 타자는 고통스러운 상태에 놓여있습니다. 길거리에서 구걸하는 노숙자나 집을 철거당한 철거민들, 가난해서 밥을 굶는 어린학생들을 볼 때 ‘불쌍하다’ 혹은 ‘저들을 도와주어야 한다’라는 생각을 떠올리는 데는 논리적인 사고과정이 필요하지 않지요. 따라서 얼굴이란 ‘고통 받고 있는 사람에게서 내 자신이 느끼는 어떤 감정’과 비슷합니다. 또한 그런 약자에게 도움을 주지 않는다면 결과에 상관없이 마음속 한 구석에는 죄책감을 갖게 됩니다. 이런 점에서 얼굴의 현현은 일종의 윤리적인 명령이며, 연민이나 동정과 같은 감정보다 나와 타자 간의 윤리적 관계를 훨씬 더 견고하게 엮어준다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다면 저자는 어째서 이런 타자의 철학을 강조했을까요? 실증주의적 과학에 기반한 현대의학은 종종 환자를 ‘질병’으로 환원시켜 연구의 대상으로 여기곤 합니다. 저자는 이러한 세태에 반감을 표합니다. 그는 레비나스를 통해서 의사가 환자와 마주할 때 보아야 할 것은 질병이 아닌, ‘얼굴’임을 강조하고 싶었던 것이지요. 특히 관계 설정에 있어 타인의 고통을 큰 요인으로 여긴 것을 감안하면, 레비나스의 타자 철학은 의사-환자 관계의 윤리모델의 적절한 기반이 될 수 있을 것으로 보입니다. 

니체의 자아, 니체의 몸

 이제 저자가 주목한 또 다른 관념 - 니체의 자아에 대해 알아봅시다. 니체의 자아관념은 참 특이합니다. 근대까지만 해도 자아는 어떤 실체가 있는 것으로 여겨졌습니다. 나 자신의 배후에는 어떤 일관된 자아가 존재하며, 이 자아가 나의 말과 행동, 삶 전체를 좌우한다고 보았지요. 니체는 이러한 전통적인 자아 관념을 부정합니다. 그가 생각했던 자아는 ‘타자와의 관계 속에서 드러나는 의식과 의지, 혹은 감정들의 복합적 활동에 대한 개념적 총합’입니다. 예를 들어, ‘나’는 다양한 모습으로 존재할 수 있습니다. 기분 좋을 때의 나, 나쁜 생각을 하는 나, 분노하는 나 등 다양하지요. 하지만 이들은 나의 자아를 구성하는 한 조각들일 뿐, 그 중 어느 것도 참다운 ‘나’는 아닙니다. 바꿔 말하면 니체는 어떤 행위나 현상을 만들어내는 일관된 자아가 존재한다고 생각하지 않았던 것이지요.
 그런데 이쯤 되면, 이런 의문점이 생겨날 것 같습니다 - 그렇다면 주체란 개념은 아예 존재하지 않는 것일까? 주체는 소멸되어 버린 것일까? 여기에 대해서 니체는 ‘몸’을 제시합니다. 니체는 있어서 몸이란, 자아를 구성하고 있는 힘들 간의 내면적 투쟁과 경쟁이 발현된 결과물입니다. 그리고 이런 다양한 힘들 간의 투쟁과 경쟁을 지배하고 통제할 수 있는 사람을 그는 ‘건강하다’라고 말했지요.
 이러한 니체의 자아관념에는 타자에 대한 설명, 특히 상호 간 윤리적 책임에 대한 요소가 빠져있습니다. 때문에 그의 자아관념을 의사-환자 관계에 그대로 적용하기는 힘들어 보입니다. 이것을 의료윤리와 관련짓기 위해서는 좀 다른 길을 택해야 할 것 같습니다.

니체의 건강

 위에 언급했던 니체의 몸 개념을 건강과 관련지어서 확장해봅시다. 니체의 몸은 다양한 행위를 유발하는 힘들의 복합체입니다. 이런 다양한 힘들을 적절히 조절하느냐는 몸의 상태에 큰 영향을 미치지요. 니체는 그 힘들 간의 균형이 유지되는 것, 혹은 그렇게 노력함으로써 다양한 균형의 형태를 만들어나가는 것을 건강으로 정의합니다. 그는 ‘병이 있다’거나 ‘병이 없다’고 생각하지 않았습니다. 질병과 건강 모두 어떤 균형점을 찾아가는 선상에 놓인 것으로 간주하고, 본질적으로 같은 것으로 보았던 것이지요. 이러한 니체적 관점에서는 환자가 질병을 지닌 객체로 간주되지 않습니다. 다만 잠시 몸이 평정을 잃었을 뿐, 자기 자신의 의지로써 다시 조화로운 몸으로 돌아 갈 수 있는 ‘다소 불균형 상태에 있는’ 사람으로 여겨질 뿐입니다. 이러한 건강개념은 자율성을 중요시하는 요즘 환자들의 인식과 잘 맞아들어가는 면이 있지요.
 그런데 이러한 자율성을 이유로 니체의 관념을 비판하는 사람도 많습니다. 그의 관점에서 보면, 환자는 스스로의 컨트롤의 부재로 인한 발병에 책임을 져야 합니다. 올바르지 못한 식습관이나 방탕한 생활, 건강유지를 위한 노력의 부재 등에 대해 환자에게 전적인 책임을 묻는다거나, 특히 전염병 환자의 경우 벌을 받은 사람, 즉 죄인처럼 인식되는 경향이 존재하는 것은 부인할 수 없는 사실입니다.

니체와 레비나스, 환자와 의사

 그런데 이 시점이 바로 니체의 주체적인 건강개념과 레비나스의 관계론이 융합될 수 있는 부분입니다. 스스로의 몸을 컨트롤 할 수 있다는 의미에서 나온 환자의 자율성 자체는 나쁜 것이 아니지요. 하지만 그 자율성을 빌미로 질병의 책임을 전적으로 환자에게 지우는 것은 타인, 즉 환자의 ‘얼굴’을 무시하는 일입니다. 레비나스가 제시한 다른 모든 자아-타자의 관계에서처럼, 의사가 환자의 ‘얼굴’을 보는 것은 환자에게 어떤 책임을 묻는 것에 선행되어야 하지 않을까요? 니체적 건강을 잃은 환자가 레비나스적 의사의 도움을 필요로 합니다. 니체의 ‘주체의 해체’ 개념은 의사-환자 관계의 전제(건강과 질병의 정의)를, 레비나스의 타자 철학은 의사-환자 관계가 어떠해야 하는가에 대한 틀을 제시해주는데, 결국 둘 다 의료윤리의 기반으로써 중요한 구성요소라 할 수 있겠지요.

 니체와 레비나스. 언뜻 보면 의학과 전혀 관련이 없어 보이는 이 두 사람을 끌어들인 이유는 간단합니다. 바로 인간적인 의학을 위해서이지요. 환자를 단순히 ‘연구 대상이 될 수 있는 질병을 가진 존재’로 인식하는 현대의학은 의학의 본질-아픈 사람을 돌보는 것-에 도전장을 내밀음으로써 스스로의 정체성을 위협하고 있습니다. 반세기가 넘게 의사로 살아온 저자 역시 이를 절실하게 느껴왔겠지요. 의학의 윤리적 토대를 마련해 보려는 그의 노력은 비인간적인 의학에 대한 대항입니다. 의학의 핵심 중 하나인 의사-환자 관계가 어떠한 철학에 기반 하여야 하는가에 대해, 그는 니체와 레비나스라는 원석(原石)을 조심스레 내어놓았습니다. 매우 거친 형태이긴 하지만, 의학의 윤리적 기반으로써의 가능성은 충분히 있어 보입니다. 하지만 원석 그 자체로는 단단한 돌에 지나지 않습니다. 그 돌을 균형에 맞추어 수많은 각도로 깎았을 때에야 비로소 눈부신 빛을 발하게 되지요. 글을 읽으시는 모든 독자 분들께 엄숙하고 아름다운 세공을 부탁드리면서 스터디를 마칩니다. 

■ 포럼 참가자_ 김정화(한림), 정세용(연세), 이예나(순천향), 김민재(순천향)
■ 포럼 일시 및 장소_ 3월 28일 강남역 유익한 공간   ■ 정리_ 김정화 기자/한림 <eudimonia89@e-mednews.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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